사내컬럼

 
[야고부] '박정희 또 죽이기'

[야고부] '박정희 또 죽이기'

사진 한 장이 있다. 청와대 집무실 창가에 서서 밖을 바라보는 박정희 대통령을 찍은 사진이다. 뒷짐을 진 그의 뒷모습에서 먼저 느껴지는 것은 나라를 걱정하는 대통령으로서의 고민이다. 다음으로는 지도자의 고독이 진하게 묻어난다. 고민·고독 뒤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것은 단단함이다. 고난과 시련이 있더라도 전진하겠다는 결의를 엿볼 수 있다. 몇 년 전 박 대통령 리더십을 신문에 연재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박 대통령 사진이다.오늘로 박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탄에 맞아 서거한 지 40주기가 됐다. 한 세대를 뛰어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박정희 시대'에 머물러 있다. 그가 남긴 공(功)과 과(過)가 나라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를 뛰어넘는 리더십과 혜안, 능력을 보여준 대통령을 우리가 갖지 못한 이유가 더 크다.박정희 리더십 요체는 '하면 된다' 정신, 청빈·소박, 탁월한 용인술, 현장과 실용 중시 등으로 집약할 수 있다. 죽음 앞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은 것과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것도 그의 리더십으로 꼽힌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강한 추진력은 박정희 리더십의 고갱이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화학공업 육성, 산림녹화, 의료보험 도입 등 미래 지향 리더십을 증명하는 사례들이 숱하게 많다.반신반인(半神半人)이라며 무조건 박 대통령을 추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편향된 시각을 갖고 일방적으로 그를 매도하는 것도 옳지 않다. 현대사에 누구보다 큰 빛과 그늘을 드리운 박정희와 그의 시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냉철하게 평가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게 맞다. 이렇게 해야만 우리는 박정희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MBC가 방송한 부마항쟁 40주년 특집 다큐드라마 '1979' 2부 '그는 왜 쏘았나?'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김재규의 일방적 주장이 담긴 육성이 고스란히 방송을 탔고 김이 '민주주의 투사'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사생활이 문란한 독재자로 그려졌다. 좌파의 치밀하고 끈질긴 '박정희 죽이기'에 등골이 서늘해진다.

2019-10-25 19:44:55

[야고부] 시름의 가을 농심

[야고부] 시름의 가을 농심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이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쌌다네//석유등잔 사랑방에 동네총각 바람났네/…/복돌이도 삼돌이도 단봇짐을 쌌다네//서울이란 요술쟁이 찾아갈 곳 못 되드라/…/헛고생을 말고서 고향에 가자/달래주는 복돌이에 이쁜이는 울었네.'한국전쟁이 끝나고 1956년에 세상에 선보인 유행가 '앵두나무 처녀'라는 노랫말로, 3절 가사의 일부이다. 60년 넘는 세월이 흐른 노래이지만 읽을수록 우리 농촌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미리 내다본 듯한 가사로 보여 신기할 따름이다.1절은 몰래 도시로 떠난 농촌 동네 처녀의 이야기를, 2절에는 도망간 신부감을 따라 덩달아 떠난 동네 총각의 애환을 담고 있다. 그리고 3절에서는 서울로 간 동네 처녀에게 고향 농촌으로 갈 것을 설득하는 내용을 읊은 것으로 보인다.한국 농촌은 산업화 시절 동안 급격한 이농(離農)에 따른 젊은 남녀의 농촌 탈출로 일손 부족에다 고령화까지 겹쳐 이미 위태로운 목숨이다. 그런 도도한 이농의 물결 속에 단비처럼 2000년 전후 농촌은 종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흐름을 맞았으니 바로 귀농(歸農)과 귀촌(歸村) 행렬의 모습이었다.'앵두나무 처녀'의 노랫말 예언(?)처럼 농촌은 지난 70년 궤적에서 이농에서 귀농의 다른 모습을 맞고 있다.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의 거센 농산물 개방 압력에 겨우 버틴 농촌이 귀농과 귀촌에 그나마 희망을 갖기에 이른 셈이다. 그런데 결실의 이 가을, 농심(農心)이 또다시 시름으로 가득하게 됐다.우리 앞에 놓인, 세계무역기구에서의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여부 결정 때문이다. 정부가 곧 개도국 지위 포기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럴 경우 외국 농산물 관세 문턱을 낮추거나 국내 농업 보호 지원 축소 등으로 농업은 또다시 위기를 넘겨야 한다. 사실 1986년 시작된 세계적 농산물 시장 개방화의 험난한 파고로 농촌은 언제나 주름살이었다. 나라 경제와 형편이 후진국에서 개도국, 다시 중진국과 선진국 문턱을 넘으면서 우리 농업은 타협과 양보, 개방의 대상이었으니 말이다.시름 가실 날 없는 농민의 타는 마음을 어찌 달랠까. 농심에 희망을 예언할 또 다른 '앵두나무 처녀'의 노랫말 등장이라도 기다리고 싶다.

2019-10-25 06:30:00

[관풍루] 대구경북 등 한국당 강세지역 3선 이상 의원 물갈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TK 해당 의원들 약속이나 한 듯 일축

○…대구경북 등 한국당 강세지역 3선 이상 의원 물갈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TK 해당 의원들 약속이나 한 듯 일축. 당이야 망하든 말든 내 영화 위해서라면.○…환경부, 전국 호수 중 유일하게 중금속·유기물 오염도 '매우 나쁨' 기록한 안동호에 대해 본격 조사 돌입.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났을 리 없으니 누가 불을 땠는지 보자고.○…한국당 의원총회서 조국 사퇴 후 인사청문 특위팀에 대한 '표창장 수여식' 가졌다가 '지금이 그럴 때냐' 비난 여론 비등. 지금이 샴페인이나 터뜨릴 때냐고.

2019-10-25 06:30:00

[청라언덕] '광장의 우상(?)'-내 뺨을 쳐라

[청라언덕] '광장의 우상(?)'-내 뺨을 쳐라

10년 살이도 못한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억울하게 옆 동네 어른에게 뺨을 한 대 맞은 기억이 있다. 친구와 우리끼리 쓰던 '비속어'가 지나던 그에게 욕으로 들렸나 보다. 대뜸 뺨을 때렸다.갑작스러운 린치(?)에 혀가 굳었다. 한참 만에 울먹이며 말했다. "당신한테 한 말 아니에요." 인기 있던 TV 드라마에서 여배우가 '당신'이란 대사를 치는 걸 본 터다. 꼬마의 기질(?)은 '따귀 한 대 더'로 되돌아왔다. 당신 호칭을 '버릇 없는 아이'로 인식했기 때문이다.보통 시골에선 안면 있는 어른이면 다 '아재'라 불렀다. 워낙 좁은 공동체다 보니 낯선 어른은 만날 기회가 잘 없었다. 자연히 '아재'가 아닌 인물의 호칭은 갸웃거리게 된다. 3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당신'이란 단어의 흉터는 기억 저편에 똬리를 틀고 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 35일 만인 지난 14일 전격 사퇴했다. 하지만 여전히 조국 사태(?)는 진행형이다. 특히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24일 구속되면서 '조국의 시간'은 더욱 재촉되고 있다.야당은 일찌감치 조국 전 장관을 법무부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보수도 그와 가족을 둘러싸고 까도까도 나오는 의혹에 '조국=비리의 아이콘'으로 동일시했다. 반면 여당과 진보 진영은 조국을 검찰 개혁의 적임자로 해석했고 서초동에 모였다.결론적으로, 한 인간의 잣대인 것을 자꾸 좌우 진영 논리로 풀어내려고 하니 해법이 있을 수 없다. '조국'이란 본질과 언어는 같지만 진영 프리즘에만 투영하면 동전 양면으로 나온다.어제는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가 오늘은 원수처럼 비난하는 일이 일상이 돼 버렸다. 이런 편 가르기 이분법은 광화문(보수)과 서초동(진보)으로 대변되는 '광장 정치'도 양산했다.장관 사퇴 20분 만에 팩스로 '서울대 복직 신청서'를 낸 것이나 한 이불 덮고 자는 부인이 한 일을 몰랐다고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3곳의 법무법인에서 18명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것도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 무죄추정의 원칙의 그늘 아래 있다. 다만 일반 국민 정서에는 한참 못 미친다. 입만 떼면 정의와 공정을 외쳐왔던 조 전 장관이라 더더욱 그렇다.법으로 맞다고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할 수는 없다. 조국 가족이 공정, 정의가 앞으로 법에만 어긋나지 않으면 된다는 쪼그라진 인식을 심어줬다고 하면 과장일까.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특정 단어에 가슴이 뭉클해질 때가 있다. '조국'(祖國)이다. 어머니와 비슷하다. 위기 때마다 '조국'은 나라를 구했다. 6·25전쟁에서는 순열의 피로 강산을 지켜냈고, IMF(국제금융위기) 때는 금 모으기 운동으로 국가적 고비를 넘게 했다. 하지만 비리 의혹으로 점철되는 조(曺)국 사태를 보면서 가슴 저렸던 '조국'은 이제 진영 논리부터 떠올리는 상징이 됐다. '조국 수호 vs 파면'이란 중의적 의미에 대입돼 가슴 벅찼던 '대한민국'(조국)의 의미가 퇴색됐다.영국 철학자 베이컨은 시장의 우상을 경계했다. 사람들 간의 교류는 언어를 통해 나타나는 탓에 말에 의한 오류가 사실을 간과한다고 봤다. 특히 언어가 혼재된 시장에서는 같은 말조차 다른 의미로 전달돼 심각한 소통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해석했다.공정과 정의, 선조들이 일군 자랑스러운 조국(祖國)까지…. 조국 가족의 잘못은 무죄추정의 보호막을 벗어났다. 특정 광장에 모인 그들만의 우상이 지켜줄 지는 모르겠다. 요즈음 조국이라 한다면…. 기꺼이 내 뺨을 내놓겠다.

2019-10-24 19:04:28

[야고부] 희망고문

[야고부] 희망고문

'당신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는 희망을 주지 않음으로써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작은 희망 하나로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계속 당신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이자 연예기획자인 박진영의 수필집 '미안해' 중 '희망고문'이라는 글에 담긴 내용이다.'희망고문'이란 말의 유래는 19세기 프랑스 작가 빌리에 드 릴아당이 쓴 단편소설 '희망이라는 이름의 고문'에서 비롯되었다. 고리대금업을 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혔다는 혐의로 지하 감옥에 갇혀 고문을 받던 유대인 랍비에게 종교 재판관은 화형식 전날 쇠사슬을 풀어준다. 그러나 밤새 감옥을 빠져 나와 자유를 느끼려는 순간 랍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로 그 무시무시한 재판관이었다는 내용이다.그것은 희망이라는 이름의 마지막 고문이자 형벌이었던 것이다. '희망'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말과 '고문'이라는 가장 고통스러운 말의 조합인 이 역설적인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거짓된 희망으로 오히려 괴로움을 주는 행위'를 이른다. 어떻게 해도 절망적인 결과만이 기다리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 주어진 작은 희망으로 인해 오히려 더 괴롭게 되는 상황을 일컫는 단어이다.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에어포켓 운운한 것은 희망고문이었다. 사막에서의 오아시스 신기루나 고시 낭인들에게 해마다 시행되는 시험도 희망고문일 것이다. 우리공화당의 조원진 의원은 최근 "오거돈 부산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총선을 앞두고 신공항 문제를 다시 거론하며 희망고문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무소속의 이언주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더 이상의 희망고문은 사절"이라고 했다.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불러온 경제의 망조, 북한의 핵무장과 온갖 욕설만 자초한 대북 정책, 최고급 기술과 생태계를 파괴하고 교란하는 재앙적 탈원전 정책, 주변국의 멸시와 남한의 고립만 초래한 외교안보 정책, 집값 폭등과 혼란만 가중시킨 부동산 정책, 그리고 최악의 국론 분열과 국민 대립을 부추긴 조국 사태 등. 총체적 난국에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희망고문은 멈출 줄 모른다.

2019-10-24 06:30:00

[관풍루] 김정은, '보기만 해도 기분 나쁘다'며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 지시하고 청와대는 그 소식 듣고도 북 심기 건드릴까 조심조심

○…김정은, '보기만 해도 기분 나쁘다'며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 지시하고 청와대는 그 소식 듣고도 북 심기 건드릴까 조심조심. 이쯤 되면 평화경제 구상은 망상.○…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패스트 트랙 수사 받는 60명의원에 공천 과정서 가산점 주겠다" 선언. 야당에 웰빙 의원 말고 투사 의원이 필요하다는 말씀.○…러시아 전폭기 전투기 등 6대, 한국 방공식별구역 무단진입해 6시간 동안 마음껏 헤집고 다녀. 한·미·일 공조 무너지니 한국은 종이호랑이 되었다는 뜻.

2019-10-24 06:30:00

[데스크칼럼] 개발(開發)? 보전(保全)?

[데스크칼럼] 개발(開發)? 보전(保全)?

알프스 산맥을 품은 '숲의 나라' 오스트리아에는 케이블카 노선이 대략 3천 개에 육박한다. 지난여름 가족 여행지로 정한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지역에도 수백 개가 넘는 크고 작은 케이블카가 운행 중이라고 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알프스는 절경이었다. 그림 같은 풍광을 뒤로하고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이 나라엔 환경단체가 없나?"(지금은 환경부의 부동의 결정이 내려졌지만) 당시 우리나라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두고 찬반양론이 극심하게 대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도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와 갓바위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자연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측과 개발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터였다.현지에서 만난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대답은 간결하고 명확했다."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있지만, 케이블카가 없으면 노약자나 장애인들은 어떻게 이 좋은 경치를 구경할 수 있나요? 환경 보전도 중요하지만, 자연이 준 선물을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연간 6천600만 명의 전 세계인이 이 나라 케이블카를 이용하며, 이를 통해 14억유로(2018년 기준, 약 1조8천700억원)를 벌어들이는 발판은 이런 발상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옆 나라 스위스나 독일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약 2천500개의 케이블카 노선이 있는 스위스는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660개 지역에까지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다. 환경 문제에 매우 까다로운 독일 또한 알프스 산맥 인근의 바이에른주를 중심으로 160여 개의 케이블카 노선이 운영 중이다.현지 가이드는 "유럽 국가는 산악 지역 교통 편의와 관광개발 등 경제성만 입증되면 케이블카 설치에 큰 규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 케이블카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의 일부는 다시 자연환경 보전사업에 재투자하는 등 선순환 구조"라고 설명했다.먼 유럽까지 갈 필요도 없이 우리에게 익숙한 싱가포르가 천혜의 해양관광지로 유명해진 것도 케이블카가 한몫 단단히 했다. 본섬과 센토사섬 사이 해상 위를 연결하는 약 1.6㎞의 케이블카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사랑하는 관광상품이 됐다. 우리나라와 법이나 제도, 지형이 비슷한 일본도 국립공원에는 우리보다 7배 많은 24개의 케이블카가 있다.대구시가 140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이 시민사회와 종교계의 거센 역풍을 맞아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지난 5월 열린 시민원탁회의에서 '찬성 60.7%'라는 결과가 나와 내년 착공 목표로 사업이 진행됐지만, 좀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은 반대 여론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최근 감사원에 팔공산 구름다리와 관련한 공익감사청구를 신청했다.'갓바위 케이블카' 사업은 6번째도 무산됐다. 얼마 전 한 민간업체가 신청한 케이블카 사업을 두고 문화재청이 심의를 통해 부결 결정했다. 종교적 상징성과 주변 경관을 해치고, 문화재 보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게 이유다.최근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04년 대구를 찾은 관광객 중 절반 이상인 58.6%에 달했던 팔공산권 관광객 유입률이 최근 10%대로 내려앉았다. 이마저도 대부분 등산이나 불교 관련 방문객이 차지하고 있다.이처럼 '대구에는 볼거리가 별로 없다'는 말은 외지인들에게서 심심찮게 듣는 단골 메뉴다. 무조건적인 개발 반대가 환경 보전의 유일한 대안일까. 알프스처럼 자연환경도 지키고, 모든 사람들이 명품 환경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2019-10-23 14:58:51

[야고부] 공수처는 누가 수사하나

[야고부] 공수처는 누가 수사하나

창조론은 생명체는 해부학적, 세포학적, 분자학적으로 매우 정교한 시스템으로 우연히 생겨날 수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 중의 하나가 영국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의 '보잉 747과 고물 야적장'으로, 지구상에 생명체가 우연히 출현할 확률은 고물 야적장을 휩쓰는 태풍이 보잉 747을 조립해낼 확률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이를 비개연성 논증이라고 하는데 생명의 우연한 출현은 결코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라는 소리다. 결론은 신이 아니고서는 생명체 같은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더 세련되게 포장한 것이 미국 생화학자 마이클 베히의 '지적 설계론'(intelligent design)이다. 생명체는 구성 요소 중 하나라도 작동하지 않으면 전체가 망가지는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irreducible complexity)으로, 우연히 생겨날 수 없으며 오직 고도의 지적 설계자의 설계로만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을 '지적 설계자'로, 창조를 '설계'로 바꿨을 뿐 창조론과 똑같은 논리다.이에 대한 진화론의 반박은 '그 설계자는 누가 설계했나'이다. 설계자의 존재는 그 설계자의 설계자, 다시 그 설계자의 설계자의 설계자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절망적 무한회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창조론의 대답은 간단하다. 신은 누가 설계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존재했다는 것이다.이 중 어느 말이 맞는지 따질 필요가 없다. 끝없는 논쟁만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다만 진화론자들의 '무한회귀' 논리는 다른 분야에서 쓰임새가 있다는 점만 알면 된다. 문재인 정권이 밀어붙이는 공수처 설치도 그렇다. 공수처는 판사나 검사까지도 수사하고 검찰과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이유 불문하고 넘겨받으며 수사권과 기소권 모두 행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또 공수처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이 마음먹으면 정치적으로 얼마든지 악용할 수 있다. 법관도 수사 대상이어서 판결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법부 독립이 사실상 와해되는 것이다. 그래서 드는 의문이 있다. 공수처 소속 고위공직자는 누가 수사하나? 불행히도 그런 기관은 없다. 현행 법률 체계에서는 공수처를 견제할 장치가 없다. 이것이 문 정권의 노림수인 것 같다.

2019-10-23 06:30:00

[관풍루] 문대통령, "협치 위해 노력 했지만 크게 진척 없는 것 같다"며 국민통합 실패 책임 정치권에 돌려

○…문대통령, "협치 위해 노력 했지만 크게 진척 없는 것 같다"며 국민통합 실패 책임 정치권에 돌려. '청와대발 협치 노력 사례 찾습니다' 현상공모라도 해야 할 일.○…해외경제인들, 직장내 괴롭힘 등 CEO에게 책임 묻는 한국만의 갈라파고스 규제에 외국인 투자 우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만들겠단 말이 그 뜻이었나.○…민주당, 공수처 설치 법안 우선 협상 처리 방침에 한국당 '좌파정권 집권 연장용'이라며 반발. 국회는 물론 사법부까지 장악할 '공룡 권력'을 둔 힘겨루기.

2019-10-23 06:30:00

[시각과 전망] 간병살인, 가족의 고통과 눈물

[시각과 전망] 간병살인, 가족의 고통과 눈물

지난 15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는 흉기로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3세 노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아내의 목숨을 빼앗은 범죄에 일반적인 양형 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까닭은 해당 사건이 '간병살인'이기 때문이다. 간병살인은 오랜 기간 환자의 병 간호를 해오던 간병인이 환자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을 말한다.지난해 일본에서 출간된 동명의 한글판 책 제목에는 '벼랑 끝에 몰린 가족의 고백'이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책은 일본 사회에 충격을 던진 재택 간병을 둘러싼 비극적 사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이 심층 취재한 결과물을 담고 있다. 50년을 함께 산 치매 아내를 살해한 남편, 44년간 돌보던 선천성 뇌성마비 아들을 살해한 어머니, 중증 질환으로 오랜 세월 병상에 누워 있던 어머니와 동반자살을 시도한 아들의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한순간에 사랑하는 가족의 목숨을 앗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들과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간병 생활의 처절한 현실과 암담한 한계를 들려준다.앞서 재판 결과를 다시 한 번 보자. 판결문에 따르면 A(83) 씨는 지난 8월 2일 오후 1시쯤 대구 한 대학병원 입원실에서 흉기로 아내(78)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올해 1월부터 급격히 쇠약해진 아내는 호흡부전, 의식 저하, 세균 감염 등으로 7월부터 대학병원 중환자실(1인실) 신세를 졌다. 둘째 아들과 교대로 아내를 간호하던 A씨는 사건 당일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바지를 내리자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고, 욕창이 심해 살이 썩어가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유족인 자녀들이 처벌을 원치 않은 점, 피고인이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고 경찰공무원으로 28년간 성실하게 근무했던 점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런 점을 감안해 양형 기준의 권고형량 범위(징역 7~12년)을 벗어나 징역 3년을 선고했다.주변의 평범한 이웃들, 평생 범죄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왔을 이웃들, 오랜 세월 헌신적으로 가족을 돌보던 이웃들이 어쩌다 '살인범'이 됐을까.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2018년 9월 8회에 걸쳐 연재한 내용과 미처 다 싣지 못한 이야기를 담아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을 펴냈다. 책 속의 한 대목은 이렇다. "가족을 간호하는 건 대표적인 '그림자 노동'이다. 그림자처럼 돌아보면 허무하게 사라진다. 오랜 시간 아픈 가족을 돌보며 환자 못지않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받지만 노동의 대가 따윈 없다. 하루하루 의료비 부담은 쌓여가지만 있던 직장도 그만둬야 할 판이니 감당할 능력은 점점 줄어든다. 경제적 부담은 가족 구성원의 삶을 조여 오고 종종 극단적 선택까지 부추긴다."우리나라는 간병 부담을 덜어주고자 2015년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했다. 보호자나 간병인이 계속 환자 옆에 상주하지 않아도 돼 '보호자 없는 병동'으로도 불린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이런 병상을 10만 개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시행 5년째인 현재 4만2천여 개에 불과하다. 올해 6월 기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대상 지정 의료기관은 1천588곳이지만 530곳만 시행하고 있다.국가에 모든 것을 떠넘길 수는 없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족 간병, 그 그림자 노동에 지쳐 극단을 강요받는 상황만큼은 국가가 막아야 한다. 간병살인은 한 사람의 생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최후의 방법을 택한 당사자의 타살적 자살이며, 곁에서 지켜본 나머지 가족들에 대한 심리적·정서적 타살이기도 하다. 김수용 편집국 부국장

2019-10-22 16:05:08

[야고부] 만주상여

[야고부] 만주상여

하굣길, 산모퉁이를 돌아 마을 어귀에 다다르면 어김없이 만나는 길가 작은 기와집. 그 집의 문에 쓰인 낯선 글자 하나는 '영'(灵)이다. 영혼을 뜻하는 한자 '靈'의 속자임을 뒷날 알았다. 늘 굳게 잠긴 작은 이 집의 정체는 마을에 슬픈 일이 일어나면 드러났다. 바로 상엿집이었다. 동네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상엿집에서 끄집어낸 여러 나무 조각들을 이리저리 조립했다. 마침내 종이꽃 등으로 장식된 완성품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상여였다.이어 다 꾸며진 상여 앞에서 누군가 '이제 가면 언제 오나~'며 구슬픈 목청으로 긴 선창을 노래했고, 상여를 어깨에 메고 뒤따르는 상두꾼이 부르는 후렴은 마을을 떠나 개울을 건너 수풀을 헤치고 없는 길을 내며 산속에 이를 때까지 계속됐다. 상복을 입은 행렬이 슬픔을 이기지 못해 통곡하며 그 뒤를 이었고, 마침내 평토제(平土祭)로 이승과 저승을 가른 뒤, 적막하고 황혼으로 어둠이 내린 산하를 벗어나면 상여는 해체돼 다시 '영'의 제집으로 돌아갔다.삶에서 죽음에 이른 고인(故人)은 무덤에 갈 때 상여를 쓴 탓에 상두꾼의 수고로움이 필요했다. 물론 이익의 '성호사설'을 보면 사람 아닌 소나 말로 상여를 끈 일도 없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이처럼 사람과 소, 말이 동원됐던 상여 행렬은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는 자동차(영구차)로 바뀐 지 오래다. 장례도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에서 적은 매장·수장·천장 등 뭇 방법과 달리 화장이 대세로 자리하니 상여는 쓰임새가 없어졌다.이런 즈음 (사)나라얼연구소가 19일 경북 경산 하양에서 이색적인 상여 행사를 개최,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1938년 만주로 살길을 찾아 떠난 동포들이 우리 문화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 장례 때 쓰던 '만주상여'의 운구 재현 행사가 열린 것이다. 물론 만주상여는 중국 문화혁명 물결 때 불에 태워지는 곡절도 겪었다. 그러다 2001년 7월 한 동포 할머니 장례식 때 마지막으로 쓰인 뒤 2013년 경산에 옮겨져 이날 다시 등장한 셈이다.장례 문화 변화로 사라진 우리 옛날 상여가 나라 잃은 망국의 애환 사연까지 간직한 만주상여로 우리 곁에 환생(還生)했으니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상여 자원인 만큼 제대로 보존 활용할 만하다.

2019-10-22 06:30:00

[관풍루] '조국 수호' 외치던 민주당, 조국 사퇴하자마자 이번에는 '공수처법' 선 처리 요구해…

○…'조국 수호' 외치던 민주당, 조국 사퇴하자마자 이번에는 '공수처법' 선 처리 요구해 또다시 여론 갈라치기. 그렇게라도 '살아있는 권력' 수사 막고 싶은 이유부터 대고.○…주 52시간 시행에 17시간 이하 취업자 비율 7%까지 늘고, 주당 36~44시간 일하는 근로자도 월평균 72만 명 늘어. 일자리 늘었다고 좋아할 분 또 나올라.○…문재인 대통령, 종교 지도자들 만나 '검찰 개혁 같은 국민의 공감을 모았던 사안도 정치 공방 벌어지며 국민 갈등 일어났다'고. '다른 나라 대통령' 소리 달리 나왔을까.

2019-10-22 06:30:00

[세풍] 금수저 팔불출

[세풍] 금수저 팔불출

팔불출(八不出)은 함부로 자랑하거나 드러내지 말라는 경계의 말이다. 입 밖에 꺼냈다가는 덜 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받으니 조심하라는 쓴소리다. 특히 자식 자랑에 침이 마르는 부모를 칠칠치 못하다고 낮춰 보는 대목에 이르면 속이 뜨끔할 정도다.그런데 요즘 팔불출은 그냥 자랑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예 자식을 '자랑거리'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지위나 사회적 관계를 이용해 자식을 남보다 우월한 위치에 올려놓으려는 '별종' 부모가 판을 친다는 소리다. 팔불용(八不用)이나 팔불취(八不取)의 말뜻 그대로 조금 모자란다는 소리만 듣는다면 차라리 다행이다. 현대판 팔불출은 더는 웃고 넘길 얼뜨기 짓이 아니다. 입 밖에 내지 않고 교묘하게 일을 벌인다는 점에서 음흉하기까지 하다. 자신이 누려온 것을 대물림하려는 그릇된 욕심이 겉으로 드러나고 사회적 공분을 부른 예가 바로 '조국 사태'다.현대판 팔불출은 '마당발'이 특징이다. 안 건드린 데가 없을 정도로 '스펙'을 과식(過食)한다. 부모가 차려 놓은 의학논문에 이름을 올리고 여러 군데 봉사활동 다니며 인턴 하느라 곤죽이 될 정도다. 보통 집안의 아이라면 지레 지쳐 손사래를 치지 싶다. 그런데도 조국 교수의 자식은 멀쩡했다. 누가 '돈 많은 부모도 능력'이라며 억장 무너지는 소리를 했듯 스펙 쌓기에도 다 요령이 있다. 부모의 스펙 만들기 능력이 땀 한 방울 안 묻은 마른 수건을 자식에게 쥐여 줄 수 있는 법이다.경북대 일부 교수들도 미성년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끼워 넣거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가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심지어 가족 관계를 숨긴 채 딸을 자신의 전공 대학원에 입학시켜 성적과 논문, 출석 등에 각종 혜택을 준 교수가 적발되기도 했다. 성균관대의 한 교수는 학술대회 보고서에 중학생 아들을 저자로 등재했다가 다른 비위까지 드러나 해임됐다. 교육부가 전국 85개 대학을 조사해보니 2007년 이후 중고교생이 공저자로 등재된 논문만도 모두 794건이다.내 자식만 생각하는 이들의 비뚤어진 사고와 저급한 윤리의식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소위 '엄빠 찬스'(부모의 지위를 이용한 특혜)는 제 자식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다. 하지만 사회 전체로는 공정한 경쟁과 기회 균등의 원칙을 좀먹는 독(毒)이다. 과거 일부 엘리트층의 부도덕과 탐욕이 국가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고 치명상이 되었는지는 국민이 더 잘 안다.일이 터지고 나서야 대통령이 입시 제도 개선을 지시하고 여당은 특별법을 만들어 '국회의원 자녀 입시비리 전수조사'를 하겠단다. 여기에 야당은 "고위 공직자 자녀도 포함시키자"며 대립각이다. 설령 여야가 타협점을 찾아 제도가 바뀐다고 해도 기득권층의 의식과 풍토까지 바뀔지는 의문이다. 보통 사람은 꿈도 못 꾸는 기회를 독점하기 위해 약삭빠르게 머리를 들이밀어온 버릇대로 더 은밀히 위조·변질된 비리가 눈앞에서 벌어질지 누가 또 알겠나. 인성과 교양은 아예 엿 바꿔 먹은 소수 엘리트층이 존재하는 한 달라질 게 많지 않다.독재는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윤리와 양심을 내팽개친 채 혼자 벌이는 춤판이다. 소수의 기득권층이 부정한 수법으로 남의 몫까지 가로채는 반칙의 처세가 바로 독재다. 국민이 함께 땀 흘려 일궈 놓은 단물을 일부 계층이 독식하는 것은 적어도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그런 점에서 법과 원칙을 짓밟는 한국의 기득권층은 역사와 사회의 파괴자일 뿐이다.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누려야 만족하려는지.

2019-10-21 19:08:15

[야고부] 동그란 길로 가다?

[야고부] 동그란 길로 가다?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천국의 기쁨도 짧다/ 지옥의 고통도 짧다//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박노해 시인의 '동그란 길로 가다'란 시의 전문이다. 조국이라는 특별한 사람이 66일 만에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내려오던 날, 그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다. 이 시는 조국 전 장관이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한 문재인 후보를 격려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남긴 것이기도 하다. 이번엔 아내를 통해 자신에게 돌아온 셈이다.정 교수는 시의 인용에 앞서 '그대에게,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라는 문구를 적었다. 자신과 남편 그리고 가족들의 심경을 토로한 것임을 밝힌 것이다. 핍박받는 정의의 사도임을 자부하는 것이다. 세상이 곡해하는 민주 투사임을 기억해 달라는 것이다. 다음을 기약하며 자존을 버리지 않겠다는 공언이다. 좌파 민중주의자로서 당당하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이다.이 시는 반야심경의 '색불이공공불이색'(色不異空空不異色)이란 명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인생무상을 체득한 달관의 경지를 느낄 수도 있다. 삶의 행복이 특별함과 극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그런데 편법과 반칙, 궤변과 요설, 오만과 위선이란 단어들이 떠오르는 그들의 후안무치한 삶의 궤적을 이 시와 어떻게 연계해야 할지 곤혹스럽다.그들에게 '유장한 능선'은 무엇이었으며, 그들이 지향한 '동그란 길'은 과연 어떤 길이었을까. 그들에게 담대함은 무엇이며, 인간의 위엄이란 어떤 개념인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특별하고 거짓된' 그들의 삶과 '동그란 길'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시(詩)의 차용도 '조로남불'인가. 아니면 문학적인 나르시시즘인가.

2019-10-21 06:30:00

[관풍루] 갤럽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 취임 후 가장 낮은 39%로 떨어졌다고

○…갤럽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 취임 후 가장 낮은 39%로 떨어졌다고. 골 넣을 생각은 않고 계속 공 돌리는 축구마냥 지루한 정치도 결국 외면받는 법.○…유니클로, 위안부 조롱 논란 일으킨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광고 중단. "맙소사, 어찌 석달 전 일도 기억 못하냐고!" 되물으면 정신 차리려나.○…조국 전 장관 비난 여론 빗발치자 참여연대 인터넷 게시판에 비회원 글쓰기 못하도록 차단. 줄곧 '인터넷 실명제' 반대해온 시민단체의 기괴한 자가당착.

2019-10-21 06:30:00

[매일칼럼] 50년 숙원, K2 공군기지 이전

[매일칼럼] 50년 숙원, K2 공군기지 이전

한국전쟁 이후 1958년 허허벌판이던 대구 동구에 군기지(제11전투비행장)가 들어섰다. K2 공군기지다. 1961년 이 자리에 대구공항이 부산비행장 대구출장소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군수물자를 공급하는 공군군수지원사령부도 자리 잡았다. 645㏊(195만 평)가량의 상당한 면적이다.1970년대부터 기지 주변에 주택이 하나둘 들어섰고, 1980년대부터 전투기 소음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50년이 지난 현재 황량했던 대구공항 주변은 주택과 학교, 의류단지 등이 둘러싸며 건물로 빼곡히 들어찼다.1988년 첫 직선제로 뽑힌 노태우 전 대통령은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K2 이전을 공약했다. 하지만 군사 요충지를 명분으로 한 공군의 반대에 밀려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다.1990년대에도 끊임없이 기지 이전이 거론됐지만, 공군이 군사 요충지라는 명분을 내세울 뿐 아니라 이전 비용을 점점 높게 추산(4조원→5조원 등)하면서 대구시나 지역 정치권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동구 주민들은 국방부의 주변 학교 방음창 설치나 소음 피해 정도에 따른 일부 배상비 지급에 불만을 삭이면서 지속적인 소음을 감내해야만 했다. 고도 제한에 따라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것은 물론 전투기 굉음으로 참으로 지난한 고통을 겪어왔다.전투기 소음은 동구 주민뿐 아니라 항로에 인접한 수성구, 북구 일부 주민들의 생활에도 지금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2008년 동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유승민 의원도 소음 피해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K2 이전을 최대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회 상임위 자리 중 국방위원회만 맡으면서 줄기차게 노력했다. 유 의원은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마련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뒀지만, K2가 영남권 신공항 논란에 함께 휩싸이면서 매듭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은 그동안 K2의 경북 외곽 이전에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경북 지방자치단체들은 소음을 유발하는 군 공항 유입을 한사코 반대해 왔다.2019년 현재 드디어 K2 이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민간 공항과 군 공항의 묶음(패키지) 이전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상황이 바뀐 것이다. 군 공항 소음 피해 지역을 최소화하는 대신 민간 공항 유치에 따른 상당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대구시와 경상북도, 군위군과 의성군이 통합신공항(민간 공항+K2) 이전에 적극 나선 것은 다행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군위와 의성이 통합신공항을 서로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고무적이다.다만, 대구시와 경북도가 연내 이전지 선정에 동의하면서도 최근 권영진 시장과 이철우 도지사의 입장이 완벽한 일치를 보이지 않고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듯해 우려스럽다.국방부도 자치단체 간 이견을 빌미로 통합공항 이전을 더 이상 미적대서는 안 된다.군위군수와 의성군수가 서로 자기 지역에 공항을 유치하려는 모습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혹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까지 이번 사안을 대구경북 통합공항이라는 큰 틀에서 보지 않고 대구와 경북이라는 분리된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곤란하다.두 단체장은 대구경북이 경제 통합을 넘어서 행정 통합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욱이 통합신공항은 경북의 공항, 대구의 공항이 아니라 그야말로 대구경북의 공항이란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지역민들의 50년 숙원 해결이 자칫 두 단체장의 미묘한 입장 차로 늦춰진다면 그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2019-10-20 18:08:08

[야고부] 100년이 서글픈 구미

[야고부] 100년이 서글픈 구미

'100년 전 오늘,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100년 전 오늘, 남과 북도 없었습니다… 통일도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습니다.'올해 온 나라가 하나가 돼 기렸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해가 다 가도록 그럴 것이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문재인 대통령이 앞장서 우리는 하나였고, 남북도 없었던 100년 전을 떠올렸다. 그리고 통일도 먼 데 있지 않음을 믿었다. 그래서 바꿀 수 없는 지난 과거를 바탕 삼아 다가올 미래를 바꿀 수 있음을 3·1절을 맞아 당당히 선언했다.나라와 온 국민은 100년 전 그랬던 것처럼, 모두 하나가 되어 통일된 남북이라는 바뀐 미래로 달리기 위해 독립운동과 관련한 많은 일을 했다. 정부와 전국 지자체는 물론, 민간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행사를 가졌고 지금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특히 어느 곳보다 두드러진 독립운동을 펼쳤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대구경북도 마찬가지다. 연초부터 독립운동가를 기리고 그들 활동을 평가하는 책을 내거나 학술 행사 등 숱한 일로 그들 정신을 잊지 않고 미래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오늘도 그러고 있다.지난 12일 경북 예천군 풍양면 우망리에서 열린 정훈모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기념비 제막식 행사도 그렇고, 19일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되는 우재룡 독립운동가를 조명한 책 '대한광복회 우재룡'의 출판기념회, 11월 4·5일 대구와 경북 안동에서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독립정신 계승발전 국제 학술 모임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대구경북의 이런 독립운동 기리기 흐름과 다른 돌출 행동 하나로 구미가 갈등의 나날이다. 장세용 구미시장으로부터 빚어진 일로, 과거 전임 시장 때 결정한 허위 독립운동가의 호를 딴 공원 내 '왕산' 명칭 변경이다. 93세 손자 부부와 구미의 계속된 반대 여론조차도 무시하고 장 시장은 막무가내다. 100주년이 서글픈 구미다. 대통령과 달리 굳이 과거를 바꿔 장 시장이 바꾸려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2019-10-18 19:15:02

[야고부]  文의 책임 회피 Ⅱ

[야고부] 文의 책임 회피 Ⅱ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전후해 정치와 군사의 중추에 있었던 인물들이 패전 책임을 지고 잇따라 자살했다. 육군대신 아나미 고레치카(阿南惟幾)는 14일, '가미카제(神風) 특공대의 아버지' 오니시 다키지로(大西瀧治郞)는 15일 각각 할복했다. 이들은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측근이 뒤에서 목을 쳐주는 '가이샤쿠'(介錯) 없이 할복해 극심한 고통 끝에 사망했다.또 일본 본토 결전을 위해 조직된 제1총군 사령관 스기야마 하지메(杉山元)가 9월 12일 권총으로 자살했고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내각의 문부대신 하시다 구니히코(橋田邦彦)와 군사참의관을 지낸 시노즈카 요시오(篠塚義男)도 같은 달 14일과 17일 자살했다. 이들을 포함해 자살한 사람은 장성급만 십수 명에 달했다.이런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도조는 왜 자살하지 않느냐는 비난이 빗발쳤다. 태평양전쟁 개전 당시 총리, 내무·육군대신에다 육군참모총장까지 겸임한 최고 책임자였으니 당연했다. 육군 장교인 그의 사위는 이미 자살한 터였다. 그러나 도조는 머뭇거렸다. 차남까지 "함께 자결하자"고 했으나 "내 일은 내게 맡겨라"며 듣지 않았다.그러다 미군 헌병대가 체포하러 도조의 집에 들이닥친 9월 11일 자살을 시도했으나 그마저도 실패했다. 심장 위치에 그려 놓은 동그라미에 대고 권총을 쐈으나 빗나간 것이다. 이에 "연극이 아니냐"며 도조의 비겁함을 조롱하는 소리가 일본 전역에 진동했다. 관자놀이를 쏘면 확실하게 끝냈을 것이니 그럴 만했다. 이에 대한 도조의 변명이 기가 막혔다. "머리를 쏘지 않은 것은 사람들이 내 모습을 알아보고 내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서였다."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부마 항쟁 기념식에서 "유신 독재 피해자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조국 사태'를 야기한 책임에 대해서는 아직 일언반구도 없다. 남이 한 일은 사과하고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한 사과는 뭉개고 있는 것이다. 지금 여당에서는 조국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 그러나 책임질 위치에 있는 인사들은 책임지는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문 대통령부터 그러니 뭘 더 바랄까.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이게 우리 수준"이라는 여당 의원의 개탄 그대로다.

2019-10-18 06:30:00

[관풍루] 달서구와 달성군, 대구시청 신청사 입지 선정 앞두고 한 주 걸러 '전국노래자랑' 개최하며 장외 유치전 치열

○…'조국 장관 사퇴' 리얼미터 설문조사 결과 광주·전라(45.0%)와 30대(48.8%) 연령층만 빼고 모두 '잘한 결정' 우세. 조국 사태로 사면초가 신세 여당이 두 팔을 든 이유.○…평양 원정 월드컵 축구 대표팀, 공항에서 '생떼' 검사받느라 3시간 발묶이고 음식재료 압수 등 곤욕. 앞으로 월드컵·올림픽에 출전 말고 인민체육대회만 하라고 해~.○…달서구와 달성군, 대구시청 신청사 입지 선정 앞두고 한 주 걸러 '전국노래자랑' 개최하며 장외 유치전 치열. 90대 노령 사회자 전국 왔다갔다 힘들까봐 배려인가?

2019-10-18 06:30:00

[청라언덕] 불쑥불쑥 나오는 부산발 '신공항 가짜뉴스'

[청라언덕] 불쑥불쑥 나오는 부산발 '신공항 가짜뉴스'

지난 13일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하는 민간 항공사 기장의 인터뷰 영상이 올랐다.20년 이상 민간 항공기를 조종했다는 해당 기장은 "도심 속에 있는 김해공항을 대체할 동남권 관문 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며 "공항 건설 문제를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해공항 확장만으로는 새로운 동남권 관문 공항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항만 물류와 시너지를 낼 수 있고 24시간 운행 가능한 가덕도 입지에 대해 찬성한다"고 말했다.각설하고,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은 가덕도 신공항을 집요하게 재추진하고 있는 부산시 주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한다. 부산시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연고가 없는 민간 항공사 기장의 인터뷰를 통해 '왜 동남권 관문 공항인가'에 대한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담아냈다"며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외부의 객관적 시각에서 봐도 가덕도가 최고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라는 부산의 주장은 명백한 가짜 뉴스다. 앞뒤 자르고 조종사 인터뷰 하나로 사실 관계를 호도할 문제가 아니다.지난 2012년 12월 매일신문 영남권 신공항 특별취재팀은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대항마을 현장을 찾았다.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가 '밀양'(대구경북·경남·울산)과 '가덕도'(부산)로 갈라져 갈등을 거듭하던 시기였다.'공항 입지'로서 가덕도 현장은 그야말로 낙제점이다.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는 부산의 땅끝마을로 불리는 대항마을 앞바다 일대. 예나 지금이나 이곳 바다를 흙으로 메워 공항을 만들고, 땅에는 공항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낸다는 게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구상이다.2016년 영남권 신공항 용역 조사를 통해 '김해 신공항 확장안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냈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도 김해, 밀양, 가덕도 등 신공항 후보지 3곳을 10차례 넘게 답사한 끝에, 가덕도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바다 한가운데 공항을 만들어야 하는 가덕도는 처음부터 공항이 들어설 만한 입지가 아니라는 게 ADPi의 판단이었다. 가덕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결코 공항 경제성을 충족할 수 없다는 의미다.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11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사실 관계를 왜곡했다. 김해신공항 재검토와 관련, 5개 광역단체장의 합의 약속을 먼저 어긴 것은 대구경북이라고 억지를 부린 것이다.부산발 신공항 가짜 뉴스가 잇따르고 있는 이유는 김해신공항에 대한 국무총리실 검증 과정이 부산시 주장대로 흘러가지 않는 탓이다.총리실은 김해신공항 재검증 기준을 오로지 기술 검증에 맞추고, 정책적 판단을 배제하고 있다.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패키지로 내건 부산의 전략전술이 먹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영남권 5개 시도는 신공항 입지 선정을 놓고 가덕도와 밀양으로 갈라져 10년 동안 갈등을 빚었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에서야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기존 김해공항 확장에 합의하면서 기나긴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그러나 정권이 바뀌자 여당 소속 부산·울산·경남 자치단체장이 5개 시도 합의 정신을 내팽개쳤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건 오거돈 부산시장이 올해 초부터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고, 울산경남이 편승하면서 결국 정부가 검증 요구를 받아들였다.영남권 갈라치기, TK와 PK의 10년 묵은 갈등을 다시 수면 위로 부상시킨 정치적 산물, 이것이 바로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둘러싼 팩트다.

2019-10-17 16:40:45

[야고부] 조국(曺國)은 어디로

[야고부] 조국(曺國)은 어디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의 시 '낙화' 중 한 구절이다. 법무부 장관을 사퇴한 조국 씨의 뒷모습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았다. 가야 할 때를 한참이나 놓쳤기 때문이다. 조 씨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검찰 개혁을 들먹이며 장관 사퇴를 분식(粉飾)하려 애썼지만 구차한 변명에 불과했다. '가는 곳마다 둘로 갈라 놓는다'는 조 씨가 앞으로 어디로 갈지에 관심이 갈 뿐이다.①서울대로=조 씨는 문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한 지 20여 분 만에 서울대에 복직을 신청했다. 신고만 하면 복직이 가능한 만큼 조 씨는 서울대 로스쿨 교수로 돌아가게 됐다. 2학기가 시작돼 강의를 새로 개설할 수 없어 조 씨는 내년 1학기 개강 전까지 연구교수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상당수 서울대 학생들이 조 씨의 복직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등·공정·정의를 내팽개친 장본인이자 부끄러운 동문 1위로 꼽힌 조 씨가 평등·공정·정의를 가르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②총선·대선으로=조 씨는 장관 지명 발표 전 고향 부산을 찾아 대통령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듯한 행동을 했다. 소주 세 병을 나란히 놓고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왼쪽부터 상표를 차례로 읽으면 '대선, 진로, 좋은데이'였다. 조 씨가 부산에서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고 대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있다. 대립과 분열의 아이콘이 된 조 씨가 정치인이 돼서도 대립·분열을 촉발할지 걱정이다.③집으로=조 씨는 사퇴의 변(辯)에서 가족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가족들에게 상처를 준 것을 고려하면 조 씨는 아버지, 남편으로서 후한 점수를 받기 어렵다. 가장으로서 만신창이가 된 가족을 잘 다독이기 바란다.④서울중앙지검으로=조 씨는 수많은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다. 검찰은 사퇴와 관계없이 계획대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곧 조 씨를 소환할 예정이다. 조 씨는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 후에야 서울대 복직, 정치 입문이 가능할 것이다. 조 씨의 앞으로 행보는 검찰 수사 결과에 달렸다.

2019-10-17 06:30:00

[관풍루] 김부겸 전 장관, 김경수·안희정·이재명·조국 등 여권 잠재 대권주자 악재 속 관심 인물로 부각

○…문재인 대통령, 16일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강조. 국민, 백번 지당한 말씀 같긴 한데 과연 지금까지 그러한 권력이 있었던가요?○…조선중앙통신,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 첫눈 맞으며 백마 탄' 백두산 등정 보도. 국내 추종자, "이제 연내 한라산 눈 맞으며 백마 탄 한라산 등정만 남았시요!"○…김부겸 전 장관, 김경수·안희정·이재명·조국 등 여권 잠재 대권주자 악재 속 관심 인물로 부각. 대구 유권자, 문밖이 곧 저승이고 지뢰밭 정치판이니 부디 단디 하소.

2019-10-17 06:30:00

[데스크 칼럼] '발암 약' 바꿔준다면 끝인가?

[데스크 칼럼] '발암 약' 바꿔준다면 끝인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한국 출장소는 아니지 않은가. 국민 생명을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하는데 언제까지 외국 기관의 뒤꽁무니만 쫓는 후속 조치를 할 것인가?"최근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은 식약처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식약처는 지난달 위장약 성분 중 하나인 '라니티딘'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며 원료 의약품 269개 품목에 대해 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를 내렸다. 앞서 미국과 유럽에서 라니티딘 관련 발암물질 검출 보도가 나왔지만, 식약처는 1차 검사한 결과 발암물질 검출은 없었다고 '발 빠르게' 발표했다. 그러다 열흘 만에 국내 유통 제품 수거 검사 후 스스로의 입장을 뒤집어 버렸다.지난해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 사태'도 주말에 발암물질 검출을 서둘러 발표했다가 월요일부터 의료기관 마비를 불렀다. 당시 해당 약품 리스트가 바뀌어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적극적, 신속한 대응을 해왔다고 자화자찬을 해 빈축을 사왔다.이러한 식약처의 '위기 대처 부재'는 인보사, 인공 유방 등의 관련 사안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국감에서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식약처의 늑장으로 국내 임상 연구를 포기하고, 인보사 투여 환자에 대한 어떠한 검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국민 건강과 직결된 사안을 다루는 식약처의 안일함과 무책임성은 내부 고발로도 터져나왔다. 한 임상심사위원은 식약처장을 포함한 공무원 12명을 직무 유기 혐의로 검찰에 직접 고발했다.발사르탄에 이어 라니티딘 처방약 회수 조치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약품 안전 관리의 총체적 위기를 보여준 '참사'라고 비판했다. 식약처가 허가해 준 약을 믿고 처방한 의사 역시 발암 행정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의사들이 현장에서 쏟아지는 혼란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고, 환자들의 불만과 오해를 감당하는 것도 의사들 몫이라고 목청을 높였다.그러면서 의협은 전국의 회원들에게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처럼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상황을 안내하지 않아도 된다"고 긴급 메시지를 돌렸다.또 "이미 복용한 라니티딘 위장약에 대해서는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환자가 불안해하거나 안전성에 대해 문의하면 기존 처방에 라니티딘 포함 여부를 확인하고 추가 복용에 대해 설명하면 된다"고 대응 지침까지 하달했다.의료 정책에 대해 정부와 각을 세우는 의협이 전가의 보도처럼 '국민 안전'을 외치면서, 굳이 '환자들에게 연락하지 마라'고 의사들에게 긴급히 연락할 필요가 있었을까.식약처의 라니티딘 판매 중지 발표 당시 해당 성분 약품을 처방받아 복용 중인 환자는 144만3천여 명. 처방 의료기관은 2만4천300여 곳, 조제 약국은 1만9천900여 곳이었다.물론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양식 있는 의료인들은 의협 지시를 '거부'하고, 자신이 처방한 환자에게 약을 바꿔 가라고 알렸을 것이다.뒷북 행정을 일삼는 식약처도 한심하지만, 의협 역시 환자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의사들이 겪을 불편함만 먼저 헤아리고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이 아니었을까. 당초 의협, 약사회 등은 재처방, 재조제에 따른 본인부담금 면제에 반대했다고 한다.국민 대부분은 라니티딘이 뭔지 모른다. 연락조차 못 받고 병원에서 처방해 준 발암 위장약을 다 먹었다면? 동네 병원에 대한 의료 소비자의 불신은 이렇게 깊어진다. 한 번이라도 다녀간 환자에게 병원 이전 소식은 잘도 전해 준다.

2019-10-16 16:00:27

[야고부]  스칸달론

[야고부] 스칸달론

어느 나라든 정치판이 요동을 치고 국민이 흥분하는 데는 몇 가지 단골 메뉴가 있다. 극심한 빈부 격차나 인종 차별, 증세(增稅)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정치인 등 유력 인사들의 부정부패 등 각종 추문도 이에 못지 않게 사회적 격동과 큰 잡음을 만들어낸다.사회 지도층 인사가 직간접으로 연루된 충격적이고 비윤리적인 사건을 흔히 스캔들(Scandal)이라고 부르는데 그리스어 'skandalon'에서 유래한 말이다. 거꾸로 매달아 올리는 덫이나 그물에 걸려 뭇 사람들의 놀림거리가 된다는 뜻이다.요즘 미국 정가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벌집을 쑤셔 놓은 듯하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스캔들 진원지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식 탄핵 조사에 들어가는 등 여론이 들끓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도 모자라 우크라이나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의 늪에 한 발짝 더 빠져들어간 모양새다.이번 스캔들의 시발은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다. 트럼프는 이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 아들이 연관된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신속히 수사할 것을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통화 기록마저 은폐하려 했다는 내부고발장이 접수되면서 미국 정가를 왈칵 뒤집어 놓은 것이다.무엇보다 바이든은 내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유력 후보라는 점에서 정적 제거를 위한 트럼프의 정치 공작 냄새가 짙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위는 닉슨 대통령의 하야를 촉발한 '워터게이트 사건'과 빼닮았다는 점에서 스스로 탄핵의 스칸달론을 더 세게 잡아당긴 꼴이 됐다.지난 두 달여 동안 한국 사회를 양분시킨 혼란의 매듭이 겨우 하나 풀렸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35일 만에 옷을 벗은 것이다. 진영 논리를 떠나 보통 사람의 분개 등 반조(反曺)의 물결이 더 거셌다. 그렇지만 그가 살아오면서 덕지덕지 쌓아온 허물이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았다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그는 퇴임하면서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말과 행동의 불일치가 '조국'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무너뜨리는 불쏘시개가 됐다는 점에서 뒷맛이 쓰다.

2019-10-16 06:30:00

[관풍루] 대구공항 통합이전지 대구시 중재안, 군위군 거부에 따라 시도민 전체 의견 물어 결정하기로

○…당정청, 조국 사태 후 2025년까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할 계획' 논의 중. 학종이 문제라는데 불똥은 특목고로 튀니 또 어인 일.○…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면직안 재가한 지 20여 분 만에 팩스로 서울대에 복직 신청. '서울대 교수'가 '무직'보단 이래저래 유리할 터.○…대구공항 통합이전지 대구시 중재안, 군위군 거부에 따라 시도민 전체 의견 물어 결정하기로. 군위군으로선 울고 싶은데 뺨이라도 때려 달라는 말.

2019-10-16 06:30:00

[시각과전망] 국밥에도 정의가 있는데…

[시각과전망] 국밥에도 정의가 있는데…

도덕의 첫머리는 나쁜 짓 하지 않는 것이다. 나쁜 짓에는 도둑질 등 부정한 범죄 행위가 포함될 것이고, 모든 범죄 행위는 거짓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사회생활을 하면서 도덕적으로 살기는 정말 어렵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선생님으로부터 '거짓말, 나쁜 짓 하지 말라'는 얘기를 가훈·교훈처럼 듣지만 우리는 잘못된 행동으로 혼나며 성장한다. 철이 들면서부터는 '선의의 거짓말'이란 핑곗거리를 자연스럽게 학습한다.기자는 요즘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386세대'이기에 20대 자식 세대들이 비난하는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한다. 그럼에도 수시로 '꼰대'가 되고 있음에 헛웃음이 나올 따름이다.휴대전화를 교체하면서 대리점 폰 매니저의 거짓말에 속은 사람들의 하소연을 가끔 듣는다. 혼탁한 통신 시장이 가져온 현실이다.얼마 전 휴대전화를 신형으로 바꾸면서 미끼에 걸린 붕어 신세가 된 적이 있다. 미끼였음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었고 허우적거리며 기분 나빠 했다. 휴대전화를 예약 구입하고 두 번째 요금 청구서를 받아볼 때까지 폰 매니저의 무지가 포함된 계속된 거짓말에 고생했고 급기야 사회 초년병인 그에게 한마디 했다."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 같은데 거짓말은 하지 말아요. 잘 몰라서 한 거짓말로 여기지만 알고 속이면 나쁜 행동이라는 걸 명심하세요."그의 삶에 도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말이었지만, 이 또한 나 자신을 합리화하는 '꼰대' 짓은 아니었을까.평범한 시민의 일상이 이러한대 정치인과 관료, 국가 지도자의 거짓말이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몇 달째 이어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통해 도덕적 가치가 땅에 떨어진 현실에 신음했다.개인과 가족의 성공적인 삶에 사회적 가치인 도덕이나 정의 따위가 뭔 문제가 되느냐는 반문이다. 부정한 행위를 하더라도 성공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우리 삶 저변에 깊이 깔려 있다. 성공을 향한 이기주의적 사고 덕분에 단기간의 급속한 국가 발전을 가져왔다는 평가마저 있다.이런 인식에 동조하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에 머리가 혼란스럽다. 내가 지금 잘못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다수 국민은 끊임없이 이어진 조국 가족의 거짓말에 넌더리를 냈다. 하지만 그는 가족을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라며 법을 어긴 죄가 아니라고 항변했다.현 정부와 여권 관계자를 비롯해 상당수 국민은 조국의 거짓말을 알고도 이념과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그를 지지했다.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마저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현실은 우리나라가 나락으로 떨어져도 좌와 우의 이념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국이다. 사생결단식 정치 상황에 시민들은 나라 걱정을 하며 광장으로 나가야만 했다.검찰의 힘을 빼는 검찰 개혁이 중요하지만 거짓된 삶으로 얼룩진 조국 사태 해결이 우선이었다. 법 이전에 도덕 있고, 법 위에 도덕 있다.대구 향토 음식 중 따로국밥이 있는데, 국 따로 밥 따로 주기에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따로국밥은 국물 맛을 내기 위한 방편이지만 한편으로 이래저래 섞이기 싫어하고 거짓과 부정에 맞서 살아온 대구시민의 정의로운 마음가짐을 반영하고 있다.성공적으로 보이는 번지르르한 삶과 거리를 둔 시민의 정의가 조국 사퇴를 가져왔다고 본다.

2019-10-15 19:47:51

[취재현장] 이것이 대구경북이다

[취재현장] 이것이 대구경북이다

10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말다툼이 벌어졌다.김영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칭찬을 이어가던 중 "광주시와 달빛동맹,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이른바 '5·18 망언'에 대한 사과 등 '대구는 수구 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시킨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한 게 발단이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보수나 새마을 같은 단어 말고 진보·개혁·혁신 같은 단어가 대구를 상징하길 바란다"고 했다.그러자 권 시장은 "수구·보수라는 표현에 대해 대구시민이 억울해한다"고 했고, 지역구가 대구인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이 같은 보도가 나간 후 여러 기사의 인터넷 댓글창을 봤다. '맞잖아. 경상도는 수꼴(수구꼴통) 토왜(토착왜구)'라는 말이 보였다.이 대목에서 다음 두 장면이 떠올랐다.#1. "서울, 충청에서 기자 생활하는 대학 동기들이랑 안동을 다녀왔는데 가장 호응이 좋았던 곳은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이었어요."고향이 대구경북인 A기자가 커피를 마시다 대뜸 이같이 말했다. A기자는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대학 동기들과 안동에서 모임을 하며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 안동 곳곳을 둘러봤다고 했다. 그가 친구들과 헤어지기 전 "어디가 가장 좋았느냐"고 묻자 이러한 반응이 나왔다는 것이다. A기자는 "걔들은 독립기념관이라면 천안밖에 몰랐던 거죠. 그리고 경북이 전국에서 독립유공자가 가장 많은 곳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고 놀랐나 봐요"라고 했다.#2. "안동이 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를 내세우는지 모르겠어요. '독립운동의 성지'를 부각하면 더 좋을 텐데."이 말을 한 사람은 민주당 소속 B국회의원이다. 그는 안동 출신도, 경북 지역구 의원도 아니지만 경북 독립운동사를 훤히 꿰고 있었다. 그는 점심을 먹는 내내 일타강사(1등 스타강사)라도 된 양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모티브가 안동이라는 점, 단일 마을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안동 내앞마을 이야기, 3·1운동 당시 경북의 학생과 유림이 앞장서 두 달 동안 80여 곳에서 90여 차례 만세운동을 벌인 일 등을 들려줬다.B의원은 "시·군 단위의 독립유공자 수는 평균 30명 안팎인데 안동은 올해 기준 36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고 그다음인 영덕은 219명이나 있다. 심지어 광역단체인 제주보다 많다"고 했다.다시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김 의원이 한 말이 폄하 발언이냐는 차치하더라도 대구경북의 역사와 역할에 무지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대구는 한국 민주화운동의 효시인 2·28 민주운동이 일어난 곳이고, 일제 침략에 맞선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이다. 경북은 1894년 갑오의병을 통해 51년 독립운동사 시발점이 된 곳이자 자정(自靖) 순국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이를 김영호 의원에게 일깨우고자 했을까. 14일부터 국회에서 김광림 한국당 의원 주최, 한국국학진흥원·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주관으로 경북 독립운동가들을 조명하는 '독립된 조국에서 See you again'이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소중히 여기는 그곳, 안동 임청각이 생가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이 1911년 1월 압록강을 건너며 읊었던 도강시 구절을 목판으로 재현해 선보인다.석주 선생은 이 시에서 "목이 잘릴지언정 종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이것이 대구경북이다.

2019-10-15 16:06:48

[야고부] 文의 책임 회피

[야고부] 文의 책임 회피

지배층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한 가장 뻔뻔한 사례를 꼽으라고 하면 일본의 무조건 항복 후 미군 제1진이 일본에 상륙한 1945년 8월 28일, 당시 히가시쿠니노미야 나루히코(東久邇宮稔彦) 총리가 발표한 '1억 총참회론'를 들 수 있겠다. "…일이 여기에 이른 것은 물론 정부의 정책이 잘못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민이 도의를 잃은 것도 (패전의) 한 원인이다. 일억 총참회야말로 국가 재건의 첫걸음이자 단결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궁극적으로 히로히토(裕仁) 천황(天皇)이 져야 할 침략전쟁의 책임을 희석하는 것으로, 이를 두고 일본 역사소설가 한도 가즈토시(半藤一利)는 모두가 나빴으니 서로 책망하는 것은 그만두자는 '대충주의'로 귀결돼 천황에 대한 처벌 장애물로 기능했다고 비판한다. 저명한 정치사상가 한나 아렌트도 나치 패망 뒤 독일 일각에서 제기됐던, '독일인 전체의 죄'라는 호소에 같은 비판을 했다. "우리 모두에게 죄가 있다"는 소리는 독일인이란 집단 중에서 실제로 죄를 지은 개인을 숨겨줄 뿐이라는 것이다.히로히토의 '죄'를 희석하는 작업에 지식인들도 가담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임나일본부설'을 조작하는 등 조선 식민사학을 만든 쓰다 소치키(律田左右吉)이다. 그는 1946년 4월에 발표한 '건국의 사정과 만세일계의 사상'이란 논문을 통해 '1억 총참회론'을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요약하면 이렇다. "일본을 잘못된 길로 이끈 것은 '다수 국민'에게 그 책임이 있다. 황실(皇室)은 시대 추세의 변화에 순응해 그때그때의 정치 형태로 적합했으나, 국민은 그렇지 않았다. 국민은 위정자에게 국가를 맡겼고, 결국 그들로 인해 국가가 궁지에 빠졌기 때문에 천황을 비난할 게 아니라 오히려 국민이 스스로 반성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한다."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변'(辯)은 이런 책임 회피의 전형이다. '조국 사태'로 우리 사회가 큰 진통을 겪은 데 대해 국민에게 송구하다면서도 정작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그 진통을 야기한 자신의 '근원적' 책임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특히 언론이 신뢰받도록 자기 개혁을 위해 노력해 달라며 언론에 화살을 돌린 것은 일본 위정자들의 '국민 탓'의 '문재인 버전'이라고 할 만하다.

2019-10-15 06:30:00

[관풍루] 당정청, 검찰개혁 핵심인 특별수사부 3개로 축소하며 부산은 없애고 대구는 살려

○…당정청, 검찰 개혁 핵심인 특별수사부 3개로 축소하며 부산은 없애고 대구는 살려. 정권 창출 도시 부산에 특수부 살려 두는 것이 달갑잖았던 모양.○…대구 신청사 추진공론화위 이번 주 후보지 신청 접수 공고 예정, 최대 변수는 '과열 유치 행위 감점' 될 듯. 어디까지가 과열인지 잣대가 알쏭달쏭.○…조국 동생 영장 기각 비판했던 이충상 전 영장전담 부장판사, '구속영장 발부 기준 공개하라' 친정 작심 비판. '건강상 이유'가 기각 사유인지 밝히라니까.

2019-10-15 06:30:00

[세풍]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

[세풍]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

세계적인 동화작가 루이스 캐럴이 지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꿈속에서 토끼굴에 떨어진 한 소녀가 이상한 나라로 여행하면서 겪는 신기한 일들을 실감나게 그렸다. 담배 피우는 애벌레, 가발 쓴 두꺼비, 신출귀몰하는 고양이 등 허무맹랑한 동물들을 만나는 것은 물론이다. 몸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고, 눈물의 연못에 빠지기도 한다. 가는 곳마다 기상천외한 갖가지 사건들과 마주친다.터무니없는 오해에다 억울한 누명을 쓰기도 한다. 일상 사회와는 전혀 상반되는 일들이 한없이 뒤죽박죽 얽히며 이상한 재판에도 참석한다. 상식적으로 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기발한 상상력과 환상적인 모험의 세계가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독자들까지 매료시켰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꿈속의 이야기이고 동화일 뿐이다.문재인 대통령이 지금도 꿈꾸고 있다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서 '이상한 나라'를 떠올리는 것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일까. 그러나 현실과는 영 동떨어진 몽상가적 발상과 발언 그리고 황당무계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는 것을 보면 그 유사성을 부인할 수만은 없을 듯하다. 나라 안팎의 모든 영역에서 불협화음이 갈수록 높아지며, 벌이는 일마다 뒤틀려 국민들이 탄식하고 있다. 그런데도 만사형통을 외치고 있지 않은가.이른바 한반도 프로세스로 돌아온 것은 북한의 핵 무장과 노골적인 욕설뿐이다. 외교와 안보는 어떤가. 동맹인 미국과의 불협화음 속에 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국의 집단 린치만 당하고 있는 꼴이다.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이며 기업과 가계에 망조를 일으켜 국가경제가 시들어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술을 내팽개치고 신재생에너지를 한다며 산업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정치도 경제도 안보도 외교도 멀쩡한 것이 없다. 모든 게 뒤죽박죽이다. 그래도 대통령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가슴이 뜨겁다'고 딴 세상 사람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얼마나 더 망가져야 그런 나라가 되는지, 이 모든 것이 그냥 한바탕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국민이 많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압권은 단연코 조국 사태였다.악마는 스스로의 악행을 알까 모를까? 독일의 문호 괴테는 희곡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통해 이 오래된 질문에 호응한다. 학문적인 경지에 이르렀지만 영원한 진리에 목말라했던 파우스트를 악으로 유혹하는 메피스토펠레스는 자신의 악행을 인식하고 있다. 비록 악마이지만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대해 솔직해서 차라리 시원하다. 작금의 우리 사회를 혼돈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어온, 일반인의 상식과 상상조차 뛰어넘은 한 인간의 그 거짓과 위선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금방 드러날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해대던 그 뻔뻔함에, 숯덩이가 껌정을 지우겠다고 날뛰던 적반하장의 망동에 국민들은 현기증과 더불어 구역질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 판국이면 차라리 메피스토펠레스가 그리울 지경이었다.그런데 그 궤변과 요설을 한사코 옹호하던 세력들은 또 뭔가. '우리가 조국' '정경심 사랑'을 외치던 사람들은 누구인가. 평범한 일상에 충실한 국민들로서는 참으로 불가사의한 정신세계이다. 상식과 통념마저 흔들리는 정신적 혼란과 가치관의 혼돈 속에서도 너무도 당당하던 그들의 모습에, 멀쩡한 국민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가 이상한가?'라고 반문하곤 했다. 참 이상한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2019-10-14 19: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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