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대구경북 신공항, 다시 선택의 시간이다

대구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정창룡 논설주간 정창룡 논설주간

군위와 의성군은 사라질 위험성을 두고 전국 1·2위를 다툰다.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지방소멸 위험지수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11월에 내놓은 예측 결과다. 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으로 산출한다. 이 값이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수치가 낮으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약 30년 뒤에는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군위와 의성, 두 지역은 이 수치가 각각 0.143에 불과하다.

유소년 인구 100명당 고령 인구를 뜻하는 노령화지수라고 다를 게 없다. 군위군은 687.8로 전국에서 단연 1등이다. 다음이 의성군으로 646.6이다. 이는 유소년 1명에 65세 이상 노인이 6, 7명이란 의미다. 이대로라면 두 지역은 머잖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운명이다.

군공항 이전이란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군위와 의성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에 나선 데는 이런 절박함이 있다. 또 통합신공항은 이에 부응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군사시설 상주 인구만 5천 명 이상이고 가족과 민항시설 인력까지 고려한다면 최소 1만 명 이상의 추가 인구 유입도 가능하다. 공항 접근성 제고를 위해 광역철도망이 구성되고 도시철도가 연결될 것이다. 물류·항공 산업과 관련된 산업단지 조성도 기대된다. 어디가 되건 소멸위험지역이 명품 공항도시로 거듭날 더없는 기회를 잡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위기다. 이 지역으로의 공항 이전은 이달 말까지 시한부다. '대구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군위 우보 단독 후보지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남은 것은 군위 소보와 의성 비안 공동 후보지다. 이마저 적합 여부 판단을 이달 말까지 유예해뒀을 뿐이다. 유예기간 내 유치 신청이 없으면 자동으로 '부적합' 처리한다고 못 박았다. 실낱같은 희망을 살려 놓았을 뿐 사실상 어느 지역에도 짓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을 받아 들고 있다.

마지막 기회를 놓쳐 공동 후보지마저 무산됐을 때 공항 이전지가 단독 후보지로 갈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군민 76%가 우보 유치에 찬성했으니 우보 아니면 신청할 수 없다며 강고하다. 하지만 역으로 의성군(비안)은 공동 후보지 찬성률이 90%를 넘겼다. 이쪽이 소송을 하면 저쪽도 소송을 걸게 돼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군위군수가 신청도 않은 공동 후보지를 지정할 리 만무하다. 소송의 빌미가 될 것이 너무도 뻔해서다. 차라리 정부는 제3의 이전지를 거론하며 대구공항 통합이전 백지화란 선택지를 만지작거릴 것이다. 그 사이 부산 지역에서는 가덕도 공항이 뜬다. 이리 되면 군위, 의성의 동반 몰락은 물론이고 공항 이전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던 대구경북민들의 염원도 물거품이 된다.

원래 군위와 의성은 이웃사촌이다. 군위장에 의성군민이 가고 의성장엔 군위군민이 함께한다. 두 지역 사투리도 같다. 두 지역 통합 주장도 나온다.

이런 두 곳을 갈라놓은 것이 통합공항이었다. 공항으로 갈라진 민심은 공항으로 다시 합쳐야 한다.

지도자의 일상은 선택의 연속이다. 분명한 것은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선택하지 않은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하는 모든 것을 홀로 다 가질 수는 없다. 하물며 그 선택에 지역사회의 미래가 걸렸다면 그 선택은 합리적이고 대승적이어야 한다. 때로는 자기희생도 필요하다.

공항 이전 문제에 있어 서로를 배려하는 선택은 상생의 길이고, 나와 내 지역의 이익만 선택하는 것은 공멸의 길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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