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道公 사태 해결 수장(首長)으로서의 모습 보여라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이 24일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직접 고용을 촉구하며 점거 농성 중인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방문, 톨게이트노조 조합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이 24일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직접 고용을 촉구하며 점거 농성 중인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방문, 톨게이트노조 조합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전병용 경북부 기자 전병용 경북부 기자

어제까지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同苦同樂)했던 근로자가 오늘은 불법 점거 농성자가 됐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의 김천 본사 점거 농성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도로공사 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과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등 250여 명은 9일 '1천500명을 직접 고용하라'며 도로공사 본사 2층 로비를 점거하고 16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과 요금 수납원들은 대법원 판결이 난 근로자와 같이 1·2심 소송 중인 근로자들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점거 농성이 길어지면서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요금 수납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청소, 방역이 안 돼 공기가 탁해지면서 감기 환자와 피부병 등을 앓는 환자가 속출하는 등 몸이 아파도 제때 의약품 공급이 안 되고, 식사는 배달되는 도시락과 빵 등에 의존해야 한다.

잠도 콘크리트 바닥에서 자야 하고 씻는 것도 악취가 나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농성이 시작되자 도로공사는 전기를 차단해 노조원들은 무더위와 싸워야 하고, 화장실 및 로비 등의 청소가 안 돼 악취와 먼지투성이인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게다가 밤이면 불이 꺼진 3·4층 화장실을 사용하는 등 여성 요금 수납원들은 안전에도 위협을 받고 있다.

불편하기는 도로공사 직원들도 마찬가지이다.

직원들은 야간근무는 물론 집에도 제때 가지 못하고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정상적인 업무는 아예 못 하고 있다.

경찰도 민주노총과 요금 수납원들의 본사 건물 진입을 막기 위해 매일 800여 명의 경찰 인력을 동원하면서 피로감이 점점 쌓여가고 있다. 이처럼 도로공사는 물론 치안에 힘을 쏟아야 할 경찰도 정상적인 업무가 되지 않아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도로공사 측은 이강래 사장이 발표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근로자(499명)와 달리 1·2심 소송이 진행 중인 1천47명은 직접 고용을 할 수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도로공사 측은 "1·2심이 진행 중인 요금 수납원들은 소송의 개별적 특성이 다르고, 근로자 지위 확인 및 임금 청구 소송이 병합돼 있다"며 "자회사 전환 동의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대법원 판결까지 받아볼 필요가 있어 확대 적용은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또 도로공사는 "요금 수납원들이 진입 과정에서 시설물을 파손해 5천만원가량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고 직원들이 다쳤다"며 "국정감사 준비 등 현안 업무와 고속도로 유지관리 및 교통관리 업무 등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도로공사는 요금 수납원들의 불법 행위와 업무 방해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 나간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점점 꼬여 가고 있는데 이 사장은 모습도 보이지 않으며 협상 테이블에 앉을 생각이 전혀 없다. 어찌 보면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지쳐 제 발로 본사 건물을 걸어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공기업 수장(首長)이 보일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어제까지 매연을 마시며 톨게이트에서 요금을 받던 가족 같은 근로자들이었다. 이들의 이야기에 한 번쯤 귀 기울일 필요도 있다고 본다.

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의 본사 점거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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