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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태우의 새론새평] 민주라는 이름의 독재

[도태우의 새론새평] 민주라는 이름의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국민,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 정권을 수사하는 검찰, 정권을 단죄하는 법원, 이 모두를 개혁 대상이라 칭하며, 아무의 말도 듣지 않고 '정권보위부'로 의심되는 공수처를 밀어붙이는 정당의 이름은, 놀랍게도 민주(民主)당이다.민주와 독재가 동의어라는 듯한 현 정권의 오만무도함 앞에서 민주정(democracy)의 뜻을 헤아려 본다. 민주정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성기의 아테네는 군주정과 같은 1인 지배체제, 귀족정과 같은 소수 지배체제와 대비되는 다수(demos)의 지배체제(cracy), 즉 민주적 시민정치체제로 운영되었다.민주정이 잘 운영될 때 아테네는 빈자의 자유와 귀족들의 부가 연결되고 임시방편의 포고령이 아니라 오랜 역사 속에서 다듬어진 법률이 모든 것 위에 군림하여 눈부신 번영을 이룩했다.하지만, 민주정은 선동에 취약한 약점이 있다. 선동가가 민중을 격동시키고, 선동에 휘둘린 광장의 분노가 법치를 집어삼킬 때, 군중의 뜻으로 행해지는 즉결처분은 폭군의 독재와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끝은 더 심한 독재자의 출현이었다.그로부터 2천 년이 지난 19세기 유럽에서 공산주의 이론가들은 역사에서 얻어진 민중독재의 경험을 합리화하여 '독재가 곧 민주'라는 충격적인 교의를 수립했다.이들의 주장은 이러하다. 모든 것은 계급적이며 19세기 영국의 자유민주주의는 부르주아(자본가, 유산자) 계급이 프롤레타리아(노동자, 무산자) 계급을 억압하는 독재기구일 뿐이다. 사회주의 혁명 후 자본가 계급에 대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독재'는 무산자 계급 자신에게는 '민주주의'를 행하는 것이다. 적대 계급에 대해서는 독재, 자기 계급에 대해서는 민주주의를 행하는 것이 필연적인 역사적 현실이다. 그리하여 '독재는 곧 민주'인 것이다.이런 사상에 물든 사람들에게, 조국, 황운하, 추미애, 윤미향의 지지자들에 대한 민주는 최재형, 박근혜, 이명박, 민경욱의 지지자들에 대한 독재와 모순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당연하고 필요하기까지 하다.이들은 심지어 4·15 총선이 부정선거였다 하더라도 무엇이 대수냐고 반문한다. "북풍 공작, 안보 이벤트를 이용한 저들의 선거는 수십 년간 언제나 부정선거였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다.하지만, '민주는 독재와 같다'라는 생각의 위험성은 2천만 명을 죽인 스탈린의 강제수용소, 중국의 끔찍한 문화대혁명, 캄보디아의 킬링 필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라는 현실로 나타났다. 그 와중에도 그들은 자신을 진보적 민주주의자, 인민민주주의자,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자라고 불렀다.이러한 현대적 야만의 대척점에 이승만 대통령이 있다. 그는 1948년 8월 15일 건국 기념사에서 "민주정체에 요소는 개인의 근본적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이승만은 참된 민주가 자유민주뿐임을 알고 있었다. 그 자유민주 정치체제의 핵심은 개개 인간의 천부인권적인 근본적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었다.이승만이 말한 개인에는 예외가 없다. 적폐 세력이기 때문에, 여론의 지탄을 받기 때문에 근본적 자유가 박탈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피와 살을 가진 한 사람 한 사람의 근본적 자유를 법의 지배로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자유민주 정치체제의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최근 4년간 우리 사회는 방향성의 혼란 속에 큰 진통을 겪고 있다. 그 이유는 건국 이념과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정치 세력이 자신의 반헌법적 본질을 숨긴 채 국가 상층부를 장악한 데 있다고 본다.자유를 얻는 것만큼이나 자유를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이제라도 우린 자유와 법치가 없는 거짓 민주의 위험성을 깨닫고, 자유와 법치의 성장이란 관점에서 한국 현대사의 기억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2020-09-23 14:37:41

[강규형의 새론새평] 정권 실세들 살리려고 나라를 망가트려도 되는가

[강규형의 새론새평] 정권 실세들 살리려고 나라를 망가트려도 되는가

지금 사회가 벌집을 쑤신 듯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탈영 사건' 하나 막기 위해 정부와 집권당, 그리고 어용 매체들이 총동원되는 이런 추태를 과거에도 본 기억이 없다. 물론 이것은 정권 실세이자 소위 '검찰 개혁'을 주도하는 추 씨를 보호하기 위해 그러는 거지만, 갖다 붙이는 억지 변명들이 가관이다. 그냥 솔직하게 사과했으면 회초리 몇 대 맞고 끝날 일인데, 이제는 한국사에 남는 초대형 부정부패 스캔들로 기록될 것이다. 국방부 장관과 국민권익위원장까지 나서 요설을 쏟아내고 있으니, 이 사건 하나가 국가의 근간을 통째로 흔들고 있다. 이들의 독립성은 기대도 안 했지만, 자기 직책의 엄중함을 인식한다면 이렇게까지 막 나가지는 않았을 거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추미애 가족들을 '쉴드(shield) 치기' 위해 거의 매일 한두 개씩 망언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전부 악성 발언들이지만 제일 악질적인 것은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이었다. "모든 출발과 시작은 당시 ○○○ 당직사병의 증언이었다. 산에서 놀던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온 산을 태워 먹었다" "그동안 이 사건을 키워온 ○○○의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제보자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했다. 3년 전엔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발의한 황 씨가 이러는 것은 자기파멸적 행위다. 현 정권과 지지자들의 고질병이기도 하다. 속칭 '지표를 찍고'(공격 대상을 특정하고) 정권 지지자들의 공격을 부추기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증언한 청년에게 이렇게 야비한 짓을 가책도 못 느끼고 저지른다. 항간에서는 황희 정승과 이름은 같지만 행동은 '황희 짐승'이라는 야유까지 나오고 있다.방송 장악, 의회 장악, 이제는 사법부도 거의 장악됐으니 오만에 가득 차 이런 추태를 부린다. 무슨 악행을 해도 자기들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믿고 더 날뛰고 있다. 권력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유권자이다. 아무리 방송과 정부기관을 총동원해 선전선동을 해도 현명한 유권자들은 그런 정도는 간파해야 한다. 그런데 정말 문제 있는 언행을 한 의원들도 별문제 없이 무난히 당선되고, 아예 심각한 문제 인물을 일부러 공천해도 당선되는 악순환 구조가 이미 자리 잡았다. 즉 정치인들이 올바르게 행동할 이유가 없어지니, 이들의 행태는 점점 더 저질화되고 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 조사에 잘 협조하겠다고 하더니 검찰에선 묵비권을 행사하고, 법정에서 성실히 임하겠다고 하더니 약속을 다 뒤집고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심지어 조 씨의 부인과 아들까지 똑같이 증언 거부를 하고 있다. 조 씨가 과거 정권들에서 한 발언들을 돌아보자. "도대체 법무부는 정권 옹위를 위해 헌정 문란 중대범죄의 수사를 방해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무법부(無法部)인가" "첩첩이 쌓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모른다'와 '아니다'로 일관했다. 구속영장 청구할 수밖에 없다. 검찰, 정무적 판단하지 말아라". 바로 현 정권, 특히 조국, 추미애 전·현 법무장관에게 해당되는 얘기 아닌가. 조 씨는 역시 조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을 가질 자격이 있다. 누가 그의 '영롱한' 어록을 정리해서 내면 베스트셀러는 물론이고 역사적 문건이 될 것이다. 위선도 어찌 이런 위선이 가능하단 말인가.게다가 할 말이 없을 때는 추 씨건, 심지어는 정경심 씨건 '전가의 보도'처럼 '검찰 개혁'을 위해 버틴다고 강변한다. 검찰 개혁? 검찰을 현재 어용 방송처럼 정권의 완벽한 하수인으로 만들어 좌파 독재 또는 유사 전체주의로 나아가는 길을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 밉보인 사람들은 손보고, 정권의 실세나 친한 사람은 권력의 의지대로 보호하겠다는 얘기 아닌가?인터넷 포털에서도 조금만 거슬리는 일이 생기면 불러다가 야단치는 일까지 생겼다. 네이버 부사장,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지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카카오의 기사 배열이 마음에 안 든다고 익숙한 어투로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문자 보내는 게 포착됐다. 많이 해본 솜씨다. 이게 발각되니 "의견 전달의 자유"라고 둘러댔다. 정권 실세가 불러서 '기합 주는'것이 의견 전달이라는 기상천외한 변명까지 나온 것이다. 방송 장악을 넘어서 광범위한 언론 장악의 마각을 잘 보여준 대형 사건이다.문재인 정권의 이런 이상한 행태들이 나라를 망가트린다. 그러나 정권은 그런 건 신경 쓰지도 않는다.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2020-09-16 15:08:19

[홍성걸의 새론새평] 집단사고에 빠진 문재인 정부

[홍성걸의 새론새평] 집단사고에 빠진 문재인 정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고,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는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3년 4개월이 지난 현재, 조국과 추미애의 부모 찬스로 기회는 더욱 불평등해졌고, 집권 세력의 부정부패 의혹 수사를 담당해 온 검찰을 와해시키고 합의 없는 일방적 국회 운영으로 과정은 더욱 불공정해졌으며,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채워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로 인해 사법 판결조차 결코 정의롭지 못한 나라가 되었다.그래서 사람들은 문재인 정권을 흔히 5무(無) 정권이라고 조롱하고 있다. 무오류를 주장하면서 한없이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무관용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무례하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정권 초기 이념에 치우쳐 현실을 무시한 정책들을 마구 쏟아내 그토록 위하겠다는 서민들의 일자리를 빼앗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폐업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세금을 천정부지로 올려 평생 애써 내 집 한 채 마련한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죄인으로 만들었다. 기회 있을 때마다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쳐 갈등을 부추기고 내 편은 무조건 옹호하는 패거리 문화 속에 자신들만 정의로운 척하는데 신물이 날 지경이다.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도 정책 추진을 위해 헌신적으로 검진과 치료에 임한 의료인들마저 편을 가르면서도 비판하는 사람들만 야속하다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지 못하는 청와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을 위한 부적절한 청탁 사건 수사에서 관할 서울동부지검은 8개월 넘게 미적거리다가 지검장과 관련 검사들은 모두 영전했다. 이젠 하루가 멀다 하고 증거가 쏟아져도 외면하면서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검찰 수사를 기다려 보잔다. 그런 사람들이 스스로 검찰 개혁의 최고 적임자라며 임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울산선거 하명수사 사건을 비롯해 유재수, 조국 등 정권 실세들의 범죄 의혹을 수사하자 검찰 쿠데타라면서 인사권을 남용해 수사팀을 모두 해체시켰다. 그러고도 모자라 채널A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동훈 검사장과의 대화는 검언 유착의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유죄로 추정하고도 증거를 찾지 못해 기소조차 하지 못했다.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그 근본 이유는 문재인 정권이 강한 집단사고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집단사고(集團思考)란 강한 응집력이 있거나 가치를 공유한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일수록 의사결정 과정에서 획일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지며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한 채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선택하여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론이다. 집단사고의 위험은 집단 능력에 대한 과신, 집단의 폐쇄성, 획일성 압력 등이 높을 때 더 커진다.문재인 정부는 협치의 대상인 야당을 청산되어야 할 적폐로 간주해 왔고 친일파와 토착 왜구 프레임으로 자신들만 옳다는 사고를 강화시켰다. 그러다 보니 철석같이 믿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가 정반대로 나타나도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했고, 그래도 안 되니 대중 영합적 퍼주기와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만 선택적으로 채택하여 정당화하려 했다. 도덕적 우월성에 빠져 집단의 폐쇄성이 극도로 높아졌고, 부도덕한 행태가 나타나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옹호한다. 그뿐만 아니라 금태섭 전 의원의 예에서 보듯 집단 내 획일적 사고에 대한 압력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다른 가능성이나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집단사고의 결과는 결국 불합리한 의사결정을 통한 정책 실패로 이어진다. 지금이라도 이러한 집단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정책 과정에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참여시켜 다양한 가능성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집단 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역할을 수행할 사람을 두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획일적 집단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막대한 피해는 오롯이 국민과 미래 세대의 몫이 될 것이다.

2020-09-09 15:45:02

[오정일의 새론새평] 누구를 위한 의대 정원 확대와 비대면 진료인가?

[오정일의 새론새평] 누구를 위한 의대 정원 확대와 비대면 진료인가?

이른바 4대 의료 정책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핵심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비대면 진료 도입이다.정부는 2022년부터 10년 동안 의대 정원을 매년 400명 늘리겠다고 한다. 증가한 4천 명 의사 중에서 3천 명은 특정 지역에서 10년 동안 의무적으로 근무하는 지역의사이다. 지역의사는 10년간 직업 선택의 자유가 제한된다. 정부는 지역의사가 의료 취약 지역과 응급 의료에 투입되면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비대면 진료는 말 그대로 의사가 환자를 만나지 않고 진료하는 것이다. 의사들은 비대면 진료 대신 원격 진료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비대면 진료이든 원격 진료이든 환자가 의사를 만나지 않으므로 이는 온라인(on-line) 진료이다. 그동안 정부는 원격 진료를 도입하려고 시도해왔다. 그러나 원격 진료는 의료민영화를 초래한다는 반대에 부딪혔다. 현재 정부가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다. 환자가 의사를 만날 수 없으니 비대면 진료를 하자는 것이다. 전화 진료는 이미 허용되었다.의대 정원을 4천 명 늘리면 의사 수가 대폭 증가한다. 의사 공급이 늘면 당연히 의사 급여가 감소한다. 적은 급여에도 일할 용의가 있는 의사가 많아지면 대형 병원의 규모는 더 커진다. 이렇게 되면 중소 병원 즉, 동네 병원은 경쟁력을 잃고 문을 닫게 된다. 폐업한 의사 중 다수는 대형 병원에 흡수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중소 병원은 사라지고 소수의 대형 병원만이 남는다. 이러한 현상은 법률 시장에서 나타난 바 있다. 법학전문대학원 설립은 법무법인 대형화의 촉매가 되었다. 병원 대형화는 의료 소비자인 국민에게 이로운가? 일반적으로 기업 규모가 커지면 생산비가 감소해서 제품 가격이 하락한다. 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진료는 병원에서 이루어지므로 환자가 쉽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병원이 대형화되면 병원 수가 감소하므로 환자의 병원 접근성은 떨어진다.비대면 진료가 도입될 경우 저급여 의사를 충분히 확보한 대형 병원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중소도시나 시골에 의사가 투입되고 진료가 이루어지는가? 진료비 수가가 인상되거나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한 대형 병원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중소도시나 시골에 병원을 설립해서 오프라인(off-line) 진료를 하는 것은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 대형 병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진료를 병행할 것이다. 일종의 하이브리드(hybrid) 진료이다.대다수 환자에게는 온라인 진료가 제공된다. 이들은 간단한 진료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의사는 집에서 모니터를 통해 환자를 진료한다. 병원에 출근할 필요가 없다. 2교대 또는 3교대 근무를 하면 24시간, 연중무휴 온라인 진료가 가능하다. 여기에는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진료비는 낮지만 환자 수가 많다. 박리다매의 원리가 작동한다. 진료에 소요되는 비용, 투입되는 의사의 급여도 낮다. 반면, 높은 진료비를 지불하는 환자는 일류(一流) 의사가 직접 진료한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한 환자가 의사를 만난다. 여기에는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하에서는 선착순이 원칙이다. 먼저 병원에 와서 오래 기다린 환자가 의사를 만난다.결과적으로 가난한 환자는 이류(二流) 의사의 비대면 진료를, 부유한 환자는 일류 의사의 대면 진료를 받게 된다. 환자의 지불 능력에 따라 상이한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의료민영화이자 영리병원이라는 자본의 논리이다.4대 의료 정책에 대한 의사들의 저항이 전적으로 정당하지는 않다. 첩약 급여화는 의사와 한의사의 밥그릇 싸움일 뿐이다. 공공의대 신설도 큰 문제가 아니다. 공공의대를 통해 배출되는 의사가 많지 않을 뿐더러 없어진 의대를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신입생 선발은 일반 대학의 절차를 따르면 된다. 의대 정원 확대와 비대면 진료 도입은 다르다. 두 정책이 시행되면 의료 시장은 대형 병원 위주로 재편되고 실질적인 의료민영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 결과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 게임에서 의사와 환자는 패자이다. 승자는 누구인가? 대형 병원이다.

2020-09-02 15:19:58

[도태우의 새론새평] 일어나 빛을 발하라

[도태우의 새론새평] 일어나 빛을 발하라

신라는 나라를 잃은 고조선 사람들이 내려와 척박한 산곡간에 헤어져 여섯 촌락을 이룬 데서 비롯되었다. 우두머리 중 하나인 소벌공이 알에서 난 박혁거세를 왕으로 살려냈으며, 박혁거세는 천 년을 지속하는 나라의 기틀을 세워 그에 보답했다.척박한 도망자의 나라가 하나 더 있는데,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이다. 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땅이었기에 바다를 건너 교역하다 유럽의 본류를 이루는 헬레니즘 문명의 기원을 이루었다. 척박한 변방이라면 지지 않을 나라가 또한 영국이다. 영원한 로마의 변두리에서 로마법을 뛰어넘는 보통법(Common law)을 길어 올려 근대 문명을 주도했다.척박한 환경 탓일까? 신라 또한 널리 인재를 받아들이고 무역에 열심이었으며 나라 사람들(國人)이 왕을 추대하고 함께 의논하는 정치를 발전시켰다.척박함을 극복하는 신라의 DNA는 천 년을 관통하여 19세기 후반 대구경북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되살아났다.1880년대 조선의 점포 수는 270개인데 그중 3분의 2인 184개가 대구경북에 있었다. 근대 상인들이 다수 등장했던 대구는 자연스레 국채보상운동의 선두에 서게 된다. 일본으로 취업해 근대적 직장을 체험한 인구 비율도 대구경북이 타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그러기에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삼성상회가 대구에서 출발하게 된 것이 우연이라고만 하기 어렵다. 대구경북은 산업화의 모태가 될 자본, 인력, 사회적 기초가 어우러진 곳이었다.이에 더하여 아테네와 영국 민족의 자유 본능과 유사한 신라의 질주 본능이 국민주권과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도래에 맞춰 대구경북에서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6·25와 낙동강 전선은 피의 희생을 통해 대구경북을 반공과 호국의 성지로 거듭나게 했다. 자유 반공 노선은 민주주의와 함께 가는 것이었고, 4·19의 전신인 2·28은 행동으로 이를 증거했다.5·16 이후 1987년까지 대구경북은 눈부신 근대화와 산업화를 추진하는 고성능 엔진이었다. 동시에 제한된 수준에서나마 법치와 민주주의가 동반 성장했다. 이윽고 1987년 6·29선언을 통해 대구·경북은 '실질적 법치와 민주주의로의 평화적 이행'이라는 역사적 대과제를 무사히 달성했다.그러나 그 이후는 어떠했던가. 대구경북은 미완의 헌법적 과제인 '자유 통일'이라는 국가의 비전을 잊고 지역 개발과 같은 작은 정치에 매몰되어 33년을 보내왔다. 근대사 100년간 선구적 비전을 제시해 오던 대구경북이 시야를 좁히고 안주하던 사이 국가의 방향성은 점차 위험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반공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건국과 호국, 산업화와 민주화의 동반 성취가 정반대로 친일·독재·분단 세력 심지어 '토착 왜구'에 의한 수탈의 역사로 매도되면서 우리 사회는 어느 틈에 개인의 권리를 당 중앙이 좌지우지하는 중국식 전체주의로 변성되고 있다.이제 대구경북이 다시 일어나 빛을 발해야 한다. 코로나 블루의 진실은 비전 상실이다. 대구경북의 꿈은 대한민국 근대사가 함께 꾸는 꿈이었다.적폐와 수구, 극우라는 모함과 누명을 뚫고 100년 근대사를 견인해 온 주역으로 떨쳐 일어나 공동체가 나아갈 길을 분명히 가리켜야 한다. 동아시아의 거대한 격랑 속에서 그 비전은 건국헌법부터 규정된 '자유 통일'일 수밖에 없다.아테네가 없었다면 학문과 정치가 없고, 영국이 없었다면 보통 사람들의 법치와 민주주의가 없었을 것이다. 대구경북은, 나아가 대한민국은 어떤 역사적 사명을 감당할 것인가? 적어도 시대착오적인 중국몽을 넘어 광복절 노래 2절과 같이 '세계에 보람될 거룩한 빛'을 품는 방향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건국과 호국에 이어 근대화와 산업화를 달성하고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법치와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온 대구경북인이여, 마지막 '자유 통일'의 고지를 향해 힘차게 일어서자. 역사의 서광이 그대와 함께할 것이다.

2020-08-26 13:48:20

[강규형의 새론새평] 염치없는 정권은 썩은 방송·무조건 지지자가 만든다

[강규형의 새론새평] 염치없는 정권은 썩은 방송·무조건 지지자가 만든다

어느 정권이건 황당한 자화자찬을 하고 거기에 대해 엉뚱한 변명을 했었다. 그런데 현 정권은 도가 지나쳐서 뻔뻔함의 수준까지 갔다. 예전에는 기본적인 양심과 체면, 그리고 무엇보다 염치가 있어서 그런 짓을 할 때는 부끄러워하는 기색이라도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특유의 '배 째라' 정신과 막무가내 대응으로 한국 정치사의 신기원을 이루어나가고 있다. 이제는 아예 변명을 안 하거나, 해도 대충 성의 없이 그냥 마구 내지른다. 수사를 받는 권력자들은 과거처럼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오히려 기세등등하다. 세상에 이런 정권이 있었던가.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8일 법무부가 전날 단행한 고위간부 인사에 대해 "인사가 만사!" "특정 라인·특정 사단 같은 것이 잘못된 것" "출신 지역을 골고루 안배했다" "아무런 줄이 없어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검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줬다" 등등의 어안이 벙벙한 자평을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줄을 잘 선' 친정권 인사들을 중용했고, 검찰의 최고 요직인 소위 '빅4' 직책에 호남 출신 검사들을 전면 포진시켰다. 그러고서도 지역 안배니 줄 없는 검사들 배려니 하는 유체 이탈 화법으로 얘기했다.이임하는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권력형 비리는 사라졌다"는 경악스러운 얘기를 입에 침도 안 바르고 했다. 사실은 '권력자들의 비리를 제대로 수사 못 하게 정권이 필사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가 옳은 표현 아닌가. 이런 것들이 바로 염치없는 아무 말 던지기의 예이다.감사원, 검찰, 방송통신위원회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가져야 하고, 그래서 이 기관의 장들에게는 임기가 보장된다. 문 정부도 입으로는 이들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가증스러운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였다. 현 정권의 수족처럼 노는 민변 출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독립성을 최소한이나마 지키려는 최재형 감사원장에겐 정권에서의 비열한 사퇴 압력이 쏟아지고 있다. 친정권인 김오수 전 법무무 차관을 감사위원으로 집어넣기 위해 무려 세 번씩이나 지명하면서 압력을 넣었다. 이렇게 감사원장의 권한과 감사원의 중립성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면서도 자기들이 뭐를 잘못하는지도 모른다. 자유민주주의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이 인권이니 민주니 떠들고 살았다는 게 창피한 일이다. 또한 야권에서 임명하지 말라던 윤석열 검사를 무리하게 검찰총장에 앉히고는 자기들의 사냥개 노릇을 충실히 안 한다고 마구 밀어내려는 언행들이 난무한다. 권력에서의 독립성은커녕 오히려 검찰 장악을 통한 유사전체주의를 추구하고 있다.권력에 대한 감시자(watchdog) 역할을 해야 할 방송과 다수 언론들은 오히려 권력의 애완견으로 행동한다. KBS 내 '검언 유착' 오보에 관한 '진상규명위원회' 활동은 땅바닥에 떨어진 KBS의 위신을 조금이나마 살리려는 노력이다. 그런데 권력을 장악한 KBS2노조(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지부)가 이런 활동을 오히려 "동료에게 칼을 겨누는 행위"라고 맹비난하며 그 혐오스러운 사건을 덮으려 한다. 언론노조는 '공정 방송'이니 나발이니 하는 낯 뜨거운 얘기는 아예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약속을 어기고 한국에 피해를 준 북한의 통보 없는 황강댐 방류가 "그럴 만한 사정이 있을 거"라는 황당무계한 변호를 하면서, 오히려 1천만달러를 지원한다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지원에 대해 미국과 미리 논의가 됐다는 허언까지 했다가, 그것이 거짓임이 밝혀졌어도 아무 해명도 없다.이러한 막가파 행동이 나오는 이유는 현 정권의 태생적인 뻔뻔함도 있지만, 이런 언행을 오히려 방어해주는 썩어 빠진 방송과 언론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문재인 퇴진 집회'는 우중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런데 경찰 추산과 YTN 보도는 겨우 500명이 모였다고 했다. 한국방송사에 신기원을 이룰 망언이 아닌가. 소위 '조국 장관 수호 집회'에 무려 200만 명이 모였다는 거짓말을 게거품 물고 떠들었던 방송과 일부 사이비 언론들 식으로 따지면 한 500만 명이 모였다고 왕창 과장해도 무방하다. 그 근거는 '딱 봐도' 500명이 아니라 500만 명이기 때문이다.여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 정권을 지지하는 비이성적인 대깨문(대가리 깨져도 문재인 지지층)이 두텁게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어울려 한국 사회는 염치없는 정권의 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2020-08-19 15:42:48

[홍성걸의 새론새평] 문재인 정부의 이상한 검찰 개혁

[홍성걸의 새론새평] 문재인 정부의 이상한 검찰 개혁

이제야 의문이 좀 풀린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을 왜 꼭 조국이 해야 했는지 말이다. 취임 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한 모든 일이 개혁과 거리가 멀었음에도 왜 이를 검찰 개혁이라고 불렀는지도, 황희석, 최강욱, 김남국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이 그토록 조국과 검찰 개혁을 동일시한 이유도 알 것 같다.조국 씨는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지 꼭 1년이 되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울산 선거 개입 사건의 공소장에 문재인 대통령을 15회나 언급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작년 하반기 초입… 검찰 수뇌부는 4·15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패배를 예상하면서 검찰 조직이 나아갈 총노선을 재설정했던 것으로 압니다… 집권 여당의 총선 패배 후 대통령 탄핵을 위한 밑자락을 깐 것입니다…." 그는 권위주의 체제 종식 이후 군부나 정보기관 등은 모두 민주적 통제 안으로 들어왔지만, 검찰만은 민주적 통제를 거부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최강의 권한을 행사하는 '살아있는 권력'으로 행세했고, '준 정당'처럼 움직인다고도 썼다.검찰 개혁은 피의자 인권 보호와 집권 세력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 및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울산 선거 개입 사건 수사 이후 집권 여당의 검찰 개혁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는 완전히 사라졌다. 조국 씨의 글에서 우리는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2019년 8월 초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할 때, 조국 민정수석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은 윤 총장이 적폐 청산과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었다. 조 수석 자신이 윤석열 후보자의 인사 검증 책임자였다. 그런 윤 총장이 임명도 되기 전에 이미 검찰 조직의 수뇌부를 구성하여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는 말이다. 그것도 집권 여당의 패배를 예상하면서 말이다. 당시 대통령과 여당 지지도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높아서 9개월 뒤에 있을 집권 여당의 패배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서울대 법대 교수이고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사람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이런 비논리적 글을 버젓이 공개적으로 올린 이유는 무엇일까.이는 윤석열 검찰의 청와대에 의한 울산 선거 개입 사건 수사가 대통령 탄핵의 사유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그래서 무조건 이 사건 수사를 막아야 했다. 윤석열 총장이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성격을 잘 알고 있으니 설득보다 배제를 택했고 그 방법으로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자니 윤석열 검찰의 문제를 강력히 제기할 필요가 있었고, 윤 총장이 의도적으로 탄핵의 기반을 깔려 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자신을 정당화하려 한 것이다. 정치적 중립성과 집권 세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검찰 개혁에서 사라진 것은 이 때문이다.윤석열 검찰의 수사를 정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 문 정부는 조국 씨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해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윤석열을 배제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조국 씨는 본인과 가족의 불법행위 의혹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니 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할 수밖에. 이후 추미애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해 검찰 인사권,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윤석열을 고립시켰다. 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는 윤석열 배제를 위한 대안을 검찰 개혁안이라고 발표했으니 스스로 부끄럽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그것도 모자라 검사장급 인사에서 정권에 충성하는 정치검사들을 승진시켜 윤 총장을 포위했고, 곧이어 대대적인 차장 및 부장검사에 대한 인사를 통해 검찰의 정권 예속화가 완성될 것이다. 검찰총장의 수족이 모두 끊겼으니 더 이상 집권 여당 관련 수사는 없을 것이다.맹자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은 의지단야(義之端也)'라 했다. '사람이라면 의롭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길 줄 안다'는 뜻이다. 집권 여당 사람들이 수오지심이 있는지는 이제 국민이 판단할 문제다. 그리고 문재인 청와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행태가 검찰 개혁인지, 아니면 합법을 가장한 희대의 국정 농단인지는 후세 사가들이 판단할 것이다.

2020-08-12 11:35:25

[오정일의 새론새평] 미국 대통령선거 예상

[오정일의 새론새평] 미국 대통령선거 예상

3개월 후 미국 대통령선거가 있다. 대체로 언론은 조 바이든의 승리를 예측한다. 미국 내 모든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하는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Real Clear Politics)에 의하면 7월 셋째 주 기준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에 8%포인트(p) 차이로 앞서 있다. 양자 대결에서 8%p는 작은 차이가 아니다. 선거에 따라 지지하는 정당이 달라지는 9개 주(州)의 경우 지지율 차이는 5.3%p이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아이오와, 오하이오,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주만을 보면 차이는 4%p로 줄어든다.미국의 대통령선거 방식은 특이하다. 후보는 자신이 이긴 주에 배정된 대의원을 모두 가져간다. 대의원 수가 적은 주에서 크게 이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작은 차이라도 대의원 수가 많은 주에서 이겨야 한다. 2016년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는 득표율은 낮았으나 더 많은 대의원을 확보해 당선되었다. 여론조사에서 확실하게 우세한 주를 바탕으로 계산한 대의원 수는 트럼프가 63명, 바이든이 118명이다. 현재 누구의 몫인지를 알 수 없는 대의원 수는 274명이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바이든이 확실하게 우세한 캘리포니아주를 제외할 경우 두 사람의 예상 대의원 수는 같다.금년 3월 이후 트럼프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경기 침체, 인종 갈등이라는 악재(惡材)에 시달렸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이미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이 여전히 높지만 사망률은 낮다. 금년 3월 하루 2천 명이었던 사망자는 7월 기준 500명으로 감소했다. 백신과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미국 경제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의 3분의 1이 복구되었다. 금년 4월 45%까지 떨어졌던 전년 대비 자동차 1대의 연료 사용량이 6월 말 기준 90%로 회복되었다.최근 실시된 워싱턴 포스트와 ABC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바이든이 인종 갈등과 코로나바이러스에 잘 대응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다. 그러나 "누가 미국 경제를 잘 운영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7%가 트럼프를, 45%는 바이든을 선택했다. 바이든의 무역 정책은 트럼프와 다르지 않다. 바이든 역시 관세 부과를 통한 국내 산업 보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두 사람의 차이는 실업 대책에서 드러난다. 바이든은 실업 급여 지급과 부자에 대한 증세(增稅)를 주장한다. 미국 민주당의 주장대로 계속해서 방역을 강화하면 실업률이 높아지므로 실업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증세가 불가피하다. 트럼프는 중소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서 고용을 유지하려고 한다. 트럼프의 실업 대책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하지만 증세는 필요하지 않다. 이러한 정책적 대립은 트럼프에게 불리하지 않다.미국 대통령선거의 초점이 트럼프라는 사실도 바이든에게 불리하다. 바이든은 유권자의 관심 밖에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ABC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트럼프 지지자의 72%, 바이든 지지자의 67%가 '트럼프' 재선을 위해 또는 재선을 막기 위해 투표한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바이든 지지자의 24%, 트럼프 지지자의 21%만이 '바이든' 당선을 위해 또는 당선을 막기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하였다. 지지자의 응집력도 트럼프가 강하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자의 70%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하였다. 바이든 지지자의 경우에는 이 비율이 40%에 불과하다. 투표율이 높지 않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투표 의향은 당락(當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현재 시점에서 내가 판단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은 50%이다. 변수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망률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많을수록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은 낮아진다. 다른 하나는 실업률이다. 금년 11월까지 미국의 실업률이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실업률이 유권자가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인지가 관건(關鍵)이다. 미국 대통령선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2020-08-05 11:30:00

[도태우의 새론새평] 신속하고 정확한 재검표가 나라를 살리는 길

[도태우의 새론새평] 신속하고 정확한 재검표가 나라를 살리는 길

4·15 총선이 치러진 뒤 106일이 지났다. 그간 25군데 후보자와 107곳의 유권자, 1개 비례정당의 선거소송이 대법원에 제기되었지만 한 곳도 재검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재검표 일정이 잡힌 곳조차 없다.이회창 후보의 2002년 대선 재검표는 전국 80개 개표소를 대상으로 했지만 선거 후 39일 만에 실시되었다. 4년 전 총선에서 문병호 후보의 재검표는 두 달 보름 만에 이루어졌다. 1992년 임채정 의원은 118일 만에 실시된 재검표로 당선되었는데, 역사상 가장 늦은 재검표였다.혹시 재검표를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일까? 일반 유권자가 매번 같은 이유로 선거가 있을 때마다 소(訴)를 제기한다면 '소권 남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라 하더라도 공직선거법 제222조에 따라 선거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국민주권의 핵심 제도가 선거이니만큼 재판청구권은 최대로 존중되어야 한다. 재검표는 신청자가 검증 비용을 부담하기에 세금을 낭비하는 측면도 없다.이번 재검표에서는 신속과 더불어 특히 정확성이 요구된다. 의혹의 상당 부분이 디지털 영역인데 증거보전 단계에서 법원은 전통적인 종이 투표지, 투표록 등만 보전을 허가하고 전산화된 통합선거인명부와 투표지 이미지파일, 서버와 분류기 등의 보전 조치를 거부한 바 있다.이번 선거에서는 고성능 내장형 CPU와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USB 포트를 함께 탑재한 신형 전자개표기(투표지 분류기)가 도입되었다. 기존의 개표 부정 의혹과 달리 빅데이터 분석으로 정교한 목표치를 산출한 뒤 전산 조작과 가공 표 투입으로 정확하게 180석을 도출한 총체적 조작이 의심되고 있다. 미시간대의 월터 미베인 교수와 같은 세계적인 부정선거 전문가는 사전투표 영역에서 7~10%의 사기성 표를 추정한다.이번 선거에 대한 증거보전에서는 봉인(封印)이란 말이 부끄러울 정도로 수많은 봉인 훼손 사례가 발견되었다. 봉인 테이프가 재부착된 것, 봉인 도장이 새로 찍힌 것, 등록된 도장과 다른 도장이 찍힌 것, 옆으로 구멍이 나 있거나 위로 틈이 벌어져 있어 봉인의 의미가 없어진 것, 삼립빵 상자와 이삿짐 박스 같은 비규격함, 겉면에 투표소·투표 종류와 같은 필수 기재 사항이 전혀 기재되지 않은 보관함 등 불법 부정 사례를 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보관함에 담긴 투표지는 특별 검증 절차를 밟아 유무효를 엄격히 판정해야 할 것이다.결국 정확한 재검표를 위해서는 당일 투표지의 일련번호 확인만이 아니라 통합선거인명부 파일에 기재된 일련번호와 사전투표지 QR코드 번호 대조를 통해 투표지의 동일성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 개표 전후 과정의 부정 투표지 혼입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재검표의 본질적인 의미가 없게 될 것이다.선관위가 주장하듯 '관리 부실'은 있었지만 디지털 조작, 가공 표 혼입 등 선거 부정이 없었음이 재검표로 입증되면 국가적 신뢰를 드높이는 자산이 된다. 반면, 부정선거 의혹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국헌 문란 사안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따라서 어느 입장에서든 신속·정확한 재검표가 필수적이다. 재검표 날짜를 계속 미루며 이 중대한 의혹이 실효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 시한을 넘겨 보겠다거나 핵심 정보의 확인을 차단하고 요식행위로 재검표를 치르겠다는 생각은 모두 국민의 건전한 상식과 극도로 배치된다.정의와 인권의 최후 보루여야 할 사법부가 정권의 최후 보루가 되었다는 한탄이 들려온다. 사법부의 장악은 신독재 유사 전체주의의 완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줄기 빛과도 같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4·15 총선 재검표를 주도한 대법관은 미국이 기리는 마샬 대법원장처럼 대한민국을 법치의 죽음에서 건져낸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다.'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Justice delayed is justice denied)고 말해진다. 2020년 신속·정확한 재검표 실시는 1987년 직선제 개헌과 같이 우리 사회를 자유민주 법치의 정방향으로 올려 세우는 기념비적 사건이 될 것이다.

2020-07-29 15:03:45

[강규형의 새론새평] 한국인들은 거짓 공약 따위는 신경도 안 쓴다

[강규형의 새론새평] 한국인들은 거짓 공약 따위는 신경도 안 쓴다

조선시대 때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대체로 위생적인 불결함과 습관적 거짓말을 지적한 경우가 많다. 위생은 대단히 좋아졌지만, 거짓말의 '전통'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황승연 경희대 교수는 이것을 아무 책임지지 않고 사는 노비들이 많았던 사회에서 파생된 '노비근성'으로 설명했다. 아마 여기에 겉치레를 중시하는 주자학의 전통도 한몫했을 것이다.이유야 어떻건 한국은 아직도 거짓말이 횡행하는 곳이고 따라서 상호 신뢰와 신용이 부족한 저(低)신뢰사회(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의 분석)이다. 그때그때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로 넘기는 것이 일상사가 된 사회. 이것은 한국사회가 근현대 문명국가가 되는 데 큰 장애물이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거짓말은 존재한다. 하지만 사회의 모든 계층이 거짓으로 점철된 사회는 그리 많지 않다. 하류층 일반 대중들의 일상적인 거짓말부터 최상위 집권세력의 뻔뻔한 거짓말까지 정말 모든 층위에서 허위가 난무하니 한국은 미래가 없는 사회이다. 필자는 지난 몇 년간 특히 이런 것을 깊이 체험해 볼 기회가 있었다. 자기들의 사기 행각을 덮기 위해 온갖 거짓말로 일관하다가 법원에서 허위가 밝혀진 개장수들부터, 그것을 악용한 노조 세력들, 그리고 방송 장악을 위해 발악을 하면서도 자신들은 방송 장악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유체이탈 화법'을 쓴 집권 세력까지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다. 심지어는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거짓으로 일관하다가 증거를 들이대자 그제서야 잘못을 시인하는 경찰관까지 봤다.그중에 백미는 현재 집권 세력의 거짓말 퍼레이드이다. 20대 총선에서 광주 등 호남에서 패배하면 대선을 포기하는 등 정계 은퇴를 하겠다는 문재인 후보는 실제 광주·호남에서 완패를 하고도 그 엄중한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그러고도 대통령에 당선되는 게 한국사회다. 문재인 후보의 대선공약들을 하나하나 복기해 보면 입에서 나오는 대로 "아무 말 대잔치"를 하고는 책임지지 않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있는 권력 눈치도 보지 말라"고 호기롭게 당부했다가 진짜 살아있는, 그러나 부패하고 부정한 권력에 대해 세게도 아니고 살짝 손을 대도 광란에 가까운 방해를 하고 있다. 이제는 '공영방송' KBS 9시 뉴스가 채널A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존재하지 않는 대화 내용을 가공해서 보도하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KBS는 "기레기 방송 서비스"의 약칭이라는 풍자까지 나오고 있다.저번 총선에서 비례용 정당을 절대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친여권 비례용 위성정당이 두 개나 만들어졌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비난은 잠시라도 책임은 4년"이라는 합리화로 비틀어진 사회에서의 정답을 말했다. 유권자들은 이런 거짓말에 대해 전혀 상관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통일부 장관으로 검증 중인 이인영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인에게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 그때그때 달라지는 변명을 하고 있다. 솔직히 얘기해보자. 한 것이라곤 전대협 등에서 NL 친북 공산혁명 운동을 하다가 전향도 제대로 안 하고 갑자기 사회의 최고 상층부에 진입했다. 그러고는 본인들이 그렇게 타도하자고 외쳤던 특권층이 돼서 온갖 특혜를 받은 것 아닌가. 조지 오웰이 경고했던 '두 다리로 걷는 돼지들', 유고슬라비아 공산 게릴라 출신인 밀로반 질라스 부통령이 자기의 사상을 버리고 얘기한 '뉴 클래스'(New Class·이 책은 최근 이호선 교수의 번역으로 '위선자들-새로운 수탈계급과 전체주의의 민낯'(리원)으로 출간됐다), 또한 전체주의(혹은 유사전체주의) 체제에서의 특권층인 '노멘클라투라'의 한국적 변용에 불과하다. 이것은 한국의 대부분 소위 운동권과 좌파 시민사회 출신들이 공통으로 갖는 특징이다. 이런 세계의 최상위에 군림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몰락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자기 당 소속 지자체장의 잘못으로 재보궐 선거를 하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집권당의 '멋있는' 공약도 결국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엔 "반성 차원에서 여성 시장 후보자를 내자"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별걱정을 안 해도 될 것이다. 한국인들은 이미 거짓말에 중독돼 있고, 과거 공약 따위는 그때쯤이면 다 잊어버리고 있을 테니까.

2020-07-22 15:53:55

[홍성걸의 새론새평]  극에 달한 친일파 몰이, 더 이상은 안 된다

[홍성걸의 새론새평] 극에 달한 친일파 몰이, 더 이상은 안 된다

백선엽 장군이 서거했다. 백 장군은 6·25 동란 시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공산주의의 침략으로 존망의 기로에 섰던 나라를 지켜낸 호국 영웅이다. 그런 영웅을 집권 여당과 진보 좌파는 친일파라고 비판하고 혹자는 국립묘지에도 가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가 친일파라는 이유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그가 만주군관학교를 졸업하고 간도특설대에 배치되어 만주에서 독립군을 토벌했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그가 배치된 1943년 만주에는 독립군은 이미 사라진 뒤였고 비적 떼와 같았던 팔로군들만 간혹 남아 있었다. 좌파들은 일본군 장교가 된 그가 만주에 배치되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친일파로 몰아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또 다른 예를 보자. 한국화의 거장인 월전 장우성 화백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나 유관순 열사, 강감찬 장군, 윤봉길 의사 등 7분의 표준 영정을 그린 분이다. 좌파들은 그가 친일파라고 비난하면서 충무공과 유관순 열사 등의 표준 영정을 바꾸어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장 화백이 친일파라는 근거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서 4회 연속 특선을 해 추천작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선전은 오늘날 국전에 해당하는 조선 최고의 미술전람회였다. 여기에서 특선을 한다는 것은 미술가로서 당연히 거쳐야 할 관문이었고 4회 연속 특선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의미다. 좌파들은 친일의 구체적 행적 없이 '선전'에 작품을 출품했으니 친일파라며 그가 그린 영정을 모두 바꾸어야 한다고 난리들이다. 장 화백이 친일파여야 할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좌파들은 친일파 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한 대한민국을 정의가 바로 서지 못한 나라라며 비판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20여 명의 학자들이 참여해 10여 년에 걸쳐 4천776명의 친일파를 발굴(?)하여 2009년 3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했다. 하지만 광복 직후 구성된 반민특위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친일혐의자는 680여 명이었다. 일제강점기를 온몸으로 체험한 위원들이 생생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던 친일혐의자가 그 정도였는데, 살아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발굴했다는 친일행위자는 그 9배에 달한다. 그들이 친일파의 기준으로 정한 것 중 일본군 근무자는 당초 영관급 이상으로 정했다가 박정희가 빠지게 되니 다시 위관급으로 낮추어 박 전 대통령을 포함시켰다. 이런 자의적 기준으로 판단한 친일행위자 목록을 믿어야 하나.1912년 신의주에서 태어난 손기정은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여 지금도 추앙받고 있다. 1932년 동아마라톤대회에 신의주 대표로 출전해 2위를 했던 손기정은 1935년 조선마라톤과 전 일본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여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고, 그래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손기정은 1937년 양정고보를 졸업했고, 1940년 메이지대학을 졸업했다. 일제강점기 마라톤 선수로서 손기정은 당연히 거쳐야 할 예선을 거쳐 본선인 베를린에 출전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이다.좌파들이 친일 청산을 제대로 했다는 북한의 경우를 살펴보자. 조규봉이라는 조각가가 있다. 1917년 인천에서 태어난 조규봉은 일본 도쿄미술학교를 졸업한 천재적 조각가였다. 장우성 화백처럼 '선전'에서 입선과 특선을 했던 그는 일본의 '문부성전람회'(제전)에서 한국인 최초로 특선을 했다. 그때까지 '제전'은 일본의 자존심 격이라 조선 사람에게 특선을 준 적이 없었다. 그만큼 조각가로서의 조규봉은 탁월한 예술가였다. 그는 1946년 월북 후 북한에서 김일성 동상과 중국인민지원군우의탑을 만들었으며, 북한 조각예술의 대부로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그런 조규봉이 친일파로 비난받는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좌파의 논리대로 백선엽, 장우성이 친일파라면 손기정도 당연히 친일파여야 한다. 좌파들은 왜 같은 상황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는가. 좌파의 친일파 몰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걸핏하면 보수우파 인사들을 독재자의 후예니, 친일파의 후손이니 하면서 사실에도 맞지 않는 비판을 하곤 했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친일파니 토착왜구니 하면서 반일 감정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 국민도 감정적 반응보다 논리적 판단을 통해 친일파 몰이의 허구성을 깨달아야 한다. 솔직히 말해 여당인 민주당에도 진짜 친일파의 후손들이 있지 않은가. 더 이상 근거도 없이 논리도 없이 사회를 분열시키는 망언을 삼가기 바란다.

2020-07-15 14:39:37

[오정일의 새론새평] 부동산 열풍과 피케티(Piketty)

[오정일의 새론새평] 부동산 열풍과 피케티(Piketty)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이 있다. 부동산정책의 목표는 집값을 하락시키는 것인가? 상승시키는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목표는 집값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말 그러한가? 사람들은 집값이 하락하는 것을 원하는가? 일부는 원하고 다른 일부는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집을 보유한 사람들은 집값이 상승하기를 바란다. 전세나 월세를 사는 사람들은 집값이 하락하기를 바란다. 모든 사람들은 내가 집을 사기 전에는 집값이 싸고, 내가 집을 산 후 집값이 폭등하기를 원한다. 자본소득, 아니 불로소득은 많은 사람들의 꿈이다. 이 꿈이 이루어지려면 집값은 영원히 상승해야 한다. 풍선이 터지지 않고 영원히 커져야 한다.한 나라의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 집값이 꾸준하게 오른다.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생산과 고용이 증가함을 의미한다. 생산과 고용이 증가하면 소득이 증가하므로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소득이 늘면 사람들은 양질의 넓은 집을 원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이유로 선진국은 저개발 국가에 비해 소득, 집값, 물가가 모두 높다. 동일한 논리를 한 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집값은 경제가 호황일 때 상승하고 불황일 때 하락한다. 경제 상황과 집값은 같이 움직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생산과 고용은 하락, 집값은 상승하고 있다. 경제 상황과 집값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를 디커플링(decoupling)이라고 한다.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투자시장이 아니다. 부동산이라는 실물자본을 매개로 한 투기(投機)시장이다. 투기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내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아야 돈을 번다. 이는 폭탄 돌리기이다.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폭탄이 터진다는 것을 안다. 내 손에서 폭탄이 터지지 않으면 된다. 폭탄이 터지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투기시장이다. 경제는 불황인데 주가가 상당히 높다. 일부 언론은 소액투자자들을 동학개미라고 치켜세운다. 이는 저열한 수사(修辭)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은 없다. 서민들의 쌈짓돈으로 대기업 주가를 떠받치는 것은 애국이 아니다.인간 세상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노동과 자본이다. 토지는 넓은 의미에서 자본이다. 사람들이 만든 가치는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으로 분배된다. 예를 들어, 100원의 생산물이 노동소득 40원과 자본소득 60원으로 분배되면 노동소득분배율은 40%, 자본소득분배율은 60%가 된다. 경제학자들의 관심사를 두 개의 단어로 요약하면 분배와 성장이다. 분배는 소득을 나누는 것이고 성장은 소득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소득을 어떻게 분배해야 성장하는가? 노동소득분배율을 높이면 소비가 증가한다. 자본소득분배율을 높이면 투자가 증가한다. 성장의 동력은 소비인가? 투자인가? 소득주도성장론은 성장의 동력을 소비로 본다.프랑스 경제학자 피케티가 분배와 성장에 관한 중요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피케티는 두 개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첫째, 자본수익률은 경제성장률보다 높다. 즉, 경제가 성장할수록 빈부 격차는 커진다. 둘째, 경제가 불황일 때 자본소득분배율과 노동소득분배율의 차이가 커진다. 이 두 개의 법칙은 사람들이 왜 부동산과 주식 투자에 열광하는지를 설명해준다. 열심히 일만 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 경제가 불황이면 자본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뛰어난 경제학자인 피케티가 발견한 법칙이 우리나라에서는 상식에 불과하다.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많은 정책을 내놓았다. 투자에 필요한 돈줄을 죄고 거래를 신고하게 하였다. 주택 공급도 늘린다고 한다. 부동산 보유세도 인상될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정책은 효과가 없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다는 법칙, 경제가 불황일 때 자본의 몫이 커진다는 법칙이 작동하는 한 부동산 열풍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전통적인 부동산정책은 중산층의 투자를 어렵게 만들어서 빈부 격차를 심화시킬 뿐이다. 피케티가 발견한 법칙을 깨트리는 것, 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2020-07-08 14:50:23

[도태우의 새론새평] 5·18 신화를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도태우의 새론새평] 5·18 신화를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5·18 신화의 입구에 ''라는 황석영 작가의 책이 있었다. 사망자 수 2천 명부터 사망 경위까지 여러 세부 항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지만, 5·18로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은 1980년대 대학가에서 저 책의 영향력은 쓰나미와 마찬가지였다.40년이 지난 오늘, 5·18은 아직도 역사이기를 거부하고 한층 더 신화와 성역으로 치닫고 있다. 1980년대 골방에 숨어 저 책을 읽던 운동권 세대가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4·15 총선을 거치며 모든 국가 사회기관을 접수한 양상이다. 그들은 '역사왜곡금지법' '5·18왜곡처벌법'을 통과시키려 한다.양향자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역사왜곡금지법'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여 폄훼하거나 피해자 및 유가족을 이유 없이 모욕하는 경우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혹은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회 이상 재범 시 곧바로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5·18 특별법 개정안'은 인터넷과 출판물에서 5·18을 왜곡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5·18에 대해 조금이라도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 것은 아우슈비츠 대학살 같은 반인도범죄를 옹호하는 일이기에 처벌되어도 마땅하다고 한다. 정작 국제적인 반인도범죄의 표상인 북한 정치범수용소 20만 피감금자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쥐고 체계적이고 대규모로 인권 범죄를 자행하는 김정은에 대해서는 위인맞이 행사를 해도 관용해야 한다.5·18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비상계엄 전국 확대에 항의한 평화적 시위와 같이 자유민주화운동의 요소를 분명히 품고 있지만, 좌익 사상범 등 2천700여 명을 수감 중인 광주교도소를 며칠간 무장공격한 것과 같이 자유민주화운동으로 볼 수 없는 요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반란수괴 등의 죄로 무기징역을 확정한 1997년 대법원 판결조차 "3공수여단 11대대 병력이 1980. 5. 21.부터 같은 달 23.까지 광주교도소의 방어 임무를 수행하던 중 무장 시위대로부터 전후 5차례에 걸쳐 공격을 받았는데, 같은 달 22. 00:40경에는 차량 6대에 분승하여 광주교도소로 접근하여 오는 무장 시위대와 교전하고, 같은 날 09:00경에는 2.5톤 군용트럭에 엘엠지(LMG) 기관총을 탑재한 상태에서 광주교도소 정문 방향으로 접근하면서 총격을 가하여 오는 무장시위대에 응사"했다고 증거한다.5·18의 심각한 양면성을 무시하고 1995년 '5·18 특별법'을 제정한 이래 우리 사회는 25년간 '역사 바로 세우기'에서 '역사 왜곡 금지'를 거쳐 '역사 새로 쓰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4·19나 1987년 6월과 달리 5·18의 성역화는 한국사를 절대 선과 절대 악으로 양분하여 지고지순한 5·18 계승 세력 대 악마적 적폐 세력 간의 싸움이란 틀을 고착시킨다. 5·18을 절대화할수록 자유체제 건국과 6·25, 산업화와 평화적인 민주화 이행, 자유통일이라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정방향이 망각되고, 친일·독재·분단 세력 대 자주·민주·통일 세력 간의 영구한 대립만이 신념화된다.이제 더는 두려움과 움츠러듦으로 자유인의 상식이 가리키는 진실을 덮고 순응할 수는 없다. 1980년대에도 자유롭던 대학가의 정부 비판 대자보 부착이 처벌되는 데서 보듯 이미 우리 사회의 가치 역전과 권력 역전은 지나칠 정도로 진행되었다.'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를 외쳤던 열정을 되살려 일그러진 운동권 공화국의 핵심에 놓인 거짓 신화와 성역화를 거부할 때다. 5·18은 자유민주화운동을 분명히 포함하지만 그에 포함될 수 없는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를 지적하는 자를 역사 왜곡으로 처벌할 때, 그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자유헌정에 반하는 요소를 성역화하여, 이것을 비판하는 자를 국가가 처벌한다면, 이미 그 국가는 자유체제이기를 멈추고 다른 체제로 변성된 것과 마찬가지이다.5·18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신화화와 성역화의 방향에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순을 품은 삶의 역사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할 때 진정한 국민 통합, 생명의 역사, 축복의 통로가 시작될 것이다.

2020-07-01 15:04:53

[강규형의 새론새평]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공약은 웃음거리

[강규형의 새론새평]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공약은 웃음거리

지키기 어려운 것이 정치인의 공약이긴 하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급으로 그의 공약과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한미동맹을 강화시키겠습니다" "방송 장악을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습니다" 등등 끝이 없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오히려 정반대 방향으로 질주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단 하나 확실하게 지킨 공약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인 듯하다. 그렇다. 지금 한국인들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한심하고 기이한 시대를 살고 있다. KBS, MBC 등 관영·노영 매체들을 총동원해서 이러한 문제들을 덮느라 전전긍긍하고 있을 뿐이다. 몇 개 실천했다고 하는 정책 공약들은 탈원전(脫原電)처럼 오히려 한국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그런데 그중 가장 실패한 공약은 단연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 중에 지금처럼 북한 체제가 우습게 알고 막 대하는 한국 대통령은 없었다. 이미 북한 조평통 대변인이 문 대통령의 작년 8·15 경축사에 대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하늘을 보고 크게 웃을)할 노릇"이라는 역사에 남을 조롱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북핵 폐기를 이뤄내서 한반도 평화를 펼치겠다는 약속은 이미 물 건너간 지 오래다. 북핵 폐기를 세일즈하면서 벌인 무리수들이 지금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역시 "불가능한 일을 하겠다고 큰소리치지 않겠습니다"라는 공약과는 정반대로 불가능한 북핵 폐기를 내세우며 국민과 국제사회를 농락했다. 조평통 기관지 '우리민족끼리'도 8월 16일 독자 감상글 댓글에 "문재인이…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역대 가장 우습게 보는 한국 대통령임을 인증한 셈이다.문 대통령이 20년 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6·15공동성명 서명식에서 착용한 넥타이까지 빌려 매고 남북한 교류협력을 강조하는 연설을 했지만, 북한은 바로 그다음 날인 6월 16일 국민 세금이 수백억원 들어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보란 듯이 폭파했다. 요즘 '당 중앙'이 된 김여정 북한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그다음 날인 17일 담화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맹물 먹고 속이 얹힌 소리 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놨다"고 비판했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이 정권 인사들은 일제히 북한 옹호에 바쁘다. 국방장관은 남북 협의 위반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어떤 이들은 "우리 책임이다" "대북 전단 때문이다" 혹은 "미국 책임이다"는 등 궤변을 늘어놓기 바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대)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디냐"는 기가 막힌 말을 했다. 뭔가 물려도 단단히 물려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는 장면이다.북한의 당국자들이 이 정권에 대한 경멸과 협박을 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모란봉 냉면 음식점 주방장 오수봉이란 여성이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역사에 남을 독설을 퍼부었다. "평양에 와서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는 주제에" "이제 당장이라도 달려나가… 그것들의 망나니짓을 묵인하며 한 짝이 되여 돌아친 자들을 몽땅 잡아다가 우리 주방의 구이로에 처넣고 싶은 심정"이라고 막말을 했다. 아마도 북한의 문 대통령 능멸의 절정인 듯하다.현재 대통령이 무슨 장담을 하면 곧 현실은 거꾸로 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동북아 평화가 곧 올 것이라고 얘기하면 곧 위기가 닥쳐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곧 종식될 거라고 하면 여지없이 확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러면서 국민의 정권 불신(credibility gap)은 점점 커지는 것이다. 물론 '대깨문'(대가리 깨져도 문재인 지지)족이나 "우리 이니(문재인)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해"라고 하는 묻지 마 지지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현 정권을 지지할 것이다. 이런 지지층 때문에 정권은 점점 더 무모한 일을 하게 되고, 허위로 문제들을 덮으려 할 것이다. 그 결과는 대한민국 체제 자체의 침몰이 될 것이다.

2020-06-24 14:57:11

[홍성걸의 새론새평]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홍성걸의 새론새평]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세상 참 희한하게 돌아간다. 정권 실세였던 유재수를 감찰하던 청와대 행정관이 감찰 중단 지시를 받고 느꼈다는 말이다. 그러고 보니 희한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21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이 그토록 주장해 제도화시켰던 야당 몫의 법사위원장 자리를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강탈했다. 이번엔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을 위해서란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야당이었던 시절에는 국정 운영을 방해하기 위해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했다는 말인가. 민주당 의원들과 현 정부 인사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불만과 증오가 하늘을 찌른다. 당선되기도 전에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겠다고 아이들 패싸움하는 식의 경고를 일삼더니 이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몰아내는 것이 검찰 개혁의 목표가 되었다. 조국 일가의 불법행위는 보이지 않고, 이를 수사하여 기소한 검찰만 불법이고 개혁의 대상이다. 지방선거 때 울산시에 대한 하명수사를 통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을 법무장관의 인사권을 이용해 사실상 와해시킨 것도, 그 당사자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도 희한하기는 마찬가지다.수사 중 사건에 대한 무죄 추정의 원칙을 넘어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까지 난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무죄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나타났다. 무죄의 새로운 증거가 있다면 당사자인 본인이 재심을 청구하면 될 것인데, 증거가 없으니 이미 판결 과정에서 검토된 증언자의 비망록을 이유로 사실상 재수사를 시작했다. 한명숙이 아니어도 그랬을까.정대협과 정의연 활동으로 비례대표 자리를 꿰찬 윤미향 의원 사건에 대한 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의 편향적 시각도 희한하기는 마찬가지다. 윤 의원을 향한 의혹을 풀기에 턱없이 부족한 기자회견을 하게 하고는 해명되었다고 넘어갔다. 그들에게는 윤미향이 중요할 뿐, 위안부 할머니들은 안중에도 없다.생각해 보니 무원칙과 비상식은 정권 초기부터 있었다. 천안함 폭침 희생자 추모 행사에는 참석조차 하지 않던 대통령이 낚싯배가 충돌해 침몰하여 여행객이 사망하자 유가족을 찾아 무릎까지 꿇고 국가 책임이라고 빌었다.21대 국회가 개원되자 민주당은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 초안을 공개했다. 이 법은 '허위사실유포금지' 조항을 신설하여 정부 발표에 반하는 것을 허위 사실로 간주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5·18 민주화운동을 부인·비방·왜곡·날조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연구, 학술, 보도, 예술 등의 목적으로도 정부 발표와 다른 내용을 얘기하면 처벌받게 만든 것이다.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것을 비판하면 개인의 사상이나 표현의 자유까지도 억압하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사상과 가치만 옳고 다른 사람의 사상과 가치는 처벌하겠다는 독재적 발상이 아니면 무엇인가.정권 초부터 적폐 청산을 한다면서 2년 넘게 과거와 싸우더니 이제는 자기편의 유죄를 무죄화하기 위해 과거와의 전쟁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미래를 준비하고 계획할 시간도, 돈도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엄중하다고 1년에 100조원에 육박하는 빚을 미래 세대에 떠넘기면서도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달콤한 말로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려 한다. 이를 갚아야 할 다음 세대는 인구구조상 아무리 노력해도 감당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라면 차마 할 수 없는 일이다.북한은 김여정에 이어 김영철, 리선권을 지나 옥류관 주방장까지 나서서 우리 대통령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해대면서 모욕을 했다. 그런데도 이 정부 인사들은 북한은 잘못이 없고 우리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그렇단다. 또 미국이 비핵화를 위해 북한을 제재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면 북한 핵무장을 용인하자는 것인가. 급기야 국민 세금 180억원이 투입된 남북연락사무소를 북한이 폭파시키자 통일부 장관은 예정된 일이었다, 국회 국방외교위원장은 포를 쏘아 폭파시키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까지 했다. 이 정도면 토착 종북세력이라고 부를 만하지 않은가.이제 대한민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미래가 아닌 과거로, 타협과 포용이 아닌 갈등과 대결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내로남불을 넘어 후안무치이면서 부끄러움도 모른다. 옳고 그름의 원칙과 상식이 무너진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기가 막힐 뿐이다. 세상 참 희한하게 돌아간다.

2020-06-17 15:03:46

[오정일의 새론새평] 절대적으로 좋은 정책(政策)은 없다

[오정일의 새론새평] 절대적으로 좋은 정책(政策)은 없다

5월 20일 등교 개학이 시작되어 6월 8일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6학년이 등교하면서 끝났다. 고등학교 3학년,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을 제외한 학년은 등교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전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등교를 계속해야 하는가? 연기해야 하는가? 얼마 전 스쿨존에서 2세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른바 '민식이법'이 적용되는 첫 사건이다. 법원은 운전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다시 영장을 청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운전자의 과실이 있었거나 속도가 30㎞ 이상이었다면 무기징역 또는 징역 3년 이상의 처벌을 받는다. 이 법은 과도한가? 적절한가?18세기 영국인 맨더빌(Mandeville)의 말을 패러디하면, 누구에게도 해(害)될 것이 없을 만큼 완벽하게 좋은 정책도,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나쁜 정책도 없다. 어떤 정책이 좋거나 나쁘다는 것은 다른 정책과 비교하여 그렇다는 것이다. 정부는 특정 정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을 파악해서 크기를 비교해야 한다. 이를 어려운(?) 말로 비용편익분석(費用便益分析)이라고 한다. 비용편익분석 결과, 좋은 점이 더 크면 그 정책을 시행하고 나쁜 점이 더 크면 시행하지 않는다. 이보다 더 단순하고 합리적인 기준은 없다. 비용편익분석을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하면 정부는 극단적인 주장에 휘둘리지 않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특정 정책의 비용과 편익이 모두 고려되기 때문이다.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예로 들어보자. 향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13%에서 40%로 높일 경우 발전 단가가 오르므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전기요금 인상은 보다 안전하게 전기를 생산하는 데 따르는 비용이다. 시민들에게 "재생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면 더 안전합니다. 당신은 재생에너지 발전에 찬성합니까?"라고 질문하면 대다수가 "예"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면 더 안전합니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있습니다"라고 하면 시민들의 대답이 달라질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의 편익 외에 비용에 관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찬반 여부를 물어야 한다.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혹자(或者)는 이러한 질문을 할 것이다. "특정 정책의 비용과 편익을 측정하는 것이 가능한가?" 최근 미국 와이오밍 주립대학교의 한 경제학자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비용과 편익을 계산했다. 이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비용은 경제활동 위축으로 인한 국내총생산 감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었다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국내총생산이 6조5천억달러 감소할 것이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함에 따라 국내총생산이 13조7천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따라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비용은 7조2천억달러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편익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이 50% 감소해서 120만 명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가정하였다. 통계학적인 생명의 가치는 1천만달러이므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편익은 12조달러이다. 이 연구에 의하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편익이 비용보다 4조8천억달러 많다.특정 정책의 비용과 편익의 크기가 중요하지만 그러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정책 결정 시 반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정 정책의 편익이 비용보다 크더라도 정부가 시행하지 않을 수 있다. 시민들이 거부할 수도 있다. 그것은 정치의 영역이다. 비용편익분석의 결과물은 정치적인 의사결정에 투입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등교 개학이나 '민식이법'을 시행하기 전에 이들에 대한 비용편익분석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비용편익분석을 할 것을 제안한다. 분석 결과, 등교 개학이나 '민식이법'의 비용이 편익보다 크면 반드시 철회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해야 하는 이유를 시민들에게 제시하고 설득하면 된다.비용편익분석은 완전하지 않다. 하지만 그것이 감(感)에 의한 정책 결정,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 조잡한 음모론을 방지하는 현실적인 수단임은 분명하다.

2020-06-10 15:09:41

[신세돈의 새론새평] 거위 털 뽑히듯 늘어날 세금 부담

[신세돈의 새론새평] 거위 털 뽑히듯 늘어날 세금 부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시작부터 일자리 정부라고 요란했지만 60세 이하 취업자 수는 지난 3년 사이에 2천245만3천 명에서 2천162만3천 명으로 83만 명 줄었다. 주 36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도 712만7천 명 줄었고 한 주 35시간 이하 일하는 사람만 574만8천 명 늘었다. 주당 근로시간도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 43시간 20분에서 지난 4월 36시간 6분으로 7시간 14분, 17%가량 줄었다. 근로시간이 줄면 곧바로 소득이 줄어든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가장 못사는 최하위 20% 국민의 근로소득은 12.4%나 줄었고 차하위 20% 국민의 근로소득도 2.9%밖에 늘지 못했다. 반면에 세금이나 각종 연금, 사회보험료는 급격히 늘었다. 국민이 쓸 수 있는 소득, 즉 가처분소득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문재인 정부는 쪼그라드는 소득을 만회하기 위해 엄청난 재정을 쏟아부었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초기 3년 동안 정부가 주로 지급하는 돈(이를 이전소득이라 함)은 가계당 5만원 정도 증가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3년 동안에는 그 네 배에 가까운 21만원이 늘었다. 당연히 문재인 정부의 재정지출은 폭발적으로 팽창했다. 2017년 400조5천억원이던 예산지출이 2020년에 512조3천억원으로 불었다. 3년 동안 연평균 8%, 금액으로 111조8천억원 불어났다. 금년에는 코로나라는 복병까지 덮쳐서 1차 추경으로 11조7천억원, 2차 추경으로 9조1천억원, 그리고 3차 추경에서 최소한 30조원이 늘어난다고 봤을 때 금년에만 50조원 이상 새로운 재정 부담이 생겼다. 재정지출이 1조원 늘어나는 동안 가계 소득이 늘어나는 정도를 보면 이명박 정부가 7천482원, 박근혜 정부가 8천176원인 데 반해 문재인 정부는 3천784원밖에 되지 않는다. 재정지출의 소득 증대 효과가 지난 정부의 절반도 되지 못한다. 최저임금이네 52시간이네 하면서 경제와 일자리와 근로시간을 다 줄여 놓고서 쪼그라드는 소득을 만회하기 위해 엄청나게 비효율적인 재정을 투입해서 메우는 꼴이 된 것이다.세금이라도 빵빵하게 들어온다면야 이런 졸속을 몇 년 더 끌고 갈 수 있겠지만 당장 금년부터 세수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금년 1~3월 국세 수입은 작년에 비해 8조5천억원이나 감소했다. 반면에 총지출은 1~3월 동안 26조5천억원이나 증가하였다. 세수는 줄고 지출은 늘어나 관리재정수지는 55조1천억원 적자를 냈다. 수출·내수가 모두 부진하니 세수가 더 나빠질 것이고 지출 또한 1분기보다 훨씬 확대될 것이 분명하니 관리재정적자 규모는 100조원 혹은 그 이상으로 팽창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재정적자를 메우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국채를 발행하거나 세금을 올리거나. 그런데 국채는 2019년에만 102조원 발행했고 금년 들어서도 4월까지 이미 24조원 가까이 발행했다. 금년 관리재정적자 100조원만큼 새로운 국채 발행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만기가 돌아온 기존 채권의 상환용 채권, 즉 차환용 발행 규모도 50조원이 넘는다. 코로나 3차 추경이 30조원보다 더 커진다면 금년 국채 발행 규모는 200조원이 넘어설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국채 발행 시장에 과잉 공급으로 심각한 불안정이 발생한다. 신규 발행은 물론 기존에 발행된 국채의 유통 시장 가격도 덩달아 떨어질 것이다.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 다른 채권의 가격도 덩달아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국채나 공채의 발행 비용이 커지고 국공채 판매도 곤란하게 된다. 정부도 이미 3월에 이런 불안 요인을 지적했었다. 결국 남는 것은 증세다. 법인세나 부가가치세를 올리면 경기에 역작용을 할 것이므로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올리기 쉽지 않다. 결국 남는 것은 근로소득세밖에 없다. 현재 약 절반가량인 면세자 범위를 줄이면 된다. 그렇지만 내년부터 적용하면 2022년 대선에 악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므로 그리 못 할 것이다. 결국 소리 없이 여기저기 소득공제나 세액공제 범위를 줄일 것이다. 큰 고통 없이 거위 털 뽑듯이 세금이 늘어날 것이다.

2020-06-03 15:02:40

[새론새평] 위안부 인권단체가 여성 인권 말살 국가 북한을 옹호하나

[새론새평] 위안부 인권단체가 여성 인권 말살 국가 북한을 옹호하나

소위 윤미향-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건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그중 가장 황당한 것은 인권-여성인권-페미니즘을 지향한다는 단체가 종북활동과 깊숙이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었다. 북한은 현재 세계 최악의 인권 국가이고, 특히 여성 인권은 맨정신에 언급하기도 힘든 처참한 수준이다. 그런데 정대협(현재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구성원 중 상당수는 윤 씨 부부를 필두로 대놓고 친북 운동을 한 사람들이다.아무리 인간이 모순의 동물이라 하지만 적어도 대의명분을 내놓고 사회운동을 할 때는 기본적인 일관성과 양심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불행히도 정대협-정의연은 이러한 거대한 모순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그때그때 편한 대로 이득을 취해왔을 뿐이다. 진정한 여성인권단체였으면 북한의 끔찍한 인권 유린, 특히 여성 인권에 대해 준엄한 비판을 해야 하는데 실상은 정반대였다.지금 일어나는 파열음은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고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윤미향 전 정대협 대표(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필자는 이미 지난 4월 초에 쓴 칼럼에서 윤 씨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언급했었다)는 유명한 친북반미주의자였다. 윤 씨의 남편 김삼석은 소위 '남매간첩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다. 그들과 그 가족들은 이후에도 노골적인 종북활동을 벌여왔는데 정대협과 관련된 건만 해도 부지기수다. 그래 놓고 자기 딸은 미국의 비싼 음대에 유학시킨 것도 화제가 됐다. 유학자금에 대한 엉터리 해명도 계속 변하고 있다. 윤 씨가 정대협 활동을 하기 전에 일본 가네보 화장품 외판원을 했다는 얘기까지 나와 상황은 점입가경이다.윤 씨는 개인 계좌로 고(故) 김복동 할머니 장례식 조의금을 받아서, '사드반대 대책위원회' '탈북 종업원 북송 추진단체' 등에 마음대로 지원했던 것이 드러났다. 또한 윤 씨 부부는 위안부 쉼터(안성쉼터)에 류경식당 탈북 종업원들을 초청해서 재(再)월북을 권유하기조차 했다. 이들에게 돈을 계속 지급하며 회유했다. 이런 일에 빠지지 않는 민변 소속 장모 변호사도 여기에 가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삼석 등은 "장군님, 수령님" 등의 호칭을 입에 달고 얘기하며 북한의 혁명가요를 불렀다고 한다. 이런 회유에 응하지 않은 류경식당 전 지배인 허강일 씨는 이런 일과 암살 위협 등 신변의 위협을 느껴 2019년 3월 제3국인 해외로 재(再)망명을 가야만 했고, 최근에 증거와 함께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증언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윤 씨 부부와 정대협은 2014년부터 '희망나비'라는 단체와 같이 '유럽평화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참가 학생들이 북한이 고용한 간첩을 만나게 하는 등 종북반미교육을 지속적으로 시켰다. 이 정도면 본업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해 돈 벌기인지 종북운동인지가 애매해질 정도다.사실 정신대와 위안부는 전혀 다른 개념인데 이들 단체는 이것을 혼용해서 사람들의 인식에 혼선을 가져왔다. 이용수 할머니도 대구 기자회견에서 여기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또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본인들만 진실이고 정의라는 위압적 태도를 견지해왔고, 여기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피해자 할머니라 하더라도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피해자의 목소리가 증거다"라고 외치다가 소위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폭로를 하자 "할머니의 기억이 왜곡됐다"는 기상천외하고 모순덩어리인 변명을 해댔다. 일본이 조성한 기금을 수령할 경우 자기들의 위안부를 통한 장사가 끝날 것을 두려워해서 결사적으로 반대했다는 비판까지 나올 정도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해도 윤 씨와 정대협은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싶었다"가 아니라 "계속 이용해서 등쳐 먹고 싶었다"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이런 일에 분기탱천해야 할 소위 여성단체-인권단체들은 일제히 침묵을 지키거나 오히려 정대협을 보호하기에 급급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태 때 여성단체들이 오히려 오 전 시장을 감싼 것이 연상된다. 솔직히 얘기하자. 이들은 인권단체-여성단체가 아니라 그것의 탈을 쓴 정치 이념 투쟁 단체에 불과하다. 또한 평소에 '정의'를 엄청나게 외치던 KBS를 위시한 정권선전매체들은 이 사건을 축소·왜곡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것이 현재 집권세력의 자화상이다.

2020-05-27 17:30:00

[홍성걸의 새론새평] 어느 보수주의자의 눈으로 본 5·18

[홍성걸의 새론새평] 어느 보수주의자의 눈으로 본 5·18

1979년 유신체제 말기 대학에 입학한 나는 시위 구호와 최루탄이 난무하던 시기를 보냈다. 법학통론과 헌법 과목을 처음 접하면서 대통령 긴급조치권과 국회의원 3분의 1 지명권, 7년 임기에 중임제한도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대통령제를 규정한 헌법이 법 같지도 않아 울분을 토했던 기억이 아련하다.10·26으로 유신체제가 무너진 후 1980년의 봄을 만끽하던 우리는 신군부의 정권 찬탈에 반대해 다시 시위 속에 몸을 실었다. 5월 중순, 서울 시내는 민주화를 외치는 대학생의 집단시위 속에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했고 곳곳에서 시위대와 진압경찰 간 충돌로 많은 학생들이 다쳤다. 5월 15일에 절정을 이루었던 시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던 17일, 갑자기 계엄령의 전국 확대가 발동되었다. 이때 광주에서는 민간인을 향한 발포와 무력 진압으로 차마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처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까맣게 몰랐었다.1980년 5월 광주는 문자 그대로 대한민국이 아니었다. 그곳이 대한민국이었다면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군이 국민인 광주시민을 그토록 참혹하게 짓밟을 수는 없는 일이다. 당시 광주 시민을 향한 신군부의 무력 진압은 있을 수 없는 명백한 국가 폭력이었고, 그 진상을 낱낱이 밝혀 역사에 기록을 남기는 것은 우리 세대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진상조사와 처벌, 그리고 희생자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졌지만, 아직 밝히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필자는 문재인 정부가 하려는 진상조사에 당연히 동의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해 보수와 진보의 입장이 다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침 그동안 비밀로 분류되었던 미국 측의 많은 기록이 해제되었으니 사실관계를 밝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대통령의 말처럼 처벌을 위한 조사가 아니라 역사를 바르게 전하기 위한 기록 차원에서라도 진상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다만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서 몇 가지 기준과 원칙이 필요하다.먼저 진상조사는 모든 선입견과 감정을 배제한 상태에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관계를 밝히는 데 주력해야 한다. 현재 찾고자 하는 발포 명령 책임자의 경우, 명령자가 있었다는 전제로 접근하기보다 당시의 상황적 증거와 가용 자료들, 그리고 명확한 사실관계 증언들을 바탕으로 찾되, 밝히지 못한다면 후세에 확인될 수 있도록 증거를 남겨두어야 한다.계엄군으로 동원되어 진압을 담당했던 군인들도 가해자의 시각만이 아니라 그들도 피해자일 수 있다는 시각에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수의 진압 군인들은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군에 입대한 우리의 자식이요 형제였다. 그들은 명령에 따라 진압작전에 투입되어 평생을 죄의식 속에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진압에 동원된 장병들 중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했었다. 그들도 국민이다. 이렇게 접근할 때, 비로소 당시 진압군 입장에서 현장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역사 앞에서 진실을 증언할 용기를 갖게 될 것이다.끝으로 일각에서 주장하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포함 문제는 대통령의 지시나 생각이 아니라 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수많은 중요 사건이나 운동 중 오직 3·1운동과 4·19만 포함되었고, 거기에는 뚜렷한 논리적 근거가 있다.3·1운동은 임시정부 설립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선포하였기에 그 법통을 계승한다는 의미이다. 4·19 민주항쟁은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3·15 부정선거와 독재를 타도하고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대표적 민주이념으로 헌법 전문에 포함된 것이다.5·18은 민주항쟁이지만 본질적으로 광주 지역에 국한된 국가 폭력에 의해 무고한 시민이 희생된 사건이다. 그래서 3·1운동이나 4·19정신과 같은 반열에 둘 수 없다. 만일 5·18이 포함되어야 한다면 과거 일제강점하에서 일본의 압제에 항거했던 광주학생운동이나 광복 직후 공산주의를 부정하고 일어섰던 신의주 학생의거 등 모든 지역적 저항들도 헌법 전문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제주 4·3도 마찬가지다.5·18 광주민주항쟁은 보수와 진보라는 가치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없는 우리의 아픈 역사이다. 보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그리고 광범위한 진실 규명을 통해 화해와 통합의 새 출발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20-05-20 16: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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