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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무능한 군대

[야고부] 무능한 군대

히틀러는 1936년 독불(獨佛) 접경인 독일 영토 라인란트에 군대를 진주시켰다. 이 지역은 1918년 베르사유 조약으로 프랑스군이 점령했다가 1925년 로카르노 조약에서 프랑스군이 철수하는 대신 영구적 비무장지대로 남기기로 독일과 프랑스가 합의한 곳이다. 여기에 독일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은 베르사유 체제를 뒤엎겠다는 선언이었다.히틀러가 라인란트로 들어가라는 명령을 내린 병력은 고작 3천 명이었다. 히틀러는 이들에게 프랑스군이 대응하면 물러나라고 했다. 프랑스를 슬쩍 건드려보고 세게 나오면 곧바로 꼬리를 내릴 생각이었던 것이다. 군사력에서 독일은 프랑스에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프랑스의 육군 규모는 76개 사단이었고 1935년 재군비를 시작한 독일은 그 절반도 안 되는 32개 사단을 보유하고 있었다.그럼에도 프랑스는 히틀러의 도발을 보고만 있었다. 프랑스 정치인의 생각에는 라인란트에서 독일과 싸운다는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 원인은 두 가지였다. 첫째 군의 동원에는 하루 3천만 프랑이 소요되는데 이는 대공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프랑스 재정에 재앙이었다.두 번째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프랑스군은 덩치만 컸을 뿐 바로 전투를 할 수 있는 군대가 아니었다. 전투 태세를 갖추려면 무려 16일의 동원 기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히틀러가 유럽 나아가 세계 정복의 야망을 키워간 배경에는 적군의 이런 무능함이 자리하고 있다.범여권 의원 35명이 '북한 김정은이 반발하고 있다'며 3월로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연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병력의 실제 기동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을 한다는 것이 국방부의 방침인데 이마저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주요 한미연합 훈련은 대부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우리 군이 백전백승한들 그게 진짜 실력인지는 결코 알 수 없다. 실제 병력 동원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처럼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군이 컴퓨터 게임만 잘하는 무능한 군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2021-02-27 05:00:00

[야고부] 설향

[야고부] 설향

흔히 '먹거리는 다 때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제철도 이제는 옛말'로 통할 정도로 계절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봄철 과일로 인식되어 온 딸기가 눈에 띄는 사례다. 다양한 품종 개량과 비닐하우스 재배, 스마트 농법 등 환경의 변화가 작물의 제철을 봄에서 겨울로 앞당긴 것이 그 배경이다.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일본 여자 컬링 대표팀 선수가 "한국 딸기가 놀랄 정도로 맛있었다"는 방송 인터뷰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일본 정치권과 농업단체들은 이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사이토 농림수산성 장관이 "일본 품종을 이종 교배해 만든 새 브랜드"라는 친절한(?) 배경 설명까지 내놓을 정도였다.문제의 딸기 품종이 현재 국내 딸기의 대세인 '설향'이다. 현재 금실, 아리향, 킹스베리, 관하, 장희, 죽향 등 다양한 딸기 품종이 재배되고 있으나 값싸고 달콤새콤한 맛, 짙은 향 등에서 설향을 따라올 딸기가 없어 '국민 딸기'라는 별칭이 허세는 아닌 것 같다. 오랜 세월 겨울 과일의 아성을 지켜온 감귤과 사과의 명성을 밀어낼 정도로 딸기가 이제 '겨울 제철 과일'의 지위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설향은 지난 2005년 논산시에 위치한 충청남도 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가 개발해 보급한 품종이다. 현재 국내 딸기 시장의 84%를 차지한다. 설향이 탄생하기 이전에는 장희(아키히메)나 육보(레드펄) 등 일본 딸기 품종이 국내 시장의 80%를 넘게 차지할 만큼 기세등등했지만 설향의 등장으로 전세가 단숨에 역전됐고, 동남아 등 세계 시장에서 설향 등 한국 딸기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일본 여자 컬링팀 스즈키 유미 선수의 '딸기 발언' 뒷이야기다. 하필 일본컬링협회 주요 후원사가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였는데 올림픽 이후 열린 국내 대회 참가 팀에게 9개 딸기 종류별로 모두 180상자가 배달되었다고 한다. 선수들이 일본 딸기 홍보에 앞장서고 '일본 딸기가 더 맛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혐한' 정서가 딸기에 투영돼 자국 대표선수를 '이지메'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마디로 일본 사회의 비틀리고 저속한 집단 감정, 소시오패스적 심리 상태를 딸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래저래 딸기가 화제다.

2021-02-26 05:00:00

[야고부] 여당의 차별·배제 소환

[야고부] 여당의 차별·배제 소환

'인도 왕국에서 온 허황옥 황후와 바다 건너 태어나 신라 왕이 된 석탈해….' 사서(史書)인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는 뒷날 통일신라 왕국의 땅이 된 나라의 왕족에 얽힌 다양한 출생 사료 등을 담고 있다. 이들 외에 오늘날 우리가 사는 땅 밖 다른 곳을 떠나 이주(移住)해 온 사람들 이야기도 여럿 나온다.물론 반대 경우도 숱하다. 살던 나라가 문을 닫으면서 나라 밖으로 강제로, 또는 살길을 찾아 나서면서 일본, 중국 등지로 흩어진 이산(離散)의 슬픈 일이 그렇다. 패망 고구려와 백제의 왕족, 신하, 백성 가운데 소위 유민(流民)이란 이름으로 나고 자란 고향 땅에 묻히지 못하고 물설고 낯선 타향에서 한(恨)스러운 삶을 마친 수십만 사람이다.이산의 슬프고 아픈 역사는 뒷날 조선이 일본 제국주의자에게 통째로 나라를 바치면서 식민지 지배 통치 아래 수백만 망국민(亡國民)이 중앙아시아 등 곳곳으로 헤어지면서 되풀이됐다. 이는 광복된 독립 한국에서도 전쟁과 가난 등으로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노동을 위해 독일에 간 광부, 간호사의 일시 또는 영원한 이산도 다르지 않다.이런 고향 떠난 이주와 가슴 쓰린 이산의 역사를 간직한 백성이었던 만큼, 울타리 안으로 이주 온 사람은 보듬고 안았다. 그리고 나라 밖으로 떠난 이가 핍박과 차별 없는 삶을 맞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원했을 터이다. 이는 같은 역사와 문화, 피를 나눈 민족 구성원으로서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또 앞선 사람들이 차별 대신 유독 평등을 외친 까닭이다.그러나 시대 상황이 전혀 다른 요즘의 한국에서 이와 어울리지 않는 낯선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정치의 이념과 성향 그리고 지향하는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곳 사람과 지역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이른바 갈라치기와 편가르기 정치 병폐이다. 특히 4월 보궐선거 밑 특정 지역을 위한 속셈으로 급조한 공약 실천에 앞장선 여당이 그렇다.부산시장 선거를 겨냥한 가덕도신공항 건설 공약을 위해 대구경북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여당의 정치가 너무 낯설다. 국회 다수의 힘만 믿고 민심에 어긋나는 특별법까지 동원하는 정치 행태를 보면 우리 역사와 걸맞지 않는 반역사의 차별과 배제를 소환하는 묘수(?)가 씁쓸하고 도돌이 역사가 그저 한스럽다.

2021-02-25 05:00:00

[야고부] 천조국(千兆國)

[야고부] 천조국(千兆國)

문재인 대통령을 고려 태조(太祖)나 중국 한나라 고조(高祖)에 비유해 천조(千兆)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몸소 개국하시고, '수레가 소를 끈다'(소득주도성장)는 신공술로 단박에 '국가 채무 1000조원 시대'를 활짝 여셨으니 하는 말이다.우리나라 국가 채무는 올해 안에 1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2021년도 예산을 편성할 당시 기재부는 국가 채무를 956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을 47.3%로 예측했다. 여기에 3월 중 4차 재난지원금 집행을 위한 20조원 규모의 추경(국가 채무 976조원), 문 대통령의 '전 국민 위로금'을 얹으면 국가 채무는 연내 1000조원을 넘어서고, 국가 채무 비율은 50%를 넘게 된다.갈수록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성장에는 인플레이션이 따르는 만큼 채무 역시 커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사상 최대 채무'가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국가 채무 증가 폭은 역대 정부 증가 폭과는 다른 양상이다. 노무현 정부(2003년 대비 2008년) 165조8000억 원, 이명박 정부(2008년 대비 2013년) 180조8000억원, 박근혜 정부(2013년 대비 2017년) 170조4000억원 증가와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2017년 대비 2022년) 410조원 이상 증가 전망은 '예상을 뛰어넘는 증가'가 틀림없다.국가 채무 급증은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세금으로 일자리 만들기' 탓이 크다. '소득주도성장'은 소득이 늘면 경제가 성장한다는 논리인데, 정부가 내놓은 소득 증가 방안은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복지 확충 등이었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고, 복지를 늘리면 성장할 것 같지만, 실제 새롭게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없다. 소득격차만 더 늘어났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살아남은 근로자'와 '직장을 잃은 근로자'의 소득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반성하고 정책을 바꿔야 하지만 정부·여당은 '돈을 더 쓰겠다'고 공언한다. 어쩌면 연내 '천조국'(千兆國) 지위를 다지고, 한 단계 더 도약을 꿈꿀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미국에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천조국 국민' 소리를 다 듣는다.

2021-02-24 05:00:00

[야고부] 단호한 일벌백계

[야고부] 단호한 일벌백계

요즘 자고 나면 터져 나오는 게 배구계 '학교폭력 미투'다. 다음에는 누굴까. 어느 팀일까.초등학교 시절 운동부 활동을 한 기자는 (경기력을 고려한) 스포츠 폭력에 온정적이다. 개인에 대한 폭력과 인격 유린은 다르지만, 체벌 없는 스포츠를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팀 스포츠와 군대의 얼차려 같은 단체 기합이다.이재영·다영(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쌍둥이 여자 배구 선수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재능이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세터로 180㎝의 큰 키를 지닌 이다영의 부재는 국가대표 전력에 큰 손실이다. 이재영의 맹활약이 없었다면 도쿄 올림픽 출전 티켓은 태국에 돌아갔을 수도 있다.두 선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피해자를 고려하면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런 의견을 가진 스포츠 팬도 꽤 있다. 쌍둥이가 소속한 흥국생명과 한국프로배구연맹, 대한배구협회도 잘못된 판단을 해 홍역을 앓고 있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온정주의적이고 우유부단한 조치를 했기 때문이다.흥국생명은 쌍둥이 선수의 학교폭력 사태 수습 방안으로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번 사태가 조용해지면 언제든지 복귀 가능한 애매모호한 조치였다. 여기에 선수의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하다며 선수 보호에 중점을 뒀다.프로배구연맹은 소속 팀에 문책을 돌렸고, 대한배구협회는 이를 지켜본 뒤 무기한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결정했다.다분히 프로배구의 미래 흥행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미봉책이었음을 드러내듯 배구계 학교폭력 미투는 이어졌고, 박철우(한국전력) 선수의 이상열(KB손해보험) 감독에 대한 저격으로 국민적인 공분이 터져 나왔다.배구계는 처음부터 일벌백계로 이를 수습했어야 했다. 지난 2009년 당시 국가대표팀에서 박철우 선수를 폭행한 이상열 코치의 징계와 해제 과정을 보면 피해자 보호보다는 기득권의 '자기 식구 감싸기' 행태가 드러난다.비단 배구계 일만은 아닐 것이다. 국내 모든 스포츠가 경기력 향상과 성적 지상주의에 목을 매어 왔기에 폭력을 근본적으로 잉태하고 있다. 국민은 단호한 일벌백계를 바라고 있다.

2021-02-23 05:00:00

[야고부] 부자(富者)의 기부

[야고부] 부자(富者)의 기부

며칠 전 지인과 이런 대화를 나눴다. "안락한 노후를 위해 얼마의 재산이 있으면 좋을까?" "30억원." "50억원, 100억원 아니, 그 이상이면 더 좋지 않나?" "그 이상 넘어가면 안 좋다. 친구가 없어진다."지인에 따르면 재산이 100억원 이상이면 손을 벌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모임이나 동창회 등에 찬조금 요구가 많아지는데 통 크게 돈을 내놓지 않으면 '짠돌이'라는 욕을 먹는다. "돈 빌려 달라" "동업하자" "투자하라"는 친척·지인이 많아져 대인 기피증이 생기고 인간 관계도 소원해진다는 지론이었다. 그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어서 고개를 끄덕였다.이는 "스스로에게는 부자(富者)인 양, 친구들에게는 빈자(貧者)인 양 행동하라"는 고대 로마의 풍자시인 유베날리스의 명언과 일맥상통한다. 내면으로 자존감을 갖되 타인 앞에서는 겸손하라는 뜻이지만, 재산 많다고 으스대거나 함부로 자랑질하지 말라는 함의일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인들은 얼마의 재산이 있으면 부자라고 인식할까. 2014년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25억원이다. 반면 부자들이 생각하는 기준은 이보다 꽤 높다. 2015년 한 금융기관 조사 결과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109억원이었다. 지금은 부동산 가격과 주식 가격 상승으로 더 높아졌을 것이다.이렇듯 부자들일수록 돈 욕심이 더 많다. 물론 그 욕심은 막연하지 않으며 현실적이고 계획적이다. 대부호일수록 살아서 다 쓰지도 못할 부(富)를 갈구한다. 현재 가치로 4천80억달러(한화 451조원)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 인류 역사상 최고 부자 존 데이비슨 록펠러(1839~1937)도 "돈이 얼마만큼 있어야 충분한가?"라는 기자 질문에 "조금만 더"라고 답했다.최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조원 기부 의향을 밝힌 데 이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5천5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자수성가형 창업자들이 전 재산의 절반을 각각 내놓겠다고 했으니, 기부는커녕 자식에게 재산 물려주기 위해 편법 및 탈세도 마다 않는 여느 재벌들과 격이 다른 행보다. 기부는 언제나 아름답다. 김범수와 김봉진 두 사람이 쏘아 올린 공이 국내 재벌의 기부 활성화를 이끄는 전주곡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2021-02-22 05:00:00

[야고부] 도돌이표 나랏빚

[야고부] 도돌이표 나랏빚

"지금 국채 1천300만원이 있는데… 갚으면 나라가 보존되고 갚지 못하면 나라가 망하는 형세가 올 것입니다."(1907년 2월 21일 대구의 '국채 일천삼백만원 보상 취지') "부채가 1천300만환이나 되어 매년 이자가 장차 100만환… 채무가 높게 쌓여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으니… 청송의 대소 백성과 여러 군자들은… 사천여 년 이어온 기틀을 생각하고… 자손이 천만 년 편안하게 살 땅과 자산을 열어 주시기를 바랍니다."(1907년 3월 3일 청송군 국채보상회 심호택 회장의 '국채보상회 취지서')1907년, 나랏빚이 눈덩이로 불어 1년 재정수입 1천400만원에 맞먹는 1천300만원에 이르렀다. 이에 이를 갚는 국채보상운동이 대구에서 본격 불이 붙어 전국에 퍼졌다. 이를 위한 글과 호소도 이어졌다. 현재 대구의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확보한 자료와 기록물에는 당대 빚을 갚아 후손에 부담을 주지 말자는 내용의 절절한 목소리가 그대로 담겨 전해진다.당시 대구 사람은 실천 가능한 빚 갚는 방법을 제시했다. 5천만 일본인이 '집에 있는 백성은 신을 삼고 패물을 팔며, 여자는 지환(指環)을 모아 군비에 보태어' 마침내 청일·러일 전쟁에서 이긴 것처럼, 금연(禁煙)으로 빚을 갚자고 했다. 즉 2천만 한국인이 담배를 끊고 한 달 담뱃값 20전(錢), 3개월 60전을 모으면 1천200만원이 된다는 계산이었다.그러나 이런 우려, 경계와 달리 나라는 3년 만에 결국 문을 닫고 35년을 암흑으로 보냈다. 나랏빚의 악몽은 1997년 외환위기로 되살아났다. 100년 세월에 두 번이나 빚 소동을 재연한 어리석은 나라가 됐다. 사반세기 가까운 24년이 흐른 2021년 지금, 한국은 또 다른 형태의 새로운 나랏빚 행진에 나서고 있다.누가 갚을 빚인지 알 수 없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분명 가난한 국민의 몫이 될 터. 그런데 마침 23일 대구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을 통해 당시 사람들 생각을 살피는 행사가 열린다. 나라가 저지른 빚더미, 어차피 서민이 갚을 빚이니 후손에게 차마 짐이 되지 않게 빚 갚는 지혜라도 한 수 배울까.

2021-02-20 05:00:00

[야고부] 유족이 원하면 유죄

[야고부] 유족이 원하면 유죄

스탈린은 1936∼1938년 일련의 공개재판을 통해 경쟁자들을 모두 제거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고참 볼셰비키와 군부에 대한 4차례의 재판이다. 1차가 1936년 8월 카메네프 등에 대한 '16인 재판', 2차가 1937년 1월 퍄타코프 등에 대한 '17인 재판', 3차가 같은 해 5∼6월의 투하체프스키 등 적군(赤軍) 지휘부에 대한 재판, 4차가 부하린 등 21명을 기소해 16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21인 재판'이다.모두 잘 짜인 각본의 '연출(演出) 재판'이었다. 그 방식은 혹독한 고문과 가족에 대한 협박 등 온갖 폭력을 동원해 날조한 혐의를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사실'이라고 고백하게 하는 것이었다. 객관적 증거는 필요 없었다. 자백이 최고의 증거였다.피의자들은 이런 연극에 순순히 따랐다. 퍄타코프의 최후 진술은 이를 잘 보여준다. "한두 시간 후면 재판부가 사형을 선고할 겁니다. 저는 제가 지은 죄 때문에 만신창이가 된 채, 제가 저지른 과오 때문에 모든 것을 잃고 여기 여러분 앞에 추잡스럽게 서 있습니다. 당을 잃고 가족도 잃었으며 자기 자신까지 잃어버린 한 사내의 모습으로 말입니다."부하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감옥에서 스탈린에게 자비를 구하면서 쓴 편지에서 "총체적 숙청의 정치 이념에는 위대하고 대담한 무엇이 있다"며 연출 재판에서 대본대로 연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자비는 없었다. 그래도 스탈린과의 약속은 지켰다. 재판에서 부하린은 '반혁명 조직'에 가담했다는 '포괄적 혐의'를 인정했다. "내가 어떤 특정 행위를 알았든 몰랐든, 내가 그것에 가담했든 안 했든 상관없이 그렇게 했다."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세월호 사고에 대해 "유족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 규명이 속 시원하게 잘 안 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이 15일 퇴선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해경 지휘부 10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자 유족들이 크게 반발했다. 결국 문 대통령의 말은 유족이 원하는 대로 유죄가 나왔어야 한다는 뜻이다.대통령이기에 앞서 법을 공부했다는 사람의 입에서 어떻게 이런 무지막지한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말문이 막힌다. 유족이 원하니 무죄도 유죄로 둔갑시켜야 한다면 딱 맞는 방법이 있다. '스탈린식 연출 재판'이다. 스탈린에게 한 수 배우시길.

2021-02-19 05:00:00

[야고부] ‘D방역’

[야고부] ‘D방역’

2020년 2월 19일. 대구시의사회와 감염병 전문의·대구시 보건 관계자들이 모였다. 코로나19 대구 첫 감염자인 '31번' 확진자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소집된 비상대책회의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코로나19 환자 대량 발생에 대비해 대구의료원 소개령을 내리고 동산병원을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지정했다.나는 이날 회의야말로 신천지교회발 코로나19 사태 방역의 결정적 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확진자 추이를 며칠 더 지켜보자는 결론이 났더라면 지난 1년간 대구와 우리나라가 겪은 상황보다 훨씬 심각한 대재앙을 겪었을지도 모른다. 그때 기민한 대처를 한 대구 의료계와 시 방역 당국에 찬사를 보낸다.대구는 감염병과 전쟁에서 역사를 새로 썼다. 'K방역'의 원형은 대부분 'D방역'(대구형 방역)에서 나왔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구에서 처음 시작됐다. 드라이브스루 선별 진료소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으며,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은 '신의 한 수'인 생활치료센터도 대구에서 시작됐다. 전국 처음으로 대중교통 탑승객에 대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시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시민 협조를 이끌어냈다.시민 의식도 빛났다. 시민들과 소상공인들은 자발적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문을 닫았다. 마스크 구매 줄 서기는 있었어도 사재기는 없었다. 전국 각지에서 의료진, 소방수, 자원봉사자들이 달려와 도움의 손길을 뻗었고 이는 코로나19 사투에 큰 힘이 됐다. 한때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41명까지 치솟았던 대구는 53일 만에 신규 확진자 '0'을 달성했다. 봉쇄 조치 없이도 지역사회 확산을 막아낸 세계 최초 사례였다.대구의 성공으로 잠잠해지나 싶던 코로나19는 이태원 집단감염, 광복절 집회, 교회 집단감염 등을 거치면서 다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끝 모를 어둠의 터널 같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 기세가 크게 꺾였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봉쇄 명령과 백신 접종이 효과를 거두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춥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때까지가 관건이다. 국민 모두가 긴장을 풀지 말고 지난해 봄 대구 시민들이 했던 것처럼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2021-02-18 05:00:00

[야고부] ‘거짓말쟁이 대법원장’

[야고부] ‘거짓말쟁이 대법원장’

2010년 8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했다. 김 후보자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개인적으로 언제 알았느냐는 질의에 "2007년 하반기 이전에는 일면식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2006년 한 출판기념회 단체사진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게 공개됐다. 민주당 대변인은 "거듭된 거짓말이 드러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연히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대선 주자로 꼽히던 김 후보자는 결국 자진 사퇴했다.김 후보자의 거짓말은 김명수 대법원장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김 대법원장은 거짓말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김 대법원장은 임성근 부장판사와의 대화에서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거짓말을 했다. 대화를 녹음하지 않았다면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은 파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9개월 전의 일로 기억이 불분명해 일어난 일이라는 김 대법원장 해명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판사 탄핵을 거론한 대화 내용을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이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 대법원장은 이런 거짓말을 대법원 명의 답변서에 담아 국회에 보냈다. 국회에 위증을 한 셈이다. 대법원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열 번은 사퇴하고도 남을 중대한 흠결이다.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비난받은 가장 큰 까닭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법관 탄핵 거래' 의혹에다 거짓말로 나라가 만신창이가 됐는데도 김 대법원장은 사퇴는커녕 부끄러워하는 기색조차 없다. 이런 대법원장을 정권은 비호하느라 혈안이고, 대화를 녹음한 임 부장판사를 공격하고 있다. 적반하장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결코 덮어놓고 갈 수 없는 중대 범죄"라며 "반드시 진상을 밝혀야겠다"고 했다. 온갖 트집을 잡아 전·전전 정권을 난도질하면서 자신들의 잘못은 어물쩍 넘어가는 게 문재인 정권의 고질병이다. MB 정권에서는 일면식도 없다는 거짓말 때문에 총리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반면에 문 정권에서는 더 나쁜 거짓말을 한 대법원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거짓말에 대한 기준·도덕성·처벌에서 문 정권이 MB 정권에 낯을 들 수 없을 지경이다.

2021-02-17 05:00:00

[야고부] 고독·고립 담당 장관

[야고부] 고독·고립 담당 장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 방침에 설 연휴를 '집콕'이나 '화상 만남'으로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 찾아오는 가족이나 친지가 없거나 줄어들다 보니 이웃에서 나는 전 부치는 냄새도 별로 맡을 수 없었다. 그래서 올해 설은 설 같지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젊은이들은 고향에 가서 집안 어른들에게 취직이나 결혼 여부 등의 질문에 시달리지 않았으니 썩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골집의 노부모들은 코로나19가 걱정돼 오지 않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일 년이라 해봤자 명절이나 되어야 보던 자식 손주들을 보지 못하게 됐으니 아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코로나 블루'도 길어지고 있다. 매일 발송되는 경고 문자, 사회적 활동 제약, 실업의 위기와 취업 결혼의 어려움 등 부정적 사회현상에 따른 우울 증상으로 불안감이 커지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거리를 유지하되 심리적으로 더 가까이 지내려는 노력, 노인 등 외로운 이들에게 더 자주 안부 전화를 하거나 가족 모임을 갖는 것 등이 대안이라고 한다.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고립이 심각해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이 증가하자 '고립'과 '고독' 문제를 담당할 장관직을 만들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전년보다 750명 늘어난 2만919명으로 2009년의 세계 금융위기에 이어 11년 만에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1만3천943명으로 135명 줄었으나 여성은 6천976명으로 885명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말미암은 사회적 고립감, 실업 등으로 인한 우울감 심화 등이 여성에게 더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고립과 고독 문제 대처는 저출생 대책 담당 장관이 겸임하며 자살 방지 대책이나 저소득층 대상 푸드뱅크 사업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람 간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대안으로 활용되면서 정보기술(IT)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를 지원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IT 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개인의 고립과 고독을 깊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니 일본의 대처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2021-02-16 05:00:00

[야고부] SNS 필화(筆禍)

[야고부] SNS 필화(筆禍)

지난 150년 미국 정치사에서 탄핵 문턱에 선 대통령은 모두 4명이다. 앤드루 존슨(1868년), 리처드 닉슨(1974년), 빌 클린턴(1998년), 도널드 트럼프(2019·2021년)다. 닉슨은 탄핵 소추 직전 사임했고, 트럼프는 두 번씩 탄핵 소추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하원에서 가결한 탄핵 소추안이 상원을 통과한 사례는 아직 한번도 없다.미국 상원은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 심판 표결에서 탄핵안을 부결했다. 상원 의석 100석 중 3분의 2 이상인 67표에 10표가 모자랐다. 트럼프는 지난 1월 6일 백악관 앞 연설에서 지지자들을 선동해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를 야기한 혐의로 탄핵 소추됐다. 앞서 2019년에도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소추됐으나 공화당의 엄호로 위기를 비껴갔다.트럼프의 이런 정치적 위기는 자초한 일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워싱턴의 이단아'라는 별칭답게 재임 내내 좌충우돌했다. 야당·언론과의 반목에다 유색인종 차별,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국제사회와의 갈등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다. 이런 분란에 불씨가 된 것은 시도 때도 없는 그의 '트위터'였다. 무분별한 그의 'SNS 정치'는 역효과를 불렀고 두 번의 탄핵 소추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이다.SNS 때문에 곤란한 처지가 된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도 드물지 않다. 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의 '경기도 7급 공무원 합격 인증샷'과 과거 커뮤니티 게시판에 쓴 장애인 비하와 성 매수에 관한 글들이 크게 사회적 이슈가 됐는데 여론이 악화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르기도 했다. '일베' 논란에 휩싸인 문제의 이 합격자는 결국 공무원 신규 임용 후보 자격 취소에다 각종 범죄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 무분별한 SNS 행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다.최근 국내 몇몇 프로배구 선수들의 '학폭' 소동도 SNS가 화를 키운 경우다. 앞뒤 가리지 않는 SNS 사용이 과거 학창 시절 학교폭력 피해자의 분노를 사면서 결국 제 발등을 찍은 꼴이 됐다. 물론 일부의 사례이나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소리가 심심찮게 나오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콩 심은 데 콩 나는 게 이치다. 하지만 잡초도 따라온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2021-02-15 05:00:00

[야고부] 신공항 멍청이론(論)

[야고부] 신공항 멍청이론(論)

홍준표 국회의원이 지난 5일 서문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덕도신공항을 반대하는 TK 정치권에 쓴소리를 했다. "TK가 반대한다고 가덕도신공항 막을 수 있나, 정부에서 부산을 지원하는 만큼 대구경북에도 해달라고 해야지 반대만 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했다. 발언 수위가 꽤 높다. 일리 있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겠지만, 불편함을 느낀 시민들도 많았으리라.평소 발언에 거침이 없는 그다. 하지만 가덕도신공항 사안에 대한 대구경북민의 심정을 헤아렸다면 표현 수위를 조절했어야 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민의 절반 이상이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부산에 억하심정(抑何心情)이 있거나 소아적 질투심을 가져서가 아니다. 홍 의원의 눈에는 이들이 다 멍청이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5년 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동남권신공항 입지 평가에서 가덕도는 꼴찌를 했다. 20~30m 깊이 바다를 메우고 공항을 짓겠다는 발상도 그렇고, 부산 최남단이라는 입지 조건상 영남권을 아우르기 힘든 가덕도가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서다.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가 오히려 속 시원한 말을 했다. 그는 "가덕도신공항은 선거를 앞두고 현 정권이 벌이는 대시민 사기극"이라고 규정했다. 수십조원으로 추정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산은 부산의 교통 문제나 노인복지 문제를 해결하고 낙동강 수계를 완전히 정비할 수 있는 규모라고도 했다. 지당한 소리다.설령 홍 의원 전략대로 대구경북이 가덕도를 용인해 주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에서 실리를 취하고자 하더라도 정부 여당이 챙겨준다는 보장도 없다. 현 집권 세력은 TK를 노골적으로 버리고 PK를 택했다. 국민의힘에도 TK는 후순위 처지다. 여야로부터 버림받은 TK는 지금 어디에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홍 의원이 정치 여정의 피날레를 피우겠다며 고향(경남 창녕) 대신 대구에 둥지를 틀었다면 대구경북민의 상실감부터 헤아리는 게 먼저다. 게다가 그는 5년 전 동남권신공항 후보지 결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밀양도, 가덕도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어정쩡한 결론을 낸 과정을 경남도지사로서 지켜봤고 합의 도장까지 찍어준 장본인이 아니던가.

2021-02-11 05:00:00

[야고부] 경북의 별똥 노학자 사랑

[야고부] 경북의 별똥 노학자 사랑

668년 고구려 패망 전에 만들어졌으나 평양에 수장(水藏)돼 잊힌 물건이었다. 그리고 728년 지나 이성계가 막 조선을 세운 1396년, 한 집안이 비장(秘藏)하던 탁본 한 장을 내놓았다. 이를 받은 태조 이성계는 '길이 자손만대 보배로 삼을 만한 것'(寶重之)임을 알고 탁본 내용을 돌에 새기게 했다.그리고 석각된 '보배'는 다시 517년 흐른 1913년, 대학에서 천문학을 배우고 한국에 파견된 미국인 선교사 유부수(劉芙秀·Will Carl Rufus)의 한 편 논문에 등장했다. 그러나 보배를 다룬 논문은 1970년대 들어서야 한국인에게 겨우 퍼졌다. 고구려가 남기고, 이성계가 돌에 새긴 보배를 많은 사람이 알기까지 무려 1천300년쯤 걸린 셈이다.다시 세월을 보내고 1985년 이성계의 바람처럼 자손만대 전할 국보 22호가 됐다. 크고 작은 별 1천467개를 새긴 석각 천문도는 별 숫자만큼의 해를 거쳐 국보 대접을 받았으니 바로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다. 특히 조선에는 비슷한 이름의 '건상열차분야지도'(乾象列次分野之圖) 등 천문 기록과 자료가 숱하나 아는 후손은 드물었다.이런 사연의 선조가 남긴, 하늘의 별 움직임과 현상을 다룬 옛날 천문 도서 내용을 세상에 쉽게 퍼뜨리기 위해 경북의 천문 자산에 오랫동안 애정을 쏟는 사람들이 나서고 있다. 일본에서 발견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딴 소행성을 갖고 있고, 경북 예천에 개인 천문관도 열었던 국제 학계에서 명성 있는 나일성 원로 천문학자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주인공이다.조선조 천재 천문학자로 알려진 경북 영주 출신 김담(金淡)을 기려 만든 (사)과학문화진흥원을 이끄는 올해 아흔의 나일성 노학자 등이 지난 2019년부터 연말에 펴낸 '과학고서해제집'이 올해는 예산난에 발간이 힘들다는 소식에 경북도 등이 추경 편성으로 길을 찾는 모양이다. 특히 경북도에는 천문 자산이 많다. 신라 첨성대나 예천 천문 시설 등 흩어진 천문 자산은 경북의 자랑 아닌가.천문에 헌신한 노학자가 혼신으로 모신 국내외 필자가 머리 맞대 펴낸 두 권도 평가할 만하지만 올해 3권째 발간에 이어 해제(풀이) 작업이 이어지면 이는 전국 어느 곳도 넘볼 수 없는 문화자산이 될 수도 있다. 경북이 이를 넘어 잘 쓰면 그 덤의 효과는 알 수조차 없을 테고.

2021-02-10 05:00:00

[야고부] 가족의 처신

[야고부] 가족의 처신

세상 사는 일이 마음대로 된다면, 거꾸로 사는 재미가 줄어들 것이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가족의 처신이다.올해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생 프랭크 바이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형인 대통령을 끌어들인 광고 때문이다.가족의 부적절하거나 부정한 처신은 대개 들통나지만, 본인은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다. 믿고 의지하며 사랑하는 가족이기에 그렇다.때론 그렇게 하지 말라며 부탁하거나 주의를 요청하고, 권력자일 때는 감시자를 붙인다. 가족을 파는 행위가 반복되면서 원수지간이 된 이들도 있다.고위 공직자 등 유명인이나 평범한 사람이나 가족의 처신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우리나라 정치인 중에도 가족의 처신을 놓고 도마 위에 오른 이가 한둘이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의 이름을 더 빛낼 수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탄핵당해 나쁜 이미지만 더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들과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들은 권력의 정점에 있는 아버지와 동생을 앞세워 실리를 챙겼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주목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어떠한가. 그는 형과 형수와의 마찰로 얼굴에 똥칠했다.일반인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운전 중 접촉사고만 내도 우리 아들이 권력기관에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어르신이 있다. 병원에 가더라도 아는 의사나 간호사를 들먹인다. 자식 자랑을 낙으로 삼는 부모도 많다. 듣는 사람과 당사자들이 싫어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하지만 우리 사회는 가족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에 매우 관대하다. 큰 허물로 여기지 않는다. 그만큼 혈연이 사회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설이 다가왔다. 코로나19로 가족이 모이는 정상적인 명절을 보내지 못하지만, 명절 때만이라도 만나서 정을 나누는 화목한 가족은 얼마나 될까. 주위를 보면 재산 다툼과 부모 봉양 문제 등으로 남보다 못하게 지내는 가족들이 많다.그래도 진짜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도움 되는 이는 가족 아닐까. 조상을 모시고 가족을 챙기는 건 우리의 훌륭한 미덕이다.

2021-02-09 05:00:00

[야고부] 김명수는 죽었다

[야고부] 김명수는 죽었다

독일 헌법의 명칭은 '기본법'(Grundgesetz)이다. 1948년 독일연방공화국(서독) 창건 시 '헌법'이 분단을 영구화하는 의미를 갖는다는 우려에서 만들어진 용어로, 주권과 통일이 확보될 때까지 국가가 기능할 수 있는 일시적인 법이지만 헌법과 같은 권위를 갖는다는 의미가 담겼다. 1990년 통일 후 통일헌법을 제정하지 않고 동독 지역이 통일 독일연방에 가입하는 내용으로 기본법을 개정함에 따라 그 명칭은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각설하고) 주목되는 것은 기본법이 법관은 '법률과 양심'이 아니라 법률만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법 제정 당시 '양심에 따라'라는 표현을 넣을지를 두고 논의가 있었으나 이렇게 결론이 난 것이다. '국민감정'이란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이 법을 대신하면서 헌법과 법률을 파괴했던 나치 시대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다.그 악몽을 실천했던 법관이 나치 법무 차관을 거쳐 '민족재판소' 소장을 지낸 롤란트 프라이슬러였다. 나치 집권 후 기존 법률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법조인들을 압박해 모든 법률이 '국가사회주의'를 뒷받침하도록 했다. 그 요체는 특정 행위가 불법이 아니어도 '여론'이 요구하면 처벌하는 것이었다.(나치 형법 제2조) '정치적 결정'으로 법적 판단을 간단히 무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프라이슬러는 이를 판사들에게 강요했다. "공명정대함을 포기하고 오로지 국가사회주의 정신으로만 판결하라"고 했다. 1942년 단심(單審)인 민족재판소장이 된 뒤에는 직접 실천했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민족재판소는 5천여 건의 사형 판결을 내렸는데 그가 내린 것만 2천600여 건에 달한다. 그중에는 영국 BBC방송을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처형된 사람도 있다.김명수 대법원장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본질적으로 프라이슬러와 다르지 않다. 정권이 죄가 있든 없든 판사를 탄핵하려 하니 탄핵돼야 한다는 철학(?)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프라이슬러는 1945년 2월 미군의 베를린 폭격 때 피고인 서류를 가지러 법원 건물로 들어갔다가 건물이 붕괴하면서 사망했다. 법관의 양심과 명예를 정치집단에 팔아넘긴 김명수 대법원장도 마찬가지다. 생물학적으로는 살아 있지만, 법관으로서는 죽은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2021-02-08 05:00:00

[야고부] 미나리

[야고부] 미나리

의사소통과 표현의 도구인 언어는 집단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데도 널리 쓰인다. DNA가 대물림되듯 음성 기호는 상호 동질성과 문화적 동류의식을 가름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하지만 피부색이 그렇듯 언어가 때로 편견과 갈등의 불씨가 되고 차별과 구분의 상징이 된다. 이런 비틀린 의식은 서구 사회에서 두드러지는데 영어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인식이 또 다른 오만과 편견을 낳고 있는 것이다. 영어가 다민족·다문화 사회인 미국을 유지하는 주요 매개라는 점에서 그 의미 부여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영어 우선주의'는 다양성과 확장성을 해치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지난해 1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1인치 남짓한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언어에 얽매이지 않고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면 넓은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권고였다. 하지만 골든글로브는 그 충고에 대해 납득은 하면서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영어 우선주의는 영화 '미나리'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이 작품은 올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영어 대사가 50%가 안 된다는 이유로 작품상 등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미나리'로 20관왕 기록을 세운 윤여정의 이름도 연기상 후보에는 없었다. 뉴욕타임스와 버라이어티 등 주요 언론 매체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결과" "중대한 실수"라며 입을 모았다.'미나리'는 감독과 제작자, 자본 모두 미국산인 미국 영화다. 그런데도 골든글로브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자부하는 영어의 틀에 갇혀 스스로 '로컬'임을 자인한 꼴이다. 가장 근원적인 표현의 장르인 언어가 인간을 표현하는 영화라는 장르를 홀대한 것이다. 언어의 벽을 넘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그들이 선택할 몫이다. 봉준호의 영화가 '아카데미의 DNA'를 혁신했듯 다양한 언어로 표현된 좋은 영화는 영어보다 힘이 세다.

2021-02-06 05:00:00

[야고부] 윤석열과 김명수

[야고부] 윤석열과 김명수

정부 여당 인사들은 걸핏하면 '선출되지 않은 권력(예, 검찰과 감사원)이 선출된 권력의 뜻과 상반되는 행동을 한다'고 핏대를 올린다. 선출된 권력의 행위에 대해 법이니 규정이니, 재정건전성을 들먹이며 따지지 말라는 것이다. 정부 정책뿐만 아니라 위법 혐의에 대해서도 따지고 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내내 윤석열 검찰을 쫓아내는 데 총력을 쏟았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수사,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수사 등을 무마하기 위해서였다. 감사원을 향해서는 "주인 의식 가지고 일하라고 했더니 주인 행세하려고 한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검찰과 감사원 공격에 집중하던 정부 여당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대선 여론 조작 사건 1·2심 유죄, 최강욱 의원 유죄 등 엄정한 판결이 잇따르자 법원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했다.범여권 상당수 의원들은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의 내용이 완성되기도 전에, 말하자면 '백지 탄핵소추안'에 동참 날인을 했다. 법관 탄핵에 대해 내용도 살펴보지 않고 동참한 것이다. 애초 탄핵의 목적이 판사 겁박이니 그 내용을 살펴볼 필요조차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4일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안은 찬성 179표로 통과됐다.정부 여당은 법관 겁박에 왜 이처럼 안달일까.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재판, 4·15총선 관련 소송 등 정권 관련 사건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법관 탄핵을 통해 정권 관련 사건을 '법조문'으로 판결하지 말고 '정권의 기호에 맞게 하라'는 내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대한민국 공무원은 국가 정책을 짠다는 자부심, 나라 살림을 관리한다는 책임감,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국민을 평안하게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한다. 검찰도 법원도 감사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여당, '대깨문'들은 공무원들에게 문 정부 옹위를 위해 법과 양심을 배반하라고 다그친다. 그 겁박에 검찰총장 윤석열은 맞서 싸우고 대법원장 김명수는 협조했다.문 정부와 여당은 결국 패할 것이다. 대한민국 대다수 공무원은 윤석열과 같은 인물이고, 대다수 국민이 김명수가 아니라 윤석열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2021-02-05 05:00:00

[야고부] 한일해저터널

[야고부] 한일해저터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에서 '한일해저터널' 카드를 내던졌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국면에서 민주당이 선점한 가덕도신공항 카드에 한일해저터널을 얹어 베팅한 것이다.사실, 한일해저터널 구상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1930년대 일제는 일본, 한반도, 중국, 베트남, 말레이반도를 잇는 1만㎞ 철도 구상을 세웠다. 하지만 당시 기술력으로는 무모했던 데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함으로써 일제는 계획을 접어야 했다. 한일해저터널은 1만㎞ 철도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해방 이후에도 일본은 한국 정부에 한일해저터널 건설 의향을 여러 차례 타진해왔다. 1994년 영국과 프랑스 사이 채널터널이 완공되자 2000년대 초반 우리 정부도 한일해저터널 검토를 벌였다. 하지만 2003년 한국교통연구원은 철도·해운·항공 등 국가기간산업 타격과 국방상 문제, 국가 정체성 문제 등을 들어 '타당성 없음' 결론을 내렸다. 2011년 다시 한번 이뤄진 정부 연구에서도 결론은 비슷했다.한일해저터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제적 실익이다. 김 위원장은 한일해저터널의 생산 효과가 54조5천억원, 고용유발효과가 45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런데 2016년 부산발전연구원은 한일해저터널을 짓는 데 120조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한국 측이 30%를 부담하면 40조원 정도를 감당해야 한다.결국 수요가 관건이다. 공사비와 연간 수백억~수천억원에 이르는 유지비를 감안할 때 통행료가 항공료 수준으로 책정돼야 한다는 예상이 있다. 수요 부족으로 수백 년이 지나야 공사비를 겨우 회수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한일해저터널이 뚫리면 부산항만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도 고려 요소다. 부산이 향후 구축될지도 모를 유라시아 철도의 시작 및 종착지로서의 메리트를 잃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한일해저터널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친일' 또는 '반일' 프레임으로 대립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긴 호흡으로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채널터널의 경우 구상부터 건설까지 200년, 지질조사에 30년이 걸렸다. 김 위원장이 얼마나 깊이 검토했는지 모르지만, 보궐선거용으로 불쑥 꺼내 들 카드는 아닌 듯하다.

2021-02-04 05:00:00

[야고부] 별똥 노학자의 경북 사랑

[야고부] 별똥 노학자의 경북 사랑

1664년 10월 9일부터 1665년 2월 15일까지 조선 관리 여럿은 하늘 살피기에 온 신경을 쏟았다. 천변(天變)이 일어난 탓이다. 본 바는 그대로 나라에 보고됐다. 2개월 20일간의 천변으로 왕(현종)과 신하들이 한 말과 일은 실록에 남았다. 천변을 살피고 적은 관리의 일부 이름과 성(姓), 관직도 전하고 있다.당시 조선이 알지 못했던 곳(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도 1664년 12월 4일~1665년 3월 20일 96일간 하늘에서 빚어진 현상을 지켜봤다. 또한 네덜란드인으로 붙잡혀 당시(1653~1666) 조선에 머물다 귀국한 하멜도 13년간의 조선 삶을 보고한 '하멜표류기'에서 조선인들의 긴장된 2개월 20일 이야기를 적었다.조선 관리들은 1664년 갑진(甲辰) 10월의 별이라 '강희삼년갑진시월혜성'(十月彗星)으로 불렀다. 다른 곳 사람은 'C/1664 W1'의 학명(學名)을 붙였다. 조선의 관리와 다른 곳의 사람이 함께 하늘을 보고 기록을 남긴 것은 바로 혜성이었다.이런 이야기는 지난 2019년부터 해마다 한 권씩 발간되는, 국내외 천문학 관련 고서(古書)를 골라 풀이한 '과학고서해제집'에 나온다. 이 작업은 경북 영주 출신의 조선 천문학자 김담(金淡)을 기리는 마음이 남다른 나일성 원로 천문학 박사와 김규탁 전 경북도 과장, 이계순 편저자 등 여러 사람이 벌이고 있다.특히 나 박사는 자신의 이름에 별(星)이 있어 호(號)조차 '별똥'으로 할 만큼 우주에 관심이 깊고, 경북과는 남다른 인연이다. 2002년 예천에 개인의 나일성천문관 문을 열었고, 김담을 기려 (사)과학문화진흥원을 꾸렸다. 영주에는 분원을 내고 학술행사 등으로 그를 빛내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 한때 잘못된 소송에 휘말려 힘들었지만 법원 판결로 바로잡았고, 흔들리지 않고 경북에 쏟는 애정은 한결같았다.1932년 태생이니 90세 노학자로 경북을 아끼고 천문학 대선배 김담을 추모하고 고서해제로 경북에 또 다른 천문 문화유산을 남기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대구경북의 한결같은 지지에도 눈앞 선거에 눈이 뒤집혀 헌신짝처럼 대구경북을 차버린 어느 80대 고개 노정치인 소식 속 청량한 길을 가는 별똥 학자의 이야기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부디 별똥 노학자가 바라는 천문학 고서 100권의 해제 작업 소원 이루기를 빌 뿐이다.

2021-02-0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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