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영풍제련소 김빼기 작전…환경부는 빨리 판단하고 조치해야

경북 봉화 영풍제련소의 불법 행위에 대한 경북도의 조업정지 조치가 제련소의 잇따른 이의 제기로 불법 적발 2년이 넘도록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 소송 제기에다 청문 개최 요청 같은 행정 절차를 거치느라 법규 위반에도 제련소의 영업 행위가 계속되는 까닭이다. 제련소의 '김 빼기 작전'에 경북도가 속수무책인 셈이다. 말하자면 제련소의 사상 첫 조업정지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는 회사 전략은 그 나름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영풍제련소의 행위는 사실 속이 들여다보일 만큼 몰염치하다. 제련소는 2017년 2월 기준치를 넘는 폐수를 70여t이나 내보냈고, 낙동강의 생태와 환경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경북도의 조업정지 20일 처분은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게다가 영풍제련소는 올 4월에 또다시 불법 행위를 하다 2차로 적발됐다. 경북도로서는 환경부의 유권 해석을 받은 만큼 120일(3개월과 30일)의 추가 조업정지 행정처분은 마땅했고, 제련소의 행위는 가중 처분을 받을 만했다.물론 제련소로서는 영업정지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두려워 소송 제기와 행정 절차를 통해 가능한 한 영업정지 집행의 시기를 늦추고 싶을 것이다. 마침 법원에서도 제련소의 조업정지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이고 재판을 진행하는 터이니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더라도 제련소가 1차 불법으로 조치를 받은 상태에서 반성과 개선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버젓이 불법 행위를 또 저질러 2차 적발된 점에 미뤄 제련소의 법규 무시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이 같은 제련소의 꼼수에 경북도로서는 답답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두 차례나 불법 행위가 적발될 정도로 제련소의 상습 위반을 확인한 만큼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빨리 환경부의 추가적인 유권 해석을 받아야 한다. 환경부 역시 지난 14일 경북도가 요청한 유권 해석에 대한 판단을 서둘러 내려야 한다. 제련소가 강조하는 조업정지에 따른 경제적 피해 못지않게 제련소 불법 행위로 입는 환경 파괴의 피해가 더욱 중대해서다.

2019-10-18 06:30:00

[사설] 사라져 가는 대구의 명물거리 수수방관할 것인가

대구시 남구 이천동에 있는 고미술거리가 존폐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인근에 대규모 주택 재개발 사업이 벌어지면서 고미술품 상인들이 하나둘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고미술거리 내 상점 50여 곳 중 15곳 이상이 재개발 부지 안에 있고, 상인들 대부분이 세입자여서 건물주의 이주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이천동 고미술거리는 1960년대부터 조성된 고미술품 거래 업소 밀집 지역으로 남구청이 정부 지원을 받아 고미술 특화 거리로 조성한 곳이다. 그동안 테마 거리와 관광 활성화 사업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조만간 900여 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이런 노력도 물거품이 되고 만다. 고미술거리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인 것이다.현재 조합의 보상 작업이 마무리 단계여서 내년에는 철거에 들어갈 전망이다. 상인들은 한숨을 짓고 있다. 문화재 매매업은 한곳에 모여 있어야 영업에 유리한데, 마땅히 옮겨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조합에서 제시한 이주비 보상금도 특수 포장이 필요한 고미술품의 특성상 이사 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한다.만성 적자에 따른 한약재 도매시장의 폐쇄를 앞두고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중구 남성동 일대의 약령시 골목도 그렇다. 약령시는 이미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2011년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주변 상권은 되살아났지만, 점포 임대료 급등으로 많은 한약방과 약업사가 밀려났다. 커피점과 음식점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이곳을 약전골목이라 부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콘텐츠 부족과 상업화로 방문객이 줄어들고 있는 방천시장 김광석거리도 회생 방안이 필요하다. 명품 골목과 명물 거리는 시민 생활의 질적 향상을 방증하는 문화 공간이자 대구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는 대구의 역사적 자취를 체감할 수 있는 주요 관광 코스이기도 하다. 대구의 전통과 문화의 숨결이 어린 명물 거리와 골목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2019-10-18 06:30:00

[사설] 지금은 文대통령이 국민통합'국정쇄신 메시지 내 놓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긴급 경제 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적신호가 켜진 경제 상황 점검 및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 관계 장관을 불러모은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을 청와대로 불러 검찰 감찰 방안 마련과 검찰 개혁 속도전을 주문했다. 경제와 검찰 개혁을 직접 챙기며 흐트러진 국정 장악력을 회복하려는 시도다.하지만 문 대통령이 지금 우선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대통령 5년 임기 중 전반기 국정 운영이 실패로 드러난 만큼 진정성 있는 반성이 시급하다. 조국 사태를 비롯해 국정 전반에 대해 문 대통령 스스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점수를 매겨 보기 바란다. 정치, 경제, 안보, 외교, 북한 문제 등은 물론 특히 국민 통합에서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울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 등에 성찰(省察)을 요구할 게 아니라 본인이 먼저 성찰하는 게 마땅하다.임기 반환점을 앞둔 문 대통령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어느 하나 잘했다고 내세울 게 없다. 취임 초 80%를 넘던 대통령 지지율이 반 토막이 나고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면서 대통령 퇴진 주장까지 나온 까닭이 무엇이겠나. 표면적으로 조국 사태는 부적격 장관 물러가라는 국민의 목소리였지만 근본적으로는 문 대통령의 오만·독선적인 국정 운영에 대한 쌓이고 쌓인 국민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문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반성과 대국민 사과, 국정 쇄신 없이 국정 장악력만 높이려 한다면 국론 분열과 민심 이반이 가속할 수밖에 없다. 레임덕 방지와 내년 총선만을 겨냥한 국정 장악은 제2의 조국 사태를 부를 우려가 크다. 지금은 국민 통합을 위한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 문 대통령은 오기(傲氣) 정치를 버리고 국민 통합을 우선하는 국정을 펴야 한다. 국정 쇄신을 위한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 개편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국민 통합과 국정 쇄신을 골자로 한 국민에게 큰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내놓기 바란다.

2019-10-18 06:30:00

[사설] 갈수록 확산하는 해충 피해, 실효성 있는 방역 대책 찾아야

최근 미국흰불나방 유충이나 화상벌레 등 해충이 우리 생활 공간 주변까지 널리 확산하면서 방역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민원이 높다. 기상 이변이나 외국 화물 통관 과정에서 유입된 해충들이 최근 빠르게 늘고 시민 피해가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꽃매미'로 불리는 중국매미의 습격이나 부산·인천 등 주요 항구 주변의 '붉은불개미' 소동은 낯선 해충의 습격에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 상태인지를 증명한다.이달 들어 안동 시내 몇몇 아파트 단지에서 잇따라 발견된 '화상벌레'(청딱지개미반날개)도 국내 해충의 확산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화상벌레가 신체에 닿기만 해도 화상을 입은 것처럼 화끈거림 증상과 함께 염증까지 유발해 큰 공포감을 준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국은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개별 가구에 해충 퇴치를 맡겨 놓는 등 거의 방치하는 수준이다.매년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미국흰불나방 유충'도 큰 골칫거리다. 이상기온 탓에 요즘에는 10월까지 출몰하면서 방역 민원이 크게 몰리고 있지만 번식력이 강하고 개체 수가 너무 많아 방역을 해도 완전한 근절이 어려운 형편이다. 미국흰불나방 유충은 흔히 플라타너스로 불리는 양버즘나무에 주로 기생하는데 대구 시내 전체 3만 그루 중 25%가 달서구 성서공단 지역에 분포해 해마다 인근 주민 불편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해충 확산에 따른 시민 피해나 불편 때문에 실효성 높은 방역 대책의 필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뇌염이나 살인진드기, 재선충 등 독성이 강하거나 감염병을 전파하는 해충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이유로 당국 또한 이렇다 할 방역 기준이나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화상벌레처럼 최근에야 국내 토착화가 확인된 사례도 있지만 더 큰 피해가 나오기 전에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해충 피해를 예방하는 교육 등 대주민 홍보를 강화하고 서식지에 대한 집중 방역과 환경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매일신문

2019-10-17 06:30:00

[사설] 문 대통령에게 무소불위 권력 얹어줄 공수처 설치

조국 법무 장관 사퇴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의 조기 처리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지난 4월 '선(先)선거법' 처리 합의를 무시하고 오는 29일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을 먼저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명분은 '검찰 개혁'이지만 속내는 대통령에게 무소불위의 '사정'(司正) 권력을 안기려는 속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민주당이 제출한 공수처법은 대통령이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수사관은 공수처장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이란 '검찰 개혁'의 대원칙을 근본부터 허문다. 철저히 대통령에 예속된, 무시무시한 사정기관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공직자 비리 수사라는 당위론이 숨기고 있는 것은 바로 대통령 권력의 초(超)비대화이다.공수처가 무시무시한 사정기관임은 민주당이 제출한 법안을 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공수처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다는 사실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고 검찰 개혁의 주요 과제도 이를 분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가져야 하는가? 최근 공수처와 비슷한 '국가감찰위원회'를 설치한 중국까지도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있다. 공수처가 '문 정권의 슈퍼 특수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수처가 요구하면 검찰과 경찰은 수사 중인 사건을 공수처로 넘겨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건을 넘겨야 하는지 구체적 기준이 없다. 공수처에서 넘기라면 무조건 넘겨야 한다. 이는 '고운 놈'은 덮고, '미운 놈'은 끝까지 터는 '선택적' 수사기소를 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민변 출신이 공수처를 장악할 것이 확실시된다는 게 일치된 분석이고 보면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여권은 뭐가 무서워 이런 무소불위의 권력을 문 대통령에게 주려 하는가? 이는 '개혁'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없는 '초(超)제왕적 대통령'을 만들려는 책동일 뿐이다.매일신문

2019-10-17 06:30:00

[사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대국적인 행보만 남았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 방안을 두고 대구시장과 경상북도지사의 중재와 협상 행보에도 군위군과 의성군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돌이켜보면 어떤 방안도 양 지역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역 발전의 사활이 걸린 만큼 유불리를 고려한 이견과 갈등은 필연적이었는지도 모른다.하지만 소지역주의에 매몰되어 대구경북의 재도약을 위한 대역사가 추진 동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최종 선정 기준에 주민투표와 함께 시도민 여론조사를 반영할 것이라는 방침도 이 같은 위기감 속에 도출된 것이다. 더 이상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마련한 최종안은 국방부 용역안에 따른 주민투표 찬성률과 시도 절충안에서 밝힌 투표 참여율에다 시도민 여론조사를 1대 1대 1로 합산해 이전지를 선정하는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따라서 11월 중순까지는 협의안을 확정한 다음 주민투표를 공고해 연내에 꼭 최종 이전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현재로서는 더 이상 대안은 없다.주민투표 찬성률과 투표 참여율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여론조사를 통해 시도민의 의견까지 종합하는 안을 최적의 방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단순히 군위와 의성만의 공항이 아니다. 대구경북민 모두의 공항인 것이다. 이 같은 대명제에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란은 떨쳐버리고 함께 대국적인 행보에 동참해야 한다.군위군과 의성군도 대구경북의 미래가 걸린 대형 사업에 대승적인 차원의 수용과 공조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탐대실로 공멸의 길만 남을 뿐이다.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연내에 마무리 짓지 못하면 그러잖아도 부산·울산·경남이 끈덕지게 강변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쪽으로 무게를 실어주는 결과만 낳을 것이다. 이제는 방법론이 아닌 추진론에 무게를 두고 나아가는 길만이 남았다.

2019-10-17 06:30:00

[사설] 부실학회·연구비 비리·부정 연구 의혹…경북대 어디로 가나

경상북도교육청에서 14일 열린 경북대학교 국정감사에서 일부 교수들이 논문 공저 등에서 자녀에게 특혜를 준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대학 당국은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내 질타를 받았다. 또 경북대 문제에 대한 답변도 부실한 데다 총장 역시 "잘 모르겠다. 알아보겠다"고 말해 국감 태도마저 의심 받기에 충분했다.이날 감사에서 경북대 총장이 보인 당당하지 못하고, 궁색하고 초라한 모습은 경북대의 부끄러운 현실과도 얽혀 있어 민낯을 보는 듯하다. 먼저 경북대 교수 4명이 본인 자녀를 7개 논문에 등재하고, 특히 3건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일이다. 연구윤리위원회는 근거 자료가 제대로 없었음에도 '연구 부정 행위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누가 믿겠는가. 자녀 이름을 올린 근거가 없거나 약하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고, 이는 곧 조사가 엉터리였다는 자기 고백이나 다름없다.이미 경북대는 연구와 관련된 부끄러운 일이 드러났던 터여서 이번 감사 지적은 더욱 따갑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국회의 한국연구재단 연구비 지원 자료 분석에서 경북대는 5건에 1억2천900여만원 상당의 부정행위가 적발돼 환수 대상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교육부 조사에서는 돈만 내면 심사 없이 논문을 발표하는 소위 '부실학회' 참여도 23명으로 서울대(42명) 다음이었다. 경북대의 연구를 둘러싼 도덕적 해이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대구경북에서 차지하는 경북대의 위상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고, 의심할 필요조차 없다. 대구경북 33개 자치단체는 물론, 민간 기업 등이 '국립'과 '70년'의 역사를 믿고 '의심 없이' 연구·용역 등을 의뢰하는 곳이 아니던가. 그 결과로 많은 일들이 추진되고 이루어진 성과는 숱하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러기를 대구경북 사람들은 믿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앞선 몇몇 분야만 살피면 부끄럽고 참담하기까지 하다. 지금 경북대는 과연 어디로 가는가. 이제 그 해답은 총장과 구성원들이 구해야 한다.

2019-10-16 06:30:00

[사설] 구미시에 필요한 것은 일탈의 정치가 아닌 상식의 행정이다

경북 구미시 산동면 '산동물빛공원' 내 광장과 누각 명칭 변경을 둘러싼 구미시와 독립운동가 후손 간의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의 친손자 허경성 씨는 구미시가 일방적으로 바꿔버린 산동물빛공원 내 '산동광장'과 '산동루'의 명칭을 원안대로 '왕산광장'과 '왕산루'로 환원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광복회 또한 '왕산광장'과 '왕산루' 이름 복원은 특정 가문을 위한 처사가 아니라, 나라 사랑 정신과 민족혼을 기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미경실련도 "유족 입장을 존중한 즉각 원상 복구"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90대 고령의 허경성 씨 내외가 구미시청 현관 앞에서 2인 시위를 벌였으며, 장세용 구미시장의 반말성 고함에 놀란 노부인이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구미시는 "산동물빛공원의 사용 주체인 인근 주민의 의견을 수용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실련은 "시장이 한국수자원공사를 직접 방문해 명칭 변경을 요구해 놓고, 명분이 궁색해지자 주민들을 부추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왕산광장'과 '왕산루'는 전임 시장 시절 주민공청회 등 합당한 절차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결정한 명칭이다.구미 출신인 왕산 허위 선생의 가문이야말로 3대에 걸쳐 14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우리나라 최고의 독립운동가 집안이란 상징성도 고려했을 것이다. 그런데 장 시장이 '기념사업은 태생지 중심'이란 논리를 내세우며 '왕산광장에는 산동면 출신 독립운동가 장진홍 기념사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고 한다.구미시는 구미공단 50주년을 맞아 상영한 홍보 영상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쏙 빼고 진보 좌파 성향의 전·현직 대통령만 넣었다가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하기도 했다. 구미시장은 편향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강요할 게 아니라, 시민들의 보편적인 인식에 충실한 행정을 구현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그것이 일탈된 시정으로 인한 세인의 비난과 시민의 걱정을 더는 길이다.

2019-10-16 06:30:00

[사설] 文대통령이 조국 사퇴에서 진정 깨달아야 할 교훈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직후 "국민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장관에 앉히고 비호해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에 비하면 문 대통령의 사과는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모자란다. 문 대통령은 별도의 자리를 통해 국민에게 통렬하게 사죄하는 게 맞다. 그와 함께 오만하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 방식을 뜯어고쳐야 한다.문 대통령으로서는 조 장관 사퇴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다. 부적격 장관 한 명 탓에 문 대통령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대통령선거 득표율 아래로 추락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자유한국당과 엇비슷해지는 등 조국 사태로 정권이 통째 흔들리는 상황을 맞았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민주당이 외면 또는 평가절하했지만 보수 집회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한 광화문 집회에도 놀랐을 것이다. 내년 총선 패배는 물론 정권 안위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되자 문 대통령은 조 장관 사퇴를 받아들였을 것이다.조국 사태에서 벗어나려고 또한 내년 총선을 겨냥해 문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세력은 강공을 펼 개연성이 많다. 조 장관 사퇴의 반대급부를 명목으로 검찰 개혁을 밀어붙이고 총선을 염두에 두고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총선에 도움이 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남한 답방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보여주기식 경제 행보에도 치중할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잔꾀로는 문 대통령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퇴를 통해 '국민에 맞서는 정권은 결국 쓰러지고 만다'는 교훈(敎訓)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집권 이후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대북 저자세 등 민심(民心)을 외면하며 역주행했고 조국 사태는 그 정점이었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를 약(藥)으로 삼아야 한다. 오만·독선을 버리고 소통·화합으로 민심에 부응하는 국정을 펴야만 조국 사태 와중에 '대통령 퇴진'까지 외치고 나선 민심을 달랠 수 있다.

2019-10-16 06:30:00

[사설] 지방의원 신뢰 바닥인데 '정책보좌관' 요구하는 경북도의회

경상북도의회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정책보좌관제' 도입을 서두르자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도의회는 최근 정책보좌관제 신설과 함께 정책보좌지원 인력 20명 채용에 필요한 경비를 내년도 예산에 편성해줄 것을 경북도에 요구했다. 현재 의회 전문직 인력 11명만으로는 원활한 의정활동이 어려운데다 전문성을 강화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원활하게 뒷받침하는 전문 인력의 필요성은 의회 내부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사안이다. 지역 발전을 위한 입법이나 주민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 발굴 및 추진에 있어 전문 인력이 충분하게 뒷받침될 경우 그만큼 정책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원들의 이 같은 주장이 타당한 측면도 있다.하지만 새로운 제도 도입은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중대 사안이자 지방의회나 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유권자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점에서 보다 신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법적 근거가 중요하고, 지역 주민의 공감대 확보 등 합리적인 결정 과정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정책보좌관제 도입을 규정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계속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는 사실은 이 제도에 대한 여론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음을 말해준다.공무원노조도 의회의 이런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반발하고 있다. 정책보좌관이 의정활동 전문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의원 개인 비서로 전락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노조와 집행부의 시각이다.최근 들어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이미지가 매우 악화한 상태다. 이는 그만큼 지방의원들이 주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경북도의원들의 사명감과 의욕은 충분히 이해하나 지방의회 축소나 폐지에 더 강한 목소리를 내는 국민 여론을 감안할 때 정책보좌관 제도 도입은 아직 때가 한참 이르고 시의적절한 판단도 아니라고 본다.

2019-10-15 06:30:00

[사설] 조국 장관 사퇴, 대통령이 자초한 재앙이자 사필귀정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전격적인 사퇴와 관련,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조 전 장관 옹호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인사 실패에 대한 분명한 사과는 없었다. 대통령은 또 "검찰 개혁을 희망했지만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며 조 장관 사퇴를 아쉬워했다. 특히 대통령은 언론에 대해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을 위해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해 조 장관 사퇴를 마치 언론 책임으로 돌리는 화법을 구사해 국민적 실망감을 더했다.8·9개각으로 장관 발탁 이후 2개월 동안 나라를 삼킨 '조국 사태'는 처음부터 대통령이 자초한 재앙이지만 국민으로서는 사필귀정이다. 장관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와 검찰 수사에도 대통령은 요지부동했고 되레 정부·여권은 검찰을 압박했다. 급기야 장관 지지 서울 서초동 대규모 집회를 계기로 주말·휴일이면 장관 퇴진 광화문 일대 맞불 반대 집회의 세 대력 양상에 민심이 양분되기에 이르렀다. 한·일 경제전쟁 등 국가적 현안조차 모두 묻힌 난정(亂政)이었으니 '이게 나라냐'는 한탄이 절로 나왔다.그나마 조 장관이 취임 35일 만에 사퇴해 '조국 사태'는 새 국면을 맞았으니 다행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장관 사퇴를 기해 극심하게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여 대통령 말처럼 '광장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민주적 역량과 참여 에너지'를 '통합과 민생 경제로 모일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는 정치이다. 이는 취임사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그토록 강조한 대통령은 물론 정부·여당의 몫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아울러 문 대통령과 조 전 장관이 그토록 목을 맨 검찰 개혁을 위한 적임자 엄선과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는 개혁의 완수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다. 조 장관의 사퇴로 개혁의 명분을 다시 살린 만큼 속도를 늦출 까닭은 없다. 이와는 별도로 조국 일가를 수사 중인 검찰도 제기된 각종 의혹을 밝히는 데 조금의 어긋남도 없어야 할 것이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는 수사로 말이다.

2019-10-15 06:30:00

[사설] 6개월 앞 내년 총선…文정권에 대한 국민 심판이다

내년 4월 15일 열리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오늘(15일)로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총선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인 데다 2022년 3월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인 만큼 여느 선거를 뛰어넘는 여야의 대격전이 예상된다. 특히 임명 35일 만에 사퇴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를 비롯해 오만과 독주, 실패로 점철된 문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民心)이 표출되는 선거여서 여야는 물론 국민이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조 장관 임명 전까지만 해도 총선에서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믿었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이 지리멸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데다 선거제 개편을 통해 총선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낙관했을 개연성이 크다. 세금 퍼주기에다 정권 지지 지역에 대한 예산·국책사업 몰아주기도 총선 승리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꼽았을 것이다. 이런 자신감이 하자투성이 인물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고 본인과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는데도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이 똘똘 뭉쳐 비호하는 동인(動因)으로 작용했다.그러나 조국 사태는 문 정권의 총선 전략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 조 장관을 비호하는 대통령과 청와대, 여당의 상식에 어긋나는 행태 탓에 중도층은 물론 일부 진보층까지 등을 돌렸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이 35.3%, 한국당 지지율이 34.4%로 두 정당의 지지율 격차가 0.9%포인트로 오차범위(±2.0%p) 이내로 나타났다. 조 장관의 사퇴는 민심 이반을 고려한 조치로 보지 않을 수 없다.대통령 임기 중·후반에 치러진 역대 총선은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 내년 총선 역시 장관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두 달 동안 대한민국을 대립과 혼란으로 몰아넣은 조국 사태를 비롯해 문 정부의 경제와 안보·외교, 대북 문제 등 국정 전반에 대한 국민 심판이 될 수밖에 없다. 조국 사태로 정권의 실체를 국민이 파악한 만큼 조 장관 사퇴와 무관하게 정권 심판이란 내년 총선 성격은 여전히 유효하다.

2019-10-15 06:30:00

[사설] 철도공사와 영덕·울진 태풍 피해, 인과 밝혀 대책 세워야

제18호 태풍 '미탁'이 지난 2, 3일 경북을 강타하면서 유례없는 피해를 입힌 가운데 경북 포항~강원도 삼척을 잇는 동해중부선 철도공사로 영덕과 울진의 피해를 키웠다는 주민 주장이 숙지지 않고 있다. 이런 주장은 영덕에서 지난해 태풍 '콩레이' 때도 제기됐던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원인 규명을 그냥 둘 수 없게 됐다.이번 태풍으로 경북 영덕과 울진은 지난 10일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만큼 피해가 극심해 영덕 경우 사상 최대의 피해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두 지역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동해 중부선의 철도공사가 지목되고 있다. 피해를 본 영덕 병곡면 백석마을 60여 가구와 울진 평해·기성면 130여 가구는 철도공사 현장이 있는 마을이다. 철도부지 경사면에는 흙이 쌓였던 만큼 태풍과 폭우에 따른 토사 유출 등으로 직간접 피해에 노출된 환경이었으니 주민 주장은 나름 설득력을 가진 셈이다.지금 당장은 생활 터전을 잃은 피난살이 주민을 위한 복구가 먼저일 수밖에 없지만 원인 규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영덕에서는 이미 지난해 태풍 콩레이 때 피해를 본 강구면 강구시장과 인근 저지대 침수 원인이 철도부지라는 주장이 제기된 터였다. 게다가 포항~삼척을 잇는 철도공사가 완공 목표인 오는 2022년까지 계속되고, 태풍과 자연재해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를 따지면 철도공사와 피해에 얽힌 인과(因果) 규명은 필요하다. 주민 주장을 무시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아무리 태풍이 사람이 어쩔 수 없는 자연 재해라지만 이를 막거나 줄이는 일은 사람의 몫이다. 그런 만큼 자연 재해와 피해를 키울 요소를 최대한 찾아 없애는 일은 소홀히 할 수 없다. 철도공사에 따른 태풍 피해 주장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나온 주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철도시설공단은 그런 점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공단은 이번 기회에 사후 대책도 중요하나 사전 대비가 더욱 중요함을 깨닫고 같은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바란다.

2019-10-14 06:30:00

[사설] 난데없는 '윤석열 접대' 의혹 보도, '조국 수사' 힘빼기 노렸나

한겨레신문의 '윤석열 검찰총장 별장 접대'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관계자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별장 성접대' 사건 수사단장이었던 여환섭 대구지검장은 11일 대구지검 국정감사에서 "수사기록에서 윤 총장의 이름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 김 전 차관의 스폰서인 윤중천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윤 총장을 알지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고 했고,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 총괄팀장이었던 김영희 변호사도 한겨레신문 보도를 "허위사실로 평가한다"고 했다.이에 앞서 조국 법무부 장관도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보도 내용에 대해 점검을 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됐을 때 조 장관은 공직자 인사 검증을 책임지는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조 장관의 발언은 조 장관이 민정수석 재직 당시 윤 총장의 해당 의혹에 대해 이미 검증했다는 대검찰청의 해명을 사실로 확인해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제의 보도는 하루 만에 사실 무근으로 정리되고 있는 양상이다.그러나 청와대는 애매모호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민정수석실이 검증해 사실무근으로 판단했다는 대검의 해명에 대해 "어느 부분이 검증됐는지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하는가 하면 추후 사실 관계 확인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모든 걸 다 말씀드릴 수 없는 노릇이다"고 했다.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은 청와대가 한다. 한겨레신문이 제기한 의혹의 사실 여부 확인은 너무나 쉽다. 검증 기록을 들춰보면 금방이다. 조 장관은 이미 '확인'해줬다. 그런데도 '모른다'며 뭉개는 것은 불순한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윤 총장 의혹 보도를 의도적으로 방치해 윤 총장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 '조국 수사'의 동력을 떨어뜨리려는 '공작'이라는 것이다.'김학의 사건' 조사에 참여했던 박준영 변호사는 "보도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청와대의 '윤 총장 의혹' 확인 거부는 이런 의심에 한껏 힘을 실어준다.

2019-10-14 06:30:00

[사설] 부산시장의 신공항 억지 용납할 수 없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김해신공항 재검토와 관련, 5개 광역단체장의 합의 약속을 먼저 어긴 것은 대구경북이라는 주장을 했다. 오 시장은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부산이 당초 약속을 위반했다고 하는 데 대구경북이 먼저 위배했다"고 말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국회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신공항을 정치용으로 희망 고문을 하는 게 옳다고 보느냐"는 질책에 대한 응답이었다.오 시장은 "김해신공항 발표 뒤 대구경북에서 용역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성명을 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경북 통합공항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며 "이것 자체가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변한 것이다. 이 발언에 대구 국회의원들이 발끈했다.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실관계를 오도해선 안 된다"며 "합의각서를 써놓고 이제 와서 대구경북이 반대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2016년 5개 지자체장 합의에 따라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다. 그런데 선거 후 단체장이 바뀌면서 합의를 깬 것은 부산이다. 거기에 울산과 경남이 합세한 것이다.오 시장은 지방선거 직후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언급한데 이어, 올 신년 벽두부터 김해신공항 백지화 요구와 함께 가덕도 신공항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시사하는 발언에 힘입은 부산·울산·경남 단체장과 정치권은 자체 검증단을 만들어 정부가 구성한 국제적인 전문가 집단의 결론마저 뒤집었다.국토부의 반박을 제치고 총리실 재검증까지 밀어붙인 현재의 상황이 그 꼼수와 억지의 귀결이다. 대구경북과는 의논조차 없었다. 부산시장의 오만한 언동과 현 정권의 비호가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 붕괴와 지역 갈등 조장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김해신공항에 끊임없이 딴죽을 거는 속셈은 뻔하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다. 국책사업조차 입맛에 따라 뒤집는 선례를 남길 것인가.

2019-10-14 06:30:00

[사설] 권익위원장 "조국 이해충돌", 대통령은 들었나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리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이를 저버리고 있다. 이런 '몰상식'에 대한 정부 기관의 공식 입장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박은정 위원장은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 장관의 업무와 부인 정경심 씨에 대한 검찰 수사 간의 관계에 대한 질의에 "직무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고 서면으로 답변했다. 박 위원장은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조 장관과 같은 서울대 법학전문대 교수 출신이다.박 위원장은 "이해충돌 내지 직무 관련성이 있을 경우 신고를 하고, 경우에 따라 직무 배제 내지 일시 중지 처분이 가능하다"며 "법무부는 검찰청과 기관이 달라 신고 의무가 없다고 하지만, 권익위는 직무 관련자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소속 기관장이 (주무 부처인) 권익위에 통보하고, 사실관계 확인 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사권자(대통령)에게 (권익위)가 통보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했다.조 장관은 현재 이해충돌 업무를 하고 있으며, 조 장관은 '셀프 징계'를 해야 하는 만큼 권익위가 대통령에게 건의해 적절한 징계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권익위 소관 업무인 공무원 행동강령은 공무원은 '4촌 이내 친족' 등이 직무 관련자일 경우 소속 기관의 장에게 신고하고 기관장은 직무 참여의 일시 중지나 직무 배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조 장관은 '셀프 신고'와 '셀프 조치'를 해야 하는 셈이다.현재까지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조 장관은 진작에 물러났어야 마땅하다. 법무부 장관 자리가 아니라 검찰 조사실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조 장관은 요지부동이다. 나아가 검사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권 강화, 검사의 내·외 파견 최소화 등의 '검찰개혁안'으로 검찰을 압박하기까지 한다. 말이 '개혁'이지 자신의 가족에 대한 수사 방해를 의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그가 취임했을 때 이미 예견됐던 사태다.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법무부 장관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사익(私益)을 위해 검찰 수사를 방해한 적은 없다. 법치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 장관이 법치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조 장관을 그대로 두고 있는 문 대통령은 그 동조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

2019-10-12 06:30:00

[사설] 대구를 '수구도시'로 몬 여당, 누워 침뱉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10일 대구시청 국정감사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질문하면서 대구를 '수구도시'로 말해 논란이다. 김 의원은 권 시장의 영호남 교류 노력 등을 거론하면서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여전히 큰 때문에 대구를 수구도시로 본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아울러 그는 "보수나 새마을 같은 단어 말고 진보·개혁·혁신 같은 단어가 대구를 상징하길 바란다"는 주문도 내놓았다. 대구 국회의원과 대구경북 사람은 반발할 만하다.김 의원의 발언이 방문 지역을 배려하지 않은 것은 결례지만 그가 의도적으로 대구를 폄훼하려 굳이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수구도시라는 단어를 썼다고는 보지 않는다. 의도적이라면 신중하지도, 세련되지도 못했고 되레 본인은 물론, 여당에 대한 믿음을 잃는 짓을 한 꼴이다. 그저 초선 여당 의원으로서 대구라는 '비중 있는' 국감 무대에 선 만큼, 대구에 도움이 될 만한 지적을 하려다 단어를 잘못 선택한 것으로 보고 싶다. 그가 권 시장의 행적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좋은 방향으로의 희망적 주문까지 한 사실을 보면 그렇다.그래서 이제부터라도 그가 대구 공부를 좀 하기를 권한다. 대구는 수구도시로 막 몰아도 될 만큼 만만한 도시가 결코 아니다. 공부 시간이 부족하면 광복 뒤 대구에서 치른 뭇 선거에서 대구 유권자가 진보와 보수 진영을 두고 어떤 흐름의 선택과 투표를 했는지를 살피기만 해도 된다. 그 결과를 다른 곳과 비교하면 더욱 좋다. 대구의 현재 국회의원·지방의원의 여야 구성비를 보면 그가 말한 '진보·개혁·혁신'을 위해 대구가 지난 세월 과연 어떤 변화를 했는지 깨달을 것이다. 그래도 수구도시로 몰면 달리 할 말이 없다.오랜 세월을 보내며 대구는 정치 지형도에서 편향된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비록 밖에서 보기에 대구의 달라지는 변화의 속도와 폭이 불만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대구 사람의 몫이다. 주문처럼 대구를 위하고 싶다면 누워 침 뱉기식의 발언 대신 진심을 담은 격려와 지지로, 고군분투하며 오늘날 대구에서는 '야당인 여당' 소속 사람을 위해 힘을 보태는 말을 하는 게 맞다. 여당과 김 의원 자신은 물론 대구를 위해서라도 빨리 사과하는 것이 옳다.

2019-10-12 06:30:00

[사설] 법무부와 법원 일각의 '조국 수사 방해', 법치가 무너진다

'조국의 법무부'와 '김명수의 사법부'가 합동으로 조국 장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조 장관이 '윤석열 검찰'의 힘을 빼는 '검찰개혁안'을 내놓은 데 이어 민변 출신의 황희석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은 조 장관 의혹 수사는 어디까지여야 하는지 '한계선'을 지정했다. 법원이 조 장관 부부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여러 차례 기각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이 정도면 명백한 '사법 방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법 방해는 탄핵 사유다.황 단장은 8일 일부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조 장관 일가 수사(마무리) 기준은 부인 정경심 씨 기소 시점"이며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조사는 "말이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고 한다. 위법 혐의가 명백해 비호하려 해도 할 수 없게 된 정 씨를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미봉'하라는, '수사 가이드 라인' 통고로 읽힌다.의문인 것은 이게 황 단장 개인 의견으로 조 장관과 '교감'은 없었느냐는 것이다. 문제의 발언은 8일 조 장관이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뒤에 나왔으며, '개혁안'은 사실상 조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 방해를 '개혁'으로 포장한 것이란 점에서 이런 의심은 '합리적'이다.사법부 일각의 수사 방해 행각도 심각하다. 웅동학원 채용 비리 과정에서 돈을 전달한 종범은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주범인 조 장관 동생은 풀어줬다. 이를 두고 2004년 청와대의 압력에도 여택수 당시 청와대 부속실장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 출신 이충상 경북대 법학전문대 교수는 "법원이 스스로 오점을 찍었다"고 개탄했다.법원은 서울중앙지검이 청구한 조 장관 부부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도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각각 두 차례 이상 기각했다. 덕분에 조 장관 부부는 증거를 인멸할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 검찰도 조 장관 부부 휴대전화에 유의미한 정보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사실들은 '잘 짜인 각본'에 따라 '조국 법무부'와 '김명수 사법부'가 움직이고 있다는 의심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2019-10-11 06:30:00

[사설] 대구 교통사고 사망자 급감, 반갑지만 갈 길 멀어

최근 5년 새 대구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는 도로교통공단 통계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 기간 전국 평균 20.6% 감소한 것에 비해 대구는 35.1%나 줄었다. 교통안전에 대한 시민 의식이 그만큼 높아진 결과인 동시에 대구시가 추진해온 '교통사고 30% 줄이기' 캠페인 효과가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국회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4년 대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185명이었다. 반면 지난해는 120명을 기록해 전국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경북도는 이 기간 14.8% 감소했지만 전국 평균 20.6%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바람직한 현상에도 아직 국내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여전히 많고 사망·부상자 수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2018년 전국에서 21만7천14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3천781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32만3천37명이었다. 이 통계는 유럽과 북미, 일본 등 교통문화 선진국과 비교해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적게는 두세 배, 많게는 대여섯 배 높은 것으로 그만큼 개선점이 많음을 시사한다.무엇보다 음주 교통사고는 가장 큰 경계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른바 '윤창호 법' 시행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음주 교통사고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지난해 대구에서 882건의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해 17명이 숨졌고 1천461명이 다쳤다. 하루 평균 2.4건의 음주운전 사고 때문에 시민이 죽거나 다치는 비극이 벌어진 것이다.교통사고는 일부 운전자의 주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경각심을 키우지 않으면 피해를 줄이는데 한계가 분명하다. 불합리하거나 잘못된 교통체계와 시설물 등 교통환경을 적극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고, 안전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시민의식이 절대적이다. 지금부터라도 '교통사고 30% 줄이기' 운동에 시민 모두가 동참하고 높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2019-10-11 06:30:00

[사설] 한글날이 부끄러운 훈민정음 상주본 은닉

훈민정음 해례본은 조선 세종 28년(1446)에 창제 반포한 훈민정음과 함께 출간한 한문 해설서이다. 값을 따질 수 없는 겨레의 문화유산이다. 현존 해례본은 서울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간송본과 상주에서 발견된 상주본이 전부인데, 상주본의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이다.훈민정음 상주본 국민 반환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고교생들이 한글날을 맞아 상주의 배익기 씨를 찾았다. 4명의 학생 대표는 훈민정음 상주본을 가지고 있다는 배 씨에게 1천여 명의 상주본 반환 촉구 서명이 담긴 공개 요청서와 손편지 200여 통을 전달했다. 그러나 배 씨는 "학생들의 뜻을 잘 반영하겠다"면서도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앞세웠다.색종이 등에 쓴 학생들의 손편지에는 '깨어난 상주본, 모두가 마주해야 합니다. 잃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지키겠습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학생들은 "상주본을 공개하지 않는 배 씨가 한글 창제의 정신을 왜곡하고 역사를 역행하고 있는 것 같다"며 "상주본 반환 운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배 씨는 상주본은 본인 것으로 국가에 반환할 의사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상주본은 취득 경위를 둘러싸고 소송전이 벌어졌으며, 화재로 훼손설이 나돌기도 했다.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배 씨가 1천억원의 보상을 요구하는 등 점입가경의 논란 속에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최근에는 배 씨가 애초 상주본을 훔쳤다는 증언이 거듭 나오면서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상주본의 소유권은 국가에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까지 나온 상태이다.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온 국민이 지키고 누려야 할 민족의 문화유산이다. 국보급 문화재를 볼모로 횡설수설과 좌충우돌을 반복하는 행태는 국민적 공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가에 반환 약속을 하고 적정한 보상을 협의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온갖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개인의 명예와 실리도 확보하는 길이다. 상주본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은 역사에 부끄러운 일이다.

2019-10-11 06:30:00

[사설] 외제차 탄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영세 서민 집 빼앗는 꼴

정부가 저소득층과 탈북자·사할린 교포 등 영세 주거 취약층의 거주 안정을 위해 1993년부터 2006년까지 보급한 전국의 '50년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10가구 중 1가구꼴로 2대 이상의 차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과 재산에 상관없이 무주택에 청약통장만으로 입주 자격을 준 탓에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상대적 고소득자가 혜택을 누리는 등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자유한국당 김상훈 국회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주택관리공단의 국감자료를 분석한 결과, 그동안 공급된 50년 공공임대주택 2만5천742가구의 11.5%(3천38가구)가 2대 이상 차를 가졌는데, 외제차는 188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구미의 한 공공임대주택은 전체의 30.9%(234가구)가 외제차 7대를 포함해 2대 이상의 차를 보유,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구 역시 전체의 18.6%(478가구)가 2대 넘는 차를 가졌고, 외제차만 14대였다. 구미·대구 사례를 보면 평균 3~5가구당 1가구는 2대 이상 차를 가진 셈이다.이는 주거 취약층을 위한다는 당초 제도의 허점으로 실제 혜택을 누려야 할 영세 무주택 취약층이 되레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자 구멍난 제도를 고치지 않고 방치한 결과다. 영구임대주택처럼 2년 단위 계약 방식이 아니라, 한 번 입주하면 50년을 살 수 있는 데다 처음부터 가구 월소득, 총자산, 자동차 가액 등 구체적인 소득과 재산 등의 기준을 갖추지 않고 무주택에 청약통장만으로 가능하도록 한 때문이다. 악용될 허점을 안고 시작하고도 문제점을 제대로 점검조차 않았으니 그럴 만하다.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주택이 절실한 실질 거주자를 위해 당국은 하루빨리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제대로 된 입주 자격 기준부터 정비하고 전체 가구 조사를 통해 부적격자를 가려내는 일이 급선무이다. 무엇보다도 보호가 필요한 영세 무주택 취약층의 주거 공간을 뺏어 2대 이상에 고가 외제차까지 굴리는 상대적 고소득자에게 줄 만큼 나라 행정을 엉터리로 그냥 둘 수는 없는 일이다.

2019-10-10 06:30:00

[사설] 한글 파괴에 앞장서는 행정기관

KTX, SRT 객실에서 상영하고 있는 '내추럴 대구'라는 제목의 대구시 관광홍보 영상물에 한글 대신 영문이 가득하다. 그나마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이 많아 졸속 제작물이라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Daegu never knew'(대구는 전혀 몰랐다)로 시작해 'Discover different natural Daegu'(다른 내추럴 대구를 발견하세요)로 끝나는 31초 분량의 영상물이 특히 그렇다.영문학자들은 '내추럴 대구'라는 표현부터 틀렸다고 지적한다. 'Daegu never knew'와 'Discover different natural Daegu'도 영어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만 있는 사람이라면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그러니 대구시 내부에서조차 '부끄럽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 행정기관의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과 한글 파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수성알파시티' '이시아폴리스' '테크노폴리스' '엑티브시니어' '스마트 웰니스' '스타트업 어워즈' 등 지역이나 장소는 물론 행사와 공연의 명칭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외래어가 범람하고 있다. 'Colorful Daegu' 'Pride Gyeongbuk' 'Yes Gumi' 등 도시마다 경쟁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징적 이름부터가 그렇다. 홈페이지에서도 영어식 명칭이나 형용사를 빼면 차라리 소통이 어려울 지경이다.이 같은 외래어 남용은 주민의 일상에도 보편화되었다.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아파트 명칭만 봐도 그렇다. '월드마크웨스트엔드' '해링턴플레이스' '뉴타운아이파크위브' '힐스테이트' '더샵' '센트레빌' '위브더제니스' '보네르카운티' '베르디움' 등등. 뜻모를 외래어의 춘추전국시대이다.영어는 물론 국적 불명의 외래어로 얼룩진 우리말과 글의 현주소는 가히 요지경이다. 관공서는 물론 방송과 언론에서조차 이렇게 왜곡된 현상을 자성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되레 혼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 문화에서 비롯된 한류가 지구촌을 강타하는데 우리 안에서는 겨레의 얼이 담긴 한글이 왜곡되고 있다.

2019-10-10 06:30:00

[사설] 조 장관 동생 구속영장 기각, 민주당의 법원 '압박'이 통했나

법원이 웅동학원 채용 비리 및 허위소송 혐의를 받는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로 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고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뤄진 점, 피의자의 건강 상태 등을 들었다. 법원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이번만큼은 수용하기 어렵다.우선 구속심사를 포기한 피의자는 대부분 구속영장이 발부된 전례에 비춰 '형평성'이 맞지 않다. 서울중앙지법은 2015~2017년 3년간 피의자가 출석하지 않은 구속심사는 100%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공개한 자료다. 조 씨는 구속심사를 포기했다. 이는 방어권을 포기한다는 뜻으로 피의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를 사실상 인정한다는 뜻도 된다.두 번째 기각 사유로 건강 문제를 들었다는 점이다. 조 씨는 구속영장 심사를 앞두고 허리 수술을 한다며 부산의 한 병원에 '전격' 입원했다. 이에 검찰은 수사진을 보내 조 씨의 건강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그를 서울로 압송했다. 결국 주치의도 문제가 없다는데 법원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정농단 사건 때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을 받았던 김경숙 교수는 유방암 투병 중인데도 구속됐다.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채용 비리와 관련해 중간에서 돈을 전달한 브로커 두 명은 이미 구속됐다. 법원이 채용 비리 혐의를 인정했다는 의미다. 돈을 전달한 종범은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돈을 받은 주범은 풀어주는 희한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민주당 민주연구원은 8일 조 씨의 구속심사에 앞서 '법원개혁추진 보고서'를 통해 "조국 수사 과정에서 거의 모든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며 법원을 비난했다. 조 씨 구속영장 기각은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의심을 살 만하다. 그런 점에서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조 장관 아내 정경심 씨의 구속영장 청구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란 우려도 억누르기 어렵다.

2019-10-10 06:30:00

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검찰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조국의 검찰개혁안, 노골적 가족 수사 방해 아닌가

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법무부 자체 검찰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검찰은 이날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세 번째 소환했다. 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허리 수술을 한다며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한 조 장관의 동생 조모(웅동학원 사무국장) 씨를 강제구인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타이밍이 너무 절묘하다.이를 두고 검찰 수사에 영향을 주려고 조 장관이 이렇게 날짜를 맞춘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다. 가족이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로서는 극도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개혁안을 내놓는 데서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신속히 '맹탕'으로 만들려는 조급증을 읽을 수 있다. 설사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검찰 수사에 영향을 주려 한다는 의심은 피하기 어렵다.'개혁안'을 들여다보면 이런 의심은 더 짙어진다. 우선 들 수 있는 것이 '검찰의 자체 감찰권 회수 및 법무부의 검찰 감찰 강화'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에 자체 감찰권을 준 것은 수사 독립성 보호를 위해서인데 법무부가 감찰권을 적극 행사하게 되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방해받을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다. 이 항목은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신속 과제에 들어 있다.8일부터 즉시 시행되는 '검사의 내·외 파견 최소화'와 '검사 파견을 엄격히 관리하는 검사 파견 심의회 설치'도 마찬가지다. 현재 조 장관 일가(一家)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파견된 외부 검사들의 거취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혁안'이 조 장관 수사팀을 겨냥한 것이란 반발이 검찰 내부에서 터져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결국 조국의 검찰 개혁안은 '개혁'이란 표제만 붙었을 뿐 조 장관 개인의 사적 이해관계에 검찰 조직을 종속시키는, '검찰권의 사유화'라고 할 수밖에 없다. 법치의 붕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도 이렇게는 하지 않았다. 개탄스럽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당장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거둬라.

2019-10-09 06:30:00

[사설] 7천억원 날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이게 신적폐다

국무총리 직속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1일 경주 월성 원전 1호기 영구 정지안을 심의키로 함에 따라 월성 1호기가 영구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월성 1호기는 한국수력원자력이 7천억원을 들여 노후 설비 등을 교체해 2022년까지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조기 폐쇄 운명에 놓이고 말았다.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으로 천문학적인 금액이 허공으로 날아가게 됐다. 문 정부가 쏟아낸 신(新)적폐 목록에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됐다.한수원은 2009년 원안위에 월성 1호기 수명 연장을 신청하고 5천925억원을 들여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안전성을 강화했다. 또한 연장 가동에 대한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해 지역상생협력금 1천310억원을 지원키로 하고 이 중 1천47억원을 집행하는 등 수명 연장을 위해 7천억원을 투입했다. 원안위는 2015년 월성 1호기 재가동을 승인했다. 원전의 안전성을 정부가 명실상부하게 공인한 것이다.멀쩡하게 가동하던 월성 1호기는 문 정부의 탈원전으로 조기 폐쇄 논란에 휩싸였다. 원안위가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내린 까닭에 정부는 엉뚱하게 경제성을 들고나와 조기 폐쇄를 밀어붙였다. 결국 한수원 이사회는 월성 1호기가 경제성이 없다며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그러나 한수원 이사회가 원전 전기 판매 단가를 과도하게 낮추고 원전 이용률을 낮게 전망하는 등 월성 1호기 경제성을 악의적으로 과소평가했다는 논란이 무성하다. 조기 폐쇄를 밀어붙이려 무리수를 뒀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근거가 잘못 산정됐을 우려가 많아 국회는 감사원 감사를 의결했다. 이 상황에서 원안위가 조기 폐쇄 심의를 하는 것은 졸속을 넘어 부당한 일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월성 1호기에 대한 의결을 보류하는 게 마땅하다. 문 정부의 탈원전은 곳곳에서 부실과 실패가 드러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앞선 정권을 적폐로 몰아 단죄한 문재인 정권이 그보다 더 심한 새로운 적폐를 계속 쌓아가고 있다.

2019-10-09 06:30:00

[사설3] 부산시의 동남권공항 철도 광고, 이렇게까지 했어야 하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2월부터 3개월 동안 김해 신공항에 대한 사실 왜곡 소지가 있는 부산시의 '동남권 관문공항 홍보 영상'을 상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코레일은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열차 이용객에게 튼 일이 국토교통부에 의해 밝혀져 상영 중단 요청을 받고도 따르지 않다 뒤늦게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일 처사도 석연치 않지만 굳이 이런 영상물을 제작, 내보낸 부산시의 조치는 더욱 의심스럽고 비판받을 만하다.자유한국당 김상훈 국회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서 드러난 이번 일로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지난 정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 정책 결정을 뒤집고 문재인 정부 이후 시작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공정성이 의심되는 단체의 용역으로 김해 신공항 건설 문제를 앞세워 국토부조차 제치고 총리실 검증,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적 판단 잣대까지 요구한 부울경의 일탈이 이젠 왜곡 여지의 자료까지 유포할 정도에 이르렀으니 도를 넘은 셈이다.부울경의 가덕도 신공항 추진 작업을 보면, 이는 문 정부의 정치적 세력에 기대어 순리적인 처리보다 정치적 결정을 통한 자신만의 이익 챙기기로 볼 수밖에 없다. 지난 2016년, 영남권 5개 시·도지사의 합의 같은 믿음에 바탕을 둔 행정의 무력화나 다름없다. 이번 감사에서는 부산시의 홍보물 제작과 방영이 문제의 핵심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영상물의 이런 문제점을 확인, 상영 중단을 요청한 데도 불구하고 버틴 코레일의 결정 배경도 의혹스럽다.부울경, 특히 부산시는 이미 총리실에서 문재인 대통령 영향과 부울경 요구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시작한 검증 작업이지만 나름 '엄정하게' 업무를 진행하는 만큼 더 이상 이런 행동으로 영향을 줄 생각은 말아야 한다. 아울러 국토부는 코레일이 정부 요청에도 영상물을 계속 튼 까닭과 배경을 밝히고 그 책임도 물어야 한다. 이는 재발 방지는 물론 정부 정책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더욱 필요한 일이다.

2019-10-09 06:30:00

[사설] 검침 명분 무단 출입, 단호히 마무리 짓고 대책 세워야

대구에서 전기·가스 검침을 한다며 미리 갖고 있던 열쇠로 주인 허락 없이 무단으로 집에 들어간 일로 경찰이 조사에 나선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이 주거침입 혐의로 대성에너지와 한전 소속인 이들 가스·전기 검침원을 조사해 엄정한 조치를 하겠지만 실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특히 이들을 관리하는 대기업의 허술한 인력 관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그대로 드러내 문제가 되고 있다.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이들 검침원의 행동이다.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함부로 들어가는 행위는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을 침해하는 분명한 범죄이다. 게다가 관련 규정은 극히 제한된 경우 말고는 허락 없이 남의 집에 들어갈 수 없게 하고, 법원 판결은 더욱 엄격한 흐름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멋대로 들어가 가스·전기를 검침한 데다 전 주인 등으로부터 받았거나 임의로 소지한 열쇠로 잠긴 문을 따기까지 했으니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특히 이번 사건은 최근 홀로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 1인 가구 거주자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그동안 이들을 고용한 회사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대기업인 두 회사가 뒤늦게 이들에 대한 정기적인 감독과 교육, 원격 검침 장치 추가 설치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동안 피해자들이 입었을 정신적 충격 등 피해를 생각하면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했는지를 알 만하다. 그동안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깊이 되새길 일이다.두 회사는 이들 검침원들이 임의로 가진 열쇠 수거 처리 등과 함께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마련, 시행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500여 명이 1인당 한 달 평균 3천500~7천 가구를 맡아야 하는 실적 압박으로, 자칫 이번 같은 범법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요인도 찾아내 없애야 한다. 경찰 역시 이번 경우와 같은 유사한 사건이 다른 곳에서도 일어나는 만큼 본보기가 되도록 엄정하게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다.

2019-10-08 06:30:00

[사설] '국민 통합' 내팽개치면 文대통령 지지율 더 추락할 것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7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을 조사(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2.2%포인트)한 결과 전주보다 2.9%포인트 내린 44.4%를 기록했다. 종전 최저치 44.9%를 갈아치웠다.문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하는 것은 국정 성과는 고사하고 악재(惡材)들이 쏟아진 탓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비호와 그에 따른 여야, 진보·보수 간 대립 격화, 문 대통령 취임 후 사상 최대를 기록한 보수 진영의 광화문 집회,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수출 하락과 같은 경제 위기 등이 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렸다. 임기 반환점을 돌지도 않은 마당에 대통령 지지율이 마지노선인 40%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이 시점에 국민이 문 대통령을 가장 비판하는 까닭은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력을 결집하는 리더십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데 있다. 리얼미터 조사를 보면 진보·보수 진영 결집도가 높아지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편차가 더 커졌다. 진보층에서는 긍정 평가가 77%까지 상승한 반면 보수층에서는 부정 평가가 80.3%로 80% 선을 돌파했다. 중도층에선 부정 평가가 3.1%포인트 오른 56.7%로 집계돼 중도층 이반을 보여줬다. '조국 사태'에다 지지 진영만을 겨냥한 문 대통령의 잘못된 언행 탓에 국민 분열이 심각해졌음을 고스란히 입증하고 있다.문 대통령은 한쪽 진영 수장(首長)을 자처하며 조 장관 비호를 넘어 검찰 수사에 압력을 행사했다. 취임사에서 밝힌 '국민 모두의 대통령'과 동떨어진 행태에 국민 상당수가 지지를 철회했다. 국민 분열이 이렇게 심해지게 된 가장 큰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 문 대통령이 스스로 내팽개친 '평등·공정·정의'를 되찾아 국민 통합에 나서지 않는 한 등을 돌리는 국민은 더 늘어날 것이다. 국민 통합 첫 출발점은 조 장관 해임이란 사실을 문 대통령이 깨닫기 바란다.

2019-10-08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더 이상 시간이 없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 선정 기준 수립을 위한 실무 협의를 재개할 방침이다. 이전지 선정을 연내에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달 말에는 주민투표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이제 기간이 3개월도 남지 않았다. 긴박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4월 15일 총선을 고려할 때 선거일 60일 전부터는 주민투표 발의가 금지되는 것을 감안하면 통합신공항 주민투표 데드라인은 2월 15일이다. 그러나 해를 넘기면 통합신공항은 물 건너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군위군, 의성군과 더불어 4개 지방자치단체장의 합의안 도출을 다시 서두르는 이유이다. 단체장들은 지난달 군 단위 투표 방식을 통한 최종 이전지 선정에 구두 합의를 한 바 있다.그러나 이에 대한 확약서 작성을 앞두고 군위군이 반발하면서 사안이 다시 꼬인 것이다. 군위군은 구두 합의 당시 '법적 문제가 없다면'이란 전제를 달았고, 시도 관계자들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국방부와 행정안전부도 군위-의성 합의를 전제로 유권해석을 내리고 투표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는 절박한 현실이다.물리적인 일정도 그렇고, 정치적인 입지도 그렇다. 지난 국군의 날 대구 공군기지에 온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공항의 역사와 대구시민의 희생을 치켜세우는 발언을 했다. 그나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 민심을 달래려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면 어떻게 될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관심 밖으로 멀어질 것이다.그때서야 '군위에 공항이 들어서느냐' '의성에 공항이 오느냐'는 소지역주의 논란을 탄식한들 무슨 소용일까. 사안을 큰 틀에서 봐야 한다. '군위 도약'이나 '의성 발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경북의 미래가 걸린 대역사이다. 연말까지 최종 이전지 선정을 매듭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구경북 시도민 모두의 낭패로만 기록될 것이다. 단체장들이 역사적인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다시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이유이다.

2019-10-08 06:30:00

[사설] 잇단 ESS 화재, 섣부른 탈원전 도박의 결과물일 뿐

태양광발전 설비업체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지난주 군위의 한 태양광발전 설비업체 ESS에서 불이 나 4억원대가 넘는 재산 피해를 냈다. ESS 화재는 전국적이다. 지난 8월에는 충남 예산의 태양광발전 시설에서 불이 나 ESS 1기가 전소됐고, 강원 평창의 풍력발전소 ESS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리튬이온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가 소실됐다.2017년 8월부터 모두 26건의 ESS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문제는 그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민관 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도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그러니 현장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관련 산업 생태계의 위기감도 확산되고 있다.산자부는 국내 ESS 사업장이 1천490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많은 연관 업체들이 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에 따라 ESS 투자를 늘렸다가 낭패를 겪고 있는 것이다. 화재의 위험성 때문에 전국의 ESS 설비 상당수가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안전과 발전을 보장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ESS는 화력·풍력·태양광발전 등으로 만들어진 잉여 전력을 모아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가정이나 공장 등에 공급하는 저장장치이다. 태양광과 풍력 위주의 신재생에너지 전력 시스템의 핵심 축인 것이다. 기술적인 진화를 주시하며 유연성 있게 추진해야 할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탈원전'이라는 이념에만 매달려 도박하듯이 밀어붙인 부작용일 것이다.정부의 성급한 탈원전 정책이 ESS로의 집중 투자를 유도했고 결과적으로 피해를 키운 꼴이 아닌가. 정부는 조속히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차제에 신재생 발전의 기술적 문제는 물론 에너지 정책의 근간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태양광 확대라는 정책 기조를 강행하기 위해 임기응변으로 대응했다가 더 큰 국가적 불행을 자초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19-10-0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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