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성주 사드 지원 모임 제안 국방부, 모임 만들다 날 샌다

국방부의 박재민 차관 일행이 지난 4일 경북 성주군청을 찾아 성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와 관련한 정부의 지원 사업 논의 창구 역할을 할 민관군상생협의회 구성을 논의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사드의 성주 배치와 관련된 정부 약속 지원 사업 실천 다짐 발언에 이어 이번 일은 겉으로 그럴듯하지만 제안 배경에 의구심부터 든다. 자칫 새로운 협의회 구성 진행 등으로 이미 약속한 지원 사업의 일이 더 꼬이거나 오히려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태산처럼 앞선다.무엇보다 가장 큰 걱정은 총리 후보자의 다짐이나 국방부 차관 일행의 이번 움직임이 과연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또한 실제 행동으로 옮길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느냐이다. 대구경북은 지난 2017년 현 정부 출범 이후 국책 사업 결정과 예산 편성, 정부 고위직 자리 임용에서 특정 지역 배제와 홀대 흐름이 바뀌지 않고 있는 현상을 지켜봤다. 특히 국방부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관련 현안 때 굼뜨고 답답한 행동을 보였다. 또 주민 반대에도 국방부는 일방으로 포항 헬기 사격장 사용을 강행해 주민 반발을 사고 있다.게다가 정부는 2017년 4월 성주군이 요청한 2조3천억 원의 성주 지원 관련 사업조차 그해 5월 정권이 바뀐 탓인지 지금까지 내팽개치고 있지 않는가. 반면 올 4·7 재보선을 앞두고 부산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나설 때는 정부·여당이 한 몸으로 무리한 특별법 제정 같은 속전속결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이처럼 성주 지원도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곧바로 지원이 될 일인데 굳이 새 모임을 만들 이유가 없지 않은가. 무엇을 위한 모임인지 저의마저 의심된다.아울러 상생협의회 구성 역시 박 차관 스스로 지난해 11월 제안했던 일이라니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첫 제안 이후 후속 행동에 반년이나 걸렸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끌지 알 수 없다. 지금 절실한 조치는 그럴듯한 모임 조직보다 지원 목록을 들고 하나씩 실천해 신뢰를 쌓는 행동이다. 말 대신 몸으로 말이다.

2021-05-06 05:00:00

[사설] 文 대통령, 부적격 장관 후보자 세 명 지명 철회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4년 동안 장관급 후보자 29명에 대해 야당 동의 없이 임명을 강행했다. 노무현 정부 3명, 이명박 정부 17명, 박근혜 정부 10명보다 훨씬 많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30% 아래로 추락한 원인 중 하나가 불통 인사 때문이다. 야당은 물론 국민 반발을 외면하고 임명을 강행했던 장관들이 성과를 내기는커녕 무능에다 도덕적·법적 하자로 중도 하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표적이다.문 대통령에게 또다시 장관급 인사가 화두로 떠올랐다. 1년가량 남은 임기를 함께할 장관 후보자 5명에 대한 임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야당 동의 없이 임명을 강행하느냐, 아니면 국정 운영 일방 독주에 따른 민심 이반을 가슴에 새겨 협치의 길을 택하느냐 두 가지 선택이 문 대통령 앞에 놓여 있다.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자격 미달이다. 임 후보자는 아파트 다운 계약, 위장전입,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논문 표절 의혹이 쏟아졌다. 박 후보자는 부인이 관세법을 위반해 고가의 도자기 찻잔 등을 국내로 들여왔고, 소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불법으로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 후보자는 두 차례 자녀 위장전입을 한 데다 공무원 특별 공급으로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관사 등에서 거주하다 아파트를 팔아 '관사 재테크'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지금까지의 문 대통령 장관 인사 스타일로 보면 30번째 '야당 패싱' 장관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부적격 장관 임명에 따른 후폭풍은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이 고스란히 짊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인사 후유증은 문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속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야당 동의 없이 임명을 강행했던 기존 인사 방식을 버려야 한다. 문 대통령이 오만·독선에서 벗어나 야당과 국민 의견에 귀를 기울여 세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기 바란다.

2021-05-06 05:00:00

[사설] 이러다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쓰레기 팬데믹 올 것

구미의 환경자원화시설(생활폐기물 매립장)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두 번이나 불이 나 인근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올해 1월 안동과 포항에서도 생활폐기물 매립장 화재가 발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들이 전국에서 상시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향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국민들의 쓰레기 배출량이 과다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일회용 쓰레기 증가세가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경북에서 2011년 이후 폐기물 관련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모두 62건이다. 연평균 증가율이 38.4%나 된다. 원인별로는 자연 발화가 13건, 원인 미상이 14건인데 원인 미상 화재 중 상당수는 자연 발화일 가능성이 높다. 생활폐기물 매립장에서는 쓰레기 더미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생긴 열 축적 현상으로 자연 발화가 일어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자연 발화를 막으려면 폐기물 더미를 한 공간에 대량으로 적재하는 것을 피해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의 양이 처리(매립 또는 소각) 용량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구미 생활폐기물 매립장만 보더라도 하루 230t의 생활쓰레기가 유입되는데 이 가운데 30t은 처리되지 못한 채 야적된다. 구미시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소각 시설을 추가로 짓겠다고 했지만 예산 및 공사 기간 문제로 향후 5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우리 국민들의 단위 면적당 쓰레기 배출량은 미국의 7배, 독일의 14배나 된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안 그래도 쓰레기 배출량이 많은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소비와 음식 배달 등으로 일회용 물품 사용량은 더 늘어나고 있다. 플라스틱 환경오염물질이라 할 수 있는 마스크만 해도 국내에서 하루 1천만~2천만 개씩 버려진다. 이대로라면 코로나19 종식 이후 우리나라에 플라스틱 팬데믹이 닥칠 수밖에 없다. 쓰레기 배출 감소만이 근본적 해법이다. 정부는 강력한 쓰레기 감소 정책을 펴고 국민도 일회용 쓰레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2021-05-05 05:00:00

[사설] 7천억 원 더 들인 월성 1호기를 이사회 의결도 없이 폐쇄했다

경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규정을 어긴 게 드러났다. 월성 1호기를 4년이나 앞당겨 폐쇄시키려고 문재인 정부가 조직적으로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고 관련 서류를 폐기한 데 이어 또 다른 무리수가 동원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개입 의혹까지 불거져 감사원 감사 등 조사가 불가피하다.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입수한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관련 발전설비 현황조사표'에 따르면 한수원은 월성 1호기에 대해 "조기 폐쇄가 불가피하다"며 폐지 계획을 산업부에 제출했다. 한수원 이사회에서 의결하기도 전에 한수원이 먼저 정부에 월성 1호기 폐지 계획을 보고한 것이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실제로 이사회가 결정한 것은 폐지 계획을 제출하고 약 7개월이 지난 2018년 6월이었다.한수원 이사회 규정에는 "발전소 같은 기본재산 처분은 이사회가 심의·의결해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도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처럼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을 이사회 의결도 없이 독단적으로 정부에 제출했다. 자칫하면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한수원이 자체 판단만으로 정부에 제출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산업부의 개입 의혹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한수원 보고는 정부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근거로 활용했다는 점에서도 사안이 심각하다. 산업부는 한수원 보고와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바탕으로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월성 1호기를 제외했다. 이렇게 만든 전력수급 기본계획은 다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는 근거가 됐다.월성 1호기는 7천억 원을 들여 안전 보강까지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으로 조기에 폐쇄됐다. 이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 조작, 규정 위반까지 이뤄졌다. 월성 1호기를 조기에 죽이기로 작정하고 불·탈법을 자행한 청와대, 산업부, 한수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친정권 인사인 김오수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취임할 경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검찰 수사는 흐지부지될 게 뻔하다.

2021-05-05 05:00:00

[사설] 文 정부,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 검증을 하기는 하는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배우자가 자동차세·과태료를 체납해 총 32차례나 자동차가 압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김부겸 총리 후보자 '자동차등록원부'에 따르면, 김 총리 후보자는 과태료 체납으로 2007년 8월 3차례 자동차가 압류됐다. 또 김 후보자의 배우자는 1996년부터 2018년까지 29차례 압류됐다. 배우자의 마지막 압류가 확인된 2018년은 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의 행정안전부 장관일 때다.정치인의 부인, 고위공직자의 부인이 지방세와 과태료를 일상적으로 체납하고, 자동차 압류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서민들은 깜빡 잊고 한 번만 체납해도 큰일이 난 것처럼 생각하고 바로 납부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물며 국회의원을 4번이나 지내고,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이제 국무총리가 되려는 사람과 그 배우자가 국민의 기본 의무이자 도리를 지키지 않았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체납이나 과태료 미납은 계고장이 날아오기 마련이어서 깜빡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국민의 기본적 의무와 도리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 국정을 이끌어가는 막중한 자리를 맡는다면 국민들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이화여대 교수였던 2016~2020년 한국연구재단이 총 4천16만 원을 지원한 해외 출장에 거의 매번 가족을 동반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2015~2018년 주영국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근무하는 동안 배우자가 도자기 장식품을 다량 구매한 뒤 관세를 내지 않고 국내로 반입하고, 일부 판매까지 해 눈총을 사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촛불을 든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으로 '공정·책임·협력'을 강조했다. 시작부터 와르르 무너졌지만 '고위 공직 배제 5대 원칙'을 호기롭게 내세우기도 했다. 지금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공정·책임·협력'과 어울리는 인물들이라고 보는가?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 검증을 하기는 하는 건가?

2021-05-05 05:00:00

[사설] 모욕죄 고소하고선 ‘대인배’인 척한 대통령

2019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한 전단을 뿌린 김정식(34) 씨에게 경찰이 모욕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 사건으로 문 정권의 이중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형법상 모욕죄를 폐지하는 법안을 내놓고 뒤로는 모욕죄로 국민을 기소하겠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한껏 포용적인 척하면서 돌아서서는 그 반대로 가는, 참을 수 없는 위선이다.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9일 모욕죄(형법 311조)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기에 열린민주당 의원 2명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모욕이라는 광범위한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지 못하도록 모욕죄를 삭제해 형사처벌을 받지 않게 하려는 것"이 발의 취지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장관이 되기 전 이와 관련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2013년 한 논문에서 "'사회적 강자'인 공인이 명예 감정에 침해받았다고 하여 형벌권을 동원할 수 있게 한다면, 표현의 자유는 심각하게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15년 '정치권력자 대상 풍자·조롱행위의 과잉범죄화 비판'이란 논문에서도 같은 주장을 했다.그래 놓고 이들 중 어느 누구도 김정식 씨에 대한 모욕죄 고소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모욕죄 고소도 다른 사람이 하면 표현의 자유 억압이고 대통령이나 그 대리자가 하면 아니라는 이중 잣대의 시위나 다름없다.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2년 전 사건이 발생했을 때 문 대통령의 대리인을 통해 고소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작년 8월 "대통령을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이미 고소를 해 놓고 이를 숨긴 채 국민 앞에서 한껏 '대인배'인 척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왜 이렇게 했는지, 그리고 직접 고소했는지, 대리인을 통해서였는지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하니 이해는 간다. 그러나 적어도 대통령이라면 이래서는 안 된다.

2021-05-04 05:00:00

[사설] 거리두기 완화한 경북, 코로나19 ‘풍선 효과’ 경계해야

5월 첫 주 주말, 청도 소싸움장과 고령 대가야읍 캠핑장이 외지인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사적 모임 제한이 풀린 청도, 고령, 성주 등 지역에 도시 외지인과 행락객이 몰리는 속칭 '풍선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경북도가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도내 12개 군 지역을 대상으로 '경북형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실시한 데 따른 역작용이라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경북도는 지난달 26일 인구 10만 명 이하 도내 12개 군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들어가 지역 사정에 맞게 1·2단계 사적 모임을 허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1단계 지역은 사적 모임의 인원 제한이 아예 없어졌고, 2단계 지역에서는 8명까지 모임이 가능해졌다. 문제는 이들 군 지역이 5인 이상 사적 모임 자체가 금지된 대구나 포항, 구미, 경주 등으로부터의 원정 모임 대상지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경북형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관련해 더 걱정스러운 것은 요즘 경북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3일 0시 기준으로 경주 17명, 구미 5명, 칠곡군 5명 등 경북에서 하루 확진자만 32명이나 나오는 등 최근 연일 20~3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는 12개 군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인 거리두기 개편안 실시를 오는 23일까지로 연장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12개 군에서 발생한 확진자가 단 1명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경제도 살리고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책이겠지만 성급한 판단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바이러스는 지역과 사람, 종교를 가리지 않는다. 특히나 5월은 가정의 달이고 석가탄신일도 들어있으며 상춘객이 많은 계절의 여왕이다. 경북형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심리적 느슨함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 경북도는 지역 간 전파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대비해야 한다. 시민들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역으로의 무분별한 원정 회식 등을 자제하는 등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2021-05-04 05:00:00

[사설] 송영길 민주당 신임 대표, 상식 있는 정당으로 재건하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대표가 당무를 시작했다. 3일 현충원 참배에서 송 대표는 "아들이 '유니폼(전투복) 입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민주당이 너무 소홀히 한다. 세월호 행사는 그렇게 (잘 참석)하면서…'라더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말은 국민 갈라치기와 분노를 동력으로 삼아온 민주당의 태도를 돌아보겠다는 뜻일 거다.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처럼 국민 갈라치기와 남 탓, 내로남불, 분노 유발에 올인한 정치 세력은 건국 이래 없었다. 문 정부와 여당은 전 정권, 전전 정권 인사들의 과거를 이 잡듯이 뒤졌다. 정의 구현으로 포장했지만 분풀이와 지지층 결집을 위한 사냥에 가까웠다. 당리당략을 위해 일본군 위안부 합의 불인정, 반일몰이 등 법률과 국가 간 합의를 아무 대책도 없이 무시하며 국익에 손해를 끼쳤다. 4대강 보 해체 주장이나 성급한 탈원전 추진, 태양광 과속에서도 경제성이나 효과는 뒷전이었다. 지지층의 '분노를 자극'하거나 '감성 만족'을 위해 국부를 손실한 것이다.세월호도 마찬가지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7년간 진상 규명을 위해 8차례 수사·조사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 규명이 좀 더 속 시원하게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다시 특검을 임명했다. 9번째 수사다. 극렬 지지층은 '고의 침몰설'을 퍼뜨리고, 정부·여당은 조사를 거듭한다. '고의 침몰'이라는 가상의 범죄를 상정하고, 파헤치는 식이다. 그러면서 누구는 돈을 벌고, 누구는 금배지를 달았다. 이러니 국민적 불행까지도 이용한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다.정부·여당은 갈라치기, 남 탓, 반일 프레임, 분노 자극으로 한세월 잘 해 먹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제는 실체를 안다. 리얼미터가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33.0%, 부정 평가는 62.6%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율은 27.8%로 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였다. 송영길 대표가 구태를 털어내고 민주당을 상식 있는 정당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

2021-05-04 05:00:00

[사설] 30% 아래로 추락한 文 지지율…민생 해결에 집중하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처음으로 30%가 무너져 29%까지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에게 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느냐고 물은 결과 긍정평가가 29%였다. 한국갤럽 조사로는 취임 후 최저치다. 부정평가는 60%로 긍정·부정평가 간 격차가 31%포인트였다. 임기 말 대통령 지지율의 '심리적 저지선'인 30% 선이 무너져 문 대통령과 청와대·더불어민주당의 충격이 클 것이다.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30% 아래로 추락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 민생(民生)에서 총체적으로 실패한 탓이 크다.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평가 이유가 이를 입증한다. 부동산 정책(28%)과 코로나19 대처 미흡(17%)이 지적됐고,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9%), 전반적으로 부족하다(5%), 인사 문제(5%), 독단적·일방적·편파적(4%) 등이 꼽혔다. 한국갤럽이 분야별 정책 평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8개 분야 중 복지에서만 긍정평가가 앞섰고, 그 외는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부동산 정책 부정평가는 81%나 됐다.대통령 지지율에 청와대는 지금껏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이번엔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민주당은 어떤 정책과 태도가 국민을 화나게 했는지, 떠나간 민심을 되돌리려면 어떤 대책과 자세가 필요한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란다. 민생이 무너져 국민 고통이 가중되는 것을 계속 외면한다면 대통령과 청와대·여당은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국민이 다 아는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원인을 정작 문 대통령과 청와대·여당만 모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을 비롯한 민생 문제에 대한 비판과 충고를 수용하기는커녕 집착과 독선에 사로잡혀 '마이 웨이'를 고집하는 행태에 국민은 실망했고, 이것이 대통령 지지율 추락을 가져왔다.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대통령 지지율 추락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여당에 민생 실패에 대한 반성과 정책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2021-05-03 05:00:00

[사설] 한명숙 전 총리, 억울하면 자서전 ‘감성팔이’ 말고 재심 신청하라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고 만기 복역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부정하는 내용의 자서전 '한명숙의 진실: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를 이달 말쯤 출간한다고 한다. 약 300쪽 분량의 이 자서전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둘러싼 재판 과정(고난의 시기), 수감 생활(갇힌 자의 삶),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의 대담(유시민이 묻고 한명숙 답하다) 등 총 5장으로 구성됐다.한 전 총리는 여기서 "지난 근 10년 동안 어둠 속에 갇혀 살아왔다"며 "6년 세월을 검찰이 만든 조작 재판과 싸웠다. 결국 불의한 정권과 검찰 그리고 언론의 무자비한 공격에 쓰러져 2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혹독한 시련이었다" "암담한 시간 속에서 날 견디게 해 준 유일한 희망은 진실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었다. 난 결백하다. 그것은 진실이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이를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파렴치하다"고 했다. 상식을 가진 일반 국민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명백한 진실을 대놓고 부정하는 그 뻔뻔함이 놀랍다. 한 전 총리가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받은 자기앞 수표 1억 원이 한 전 총리 동생의 전세자금으로 사용됐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문재인 정권의 '한명숙 구하기'가 실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범계 장관은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한 전 총리 사건을 검찰이 재심의하도록 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증거가 너무도 명백하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한 전 총리의 자서전 출간은 겉으로는 도덕적인 척, 윤리적인 척하면서 뒤로는 악취가 진동하는 행각을 벌인 이중인격자가 자신을 '무죄'로 만들려는 신파조의 '감성팔이'밖에 안 된다. 한 전 총리가 정말로 억울하다면 "나는 결백하다"고만 할 게 아니라 새로운 증거와 함께 법원에 재심을 신청하라. 그게 가장 확실한 '신원'(伸寃)의 길이다.

2021-05-03 05:00:00

[사설] 김부겸의 성주 사드 지원 실천 발언, 참말이길 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경북 성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임시 배치 이후 정부가 약속했던 주민 지원사업의 실천을 다짐했다. 되풀이되는 사드 배치 찬반 주민 간 갈등에서 그동안 정부의 각종 지원 약속을 믿고 묵묵하게 기다린 성주 주민들에게 다시 희망을 줄 수 있게 돼 다행스럽고 반갑다.김 후보자의 발언이 지역 주민의 격앙된 대정부 성토 감정을 무마하고 보자는 정치적 '트릭'일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의 행태를 보면 그런 의심을 떨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의심이 부당하고 안 하고는 앞으로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그동안 전임 총리를 비롯한 관련 부처 장관의 약속 이행을 위한 노력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실제 약속의 실천과 이행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정부에 대한 불신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고 주민들의 실망과 좌절감도 마찬가지였다.이는 정부의 지원 약속을 믿고 지난 2017년 4월에 성주군이 정부에 요구한 2조2천489억 원 규모의 여러 현안 사업의 이행 실적을 보면 금방 드러난다. 성주군에 따르면 정부가 지금까지 지킨 약속은 144억 원이 든 소규모 사업 2건과 도로 공사 일부 완공에 그쳤다. 정부가 국가 안보를 내세워 주민 이해를 이끌어 내 사드 배치를 한 뒤 그에 걸맞은 약속 이행은 나 몰라라 했으니 주민이 배신감을 갖는 것도 당연하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두고 봐야겠으나 현재로선 정부가 성주 주민을 기만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특히 정부·여당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해 김해공항 활용이라는 기존 국가 정책을 일방적으로 뒤엎고 허점 많은 특별법까지 급조해 20조 원 넘는 특혜성 공약을 제시했고 그 실천에 나서고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해 양보한 성주 주민들은 뒷전이고, 선거에 도움이 될 만한 지역만 챙기는 정부·여당의 행태를 보면 이들이 과연 국가를 운영하는 책임 있는 집단인가 의문이 든다. 정부는 이제라도 약속을 이행하라.

2021-05-03 05:00:00

[사설] 분만 시설 태부족해 아기 낳기 힘든 경북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분만 취약지역 30곳 가운데 8곳이 경북 북부 지역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만 취약지역은 분만 가능 의료기관까지 1시간 내에 도달하기 어려운 가임여성 비율이 30% 이상이면서, 1시간 이상 떨어진 분만 의료기관 이용률이 70% 이상인 시·군을 가리킨다. 의성 청송 영양 봉화 군위 등 경북 북부권 시·군은 임산부들에게 의료 인프라 오지 중의 오지인 것이다.이곳에도 산부인과의원이 없지 않지만 상당수는 부인과 진료나 출산 전 검진 위주로 운영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 지역의 산모들은 아기를 낳거나 산후조리를 위해 안동 또는 대구까지 가야 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경북 북부권에는 15개월 미만의 영유아 진료를 해 주는 곳이 안동의 2개 종합병원밖에 없다 보니 아이를 낳기도, 키우기도 버겁다고 한다.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분만 취약지의 평균 유산율은 4.55%로 비(非)분만 취약지(3.56%)보다 높다. 청송의 경우 평균 유산율이 무려 7.5%나 된다고 한다. 요즘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경북 북부 지역 산모들의 고통과 불편이 더 커지고 있다. 최근 경북 북부권에서 유일하게 소아과 진료와 분만이 가능한 안동의 한 종합병원 산부인과 병동에서 산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병원 업무가 일부 마비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가장 기초적 출산 인프라조차 없는데 출산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다. 경북이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인구 자연 감소율이 가장 높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분석한 소멸위험지수에서도 상위 10곳 전국 시·군 가운데 경북 북부권 지자체가 7곳이나 된다. 아기를 낳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분만 시설조차 제대로 없는 의료 오지에서 가임 여성들이 살고 싶겠는가.지난 15년간 정부가 쏟아부은 저출산 대책 예산은 무려 225조 원이나 된다. 하지만 이 가운데 낙후 지역 분만 시설 인프라 개선에 과연 얼마만큼의 공을 들였는지는 의문이다. 저출산 종합대책을 수립한 2005년 당시 1.07이던 합계출산율이 2020년 0.84대까지 떨어진 것은 정부 정책의 실패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경북 북부권 같은 분만 의료 인프라 낙후 지역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2021-05-01 05:00:00

[사설] 코로나19 백신 확보 자랑 말고 접종률 높여라

글로벌 통계 사이트 '아우어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4월 28일 기준 우리나라에서 단 한 차례라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인구 비율은 5.48%에 불과하다. OECD 37개국 중 35위에 머물러 있다. 이 중 25개국은 이미 이 비율이 20%를 넘었다. 2차례 접종을 마친 경우를 보면 더욱 참담하다. 우리나라는 접종을 끝낸 비율이 0.33%에 불과해 OECD 국가 중 꼴찌다. 1차 접종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일본도 이 비율은 0.75%로 우리나라의 2배가 넘는다. 백신을 많이 확보했다 자랑하고, K-방역 자화자찬에도 열을 올리지만 이 두 통계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K-방역 후진국인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고통은 오롯이 국민들 몫이다. 정부는 현재의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3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5월 '가정의 달'로 만남과 이동이 더 늘고 감염 확산 위험도 더 커질 것이라는 이유를 달았다. 하지만 이는 백신 확보 및 접종 지연에 따른 책임을 국민들이 덮어쓰는 것이다. 백신을 게임체인저로 보고 일찌감치 대응했거나, 뒤늦게라도 백신 확보에 성공한 나라들은 모임을 재개하고 마스크 벗을 날짜를 저울질하고 있다. 우리는 마스크를 벗기는커녕 국민들에게 거리두기를 강요해야 하는 신세다.국민은 백신 접종이 한시가 급한데 홍남기 부총리는 "백신이 지연 공급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며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았다. "기확보한 백신 물량이 9천900만 명분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2배 수준"이라는 공치사도 여전하다. 그러면서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를 위해 '백신 접종은 속도전'이라고 강조한다.하지만 현장에서는 백신이 없어 아우성이다. 화이자 백신의 1차 접종이 전국적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접종 속도를 높이자 각 지자체별로 백신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런데도 백신 공급에 차질이 없다고 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거나 책임 회피일 뿐이다.백신 접종이 빠른 나라들은 속속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EU도 오는 7월이면 접종을 완료해 집단면역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우리 국민은 11월 집단면역이라도 차질이 없을까 전전긍긍한다. 지금은 백신을 많이 확보했다고 자랑할 때가 아니라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 K-방역 후진국 오명을 벗어야 할 때다.

2021-05-01 05:00:00

[사설] ‘문화예술도시 대구’를 기억하고 발전시킬 아카이브 구축

대구 문화예술의 소중한 기록과 흔적, 역사를 정리해 보관한 '대구 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 수장고'(이하 열린 수장고)가 29일 개관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열린 수장고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문화예술적 뿌리를 확인할 수 있는 기억의 공간으로 대구시가 1년 가까이 수집한 근현대 문화예술 역사자료 1천 점을 보관하고 있다. 멸실 우려가 컸던 희귀 자료들이 많은데 지난해부터 대구시가 추진해 온 아카이브 구축 사업의 결실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열린 수장고에서는 대구 문화예술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주요 자료들과 기록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발족한 대구시 문화예술아카이브팀은 지역의 예술단체 사무실과 공연장 한구석에 먼지를 덮어쓰고 방치돼 있던 과거 팸플릿·포스터·음원 등을 찾아냈으며 1930, 40년대에 태어난 대구 원로 예술인들을 방문해 구술 영상 등을 제작했다. 컬렉터들의 기증 사례도 잇따라 상화 시인과 독립운동가들이 교류한 사연이 담긴 죽농 친필 10폭 병풍도 대구로 와 현재 대구미술관에 전시돼 있다.기억하는 자가 사라지면 역사는 왜곡된다고 했다. 그래서 아카이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피에르 몽퇴 등 전설적 해외 음악인들이 대구 예술인들과 교류하면서 남긴 편지와 전보를 비롯해 전쟁 통에도 바흐의 음악이 흘렀다던 1950년대 대구의 도심 음악다방 흔적 등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는 것도 결국은 아카이브의 힘이다.대형 공연장·전시관을 짓는다고 문화예술이 융성하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 못지않게 콘텐츠도 중요하다. 대구 근현대 문화의 산증인인 원로 예술가들 상당수가 생존해 있는 지금이야말로 아카이브 구축의 마지막 기회다. 대구 문화예술아카이브 사업은 이제 첫 단추를 끼웠다. 기억된 자료들을 후대에 이어 주는 디지털화 등 숙제도 많다. 아카이브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투자로 명실상부한 유네스코 공연문화예술도시 대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2021-04-30 05:00:00

[사설] 대통령 비판 전단 뿌렸다고 ‘모욕죄’로 처벌하는 나라

지난 2019년 7월 17일 국회 분수대 주변에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 인사를 비판하는 전단을 뿌린 혐의로 3년째 수사를 받아온 김정식(34) 씨가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될 처지에 놓였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8일 김 씨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김 씨에게 통보했다.모욕죄는 형법상 친고죄다.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가 직접 고소해야 기소할 수 있다. 결국 문 대통령 본인이나 문 대통령이 위임한 사람이 김 씨를 고소했다는 얘기다. 경찰도 사실상 이를 인정했다. 누가 고소했느냐는 김 씨의 물음에 경찰은 "누군지 뻔히 알 건데 내 입으로 못 말한다" "알면서 왜 묻나. 내 입으로 그게 나오면 안 된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한다.물론 김 씨가 살포한 전단 내용은 객관적 견지에서 문제가 없지 않다. 전단은 문 대통령,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친일파의 후손이라고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는 문 대통령을 비방한 부분은 모욕, 나머지 여권 인사에 대한 구체적 사실이 담긴 부분은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그렇다 해도 문 대통령 측이 김 씨를 고소했다면 협량(狹量)하고 졸렬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대통령은 김 씨의 행동을 과도하기는 해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정치적 의사 표시 행위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없었던 일로 넘어갔어야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라면 적어도 그래야 한다. 그게 대통령이란 직위가 요구하는 품위다. 어떻게 대통령이 일반 국민을 고소하나?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교회 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 대통령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고 했다. 대통령이 되기 전인 2017년 방송에 출연해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때는 한껏 '대인배'인 척해 놓고 지금은 자신을 욕하는 사람을 고소하는 이중성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문 대통령이 나섰다면 고소를 취하하는 게 옳다.

2021-04-30 05:00:00

[사설] 공시가격 이의 신청 폭증…부실한 산정 방식 뜯어고쳐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이의 신청이 전국적으로 4만9천600여 건에 달했다. 14년 만에 최대치이고, 지난해보다 33%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8년 1천290건과 비교하면 40배 가까이 폭증했다. 대구에서는 1천15건, 경북에서는 191건이나 됐다. 대구는 지난해 70건에서 14.5배, 경북은 19건에서 10배 넘게 증가했다.이의 신청 급증 원인은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19%나 오른 데 있다. 공시가격이 급격하게 오른 탓에 이의 신청이 늘어난 것이다. 공시가격 산정이 부실한 것도 이의 신청 폭증을 불러왔다. 같은 단지의 층과 면적이 같은 두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30% 이상 벌어진 경우도 있었고, 공시가격이 실거래가격보다 훨씬 높은 사례까지 나왔다. 공시가격 조정이 이뤄진 것이 2천485건이나 된다. 정부 스스로 오류를 인정한 것이 이 정도다.전국 1천450만 호를 대상으로 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이 완벽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공시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 한국부동산원 직원 500여 명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을 담당하고 있다. 전문가인 감정평가사는 200여 명으로 절반이 안 된다. 오류를 줄이기 위해 국토부와 부동산원이 전담하던 방식에서 전문가 단체인 감정평가사협회를 포함시키고, 이를 각 지방자치단체가 검증하는 방식을 도입할 만하다.집값 급등을 감안하면 공시가격이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2030년까지 시세 대비 90%까지 공시가격 현실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의 과표 기준이 되고 건강보험료 등 각종 부담금 산정의 잣대로 활용된다. 부실투성이 공시가격 산정 방식을 뜯어고치지 않은 채 공시가격을 급격하게 올릴 경우 과도한 세금 인상으로 받아들여져 조세 저항을 부를 수밖에 없다. 공시가격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정부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다. 공시가격 제도 개선 목소리에 정부는 귀를 닫아서는 안 된다.

2021-04-30 05:00:00

[사설] 미국 비판하며 백신 달라고 하는데 미국이 들어주겠나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코로나19 백신 부족의 원인을 '백신 개발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대국들의 사재기'로 지목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여유가 있을 때는 모든 나라가 연대와 협력을 말했지만 자국의 사정이 급해지자 국경 봉쇄와 백신 수출 통제, 사재기 등으로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위기에서 '자국 우선주의'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자국민 보호가 국가의 최우선적 책무이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국의 자국 우선주의'나 '강대국들의 사재기'는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의 입장에서는 '이기주의'이겠지만 '백신 개발국'이나 '강대국'의 입장에서는 '집단면역'에 이를 만큼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국가를 돕는 것은 얼빠진 짓이다.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 우리가 백신 개발국이어도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말은 백신 확보에 손을 놓고 있다가 다급해지니까 '남 탓' 하는 책임 회피밖에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발언이 다음 달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백신을 확보한다는 정부의 계획에 차질을 빚으면 빚었지 하등의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점이다.정부의 계획이 성사되려면 사전 정지 작업이 필수다. 전통적인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더욱 고양시켜야 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중국 주도의 보아보 포럼 연설에서도 백신 지원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비판하는 것으로 들을 수밖에 없는 발언을 했다.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경고'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비판했다.한국이 이러는데 시쳇말로 미국이 뭐가 예뻐서 한국에 백신을 주겠는가. 미국이 백신 지원 대상 국가로 캐나다와 멕시코, 쿼드(Quad) 참여국을 꼽고 한국은 언급하지 않거나 문 정부가 요청한 한미 백신 스와프를 사실상 거부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2021-04-29 05:00:00

[사설] 늘어나는 농촌 빈집들, 현실로 다가오는 지방 소멸

노인이 사망하거나 요양원에 입소하면서 생겨 나는 빈집들이 농촌 지역사회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지방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 경북의 경우 2018년 6천968호이던 도내 빈집들이 2019년 1만1천816호를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9월 현재 1만3천404호를 기록하는 등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청송과 군위, 의성, 예천의 경우 빈집 비율이 4%를 넘어설 정도로 농촌지역 빈집들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는 농촌 빈집들은 거래조차 잘 안 돼 장기 방치 수순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빈집은 붕괴 또는 화재 위험, 야생동물 출입, 쓰레기 투척, 생활환경 훼손 등 각종 문제점을 안고 있어서 지자체들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8월 농어촌정비법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빈집 신고제 및 재활용 정비사업이 시작됐지만 늘어나는 빈집의 수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재앙적인 출산율 저하와 인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는 이상 농촌지역의 걷잡을 수 없는 빈집 증가는 시간문제다. 30년 뒤에는 전국 시·군·구 가운데 46%가 소멸 위험에 빠진다는 예측도 있다. 특히 경북은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경북도 내 23개 시·군 중 19개 시·군이 소멸 위험에 직면해 있고 이 중 7개 군은 소멸 고위험 지역이다. 고령화율도 경북은 21.7%로 전국 평균치(16.4%)보다 월등히 높다.농촌지역 빈집 증가는 지방 소멸의 대표적인 징후다. 이대로 놔두다가는 대한민국이 재앙적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출산율 저하도 문제지만 우리나라 총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절반이 넘는 인구가 사는 쏠림 현상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지방 소멸을 막는 해법도 나올 수 없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및 지방균형발전 시계는 노무현 정부 때 이후 멈춰 서 있다. 지방분권과 지방균형발전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실효적인 대책을 세우라. 시간이 없다.

2021-04-29 05:00:00

[사설] 성주 사드 논란 끝내고, 완전 운용 가능한 체계 구축하라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성주군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28일 장비 및 자재를 반입했다. 이곳 장병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한 시설 자재, 이동형 발전기, 발전기 지원 장비들이다. 반입 과정에서 인근 주민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 100여 명과 경찰 간에 충돌이 벌어졌다.사드 배치 반대 측은 ▷사드가 환경을 해친다 ▷북핵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역내 긴장을 강화한다 ▷성주 사드는 수도권 방어에 적합하지 않다는 등 주장을 펼친다. 그럴까? 국방부와 환경부는 성주 사드 사격 통제 레이더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결과, 측정된 전자파의 최대치도 인체 허용 기준치의 0.46%(200분의 1 이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17년 8월 12일 밝힌 바 있다.중국은 성주 사드가 긴장을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적반하장이다. 중국 군은 우리나라 군 기지를 겨냥해 지린성, 산둥성, 랴오닝성 등에 둥펑(東風) 계열 미사일 600여 기, SRBM 1천200여 기를 배치하고 있다. 내륙인 쓰촨성에도 IRBM 수백여 기를 배치, 한반도를 겨냥하고 있다. 게다가 2014년 '러시아판 사드' S-400을 계약, 2018년 실전 배치해 한반도 전역을 감시하고 있다. 한반도 상륙 작전을 위한 해병사단도 실전 배치했다. 북한은 사드 배치를 비난하면서도 4차 핵실험, 광명성 4호 발사, 5차 핵실험 등 도발을 이어갔다. 긴장을 높이는 것은 북한과 중국이지 성주 사드가 아니다. 또 성주 사드가 2천만 인구의 수도권 방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수도권 방어용 사드를 추가 배치할 일이지, 성주 사드를 반대할 이유는 못 된다.중국이 우리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칼 든 강도가 우리 집을 응시하면서 "너희 집에 CCTV나 방범창 설치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격이다.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을 최후 수단이다. 더 이상 논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완전한 사드 운용이 가능하도록 속히 모든 장비 체계 구축을 완료해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 생명과 재산을 타국의 '호의'나 '아량'에 맡겨야 하나.

2021-04-29 04:00:00

[사설] 판문점 선언이 ‘평화의 이정표’라는 문 대통령의 소망적 사고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 3주년을 맞은 27일 국무회의에서 여러 말을 쏟아냈다. 하나같이 현실과 괴리된 소망적 사고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결과물이 없어 그야말로 선언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던 '선언'에 대한 자화자찬으로 가득하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은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평화의 이정표"라고 했다. 이 말이 사실이 되려면 선언에서 '북핵 폐기'가 명시됐어야 한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라는 애매한 표현만 끄트머리에 있을 뿐이다. 북핵 문제 해결에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말은 낯 뜨거운 자화자찬이다.문 대통령은 "이제 오랜 숙고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소망적 사고에 불과하다. 한반도 주변 정세는 이를 분명히 확인해 주고 있다. 북한은 올 1월 당 규약을 개정해 무력 통일 의지를 천명하고 무력 통일을 위한 각종 신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는 문 정부가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현재로선 북한이 대화 상대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북한의 핵 문제 해결 의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2018년 도널드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합의 폐기는 실수하는 것이라며 북한과 관계 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북한 역시 대화에 뜻이 없다. 지난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는 이를 분명히 보여줬다. 김여정은 문 대통령과 문 정부를 '소대가리' '특등 머저리' '미국산 앵무새'라는 동원 가능한 최대의 모욕적 언사를 퍼부었다. 대화할 의향이 있으면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문 대통령이 무엇을 위해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것인지 안갯속이란 점이다. '남북 관계 회복' '불가역적인 항구적 평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을 내세웠지만 추상적이다. 북핵 폐기라는 목표가 분명하게 제시돼야 한다. 문 대통령의 27일 발언에는 이것이 없다. 또다시 보여주기식 쇼를 하고 싶다는 소리나 다름없다.

2021-04-28 05:00:00

[사설]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는 뒷전이고 세금부터 뜯겠다는 정부

'광풍'이 불고 있는 가상화폐(암호화폐) 투자 시장이 위험천만해 보인다. 가상화폐 국내 거래 대금이 하루 20조 원을 넘기는 일이 다반사인데도 투자자 보호와 금융 사고 방지 등을 위한 관리 감독은 동네 구멍가게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3, 4년 전 가상화폐 투자 광풍으로 홍역을 치르고도 아직까지 가상화폐와 관련된 법과 규정, 제도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우려들이다.가상화폐 투자가 글로벌화됐는데도 그간 정부가 만든 법이라고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금 세탁을 처벌하는 내용의 특정금융정보법과 투자 차익에 대한 과세 기준을 세운 소득세법이 전부다. 정부가 이렇게 직무를 방기하는 동안 국내 가상화폐 거래액은 올 들어서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을 합친 것보다 커졌다.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자칫 핵폭탄급 사회 문제로 비화될 우려마저 내재돼 있는 것이다.가상화폐 투자의 위험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가격 등락 제한폭이 없는 데다 사설 가상화폐 거래소가 국내에만 200개가 넘는다. 이들 거래소에서 올 들어서만 46개 가상화폐가 신규로 입성하고 10개가 거래 중단돼 사라졌다. '영끌' 투자 등으로 인한 과열 분위기 속에서 시세 조작도 빈번한 것으로 추정되며, 속칭 '김치 프리미엄'을 겨냥한 환치기(불법 외환 거래)로 막대한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등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년부터 가상화폐 투자 차익에 22% 고율의 세금을 매기겠다고 나선 것은 너무나 몰염치한 태도다. 투자자에 대한 보호책은 내 알 바가 아니고 수익에 세금이나 걷겠다는 것은 자릿세 뜯는 조폭조차도 하지 않을 발상이다. 이제는 싫든 좋든 간에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정부 방침의 교통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지,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경솔한 발언으로 시장을 자극하고 투자자들의 억장을 무너뜨릴 시간이 아니다. 가상화폐를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무형 자산으로 인정하고 시장의 틀과 상품 거래의 규율을 세워 시장이 혼탁해지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2021-04-28 05:00:00

[사설] 한국 원전 기술 또 세계 최고 입증…이래도 탈원전 고집할 텐가

한국 원자력발전소의 사용 후 핵연료(폐연료봉)를 특수 처리해 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에 대해 미국 원전 당국이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란 소식이다. 1997년 한국이 연구를 시작했고, 2015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따라 2018년 공동 개발에 나선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전을 가동하는 데 쓰고 남은 폐연료봉을 다시 쓸 수 있는 연료봉으로 탈바꿈시키는 기술이다. 핵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안전성을 높임으로써 원전을 '재생 가능한 친환경 발전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더욱이 이번 성과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돌파하고 나온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직후인 2017년 12월 파이로프로세싱 사업 재검토위원회를 출범시켜 2018년 4월 전면 재검토를 결정했다. 그러나 한·미 연구진은 이런 악조건에서도 3년여에 걸친 공동 연구 끝에 기술 개발을 이뤄냈다.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에 대해 미국 원전 당국이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조만간 공인할 예정이다.수십여 년에 걸쳐 원전 기술을 축적한 한국은 기술력과 안전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3세대 원전인 APR 1400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 인증을 미국 외 국가로는 유일하게 따냈고, 유럽 사업자 요건 인증도 받았다. 그에 이어 차세대 원전 연료를 확보하는 동시에 심각한 포화 상태에 이른 사용 후 핵연료 국내 저장 문제까지 해결하는 첨단 신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우리나라가 앞으로 50~100년 세계 에너지 기술을 선도할 기반을 더 확장했는데도 벌써 국내 반핵·탈핵 단체들은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폐기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문 정부의 잘못된 탈원전 정책이 불러온 폐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탈원전 정책 탓에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원전 기술이 산소 공급이 끊긴 뇌사 환자 수준에 처하고 말았다. 하루빨리 탈원전 정책을 폐기해 더 이상 국익을 훼손하는 죄를 짓지 말기 바란다.

2021-04-28 05:00:00

[사설] 주택가마저 유해대기물질로 오염된 대구의 공기질

산업단지에서나 검출될 법한 각종 유해화학물질이 대구 주택가의 대기 중에서 다량 검출되고 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게다가 대구 주택가에서 검출되는 유해대기물질의 농도가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하물며 공장 등 유해대기오염물질 방출원이 없는 주택가가 이 정도라면 대구의 나머지 지역 상황도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환경부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대구의 전통적 주택가인 수성구 만촌동과 남구 대명동의 측정 지점에서 2018년 1월부터 2020년 10월 사이 트리클로로에틸렌이 88%, 90% 빈도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트리클로로에틸렌은 금속 혹은 자동차 관련 물품 생산 현장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어서 주택가에서는 검출되지 않는 게 상식적이다. 하지만 만촌동과 대명동에서는 10일 가운데 9일 빈도로 공기 중에서 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된 셈이다.섬유공장에서 많이 배출되는 톨루엔과 에틸벤젠의 검출 농도 역시 만촌동과 대명동이 전국에서 2번째, 4번째로 높게 나왔다. 이는 공업지역인 충남 당진시 송산면, 경남 창원시 봉암동보다 몇 배 높은 수치이다. 이런 현상은 자동차부품 및 섬유 비중이 높은 대구의 산업 구조와 무관치 않다. 대기업의 경우 대기오염물질 배출 방지 및 저감 시설을 잘 갖춘 편이지만 영세 소규모 공장에서는 오염물질 배출 저감 시설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비용 문제로 가동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대구의 공기질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대구의 산업 구조 탓도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직무 유기도 한몫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공무원들이 단속을 소홀히 하는 사이 시민들은 알게 모르게 발암물질을 들이마시고 있다. 환경부와 대구시, 각 구·군은 지역의 산업 구조 핑계를 대며 손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우선은 현장 점검과 단속 강화가 급선무다. 유해대기물질 불법 배출에 대한 엄중한 처벌 없이는 해결 난망이다. 아울러 노후 대기방지시설 교체 사업과 노후 경유차량 폐차 사업도 속도를 내야 한다.

2021-04-27 05:00:00

[사설] 윤여정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스물의 노래 팔십의 노래

배우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연기상을 탄 첫 번째 한국 배우이자,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수상한 아시아 여배우가 됐다.윤여정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배우 윤여정 개인의 성취, 한국 영화의 쾌거 이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한인 가정의 미국 이주 정착기를 그린 작품으로 윤여정은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주연이 아니라 조연으로 영화에 참여했다. '미나리'는 지금까지 크고 작은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100여 개의 상을 받았다. 그중 30개가량이 윤여정이 받은 연기상이다.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 상을 휩쓴 셈이다. 이는 역할이 다를 뿐 출연자 모두가 '주인공'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구는 '주인공'이고 누구는 '엑스트라'가 아니라는 말이다.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역할이 다를 뿐 우리는 각자가 주인공이다. 최선을 다할 때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으며, 영예를 누릴 수 있다. 윤여정의 수상은 우리 사회가 '최선의 역할 수행'은 저평가하고 '좋은 배역'에 '과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구성원들로 하여금 '재능과 역할'에 충실하기보다, '배역 잡기'에 골몰하도록 만들고, 결과적으로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윤여정은 수상 소감에서 다른 여우조연상 후보들에게 칭찬을 건넸다. "훌륭한 후보들이 각자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 각자가 승자다"라고 말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배우 윤여정은 1947년 6월 19일생으로 만 73세다. 우리나라에서는 75세로 통하는 나이다. 75세에 세계 최고 영화상을 수상하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젊고 예쁜 여자가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윤여정은 주름 많은 얼굴, 걸걸한 목소리로 주인공이 됐다.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우리가 노래를 멈출 이유는 없다. 스물은 스물의 노래를, 팔십은 팔십의 노래를 부르면 된다.

2021-04-27 05:00:00

[사설] 백신 9천900만 명분 확보했다지만 관건은 제때 공급받는 것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9천900만 명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집단면역 달성 시기를 앞당길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홍 총리 직무대행은 최근 화이자와 2천만 명분의 코로나 백신 추가 공급 계약을 맺은 사실을 소개한 뒤 이같이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수그러들지 않고, 다른 백신은 부족한 상황에서 화이자 추가 계약은 반가운 소식이다.정부가 확보했다고 밝힌 9천900만 명분의 백신 물량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9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목표 3천600만 명의 2.75배에 해당한다. 물량 자체로는 9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한 수준이다. 문제는 정부가 확보했다고 밝힌 백신이 제때 공급되고, 실제 접종으로 이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추가 확보한 화이자 백신 역시 2천만 명분을 3분기부터 들여오기로 계약했을 뿐 구체적 공급 일정은 제시되지 못한 실정이다.지난 2월 26일 접종을 시작한 우리나라는 현재 1차 접종률이 4.37%에 불과하다. 정부는 제약사와 계약한 백신 도입 예정 물량이 지연된 사례가 한 건도 없다고 했지만 정부의 뒤늦은 대응으로 백신 조기 확보에 실패해 접종률이 지지부진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스라엘 등 다른 나라들처럼 백신을 조기에 충분히 확보했더라면 접종률을 높여 집단면역 형성을 앞당길 수 있었을 것이다.정부는 백신 수급·접종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자고 했지만 이는 적반하장이다. 그동안 기다릴 만큼 기다렸는데 예정대로 백신이 안 들어오고 백신 접종 부작용은 부작용대로 생긴 탓에 불안과 불신이 팽배했다. 누구보다 정부 책임이 크다. 백신의 실제 도입이 속도감 있게 이행돼야 국민 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를 달성하려면 백신이 계약대로 제때 들어오고 접종도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관건이다. 언제 백신이 도입되고, 언제 맞을 수 있는 것이냐는 물음이 더는 안 나오도록 정부는 확보한 백신을 제때 공급받는 데 역량을 발휘하기 바란다.

2021-04-27 05:00:00

[기고] ‘플러그 & 풀’로 진화한 암호화폐, 정부는 아직도 뒷북만

[기고] ‘플러그 & 풀’로 진화한 암호화폐, 정부는 아직도 뒷북만

불과 수년 전만 해도 프린터 등을 새로 구입해서 사용하려면, 내 책상 위 컴퓨터에 소위 드라이버(driver)라는 구동장치를 설치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컴퓨터 윈도우즈(Windows)시스템이 새로운 하드웨어를 자동적으로 인식하면서 이러한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소위 플러그 앤 플레이(PnP, Plug & Play) 세상이 된 것이다. 컴퓨터에 잘 모르더라도,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되면서 컴퓨터가 하드웨어 변화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도록 발전된 세상이 된 것이다. PnP는 여러모로 편리하다. 사람들이 스스로 수동적으로 새로운 구성을 수행할 필요가 적어졌으니, 컴퓨터 구매점이나 서비스센터에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더라도 하드웨어 장치를 추가 및 제거할 수 있다.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인 독일에서 2021년 4월에 하노버 박람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김인숙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에 따르면, 독일은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거세지는 경쟁을 따돌리기 위해서 혁신적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유럽의 데이터생태계인 가이아-엑스(GAIA-X) 프로젝트를 선도적으로 추진하면서 이를 제조업에 접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KL)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의 스마트팩토리보다 수요자 요구에 부응한 주문생산을 효율화하기 위해서 플러그 앤 프러듀스(Plug & Produce) 시스템을 도입한다. 홈컴퓨팅에서 플러그 앤 플레이가 스마트팩토리에서 플러그 앤 프러듀스로 진화하면서, 공장의 기계장치와 생산설비가 주문생산에 맞도록 모듈(module)화되고 유연하게 변화하는 것이다.이제는 암호화폐와 가상자산 세계에서도 플러그 앤 플레이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생각하면, 수많은 컴퓨터 장비가 가득 찬 소위 채굴장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 글을 쓰는 2021년 4월 26일 현재 구글(Google)에서 "스마트폰 암호화폐 채굴"이라고 검색하니, 0.4초 만에 약 2백만 건의 관련 자료가 나오고, 동영상도 0.27초 만에 약 80만 건이나 올라와 있다. 사실 내 휴대폰에서도 지금 서너 개의 암호화폐가 매일 채굴되고 있다. 블록체인 세상에서 플러그 앤 플레이가 플러그 앤 풀(Plug & Pool)로 그 이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플러그 앤 풀이라는 용어는 내가 여기서 처음 쓰는 것이다. 영어 알파벳 P로 시작되는 것에서 암호화폐 비즈니스와 관련된 용어를 생각하다가 나온 것이다. 영어 단어 "pool"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수영장'이라는 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 단어가 세계적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가 암호화폐 채굴과 비즈니스 등과 관련하여 사용하면서 블록체인 분야에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명사 이외에 동사로서 "pool"은 '여러 사람들이 공동 활용의 목적을 갖고서 지식, 금전 등 여러 자원들을 모으다'라는 뜻이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고 남는 컴퓨팅 자원을 암호화폐 채굴에 동원하고 그 대가로 블록체인 코인이나 디지털 토큰을 보상으로 받는 것이다.휴대폰으로 획득한 토큰과 코인 등이 당장 금전적 수익을 주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22세기 범용기술인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의 옷을 입고 21세기에 깜짝 등장해서 사람들을 잠깐 놀라게 하고 사라질 줄 알았는데, 이제는 사회 전체를 혼란과 공포로 빠뜨리고 있다. 아니다. 2017년부터이니 사실 이런 현상은 시간이 꽤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된 플러그 앤 풀 체제에 수동적으로 구동장치를 설치하려고 아직도 시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구시대적 발상이 계속 된다면, 발명도 진보도 혁신도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찾기 힘들 것이다.박한우 (영남대 교수)

2021-04-26 14:32:59

[속보] 홍남기 "5월말까지 하루 150만명 접종 역량 갖출것"

[속보] 홍남기 "5월말까지 하루 150만명 접종 역량 갖출것"

[속보] 홍남기 "5월말까지 하루 150만명 접종 역량 갖출것"

2021-04-26 10:04:21

[사설] 방역 1단계 완화에도 비상 대비 태세는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경상북도 12개 군 지역이 26일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포함한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이 풀렸다. 1단계 거리두기 지침을 적용하는 이번 개편안은 경북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일주일간 시범적으로 실시한다.이번 거리두기 하향 조정안은 경북도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긴밀한 협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다. 4월 들어 신규 확진자가 없거나 극소수인 군위 의성 예천 청도 성주 봉화 울진 울릉 등 인구 10만 명 이하 군 지역 12곳이 대상인데 지역 경제 사정 등을 고려해 방역 단계를 낮춘 것이다. 해당 지역은 각자 형편에 맞게 사적 모임 기준을 8, 9명으로 조정할 수 있고 지자체 신고 행사 참석 인원도 500명 이상으로 완화된다. 종교시설 수용 인원의 경우 30%에서 50%까지로 늘어난다.1년 넘게 강한 방역 조치로 국내 모든 지역의 경제 사정이 어렵다. 이는 코로나 확산 억제를 위해 방역 단계를 일률적으로 확대하거나 조정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 중 하나다. 자칫 코로나 방역에 구멍이 생길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바이러스 특성상 전면 봉쇄를 통한 방역 효율성 제고는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신규 확진자가 거의 없는 지역마저 동일한 방역 지침을 적용하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지역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물론 지금 신규 확진자가 없다고 해서 12개 군 지역의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때 이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더라도 당국의 기민한 방역 태세와 주민의 철저한 개인 방역 준수 등 노력이 뒤따른다면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번 개편안은 그런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도다. 무분별한 사적 모임과 제한 없는 이동,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 수칙을 무시하는 행위는 코로나의 재확산 빌미가 된다는 점에서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2021-04-26 05:00:00

[사설] 황운하 의원 당선무효 소송, 대법원 오직 법률로 판단하라

공무원 신분으로 지난해 총선에 당선돼 논란이 됐던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중구)에 대한 당선무효 소송 대법원 선고가 29일 있을 예정이다. 선거무효 및 당선무효 소송은 대법원 단심제로 선고 결과에 따라 황운하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이 박탈될 수도 있다.황운하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경찰청에 의원면직(사표 수리)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됐기 때문이다. 비위와 관련해 조사 또는 수사를 받는 공무원은 대통령 훈령인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 규정'에 따라 의원면직이 불가능하다. 결국 황운하는 경찰공무원 신분으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황운하 의원은 21대 국회 임기 시작 직전인 지난해 5월 29일 경찰청으로부터 '조건부 의원면직' 처분을 받았다. 겸직을 금지한 국회법 위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의원면직해 준 것이다.울산지방경찰청장이던 황운하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형이라고 부른다는 현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을 돕기 위해 야당 후보였던 김기현 후보와 그 측근을 표적 수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총선 출마 전에 이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게다가 경찰공무원 신분이라 출마 자격이 논란이 됐다. 그럼에도 그는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53조 4항을 들어, (출마하려는 공직자가) 그 소속기관의 장 또는 소속위원회에 사직원이 접수된 때에 그 직을 그만 둔 것으로 본다, 고 밝혔다. 출마가 가능하다고 밝힌 것이다.대법원은 오직 법률과 법리에 따라 판결해야 한다. 법원마저 정치에 휘둘리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법치는 무너진다. 차제에 유권자들도 반성해야 한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이야 결론이 나지 않았기에 유권자들도 '판단을 보류했다' 치자. 하지만 피선거권 논란이 있는 자가 출마했는데도 이를 살피지 않은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대통령이든 지방자치단체장이든 국회의원이든 모두 '국민의 종복'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종복될 사람의 자질과 자격을 잘 살펴 선출해야 함에도, 종복들의 농간(弄奸)에 거수기 노릇이나 한다면 스스로 주인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2021-04-26 05:00:00

[사설] ‘대통령의 국정 철학’ 아닌 ‘중립’이 검찰총장 인선 기준 돼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차기 검찰총장 인선 기준과 관련,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했다. 29일로 예정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나온 박 장관 발언은 내용·시기에서 매우 잘못됐다.검찰청법에는 "검사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검사를 대표하는 검찰총장의 최고 덕목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수 있는 인물이 총장으로 적합하다. 이를 무시하고 박 장관은 청와대 참모나 정부 각료 인선 기준이 될 수 있는 대통령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을 총장 인선 기준으로 들먹였다. 대통령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는 총장 자질과는 거리가 멀다. 박 장관이 교묘한 언사로 포장했지만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를 총장으로 임명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는 데 급급한 총장은 국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박 장관 발언이 나오자 친정부 성향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총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에서 수사 외압 의심을 받아 기소가 유력한 인물이다. 총장 후보가 되는 것조차 용납이 안 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추천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박 장관이 차기 총장에 코드 인선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 지검장을 총장 후보에 포함시키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차기 총장은 문재인 정권과 관련된 수사를 놓고 정권과 갈등을 빚다 사퇴한 윤석열 전 총장 후임자다. 정치적 중립성에 시비 소지가 있는 인물이 총장이 되면 야당 반발은 물론 국민 저항을 초래할 게 뻔하다. 대통령 선거를 고려해서라도 정치적 중립성이 차기 총장의 제1 인선 기준이 돼야 한다. 박 장관 발언으로 중립성을 갖춘 인사가 총장 후보로 추천될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게 됐다. 정권 입맛에 맞는 인물을 무리하게 총장으로 임명해 정권의 방패막이로 삼는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2021-04-26 05:00:00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완독률이 좋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