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포항의 잇따른 땅 꺼짐 현상, 시민 불안 종식 위한 조사와 대비를

지난 1일 포항 남구 대송면 포항철강산업단지 3단지 한 공장에서 1천600㎡ 면적의 지반이 2~2.5m 깊이로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공장을 가동하지 않은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새해 벽두부터 전해진 땅 꺼짐 사고 소식에 포항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 일대를 덮친 규모 5.4 지진 재앙 이후 포항 곳곳에서 싱크홀 또는 지반 침하로 인한 구조물 파손 사고가 잦기 때문이다.포항에서는 지난해 2월 남구 이동 왕복 3차로 도로와 인도가 내려앉는 대형 싱크홀 현상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2019년 11월, 2018년 4, 5월 등 여러 건의 지반 침하 사고가 있었다. 공사장 터파기 영향으로 인근 지역 지반이 무너진 사례도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땅 꺼짐 현상도 있었다. 이번 포항철강산단 공장 지반 침하 사고와 관련해서는 포항시가 공장 뒤편 하천부지의 배관 설치 공사와의 연관성 여부를 파악하고 있는데 지반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포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땅 꺼짐 현상이 2017년 규모 5.4 지진과 직접적 관련성이 있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포항은 대부분 지역의 땅이 무른 퇴적암층으로 돼 있어서 땅을 조금만 파도 펄 밭이 나올 정도로 지반이 약하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취약한 지질 조건 아래에서 2017년 지진 및 여진으로 포항의 땅이 심하게 흔들려 지반 자체가 더 연약해진 것 아니냐는 추론은 충분히 가능하다.이런 시나리오가 맞다면 포항에서는 건물 신축을 위한 터파기나 지하수 퍼 올리기 등의 공사에 따른 인근 지반 침하 및 건물 균열 파손 현상이 앞으로도 더 많이 일어날 수 있다. 일단은 시민들의 불안 해소가 급선무다. 잇따른 땅 꺼짐 현상과 포항 지진 사이의 연관성 여부에 대한 체계적 조사를 더 미뤄서는 안 된다. 아울러 포항시는 내진 설계 강화 등 지반 연약화에 따른 대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2021-01-05 05:00:00

[사설] 대구경북 손잡은 일자리 정책, 다른 분야로 넓히자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손을 잡고 지난 2019년 시작한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과 취업을 통한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휴스타(HuStar) 사업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오는 2027년까지 시·도가 1천600억원을 들여 지역에 필요한 인재 3천여 명을 키우는 것으로, 시·도의 기획과 자체 재원으로 산·학·연·관이 참여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시·도가 지난해 2022년까지 1단계 사업에서 중간 추진 성과를 점검한 결과 나름의 성과도 보이고 있다.이번 사업은 주로 지금까지 정부가 주도하던 인재 양성과 취업 방식의 틀을 벗어나 오로지 대구시와 경북도 주도로 전국에서 처음 실시한 것인 만큼 모험 정책으로까지 평가됐다. '혁신아카데미'와 '혁신대학'이라는 두 갈래의 방법으로 사업이 진행 중인데, 이미 지난해 조사된 취업률과 만족도에서 이목을 끌 만한 결과를 나타내 앞날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먼저 지난 2019년 10월 개강, 8개월 과정을 끝낸 혁신아카데미 1기 수강생 62명 중 46명이 코로나에도 일자리를 구해 74%의 취업률을 보였다. 지난해 1월 조사에서는 참여 기업과 교육생 만족도가 80점을 넘는 긍정적 평가도 받았다. 그래선지 지난해 7월 개강한 혁신아카데미 2기생 모집은 1기 경쟁률(3.71대 1)보다 높은 3.9대 1이었고, 수강생 82명 가운데 21명은 조기 취업했고, 나머지 61명도 기업 수습 과정 등을 거쳐 취업할 예정이다.물론 혁신대학 1기생은 지난해 3월 221명을 뽑아 2년 과정 수업을 하는 등 아직 갈 길이 멀어 성과를 속단할 수 없다. 하지만 시·도 역량을 믿고 벌인 사업이 성과를 낼 경우 가뜩이나 청년 이탈로 힘든 대구·경북으로선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정책의 결실과 같은 맥락의 또 다른 시·도 협력 정책이 발굴되게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의 지도력을 기대한다. 마침 지난달 31일 시장과 도지사가 만나 1월부터 공동 현안 회의를 갖기로 한 만큼 이 같은 사업의 성공과 정책 개발에 지혜를 더 모으길 바란다.

2021-01-04 05:00:00

[사설] 문 대통령 ,두 전직 대통령 사면으로 ‘화합’ 나서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낸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이 새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낙연은 당을 떠나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강한 반대가 쏟아졌다. 야권에서는 "왜 하필 지금이냐?"는 신중론과 "통합의 시작"이라는 환영론이 엇갈리고 있다.이 대표가 사면론을 꺼낸 데는 크게 두 가지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대표 자신의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는 만큼 '이대로는 안 된다'는 판단 아래 현 흐름을 흔들어 놓으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분열의 정치를 펴온 데 대한 국민의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만큼 '사면 카드'로 자신이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결국은 대통령이 꺼낼 수밖에 없는 '사면' 논의를 먼저 꺼냄으로써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고, 일자리 정책 실패, 부동산 정책 실패, 코로나19 백신 늑장 확보, 윤석열 쳐내기 등으로 땅바닥에 떨어진 문 정부의 국정 동력을 회복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당장은 친문 진영과 민주당 내부에서 강한 반대가 쏟아지지만, 이 정도 반대를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 일각에서는 '사면'을 놓고 이 대표와 청와대가 교감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2월 12일과 26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독대한 바 있다. 어쨌든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목전에 둔 만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놓고 문재인 정부, 민주당, 야권은 모두 셈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그 모든 '셈법'을 떠나 문 대통령은 새해부터는 '분열'의 정치를 버리고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한 '여론 떠보기' 혹은 서울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용 '사면 카드'라면 역풍을 맞을 것이다. 정치적 셈이 아니라 사회 통합과 미래를 향한 '사면'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은 신속히 사면을 단행해야 한다. 아무런 정치적 계산이 없을 때 '국민 화합'이라는 이익, '미래로'라는 비전을 얻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2021-01-04 05:00:00

[사설] 대한민국 첫 인구 감소…현실화된 인구 절벽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민등록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행정안전부의 발표는 충격적이다.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던 인구 절벽이 드디어 현실화된 것이다. 한 해 출생자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데드 크로스'도 사상 처음으로 발생했다. 인구는 주는데 1인 가구 증가와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은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 지방 소멸 시계의 카운트다운이 앞당겨지는 등 총체적 인구 재앙 현상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3일 행안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2020년 12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천182만9천23명으로 전년도 말보다 2만838명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출생자 수가 27만5천815명으로 전년도보다 무려 10.65%나 급감했으며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재앙적 수준의 저하 속도다. 반면, 결혼 기피에 따른 1인 가구 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노령화도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고 있다.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말 정부는 인구 절벽 현상을 늦추겠다며 2025년까지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196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 계획을 보면 지난 15년 동안 무려 180조원을 쏟아붓고도 아무 성과를 못 거둔 기존의 대책과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쏟아낸 백화점식 저출산 대책이 '고비용 무효율' 정책이라는 사실은 입증됐다. 그런데도 비슷한 정책을 또다시 반복하겠다는 것은 문제다. 이제는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우리나라 인구 절벽 현상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만연된 결혼 기피 풍조다. 우리나라의 기혼자 합계 출산율은 외국과 비교해도 그리 낮지 않다. 한국처럼 결혼하지 않고서 출산이 거의 불가능한 사회에서는 결혼에 대한 장애 요소를 제거하는 쪽으로 정책과 재정을 집중하는 게 옳다.

2021-01-04 05:00:00

[사설] 2021년 새해,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각오 하나씩 다지자

2021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신축은 육십간지 중 38번째로 신(辛)은 흰색, 축(丑)은 소를 의미한다. 그래서 '흰 소띠의 해'라고 부른다. '흰 소띠의 해'는 '상서로운 기운이 물씬 일어나는 해'라고 한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날들 속에 복되고 좋은 일이 일어나는 해를 맞이했으니 반갑고 고맙다. 옛날부터 우리에게 소는 힘과 우직함, 근면성실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각별히 친근하고 고마운 동물로 인식돼 왔으니 신축년 새해는 고맙고 친근한 해가 되리라 확신한다.우리는 2020년을 그 어느 해보다 위태롭게 견뎌냈다. 마스크가 거의 모든 것을 가린 한 해였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얼굴을 가리고, 웃음을 가리고, 일상의 평화를 가리고, 소박한 소망마저 가렸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위기 속에서도 배려심과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코로나는 우리 사회 방역 시스템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됐지만, 배려, 침착, 나눔, 질서, 희생, 사랑과 같은 우리 속의 품위를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인생에 '액땜' 따위는 없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지난 2020년은 우리 삶에 있어 '액땜'이었기를 바란다.시간 차이는 있겠지만 올해는 우리 사회에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될 것이다. 그러나 백신이 공급되더라도 우리 생활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변화가 아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 삶은 새롭고 낯선 패러다임과 마주 설 수밖에 없다. 몸부림친다고 거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새 패러다임을 긍정하고, 기꺼이 동행하는 것이다. 설령 코로나19 혹은 더 무섭고 마뜩잖은 무엇이 우리와 동행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웃음을 잃지 않기를 소망한다. 하얀 이를 내보이며 큰 소리로 마음껏 웃음 지을 수 없다면, 우리 서로 정다운 목례를 주고받을 정도의 여유라도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덧붙여 비록 내일이 불투명하지만 새해 첫날인 오늘 각자 '각오' 하나씩을 다지자. 설령 그 '각오'가 '작심삼일'로 끝나는 한이 있더라도 마다하지 말자. '삼일'을 버티고, 그 각오가 허물어지면 다시 '삼일 각오'를 다지자. 그렇게 견디기 힘든 날들을 견디고, 해내기 힘든 일들을 하나씩 해내노라면 긴 터널도 끝이 날 것이다. 2021년,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에 건강과 상서로운 기운이 넘치기를 소망한다.

2021-01-01 05:00:00

[사설] 정권의 충견이냐 아니냐는 김진욱 내정자 자신에 달렸다

공수처가 현 정권의 비리를 덮는 '친문 사수처'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김진욱 공수처장 내정자가 선을 그었다. 김 내정자는 31일 청문회 준비를 위한 첫 출근길에 "헌법에 따르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공수처 권한도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김 내정자는 이어 "(공수처에 대한) 우려 중 하나가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될 것이라는 것"이라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은 헌법상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당연한 소리이지만 공수처의 존재 자체가 이런 당위(當爲)를 위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문재인 정권이 검찰에 대해서는 수사권 박탈까지 추진하면서 공수처에는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까지 부여했다. 게다가 그 어떤 사건이든 검찰과 경찰에게서 넘겨받을 수 있는 데다 여당의 계획대로 검찰의 수사권이 폐지되면 견제할 기관도 없어진다.공수처가 이런 권력의 행사를 자제할까? 가진 권한은 최대한 행사하고 싶은 것이 권력의 속성임을 감안하면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당면한 가장 큰 걱정은 공수처가 이런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등 정권 비리를 덮고 윤석열 검찰총장 등 문 정권에 비협조적인 사람들을 표적 수사하거나 약점을 잡아 문 정권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이런 사태를 방치하면 김 내정자는 정권의 꼭두각시로 전락한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대통령이 김 내정자를 지명한 이유가 위의 지시에 순응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거나, 공수처의 실질적 권한은 공수처 차장이 휘두를 것이란 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정말 그렇다면 법조인으로서 치욕이 아닐 수 없다. 법을 공부한 이유가 정권의 충견이 되거나 '인형'이 되기 위함은 더욱 아니었을 것이다.그렇게 되고 안 되고는 김 내정자 자신의 몫이다. 공수처가 문 정권이 의도하는 '정권 사수처'가 되지 않도록 하는 데 김 내정자의 명예는 물론 법치와 민주주의의 미래가 달렸다.

2021-01-01 05:00:00

[사설] 석포제련소, 2개월 조업정지 거듭나는 계기 삼아야

경북도가 지난 30일 폐수를 공장 밖으로 불법 배출한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에 조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는 석포제련소가 지난해 4월 환경부에 적발돼 받은 조업정지 4개월을 절반으로 줄인 조치이다. 이번 감면은 환경부의 4개월 조업정지에 대해 경북도가 지난 4월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한 결과 2분의 1 범위로 감경 권고를 받아 이뤄졌다.이번 경북도의 감경 조치는 비록 정부의 조정 신청 결과에 따른 것이지만, 지금까지 경북도가 보인 행정과는 달리 비교적 신속히 내린 조치여서 평가받을 만하다. 또 제련소로서도 이번 조치에 따를 경우 1월 1일부터 3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4월 1일부터 5월 30일까지 조업을 중단한 뒤 그동안 저지른 여러 환경오염 전력에서 벗어나 거듭 태어나는 계기로 삼을 수 있게 됐다.석포제련소로서는 이번 감경 조치가 반가울 수 있겠지만 지난 1970년 공장 가동 이후 첫 중단에 따른 손실은 피할 수 없다. 물론 이런 손실은 회사가 자초한 결과이지만 소송을 통한 불복도 예상된다. 제련소는 이미 지난 2018년 경북도가 적발한 불법행위에 대한 조업정지 20일의 행정처분에 대해서도 소송으로 아직 버티는 것처럼 인적 재정적 기반을 앞세운 소송전도 막을 수는 없게 됐다.하지만 회사가 저지른 주변 환경 훼손 행위로 신음하는 생태계를 감안하면 소송전은 자제해야 한다. 차라리 법적 소모전을 접고 이번 기회를 계기로 환경을 중시하는 회사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환경단체 등의 공장 폐쇄와 같은 요구는 더욱 거셀질 것이 자명하다.

2021-01-01 05:00:00

[사설] ‘예타 통과’ 숙원 푼 엑스코선, 잘 지어 대구 발전 엔진 삼자

대구의 숙원인 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 사업이 드디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문턱을 넘어섰다. 세밑 대구 시민들에게 전해진 낭보요, 모처럼 만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엑스코선 예타 통과가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 이시아폴리스를 잇는 12.3㎞ 길이의 엑스코선(모노레일 방식)이 완공되면 대구의 교통 지도가 확 바뀔 뿐만 아니라 대구 지역 산업·경제에 상당한 전후방 효과를 안겨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3개의 환승역을 포함해 모두 10개 역이 들어설 엑스코선은 도시철도 사각지대인 대구 동·북 지역의 교통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 엑스코선은 또한 대구의 방사형 도시철도망 구축의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엑스코선이 완공되면 도시철도 1·2·3호선과의 환승을 통해 대구도 도시철을 타고 웬만한 지역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도시철도 노선 부재로 반쪽 기능밖에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엑스코와 유통단지의 활성화도 기대해볼 만하다.지역 경제 활성화 및 균형 발전에도 호재다. 엑스코선은 경북도청 옛터(현 대구시청 별관)와 대구삼성창조캠퍼스·경북대를 잇는 트라이앵글 모양의 도심융합선도지구 산업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아가 금호워터폴리스와 K-2 이전 이후 추진될 신도시의 성공적 조성에도 반드시 있어야 할 사회간접자본이다. 예타 관문을 이제 넘었으니 장기적으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에 따른 K-2 신도시 노선 연장도 서서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대구시는 엑스코선 건설을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 1순위에 올려놓고 지난 4년 동안 예타 통과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2년 전 국토교통부 투자심사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번에는 '야당 도시'라는 핸디캡 속에서도 대구시 공직자들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 함께 뛰었는데 예타 통과 결실을 거둔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이제는 준공 목표 연도인 2028년까지 엑스코선을 차질 없이 건설할 수 있도록 시의 행정력을 쏟아부을 차례다.

2020-12-31 05:00:00

[사설] 7천900억 날리며 신한울 3·4호기 백지화, 무엇 위한 탈원전인가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 백지화 등 탈원전을 못 박은 정부의 9차 전력수급계획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탈원전 도그마에 빠진 비현실적 에너지 전환 로드맵이기 때문이다. 전력공급계획 산출과 수요 예측 자체가 잘못된 것은 물론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이 원전을 확대하는 추세와도 상반된다. 막대한 혈세 낭비,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 부담 우려 등 후폭풍이 불가피하다.신한울 3·4호기를 전력 공급원에서 배제하는 등 24기인 원전을 17기로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는 발전설비 용량을 약 4배로 늘리는 것이 9차 전력수급계획의 골자다. 또 석탄발전 30기를 폐지하고, 이 중 24기를 액화천연가스(LNG)발전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원전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은 6%인 원전 비중을 10년 내에 22%까지 올리기로 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차세대 원전 지원을 공약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탄소중립을 한다면서 탈원전을 고집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LNG발전을 확대하겠다고 한다. LNG발전은 원전의 50배가량 탄소를 내뿜는 데다 발전 단가가 비싸 전기료 인상을 피하기 어렵다.7천900억원이 투입된 신한울 3·4호기가 9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제외돼 내년 2월부터 폐기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80만 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제출하고, 청와대 앞 등 전국 릴레이 집회 등을 열었는데도 정부는 끝내 외면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무산되면 세계 최고인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가 불을 보듯 훤하다.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말도 안 되는 탈원전 고집 탓에 폐해들이 산처럼 쌓이고 있다. 경제성이 뛰어나면서 안전하고, 발전효율이 가장 높고,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원전을 배제한 9차 전력수급계획은 또 하나의 신(新)적폐다.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과 탄소중립을 불가능하게 하는 탈원전은 경제의 근간과 산업 기반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밖에 없다. 무엇을 위한 탈원전이냐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2020-12-31 05:00:00

[사설] 윤석열 찍어내기 실패하자 검찰청 없애겠다는 여당

여당이 '윤석열 검찰'의 무력화를 위해 대한민국 사법행정 체계를 뒤엎으려 하고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차원을 넘어 검찰청 자체를 없애거나 검찰총장의 검사 지휘권을 회수한다는 것이다.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검찰청법 폐지법률안'과 기소와 공소 관련 업무만 할 수 있는 기관인 공소청을 신설하는 '공소청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내 검찰개혁특위는 검찰총장 검사 지휘감독권을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두 법안 발의의 이유로 "수사와 기소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제도로써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상호 견제할 수 있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모두 갖고 있어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권력기관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이다.원론적으로 틀린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이런 논리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내년 1월 출범하는 공수처에는 왜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몽땅 몰아줬느냐는 반론에 답해야 한다. 어떤 대답이 가능할까. 정상인이라면 답이 나올 수가 없다. 공수처에는 현재 검찰과 같은 권한을 주면서 검찰에는 그 권한을 빼앗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상대방의 인정을 끌어내지 못하는 자가당착이다.평균적인 양심을 가진 사람은 이를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명색이 국민의 대표라는 여당 의원들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다. 지금은 염치를 차릴 계제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여당의 이런 자가당착은 '검찰 개혁'이 '개혁'이라는 허울의 '윤석열 검찰 공중분해'임을 폭로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내는 데 실패하자 아예 '합법적'으로 검찰과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그 최종 목적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라임·옵티머스 사기 연루,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문재인 정권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권력형 비리 수사의 원천 봉쇄일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막갈 수가 없다.

2020-12-31 05:00:00

[사설] 서울동부구치소 대규모 감염, 秋 장관은 뭘 하고 있었나

서울동부구치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29일 현재 769명(직원 및 가족 등 포함)이다. 전체 수용자(청송 교도소로 이감 이전 기준)의 30% 규모로 단일 시설 최대 확진이다. 동부구치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11월 27일이다. 그러나 코로나 전수 검사를 실시한 것은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3주가 지나서였다. 이미 코로나가 퍼질 대로 퍼진 뒤였다. 그 무렵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직무집행 정지 명령 발표(11월 24일) 등 윤 총장 찍어내기와 검찰 개혁에 몰두하느라 바빴다.사태가 심상치 않자 29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교정 시설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정작 주 책임자인 추미애 장관은 29일 동부구치소 코로나 방역 초동 대처 미흡과 책임 소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추 장관이 만사를 제쳐 놓고 몰두해 온 윤석열 총장 찍어내기와 검찰 개혁의 정체가 무엇인가? 대통령이 탄핵될 수도 있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 의혹,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청와대 행정관과 여권 인사 관련설이 파다한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수사하지 말고 덮으라는 것이다. 추 장관과 더불어민주당이 하도 난리를 친 덕분에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의 진짜 목적을 온 국민이 다 알게 됐다.추 장관은 부정과 위법으로 위기에 처한 정권을 지키는 데 정신이 팔려 정작 자신이 책임져야 할 재소자 관리,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일엔 태무심했다. 국가와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문재인 정부 총신(寵臣)들과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 안전은 안중에 없고 오직 정권 안전을 도모하는 일에만 열을 올린다. 그것도 모자라 30%의 극렬 지지층을 향해 끊임없이 '문재인 정부 수호에 앞장서라'며 '검찰 개혁' '공수처 조기 출범 지지'가 그 길이라고 세뇌(洗腦)한다. 임진왜란을 맞아 자신은 북으로 북으로 달아나면서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나아가 왜적에 맞서라고 한 조선 선조 임금과 이 정부는 쌍둥이처럼 닮았다.

2020-12-30 05:00:00

[사설] 방역 일탈 대구경북 일부 교회, 사회적 책임감 가져야

12일부터 시작된 대구경북 지역 두 자릿수 코로나19 확진자 연속 발생이 숙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비록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비롯된 3차 대유행의 여파이긴 하지만 대구경북 확진자 행진의 한 특징은 종교시설을 통한 전파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현실이다. 행정 당국의 강력한 방역 협조 요청도 무시한 일부 종교시설의 대면 모임 지속과 행정조치 불이행에 대한 엄한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만하다.12월 들어 대구경북 코로나 확진자 발생은 지난 12일 이전에는 한 자릿수로 안정적이었다. 물론 대구에서는 지난 22일 35명, 경북 25일 67명의 최고치 이후 기록 경신은 없고 줄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여서 29일 대구 29명, 경북 2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게다가 국내에서도 전파력이 더욱 강한 영국의 변종 코로나19가 확인됐고, 경북에서는 서울 동부구치소의 코로나 확진 수감자 376명까지 청송의 교도소로 이감된 까닭에 더욱 불안하다.이런 상황에서 일부 종교시설의 일탈은 심각하다. 대구에서는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15곳이 적발됐는데, 3곳은 두 차례 연속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놀랍게도 교회 1곳은 무려 16차례에 걸친 고발에도 방역 지침 준수 요청을 무시해 결국 당국이 폐쇄 조치할 예정에 이르렀다. 또 경북 상주에서는 한 기독교 선교법인 운영 시설이 지난달 당국의 금지 조치를 어기고 1박 2일에 걸쳐 2천5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를 가졌고, 상주시의 집합 금지 명령서까지 훼손해 경찰에 다시 고발당했다.방역 지침과 행정 당국의 조치를 어긴 이 같은 종교시설 은 그냥 넘길 수 없다. 어린이부터 온 국민이 고통을 참고 코로나 극복에 힘을 보태는 전쟁 속에서 이런 종교시설의 일탈과 방역 수칙 무시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공동체와 말 없는 다수의 선량한 이웃 보호를 위해 강한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엄정한 행정과 함께 사법 당국의 보다 신속하고 엄한 대응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2020-12-30 05:00:00

[사설] 대북전단금지법 美 청문회 막겠다며 호들갑 떠는 문 정권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강력한 만류에도 대북전단금지법을 강행 처리한 문재인 정권이 미국 의회가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를 예고하자 이를 막겠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4일 서훈 안보실장 주제로 이와 관련한 첫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 측 입장을 납득시키기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진다.어떤 수단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문 정권의 의도가 먹힐지는 회의적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은 언론·출판 등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어떤 입법도 금지하고 있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리고 미 의회의 초당적 인권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공동 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이 이미 지적한 대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ICCPR)을 저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대북전단금지법을 비판하며 철회를 요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위원회'는 조만간 실무자들이 모여 세부 내용을 검토한 뒤 내년 1월 중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인권 후진국이란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위원회'의 인권 청문회 대상이 된 국가는 나이지리아, 중국, 아이티, 온두라스 정도인데 이들 국가와 같은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문 정권은 청문회를 막으려고 공식 외교 채널은 물론 교민 단체 등 민간 채널까지 총동원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북전단금지법의 '합리화' 논리라는 게 고작 '남북 관계의 특수성' '접경 지역 주민의 고통' 정도여서 미국을 설득하기는커녕 '고작 그런 이유로 인권 침해를 합법화했느냐'는 조롱을 받지 않으면 다행이다. 인권은 '남북 관계의 특수성'에 선행하는 보편적 가치이며, '접경 지역 주민의 고통'은 북한의 '선처'를 구걸할 게 아니라 남한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설득'이랍시고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대북전단금지법을 옹호하려다 창피만 당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대북전단금지법을 폐기해 인권 후진국으로 찍히는 치욕을 막아야 한다.

2020-12-30 05:00:00

[사설] 이젠 검찰 수사권 폐지까지 추진, 브레이크 없는 입법 독재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효력을 정지시키고 정경심 교수에게 징역 4년 형을 선고하자 여당이 부당한 행정처분에 대한 즉각적인 법적 구제의 길을 틀어막는 것은 물론 검찰을 수사권 없는 허수아비로 만들려 한다. 반(反)법치 폭주에 법률적 정당성이란 외피를 씌워주는 액세서리이자 독재의 도구로 여기는 발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더불어민주당은 28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당내 '권력기관 태스크포스(TF)'를 '검찰 개혁 TF'로 재편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다시 조정해 검찰의 권한을 더 줄이는 이른바 '검찰 개혁 시즌 2'에 발동을 건 것이다. 여당이 강행 처리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은 내년 1월 1일부터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 참사 등 6개 분야 범죄만 수사할 수 있다. 여당은 이 권한마저도 없애 검찰은 기소권만 갖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야당의 공수처장 거부권을 없애기 위해 시행도 전에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한 입법 독재의 재판이다.그 목적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윤 총장의 직무 복귀로 탄력을 받게 될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사기,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등 권력형 비리 수사의 무산일 것이다. 윤 총장을 쫓아내지 못하게 됐으니 검찰이 아예 수사를 못 하도록 하겠다는 속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정청래 의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아예 막아 버리겠다고 한다. 집행정지 신청이 본안 소송 등의 실익을 해치고 행정행위 당사자에게 오히려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처분의 효력 정지 신청을 불허하는 내용의 행정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다는 것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윤 총장처럼 부당한 징계 처분을 받아도 곧바로 바로잡을 수 없게 된다.이는 엄청난 문제를 야기한다. 부당한 행정처분의 즉각적 교정이 불가능해져 불법적·자의적 행정처분은 남발될 수밖에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 이 정권이 윤 총장을 다시 징계해 쫓아낼 수 있다. 이것은 법이 아니다. 법의 허울을 쓴 폭력일 뿐이다.

2020-12-29 05:00:00

[사설] 與, 변창흠 청문보고서 일방 채택, 부동산 정책 독주는 곤란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의 반대에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28일 단독으로 채택했다. 이른바 '인성'에 대한 야당의 비판과는 별개로 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공공임대 확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등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신도시 주택 공급과 관련해서는 환매조건부, 토지임대부, 지분공유형 등 공공자가주택 도입을 예고했다. 공공자가주택은 당장 집 없는 사람들에게 주거 사다리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일리 있다.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말할 것도 없고, 이익공유형 주택 역시 매도 시 발생하는 차익을 공공과 나누는 방식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갖고, 주택만 개인에게 분양하는 방식이니 지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개인이 가질 수 없다. 환매조건부 역시 주택을 매도할 때 주택을 공급한 공공기관에 되팔도록 해 시세차익을 차단한다. 모두 '로또 분양 방지법'에 해당한다. 이는 집값 상승에 따른 불로소득을 막자는 의미에서 합리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 오르는데, '로또 분양 방지 조건'으로 초기 주택을 마련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궁극적으로 내가 살고 싶은 동네, 내가 살고 싶은 집' 진입은 더욱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전문가들은 임대주택 공급과 더불어 재건축·재개발 등을 병행하는 것이 시장에 부합한다고 지적한다. 국공유지 개발이나 낙후 지역 재생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심지 재건축과 재개발을 위한 규제완화를 꺼리지 말라는 것이다. 게다가 저금리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규제를 가할수록 풍선효과는 커지기 마련이다. 문 정부는 이제라도 국민의 보편적 주거 욕구를 억누르기보다는 시장과 협력하는(국민의 수요에 순응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2020-12-29 05:00:00

[사설] 코앞 닥친 주 52시간 근무제, 대구경북 산업현장 후폭풍 우려

중소기업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부터는 범법자가 되는 수밖에 없다"는 식의 자조 섞인 반응마저 기업인들 사이에 나올 정도라고 한다. 특히 하도급업체 및 중소기업 비중이 큰 대구경북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 의무화에 따른 충격파를 전국에서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당장 내년부터는 기본 근무 40시간에 연장 근무 12시간을 초과하는 기업의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기업주로서는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인력 추가 고용, 설비 자동화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실상은 간단치 않다. 특히 대구경북의 주력 업종인 섬유와 자동차부품, 건설업 등의 경우 지금도 인력 수요보다 인력 공급이 부족한 판국인데 사람을 더 고용하라는 요구는 연목구어(緣木求魚)에 가깝다.대구상공회의소가 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를 보더라도 '초과 근무자가 있다'는 의견은 43.2%였으며 '내년 채용 증가 의향' 응답도 17.7%에 불과했다. 보완책 없이 주 52시간 근무제가 강제되면 기업들로서는 외주화에 의존하거나 공장 가동률을 떨어뜨리는 등의 고육책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내년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의무화 대상인 대구경북 기업이 4천여 곳이며 종사자 수가 40만여 명이라고 하는데 후폭풍이 얼마나 클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게다가 지금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중소·영세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 의무화 부담마저 획일적으로 지우는 것은 가혹하다. 획일적인 주 52시간 근무제가 노동자들로부터 다 환영받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뿌리산업만이라도 계도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업계 요청을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 선택근로제나 탄력근무제 같은 유연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중소기업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정부는 귀를 열기 바란다.

2020-12-29 05:00:00

[사설] ‘사면초가’ 文 대통령, 상식·순리로 가야만 위기 벗어날 수 있다

[사설] ‘사면초가’ 文 대통령, 상식·순리로 가야만 위기 벗어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처지가 말이 아니게 됐다. 직접 재가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처분이 법원에 의해 중단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악재(惡材)가 한꺼번에 덮쳐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3차 대유행 끝이 안 보이고, 백신 접종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늦게 시작될 상황에 몰렸다. 대통령 지지율은 40% 아래로 추락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레임덕마저 우려되는 위기를 벗어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문 대통령이 사면초가 신세가 된 원인은 자신에게 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라임·옵티머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등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인사들이 관여된 것으로 의심을 받는 사건들을 검찰이 수사하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정권이 총동원돼 윤 총장 찍어내기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추·윤' 싸움 와중에 추 장관 손을 들어주는 발언을 하는 등 윤 총장 쫓아내기를 용인·방조했다. 정권 관련 불법 혐의를 문 대통령이 덮으려고 윤 총장을 몰아내려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윤 총장 직무 복귀와 관련, 문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했지만 진솔한 반성, 개선책 제시가 없는 면피용 발언에 불과했다. 사과 한마디 뒤엔 '공정하고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 온통 검찰에 화살을 돌렸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탄핵' '직접수사권 박탈' 등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검찰을 공격하는 것도 문 대통령의 어정쩡한 입장 표명 때문이다.결국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사의를 표명한 추 장관 사표 수리가 시급하다. 국정 혼란을 부른 장관들을 경질하는 개각을 단행하고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온 청와대 비서진을 개편해야 한다. 검찰을 넘어 법원까지 공격하고 나선 민주당 등 정권 인사들의 행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엄중히 경고해 헌법과 법치를 지켜야 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정권 비리를 덮는 수단으로 남용하는 일도 없도록 해야 한다. 상식과 순리로 가야만 문 대통령이 최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2020-12-28 05:00:00

[사설] 구치소 확진자 청송 이감 일방 결정, 사과하고 안전조치부터 해라

경북 청송 지역 주민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00여 명의 서울 동부구치소 수감자들에 대한 경북 북부 제2교도소로의 이감 조치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청송에서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1월까지 4명에 그쳤던 확진자가 12월 들어 무려 25명이나 추가돼 주민들 불안이 가중되던 터에 정부의 일방적인 조치로 400여 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옮겨오게 됐으니 주민들의 반발과 불안은 당연하다.무엇보다 정부의 이 같은 의사결정 과정이 문제다. 긴급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400명 넘는 확진자를 코로나 청정 지역으로 이감하면서 사전 협의나 조율이 없었으니 결코 잘된 일 처리라고 할 수 없다. 구치소 수감자도 보호받아야 하지만 느닷없이 확진자를 받아야 하는 청송 주민들 역시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다. 어떤 협의도 없이 내려진 일방적 결정을 환영할 주민이 어디 있겠는가.서울 동부구치소에서 확진자는 지난 14일 처음 발생했다. 이후 27일 현재 누적 확진자는 528명에 이를 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대규모 확산을 막기 위해 경증자를 다른 곳으로 이감하자는 논의는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최종 결정에 앞서 대상지인 경북도와 청송군은 물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노력은 필수였다. 최소한의 도리였다. 그게 생략됐다는 거다.28일 확진자의 대규모 청송 이감이 이뤄진다고 한다. 이에 앞서 청송 수감자들의 이송이 26일과 27일 있었다. 정부는 늦었지만 청송 주민들에게 반드시 유감을 표시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도 해야 한다. 아울러 안전을 위한 최고의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또 청송 수감자와 교정직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안전 보장 조치가 있어야 한다. 이감자들이 서울로 원대 복귀하는 순간까지 교정 당국의 각별하고 세심한 배려와 특단의 대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이곳이 고령자가 많은 지역이라는 점도 당국의 한층 세심한 배려를 필요로 하는 대목이다.

2020-12-28 05:00:00

[사설] 달성군·칠곡군 ‘예비문화도시’ 지정 큰 성과, 이제부터 시작

대구 달성군과 경북 칠곡군이 전국 8개 지자체와 함께 '예비문화도시'에 지정됐다. 앞으로 1년 동안 예비 사업을 추진하고, 2021년 말쯤 평가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문화도시'에 지정된다.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부터 시작했으며,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 환경을 기획·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시 특성에 따라 5년간 최대 100억원까지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달성군은 지리환경, 역사, 산업경제, 인구사회 등 여러 측면에서 뚜렷한 특색을 가진 지역이다. 칠곡군은 '인문적 경험의 공유지 칠곡'을 비전으로 지난 2년간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다양한 계층·세대와 소통하며 내실을 다져왔다. 두 도시 모두 '문화도시' 지정 자격이 충분하다.달성군과 칠곡군은 이번에 문화도시에 도전한 전국 41개 도시 중 1차 관문을 통과한 10개 지자체 중 하나이니 그간의 노력과 성과는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예비문화도시' 지정이 곧 '문화도시' 최종 지정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1년 동안의 성과에 대한 최종 심의 결과에 따라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도 있고, '문화도시' 지정을 받아 도시 문화에 큰 변화를 맞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앞으로 1년 동안 달성군과 칠곡군만의 브랜드를 다지고, 지역 주민 누구나 직접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시민의 일상 활동에서 문화 특화 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도시 발전 전략과 연결함으로써 생활과 도시 발전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가 되어 작동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문화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지역 고유 자원, 도시개발 사업 등 3박자가 맞아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 고유의 역사, 문화적 자원을 활용해 쇠퇴한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넣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모든 장소는 특별하다'는 모토(motto) 아래 사람, 장소, 활동이 도시의 성장 동력으로 연결되는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2020-12-28 05:00:00

靑, 秋 사표 수리 겸 개각? "노영민도…저는요?(feat. 홍남기)"

靑, 秋 사표 수리 겸 개각? "노영민도…저는요?(feat. 홍남기)"

문재인 대통령이 이틀 뒤인 29일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언을 전하는 언론 보도가 27일 이어지고 있다.우선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밝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법무부를 포함한 3~4개 부처 장관을 교체한다는 내용이다.아울러 이들 개각을 마무리한 후에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윤석열 총장 징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이 같은 개각은 문재인 대통령의 새해 신년사 발표와 함께 쇄신 의지를 국민들에게 밝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교체 대상 장관으로는 추미애 장관과 함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이 가운데 박영선 장관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력 출마 예상자이다.성윤모 장관은 2018년 8월, 박영선 장관과 박양우 장관은 2019년 4월에 취임했다. 올해 1월 취임한 추미애 장관과 달리 '꽤 했다'.후임으로는 법무부 장관의 경우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된다. 소병철 의원은 검사 출신이다. 사법연수원 15기인데, 윤석열 총장(23기)의 8기수 선배이다. 추미애 장관이 사법연수원 14기이지만 판사 출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검찰 선배인 소병철 의원이 현 검찰 후배들에 대해 행사할 수 있을 영향력을 '조금이나마' 생각치 않을 수 없는 인선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다만 소병철 의원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이다. 향후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여당 및 일부 야당(열린민주당) 동료들은 '쉴드'를 쳐 주겠(방어를 해주겠)지만, 국민의힘 동료들로부터는 격렬한 공세에 처할 전망이다.문체부 장관의 경우 지난 23일 차관급 인사에서 물러나 현재 '백수'인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이 공백기를 잠깐 가진 후 일종의 '영전'(榮轉, 전보다 더 좋은 자리나 직위로 옮김)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여기에 하나 더. 내일인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예정인데, 여기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거나, 변창흠 후보자가 스스로 후보자에서 사퇴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개각 발표에서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 건이 재차 들어갈 수도 있다.▶노영민 실장은 이들 개각을 마무리한 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할 것이라는 전언이다.노영민 실장도 2019년 1월 취임해 거의 만 2년 비서실장 임무를 수행, '꽤 했다'.노영민 실장은 앞서 올해 8월 직속 5명의 수석들과 함께 부동산 문제 등 최근 상황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가, 이게 없던 일이 된 바 있다. 이어 이번에 또 다른 책임질 거리(윤석열 총장 징계 사태)를 찾은 것이라 사퇴에, 그러니까 '청와대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그런데 현재 언론 보도에서 언급이 될 만한데 언급이 되지 않는 인물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2018년 12월 취임해 성윤모 장관을 제외한 다수 장관들과 비교해 꽤 오래 재임 중이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따른 추경 문제와 부동산 문제 등으로 인해 정치권 및 국민들로부터 주요 공격 대상이 되면서 청와대 내각에서 가장 '지친' 인물로도 분류된다. 그런 맥락에서 지난 11월 초 항의성 사의를 '깜짝' 표명했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만류 등으로 하루만에 철회하기도 했다.이어 현재 노영민 실장의 경우 사퇴 이유로 언급할 게 생겼지만, 홍남기 부총리는 내년 초 코로나19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위해 계속 '열일'(열심히 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퇴를 하고 싶어도 당장은 할 수 없는 상황인 것.▶노영민 실장 후임으로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우윤근 전 주 러시아 대사, 최재성 정무수석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비서실장이 될 경우 최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 장관이 임명되면서 '3철'(노무현 정부 당시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 최측근 3인방) 가운데 2명이 다시 문재인 대통령 곁으로 가는 맥락이 만들어진다.참고로 양정철, 전해철과 함께 3철을 구성하는 이호철 노무현 정부 당시 민정수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단 한 차례도 정부 또는 정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비서실장 후임 하마평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3철 전원 복귀에 따른 '비선실세 논란'이 발생할 부담도 겪지 않고 있다. 물론 '2철'이 문재인 대통령 지근거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해당 부담이 촉발될 여지는 적지 않다.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는 지난 13~19일 한·러 수교 30주년에 따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에 파견되면서 "돌아오면 비서실장"이라는 '썰'이 나오기도 했는데, 개인 사정을 이유로 (비서실장)고사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는 언론 보도가 현재 이어지고 있다.최재성 정무수석은 4·15 총선에서 낙선한 후 적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가 지난 8월 강기정 정무수석의 뒤를 이었다.

2020-12-27 20:45:01

[사설] 윤석열 징계 무효, 법원이 법치를 지켰다

[사설] 윤석열 징계 무효, 법원이 법치를 지켰다

서울행정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정직 2개월 징계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당연한 판결이다. 윤총장 징계가 부당하다는 상식의 승리이자 법치의 승리이다. 이로써 우리의 법치는 윤 총장을 쫓아내려는 문재인 정권의 갖은 기만적 책략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서게 됐다.징계위의 정직 2개월 결정은 처음부터 결론을 내놓고 진행한 것으로 반(反)법치의 정치적 음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징계가 부당한 것은 이미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결론과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조미연 판사의 '인용' 판결로 입증됐다. 감찰위원회는 "윤총장 징계와 직무정지, 수사 의뢰 모두 부당하다"고 했고, 조 판사는 "직무배제가 검찰청법의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라고 했다.그럼에도 추미애 법무장관은 징계를 밀어붙였다. 징계위 구성부터 정당성이 없었다.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혐의의 핵심 피의자인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의 변호인을 지내 심각한 이해 충돌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이용구 차관을 징계위원으로, 윤 총장을 향해 '검찰 개혁 저항세력'이라며 적대적 인식을 드러낸 교수를 징계위원장 대행으로 앉혔다. 징계위원회는 윤 총장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꾸민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던 것이다.이런 징계위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뻔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법과 탈법을 넘나들었고 불공정의 연속이었다. 윤 총장 측은 최후 변론 기회도 갖지 못했다. 재판이 이러면 야바위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징계 결정 역시 다르지 않다.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립서비스였던 것이다.징계의 목적은 내년 1월 공수처가 출범해 이 정권 비리 수사를 덮을 때까지 월성원전 폐쇄,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등 정권의 비리 수사를 윤 총장이 지휘하지 못하도록 묶는 것이다. 그런 음모가 물거품이 됐다. 사법부가 이를 해낸 것이다.

2020-12-25 07:32:14

[사설] 월성 1호기 증거 인멸 공무원들 기소…‘몸통’까지 밝혀내야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및 증거 인멸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530건을 삭제하거나 이를 묵인·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된 공무원들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위한 각종 보고서를 작성, 이를 산업부 장관과 청와대에 보고한 실무진이었다.산업부 공무원들이 '윗선' 지시 없이 증거 인멸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제성 조작 역시 윗선의 지시와 관여가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 당시 산업부 장관,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 산업부 장관은 2년 반을 더 가동하기로 했던 방침을 바꿔 즉각 폐쇄를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영구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하느냐"고 물어본 후 일사천리로 조기 폐쇄가 이뤄졌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경제성 조작과 증거 인멸 '몸통'까지 밝혀내야 할 것이다.월성 1호기 사건을 직접 지휘해 온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아 수사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검찰이 공무원들을 기소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윤 총장의 정직 처분이 계속 이어질 경우 수사가 흐지부지될 우려가 적지 않다. 다음 달 검찰 인사에서 정권이 월성 1호기 수사 팀을 날려버릴 수도 있다. 조만간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월성 1호기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 받아 뭉갤지도 모를 일이다.대통령 말 한마디에 멀쩡한 월성 1호기가 멈추고, 혈세 7천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검찰 수사가 청와대로 향하자 정권은 검찰총장 정직 처분을 내렸다. 월성 1호기 수사를 비롯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라임·옵티머스 등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중대 기로를 맞았다. 정권과 친정부 검사들의 방해에도 의지를 갖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끌고 나간 윤 총장이 없었다면 정경심 교수가 1심에서 유죄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권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 좌초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2020-12-25 05:00:00

[사설] 정경심 유죄 판결을 인정할 수 없는 극성 문빠의 정신세계

[사설] 정경심 유죄 판결을 인정할 수 없는 극성 문빠의 정신세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판결이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재판 과정에서 검찰에 대한 사법 통제 임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법원의 검찰 편들기" "법원이 사실에 대한 판단이 아닌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검찰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윤 총장이 판사 사찰을 통해 노린 것이 바로 이런 거" "윤 총장과 대검찰청의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 등 앞뒤 맥락도 없는 말을 쏟아냈다. 자기네도 아닌 줄 알면서 문빠(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을 향해 환상의 메시지를 설파하는 것이다.이에 친문 성향의 네티즌들은 "검새 판새 다 때려잡고 싶다" "법레기(법관+쓰레기)들 진짜 해보자는 거냐" "사법부는 다 썩었다"고 했다. 급기야 청와대 게시판에 '재판부를 탄핵하자'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검찰에 이어 재판까지 통제하고 싶은 여당의 바람대로 응답하는 것이다.정경심 교수 재판은 2019년 10월 시작돼 지금까지 1년이 넘게 이어졌다. 그 오랜 재판의 결과로 1심 선고 공판 재판부는 정 교수의 입시 비리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전부 유죄, 사모펀드 의혹과 증거 인멸 등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로 인정했다. 15개 혐의 중 11개 혐의를 유죄로 판결했다.하지만 문빠들은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환상'과 '사실'을 분별할 능력이 없다. 이들의 환상 세계에서 정경심 교수는 죄가 없다. 죄가 없는데, 검찰이 수사하고 죄를 만들어 기소했다고 믿는다. 선량한 사람을 범죄로 엮었으니 검찰은 개혁되어야 할 존재가 된다. 또 원래 죄가 없는데 기소됐으니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유죄'가 나오니 이제 판사도 검사와 마찬가지로 개혁의 대상이 된다. 자신들의 인식이 만든 환상계의 사실과 현실계의 사실이 다르니 어느 한쪽의 사실을 파괴해야 한다. '검찰 개혁' '사법 개혁' '공수처 설립' '검새·판새 때려잡자'는 구호는 환상계와 현실계의 부조화를 극복하려는 안쓰러운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2020-12-25 05:00:00

[사설] 징역 4년 선고받은 정경심 교수,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입시 비리 및 사모펀드 관련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법원이 엄정한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는 23일 정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3천8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정 교수 측이 즉각 항소할 예정이어서 2심과 대법원 최종심이 남아 있지만 일단 검찰이 제기한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됐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검찰 수사에 대한 현 정권과 그 지지자들의 '정치적' 공격에 법원은 현혹되지 않고 '법적 사실'로만 판단함으로써 국민이 사법부를 신뢰할 수 있게 한 것이다.그동안 정 교수 측은 검찰이 유죄로 지목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 '허위 스펙'이 과장됐을 수는 있어도 모두 실제로 한 활동이라며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주장해왔다. 조 전 장관 지지자들도 '윤석열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없는 죄를 만들어냈다고 공격했다.그러나 사법부의 판단은 달랐다. 엄정하게 법적 잣대로 사실 여부를 들여다봤다. 결론은 정 교수가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제출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포함해 검찰이 유죄 혐의로 지목한 이른바 '7대 스펙'이 모두 위조 혹은 허위라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언론 등에서 추적 확인한 사실과 일치한다.재판부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모펀드 불법 투자 혐의에 대한 판단에서도 엄정했다. "시장경제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것이다. 이 역시 금융계와 법조계의 일반적 시각과 다르지 않다.그러나 정 교수 변호인은 "여론에 의한 괘씸죄" 운운하며 '여론 재판' 때문에 진 것처럼 오도(誤導)한다. 친문들도 판사들을 "법레기(법관+쓰레기)" "'검새'(검사+새끼) '판새'(판사+새끼) 다 때려잡자"며 격한 반응을 보인다. 앞으로도 법원은 이런 몰이성적 막말 공격에 흔들리지 말고 오직 사실에만 근거한 판결을 내리기 바란다.

2020-12-24 05:00:00

[사설] 백신 없어 불안에 떠는 국민이 정권 눈엔 안 보이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하루 1천 명을 넘나드는 상황에 내몰린 국민은 백신 확보 및 접종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더불어민주당은 백신 도입이 왜 늦어졌는지, 언제쯤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를 국민에게 알리지는 않고 백신 안전성을 들먹이며 상황 호도, 책임 회피에 급급하고 있다. 고통을 당하는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은 행태란 말이 안 나올 수 없다.보건복지부 대변인인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코로나 백신은 상당히 기간이 단축돼서 개발됐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는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주제"라며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야 되는 상황이고 그러한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한두 달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은 굉장히 다행스러운 점"이라고 했다. 백신 확보 실패에 대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못 구한 게 다행이란 식으로 상황을 호도했다.권덕철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백신 확보 전략에 허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총리 발언에 대해 "백신의 안전성 유효성이 중요해 그걸 고려해 구입하자는 취지에서 한 것"이라며 엉뚱한 얘기를 했다. 또한 백신 문제에 답답함을 느끼는 국민에게 유감 표시조차 하지 않은 채 "정부가 백신 확보에 소홀한 것이 아니다"고 강변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과 관련 "준비를 잘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백신 만능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하거나 언론이 혹세무민한다며 국민 불안 해소와 동떨어진 언행을 되풀이하고 있다.백신을 확보하고서 안전성을 따지는 것과 확보도 못 했으면서 안전성 운운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안전성을 내세워 백신 확보 실패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일 뿐이다. 포도 따기에 실패하고서 "저 포도는 실 거야"라며 돌아서는 못난 여우 꼴이다. 미국·영국 등 해외 일부 국가는 올해 안에 백신 접종이 시작된 반면 우리는 내년 2, 3월에야 75만 명분이 들어올 예정이다. 백신 없이 겨울을 보낼 위기에 내몰린 국민이 정권 눈에는 안 보이는 모양이다.

2020-12-24 05:00:00

[사설] ‘1가구 1주택’ 법제화 발의한 여당 의원, 공산주의 하자는 건가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가구 1주택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주거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22일 대표 발의했다. 국가 주택정책을 1가구 1주택을 기본으로 하도록 의무화하자는 취지인데 사유재산권마저 뒤흔들 소지가 있어 논란이 거세다. 현 정부 여당이 온갖 땜질식 처방을 남발해 부동산 시장을 나락으로 빠뜨린 것도 모자라 이제는 공산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법률마저 만들 요량인지 보는 눈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다.이 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장 논리에 의해 현실 세상에 엄연히 존재하는 전월세 시장의 역할과 기능을 도외시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주택보급률이 100%가 되더라도 전근·전학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전월세 집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국민 모두가 자가를 보유할 형편이 되거나 그럴 의향을 지닌 것도 아니다. 하지만 법안 취지대로라면 전월세 물량을 공급하는 다주택자는 사라져야 한다. 그 경우 그 많은 민간 전월세 물량을 정부가 공급할 수 있단 말인가.전월세가 사라지면 국민들의 거주 이전 자유도 박탈된다. 집값 잡겠다고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동산 시장에서 부작용마저 불러올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 논란이 일자 진 의원은 "선언적 법안이지 다주택 보유를 금지하거나 1인 1주택을 강제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말이 더 국민을 열불나게 한다. 도대체 강제할 수도 없는 법안을 뭣하러 만들겠다는 것인가.중세 봉건시대나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통할 법한 전근대적 발상을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 대입하려는 위정자들의 현실 인식이 개탄스럽다. 진 의원의 법안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여당 의원 의정활동 멈춤 법안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라는 촌평이 나왔다. '극강의 코미디'라는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도 있었다. 현실성 없는 법안을 마구 발의하는 것이야말로 입법 폭주다. 진 의원의 이 법안은 처음부터 발의해서는 안 될 것이었다.

2020-12-24 05:00:00

[사설] 백신 확보 실패 책임 떠넘기기에 국민은 더 분노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접종과 관련, "그동안 백신을 생산하는 나라에서 많은 재정 지원과 행정 지원을 해서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쪽 나라에서 먼저 접종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라고 했다. 또 "그 밖의 나라들에서는 우리도 특별히 늦지 않게 국민들께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있고,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달리 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회의에선 "그간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지시를 몇 번이나 했는데 여태 진척이 없다가 이런 상황까지 만들었느냐"며 참모들과 내각을 질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백신 확보 실패로 불안에 떠는 국민은 상반된 문 대통령 발언에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백신 확보 실패는 문 대통령과 정부·더불어민주당의 무능력·실기·불통이 복합된 인재(人災)다. 미국 등 선진국 지도자들과 여러 부처 수장들이 백신 확보에 적극 나선 반면 우리나라는 실무진에게 백신 도입을 떠맡기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백신 확보에 실패했다.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이 수차례 백신 확보만이 코로나를 근본 종식시킬 수 있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세균 총리가 "정부가 백신 TF를 가동한 지난 7월엔 확진자 수가 100명 수준이어서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정부 잘못을 인정할 지경이다.국정 최고 책임자인 문 대통령은 백신 확보 실패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통령이 일찌감치 백신 확보를 강조하고 참모들과 내각을 채근했다면 이 사태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와서 상황을 호도하거나 참모들과 내각을 질책한 것은 무책임하다. 문 대통령부터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야당·언론 탓을 하는 민주당 행태도 잘못됐다.책임을 회피하고 사태를 모면하는 데 급급한 문 대통령과 여당에 국민은 더 실망하고 분노한다. 임진왜란이 터지자 일부 인사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백성을 버리면서 피난을 간 선조와 그 신하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2020-12-23 05:00:00

[사설] 코로나 조심하되, 확진자 혐오나 1호 확진 죄의식은 없어야

영덕에 사는 A씨는 지난달 한 장례식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검체 검사를 받았다. 양성 판정을 받고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됐다.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머문 시간이 짧았고, 마스크도 잘 착용했는데 양성이라니 이상해서 재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거주지 동네에서 신상이 털려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경북의 또 다른 군에 사는 B씨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완치가 됐음에도 동네 사람들이 왕래나 접촉을 꺼려 외톨이로 생활하고 있다. B씨는 완치 후에도 한 달 이상 이어진 고립 생활로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확진 후 완치된 C씨는 모임 동료들로부터 "완치됐더라도 혹 모르니 향후 3개월 동안은 모임 참석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왕따를 넘어 전학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확진자 역시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인식돼 집단 내에서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집단 내 1호 확진자, 슈퍼 전파자라는 오명이 두려워 코로나 검사를 꺼리는 분위기도 상당하다. 직장인 D씨는 얼마 전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자신이 회사 내 1호 확진자가 되어 사업장 폐쇄의 원흉이 될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는 "차라리 코로나 검사를 받지 말 것을" 하고 후회도 했다.작금의 코로나 발생 현황을 보면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전염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가 20%를 넘었고, 무작위로 실시한 검체 검사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조심해야겠지만 조심한다고 안전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그러니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혐오나 신상 털기, 완치된 사람에 대한 기피도 없어져야 한다. 또 누구나 코로나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소속 단체 내 1호 확진자라는 죄의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막연한 혐오와 죄의식은 오히려 검사를 기피하는 원인이 되고, 코로나 확산을 부채질할 수 있다.

2020-12-23 05:00:00

[사설] 김해신공항 백지화 수용해야 한다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김해신공항 재검증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김해신공항 재검증 및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21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 자료를 통해 그는 "국토부는 (총리실의) 검증 결과를 수용하고 검증 보고서를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 집권 세력이 밀어붙이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는 김해신공항 건설 원점 재검토에 주무 부처 장관이 힘을 실어준 셈이다.변 후보자는 "검증 보고서를 면밀하게 검토 중이며 장관이 되면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다"는 표현을 '복붙'(복사 후 붙여넣기)이라도 하듯 답변서에 반복했다. 가덕도신공항에 대해서는 "계획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빠져나갔다. 논란을 피해 보겠다는 의도였겠지만 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만큼은 숨기지 않았다.주지하다시피 현 집권 세력에게 '김해신공항 건설 재검토=가덕도신공항 건설'이다. 이런 발상의 밑바탕에 내년도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통령 선거가 있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안다. 국토부 장관을 바라보는 사람이 여권 내 이런 기류를 모를 리 없다. 그의 입에서 총리실 재검증 수용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큰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변 후보자는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던 9년 전 매일신문 기고를 통해 "동남권 신공항은 TK와 PK 측 합의에 따라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4년 전 대구경북과 부·울·경이 도출한 김해신공항 확장 합의가 뒤집어지는 판국인데 국토부를 이끌 수장이 이렇게 소신을 내팽개쳐서는 안 된다. 반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 여부와 관련해 그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이라며 사실상 반대를 했다. 어떤 지역에는 특혜를, 어떤 지역에는 원칙을 요구하는 꼴이다. 이거야말로 이중적 잣대이자 지역 차별 아닌가.

2020-12-2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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