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고령 운전 교통사고 예방 대책 서두를 때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예방 대책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젊은 사람에 비해 순발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매년 급증세인 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각국마다 노령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고, 고령자 운전을 둘러싼 찬반 의견도 첨예하게 갈리는 등 국제적 이슈가 됐다.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구의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는 156만3천여 명으로 이 가운데 약 10%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비율도 매년 증가세인데 2014년 7%이던 것이 2015년 7.6%, 2016년 8.1%, 2017년 9%, 2018년 10%로 계속 늘고 있다.문제는 고령 운전자 비율이 늘어난 것과 비례해 고령 운전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발생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모두 8천437건으로 2014년 1천542건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도 65세 이상 고령 운전 교통사고로 모두 843명이 사망했다. 이는 국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22.1%에 이르는 수치로 고령 운전자가 사망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일반 운전자보다 훨씬 높음을 말해준다.하지만 현행 제도상 고령자 운전을 강제로 막거나 억제할 방법은 없다. 몇몇 지자체에서 운전면허 반납 시 대중교통 이용권 제공 등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고령 면허자의 호응이 떨어지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고령자의 이동권 확보 등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고령자 스스로 운전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거나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무엇보다 모든 고령 운전자를 잠재적 교통사고 유발자로 인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택시 등에 대한 당국의 접근법도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대구 전체 택시 운전기사의 36.9%(5천653명)가 65세 이상이라는 점 또한 합리적인 해법이 요구되는 대목이다.하지만 75세 이상 모든 고령 운전자에 대해 운전면허 갱신을 엄격히 관리하는 외국 사례를 참고해 우리도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사회적 합의점 도출을 통한 제도 개선만이 피해와 혼선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2019-06-15 06:30:00

[사설] 경제 위기와 실정에 전국 최악 추락한 대구 고용 상황

대구의 일자리 상황이 전국 최악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국적으로 일부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흐름과 달리 대구의 고용지표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다 계속된 경제 위기가 대구 고용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탓이다.지난달 대구 취업자 수는 123만 명으로 1년 만에 7천 명이나 줄었다. 도소매·음식숙박업이 1만4천 명, 전기·운수·통신·금융업이 1만2천 명, 제조업이 2천 명 감소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져 저임금 비숙련 일자리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대구 고용률은 58.4%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16위였다. 대구 실업률은 4.3%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대구 경제 추락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가 갈수록 격감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청·장년층이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나게 만들어 대도시로 유지할 힘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부품 관련 업종에서 취업자 감소 폭이 커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해 10월 기준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에서 1년 새 4천255명이나 줄었다.대구의 일자리 상황이 전국 최악 수준으로 추락한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영향에다 주력 산업 쇠퇴 등이 뒤얽힌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해법이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데다 자동화 도입이 늘면서 생산 현장에서 일자리가 속속 증발하고 있다. 정부, 대구시 등이 일자리 창출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뒀다지만 대구 시민은 성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일자리 증가는커녕 감소를 불러온 소득주도성장 폐기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대구처럼 고용 상황이 나쁜 지역을 위한 맞춤형 고용 정책을 개발·추진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와 함께 대구시 등 지역 구성원 모두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근본 처방을 찾아 힘있게 실천해야 한다.

2019-06-14 06:30:00

[사설] 법무장관의 '기자 없는 기자회견', 이러고는 무슨 '소통'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2일 검찰과거사위원회 활동 종료와 관련해 '기자 없는 기자회견'을 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소통'이 어떤 것인지 잘 말해준다.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는 '일방통행식' 소통이다. 아니 소통이 아니라 '선전'이다. 공산주의 국가나 권위주의 정권이나 하는 행태다. 이런 짓을 '촛불 정신'을 계승했다는 문재인 정부가 버젓이 벌이고 있으니 위선도 이런 위선이 없다.법무부는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질의응답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상의 담화문 발표를 기자회견으로 치장하고 여기에 기자들을 들러리로 세우려고 한 것이다. 기자단이 기자회견을 보이콧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질문하지 못하는 기자는 이미 기자가 아니다. 기자는 불러주는 대로 받아적는 '필경사'(筆耕士)가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해서 식상하기까지 한 상식이다. 이를 법무부 장관이 모를 리 없다. 결국 질문받지 않는 기자회견을 하려 한데는 피치 못할 사정(事情)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문제점과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검찰 과거사위 활동 중 공개하고 싶지 않은 진실이 질의응답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질문을 받지 않고 발표문만 읽으면 이는 원천봉쇄된다. 박 장관은 이것을 노렸음이 분명해 보인다. 박 장관의 행태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란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더 큰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부터 그렇다는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뉴질랜드 순방길에서 가진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문제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고 외교에 관한 질문만 받겠다"고 했다. 당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의 공직 기강 문제가 불거져 있을 때였다. 문 대통령의 질문 거부는 이런 불리한 사안에는 입을 닫겠다는 소리였다.그런 점에서 박 장관의 행태는 별로 놀랍지 않다. 대통령이 이미 물꼬를 터놨으니 말이다.

2019-06-14 06:30:00

[사설] 청와대, 야당과 협치 포기하고 때리기만 열중해서야

청와대 참모들이 연일 자유한국당 때리기에 나서고 있으니 참으로 볼썽사납다. 아무리 한국당의 거부로 추경예산안을 심의조차 못하고 있다고 해도,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야당을 공격하는 것은 하책 중의 하책이다. 국정 목표를 어떻게든 달성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보다는, 그저 소모적인 감정풀이나 책임 회피에 더 힘을 쏟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청와대 참모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길에 오르길 기다리기라도 한 듯 3일 연속 한국당을 자극하는 발언을 내놨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11일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한국당 심판론'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다음 날 복기왕 정무비서관까지 나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지지한다"며 한국당을 압박했다. 청와대와 여야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정무라인이 도발적인 발언을 일삼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책무를 포기했음을 뜻한다. 13일 정태호 일자리수석은 한국당을 겨냥해 "야당에서 늘 '경제 파탄'이니 '경제 폭망' 이야기까지 하면서 추경에 협조하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했다.청와대 참모들의 야당 때리기는 국정 운영의 어려움을 하소연하다 나온 발언이 아니라 상당히 조직적이고 감정적이다. 문 대통령도 한국당을 향해 여러 차례 작심 발언을 한 것을 보면 청와대 전체가 한국당 공격을 지상 목표처럼 삼고 있는 분위기인 것 같다.야당 때리기가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됐는지 청와대에 묻고 싶다. 청와대가 야당을 공격하면 야당은 더 반발하기 일쑤다. 상대방 감정·자존심에 상처 주는 것은 인간관계뿐 아니라 정치에서도 피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아직 청와대가 야당과 소통·대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여긴다. 국정 운영을 야당에서 하던 것처럼, 거리에서 시위하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 청와대와 야당의 감정적인 대치는 국정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2019-06-14 06:30:00

[사설] 득보다 실이 큰 포스코 조업정지, 신중해야

포항을 뒤덮은 잇따른 악재로 지역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포항 경제의 버팀목인 포항제철소 오염물질 배출로 조업정지 10일 위기 속 중국 칭산 강철그룹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의 부산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17년 덮친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은 지지부진해 지금 포항은 3중고이다.이들 현안은 모두 포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포항 경제계는 물론 시민적 관심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해법은 결코 쉽지 않아 더욱 걱정스럽다. 특히 포항과 국내 철강업체에 직격탄이 될 칭산그룹 부산 공장 설립은 가덕도 신공항 문제처럼 다른 지자체 배려가 부족한 부산시의 외자 투자 유치라 해법은 의문스럽다.이런 난제로 겹고통인 포항 사정을 살피면 지난달 27일 포항제철소에 대한 경북도의 조업정지 10일 행정조치의 피해를 줄일 지혜로운 대책 마련은 피할 수 없는 발등의 불이 됐다. 이는 같은 입장인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각각 있는 충남과 전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환경부와 관련 업계가 함께 해법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절실한 까닭이다.우선 이번 기회에 환경부는 이들 제철소에 불법이라 판정한 제철 용광로 가스배출밸브(블리더) 개방에 따른 배출 가스의 유해성부터 가려야 한다. 또 블리더에 대기오염 저감장치를 설치할 기술이 현재 없다는 난제를 풀 과제도 수행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그냥 두면 각 제철소 문을 닫아야 하는데 그 피해는 국가적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정부와 업계가 할 일은 분명하다. 정부는 정책적 판단을 통해 조업정지의 행정조치에 걸맞은 현실적, 대안적 해법의 제시를 검토해야 한다. 업계는 정부와 공동, 또는 단독으로라도 이제껏 없었던 블리더 저감장치 설치 기술 개발에 도전, 새 길을 뚫는 책무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기업인이 마땅히 갈 길이기도 하다.

2019-06-13 06:30:00

[사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청와대가 11일 자유한국당·더불어민주당을 해산해 달라는 국민청원과 관련해 노골적으로 야당을 공격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추경안 미처리' '일하지 않는 국회' '국민 주권 행사' 등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한국당을 비판할 때 쓰는 논거를 그대로 나열했다. 청와대 참모가 공개적으로 야당 때리기에 나선 전례도 거의 없지만, 국민청원의 장까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강 수석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국민이 참여한 것을 보면, 우리 정당과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평가가 내려졌다"고 했다. 한국당 해산 청원에 역대 가장 많은 183만 명(민주당 해산 청원 33만 명)이 참여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그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추경안은 48일째 심사조차 못한다" "민생 입법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였다"고 한 뒤 "국민은 선거를 통해 주권을 행사한다"고 강조했다. 누가 봐도 한국당을 심판해 달라는 요청이다.12일에는 복기왕 정무비서관이 국민소환제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지지한다"고 했다. 청와대 정무라인이 국민청원의 답변을 빌려 야당을 압박하고 총선에 개입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정치 중립, 불편부당을 앞세워야 할 청와대 참모들이 주제넘는 발언을 일삼는 것도 문제지만, 국민청원의 장을 정치로 오염시키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국민청원 게시판이 참고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위더피플'(We the people)은 청원 조건에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찬반' '연방정부 권한에 해당되지 않는 내용'을 철저하게 금했다. 청와대가 국민청원이 이런 부작용에 노출될 것을 알면서도 방치한 것은 강 수석처럼 정치에 이용하려는 의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얄팍하고 유치한 술수가 국민청원의 취지와 목적 전체를 훼손하고 있음을 아는지 모르겠다.

2019-06-13 06:30:00

[사설] 주거 취약계층 폭염 대책, 인권과 생존이 달린 문제다

매년 혹독한 무더위가 반복되자 지역 시민단체가 저소득 노인가구 등 취약계층을 위한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反)빈곤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 등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적극 건의해 근본적인 폭염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하고 관련 진정서도 제출했다. 이들은 "매년 극심한 폭염으로 쪽방촌 등 주거 취약계층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구호 대책이 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대구만 해도 창문도 제대로 없는 좁은 방에서 더운 여름을 나야 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 무더위에 맞서는 무기라고는 부채나 낡은 선풍기가 전부다. 그 흔한 에어컨도 이들에겐 별천지의 얘기다. 쪽방촌 등에 에어컨 설치를 돕겠다며 손길을 내미는 기업과 단체가 있어도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전력 배선 사정이 좋지 않아 에어컨을 달 수도 없을 만큼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이 수두룩한 데다 전기요금 폭탄은 또 다른 장애물이다.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연도별 전국 온열질환자 추이를 보면 2014년 556명에서 작년에 4천526명으로 8배 이상 급증했고 사망자도 48명에 달했다. 지난해 대구 122명, 경북에 312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대구가 2명, 경북에서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러다 보니 쪽방촌 거주자나 저소득 노인세대에 폭염은 두려운 대상이다. 폭염은 더 이상 계절 현상이 아니라 생존권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실질적인 폭염 대책 없이 주거 취약세대를 무더위 쉼터로 유도하거나 일회성 물뿌리기로 그때그때 위기 상황을 넘기는 정부나 지자체의 기존 대응은 인권과 복지와는 거리가 멀다. 고령과 빈곤 등 여러 요인이 겹친 취약계층에게 더위는 질병에다 목숨까지 위협하는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요구대로 먼저 민관 폭염대책기구를 만들고 주거 취약계층 폭염 실태조사 실시, 임시거주시설 확충 등 근본 대책 마련이 급한 때다.

2019-06-13 06:30:00

[사설] "어설픈 진보와 개념 없는 정치"의 합작품, 소득주도성장

노무현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가 10일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소주성'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해왔다. 김 전 장관의 비판은 이와 맥을 같이하지만 노무현 정부와 강한 친연성(親緣性)을 가진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을 노무현 정부의 장관이 대놓고 비판한 것이어서 그 울림의 무게는 남다르다.김 전 장관은 "어설픈 진보와 개념 없는 정치가 만나 소득주도성장이란 것을 국가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다"며 "경제학자로서 볼 때 용어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고 했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은 "족보가 없는 것" "족보를 돈 주고 사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은 세계적으로 족보가 있는 이야기"라고 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김 전 장관은 이어 "성장과 분배를 한 번에 해결하겠다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인데, 한 번에 (두 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두 문제를 악화시킨다"며 "성장의 외피를 쓴 조악한 분배정책"이라고 규정했다. '최저임금 인상→소비 증가→기업 활력 제고→지급 능력 향상→소득 증가'라는 선순환 시나리오 자체가 오류라는 것이다.문 정부가 소주성을 들고 나왔을 때부터 제기됐던 비판이다. 경제 현실은 이를 잘 입증한다. 성장, 소득, 분배 모두 놓쳤다. 올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0.4%였고 국민총소득(GNI)도 0.3% 줄었다. 특히 소주성으로 가장 큰 혜택을 봤어야 할 최하위 계층의 소득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최장기인 5분기 연속 감소했다.이쯤 되면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전환해야 하건만 문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대통령은 "총체적으로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하고, 경제부총리는 "경제 위기가 아니다"고 강변한다. 국민경제를 얼마나 더 말아먹어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2019-06-12 06:30:00

[사설] 국내 철강업계 상황 아예 무시한 부산시의 중국기업 유치

부산시가 중국 철강기업의 투자를 받아 국내 업체와 합작으로 연 60만t 규모의 냉연 스테인리스강 공장 건립을 추진하자 포항 경제계와 노동계 등 각계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포항시와 포항상의, 철강협회, 금속노조 등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는 세계 1위 중국 스테인리스강 제조사인 칭산강철의 부산 공장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부산시의 중국기업 투자 유치는 미·중 무역 분쟁을 피해가는 우회 투자의 빈틈을 제공할 뿐 아니라 국내 냉연 스테인리스강 제조업 기반을 뒤흔드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냉연 스테인리스 강판 제품을 둘러싼 국제 시장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특히 중국·대만 등 일부 철강 업체들은 덤핑도 불사하며 공정 경쟁을 해치고 있다. 유럽연합이 2015년 중국·대만에서 수입되는 냉연 강판에 11~25.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이나 지난해 7월 베트남이 대만·중국·말레이시아 등 냉연 강판에 6.64~37.29%의 반덤핑 관세를 물린 것도 그런 결과다. 당시 중국 제품에도 17.47%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됐다.현재 수입 냉연 강판의 국내 시장 비중도 40%에 이른다. 이제 수입 차원을 넘어 중국 철강회사가 국내에 공장을 세우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잠식에 나선다면 우리 철강 업계가 받을 타격은 매우 크다. 포항시 등 각계의 반발이 큰 것도 이런 상황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자칫 우리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려 5천여 명의 대규모 실직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더욱이 '사드' 사태 때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우리 기업이 8조원이 넘는 손해를 봤고, 우리 국민의 중국 이미지도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이런 때에 부산시가 투자 유치를 이유로 경솔하게 처신을 하는 것은 국민 정서를 깡그리 무시하는 일이다. 부산시는 외국기업 투자 유치에 급급할 게 아니라 우리 업계의 형편과 분위기를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

2019-06-12 06:30:00

[사설] 수억원 시민 혈세 낭비한 대구시 도시 브랜드 개발 작업

수억원을 들여 3년 넘게 새 도시 브랜드 개발에 공을 들인 대구시가 기존 '컬러풀 대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권영진 시장 취임 후 대구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도시 브랜드 개발 작업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고 만 것이다. 시민 혈세 낭비에 시간, 인력을 허공에 날려버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대구시는 2015년부터 5차례 시민토론회 등을 거쳐 170여 개에 이르는 새 브랜드 안을 도출하고 '핫플레이스 대구' 등을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그러나 공무원 및 시민 대상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 신규 후보군보다는 컬러풀 대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에 동그라미 5개 중 검정을 빨강으로, 분홍을 보라로 색상만 바꾸기로 했다.도시 브랜드 개발에 들어간 예산이 3억5천200만원으로 동그라미 색상 1개 교체에 1억7천600만원을 쓴 셈이다. 각종 공문서와 시설물을 색상이 바뀐 브랜드로 교체하는 비용도 만만찮다. 차라리 색상을 바꾸지 않았다면 시민 혈세 낭비를 그나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애초 대구시는 2004년부터 사용해온 컬러풀 대구를 두고 "대구의 정체성이 부족해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했다. 그러나 동그라미 두 개 색상만 바꾸고 컬러풀 대구 유지 결정을 하면서는 "대구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하게 표현하게 됐다"고 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고, 의미만 잔뜩 부여해 브랜드 개발 실패를 덮으려는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도시 브랜드 교체는 우여곡절이 불가피하다. 서울시 브랜드 'I·SEOUL·U' 경우 처음엔 의미가 와 닿지 않는다는 등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이 알고 있고, 7명은 호감을 느끼고 있다. 시민 혈세, 시간, 인력 낭비도 문제지만 기존 브랜드를 뛰어넘는 새 브랜드 개발에 실패한 대구시를 보며 시의 역량이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2019-06-12 06:30:00

[사설] 한국당, 지역 공헌 없거나 무능 다선 의원 공천 배제해야

자유한국당에서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대구경북이 물갈이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고,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높다.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쇄신의 대상이 되거나 친박(친박근혜)계를 특정해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결단코 반대한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문제 있는 의원들을 제대로 솎아내는 공천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한국당 공천을 주도하는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이 지난 6일 '큰 폭의 물갈이'와 '친박계 책임론'을 언급한 이후 지역 의원들이 불안에 떠는 모양이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 정치력 위축' '하향식 내리꽂기 가능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한다.이들의 항변은 타당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의 여론이다. 지역민은 한국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긴 해도,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는 혐오하고 손가락질한다. 공천에서 배제할 유형은 ▷지역 공헌도가 없는 웰빙 의원 ▷지방의원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는 의원 ▷지방선거 등에서 온갖 구설에 오른 의원 ▷존재감 없이 선수만 쌓은 의원 등이다.이런 유형은 지역에서 한국당을 욕 먹이고 무능한 집단으로 인식하게 한 주범이다. 이들은 반드시 걸러내야 할 대상이지만, 과거 경험에서 보면 교묘한 처신과 줄서기로 오히려 수월하게 공천장을 받아쥐었고, 애꿎은 인사가 물을 먹곤 했다.한국당이 달라졌음을 입증하려면 '자를 사람은 자르고, 살릴 사람은 살리는' 투명하고 정확한 공천이 돼야 한다. 그것이 혁신이고 변화이자 지역민이 바라는 바다. 친박계 배제론도 쓸데없는 논쟁이다. 한국당에서 '친박'에 자유로운 사람이 어디 있는가. 일 잘하고 국가·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느냐가 공천 기준이 돼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한국당이 제대로 물갈이하지 않으면 지역민에게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2019-06-11 06:30:00

[사설] 'LG화학 구미형 일자리' 지역 경제 살릴 불씨 되기 바란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 윤곽이 드러났다. 구미시·경북도로부터 구미형 일자리 투자 유치 제안을 받은 LG화학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공장을 구미에 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추락한 대구경북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구미시·경북도와 지역 정치권의 유치 노력에다 구미 시민들의 협조가 밑거름돼 구미에 첨단 생산시설 유치 첫 단추를 끼운 것은 반가운 일이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으로 1천 명이 넘는 일자리가 생기고 수천억원에 이르는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침체한 구미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 실패로 구미를 비롯해 대구경북 전체가 상실감이 큰 상황에서 LG화학의 투자가 실현된다면 지역에 희망의 불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LG화학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상위 20곳 중 13곳과 국내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구미에서 생산될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로 전체 생산원가의 약 40%에 달할 만큼 배터리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외국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던 양극재 공장을 구미로 유치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이제 중요한 것은 LG화학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시행착오 없이 안착하는 일이다. 노사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 구성원 간 이해 충돌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지 않으면 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 투자에 어려움이 없도록 부지 공급이나 행정절차 간소화 등에 노력해야 한다. 또 2천 곳이 넘는 중소기업을 구미형 일자리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구미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기업친화적 도시를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을 필두로 지역 경제가 비상할 수 있는 제2, 제3의 방안을 찾고 실현하는 데 지역의 역량을 총결집해야 할 것이다.

2019-06-11 06:30:00

[사설] 설 곳 없는 동물화장장, 광역 행정의 공론화로 길 찾자

늘어나는 반려동물과 달리 사후(死後) 처리를 위한 대구 서구의 동물화장장 설치를 둘러싼 갈등은 해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시설 허가를 둘러싼 반대 주민 시위와 소송전으로 행정력도 낭비되고 있다. 시대 흐름과 함께 이제는 필요 시설로 인정되는 동물화장장인 만큼 대구시가 나서 갈등을 풀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무엇보다 대구시의 적극적 관심이 요구되는 까닭은 동물화장장 설치를 두고 지금까지 소송전으로 버티는 서구청 행정의 한계 탓이다. 서구청은 지난 2년 넘게 소송을 끌다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동물화장장 설치 추진 사업자에게 진 뒤에도 올 4월 건축 허가를 않아 곧바로 행정소송을 당하게 됐고, 이어 5월에는 행정심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날로 되돌아간 셈이다.이 같은 사업자와 서구청 간의 소송 재연은 임시방편으로, 또다시 긴 시간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대구시의 공론화 행정이 절실한 까닭이다. 민간사업과 별도로 공공시설로 동물화장장을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할 때가 됐다는 증거다.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 동물화장장 설치를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대구경북의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만도 벌써 123만 마리를 넘어섰다. 그러나 사후 처리 시설로는 청도와 구미 두 곳뿐인 데 반해, 연간 처리 능력도 1천800마리에 그치는 수준이다. 해마다 8만 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이 죽고, 화장을 바라는 반려 인구가 60%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시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불편 해소는 물론, 지금처럼 소송전으로 행정력 낭비로까지 이어진 동물화장장 문제를 그냥 두기보다 대구시가 나서 해법을 찾는 일은 마땅하다. 대구 8개 구·군에다 인근 경북지역도 넣어 공모를 통한 입지 선정과 혜택 제공 등으로 갈등을 푸는 행정을 펼 만하다. 대구시·경북도 광역 행정은 바로 이럴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2019-06-11 06:30:00

[사설] 내년 총선서 소탐대실 뻔한 靑·여당의 가덕도 신공항 카드

국토교통부 장관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시도지사가 이번 주 김해신공항 기본 계획안 국무총리실 이관 검증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해신공항 문제가 주무 부처인 국토부를 떠나 총리실로 넘어가 검증이 이뤄진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러나 청와대·여당 압력으로 총리실로 넘어가 검증에 들어갈 게 뻔하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전초 단계가 김해신공항 건설 백지화이기 때문이다.김해신공항 건설 문제의 총리실 이관 검증은 옳지 않다. 국토부가 국내외 최고 공항 전문가들을 동원해 2년이나 연구한 끝에 김해신공항 확장 결론을 내렸다. 또 국토부는 10여 차례에 걸쳐 부울경 측이 주장한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반면 부울경 주장은 누가 검증단에 참여했는지 밝히지도 않은 채 몇 개월에 걸쳐 진행한 용역 결과에 근거한 데 불과하다. 이런 사정들을 무시하고 총리실로 이관돼 검증이 시작된다면 김해신공항 문제가 완전히 정치적 문제가 되는 것이다.총리실 이관 검증은 검증 과정은 물론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김해신공항 건설로 일단락됐던 지역 갈등이 다시 폭발하고 국가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총리실로 이관돼 검증이 이뤄진다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의 종결점, 김해신공항 건설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총리실이 주무 부처인 국토부 결정을 무시하고 국가정책을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문재인 대통령이 촉발한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내년 총선에서 부울경 민심을 잡으려는 카드 중 하나로 변질됐다. 가장 큰 우려는 청와대와 여당의 압력에 굴복해 총리실이 정부 정책을 뒤집는 결정을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 여당은 부울경을 잡으려는 소탐(小貪)으로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꺼냈다가는 대구경북을 비롯해 수도권 등 전국 민심을 잃는 대실(大失)을 범할 것이란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2019-06-10 06:30:00

[사설] 김정은 비핵화 의지 없다면 남북 정상회담은 해서 뭐하나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9일 KBS에 출연해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전 제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낙관도 비관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신속한 개최가 가능한 환경"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해명으로, 그 발언은 "원론적인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제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고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이런 해석은 지난 7일 청와대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시사로도 뒷받침된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북한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원칙적으로 남북 지도자가 만나서 나쁠 것은 없다. 자주 만나다 보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그만큼 현안 해결에도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안 해결을 위한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만나는 것은 만남을 위한 만남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그 의지란 바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의지다. 지금까지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과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확인된 것은 핵을 놓지 않겠다는 김정은의 의지뿐이었다. 지난달 4, 9일 두 차례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그런 김정은의 뜻이 확고함을 재확인해줬다.이런 사실은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해도 기대할 것은 별로 없을 것임을 말해준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그랬듯이 공허한 말잔치에 웃는 얼굴로 사진만 찍는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남북 정상회담은 할 필요가 없다. 국민에 대한 '희망고문'일 뿐이다. 그럼에도 문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것은 경제 위기 등 국내 실정(失政)에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는 정치적 계산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19-06-10 06:30:00

[사설] 지역 관광산업 도약 시험대 될 '2020 대구경북 관광의 해'

대구경북이 2020년을 '대구경북 관광의 해'로 선포하고 지역 관광진흥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7일 서울 국제관광산업박람회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내년 '대구경북 관광의 해' 성공과 협력을 약속했다. 대구경북이 지역 관광 발전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것은 2016년 '대구경북 방문의 해' 이후 두 번째다.최근 몇 년 새 대구경북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요 관광지로서 면모를 갖춰가는 중이다.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구경북 관광 위상에 비춰보면 이런 변화는 큰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정부와 민간단체, 여행사들이 협력해 콘텐츠 확충과 인프라 개선, 지역 이미지 제고 등 관광진흥에 땀을 쏟은 결과다.이런 점에서 대구경북 관광산업의 앞날은 꽤 밝은 편이다. 그러나 글로벌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 큰 주목을 받으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국내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 제주 등과 비교해 지명도나 자원, 인프라,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열세다. 최근 한 단체가 전국 2천370명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휴가 희망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대구경북은 고작 2.5%에 그쳤고,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중 대구경북 방문자가 3%라는 통계도 대구경북의 현주소를 말해준다.그렇지만 대구경북을 찾는 관광객 수가 매년 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2014년 17만 명이던 대구의 외국인 관광객이 2018년 55만 명으로 늘었고, 경북도 지난해 52만 명이 찾았다. 노력 여하에 따라 지역 관광 경쟁력이 높아질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려면 대구경북만의 '코어 콘텐츠' 개발을 통한 브랜드 파워 향상과 인프라 확충, 홍보마케팅 강화, 서비스 개선 등 관광 환경을 크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대구경북 고유의 전통문화에다 자연생태 자원, 근대문화유산, 의료관광 등 자원을 더욱 넓히고 스토리를 강화할 때 지역 관광산업이 꽃을 피우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2019-06-09 18:18:59

[사설] 낙동강 새 떼죽음 조사, 힘 모아 제대로 해야

안동의 낙동강 상류 왜가리·백로 집단 서식지에서 해마다 발견되는 수백 마리 조류 떼죽음 원인 조사를 둘러싼 불협화음으로 걱정스럽다. 대구환경청이 밝힌 것처럼 겉은 민관(民官)합동조사이나 관(官) 위주로 흐를 우려성이 제기된 탓이다. 게다가 안동시는 새 떼죽음 규명보다 되레 쇠제비갈매기 새끼 부화로 '청정 안동호' 홍보에 열을 올리는 엇박자로 환경단체의 빈축을 사고 있다.새 떼죽음 원인을 밝혀 오염원을 찾으려 꾸린 민관합동조사단에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안동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같은 환경단체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민관합동조사를 벌인다는 대구환경청 발표는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대구환경청이 직원 실수라 해명했지만 석연찮다. 미리 환경단체의 참여나 역할 분담 등을 조율하지 않았다는 증거다.환경단체 주장처럼, 대구환경청 등 합동조사 참여 기관단체가 연구·조사 결과를 이들 단체에 통보만 할 터였다면 처음부터 환경단체 배제를 꾀했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그랬다면 민관 구성의 합동조사단 그림부터 잘못 그린 꼴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말 제대로 민관합동조사를 하려면 환경단체와 협의, 제 역할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 참여할 환경단체 역시 성공적 조사, 결과를 위한 조화로운 활동이 필요하다.그런데 이번 조사에 합류한 안동시 행정도 생뚱맞다. 중금속 유입이 걱정될 안동호를 낀 만큼 안동시는 피해 당사자로 더욱 새 떼죽음 규명에 앞장서야 마땅하다. 하지만 안동시는 안동호에서 새끼를 부화한 쇠제비갈매기와 관련, 큰돈을 들여 '청정 안동호' 홍보에 열을 올려 어색한 모습만 부각시키고 있다. 수십 마리 새끼 부화가 반갑지만, 수백 마리 새 떼죽음을 덮을 만큼은 아니어서 앞뒤가 바뀐 모양새이다.이번 민관합동조사는 어느 참여 기관단체의 이해를 떠나 낙동강을 삶의 터전으로 하는 뭇 생명체를 위한 국가정책 사업인 만큼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참여할 기관·단체의 힘을 모은 원인 규명이 절실하다. 또 다른 새들의 애꿎은 희생은 물론, 장차 예상되는 낙동강변 영남 사람들 피해도 미리 막기 위해서다.

2019-06-08 06:30:00

[사설] 보이스 피싱 범죄, 국가 차원의 대책 세워라

전화 사기(보이스 피싱) 범죄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하면서 피해자와 피해 액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 1분기 피해액만 1천5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대로라면 올 한 해 전체 피해액이 6천억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보이스 피싱 범죄를 수사하는 경찰조차 그 수법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경찰력만으로는 보이스 피싱 범죄를 근절하기가 힘들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국내 보이스 피싱 범죄는 지난 2006년 처음 등장해 지난해까지 누적 피해액이 1조5천억원에 달했다. 2016년 1천924억원이던 피해액은 2017년 2천431억원, 2018년 4천44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4만7천743명이던 피해자도 올해는 5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아무리 보이스 피싱 범죄 예방을 당부하고 범인 검거에 나서더라도 범죄 조직은 이를 비웃듯 진화하고 있다.특히 보이스 피싱 범죄는 신규 대출이나 저금리 대출 전환이 가능하다는 '대출 빙자' 혹은 '대출 갈아타기'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개 유출된 개인 정보를 바탕으로 제2금융권 대출자들을 표적으로 노리기 일쑤다. 대다수 서민인 피해자들을 헤어날 수 없는 고통의 나락으로 밀어 넣는다.범죄 조직은 검찰이나 경찰, 금감원 등 국가 기관을 사칭하는데 이 역시 일반 서민들로선 속수무책이다. 최근에는 '팀 뷰어' 등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도록 해 범죄 조직이 마음대로 피해자의 은행 정보를 넘나들 수 있도록 한 수법도 만연하고 있다.범죄의 심각성에 비해 정부의 대응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범죄 수법을 알리고 보이스 피싱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경찰에 빨리 연락하라는 정도로는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경찰력만으로 보이스 피싱 범죄를 막을 수 있었다면 피해액과 피해자 수가 지금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보이스 피싱은 사회안전망을 무너뜨리는 악성 범죄다. 지금처럼 두면 그 피해는 더 확산될 것이다. 검찰과 경찰, 금감원, 금융기관 등을 망라하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하루가 급하다. 이야말로 정부의 역할이다.

2019-06-08 06:30:00

[사설] 한수원, 서울 유혹 떨치고 지역 밀착 경영으로 돌아와야

한국수력원자력이 본사를 경주로 옮긴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울만 바라보는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은 드러나지 않고 별다른 성의도 보이지 않아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취지가 무색하다. 도대체 한수원이 경주에 왜 내려왔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지역민의 입방아에 오르는 공기관이 됐다.한수원이 올 초 단행한 대외 업무 창구를 바꾼 사례만 봐도 지역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외부와 접촉하는 대외 업무와 관련해 지역은 경주 월성원자력본부에서, 서울은 본사가 각각 맡기로 업무 분장을 바꿨다. 한수원이 경주로 이전하기 전의 방식으로 되돌아갔고, 본사는 아예 지역과 접촉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실제로 한수원이 지난달 25일 경주 시민을 위해 마련한 '2019 한수원아트페스티벌' 개막식에 고위 임원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행사는 경주 월성원자력본부의 업무일 뿐, 본사가 할 일은 아니라는 태도로 보여진다.이처럼 지역을 무시하는 것은 사장이 전문가가 아닌, 정권의 낙하산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 출신인 정재훈 사장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수원 경영이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정부 정책을 충실히 따르려다 보니 조직을 탈원전에 맞춰 개편하는 등 무리수를 둔다는 비판이 나온다.정치인 출신이 낙하산으로 온 한국도로공사도 지역을 홀대하고 교류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서울로 복귀하려는 생각만 갖고 있으니 지역과 소통할 필요성도, 의무감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귀찮은 대상으로 여기는 듯하다. 공기관이 지역균형발전과 지역 공헌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지역에 있을 이유가 없다. 이럴 바에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라는 목소리가 쏟아질 것이다.

2019-06-07 06:30:00

[사설] 김원봉이 '국군 창설의 뿌리'라는 관제(官制) 역사 왜곡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일제강점기 때 무장 독립 투쟁을 벌였으나 이후 월북해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뿌리'로 평가했다. 김원봉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광복군에 편입돼 연합군과 함께 일본군과 싸웠고 이렇게 통합된 광복군의 군사적 역량이 광복 후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됐다는 것이다. 김원봉이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된 광복군의 대일 항쟁의 한 흐름이라는 뜻이다. 김원봉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하기 위한 자락 깔기로 해석되는 발언이다.김원봉의 광복 전 행적과 광복 후 행적을 분리해 전자만 부각시키는 전형적인 선택적·편파적 해석이다. 김원봉은 의열단을 조직해 무장 투쟁으로 일제에 저항했으나 1948년 4월 남북 협상에 참가하기 위해 평양으로 갔다가 돌아오지 않고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해 국가검열상,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정권의 요직을 역임했다.특히 1952년 3월 "미제 약탈자와 그 주구들에 반대하는 조국해방전쟁(6·25)에서 공훈을 세웠다"며 김일성으로부터 최고 상훈(賞勳)의 하나인 노력훈장까지 받았다.이런 전력의 김원봉을 국가유공자로 서훈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적화(赤化)를 획책했던 인물을 건국 공로자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독립유공자에게 주는 '독립유공자훈장'은 건국(建國)훈장이고, 이는 상훈법 11조에 "대한민국 건국에 공로가 뚜렷하거나 국가 기초를 공고히 하는데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한다"고 명시돼 있다.'국군 창설의 뿌리'라는 평가부터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뿌리라고 양보해도 그 줄기인 국군에 총부리를 들이댄 것으로 이미 뿌리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6·25전쟁 참전 용사와 전사자들에 대한 모욕이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역사의 관제(官制) 왜곡이자 해석으로, 지성(知性)의 황폐화이기도 하다.

2019-06-07 06:30:00

[사설] 대구 공무원들 출장비 조작 의혹, 낱낱이 밝혀야

대구시가 서구청과 달성군청을 뺀 6개 구청에 '출장여비 집행실태 조사계획' 공문을 보냈다. 한 퇴직 공무원이 대구 공무원들의 허위 출장 기록과 이에 따른 과다 출장비 수령 의혹을 공익 제보 형태로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제보처럼 의혹이 사실이라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퇴직 공무원의 행동이다. 먼저 공직 사회의 비리 의혹 제보를 위해 정보공개 청구로 지난해 1년간의 6개 구청 직원들의 출장 내역과 행정정보 시스템 접속 이력 등을 직접 모은 점이다. 또 자신이 몸담은 공직의 어두운 부분을 들추기 쉽지 않은 분위기에도 이를 바로잡으려 신고한 사실도 그렇다.그가 과거 목격했고 확보한 자료로 제기한 부당 출장비 수령 의혹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대구시는 전수조사를 통해 철저히 진상을 밝혀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조사 결과, 사안에 따라 사법 처리는 물론 징계나 허위 출장비 환수 조치도 해야 한다. 액수의 정도를 떠나 이는 명백한 세금 도둑질이나 다름없다.앞서 경북도청에서는 지난 2016년 대구에서 안동·예천의 신도청으로 옮긴 뒤 직원들 사이에 초과근무 수당을 받으려 저지른 근무기록 허위 작성 행위와 같은 범죄가 지난해 불거졌다. 경북도청이 뒤늦게 부랴부랴 개선책을 마련, 시행에 들어가는 소동이 빚어진 지 불과 1년여 만에 또다시 이런 의혹이 대구 공직 사회에서 터졌으니 공익 제보 조사 결과가 궁금할 뿐이다.어느 때보다 대구가 처한 힘든 사정을 모르지 않을 대구 공직자들이 제 호주머니 채울 욕심에 하루 1만~2만원의 세금 도둑질에 너도나도 나서는 그런 도덕적 해이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대구시가 엄정한 조사와 마땅한 조치를 망설이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다. 비록 바늘 도둑의 비리 싹일지라도 일찌감치 잘라 소도둑이 되는 후환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2019-06-07 06:30:00

[사설] 낙동강 상류 새의 떼죽음, 원인 반드시 밝혀야

올 들어 지난달 5일부터 9일 동안 낙동강 상류인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 일대 왜가리·백로 집단 서식지에서 100마리 넘는 새들의 폐사체가 발견됐다. 지난 2017년 300여 마리, 지난해 200여 마리에 이어 또다시 새들이 집단 죽음을 맞은 셈이다. 반복되는 낙동강 상류 새 떼의 폐사체 발견이 놀랍고 두렵지 않을 수 없다.낙동강 상류에서 되풀이되는 왜가리 등 조류와 물고기의 떼죽음은 사실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 새들의 폐사체는 과거와 달리 극히 짧은 기간에 일어난 것이어서 더욱 걱정이다. 집단 폐사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중금속에 오염된 낙동강 어류를 먹이로 한 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이는 과거 조사에서 안동호 토양과 어류의 몸속에서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 검출된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낙동강 상류인 경북 북부는 폐광산이나 영풍석포제련소처럼 중금속 배출을 의심받는 시설이 여럿 있다. 이어지는 왜가리, 백로 등의 떼죽음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마침 대구지방환경청과 경북도, 안동시는 물론 낙동강환경사랑보존회 등 민관(民官) 8개 기관·단체가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합동으로 '안동댐 왜가리·백로 서식지의 번식 및 폐사실태 조사연구' 용역사업에 들어갔다. 이번에 이뤄질 민관 합동정밀조사를 통해 반드시 원인을 밝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이들 생명체의 죽음을 통한 자연의 경고는 인간을 향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금처럼 그냥 두면 다음 차례 희생은 자명하다. 특히 낙동강 물을 마시고 어쩔 수 없이 낙동강에 기대야 하는 대구경북인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합동 조사에 나서는 기관·단체 참여자들의 어깨가 무거운 까닭이다. 힘들지만 원인을 명백히 밝혀 이젠 말없는 생명체의 떼죽음을 막아야 한다.

2019-06-06 06:30:00

[사설] 보훈 가족의 '북한 사과' 발언이 전할 가치가 없다는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북한을 도와주더라도 (6·25전쟁에 대한) 북한의 사과는 받아내야 한다"고 한 유가족의 발언을 청와대가 사후 브리핑에 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행사에서 1950년 8월 자원입대했다가 두 달 만에 전사한 김재권 일병의 아들 성택 씨는 "화해는 전쟁을 일으킨 침략자의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며 "69년이 지나도 사무친 원한이 깊은데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평화를 말한다면 또 다른 위선이고 거짓 평화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청와대도 참석자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김 씨의 다른 발언과 사연은 자세히 전달했지만 사과 발언은 전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행사를 기획한 의도가 뭐냐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자 청와대는 해명이라고 한 것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발표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였다.기가 막히는 가치 전도이다. 김 씨의 발언은 '주요하게 얘기될 수 없는 것' 다시 말해 '소개할 가치가 없는 것'이란 소리 아닌가. 북한의 침략으로 가족을 잃은 보훈 가족에게 북한의 사과만큼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는 게 있을까. 이것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없는 것이라면 무엇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다는 것인가.문 대통령의 '무반응'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따지자면 '북한 사과'는 김 씨에 앞서 문 대통령이 먼저 했어야 할 발언이다. 그것이 보훈 가족에 대한 진정한 예우이지 듣기 좋은 얘기만 하고 웃는 얼굴로 사진만 찍는 게 예우가 아니다.그런 점에서 "국가유공자와 가족에 대한 보상과 예우는 공동체의 품위를 높이고 국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 "보훈 가족을 보듬는 정부가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공허하게만 들린다.

2019-06-06 06:30:00

[사설] 통계는 0%대라는데 지갑 열기가 무서운 물가 오름세

올 들어 물가가 안정적이라는 정부 발표와 달리 소비자 체감물가는 매우 높아 국민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05.05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7% 상승했다. 이로써 올 들어 5개월 연속 0%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0개월 연속 0%대 상승률 이후 두 번째로 길다.통계치만 놓고 보면 요즘 물가는 '디플레이션' 소리가 나올 만큼 바닥권이다. 그런데 국민이 소비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물가와 통계치 사이에는 큰 괴리감이 있다. 1~2년 전과 비교해 같은 금액을 지불해도 장바구니가 훨씬 가볍고, 칼국수 한 그릇에 7천~8천원 아래로는 찾기 힘들어 대다수 서민은 손가락이 굳어질 정도다.5월 지역 소비자물가도 각각 1.2%, 0.8% 올라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여기에다 체감물가의 기준인 생활물가지수를 보면 지역 물가 오름세는 더욱 확연하다. 생활물가지수는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의 가격 변동만 집계한 것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 0.9% 올라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상승 폭이 훨씬 컸다.정부는 유류세 인하 등 공공서비스 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 안정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올 들어 농축산물 가격 안정도 물가가 낮게 유지되는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이 낮은 물가를 피부로 느껴야 하는데 물가가 싸다고 느끼는 국민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다. 이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물가의 허점이 분명 있다는 의미다.생활물가가 비싸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건 서민이다. 생필품 가격 상승이 서민 주머니 사정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세를 납득시키려면 보다 촘촘하고 엄격한 물가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입맛에 맞는 통계 수치만 강조한다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2019-06-06 06:30:00

[사설] 청와대, 야당과 회담조차 못하는 정치 무능력 심각한 수준

청와대가 여야 대표 회담 개최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5당 대표 회담이라는 형식에 집착하다가 자유한국당에 번번이 퇴짜를 맞고 명분과 실리 모두 놓치고 있다. 입만 떼면 국회 정상화를 강조하던 청와대가 한 달 가까이 여야 대표 회담조차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으니 정치력과 정국 주도력이 안타까울 정도로 저급한 수준임을 드러냈다.문 대통령이 지난달 9일 KBS와의 대담에서 여야 5당 대표 회동, 또는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를 제안한 뒤 지금까지 회담 형식을 놓고 벌인 '핑퐁 게임'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청와대는 일대일 회담을 원하는 한국당에 5당 대표 회담→5당 대표 회담 후 일대일 회담 고려→5당 대표 회담 동시 일대일 회담을 차례대로 제안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청와대는 2일 한국당이 '문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의 일대일 회담과 3당 교섭단체 대표 회담'을 역제안하자 이 또한 거부했다. 청와대가 제1야당을 대등한 국정 파트너로 대하지 않는 한 회담 성사는 쉽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청와대가 여야 대표 회담을 열어 국회 정상화, 추경 통과 등 현안 해결에 의지를 보이긴 하지만. 대응 방식은 아마추어 수준이다.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국당을 겨냥해 '독재자의 후예' '기본과 상식 지켜달라' 등의 공개적인 비판을 쏟아내면서 회담을 성사시키겠다고 애쓰는 것은 이율배반의 전형이다.여야 대표 회담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한국당의 버티기도 있지만, 대통령의 잘못이 훨씬 크다. 문 대통령이 경제가 어렵다며 무려 7차례나 추경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요구하면서 대표 회담 협상 하나 성사시키지 못해서야 말이 되지 않는다. 시급한 국정이 중요하지 야당과의 '감정싸움'이나 회담의 형식이 무슨 대수인가. 청와대의 정치적 무능력과 판단력이 우려스럽다.

2019-06-05 06:30:00

[사설] 영풍제련소, 안팎 토양 정화 서둘러라

대법원이 최근 영풍석포제련소가 봉화군을 상대로 낸 토양오염 정화기간 연장 요청 행정소송에서 제련소 승소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5년 3월 봉화군이 제련소 내 오염토양의 2017년 3월 기한 정화 행정명령을 내리자 이에 불복한 제련소 소송에 법원은 2018년 2월 1심부터 이번 판결까지 회사 편에 섰고 이로써 제련소 안 오염토양 복원은 더욱 더디게 됐다.이번 대법원 판결이 환경오염에 무감각한 제련소에 잘못된 신호를 줄까 걱정이다. 법원 판결은 기업 활동을 돕기 위한 궁여지책이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1~3심을 통해 일관되게 봉화군이 제시한 기한 내 토양 정화가 어렵다는 제련소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여 결과적으로 환경보다 기업의 말만 존중한 꼴이 됐다.이는 제련소 행태만 봐도 알 수 있다. 봉화군의 오염토양 정화 행정명령은 2015년 3월이고 기한은 2년 내였다. 제련소는 2019년 3월까지로 2년 연장을 요청했고, 거부되자 소송으로 2018년 2월 1심, 올 2월 2심, 6월 2일 대법원 판결로 이겼지만 봉화군에 2020년까지 1년 추가 연장을 또 요청한 터다.오염된 땅을 정화하라는 봉화군의 행정명령이 있고 4년이 흘렀지만 제련소의 토양 정화 이행률은 10% 선에 그친다. 소송으로 세월만 보냈을 뿐, 실제 정화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받는 이유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법 뒤에 숨어 시간만 보내며, 정작 썩은 땅에 대한 배려나 복구의 뜻을 두지 않은 탓이다.게다가 제련소는 지난해 12월 공장 주변 토양오염에 대해서도 이미 봉화군으로부터 2020년 11월 30일까지 중금속 오염토양을 정화하라는 명령을 받은 사실을 따지면 법원 판단이 더욱 개탄스럽다. 환경단체 요구처럼 제련소 폐쇄가 힘들다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련소는 오염토양 정화에 매달려 속도를 내야 한다. 법을 방패로 버티는 일은 더는 안 된다.

2019-06-05 06:30:00

[사설] 터무니없는 '3공단 괴담' 상식적인 판단과 분별력 아쉽다

지역사회의 어려운 정치·경제적 상황을 비집고 최근 가짜 뉴스가 무차별 확산하고 있다. 몇 달새 SNS나 입에 입을 타고 빠르게 퍼진 '대구 3공단 연쇄 자살' 소문이 대표적인 사례로 아무런 근거 없는 헛소문이 확대재생산된 결과다. 이런 괴담은 시민 불안 심리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지역 내 정상적인 여론 생성이나 상황 인식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요구된다.'3공단 괴담'의 요지는 계속된 불경기로 기업 사정이 어렵자 사업주와 노동자 여러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인데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건이 없고 선뜻 사실로 받아들이기도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소문이 꼬리를 물고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자극적인 괴담을 만들어내고 마치 실제 있었던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대중의 착각과 편향된 현실 인식을 부르는 헛소문이라는 점에서 당국은 그 배경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예방 대책도 세워야 한다.물론 가짜 뉴스가 화젯거리가 되고 거리낌 없이 통용되는 지역사회의 어려운 환경 요인도 송두리째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무책임한 가짜 뉴스를 부지불식간에 언급하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거나 지역사회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문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신중한 접근법이 절실하다. 대구가 처한 현실과 괴담은 근본적으로 서로 맞물려 돌아갈 수 없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괴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시민 문의가 이어지자 북부경찰서는 그제 "시중에 떠도는 갖가지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북구의 한 의원도 관계 기관에 소문의 실체를 직접 확인한 뒤 SNS를 통해 뜬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런데도 '카더라' 식의 소문이 숙지지 않고 있다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상식선에서 가짜 뉴스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시민의 지혜와 분별력을 기대한다.

2019-06-05 06:30:00

[사설] 안전성 논란 영주댐, 과학적·객관적 정밀 조사 필요하다

영주댐을 놓고 벌이는 내성천보존회와 수자원공사 간 공방이 구조물 안전성 논란으로 옮겨가며 확전 중이다. 내성천보존회는 최근 "댐에 심각한 균열에다 기울어짐·뒤틀림 현상까지 보이며 붕괴 위험이 높다"면서 또다시 영주댐 철거를 주장했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7월 정밀검사 A등급 결과를 내세워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영주댐은 4대강 정비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프로젝트로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을 가로막은 댐이다. 2009년 착공해 7년 만인 2016년 준공한 중형 댐으로 모두 1조1천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그런데 댐 건설 계획 때부터 내성천 생태환경에 미치는 악영향과 수몰민 이주 대책, 문화유적지 피해 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난 10년간 지역사회의 가장 큰 갈등의 불씨가 되어왔다.특히 내성천보존회를 중심으로 영주댐 녹조 현상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워온 데 이어 최근에는 댐 안전성 문제점도 집중 제기하고 있다. 연약 지반 위의 콘크리트 구조물 때문에 인근 주민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며 철거해야 한다는 게 보존회 측 논리다. 반면 3일 예정한 외부 전문가 현장 특별점검이 보존회 측의 불참으로 연기되는가 하면 용수 공급을 위해 담수를 촉구하는 주민 요구가 거세지는 등 지역사회 내 갈등도 커지고 있다.지금으로서는 어느 쪽 주장이 타당한지 판단하기는 힘들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과학적인 구조물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뒤에 결과를 공개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비용이 들고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하는 일이 있더라도 정밀 점검을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상대를 납득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4대강 보 수문 개방 등에서 보듯 논란이 큰 사안일수록 성급한 결정은 금물이다. 다만 영주댐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 수자원공사도 다양한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이고 적절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2019-06-04 06:30:00

[사설] 경북도, 일몰제 대상 공원 매입할 예산 확보 나서야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경북에서는 공원 면적 60% 이상이 사라질지 모른다. 매일 산책하고 등산하는 공원이 갑자기 없어지면 누구라도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내년 7월이면 이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경북도와 23개 시군은 대책 마련에 소홀하기 짝이 없다.지방자치단체가 20년 넘도록 공원으로 조성하지 않아 도시계획에서 해제되는 경북지역 공원 면적은 44.4㎢다. 경북 전체 공원 면적(72.4 ㎢)의 61.3%에 달하고 울릉도 절반 이상의 방대한 크기다. 일몰제 대상 공원 매입에 필요한 예산은 3조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경북도나 시군이 준비한 예산은 거의 없다.지자체들이 선호하는 방식은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아파트, 상가를 짓는 일이다. 민간 업체가 공원용지 중 30% 미만을 개발하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꾸며 기부채납하는 방식이지만, 제대로 진척될 리 없다. 아파트, 상가가 들어설 만한 입지는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원과 겹칠 수밖에 없어 주민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멀쩡한 산을 깎고 자연환경을 훼손해 난개발 가능성도 높다.구미는 공원 3곳을 민간 업체에 맡겨 개발하려 했지만, 아파트 공급 과잉을 우려한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포항, 안동 등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주민 반발로 좌초 위기다. 민간 개발 방식은 주민 반발만 불러올 뿐, '공원 보존'이라는 원래 목적을 살리기 어렵다.지자체가 주요 거점 공원을 매입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나몰라라 한다고 해서 지자체도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경북은 범어공원 문제로 홍역을 겪는 대구는 물론이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광역지자체들과 연대해 대처해야 한다. '공원도 국민 복지의 일환'이라는 공감대를 앞세워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예산 확보에 나서는 방법 외에는 없다.

2019-06-04 06:30:00

[사설]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낮추는데 경제위기 아니라는 정부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춘 가운데 이번엔 한국경제연구원이 3개월 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춘 2.2%로 수정해 발표했다. 국내 기관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정부 목표치인 2.6~2.7%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다.주요 기관들이 성장률을 잇달아 하향 전망한 까닭은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반도체 경기 침체 등으로 경제성장을 이끌던 수출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건설·설비 투자 둔화 폭이 확대된 데다 소비까지 회복이 더뎌 경제가 '삼중고'의 늪에 빠졌다. 일본 노무라증권 등이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대폭 낮춰 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국민 대다수가 경제위기를 체감하는데도 정부는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현 경제 상황이 위기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 여러 경제지표 동향으로 볼 때 우리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고까지 하는 것은 과도한 지적"이라고 했다. 이래 놓고도 추경 언급을 하면서는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추경 처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경제 수장이 대통령과 청와대 눈치 보느라 경제위기를 위기라고 말도 못하는 지경이다.문재인 대통령의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식의 낙관론으로는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 무리한 낙관론을 고집하지 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조개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소득주도 성장 부작용을 인정하고 경제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낮은 노동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 개혁과 규제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OECD도 확장적 재정정책,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구조개혁이 동반돼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경제가 나아질 것"이란 말로는 경제위기로 고통을 당하는 국민을 달랠 수 없다는 사실을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가 깨닫기 바란다.

2019-06-0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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