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경북 행정통합, 쫓기듯 서두를 일 아니다

17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시점 조정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권 시장은 대구시의회 시정질의 답변을 통해 "행정통합의 시점 조정 가능성도 열어 두라는 데 공감하며 시민들이 이르다고 판단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하라는 (공론화위원회) 제언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 전에 행정통합을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기류다.

행정통합은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함께 강력히 추진 중인 이슈다. 두 광역단체장은 2022년 지방선거 직후인 7월 이전에 행정통합을 마무리 짓자는 데 뜻을 모으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행정통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백년대계 이슈를 두 광역단체장이 선점하면서, 대의기구인 지역 국회의원과 대구시의회·경북도의회가 배제됐다는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행정통합 추진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대두되고 있다.

권 시장의 행정통합 시점 조정 가능성 언급은 이런 맥락에 따른 것이라 봐야 한다. 현실에서는 행정통합에 대한 시·도민의 관심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대구경북을 순회하면서 벌인 토론회에는 온라인으로 고작 650명이 참석했을 뿐이며 유튜브 조회 수도 누적 몇천 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찬성이 압도적이라면 동력이라도 생길 텐데 지난달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지역민 여론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오차 범위 내에서 팽팽히 맞서는 등 부정적 기류도 만만찮다.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거대 담론이 특정 정치인이나 세력의 일방적 주도로 추진되는 것은 옳지 않다.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며 주민투표에 의해 최종 결정이 날 사안이기에 지금으로서는 시·도민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정통합은 1년 시한을 정해 놓고 서둘 일이 결코 아니다. 지역민들이 내용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주민투표장으로 가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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