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임대료 멈춤법’ 추진하는 집권 세력, 국민 갈라치기병 도지나

집권 세력이 또 하나의 '국민 갈라치기' 법을 밀어붙일 태세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의 임대료 인하를 강제화한 속칭 '임대료 멈춤법'이 그것이다. 임대료 멈춤법은 정부가 개인 간 계약에 개입하고 건물주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클 수밖에 없다. 방역 실패로 인한 정부의 잘못을 임대인에게 전가하는 격인 데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을 부추길 소지 등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 13일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감염병 확산에 따른 영업 제한 조치가 취해졌을 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임대료를 임대인이 50~100% 인하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루 뒤 문재인 대통령은 "영업이 제한·금지된 경우 매출 급감에 임대료 부담까지 짊어지는 것이 과연 공정한 일인지에 대한 물음이 매우 뼈아프다"며 법안 발의에 힘을 실어줬다.

건물주가 임차인에게 손실을 입히거나 수익을 부당하게 빼앗은 것도 아닌데, 여기에 '공정'을 운운하는 대통령의 머릿속이 궁금하다. 정부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에게 내린 영업 제한 및 중지의 책임이 건물주에 있다는 뜻인가. '임차인=약자' '임대인=강자'라는 이분법적 사고도 유아스럽다. 임대인이라 할지라도 은행 이자 갚느라 여력이 없거나 임대료가 은퇴자의 유일한 소득일 수도 있다. 생색은 정부가 내고 고통은 임대인이 지는 법안에 어찌 공정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가.

개인 간의 계약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시장 질서를 해치는 것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돕겠다면 '착한 임대인 운동'처럼 자발적 상생 운동을 벌이고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옳다. 사회적 약자를 돕겠다며 다른 국민들의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부가 할 짓이 아니다. 혹여라도 집권 세력은 말 많고 탈도 많았던 '임대차 3법'처럼 임대료 멈춤법도 밀어붙일 생각일랑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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