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더기 비위 적발된 DIP, 20년 세월 걸맞게 새 길 찾을 때

대구시가 지난 5월 진행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무려 11건의 부정 사례를 적발했다. 감사에서는 재단운영비 4억7천여만원을 214차례에 걸쳐 멋대로 입출금한 전 직원의 비위를 비롯해 잘못 지급된 1억원이 넘는 비용을 환수조차 않은 일, 직원의 기관 직인 부정 사용을 통한 퇴직금 수령의 사문서 위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리가 드러났다. 이는 언론 지적처럼 비리 백화점과도 같은 모습이어서 할 말을 잃게 한다.

이번 감사를 보면 과연 세금을 지원하는 각종 산하 기관에 대한 대구시의 감시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부터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감사에서 밝혀진 각종 문제점의 보완과 비위 관련자의 자체 징계는 물론, 중대 범죄 혐의자의 검찰 고소 등 엄중한 조치도 반드시 이뤄지겠지만 무엇보다 대구시가 할 일은 정기 감사와 감시·관리 기능 강화이다. 아울러 이런 비위의 재발 방지를 위한 진흥원의 자체 감시 체제 구축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진흥원 구성원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는 경계할 일이다. 자정(自淨) 능력 회복 역시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97년 전신으로 출발한 대구소프트웨어지원센터 개소와 2001년 진흥원 정식 설립 역사를 따지면 20년 세월이지 않은가. 대구 지역의 정보화와 첨단기업 창업 지원 등을 위해 설립된 당초의 취지를 생각하면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숱한 비위는 진흥원의 존재에 대한 회의마저 들게 한다. 구성원 모두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할 일이다.

지난해 11월 공모를 거쳐 뽑혀 올 1월 취임한 진흥원의 신임 이승협 원장은 대구시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동안 쌓인 환부를 도려내고 재발을 막기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선 만큼 제대로 조직을 짜야 한다. 설립 취지대로 제 기능을 발휘하여 대구에 도움 되는 진흥원을 꾸려 가뜩이나 말썽 많은 다른 일부 대구 산하 기관에도 모범이 될 만한 길을 찾으면 금상첨화이다. 이참에 과거 저질러진 비위와 부정의 백서라도 만들면 거울이 될 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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