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저축률 10%대 전망…21년만에 최고"

1999년(13.2%) 이후 10%대 가계저축률 달성 가능성
잠재성장률 낮아진 국내 경제에 상당한 부담 될 수 있어

국내 가계 순저축률 변화. 한국은행 제공 국내 가계 순저축률 변화. 한국은행 제공

올해 가계저축률이 2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가계저축률 상승은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자칫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29일 한은 조사통계월보를 통해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가계저축률 상승 고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내 가계저축률은 1988년 23.9%로 정점을 기록했으나 소비지출구조 변화, 연금제도 확대 등 영향으로 2002년에는 0.1%까지 낮아졌다.

가계저축률은 경제 위기 시 큰 폭의 상승을 보였는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13.1%에서 1998년 20.4%로 급격히 올랐다. 2003년 카드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비슷한 현상이 목격됐다.

이는 고용이나 소득부진이 장기화되고 정부로부터의 소득지원도 줄어든다면 가계는 미래소득 감소를 예상하고 '예비적 저축'을 늘리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용대 한국은행 조사총괄팀 과장은 "이번 위기시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국내외 여행 급감 등 비자발적 소비제약으로 저축률 상승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현상은 최근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단기적으로 소비가 위축, 국내 가계저축률이 10%대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최근 연간 가계저축률이 10%를 넘긴 해는 1999년(13.2%)이었고, 2000년대 평균 가계 저축률은 4.3%, 지난해 가계저축률은 6.0%였다.

가계저축률 상승이 기업의 투자 자금 수요를 상회하면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불확실성 증대로 투자가 부진하고 기업저축도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우려스럽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가계저축률 상승이 소비부진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내수부양 정책의 효과도 약화될 소지가 있어서다.

특히 인구 고령화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진 국내 경제에 향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과장은 "향후 저성장·저물가·저금리 현상이 '뉴노멀'이 될 가능성도 있다. 가계저축률의 상승을 고착화할 수 있는 가계 소득 여건 악화, 소득불평등 심화 등 구조적 요인을 완화할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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