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觀)이란 명제로, 내면 세계 화폭에" 황룡사 현종 스님

동국대서 불교회화, 계명대 미술대학원 서양화 전공
붓질 30여 년…인연 따라 일어난 마음 관찰, '관' 명제로 작품 세계 넓혀가

수행의 한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현종 스님이 차를 마시며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김동석 기자 수행의 한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현종 스님이 차를 마시며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김동석 기자

 

"내면의 세계를 평면적 캠버스에 화두 들듯 몰입해 세상과 소통하면서 힘들고 아프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와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결코 붓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대구에서 관(觀)이란 명제 하나로 내면의 세계를 화폭에 담고 있는 스님이 있다. 주인공은 황룡사 현종 스님이다. 스님은 도심 포교와 함께 수행의 또 다른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화풍은 주로 명상그림, 비구상화, 추상화다. 붓을 잡은지 30년이 훌쩍 넘는 스님은 동국대학교 불교회화를 전공한 뒤 계명대 미술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전시는 한국국제화랑미술제, 아트 오사카(일본), 상하이 아트페어(중국), 대구 아트페어 등 국내외수십차례 참가했다. 스님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 비구상 다수 입상, 대한민국 수채화 공모대전 특별상, 대구미술대전 다수 특선 등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매년 한국국제화랑미술제와 대구아트페어에 참가하고 있다.

스님의 작품 명제인 관(觀)은 인연에 따라 일어나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견(見)이 사물만을 본다면 관(觀)은 움직이는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눈이 사물을 볼 때는 마음도 사물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눈이 사물을 볼 때 마음의 집착을 알아차리고 움직이는 자신의 마음을 본다면 그것이 바로 관(觀)이라고 스님은 부연 설명한다.

"수행이라는 것이 정해진 도구가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한쪽 손에는 목탁을 잡고 다른 손에는 붓을 잡고 걸어가도 이상할 게 없지요. 수행의 끝은 결국 깨달음에 있기 때문이죠."

스님에게 캠버스는 수행의 놀이터라 한다. 작업실에는 그림 도구들이 여기 저기 널려 있다. 어떤 작품은 물고기와 같은 여러 마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욕심으로 가득찬 인간의 내면을 보는 듯하다. 또 다른 작품은 인간이란 소우주 속에 끊임없이 움직이는 물체들이 갈 곳을 잃어 방황하는 것 같기도 하다. 누구든 스님 그림을 보면 각자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다고 한다. 스님은 그림 작업에서 사용하는 정해진 오브제는 없다. 흙이나 모래, 종이 등 모든 사물도 물감에 석으면 훌륭한 오브제가 될 수 있다.

"수행자는 초발심, 재발심하며 매 순간 깨여 있어야 밥값 하듯 시절 인연을 돌이켜보니 마치 화엄경에 선재동자가 도를 구하기 위해 초지일관으로 구도의 행각을 나아가듯이 그렇게 처연하게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스님은 해인사 삼선암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시절 오르간 연주에도 소질이 있었다. 동시도 잘 지어 '글귀신'이란 별명도 달렸다. 하지만 사춘기를 지나 출가를 하게 됐다. 처음은 다도, 동양꽃꽂이를 하면서 붓을 잡기 시작해 문인화, 한국화와 인연을 맺었다. 스님은 우연한 기회에 현대조각 작가의 추상적 작품을 볼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 순간 마음이 훤히 열리는 듯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영성적 행복 같은 감수성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서양화를 다시 전공했다.

스님은 앞으로도 구도의 정신으로 수행하면서 다음과 같은 글귀로 작품활동에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걸림없는 마음에 붓질하니/ 허공 한 점 부수수 떨어져 내린다/ 그 뿐이다/ 정해진 틀도 없다/ 처음도 없다/ 끝도 없다/ 마냥 허공을 가르고 내어 써도 흔적은 없다/ 매 순간을 낚아 늘 신선하고 쌩쌩하고 팔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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