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도태업 여파' 무궁화호에 지연 집중…"왜 서민들을 볼모로 잡나"

서울 영등포역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 여파로 하행선 열차 출발이 지연되고 있는 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역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 여파로 하행선 열차 출발이 지연되고 있는 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태업을 하면서 왜 서민들을 괴롭힙니까."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지난 24일부터 준법투쟁(태업)에 돌입한 가운데 지연 열차 상당수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에 집중되면서 교통약자를 배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철도노조의 태업으로 인한 이날 열차 지연 횟수는 총 55회로, KTX 10회에 그친 반면, 일반열차는 45회나 지연됐다.

KTX의 지연 시간은 최대 약 26분이었지만 일반열차는 최대 3시간이나 지연 출발했다.

코레일은 열차 장시간 지연이 예상되는 무궁화호(경부·호남·장항선), 새마을호(장항선), 관광열차(S-트레인) 등 일반열차 10편에 대해서는 아예 운행을 중지했다.

코레일은 "철도노조의 태업기간 중에는 모바일앱 코레일톡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열차 운행 여부와 지연사항 등을 반드시 확인하고 다른 교통수단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했다.

평택-조치원행 무궁화호 열차 지연 상황. 코레일앱 캡처
평택-조치원행 무궁화호 열차 지연 상황. 코레일앱 캡처

열차 지연으로 인한 승객 불편은 예상된 수순이었으나, 유독 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에 지연 운행이 집중되고, 지연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어 승객들 사이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서울-대전행 열차를 이용한 한 승객은 "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출퇴근을 위해 열차를 꼭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 벽지에 사는 사람들, 교통약자, 상대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라며 "태업을 한다면서 서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코레일은 무궁화호 폐차와 노선 감축 등 일반열차 감축 방침을 세우며 철도 공공성 확보를 등한시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번 태업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반복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국민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철도노조의 태업으로 국민 여러분께 열차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