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성금, 경북도는 배분 권한 없다?…"재해 때마다 논란 현실 반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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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금 배분 걸림돌 ‘재해구호법’ 개정" 목소리 높아
배분위원회 의연금 배분권 독점…기부자 선택권 '왜곡'
의연금품 관리 규정도 '지급 상한액 등 기준 없애야' 목소리

추석 명절인 9월 1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수해지역에서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추석 명절인 9월 1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수해지역에서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의 재난 대응 당국이 지난달 발생한 포항, 경주 등 호우 피해 주민 지원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이재민들에게 적절한 금액의 의연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고 싶지만 배분 권한은 없고 지급 상한액도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관련 법과 지급 규정을 현실에 맞게 고쳐 피해 주민이 실질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정치권, 경북도 등에 따르면 태풍, 호우 등 자연재난이 발생하면 재해구호법에 근거해 각종 의연금을 모집할 수 있다. 기업, 개인 등이 내놓은 의연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로 일괄 접수되고 협회 배분위원회가 일괄 배분한다.

올해 서울, 포항 등에서 발생한 호우 피해 이웃돕기 기부는 12만1천288명이 동참(지난달 23일 기준)해 423억6천229만여원이 모였다.

문제는 의연금 배분을 경북 재난 당국이 할 수 없고 전국 단위의 배분위원회가 하기 때문에 적기에 필요한 곳에 원하는 금액만큼 나눠줄 수 없다는 점이다. 침수 등 주택 피해를 본 주민들은 당장 도배, 가구 구입 등 비용이 필요하지만 배분 결정과 지급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여건이다.

기부자가 특정 지역 피해 주민을 위해 의연금을 내놓아도 해당 주민에게 원하는 시기, 원하는 금액만큼 전달하기도 어렵다.

더욱이 행정안전부 고시로 의연금품 관리·운영 규정이 운영되고 있어 구호금을 지급할 때 사망·실종 유족 1천만원, 주택 전파 500만원, 반파 250만원, 침수 100만원 등 상한액이 적용된다.

수해 주민들은 "침수 주택 도배, 필수 가구 구입 등에 100만원은 턱없이 모자른다. 의연금 상한액이 현실에 맞지 않다"는 목소리를 지속해서 내고 있다.

수해 지역인 포항 남구를 지역구로 둔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국민의힘·경상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40·50대 가장들은 집을 정리하다 예상보다 큰 금액 피해에 생계 걱정을 호소한다"며 "의연금 배분, 기준 개선을 위한 법과 규정 개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기부자가 지정한 기탁 의연금은 배분위원회 심의·의결 없이 기부자가 지정한 대로 사용하도록 하는 재해구호법 개정 법률안(정희용 국민의힘 의원, 2020년 10월 발의)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채 잠자고 있다.

경북도 한 관계자는 "기부자 의견에 따르면 특정 지역 및 대상에 의연금이 편중될 수 있고, 지자체가 지정 기부를 독려해 기부의 취지가 희석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재해 때마다 의연금 배분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만큼 현실에 맞게 수정하는 것을 고심해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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