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는 해수(海水)에 포항 죽도어시장은 지금 ‘물의 전쟁’

동절기마다 모자라는 해수 확보에 각 상인회 다툼
해수 공급 여부에 권리금까지 붙어…무분별한 물낭비도 문제

포항 죽도시장 대게 골목에 수족관마다 해수가 가득 차 있다. 신동우기자
포항 죽도시장 대게 골목에 수족관마다 해수가 가득 차 있다. 신동우기자

'바닷물 받는게 엄청난 권리네요.'

포항시가 운영하고 있는 '죽도시장 청정해수공급사업(이하 해수사업)'이 수년째 신규가입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모자라는 공급량에 현 가입자에게 해수를 공급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탓에 죽도시장 상인회 사이에 물 사용으로 인한 다툼도 빈번히 일어나며, 심지어 해수공급에 권리금까지 붙을 정도다.

포항시는 지난 2015년 5월 전통시장 활성화방안의 일환으로 국비 9억원가량을 지원받아 해수공급시설을 완공했다. 이후 2019년 다시 8억원을 추가 투입해 공급시설 확충도 진행했다.

해수사업은 포항수협 송도위판장(포항시 남구 송도동) 앞 바다에 취수구를 설치하고 죽도시장까지 2.2km의 주 관로를 깔아 청정 해수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1일 공급용량은 해수를 정수하는 여과기 2기(150~200t/hr)와 저류조(630t) 규모를 감안했을 때 약 600(톤)t 가량이 한계 수치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해산물 비수기인 하절기에도 1일 소비량이 500~600t에 육박하면서 상인들 간에 아침·저녁으로 교대해 물을 받는 등 만성적인 물부족을 겪고 있다.

특히, 대게와 문어 등 지역특산물이 쏟아지는 동절기에는 1일 소비량이 700t으로 한계치를 넘어서며 단수가 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포항수협 관계자는 "한계 용량에 가깝게 해수를 쓰게 되면 물줄기가 너무 가늘어져 상인들로부터 늘 해수가 부족하다는 민원을 받는다. 서로 협력해 교대로 물을 받아놓고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 죽도시장 수협 어판장에서 한 상인이 수조에 해수를 가득 받아놓고 장사를 하고 있다. 신동우기자
포항 죽도시장 수협 어판장에서 한 상인이 수조에 해수를 가득 받아놓고 장사를 하고 있다. 신동우기자

현재 죽도시장에서는 전체 어류판매상인 중 90% 정도인 306개 업소(가판 포함)가 이 해수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죽도시장의 한 상인은 "관로가 지나가는 앞구역의 사람들이 물을 막 써버리면 뒤쪽은 하루종일 오줌발처럼 가는 물줄기로 버텨야 한다. 이 때문에 매번 욕설과 승강이가 적지 않다"면서 "도시가스가 공급되는 주택이 LPG 사용주택보다 가격이 비싼 게 당연하지 않나. 해수도 마찬가지다. 해수공급이 얼마나 잘 되냐에 따라서 최고 몇천만원까지 권리금 차이가 난다"고 귀띔했다.

포항시는 빠르면 올해 추경이나 내년까지 별도 예산을 확보해 죽도시장 및 인근 지역 해수 수요량과 개선 방안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워낙 해당 사업 자체가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수사업의 공급단가는 10t까지 기본 1만5천원이며, 초과분부터 1t당 1천180원이 부과된다.

이를 통해 한 달에 1천500만원가량의 수입이 발생하지만, 위탁관리 비용 연간 1억원과 취수시설 정비비용(3개월마다 400~900만원 지출) 등을 감안하면 매년 수천만원의 적자폭이 발생한다.

아울러 포항시가 공급하는 해수가격이 기존 차량을 통한 방식보다 약 절반 수준인 탓에 상인들의 무분별한 낭비도 적지 않다는 것이 포항시의 설명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사업 초기 물 수요량을 조사했을 때 1일 600t의 용량은 기존보다 2배에 가까운 규모였다. 그러나 막상 공급해보니 싼값에 말 그대로 물 쓰듯이 버리는 상인도 상당하다"면서 "가격을 5년째 동결하고 있어 인상하고 싶지만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우선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병행되고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시가 나서서 해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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