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끊긴 인터넷·카드 결제 불가…KT 먹통 사태에 시민들 '분통'(종합)

식당과 카페, 배달앱 등 결제 안 돼…곳곳에서 현금 요구
사무실 인터넷 안되자 업무 마비…화상 교육과 수업도 막혀
관공서 내부망 이용해 정상 업무

오전 11시 20분쯤부터 전국 곳곳에서 KT의 유·무선 통신 장애를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동산상가의 한 옷 가게에 KT 접속장애로 인한 현금결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오전 11시 20분쯤부터 전국 곳곳에서 KT의 유·무선 통신 장애를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동산상가의 한 옷 가게에 KT 접속장애로 인한 현금결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5일 한때 KT 통신망이 끊어지면서 대구 곳곳에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인터넷이 먹통이 되자 업무와 결제가 중단됐고, 휴대전화 통화도 수시로 중단되는 등 제대로 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아 발을 굴려야 했던 시민들도 있었다.

◆ 결제 시스템과 온라인 뱅킹 먹통

이날 KT 먹통은 점심시간 전후에 벌어져 인터넷망을 통해 이뤄지던 결제 시스템이 막히는 일이 발생했다. 식당과 카페, 병원, 주유소 등 곳곳에서 카드 결제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서 현금으로 계산을 하는 혼선을 빚었다.

이날 낮 12시 30분쯤 대구 두류동 한 카페. 점심 식사를 끝낸 손님들이 몰려와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매장 내 직원은 "포스기 결제가 안 돼서 이체를 부탁드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손님들은 스마트폰으로 송금 내용을 보여주거나 현금을 꺼냈다. 주문과 계산 과정이 길어지는 탓에 뒤따라 들어온 손님들 일부는 기다려야 했다.

카페 직원(24)은 "포스기가 먹통인 탓에 손님들께 이체를 부탁한다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체 확인은 계좌 주인인 점장만 할 수 있어서 점장이 일일이 전화하면서 주문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수성구 한 카페에선 카드 결제가 안 돼 계산대에 계좌번호 적힌 메모를 붙여놨다. 손님 중 일부는 현금이 없어 그냥 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북구 침산동의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선 한때 현금결제만 가능했다.

배달앱으로 점심을 주문한 직장인들은 음식을 받지 못해 직접 찾으러 가는 사례가 속출했다. KT 통신을 쓰는 가게마다 기기 작동이 멈춰 손님에게 계좌이체나 현금결제를 부탁하는 일이 발생했다. 삼성페이를 이용하는 젊은 층도 결제를 못 해 경제활동이 한때 모두 멈췄다.

당장 돈을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이 특히 당황했다. 인터넷 뱅킹을 쓸 수 없게 된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A(38) 씨는 "당장 대출금을 보내야 하는 상황인데 인터넷 뱅킹이 막혀버리니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며 "자칫 연체자가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남구 이천동의 B(55) 씨는 "평소 증권사 앱을 통해 주식 거래를 했는데 오늘 갑자기 앱이 안 돼 주식 거래를 하지 못해 화가 난다. 처음엔 우리 집 와이파이 문제인지 알고 공유기를 손봤지만 해결되지 않았고, 뒤늦게 KT 통신망이 모두 불통이었던 것을 알았다"고 했다.

◆ 업무 차질 빚은 사무실…화상 교육도 막혀

사무실에서도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영업직 종사자 C(30) 씨는 "오전 11시 넘어서부터 사무실 전화가 먹통이 됐다. 업무 특성상 본사와 전산상 서류를 보내거나 받는 일이 많고, 고객 주문을 넣어야 하는데 아예 막혔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 종사자 D(57) 씨는 "인터넷과 전화 모두 KT를 사용하는데, 오전 한때 모두 되지 않아 당황하고 답답했다. 월요일이라 업무 대금 결제가 밀려있는데 손 놓고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E(26) 씨는 원고 작업 후 출고를 해야 하는데, 접속 장애가 발생해 출고시간을 지키지 못했다. E씨는 "통신망이 끊기면서 순간 머리가 새하얘졌다. 한창 바쁠 월요일 오전에 인터넷 마비가 되는 것에 화가 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 수업이나 교육 등에도 장애가 발상했다. 취업준비생 F(26) 씨는 이날 온라인 줌으로 장애인 그림 교육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이트가 안 되면서 화상 채팅방에 접촉할 수 없었다. 급히 재접속 했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했다. 학교 졸업을 위해 봉사활동 이수가 필요한데 교육 미참여로 불이익을 받을까 전전긍긍했다. 대학생 G(24) 씨는 "온라인 줌으로 교수님들과 화상 미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꺼져 당황했다"고 했다.

QR코드를 찍고 출입하는 곳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QR코드를 읽는 태블릿PC가 인터넷 연결이 끊기면서 QR코드 식별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한 사회복지사는 "복지관 방문 QR코드 인증 시스템이 일제히 멈춰 점심에 맞춰 복지관을 찾는 노인들이 불편을 겪었다. 부랴부랴 명부작성을 수기로 돌렸다"고 했다.

◆ 관공서 등 내부망으로 업무 처리

이날 대구시청과 구·군청, 경찰, 소방 등 관공서에서 업무에 큰 차질을 빚지 않았다. 외부 인터넷 연결이 안 돼도 별도 회선의 내부망을 통해 행정적인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다만, 와이파이 등 인터넷 서비스는 접속이 불안정한 상황이 벌어졌다.

다만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단말기(소방차량 관제 시스템)가 일시적으로 연결이 끊겨 불편이 생겼다. 현장으로 안내하는 기능의 이 단말기가 잠시 먹통이 되자, 소방대원들은 현장 위치를 다른 방법으로 미리 파악한 뒤 출동을 해야 했다. 이로 인한 지체는 길지 않았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대구소방안전본부의 경우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119 상황실로 '인터넷이 안 된다'는 내용의 문의 전화가 3건 접수됐다. 119 상황실에선 "KT 통신망 때문에 빚어진 일이어서 어떻게 조치할 방법이 없었다. 전국적으로 인터넷이 안 된다고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대구공항에선 일부 항공권 발권이 다소 늦어지는 사례는 있었지만, 이 때문에 항공편이 지연되는 일은 다행히 없었다.

◆ 병원, 약국도 불편

병원과 약국 등에서도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병의원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환자조회나 백신접종등록, 결제 등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진료가 마비됐고, 약국에서도 인터넷 사용이 되지 않다 보니 컴퓨터를 통한 처방전 등록과 결제 등의 업무를 볼 수 없었다.

H의원 원장은 "백신 접종하려는 환자 분이 진료실에 들어왔는데 갑자기 인터넷이 되지 않아 당황했다"면서 "기다려도 복구가 되지 않아서 일단 주사 접종을 한 뒤 추후 백신접종 전산 등록해 주겠다고 수기로 일일이 환자들의 명단을 받아 적어야 했다"고 했다.

I치과원장 역시 "인터넷이 안 되다 보니 환자 조회도 안 되고, 카드 단말기도 작동하지 않아서 환자도 병원직원도 모두 멘붕상태였다"면서 "일부 환자들은 '시간이 급하니 자동이체를 해주겠다'며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가 휴대전화마저 KT 가입자라 인터넷 뱅킹 서비스마저 불가능해 하염없이 기다려야하는 촌극도 있었다"고 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측은 "장애 시간 동안 환자 보험 자격 조회와 접수·수납이 되지 않아 불편이 있었다"고 밝혔다.

나머지 상급종합병원은 다른 회사 망을 사용하거나 여러 망을 분산 사용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 다만 대구파티마병원의 경우에는 LG 유플러스 망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시간 동안 10여분 정도 결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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