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이유 없이 고열 나는 아이, 소변검사부터…소아 요로감염

대부분 대장균 상행 감염 의해 발생…특별한 증상 없어 조기진단 어려워
백혈구 확인 후 소변배양 검사 진행…치료 중 신장요로계 기형 여부 확인
핵의학검사 통해 신장 손상도 체크

요로감염을 진단받은 8개월 여아의 검사 결과-신장초음파검사(1)에서 정상으로 확인되었으나, 핵의학검사(2)에서 좌측 신장에 손상이 확인돼 시행한 역류검사(3)에서 좌측 신장에서 방광요관역류가 확인됨. 조민현 교수 제공
요로감염을 진단받은 8개월 여아의 검사 결과-신장초음파검사(1)에서 정상으로 확인되었으나, 핵의학검사(2)에서 좌측 신장에 손상이 확인돼 시행한 역류검사(3)에서 좌측 신장에서 방광요관역류가 확인됨. 조민현 교수 제공

어린 아이들은 한번씩 이유를 알수 없는 고열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 중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 소아 요로감염이다.

대략 주로 1세 이하에서 흔하며, 설명되지 않는 발열이 있는 영유아의 4~20%에서 요로감염이 진단된다. 이 때문에 만약 아이가 열이 심하게 오르는데 이유를 찾지 못한다면 소변검사를 한번 실시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소아 요로감염이 조기에 진단되지 못할 경우에는 신장에 심각한 손상을 남길 수 있고, 이로 인해서 고혈압과 신부전을 불러올 수 있다.

조민현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영유아 시기에는 전형적인 증상보다는 고열만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여서 조기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소아 요로감염은 성인과 달리 동반되는 신장요로계 기형의 빈도가 높고 고혈압이나 말기 신부전과 같은 장기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 적극적인 영상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흔한 세균 질한, 소아 요로감염

소아에서 요로감염은 가장 흔한 세균 질환이다. 영아기에는 동반되는 요로계 기형의 유병률이 높은 남아에서 빈도가 높으나, 영아기 이후에는 해부학적인 차이로 인해 여아에서 발생 빈도가 훨씬 높다.

일반적으로 발열을 동반한 요로감염은 염증이 신장까지 침범한 급성 신우신염의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하부 요로감염의 경우는 열 없이 다양한 배뇨증상과 함께 육안적 혈뇨 등을 보일 수 있다.

요로감염은 대부분 장내 세균의 상행 감염에 의해 발생되며, 대장균이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문제는 영유아의 요로감염은 비특이적인 증상이 많아 큰 아이들에 비해 조기진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조 교수는 "영유아는 발열 이외에 처짐, 설사, 수유 곤란 등 요로감염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어 보이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큰 소아의 경우는 구토, 측복부 동통, 배뇨통 등 요로감염을 직접 시사하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실제 진료과정을 보면 정반대의 상황이 흔히 연출된다"고 설명했다.

많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영유아 발열의 흔한 원인으로 요로감염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 설명되지 않는 발열이 있는 경우 적극적인 소변검사를 통해 요로감염을 진단하고자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큰 소아의 경우는, 특히 이전에 요로감염의 병력이 없는 경우라면 요로감염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오히려 소변검사를 조기에 시행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 더군다나 큰 소아라고 하더라도 발열과 동반하여 모호한 복통을 주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진단과 치료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실제로 2017년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대한소아신장학회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5세 이후 첫 요로감염을 진단받은 소아는 1세 이전에 첫 요로감염을 진단받은 소아에 비해 증상발생 후 병원까지 방문하는 시간이 유의하게 지연됐고, 실제 진단도 유의하게 늦은 경향을 보여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면서 "따라서 큰 소아라고 하더라도 설명되지 않는 발열이 있다면 요로감염의 가능성을 항상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회복될 수 없는 신장손상 초래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요로감염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소변 내 백혈구의 존재를 확인하고 소변배양 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 교수는 "여기서 주의할 것은 요로감염이 아니더라도 소변 내 백혈구가 보일수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혹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소변 내 백혈구가 확인되어 요로감염으로 진단되고 항생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볼 수 있다. 요도구 주변에 질분비물이 있는 경우나 귀두 표피염, 맹장염, 다양한 부인과적 질병, 가와사키병 등에서는 실제 요로감염이 없더라도 소변 내 백혈구가 보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신생아나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경우 발열성 요로감염이라 하더라도 소변 내 백혈구가 없을 수 있어 반드시 소변 배양검사를 우선 시행하고 결과 확인 전이라도 적절한 경험적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소아 요로감염의 경우, 치료기간 동안 신장요로계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조 교수는 "성인과 달리 소아는 신장요로 계통의 해부학적 이상으로 요로감염이 발생되는 경우가 흔하고, 이러한 이상으로 인해 회복되지 않는 신장손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요로감염을 진단받은 소아는 3가지 검사가 필요하다. 신장초음파검사, 핵의학검사, 그리고 역류검사가 해당된다.

조민현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조민현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신장초음파검사는 수신증과 같은 신장요로계 기형 여부를 확인하고 신농양과 같은 합병증을 확인하기 위해, 핵의학검사는 신장 자체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된다. 이상의 2가지 검사에서 방광요관역류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역류검사를 추가로 시행하지만, 검사 자체가 좀 힘든 부분이 있다보니 앞서 2가지 검사가 정상이라면 첫 요로감염에서는 역류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반복되는 요로감염을 가진 경우에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조 교수는 "소아 요로감염은 장기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소아청소년과는 물론 소아비뇨의학과, 소아영상의학과, 핵의학과 간의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신장요로계 기형에 대한 최선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조민현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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