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준석 대표 없을 때 기습 입당…'본인 결단' 강조 의도?

李대표 입당 압박과 비판에 불편한 심기 작용한 듯 결정
당내 주자들 '환영'과 견제구…홍준표 "야권 분열 카드 소멸"
최재형 '캠프 인적 구성' 가속…원희룡, 1일 제주지사 사퇴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 당사를 방문,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 당사를 방문,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함에 따라 제1야당 대선 후보 경선 대진표가 사실상 완성됐다. 야권 지지율 선두인 윤 전 총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입당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준석 없을 때 '기습 입당'한 배경은?

윤 전 총장은 전날까지도 "8월 중에 결단을 내리겠다", "조금 더 지켜봐 달라"며 국민의힘 입당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이날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투톱'이 없는 틈에 '기습 입당' 한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압박에 의한 입당이 아닌 본인의 '결단'임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입당원서 제출 후 기자회견에서 "(입당을) 결심한 지 몇시간 안됐다"고 말하며 즉흥적인 행보임을 비쳤다.

'지도부 부재' 관련 질의에도 "이 대표의 지방 일정을 몰랐다"며 "입당 관련 인사는 다음 주에 하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지도부 일정이 전날 오후에 공지되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모르쇠 전략'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윤 전 총장의 이번 결행에는 그간 자신을 향해 계속해 입당을 압박하고, 거세게 비판해온 이 대표를 향한 불편한 심기가 작용했다는 말이 나온다. '8월 10일 전후 입당' 이야기가 나온 것도 이 대표가 없는 때를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기간이 이 대표 휴가와 겹치기 때문.

이 대표는 그간 윤 전 총장 캠프로 간 당내 인사들에게 제명 등 징계를 시사하며 입당을 압박해왔다. 이에 캠프 내부에서는 '유승민계'인 이 대표가 '사감'을 갖고 윤 전 총장을 대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野 주자들 "정권교체, 원팀으로 경쟁하자"

국민의힘 당내 대권주자들은 윤 전 총장의 '경선 버스' 승차 소식에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는 등 경쟁 심리를 감추지 않았다.

먼저 유승민 전 의원은 "저와 윤 전 총장을 포함해 당의 모든 후보들이 대한민국의 운명과 미래를 두고 국가의 비전과 전략, 정책을 치열하게 토론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치열한 경쟁으로 국민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최종 후보를 위해 진정한 원팀으로 가자"고 했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당원과 국민의 걱정을 크게 덜어주셨다"고 했다. 이어 그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또 정권교체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하겠다"며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도 "윤 전 총장 입당으로 문재인 정권의 최대 바람이었던 야권 분열 카드가 소멸되고, 우리는 불확실성이 해소된 기쁜 날이 됐다"며 환영 인사를 건넸다. 이어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상호 검증하고 정책 대결을 펼쳐 무결점 후보가 본선에 나가 원팀으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하자"고 견제구를 날렸다.

◆尹 입당에 빨라진 야권 '대선 시계'

윤 전 총장 입당과 맞물려 당내 경쟁자들도 경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이날 최 전 원장 측 '열린캠프'는 4일 오후 온라인 화상 회의 플랫폼을 통해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헌법 정신을 강조하고 국가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감사원장에서 물러나 대통령에 도전하는 이유를 설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 전 원장 측은 캠프 인적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교·안보 총괄에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맡는다. 미디어 정책 총괄은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내정했다.

지난 25일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힌 원 지사도 본격 대선 행보를 위해 1일 지사직 사퇴를 예고했다. 원 지사 대선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원 지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당분간 도정에 전념할 계획이었지만 지사직 유지가 오히려 인수인계만 늦어지고 도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 조기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출마를 위해 광역단체장에서 물러난 것은 원 지사가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 입당으로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 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당원서 제출을 마친 뒤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당원서 제출을 마친 뒤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국민의힘은 100% 국민 여론조사로 진행하기로 한 1차 예비경선 설문 문항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역선택 방지는 우리 지지자만을 대상으로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것인데 구태여 일반 여론조사를 넣은 취지가 희석된다"며 "본선 경쟁력에서도 다양한 계층과 여러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한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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