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 시내버스 승하차 습관 완전히 바꾸자

지난해 5월 13일 동대구역 앞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지난해 5월 13일 동대구역 앞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얼마 전 시내버스에서 사람이 넘어지는 사고를 목격했다. 정류장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점에서 승용차가 갑자기 끼어드는 바람에 버스가 급정거하면서 하차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던 승객이 넘어져 운전석 바로 뒤까지 굴러갔다.

승차한 승객이 자리에 앉기 전에 버스가 출발하거나 버스 주행 중에 승객이 하차를 위해 일어서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아니, 하차하려는 거의 모든 승객이 버스 운행 중에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나가는 게 우리나라 시내버스 이용 문화의 현실이다. 그래서 승하차 승객들이 균형을 잃고 휘청대는 장면을 보는 것은 흔한 일상이다. 다음 정류장에 내릴 예정이면서도 미리 일어나 문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왠지 눈치까지 보인다.

낙상(落傷)사고는 겨울철 빙판길에서 자주 발생하지만 버스 안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넘어져도 대부분 가벼운 염좌(捻挫)나 붓는 정도로 끝나지만 60대 이상,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에는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상당수 나이 든 여성들은 골다공증이 있기 때문에 가벼운 엉덩방아에도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노인들의 고관절 골절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일어날 수 없어 종일 누워 있어야 하고, 누워만 있다 보면 욕창이 생길 수 있고, 근력이 급속도로 퇴화돼 골절 치료가 끝난 뒤에도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다른 합병증으로 사망률이 90%에 달하고, 6개월 내 사망할 확률도 20~30%나 된다고 한다. 다른 곳은 다 멀쩡한데 엉덩이 관절이 부러져 몇 달 혹은 몇 년을 누워만 지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비참하고 불행하기 짝이 없다.

코로나19가 창궐하자 대구시와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은 발 빠르게 대구 시내버스 전 차량(1천617대) 내부에 항균 동필름을 부착해 방역에 나섰다. 또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한 승차 제한, 차량 내 소독약 비치, 스피커를 통한 코로나19 예방수칙 안내 방송, 버스 안 곳곳에 코로나19 방역 관련 주의 사항을 붙여 놓았다. 버스 회차지마다 방역 장비와 인력을 배치해 버스 내부 소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방역뿐만 아니다. 버스 내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친절버스 추천 캠페인을 펼쳐 친절한 대구 버스 만들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모두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위험천만한 승하차 문화 개선에는 소홀한 듯하다. 고작해야 버스 운전기사 개인의 "손잡이 꽉 잡으세요"라는 안내 방송 정도를 드물게 접할 뿐이다.

낙상 사고의 결과는 짐작보다 훨씬 가혹하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순간의 사고로 평생 일어나지도 걷지도 못한 채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대구시와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에 요청 드린다. 신축년(辛丑年) 새해부터 '승객 착석 후 출발' '버스 완전 정차 후 자리에서 일어서기' 캠페인을 펼쳐 주시라. 버스 기사 개인의 안내도 중요하지만, 다음 정류장을 알리는 안내 방송 말미마다 "버스가 완전히 정차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하차하세요"라는 안내 코멘트를 붙여 주시라. 그리고 "안전을 위해 승차 즉시 자리에 앉아 달라"는 방송도 해 주시라. 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으니 "서 계신 승객은 손잡이를 꼭 잡아달라"는 안내방송도 해 주시라. 버스가 운행 중일 때 일어나 걷는 시민이 없는 안전한 대구경북 버스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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