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사이버 레커

김해용 논설실장
김해용 논설실장

지난 12일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 현장에는 매스미디어들이 총출동했다. 수많은 유튜버와 인터넷 방송 진행자(BJ)들도 대거 모여들었다. 그런데 일부 유튜버, BJ들의 무개념 행각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출소 차량을 가로막고 웃통을 벗어제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조두순을 패버리겠다는 건달 유튜버가 등장했다. 호송 차량에 올라타 쿵쿵 뛴 무개념 용자(勇者)도 있었다.

촬영 경쟁 몸싸움 끝에 일대일 격투를 벌이거나, 조두순 집 근처에서 온갖 욕설을 하다가 시끄럽다는 주민 항의를 받자 "이런 상황에서 잠이 오냐"며 큰소리 치는 적반하장 유튜버도 있었다. 주민들로서는 조두순에 못지않은 공포요 민폐덩어리였을 것이다. 참다못한 윤화섭 안산시장이 15일 "조두순을 흥밋거리나 돈벌이 수단으로 삼은 유튜버들은 안산을 당장 떠나기 바란다"는 페이스북 글을 올릴 정도였다.

유튜브, SNS 등이 득세하면서 뉴미디어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리는 이들의 영향력도 날로 커지고 있다. 조회수가 웬만한 올드 미디어 못지않고 콘텐츠 생산에 따른 반대급부(광고수익 및 후원금) 규모도 커지다 보니 전업 유튜버나 BJ·소셜 인플루언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조회수와 광고 수입에 눈이 멀어 비윤리적·불량 콘텐츠 생산까지 마다 않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이들 극성 유튜버·BJ 등을 '사이버 레커' 또는 '사이버 레커충'이라는 신조어로 비꼰다.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사건이나 사안을 소재로 다루면서 짜깁기, 허위 비방, 과장, 모욕까지 일삼는 극성 유튜버와 BJ 등이 마치 경찰 무전을 엿듣고 교통사고 현장에 득달같이 몰려드는 사설 견인차(레커)를 방불케 한다는 의미다.

사이버 레커는 파파라치의 온라인 버전이다. 이들은 전형적 악플러 또는 황색언론의 행태를 고스란히 답습한다. 팩트 체크 따위는 개나 줘버릴 태세다. 그 횡포 때문에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제어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우리 국민의 83%가 유튜브를 본다고 한다. 큰 힘에는 응분의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 사이버 레커들의 폭주를 견제할 사회적 합의와 수단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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