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장애 인성이, 재활 계속해야 걸을 수 있는데…

“그저 건강하게 내 옆에만 있어줬으면”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인성이는 엄마 품이 제일 편하다는 것을 잘 알아 좀처럼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이들 모자는 하루종일 껌딱지같이 붙어 있는다. 이주형 기자.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인성이는 엄마 품이 제일 편하다는 것을 잘 알아 좀처럼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이들 모자는 하루종일 껌딱지같이 붙어 있는다. 이주형 기자.

다섯 아이 엄마 양영주(가명·55) 씨는 뇌분열증을 앓는 막내 인성이(7·가명)가 손뼉을 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4년 전부터 시작한 재활치료가 효과를 보인 것인지 아무것도 할줄 모르던 인성이가 2년 전부터는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영주 씨는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복지재단에서 지원받던 인성이의 재활치료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생활고로 저축은 꿈도 못꾸는 상황에서 인성이 재활치료비를 걱정해야야 하는 엄마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그는 "태어났을 땐 살아만 있어달라고 기도했다. 이젠 일어나 걷고, 밥이라도 혼자 떠먹을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면서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자꾸 욕심이 생긴다"고 고개를 떨궜다.

◆손뼉치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8살 인성이

인성이가 앓는 분열뇌증은 뇌가 갈라지거나 공간이 생기면서 환자에게 지능·발달 저하 등 다양한 장애를 일으킨다. 인성이는 특히 뇌 속의 공간이 넓은데다 태어나자마자 뇌수두증도 앓은 탓에 지능이 아직 1살 수준에 머물러 있다.

뇌수두증은 뇌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뇌척수액이 정상적으로 흐르지 못하고 한곳에 모여 뇌의 압력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태어나자마자 수술을 6차례나 받았지만 소용이 없어 왼쪽 눈꺼풀이 항상 쳐져 있다. 최근 들어 잦아진 발작, 팔다리 마비 증세도 이 병의 주요 증상이다.

영주 씨는 마치 자신의 잘못으로 인성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난 것만 갖아 항상 껌딱지처럼 붙어 인성이를 보살핀다. 외출을 할 때도 항상 몸무게가 24㎏이 넘는 인성이를 업고 5층 집을 계단을 오르내린다. 인성이가 엄마 품에서 가장 안정돼 좀처럼 벗어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다섯 남매를 키우며 하루가 다르게 망가져 가는 영주 씨를 보고 한번은 남편이 인성이를 시설에 맡기자고 설득한 적도 있다. 영주 씨는 "인성이를 낳기 전에도 병원에서는 심한 장애가 예상되니 유산을 권유했다. 그 후로 인성이를 향한 주위의 시선에 나도 모르게 트라우마가 생겨버렸다" 며 "아이가 무슨 죄가 있느냐. 아들은 절대 내가 없으면 안 되고 나도 인성이가 없으면 하루도 못 산다"고 말했다.

◆부모 모두 우울증약 복용, 걸어다니는 종합병원

인성이 아빠는 2017년 일을 하다가 허리를 다친 이후 지금까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IMF 직후 직업을 잃고 지금까지 일용직 노동으로 여섯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있다. 건설현장, 식당, 배달일, 농사일은 물론 일거리가 있는 곳이면 시골을 수십일 간 떠돌 만큼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다.

영주 씨는 다섯 아이를 키우면서 장기간 치아우식증을 앓아 지금은 치아가 다 빠져버리고 입과 턱이 쭈글쭈글해져 버렸다. 그는 "보험이 안돼 임플란트, 틀니는 생각지도 못한다"며 "화장실에서 울면서 깨진 치아를 본드로 붙여보기도 했다" 고 한탄했다.

항상 인성이를 업고 다니는 탓에 허리디스크와 관절염도 심하다. 현재는 부부가 둘 다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정신과 상담을 받을 정도로 몸도 마음도 온전치 못한 상황이다.

90만 원 남짓한 기초생활수급금에 아빠가 근근이 벌어오는 돈으로도 여섯 식구 생계는 도저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적장애를 앓는 셋째(21) 마저 공황장애가 심해져 다니던 학교마저 자퇴하고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 집을 나가버린 맏딸(23)과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 넷째도 아픈 손가락이다. 영주 씨는 "인성이 한 달 기저귀 값만 45만 원이 들어 허리가 휜다"며 "하필 왜 이렇게 가난한 부모를 만났는지 미안하기만 하다" 고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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