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2.0 시대] <4> 외국인 노동자와 탈북민의 코리안 드림

◇글 싣는 순서

〈1〉뿌리내린 지역 다문화 정책

〈2〉지역 다문화 2세-차별과 편견의 시선

〈3〉지역 다문화 2세-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4〉외국인 노동자와 탈북민의 코리안 드림

〈5〉다문화 2.0 시대를 위한 제언

외국인 노동자와 북한이탈주민은 '코리안 드림'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여전히 한국인이 아닌 '이방인'의 차가운 눈초리를 받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는 뿌리산업 현장 등에서 일하며 우리 경제에 보탬이 되고, 북한이탈주민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탈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일회성에 그치는 물질적 지원책보다는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입체적 프로그램을 꾸준히 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국내에서 중소기업과 3D업종 등 뿌리산업 현장의 역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낮은 최저임금과 부당한 대우 등에 상시로 노출돼 있다. 지난해 8월 외국인 노동자와 민주노총,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등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 삭감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매일신문 DB
외국인 노동자들은 국내에서 중소기업과 3D업종 등 뿌리산업 현장의 역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낮은 최저임금과 부당한 대우 등에 상시로 노출돼 있다. 지난해 8월 외국인 노동자와 민주노총,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등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 삭감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매일신문 DB

◆북한이탈주민 "우리는 한국인입니까"

"언제쯤 한국 사람이 될 수 있나요?"

북한이탈주민 상당수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다 사회적 냉대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 말투 등 갖은 이유로 차별을 받으며 삶에 짓눌려 살아간다.

북한이탈주민은 국내에 도착하면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에서 3달간 조사를 거친 후 통일부 소속 교육기관인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또다시 3달간 교육을 받고 본격적인 대한민국 생활을 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국내 북한이탈주민 수는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3만1천531명에 이른다. 특히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1천925명이 이념 및 경제적 문제 등으로 남한으로 내려왔다.

이들 중 64.2%(약 1만8천815명)가 수도권에 거주하며 대구경북에는 1천758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삶은 녹록지 않다. 일자리가 없어 여성 도우미 등 유흥가로 흘러 들어가는 여성도 꽤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 45.5%가 경제 문제를 이유로 탈출했음에도 80.7%가 한국에서 중하층 이하의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북한이탈주민 36.8%는 자신들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적응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응답했다.

북한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적응지원 및 인식개선 프로그램이 증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향후 대북 관계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외적인 활동 외에 국내에 이미 유입된 북한이탈주민이 하루빨리 한국 사회에 정착하도록 도와 함께 성장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흔성 경북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북한이탈주민은 감시체제에 익숙해 우리 사회에서 잘 지내는지 드러내놓고 얘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이 마음을 열고 안정적인 한국 생활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 계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 "코리안 드림 멀게만 느껴져요"

외국인 노동자들은 중소기업이나 3D업종에 없어서는 안 될 버팀목이다. 하지만 우리 인식은 여전히 그들을 '못사는 나라에서 온 이방인'쯤으로 취급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갑자기 해고를 통보받고 불법체류자 신세가 돼 당혹감을 느끼거나, 따뜻하게 맞아주더라도 한국인과 월급이나 복지 면에서 차이가 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현행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2조는 이주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를 균등하게 대우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노동권 보호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2만1천900여 명(통계청 2018년 집계)에 달하는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 노동권 침해는 심각하다. 농어촌 지역은 근로기준법 63조에 의해 근로시간·휴일·휴식시간 등에 제한이 없어 한 달 중 휴일 이틀을 제외한 28일, 월 250~364시간을 노동하는 사례도 있다. 반면 제대로 된 추가 근무 수당은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는 농한기가 오면 한 달 전 해고 통보라는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거리로 내몰리는 사례도 빈번하다.

그러나 부당한 현실을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근로계약이 해지된 외국인 노동자는 한 달 안에 구직등록을 하지 않으면 미등록자가 돼 불법체류 상태가 되는 탓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고용주의 부당한 대우를 고스란히 감내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러다 보니 근무 환경은 열악할 수밖에 없다. 특히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더 열악한 근로 환경에 짓눌리고 있다.

2018년 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농축산업 종사 외국인 노동자는 조립식 패널이나 컨테이너로 지은 임시 건물에 사는 비율이 36.7%로 다른 업종보다 월등히 높았다. 냉난방과 화장실 등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곳에 사는 형편이다.

월급 봉투도 얇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 주 54.4시간에 따른 최저임금은 226만1천928원이지만,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은 200만 1천79원이었다. 그중에서도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 평균 월급은 남성 183만원, 여성 153만원으로 업종 중에서 가장 낮았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내에는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상당수 있지만, 주로 불법체류자인 경우가 많아 현황조차 파악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이들이 처한 부당노동의 현실을 도울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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