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 문재인 대통령 국정 성패 경제에 달렸다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라이언 일병을 구한 것은 존 밀러 대위였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려 문 대통령을 구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엔 남북 정상회담 효과에 힘입어 6주 연속 하락하던 문 대통령 지지율이 10%가량 급반등했다. 하지만 이 '약발'도 한계에 이르렀다. 남북 정상이 앞으로 보여줄 만한 빅 이벤트가 별로 없는 데다 식상해하는 국민도 점차 늘어나서다.

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경제 문제다.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소득주도성장 부작용, 최악의 고용 상황, 서울 집값 급등,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대책과 세금 폭탄 논란 등이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다. 지지부진한 북한 비핵화, 거센 파도에 직면한 경제.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푸느냐에 문 대통령 지지율은 물론 국정 성패가 달렸다.

그 사람의 미래를 알려면 과거를 보라고 했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경제 문제에 대처해온 문재인 정부의 인식과 자세, 실력을 보면 앞으로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리라 기대하기 힘들다.

문 정부 출범 후 지난 1년 5개월 동안 경제 정책은 난맥상 그 자체였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 등을 놓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줄곧 불협화음을 빚었다. '경제 투톱'이 손발을 맞춰 위기를 돌파하기는커녕 딴소리만 하다 보니 정책의 일관성은 물론 신뢰마저 깨졌다. 연말에 두 사람을 동시 교체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 이를 방증하고도 남는다.

세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세금 만능주의도 문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생긴 구멍을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 나랏돈을 투입해 임시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지표를 끌어올리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 그동안은 이전 정권에서 쌓아둔 세수에 집값 급등, 반도체 호황으로 국세 수입이 늘어 버텨왔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마저 얼어붙고 세수도 한계에 달할 우려가 커 계속 세금을 쏟아붓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정부가 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이다. 경제 정책에 대한 야당의 쓴소리를 경청하는 것은 찾아보기 어렵고 죽을 지경이라며 아우성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기업인의 절규와 한숨마저 외면하고 있다.

고용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경기선행지수가 추락하는 등 경제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대외 변수마저 악재투성이다.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하던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부정적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발 금융위기설도 있다. 두 나라 경제가 휘청거리면 우리 경제는 핵폭탄급 충격을 받는다. 주식시장과 환율에서 전조(前兆) 증세가 나타났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경제를 책임진 인사들이 경제에 대한 관점을 더욱더 실용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것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첫걸음이다. 경제 현장에서 나오는 의견을 토대로 해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외환위기를 가져온 김영삼 전 대통령은 탄핵 대상이 되고도 남았다. 외환위기 고통은 국민이 고스란히 감내했다.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만약 외환위기에 맞먹는 경제 위기가 와 민생이 파탄 나면 국민은 대통령과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게 분명하다. 촛불이 다시 타오를 수 있다. 처음 가는 길은 어렵지만 두 번째 가는 길은 쉬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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