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묘지탓에…50년 넘게 개발 막힌 공원

동네 뒷산으로 방치된 장기공원…市, 3천여 기 넘는 묘 손못대, 편의시설 조성 수년째 감감

대구 도심에서 대규모 공원 부지가 공동묘지로 인해 개발이 제한된 채 50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주민들은 '공원 일몰제'가 적용되는 2020년 이전에 묘지 이전을 통한 공원 개발을 요구하지만 대구시는 현실적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6일 오후 찾은 대구 달서구 장기동 장기공원 부지는 '웃는얼굴아트센터'와 주택가, 성서산단 등에 둘러싸여 나지막한 구릉에 조성돼 있었다. 우거진 수풀 사이로 자연스레 난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니 곳곳에 묘지가 보이다가 대규모 공동묘지가 나타났다. 정돈되지 않은 야산 둘레에는 이곳이 공원 부지임을 알리는 오래된 표지판만이 '장기공원'임을 알리고 있었다. 주변 주택가에 사는 한 주민은 "이곳에 산 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공원이라기보다는 그냥 동네 뒷산"이라며 "운동하러 종종 대낮에 들르지만 묘지가 많은 데다 수풀이 우거져 해가 지면 무섭다"고 했다.

47만2천500㎡(14만3천200여 평) 규모의 장기공원은 1965년 공원 부지로 정해진 이후 '공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야산으로 남아 있다. 대구시는 1995년 어린이놀이터와 체력단련시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공원 조성 방안을 수립했으나 2009년 어린이놀이터가 만들어진 것 외에는 공원다운 개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는 110억원을 들여 공원 편의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공원 부지의 30%를 차지하는 성서 공동묘지 이전은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1937년 조성된 성서 공동묘지는 무연고 묘 1천여 기를 포함해 3천여 기가 넘는 묘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모(64'달서구 장기동) 씨는 "과거에는 인근에 논밭이나 공장뿐이었지만 지금은 공원 부지 주변에 주택가가 있고 길 건너편에 아파트단지가 있는데도 공동묘지가 있으니 재산권 행사에 불편이 많다"며 "공원을 조성해도 묘지가 워낙 많아 이용하기가 꺼려질 것"이라고 했다.

더욱이 2020년 공원 일몰제가 적용되면 공원 지정이 해제돼 공원 개발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흉물스러운 상태로 도심에 남겨질 가능성도 있다. 대구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도심공원 예산이 정해져 있는 데다 외곽에 있는 공원보다는 두류공원 등 시민이 많이 방문하는 공원에 개발이 편중된 것이 사실"이라며 "공동묘지 이전은 어렵지만 일몰제 적용 전에 예산을 집행해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원으로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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