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 "아름다운 마무리, 함께 했으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들, 의료진들에게 보내진 눈물의 호소문

"존경하는 5,700 의사 동료 여러분! 지금 대구는 유사 이래 엄청난 의료 재난 사태를 맞고 있습니다. 생명이 위독한 중환자를 보아야 하는 응급실은 폐쇄되고 병을 진단하는 선별검사소에는 불안에 휩싸인 시민들이 넘쳐나는 데다 의료 인력은 턱없이 모자라 신속한 진단조차 어렵고, 심지어 확진된 환자들조차 병실이 없어 입원 치료 대신 자가 격리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환자는 넘쳐나지만, 의사들의 일손은 턱없이 모자랍니다. 이 위기에 단 한 푼의 대가, 한마디의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합시다. 지금 바로 선별 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격리병원으로 그리고 응급실로 와주십시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을 만나다

Q. 안녕하세요 이성구 회장님. 앞서 지난달 25일 대구지역 일선 의사들에게 코로나19 대응에 동참해 달라 호소문을 보냈습니다. 이에 한걸음에 달려와 준 의료진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의료진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가 올린 호소문을 보고 함께해주신 대구에 계신 300분, 외지에 계신 50분에게 같은 의사로서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외지 의료진도 대구를 돕기 위해 많이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기억나는 의료진이 있을까요?

A. 대구에 오셔서 저희한테 연락 안 하고 스스로 가장 험한 곳에서 봉사하는 분들도 많았고 특히 기억나는 분들은 광주시 의사회에서 달빛동맹이 있습니다.

광주시 의사회에서 몇 분이 오셔서 성금도 2천만 원 모아서 오고 각종 물자도 가지고 오고 가장 험한 곳에서 일하게 해달라고해서 저와 함께 동산병원에서 의료봉사를 했습니다.

◇이성구 회장의 호소문을 보고 한걸음에 달려온 경북대학교 의대 79학번 동기 '서명옥 전 서울 강남구 보건소장'

A. 메르스 때 강남구 보건소장을 했던 여선생님이 한 분 오셔서 2주간 열심히 봉사하셨고 보건소장님 오실 때 따님이 엄마가 나이도 많고 하니까 위험하다고 많이 말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선생님이 자기가 기어이 원해서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남 사천, 경남 거제, 서울 이런 곳에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기들이 숙식 문제 다 해결하고 무슨 일이든지 시켜달라는 그런 마음으로 왔는데 진지하던 그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네요.

Q. 전국 각지에서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안철수 대표 부부도 동산병원 격리병동에서 의료봉사를 했었죠.

A. 맞습니다. 부인도 아마 의사인데 부부가 같이 왔습니다. 그래서 같은 의사로서 일했고 제가 "왜 왔냐"고 물으니까 험한 곳에서 봉사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일도 아주 열심히 했습니다.

Q.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료진의 피로도가 굉장할 것 같습니다. 현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A.지금 피로한 게 아니고 처음에 피로했습니다. 왜냐하면 의료인들이 누가 코로나 환자인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환자를 무차별로 보니까 밀접접촉자로 분류돼서 많은 의료인이 의사, 간호사들이 격리되었습니다.

진료를 해야 될 의료진이 격리되니까 진료할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상대적으로 의료 인력이 없어지니까 우리 개원 의사들이 나서게 됐습니다.

제가 처음에 호소문을 돌리게 된 이유도 그런 의료공백을 개원의들이 커버하자 개원의들이 저처럼 2~3명 (병원 운영을) 같이 하시는 분들은 휴가를 내서 달려오너라 그리고 밤중에 특히 피로도가 심하니까 일과를 마치고 저녁에 와서 응급실, 격리병동, 선별진료소 가서 일을 좀 하면 의료진분들이 밤에는 좀 쉬니까 피로도가 덜하지 않습니까?

특히 의사보다 들어가서 더 많은 일을 해야 되는 간호사님들이 더 많이 고생했겠죠. 의사들은 하루에 한 번 정도 들어가서 검체 채취하고 시술하고 회진 돌고 이렇게 하는데 간호사님들은 가서 링거도 놓고 다 하니까 더 힘들었겠죠.

Q. 이성구 회장님께서 직접 운영하시는 병원 문을 닫고 동산병원 격리병동에서 자원봉사를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격리병동 특히 어떤 게 가장 힘든가요?

A. 처음에는 시스템이 잘 안 되어있었어요.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이었고 방호복을 처음 입어봤는데 레벨D 방호복이라는 게 입는 것도 어렵고 벗는 것도 어렵습니다.

특히 감염 때문에 벗는 게 어렵고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있으면 압박이 강한 N95 마스크를 끼고 고글을 끼고 전신을 감싸기 때문에 호흡곤란이 있습니다. 2~3시간 있으면 숨이 차서 일을 못 하기 때문에 교대를 해야 됩니다 그런 게 좀 어려웠습니다.

Q. 방호복 입는 데 걸리는 시간은?

A. 입는데 익숙한 사람은 10분 정도 걸리고요. 처음 입는 사람은 시간이 좀 더 걸리고, 벗을 때도 10분 정도 걸립니다.

Q. 방호복과 의료용 마스크가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는 어떻습니까?
A. 현재는 많이 호전된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이런 질병사태가 없었기 때문에 방호복이나 마스크를 평소에는 많이 안 필요했지 않습니까?

갑자기 환자가 늘어나니까 마스크와 방호복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는데 정부에서 지원도 해주시고 많은 민간인, 연예인, 체육선수, 언론인, 시민단체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대구는 좀 공급이 되고 있습니다.

Q. 드라이브스루에 대한 성과가 굉장한데

A. 드라이브스루를 함으로 인해서 의료진의 피로도도 덜하고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을 진료 할 수 있고 환자를 빨리 발견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코로나19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장기전에 대비할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가 코로나19사태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을까요?

A. 잃은 것은 보다시피 시장이 문 닫고 상가가 문 닫고 해서 경제적인 손실이 아주 막대한 것 같고요. 사람들이 우울해졌고요. 대인기피증도 생겼고 사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었고 얻은 것이라면 매를 먼저 맞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범하고 조용하던 사회에 '코로나19'라는 의료 재난 사태가 벌어져서 많은 학습효과를 얻었습니다.

의사들이 입원실을 어떻게 구하느냐, 환자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입원하지 못한 분들에 대한 관리가 어떻게 되느냐, 의사들이 어떻게 봉사를 해야 되느냐, 의료진 공백은 어디에서 생기느냐, 필요한 물자는 무엇이냐, 환자 치료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 유사 이래 처음 하는 실전이기 때문에 많은 정보가 축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이런 사태가 또 발생한다면) 대구의 의료진이나 대구의 의료시스템이 큰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대구 시민분들과 의료진들에게

A. 우선 시민 여러분들의 고생에 대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제가 대구시의사회장인데 이런 의료 재난사태가 대구에서 일어난 데에는 저도 책임이 없다고 못 하겠습니다.

의사로서 미안하게 생각하고요. 5,700명 대구시 의사들이 최선을 다해서 의료 재난 사태를 빨리 종식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 힘드시겠지만 좀 더 참고 견디고 희망을 가지고 기다려주시면 좋겠고 함께 일하는 우리 동료 여러분, 지금 의료재난 사태에서 시민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치료에 전념하는 그런 당연하지만, 노고에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본연의 의무를 잘하여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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