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기획영상] '경주 남산'에서 만난 신라의 흥망성쇠

[기획영상] '경주 남산'에서 만난 신라의 흥망성쇠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TV매일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특별방송 '삼릉 가는 길' 〈제2부〉 '신라의 종말과 망(亡)'이 3일 TV매일신문(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영됐다.'미녀와 야수'에서 '미녀'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김민정 아나운서와 이승호 대구답사마당 원장, 정호재 마임이스트가 트리오(Trio)로 호흡을 맞췄다.삼릉 가는 길엔 신라 왕의 탄생과 건국, 그리고 패망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알에서 태어난 비범함으로 신라를 건국한 박혁거세 탄생 설화의 배경이 된 나정, 그와 왕비가 잠든 오릉, 신라 패망의 상징으로 알려진 포석정까지, 신라의 시작과 끝이 이 길에 있다.〈제2부〉에서는 '남간사지 당간지주'(보물 제909호) 앞에서 여정을 다시 이어간다. ◆큰 인물 키운 땅…남간마을남간사지 당간지주가 있는 남간마을은 불교사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신라 불교의 기틀을 다진 자장율사(590~658년)의 집도 이곳에 있었다고 전해진다. 문무왕 재위 시절, 용궁에서 배워왔다는 주술적인 밀교(密敎) 의식인 '문두루비법'으로 서해를 건너던 당나라 설방의 50만 대군의 배를 모두 침몰시켰다고 전해지는 명랑법사도 이곳과 관련이 있다. 명랑은 자장율사의 조카다. 다시 말해 명랑의 어머니 남간부인(법승랑으로도 불림)의 남동생이 자장율사다.엔 명랑법사와 관련한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명랑이 당나라에 유학한 뒤 돌아오는 길에 바다 용의 청으로 용궁에 들어가 비법을 전하고 황금 1천냥을 시주받은 뒤 땅 속으로 몰래 들어가 자기 집 우물 밑으로 솟아나왔다. 이후 자기 집을 내놓아 절을 짓고 용왕이 시주한 황금으로 탑과 불상을 꾸몄다. 유난히 광채가 빛나 절 이름을 금광사(金光寺)라고 했다는 게 대략적인 내용이다.남간사지 석정이 명랑법사가 솟아나온 우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부 학자들은 이 동네가 남간부인과 연관돼 '남간'이란 마을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보고, 몇 가지 석조유물이 나온 인근 한 연못 부근이 명랑법사의 출생지이자 금광사였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신라 첫 궁궐터, 창림사지남간사지 당간지주 앞에서 남쪽으로 1㎞ 가량 떨어진 곳엔 창림사지가 있다. 에 신라의 첫 궁궐 자리로 전해지는 곳이다.이곳에 있는 창림사지 삼층석탑(보물 제1867호)은 신라 탑의 주요 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탑에 돋을새김한 팔부신중(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수호신) 조각이 유명하다.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국보 제16호), 구례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국보 제35호)과 더불어 가장 뛰어난 국내 석탑 팔부신중 조각으로 인정받는다. 오랫동안 파괴된 상태로 방치됐다가 1976년 사라진 부재를 일부 보강해 복원됐다. 탑의 원형은 상당히 훼손됐지만, 남산에 있는 석탑들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화려한 것으로 평가된다.◆경애왕 마지막 이야기 품은 포석정창림사지에서 남쪽으로 600m쯤 가면 포석정을 만난다. 신라 때 국가 의례나 연회 장소로 추정되는 곳이다. 포석정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에 제49대 헌강왕이 포석정에 행차했다는 기록과 효종랑이라는 화랑이 포석정에서 놀았다는 내용이 남아 있다.신라 제55대 경애왕의 마지막 이야기도 포석정에 남아있다. 927년 후백제가 경주로 쳐들어왔을 때에 경애왕이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다 견훤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해진다. 신라의 시작과 끝이 '삼릉 가는 길' 위에 모두 있는 셈이다.사실 포석정에서 볼만한 건 별로 없다. 63토막의 화강암을 다듬어 구불구불하게 물길을 만든 유명한 석조 구조물이 전부다. 포석정의 성격에 대해선 연회장소, 혹은 국가적 제의 공간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연회장소라기보다 제의 공간으로 보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구체적인 제의 내용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 차이를 보인다.◆삼릉, 그리고 포석정에 얽힌 오해와 진실신라 제6대 지마왕(112∼134년)의 무덤과 보물 제63호인 배동석조여래삼존입상을 차례로 지나면, 아름드리 소나무숲 속에 왕릉 3기가 모여 있는 삼릉을 만나게 된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 제53대 신덕왕, 제54대 경명왕의 무덤이다. 인근엔 후백제 견훤에 의해 죽음을 맞은 비운의 왕인 경애왕의 무덤이 있다.는 경애왕이 포석정에서 신하, 궁녀들과 술판을 벌이다 견훤이 이끄는 후백제군에게 잡혀 죽임을 당한 군주로 기록하고 있다.여기서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 있다. 에 따르면 경애왕이 술판을 벌였다는 시기는 음력 11월, 다시 말해 한겨울이었다. 게다가 경애왕은 이보다 두 달 전인 음력 9월 후백제 견훤의 군대가 인근 영천까지 진격하는 위험에 처하자 고려 왕건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이에 왕건은 구원병 1만 명을 보냈는데, 이들이 미처 경주에 도달하기도 전에 견훤군이 침략한 것이다.이처럼 적을 목전에 두고 술판을 벌일 왕이 있을까. 더구나 한겨울 노천에서 술판을 벌였을까. 기록은 신라를 무너뜨린 역사의 승자 '고려' 때의 것이다. 따라서 포석정과 경애왕의 이야기는 새 왕조 탄생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

2020-12-03 17:15:29

[신팔도명물] 고당도 얇은 껍질…안성 포도

[신팔도명물] 고당도 얇은 껍질…안성 포도

 비타민과 유기산이 풍부해 '과일의 여왕'이라 불리는 포도. 포도 수확철인 매년 7~9월이면 안성의 지천에는 탱글탱글한 포도가 먹음직스럽게 주렁주렁 매달려 장관을 이룬다.경기도 안성시는 예부터 전국에서 우수한 품질에 맛 좋기로 명성이 자자한 포도 명산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특히 안성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포도가 재배된 곳으로 안성 포도의 역사는 120년 대한민국 포도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한다.안성시와 포도 농가들은 '안성포도'의 명성을 이어 나가기 위해 포도박물관을 건립하고 매년 안성포도축제를 개최함은 물론 재배농가의 판로개척과 품질 계량을 위한 각종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대한민국 포도 최초 재배지 안성 안성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포도 재배지다. 최초 전래자는 프랑스 국적의 '앙투안 공베르(R. Antoie A.Gombert·한국명 공안국)' 신부로 지난 1901년 안성 천주교 초대 신부로 부임하면서 성당 앞뜰에 머스캣 포도나무 묘목 20여 그루를 심은 것이 대한민국 포도 역사의 시초다. 공베르 신부는 동생인 줄리앙 공베르 신부와 함께 국내에서 50여년 동안 선교활동을 벌이다 한국전쟁 발발과 함께 두 형제 모두 납북돼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안성시는 안성지역에 최초로 포도를 전래해준 공베르 신부의 공로를 높이 사 지난 2011년 '안성시를 빛낸 4인'으로 선정해 내혜홀광장에 실물 130% 크기의 청동재질 흉상을 설치했다. 공베르 신부가 안성에 포도를 전래한 이후 재배와 수확 방법 등을 습득한 안성 주민들은 꾸준히 재배면적을 늘린 결과, 한때 700㏊에서 1만여㎏에 달하는 포도를 생산해 수도권 지역 최대 생산지로 각광을 받았다. 현재 안성지역 포도농가들은 각국과의 FTA 체결 등의 영향으로 외국에서 들어온 포도들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면적과 생산량보다 품종과 품질을 개량한 포도를 생산하는데 주력해 2018년 기준 484㏊에 4천851㎏의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안성지역에서 주력으로 생산되는 포도는 '씨 없는 거봉'이지만 차별화된 기술로 흑색과 청색, 적색 등 삼색포도도 생산하고 있다. 안성포도는 지난 2008년부터 국내를 넘어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동남아에 수출돼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안성 5대 농특산물 중 하나인 '안성포도' 안성포도는 쌀과 배, 한우, 인삼과 더불어 안성시 5대 농특산물로 지정돼 있다. 안성포도는 포도 고유의 색깔이 선명하고 껍질이 얇아 당도가 높고 특유의 맛과 향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으로 소비자들에게 정평이 나 있다. 이는 안성 포도 재배지역이 차령산맥 줄기인 서운산을 배경으로 알맞은 강수량과 밤낮의 일교차가 크며 양질의 토양에서 재배하기 때문이다.거기에 정성을 다한 개별 포장으로 포도의 손상을 막아주고 철저한 당도 측정으로 고품격 품질로 오랜 시간 동안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쌓아온 점도 한몫하고 있다. 또한 포도나무의 철저한 수세관리를 위해 착색제와 환상박피를 엄격히 제한하는 한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 저농약 재배 인증을 받은 비가림재배 포도를 공동선별 출하해 안정도도 보장하고 있다.특히 최적의 자연환경 속에서 재배한 포도를 수확과 배송 전 과정에 걸쳐 철저한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어느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보다 명품임을 자랑한다. 이 밖에도 120년이 넘게 대대손손 안성지역에서 포도를 재배해 온 포도농가들로 구성된 '포도연구회'는 1년에 10회 이상 한자리에 모여 포도 재배에 대한 정보와 기술을 공유해 더 나은 품질의 우수한 포도 생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포도농가들은 "우리는 매번 회의 때마다 기존의 품종에 대한 품질을 향상을 위해 대대로 내려온 재배기술 비법에 현대 과학이 가미된 신기술을 접목시키는 연구를 꾸준히 이어 나가고 있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노력이 뒷받침됐기에 안성포도가 특별하고 명품임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안성포도축제와 안성포도박물관 안성시는 안성포도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리고 지역 농가들의 판로 개척 등을 위해 포도 수확철 중 가장 맛이 좋다는 매년 9월에 안성시 서운면 일원에서 '안성포도축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축제 개최지인 서운면은 안성지역 포도 1년 생산량 중 65% 이상을 이곳에서 재배하기에 명품 포도를 생산하는 메카 중의 메카로 손꼽힌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에는 포도재배면적이 700㏊를 넘어 마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포도밭인 적도 있었다. 안성포도축제에서는 매년 전야제를 시작으로 포도시식과 시음, 포도 와인 만들기 체험, 포도품종 전시, 포도 빨리먹기 대회 등 포도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돼 수도권을 넘어 전국 각지에서 수 많은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룬다.다만 올해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인해 드라이브 스루 형식으로 포도판매와 판촉행사를 축소해 열었으나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축제답게 수많은 관광객들이 차량을 이용해 안성포도를 구매해 사전에 준비한 포도들이 축제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동이나는 현상까지 빚어지기도 했다.실제로 포도축제위원회가 최근 개최한 자체평가회에서 드라이브 스루 형식으로 진행된 축제에는 3천500여대의 차량이 방문해 포도 1만200박스가 판매돼 2억6천520만원의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안성에는 이런 안성포도의 역사를 한곳에 집대성한 국내 최초 포도박물관인 샤토안이 있다. 지난 2010년에 개관한 박물관 샤토안은 내부에는 수장고와 전시실을 비롯 와인시음장, 와인판매장, 레스토랑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외부에는 캠핑장과 각종 체험행사를 할 수 있는 포도밭이 있다. 이 곳에서는 포도를 매개체로 한 와인과 포도즙, 포도과자 등 각종 가공식품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안성에서 재배된 거봉으로 만든 꼼베 와인은 이 곳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 중 소비자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제품이다. 꼼베는 포도를 대한민국 안성에 전래해준 꽁베르 신부와 축제를 일컫는 페스티벌을 합쳐 만든 상표 이름이다. 하지만 현재 포도박물관은 운영상의 문제로 잠시 휴관 중이다.한국지방신문협회 경인일보 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2020-12-02 14:05:07

[안동을 걷다, 먹다] 9. 안동갈비와 냉우동

[안동을 걷다, 먹다] 9. 안동갈비와 냉우동

안동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안동에 사니 편안하다. 안동은 좋다. 날마다 안동을 걷고 안동음식을 먹는다.익숙한 그것들이 어느 날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동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동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동국시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혹은 헛제사밥의 심심한 내력도 내 귀에 속삭거리기 시작했다.무심했던 안동에 대한 내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투박한 내 입맛도 호사스럽게 안동을 먹게 됐다.안동에 대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안동이야기다.#9. 안동갈비와 냉우동안동에선 무엇을 먹지? 오늘도 고민이다.점심이야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걱정돼도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찾아서 먹으면 되지만 저녁 만찬으로는 '근사한' 음식다운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멀리서 귀한 손님들이 안동을 찾아오면 더 더욱 '안동다운' 음식을 먹이고 싶다.안동에 사는 우리는 그저 별 생각 없이 먹는 안동음식이지만 어쩌다 안동을 찾아오는 외지인들에게는 '별미'처럼 특별하게 느껴지는 그런 음식들이 안동에는 꽤 있다.서울에 가서 살아보면 우리나라 맛있는 음식이란 음식은 모두 서울에 몰려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전국 8도의 이름난 웬만한 음식은 물론, 전 세계 모든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특색있는 식당들이 시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그러나 대구의 '영혼'을 담은 '뭉티기'나 '막창'을 막상 서울에서는 제대로 맛볼 수 없다는 것이 식도락가들에게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라도 생고기를 대구 뭉티기로 오해하고 먹는 게 아니라, 연탄불에 구워낸 '고갈비'를 안동 간고등어로 여기고 먹어도 되지만 원조의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입을 더 궁금하게 해준다.햇살이 좋은 날이든, 바람 불어 좋은 그런 날이든, 아니면 첫눈이 소복이 내려 일찍 집에 들어가기 싫은 날이면 나는 어김없이 안동우체국 건너 오래된 골목길 모퉁이 '고향묵집'에 가곤 한다. 구석 골방에 들어가서 파전에 막걸리 한 병 뚝딱 들이키면 바깥 세상은 내 알 바가 아니다. 그렇게 몇 잔 들이키다 보면 '묵집'의 기본 찬이기도 한 탱탱한 메밀묵 한 접시와 문어숙회, 수육 등이 차례차례 상에 올라오고 푸짐한 안주를 보면 안동소주의 독한 누룩향기도 맡아보고 싶어질 것이다.안동출신 한 시인의 '안동소주'란 시에서는 그런 정취가 묻어나는 주막집 풍경이 엿보인다.◇안동소주(안상학)나는 요즘 주막이 그립다.첫머리재, 한티재, 솔티재, 혹은 보나루그 어딘가에 있었던 주막이 그립다.뒤란 구석진 곳에 소줏고리 엎어놓고장작불로 짜낸 홧홧한 안동소주미추룸한 호리병에 묵 한 사발소반 받쳐 들고 나오는 주모가 그립다.팔도 장돌뱅이와 어울려 투전판도 기웃거리다가심샘해지면 동네 청상과 보리밭으로 들어가기역도 없는 긴 이별을 나누고 싶다.까무룩 안동소주에 취한 두어 시간 잠에서 깨어나머리 한 번 흔들고 짚세기 고쳐 매고길 떠나는 등짐장수를 따라나서고 싶다.컹컹 짇어 개목다리 건너말 몰았다. 마뜰 지나 한 되 두 되 선어대어덕더덕 대푸벼리 해 돋았다. 불거리들락날락 내 팡을 돌아 침 뱉었다 가래재...등짐장수의 노래가 멎는 주막에 들러안동소주 한 두루미에 한 사흘쯤 취재돌아갈 길 까마득히 잊고 마는나는 요즘 그런 주막이 그립다. 고향묵집은 곰삭은 안동음식의 향기와 느낌을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주면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그래서 아무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숨겨둔 비밀의 숲 같은 곳이다.▶안동갈비골목소는 우리에게 남다른 정서로 다가온다. 요즘이야 먹고사는 형편이 옛날보다 좋아져서 숯불에 부위별로 구워먹고 스테이크로도 먹고 하지만 예전에는 소는 농사의 근본이었고 한 집안의 대들보같은 든든한 존재 그 이상이었다. 다큐영화 '워낭소리'를 보지 않았더라도 소는 평생 주인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든든한 동반자였다. 그래서 주인은 소가 늙어 죽어도 고기를 탐하지 않고 고이 묻어주지 않았던가. 소 한 마리만 있으면 농사는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든든했고 때로는 달구지를 끌기고 했고, 집안에 대소사가 있더라도 다 치를 수 있었고 심지어 자식들 대학까지 보냈다.무엇보다 우리 소 '한우'는 오천년 우리 민족과 함께 하며 살아 온 민족문화의 상징자산이다. 소의 큰 눈망울을 지긋이 바라보면 우리 민족의 정서가 통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소를 키우는 농민들은 '한우는 우리 민족의 영혼'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이야기가 옆길로 샜지만 한우는 수입 쇠고기가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하고 고유의 맛을 내서 우리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경상북도는 우리나라에서 한우가 가장 많다. 그 중에서도 안동은 경주 상주와 더불어 한우산지로 이름난 곳이다. 원래 한우가 약간 추운 '한대성' 가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동한우는 최적의 환경에서 자라는 셈이다.의외로 안동에는 안동이라는 지리적 표시 인증을 받은 먹거리와 농·식품이 꽤 많다. 안동국시야 지리적 표시인증을 받고 말고 할 거리가 아니지만 안동한우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안동소주는 누구나 알 정도로 워낙 유명하다. 안동포(삼베)와 안동콩, 안동생강, 안동산약(마), 안동사과도 지리적 표시인증을 받았다. 콩과 생강 산약은 안동이 국내 최대산지다.안동갈비골목은 안동역 건너편에 있다. 안동역에서도 '안동갈비골'이라고 적혀있는 긴 굴뚝이 보이는 그곳이 갈비골목이다. 이 굴뚝은 1960년대 이곳에 자리잡아 지역경제의 한 축이 되기도 한 '경상섬유' 공장의 흔적이다. 안동갈비식당들이 하나둘씩 터전을 잡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이 공장이 옮겨간 1980년대일 것이다.우리가 한우를 먹는 방식이나 부위는 단순하다. 숯불에 구워먹기도 하고 찜과 수육으로도 먹고 스테이크로도 먹는다. 등심과 안심은 기본이고 갈비살, 살치살, 눈꽃살, 부채살, 치마살 등 구워먹는 한우 부위도 다양해졌다. 안동갈비골목에서는 이런 복잡한 한우 상식은 무시해도 좋다. 여기선 수입산은 없다. 한우만 쓴다. 유명한 대구 동인동 찜갈비 골목에 가면 한우 갈비와 수입 갈비를 구분해서 가격을 달리하지만 안동갈비골목에서는 수입산은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또 갈비 외의 다른 부위도 없다. 오로지 갈비인데다 생갈비와 양념갈비 두 종류만 내놓는다. 생갈비라고 해서 숙성만 시킨 것이 아니라 조선간장으로 가볍게 버무려 내놓는 방식이 독특하다. 양념갈비도 양념이 그리 강하지 않고 마늘을 넣어 버무린 정도의 가벼운 느낌의 마늘양념갈비가 인기다.가격은 어느 식당이나 차이가 없다.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로 쇠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는 바람에 갈비가격이 얼마 전부터 1인분(200g)에 28,000원으로 3,000원씩 올랐다. 어느 식당을 찾더라도 안동갈비 맛은 대동소이하게 괜찮다. 경상도에서 '괜찮다'는 맛의 표현은 '맛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식당마다 차이는 있지만 3인분 이상을 먹으면 살이 조금은 붙어있는 갈비뼈를 넣어 끓이는 갈비찜과 된장찌개를 서비스로 내놓는다.낮에 가볍게 해장하러 갔다가는 다시 술자리를 피하기 어렵게 되기도 한다.음식 갖고 노는 '수요미식회' 등의 TV프로그램이나 요리연구가 백종원 등의 발길도 잦은 곳이다. ▶신선식당 냉우동고기가 아닌 다른 방식의 해장을 하고 싶을 때는 안동 신시장 주변에 있는 '신선식당'에 가서 '냉우동'을 먹는다.우동이야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에 유명한 우동집들이 워낙 많이 있어서 안동의 우동집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도 있다.그냥 얼핏 봐서는 '앗 이게 냉우동인가?'라고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신선식당 냉우동은 비주얼이 특별하다. 시원한 멸치육수에 면을 넣고 그 위에 고명으로 노란 단무지채와 김가루 삶은 계란을 올린 것이 전부였다. 면발이 일반 우동면보다 가늘었다. 그래선지 면발이 주는 식감이 탱글탱글하고 함께 씹히는 단무지채의 시원한 맛이 어우러진 덕에 상큼한 맛이 배가된다. 단무지를 고명으로 쓴 비법이 여기에 있는 것 같다.맛을 내는 다른 비법은 멸치육수를 낼 때 멸치를 통으로 끓여내는 데에 있다. 얼음까지 동동 띄운 차가운 육수 덕에 멸치 특유의 비릿한 바다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 단무지가 키포인트다. 해장하기 좋은 냉우동 식당이다. 메뉴판에는 비빔우동과 짜장면도 있으나 주로 냉우동을 먹는다. 가격은 4,000~5,000원.1981년에 개업했으니 올해로 40년이나 된 노포(老鋪)가 됐다. 옥동에 '장수우동'이라는 상호로 신선식당과 비슷한 형태의 '냉우동'을 내놓는 식당도 있다. 원조는 신선식당이다. 비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2020-11-28 05:00:00

[신팔도 명물]겨울 제주 바다의 진객 “방어가 돌아왔다”

[신팔도 명물]겨울 제주 바다의 진객 “방어가 돌아왔다”

제주바다 겨울철 진미로 불리는 방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방어는 봄 도다리, 여름 민어, 가을 전어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생선으로 통한다. 방어는 농어목 전갱잇과의 바닷물고기이다. 다 자란 방어는 몸길이가 1m를 훌쩍 넘는 대형 어류로 우리나라 연안을 회유하며 정어리와 멸치, 꽁치 등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산다. 겨울바다의 최고 별미 방어와 함께 겨울을 즐기길 기대해 본다.◆겨울철 제주바다의 진미,방어생김새는 긴 방추형으로 옆으로 약간 납작하고 등은 푸른색, 배는 은백색을 띠며 몸 중앙부에 희미한 노란색 세로띠가 있다. 생김새가 비슷해 부시리와 방어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방어와 부시리 모두 전갱잇과 생선이지만 방어는 위 턱의 끝부분이 뾰족하고 부시리는 부드러운 곡선 형태를 보인다. 그런데 개체에 따라서는 위턱 끝부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게 구별하는 방법은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의 길이(위치)를 비교하는 것이다.방어는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 끝선이 거의 나란한데 비해 부시리는 배지느러미의 끝단이 가슴지느러미 끝단보다 뒤쪽에 위치한다.일부 지역에서 부시리를 '히라스'라고도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일본에서 부시리를 '히라마사'라고 부른데서 유래된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용어다. 방어는 온대성 어류로 쿠로시오와 그 지류인 쓰시마 해류의 영향권에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제주도 근해 남부 연안에 많이 서식한다.봄과 여름에는 어린 방어가 먹이를 먹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하지만 날씨가 쌀쌀해지는 11월에서 2월까지는 산란을 위해 남쪽으로 내려온다. 이때 방어가 낮은 수온을 견디고 산란을 준비하면서 지방을 축적하기 때문에 지방이 적당이 올라 최고의 맛을 낸다.◆겨울 방어, 여름 부시리'겨울 방어, 여름 부시리'라는 말도 있는데 겨울에는 기름기가 통통하게 오른 방어가 맛있고 여름에는 부시리가 맛있다는데서 유래된 말이다. 방어는 그 무게에 따라 소방어(2㎏ 이하) 중방어(2~4㎏), 대방어(4㎏ 이상)로 구분되는데 큰 것은 무려 15㎏까지 나간다. 특히 일정 크기를 넘어서면 맛과 향이 떨어지는 다른 어종과는 달리 방어는 클수록 맛이 좋아 겨울 제철을 맞이한 대방어는 쉽게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방어에는 DHA, EPA와 같은 불포화 지방산이 많고 비타민 D가 풍부해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증 등 순환기계 질환의 예방은 물론 골다공증과 노화 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어는 두툼한 살점과 입에서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으로 인해 회로 즐겨 먹지만 지리나 매운탕으로도 인기가 높다.제주지역 방어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서는 겨울이 돌아오면 싱싱한 방어를 산지에서 맛보고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는 '최남단 방어축제'가 열린다. 2001년부터 시작된 최남단 방어축제는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제철방어를 맛보는 것은 물론 살아있는 방어를 맨손으로 잡는 '방어 맨손 잡기', 선상에서 대형방어를 잡는 손맛을 느껴볼 수 있는 '선상 방어낚시'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지면서 해마다 15만~20만 명이 찾는 제주의 대표축제다.하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축제가 취소됐다. 이에 모슬포수협에서는 축제 취소로 판로가 위축된 방어의 소비를 촉진, 어업인들에게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싱싱한 제철 방어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우선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50개 이마트 매장을 통해 대방어 1만 마리, 중방어 2만 마리를 특별 할인 판매하는 제주방어 특산물전을 운영했다. 이와 함께 모슬포항을 방문하는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방어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현장 할인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모슬포수협 관계자는 "올해는 어획된 방어를 대량으로 소비할 수 있는 방어축제가 취소됐기 때문에 새로운 판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 중매인들을 통해 전화주문 시 포장된 활어회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모슬포항을 방문할 경우 저렴하게 방어를 구입할 수 있는 현장 할인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방어 요리겨울철에만 먹을 수 있는 방어회는 겨울 제주 여행에서 가장 먼저 맛보아야 할 별미이다.마라도 앞바다에서 잡히는 쫄깃쫄깃한 식감과 더불어 두꺼운 지방층은 참치 뱃살 부럽지 않을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방어는 큰 녀석일수록 맛이 좋다. 작은 녀석은 부위별로 맛을 즐기기 어렵고, 대방어는 돼야 뱃살·속살·담기골살·꼬리살 등 각각 맛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제주에서는 김치와 함께 방어를 먹곤 하는데 방어의 두툼한 지방층과 김치가 궁합이 잘 맞다. 방어 뱃살에 기름이 오른 겨울 방어는 회로 먹을 때 간장과 초장 외에 양념간장에 찍어 먹어도 독특한 별미를 자아낸다.방어 활어회는 얇고 넓게 썰어 내고 숙성 방어회는 두껍게 썰어낸다. 식감에 따라 두께를 조절하는 것이다.방어회를 기름기가 풍부해 살점이 고소하고, 다른 등푸른생선에 비해 비린내가 적다. 회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소금만 살짝 회에 얹어 먹는 방법도 있다.살점 가운데 와사비를 얹고 오랫동안 씹으면 입안에 고소한 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회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방어 내장을 넣고 뼈를 푹 고아낸 맑은 지리탕과 매운탕을 추천한다.특히 방어 맑은 지리탕은 사골을 끓인 듯 진한 국물이 일품이다.붉은색 살을 가진 방어는 초밥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머리는 집에서 소금구이나 양념장 구이를 해 먹어도 맛이 일품이다.미역 등을 맛국물에 넣고 익힌 다음 살짝 데쳐 새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샤부샤부로 요리해도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겨울 횟감으로 제격강정욱 모슬포수협 조합장은 "겨울 횟감으로 이만한 게 없어요","추운 겨울에는 횟감으로 마라도 해역에서 잡힌 싱싱한 방어가 최고죠."라고 말했다. 강정욱 모슬포수협 조합장은 우리나라 방어 주산지인 제주도 모슬포(서귀포시 대정읍) 어민들의 소득 안정과 제주방어 소비 촉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강 조합장은 "모슬포 방어는 마라도 인근 해역에서 주로 잡히는 데 이 지역은 바다가 매우 깨끗한 청정해역인데다 물살이 강해 방어 맛이 최고로 좋다"며 "특히 마라도에는 자리가 많은데 방어들이 월동을 준비하면서 자리들을 먹기 때문에 '자리방어'라고도 불리며 그 맛과 향이 매우 우수하다"고 설명했다.강 조합장은 "제철을 맞은 겨울 방어는 기름기가 충분히 올라 최고의 횟감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회를 뜨고 남은 머리와 뼈, 내장도 구이나 탕의 재료로 쓰이는 등 하나도 버릴 게 없다"고 소개했다.강 조합장은 "방어를 활용한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하는 한편 싱싱한 방어회를 전국으로 유통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어 유통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신선도지만 방어는 쉽게 죽고 빨리 상하는 생선이기 때문에 선도 유지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강 조합장은 "현재 급속냉동 등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주문 당일 배달이 가능한 유통체계가 자리잡을 경우 소비 확대는 물론 어민들의 수익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제주일보 김두영 기자

2020-11-25 13:21:36

[영상] "경주 ‘삼릉 가는 길’ 함께 떠나요!"

[영상] "경주 ‘삼릉 가는 길’ 함께 떠나요!"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TV매일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특별방송 '삼릉 가는 길'

2020-11-23 17:44:15

[안동을 걷다, 먹다] 8. 안동역

[안동을 걷다, 먹다] 8. 안동역

안동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안동에 사니 편안하다. 안동은 좋다. 날마다 안동을 걷고 안동음식을 먹는다.익숙한 그것들이 어느 날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동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동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동국시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혹은 헛제사밥의 심심한 내력도 내 귀에 속삭거리기 시작했다.무심했던 안동에 대한 내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투박한 내 입맛도 호사스럽게 안동을 먹게 됐다.안동에 대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안동이야기다.8. 안동역이 사라진다첫눈이 올 것 같다. 안동역에 갔다. 첫눈은 첫사랑처럼 각별하다. 불현듯 찾아오는 첫눈은 첫사랑을 생각나게 한다. 첫눈은 달콤하지만 처음이라 아련하기만 하다.첫사랑도 각별하다. 첫눈처럼 살며시 찾아왔다가 첫눈처럼 재빨리 녹아버린, 어렴풋한 기억만 남아있는 첫눈 같은, 첫사랑과 첫눈은 그래서 이란성 쌍둥이다.안동역 앞에는 가수 진성의 '안동역에서' 라는 노래비가 있었다. 열차 출발을 알리는 역사내 스피커에서 '바람에 날려버린~~'이라는 노래가 흘러 나오는 듯한 환청이 들렸다. 나도 모르게 안동역에서를 흥얼거렸다.'안동역에서'는 누구나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을 첫사랑의 추억을 되살려준다. 누구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이든 어디서든 만나자고 약속한 첫사랑'이 있지 않았을까? 휴대폰도, '삐삐'도 없던 시절이었다. 연인들은 늘 다음에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헤어졌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자는 약속은 일종의 '번개팅' 약속이었다.유신 시절에도 군부독재 시절에도 사랑은 시대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었다."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기로 한 연인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첫눈은 소리도 없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기적소리 끊어지고 기차가 오지 않을 때까지 나는 끝내 나타나지 않는 연인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안동역에서'는 히트를 예감하거나 예고한 노래가 아니었다. 작사가 김병걸 선생이 '안동사랑 모음집'이라는 CD를 제작하면서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가수 진성에게 '용돈을 줄 테니 노래 한 곡 불러달라'고 해서 불러 2008년 제작 발매한 노래였다. 그런데 이 노래가 입소문을 타면서 서서히 대중의 인기를 끌었고 마침내 2012년 '전통가요' 1위를 차지했고 진성은 20년 무명가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안동시 홍보대사로 위촉돼 안동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긴다.그 안동역이 곧 이전한다.안동역은 '그 곳에 역이 있었네.'라는 자취만 남기고 운흥동 역사시대를 마감하고 역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첫눈이 내리게 될 때, 70년간 안동을 그 자리를 지켜온 '안동역'은 사라지고 안동버스터미널 옆으로 이전해 있을 것이다.첫눈이 내리면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연인들은 어느 역으로 가야 할까? 지금의 안동역인가 아니면 이전하는 신역일까 궁금하다.'첫사랑'에 실패한 우리는 첫사랑을 가슴에 묻고 다음 사랑을 찾아 훌훌 떠난다. 첫사랑, 첫눈의 기억이 아로새겨진 안동역을 뒤로 하고 우리는 12월부터 신안동역에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그 사랑을 기억하면서 '안동역에서'를 부르게 될 것이다. 안동역이 개통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1년 10월16일이었다. 처음에는 김천과 안동을 잇는 118.1km '경북선' 철도구간이 완공되면서 '경북안동역'이라는 명칭이었다. 경북선은 김천을 시점으로 상주, 점촌 이어서 예천 구간을 차례로 개통했고 공사 7년 만에 안동까지 이었다. 이어 서울과 경주를 연결하는 중앙선 철로가 놓이면서 안동역은 명실상부한 중앙선의 중심역으로 자리 잡았다.중앙선의 원래 명칭은 서울과 경주를 잇는다는 의미에서 '경경선'(京慶線)이라고 불렸다. 경경선이 완공된 1940년 3월1일 당시 미나미 조선 총독이 참석할 정도로 성대하게 안동역에서 개통식이 열렸다.철도 부설은 내륙오지 안동을 새롭게 각인시키고 발전시키는 계기였다. 안동역을 중심으로 안동의 도심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경북선과 중앙선의 교통요지가 된 안동은 일약 경북 북부지역의 상업중심으로 발돋움했다.한편으로는 독립운동을 위해 가산을 정리하고 만주로 떠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흘리는 눈물의 '이별역'이 되기도 했다. 안동역 구내의 급수탑(給水塔)은 12각형 구조물로 형태가 독특해 등록문화재 제49호로 지정돼 있어 안동역이 이전해 가더라도 보존될 예정이다.요즘 안동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줄잡아 하루 600-700여 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안동역은 쇠락한 상태다. 서울과 대구 영덕, 상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속속 뚫리면서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은 급감했다. 가까운 영주와 의성을 오가는 단거리 승객이 대부분이다. 청량리나 부산으로 가는 장거리 승객은 손에 꼽힐 정도라고 한다.안동역에서 영주 단양 제천 원주를 거쳐 청량리까지 가는 열차는 하루에 7편, 3시간 30분이 걸린다. 동해나 강릉까지 가는 열차 3편, 동대구역과 부산 부전역까지 가는 열차도 각각 3편씩 있다. 한번쯤 자동차 핸들을 내려놓고 KTX가 다니지 않는 안동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느리게 느긋하게' 여행하는 재미는 어떨까.'우리 시대의 작가' 이문열의 대하소설 '변경'은 오래전 안동역 풍경을 생생하게 확인시켜 준다. 경북 영양 두들마을이 고향인 이문열 선생은 1960년대 초반 안동 중앙국민학교에서, 2년반 다니다가 상경했다. 그래서 그의 소설 변경에는 안동역에 대한 그의 기억이 곳곳에 배어있다."철이도 안광읍 역에 내리면서부터 기분이 달라졌다. 까마득하게 느껴지던 안광에서의 어린 시절이 역광장 앞 거리의 낯익은 풍경으로 문득 생생하게 살아난 까닭이었다. 저만치 자신이 입학해서 이년 반이나 다닌 초등학교가 그리운 옛집처럼 눈에 들어왔고, 자기들이 살던 구시장 골목길도 조금만 정성들여 더듬어 가면 금세 찾아낼 것 같았다. 시외버스 정류장인 통일역도 3년전과 같은 자리에 별로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남아있었다. 아무리 변화의 속도가 느린 50년대 말의 3년이라 해도 그 때 나름으로는 꽤나 달라졌겠지만, 서울 같은 대도시를 본 눈에는 오히려 전보다 더 작고 초라해진 듯 보일 뿐이었다. 거기다가 사탕과 껌, 멀미약 따위를 펼쳐놓은 작은 목판을 메고 이 버스 저 버스를 옮아 다니는 난장이 아저씨도 그대로인걸 보고, 철은 자신이 그곳을 까맣게 잊고 지낸 게 스스로 이상할 지경이었다."(변경 제1부 불임의 세월)이 대목에서 작가가 표현한 안광읍이 바로 안동이다. 소년 이문열이 기억하는 1960년대 안동역전 모습이다.이 안동역사가 이전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의 본가인 임청각 복원사업의 일환이라는 점도 상기할 만하다.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전인 2016년 5월 임청각을 방문, 석주선생의 후손들을 만나 임청각 복원을 약속한 바 있었다. 그리고 2017년 8.15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문 대통령은 '임청각 복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복원사업 계획이 수립되면서 임청각 앞을 지나는 철로 이전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비가 내린 후 기온이 영하로 급강하했다.혹시 이번 주말이 아니더라도 첫눈은 곧 예고도 없이 내릴 것이다.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한 첫사랑이 떠오르지 않더라도, 이번 주말 곧 사라질 안동역에 가서 첫사랑을 추억하자. '여기에 안동역이 있었다' 라며 안동역을 찾는 추억여행은 어떤가? 혹시라도 10년 전, 20년 전 그 사랑이 우연히 찾아온다면 만날 수도 있는 막연한 기대도 한 번 품어보면서 말이다."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오지 않는 사람아 안타까운 내 마음만녹고 녹는다 기적소리 끊어진 밤에어차피 지워야 할 사랑은 꿈이였나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대답 없는 사람아 기다리는 내 마음만녹고 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밤이 깊은 안동역에서..."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2020-11-21 05:00:00

감시렁에 대롱대롱, 쫄깃쫄깃 입안에 쏙…'상주곶감'

감시렁에 대롱대롱, 쫄깃쫄깃 입안에 쏙…'상주곶감'

초겨울 도시 전체가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여지는 곳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곶감 1번지 경북 상주시다. 56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상주곶감은 대한민국 곶감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다. 지난해에는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등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초겨울 곶감왕국 상주시곶감은 우리의 대표적 말린 과일이자 100% 자연산 겨울 간식이다. '꼬챙이에 꽂아 말린 감'이어서 곶감이라 불렀는데, 요즘은 꼬챙이에 끼우지 않고 주로 플라스틱 전용 걸이에 매달아 말린다. 전국 곶감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상주의 곶감만들기는 10월 중순부터 시작됐다.상주에는 집집마다 감나무와 감 말리는 시렁(긴 나무 두 개를 박아 그릇이나 물건을 얹어 놓는 것)이 있다. 늦가을이면 마당이나 평상에 건조 중인 감말랭이, 감 깎는 손길들, 곶감이 대롱대롱 매달린 감시렁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규모가 큰 농가는 매달린 감의 수가 수백만 개나 된다.11월 중순쯤까지 감을 깎아 그늘 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두고 건조시킨다. 반건시로 되는 데 50∼60일, 건시로 되는 데 60∼80일이 걸린다.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에 반건시가 출하되고, 구정을 앞두고 건시가 나온다.인구 10만 정도인 상주의 곶감 생산농가는 5천 호에 이른다. 한 해 생산되는 감은 4만5천여t이다. 이 가운데 곶감 1만2천t 이상을 생산해 연매출 3천억원의 전국 최고 생산과 소득을 올리고 있다.특히 상주 곶감농가의 60% 정도는 가업을 이어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를 이어 곶감 생산에 종사하다 보니 남다른 열정과 애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영석 상주시장과 정재현 상주시의회 의장 등 상주의 대표적 지도자들도 모두 곶감 생산 경험이 많은 배테랑들이다.◆맛과 건강 탁월한 겨울간식열대 과일 등 다양한 세계 과일이 시장에 쏟아지지만 상주곶감은 쫀득한 식감에 당도가 아주 높아 소비자들의 사랑이 식지 않는다.특히 상주는 곶감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고동저의 지형적 특성은 큰 일교차로 당분 축적이 유리한 기후조건을 만든다. 비옥한 토지는 물빠짐이 좋아 전국 제1의 고품질 감 생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떫은감인 둥시감으로 만드는 상주곶감은 다른지역 감보다 당도는 4배, 비타민A는 16.6배, 비타민C는 1.5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혈액 응고 저해물질인 글루코스와 갈락토스로 구성된 다당류가 있고, 항혈전작용과 혈액 순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스코폴리틴 성분도 함유돼 있다.상주곶감은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고, 곶감을 아침 대용으로 먹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상주곶감은 2008년 14만2천 개의 곶감을 청와대에 선물로 납품했으며, 2008년도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과 2010년도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진화하는 곶감…빵과 막걸리까지곶감을 재료로 한 떡과 빵, 막걸리 등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떡 프랜차이즈 기업인 '떡보의 하루' ㈜떡파는사람들(대표이사 성우진)은 2년 전 밥맛 좋기로 유명한 상주 아자개쌀(대표 안성환)과 상주곶감으로 만든 신제품 '상주곶감떡'을 내놓았다.떡 속에서 곶감이 나와 색다른 식감이 있고, 떡과 곶감을 함께 먹으니 쫀득한 감칠맛이 더 느껴져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성우진 대표는 "곶감과 떡의 궁합이 절묘하다는 반응 덕분에 전국 167개 가맹점에서 골고루 판매되고 있다. 결혼식 등 각종 행사 답례품의 대량 주문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곶감빵은 상표권 등록까지 돼 있다. 상주시가 소상공인들과 함께 '감고을상주 곶감빵'을 개발한 뒤 상표권 1종, 포장박스 디자인권 2종에 대한 지식재산 등록을 2018년 10월에 마쳤다. 이는 상주곶감의 전국 관광상품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곶감, 날개를 달다햇빛, 바람과 같은 자연조건을 활용한 상주 전통 곶감농업은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의 국가중요농업유산 제 15호로 지정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위상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관광자원화 등 부가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사업이 가능해졌다. 국가중요농업유산은 농업인이 해당 지역에서 환경, 사회, 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한 유·무형의 농업자원 중에서 보전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해 국가가 지정하는 농업유산이다.역사와 전통이 각별한 상주는 예로부터 '삼백(三白)의 고을'로 통했다. 삼백은 곶감, 쌀, 누에고치를 일컫는다. 그만큼 상주에서는 오래 전부터 감 농사가 잘됐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468년 예종 즉위년에 상주곶감을 진상품목으로 정했다는 기록이 있다. 상주곶감의 역사성을 보여주는 이 기록은 상주곶감이 우리의 오랜 농특산물임을 말해준다. ◆국내 최고령 750년 감나무상주 외남면 소은리에는 750여년 된 감나무가 있다. 국내 최고령이며 이름은 '하늘 아래 첫 감나무'다. 오랜 세월을 견디느라 줄기의 가운데가 둘로 갈라져 있지만 해마다 감 3천~4천 개가 열릴 정도로 왕성한 결실을 맺고 있다. 백화점에서 개당 1만원 정도의 비싼 값에 팔린다고 한다소은리에는 전국 유일의 곶감공원도 있다. 상주곶감공원은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이라는 창작동화를 주요 테마로 한다. 곶감의 본고장 상주의 역사적 정통성을 알리고 상주곶감을 홍보하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있다.◆상주곶감 세계로상주곶감의 명품화를 통해 국내시장을 석권한 상주는 세계시장 석권도 노린다. 상주곶감은 상주시의 적극적인 명품화 전략과 해외시장 판로 개척 덕분에 최근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상주IC 인근에 위치한 상주곶감유통센터(대표 이재훈)가 그 중심에 있다. 560여 농가에서 엄선된 곶감을 출품, 매년 6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이곳에서는 곶감의 집하, 선별, 가공, 저장, 포장, 물류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상주곶감의 유통 일원화, 품질 고급화, 수출 활로 개척의 중심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상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상주곶감을 알리고, 직접 판매를 하기도 한다.상주곶감유통센터는 지난해 뉴질랜드에 곶감 1.6t을 처음 수출했고, 상주원예농협은 네덜란드에 1.3t을 수출했다. 상주곶감이 유럽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다. 올해는 교포가 많은 미국, 한류 바람이 드센 동남아시아는 물론 네덜란드, 스페인, 뉴질랜드 등 9개국에 24t, 3억4천만원 상당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강영석 상주시장은 "세계에 상주곶감을 알리기 위해 시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고 있다"며 "상주곶감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찾고 판로를 더욱 넓혀 상주곶감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상주곶감 구입 문의=상주시 곶감유통센터054)~536~0907, 상주시청 곶감관리팀054)537~6325.한국지방신문협회 매일신문 고도현기자

2020-11-18 14:30:00

[삼분선생 신국진의 신나는 생활낚시] 점점 진화하는 낚시 장비

[삼분선생 신국진의 신나는 생활낚시] 점점 진화하는 낚시 장비

영남권 낚시인들의 축제인 "2020 대구낚시엑스포"가 스포츠 레저 산업주간을 맞아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다. 예년 같으면 낚시 모임의 납회가 열리는 시기이지만 코로나19로 두차례나 연기된 뒤 어렵게 낚시 박람회가 열렸다.이번 박람회는 낚시뿐만 아니라 캠핑,골프 등 최근 늘어나고 있는 레져산업의 트렌드를 한 눈에 느낄수 있는 박람회였다. 이번 행사를 통해 레져산업의 1번지를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낚시제품의 변화를 소개한다. ◆눈길끄는 수상좌대캠핑카와 트레일러 그리고 보트의 구경도 좋았지만, 필자에게는 낚시 부스에 더 많은 관심이 갖다. 민물낚시 장비도 매년 다르게 신제품이 나와 낚시인들을 편리하고 안락한 낚시를 즐길 수 있게 변화하고 있다. 튜브를 물 위에 띄워서 낚싯대 받침대를 설치하고 파라솔이나 텐트까지 부착하여 1박이나 2박 이상의 긴 시간 낚시를 즐길 수 있게 제작된 제품이 선보여 많은 낚시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수상 좌대는 물 위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독립된 공간이라 코로나19로 인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도 줄일 수 있다.좌대는 수년 전만 하더라도 붕어낚시 출조에서는 흔치않은 제품이었지만 최근에는 물가에 좌대 없이 낚시하는 사람을 만나보기 힘들 정도의 시대가 되었다.짧은 시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제작된 간단하고 편리한 낚싯대 받침대부터, 장박(이삼이 이상 오랫동안 낚시하는 사람)하는 사람에게 소형텐트 설치까지 할 수 있는 좌대도 선보였으며, 물가 연안에서 저수지 중앙으로 한참 들어가 수상에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수중 좌대까지 다양한 좌대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과학을 접목한 낚시장비붕어낚시의 장비 개발은 급진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과학을 접목한 낚시장비까지 출시돼 많은 낚시인들이 편리하게 자연과 벗하며 낚시를 즐길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어렸을적 아버지를 따라 낚시를 가면 카바이트 간데라를 사용해 불을 밝혀 찌를 보는 아득한 시절도 있었고, 그 뒤를 이어 화학적인 케미가 나오자 붕어 밤낚시는 많은 낚시인을 편리하게 했다. 현재는 소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자 케미의 시대가 되었다. 이 또한 더 진일보해 붕어가 입질하면 케미의 색이 변하는 시대가 되었다. 박람회에 참가한 바코 전자케미 이석우 대표는 "전자 케미는 붕어낚시뿐 아니라 바다낚시 등 모든 낚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으며 신상품 개발과 불량률이 최대한 없도록 신경을 쓰며 제품 생산을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신상품은 붕어가 초기 입질을 할 때 푸른색의 케미가 붉은색으로 변화도록 만들어져 5대 이상 많은 낚싯대를 펼치고 낚시하는 사람이 잠시 한눈을 팔더라도 바로 알아챌 수 있는 신제품을 출시해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붕어가 입질하면 색이 변하는 제품이라니 상상만해도 기대가 되었다.필자는 지금까지 사용해보지 못했지만 조만간 물가를 찾아 사용해보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드론을 활용한 드론낚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 드론 산업의 발전으로 낚시에 드론을 접목한 드론낚시도 선보여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드론낚시는 낚시인이 원하는 '포인트'에 미끼를 매단 낚싯줄을 배달해 물고기를 낚는 것이다. 즉 강둑이나 해안에서 낚싯줄을 인력으로 날리는 전통적 방식과 달리 특별 개조한 드론을 통해 낚시꾼이 원하는 최적의 '포인트'에 줄을 매단 미끼를 배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낚시꾼 스스로 원하는 포인트에 미끼를 던지는 기술을 드론이 대체하면 낚시의 즐거움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새로운 변화임에는 분명해 보였다.실제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드론낚시대회가 열리고 있다.내년 박람회에서는 새로운 제품으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다양한 낚시 소품들 등장해혼자이거나 가족 또는 지인과 함께 낚시를 떠난다면, 낚시용품 이외에도 우리에게 필요한 물건이 많다. 삼시세끼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한 버너도 이 중 한 가지인데, 이번 박람회에 버너를 제작하는 업체도 참여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밤낚시 중 따듯한 커피 한잔이 추위도 녹일 수 있고 낚시의 풍미도 더 할 수 있다.대상 어종에 따라 많은 낚싯대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고 그에 따른 소품의 가짓수도 많아가정에 보관하는 장비의 양이 많아 아내의 눈치를 보며 잔소리를 들을 때가 많은 것이 낚시인들의 현실적 고민이다, 또 낚시 출조 준비에도 필요한 장비가 어디 있는지, 한참동안 찾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낚싯대와 릴 소품등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고, 보관 장소도 최소한으로 줄여줄 장식장도 이번 박람회에 등장해 많은 낚시인에게 관심을 받기도 했다.낚시 박람회를 찾는 낚시인들은 새로운 낚싯대와 장비를 보고, 만져보며 느끼려 찾는 방문객도 있지만 또 다른 목적은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 찾는 사람들도 많다. 대구 동구에 있는 코러낚시도 큰 판매 부스를 설치해 다양한 낚싯대와 장비 소품을 최대한의 할인율을 적용해서, 현장 판매를 해 인기를 끌었다.코러낚시 부스 직원은 낚싯대의 특성과 장점, 장비나 소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이 더해져 방문객의 호평을 받았다.◆낚시를 즐기며 코로나 블루 이겨내야필자도 2020 대구 스포츠 레저 산업주간 캠핑 낚시 골프 생활체육 박람회에 참석해, 아피스(APIS) 부스에서 박람회를 찾은 방문객들과 낚시 이야기를 3일 동안 진행해 많은 관심과 질문을 받았다.낚시란 다른 레포츠에 비해 알려주는 사람이 많지 않고 주위에 물어보고 싶어도 흔치 않기에 이번 박람회 행사동안 많은 질문을 받았다.특이하게도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낚시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낚시의 기초에서부터 전문적인 부분까지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요즘 가족과 함께 낚시를 많이 다녀 관심이 있기도 한 것 같았다.낚시를 전문으로 하는 방송이 있기에 이전보다 어린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낚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 느껴졌다.2020 박람회에 참석해 한단계 발전된 낚시 제품들을 체험하는 것도 기억에 남지만 박람회에 방문한 낚시인들과 낚시 이야기로 보낸 시간들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다.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낚시붐'을 이끌어 나갈 미래 꿈나무들을 위한 '어린이 낚시체험'과 '와노피싱' 등 조구사들이 직접 알려주는 '낚시비법강좌', FTV에 출연 중인 장효민, 최재영 씨 등 유명 낚시인들과 함께하는 '낚시캐스팅 이벤트'를 진행했다. 대구낚시엑스포 특별자문을 맡은 '전국붕어낚시인협회'에서는 낚시안전교육과 심폐소생술(CPR) 체험을 현장에서 직접 선보였다.한국낚시협회 수석부회장이며 대구 대표 낚시 기업인 APIS 김오영 대표는 "마스크 착용과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어, 내년 낚시 박람회는 올해보다 많은 낚시 업체가 참가하고, 자유롭고 편하게 박람회를 낚시인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박람회에 참석한 한국낚시채널 FTV 나채재 대표는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많은 힘들어하는 이 시기에 낚시를 즐기며 마음의 스트레스를 날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글·사진 신국진 한국낚시채널 FTV 제작 위원㈜아피스 홍보이사 신국진

2020-11-18 14:13:19

[안동을 걷다, 먹다] 7. 숨어있기 좋은 책방

[안동을 걷다, 먹다] 7. 숨어있기 좋은 책방

안동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안동에 사니 편안하다. 안동은 좋다. 날마다 안동을 걷고 안동음식을 먹는다.익숙한 그것들이 어느 날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동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동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동국시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혹은 헛제사밥의 심심한 내력도 내 귀에 속삭거리기 시작했다.무심했던 안동에 대한 내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투박한 내 입맛도 호사스럽게 안동을 먹게 됐다.안동에 대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안동이야기다.7. 동네책방(마리서사, 가일서가, 모메꽃 책방)을 가다숨어있기 좋은 방.아주 어린 시절 나는 시골집 다락방에 혼자 올라가서 형과 누나들이 읽은 헌 책들 속에 파묻혀 좋아하는 보물같은 만화책을 찾아내 읽는 놀이를 즐겼다.대학에 들어가서는 학교 앞 '골방 같은' 술집에 들어앉아 '해전사의 인식'같은 금서들을 한 두 권 깔아놓고 토론하면서 '막걸리'를 마셨다.회사를 다닐 때는 점심을 먹으러 나온 효자동 뒷길 막다른 골목집 '천장 높은' 칼국수집에서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면서 칼국수와 파전을 시켰다. 책읽기 좋은 날들이었다. 물론 그날 오후 내내 책은 내 손에서 떠나지 않았다. 햇살이 좋은 그런 날에는 그 눈부신 햇살을 피한다는 핑계로 다시 그 집에 책 한 권 들고 숨어 들어가곤 했다.▶책마을, 마리서사가을이다. 책읽기 좋은 계절이다.한 번 가본 듯한 그런 '숨어있기 좋은 책방'을 만났다. 차 한 잔 마시면서 하루 종일 이 책 저 책 뒤적이면서 숨바꼭질을 하듯 이 방 저 방 다니다가도 심심하면 눈앞에 펼쳐지는 호수에 눈을 한 번 씻고 나면 눈앞에 펼쳐진 세상이 아득해지는 그런 책방이 있다.역사의 향기 물씬 풍기는 오백년 고택에서 차의 향기를 맡으면서 책 읽는 호사는 어떤가? 혹은 '이육사 시인'의 시를 따라 산골마을, 소박한 시인의 책방을 찾아나서는 여행도 괜찮다.'교보문고'같은 대형서점은 이제 잊어라.우리가 동네책방에 여행을 가는 이유가 생겼다.이 가을, 한권의 책을 사서 읽어야 할 이유는 매일같이 차고 넘친다.책마을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책마을'은 안동댐 수몰로 인해 폐교된 와룡 도곡초등학교를 통째로 책방으로 만들었다. 와룡면 소재지에서도 구불구불 고갯길을 20여분 곡예운전하면서 올라가야 한다. 고개마루에 올라서자 발 아래 호수가 보였고 학교건물이 나타났다.안동 책마을, '마리서사'다.모더니즘 시인 박인환이 운영한 책방, '마리서사'(茉莉書肆)를 본따 만든 '책마을'은 도서관 사서를 하던 박상익 씨가 이 폐교를 매입, 조성한 거대한 '책방'이다. 헌책방이다. 2층짜리 학교건물 전체를 책창고로 꾸몄다. 서가를 꾸미다가 만 듯, 교실마다 제각각 쌓여있는 책무더기 사이로 보고 싶은 책을 찾아다니는 여정은 마치 숨은 그림 찾기 하듯 흥미롭다.도대체 몇 권의 책이 있는지 조차 알 수가 없다. 뒤죽박죽인 듯 하지만 어떤 교실에 들어가면 질서정연하게 서가에 가지런하게 잘 정돈이 돼있기도 했다. 간혹 귀중한 책들이 눈에 뜨이면 신대륙을 발견한 듯 기뻤다. 헌책방을 찾아 나서는 여행에는 그런 묘미가 있다.오래된 책에선 향기가 난다. 이른 새벽 푸석푸석한 맨얼굴을 만나듯, 생경하지만, 눈빛만은 초롱초롱한, 그리운 그 시절 역사가 배어있는 책들이다. 책장을 살짝 넘겨 저자의 친필사인이나 책을 소장했던 사람의 온기를 발견하면 더 더욱 반갑다. 소장하고 싶은 욕망은 배가된다. 그렇게 헌책을 뒤적거리다가는 책방은 하루 안에 다 둘러보지도 못하고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당신을 유혹하는 치명적인 지뢰밭이 될 수도 있다.교실 창으로 흘러들어오는 가을 날 저녁놀을 보면 자칫 오늘은 책을 보면서 여기서 하룻밤 묵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면 지체없이 주인장에게 무심하게 요청해보라.교실 한 칸은 책을 사랑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로 온전하게 내어줄 준비가 돼있었다. 하루를 온전하게 책들에게 할애할 여유가 있다면 와룡 책마을 여행을 선택하라.안동시내 골목길에 자리잡은 '마리서사, 오로지 책'에서는 이 책마을에서 뽑혀져 나온 책들을 파는 '안테나숍' 같은 책방이다.이 산속 책마을은 화, 목, 토요일에만 열리고, 나머지 절반인 월, 수, 금요일에는 시내 헌책방 '마리서사. 오로지 책'에 가야 한다.▶가일서가작은 책방 하나 내서 하루종일 책 속에 파묻혀 살고 싶다는 것이 어릴적 '로망'이었던 적이 있다. '가일서가'는 그런 책읽는 삶을 고택에 실현시킨 '몽환적인 책방'이다.그 곳은 여전히 조선시대 선비들이 공부하고 있는 듯한 고색창연한 고택이었다. 경상북도 도청이 들어선 안동시 풍천의 유서깊은 '가일마을' 안쪽에 자리잡은 고택, 노동서사였다. 일제하 노동운동, 독립운동에 헌신한 사회주의자 권오설 선생의 체취가 가득한 고택이다.문중의 허락으로 이가람 대표는 1년간 고택을 수리하는 수고를 마다않고 이곳에 책방을 열수 있었다.가일서가는 책만 파는 책방이 아니라 지역민과 함께 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함께 한다. 이 집의 주인이었던 권오설 선생이 '원흥학술강습소'를 열어 이웃주민들을 교육을 하고 노동조합 운동, 독립운동을 주도하셨듯이, 이 대표는 마을 아이들을 위한 영어교실과 마을주민들과 함께 하는 책읽기 등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가일서가를 프랑스의 '꼬뮌'처럼 지역사회 문화운동의 중심지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포부가 읽힌다. 책 읽고 글쓰기까지 지도하면서, 출간을 도와 인세(印稅)를 돌려주는 기쁨도 주고 있다.판매하는 책은 주로 인문서다. 책방 주인이 선정한 책은 한 권 한권 예쁘게 포장이 돼있어서 사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로 예쁘다. 책은 구입해서 자기가 원하는 공간에 '짱박혀서' 차분히 독서하면서 차를 마실 수 있다. 단 수다는 금물이다.가일서가는 예약제로 운영한다. 고택이라는 공간 탓에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없고 책을 읽고 차를 마시는 공간이라 어쩔 수 없는 예약제다. 주말에는 예약하지 않아도 방문할 수 있다.▶모메꽃 책방이육사 시인의 '초가'라는 시에는 "...가시내는 가사내와 종달새 소리에 반해 빈 바구니 차고 오긴 너무도 부끄러워 술래짠 두 뺨 우에 모매꽃이 피었고...."라는 싯구가 나온다.'모메꽃'은 매꽃의 안동사투리다. 들판 지천으로 피는 모메꽃은 가시내가 부끄러우하듯 한낮에는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없다. 밤이나 이른 새벽에 피었다가 해가 뜨면 '부끄러워' 스르르 꽃잎을 오므린다. 나팔꽃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소박한 꽃이다.안동에서 도산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와룡 이하마을 한 귀퉁이에 자리잡은 '모메꽃 책방'은 육사지킴이로 유명한 이위발 시인이 마련한 소박한 책방이다.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고향 영양 언저리인 안동에 내려 온 그는 이육사문학관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문학관 활성화에 온 힘을 쏟았다. 그는 시작(詩作)활동을 하는 틈틈이 평생 소원인 문학학교를 마련하는 대신 이육사 문학관에서 이육사 선생을 알리고, 대신 와룡의 소박한 책방을 꾸리는 것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했다. 책방 한 켠에는 이 시인 부인의 염색공방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모메꽃은 안동정서와 닮아 있습니다. 나팔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들판 지천에 핀 소박한 꽃인데다, 새벽에 몰래 핍니다. 작은 책방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고 육사의 시에도 나오는 꽃이라 모메꽃 책방이라 이름을 지었지요."모메꽃 책방의 책은 주로 이 시인이 소장하던 인문도서와 시집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구성돼있었다. 책을 사지 않더라도 커피와 차를 마셔도 좋다. 모메곷 책방에 앉으면 통창으로 보는 가을 들판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산 아래에서 나무들이 바람에 후두둑 떨어지는 풍경이 시(詩)보다 더 시적으로 보이는 곳이었다.시인은 문학관에서 근무하느라 월요일에만 만날 수 있고 평소에는 그의 아내가 책방을 지키며 염색공방까지 함께 운영한다.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2020-11-14 05:00:00

중국·일본 관광객은 '팔공산'…대만 관광객이 선택한 이곳은?

중국·일본 관광객은 '팔공산'…대만 관광객이 선택한 이곳은?

대구시와 대구관광뷰로는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인스타그램, 웨이보 등 대구관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해외 채널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대구 핫플레이스 추천 이벤트'를 진행했다.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힘들어진 시기에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대구 관광지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추진한 이번 이벤트는 대구관광 SNS 해외채널에 게재된 대구의 주요 관광지 32개소 중, 꼭 방문해보고 싶은 곳 10개소를 선택해서 답글을 다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총 1,834명이 참여하였다.이벤트 결과, 대구 방문 외래관광객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대만 관광객은 '서문시장'을 1위로 꼽았고, 이어 팔공산, 계산성당 ,칠성야시장의 순으로 추천했다.중국과 일본 관광객의 경우 모두 '팔공산'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국 관광객은 이월드, 대구아쿠아리움,칠성야시장 순으로, 일본 관광객은 서문시장,수성못,사문진주막촌 등의 차례로 추천했다.또한, 동남아를 비롯한 영어권 관광객들은 '이월드'를 가장 핫한 관광지로 추천했으며, 강정보 디아크 앞산전망대,서문시장 등이 뒤를 이었다. 대구시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관광지를 11월 중에 '대구 핫 플레이스 지도'로 제작하여 대구관광 SNS 해외채널 등 국내외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제갈진수 대구시 관광과장은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SNS를 최대한 활용 외국인의 관점에서 선호하는 관광지 조사를 통해 국가별 핀셋 마케팅에 활용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여 선호 관광지에 체험콘텐츠를 확충하여 대구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핫플레이스 중심으로 인근 관광지와의 연계상품을 만들어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0-11-11 14:11:06

[이원선의 힐링&여행]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이원선의 힐링&여행]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감돌자 내 마음속의 풍차는 추풍(秋風)을 잔뜩 품어 세차게 돌기 시작한다.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많아 붉게 물들고, 카로티노이드(carotinoid)가 다량 함유되어 노란색을 띤다는 원색적인 이론을 떠나 어디로든 가잔다. 등살에 못이기는 척 이곳저곳을 고르고 견주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길을 잡는다. ◆억지춘양의 고장,봉화 춘양을 가다국립백두대간 수목원은 2008년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 중 대구·경북을 비롯하여 내륙지방의 활성화를 위한 3대 문화권(신라·가야·유교)의 생태·관광기반 조성사업에 선정됨으로 생겨난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생물자원의 안정적 확보 및 보존·연구를 위한 기후대별·권역별 국립수목원 확충 계획의 일환으로 조성된다.총면적 5,179㏊, 총사업비 2,201억(토지매입비 포함)원을 투입한 프로젝트로 2009년 착공, 2015년 12월(공사기간 약 7년)에 완공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탐방한 누적인원은 607.630명(2020.10.30.일 현재)이며 수목원 내에는 진입광장을 포함한 35개의 크고 작은 정원을 조성,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봉화 춘양은 겨울철이면 단골손님처럼 추위를 달고 사는 고장이다. 경상북도 안에 계란노른자처럼 박혀 추위라면 빠지지 않은 대구와 한겨울의 날씨는 비교하면 거의 10도 씩이나 차이가 날 때도 있다. 그 바람에 오히려 강원도가 울고 갈 지경이다. 이런 옹골찬 추위가 단점만은 아니라서 명품 소나무를 길러냈다. 이름 하여 춘양목이다.춘양목은 겉껍질에 붉은빛이 돌아 적송이라고도 부르는 육송이다. 하지만 이 명품 소나무, 춘양목으로 인해 한때는 시련을 겪고 억지춘양이라 달갑지 않은 이름까지 얻는다. 흔히 춘향전을 빌어 변 사또의 갑질로 춘향의 수청을 빗대어 억지춘향이라고도 하지만 이와는 다르다. 억지춘양이란 일제강점기 때 왜놈들이 춘양과 울진, 강원도 등지에서 산판 한 소나무를 춘양 땅으로 죄다 모은 뒤 이를 실어내기 위해 억지 철로를 건설한데서 유래된 단어다.◆가을옷으로 갈아입은 백두대간 수목원.정문을 나서자 우산대에 우산이 나란히 꽂혀있다. '빨주노초파남보'무지개색깔을 띈 무지개우산이다. 안내원의 설명에 의하면 비가 오면 우산으로 사용하고 오늘처럼 햇볕이 쨍쨍하면 양산으로도 사용한단다. 탐방객이라면 어느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탐방이 끝난 후에는 반납만 하면 된단다. 아닌 게 아니라 탐방객들 중 몇몇은 이미 쓰고 다닌다. 형형색색으로 치장한 우산이 자연으로 들어가니 또 하나의 자연이 되어 낙엽처럼 나풀거린다.입구의 왼쪽으로는 희색 나비꽃으로 보이는 꽃 단지가 활처럼 휘어져 이랑이랑 흐드러졌다. 때마침 역광을 받아 눈이 부실 지경이다. 조금 더 오르면 트램(전기자동차)정거장이고 추억의 정원이다. 가을철을 맞아 추억의 정원은 울긋불긋 한껏 치장을 마쳐 탐방객들을 맞고 있었다. 양탄자처럼 즐비하게 장식된 각종 국화꽃들이 짙은 향기를 뿜어내고 머리가 허옇게 쉰 갈대는 서산을 기웃거리는 태양빛을 온몸으로 받아 파파머리 할아버지처럼 하얗다. 수목원 관광은 도보로도 가능하지만 트램을 이용할 수도 있어 누렇게 늙은 호박과 옥수수가 풍기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한 후 오르는 길은 트램을 이용하기로 했다.정거장에 대기하고 있는 트램에 탑승을 마치자 출발과 동시에 안내방송이 스피커를 통해서 울려나온다. "왼쪽으로 보이는 나무가 가을철이면 열매가 발갛게 익는 마가목입니다." 이후에도 안내방송은 계속되었지만 전부를 기억할 수는 없었다. 어느 순간 중간기착지에 닿았는지 내릴 사람은 내리라는 안내방송이다. 잠시 뒤 트램은 떠났고 우리는 종착역에서 내렸다.올라올 때 보인 풍경이나 종착역의 풍경은 추운지방답게 가을을 비켜나 일찌감치 겨울을 준비하는 듯 낙엽을 떨군 앙상한 가지가 심심찮게 눈에 띈다. 사람들이 모두 내리자 수목원 내의 취사는 금지 되었지만 도시락 등 간단한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아닌 게 아니라 수목원 곳곳으로 벤치와 테이블을 겸비한 휴식공간이 뜨문뜨문 보인다. 점심시간을 한참이나 지난 시간대라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보이지 않고 거칠어진 바람결을 타고 보금자리를 떠난 낙엽만이 한잎 두잎 가을볕 속에서 몸을 뒤 짚는다. ◆가을야생화가 여행객을 맞다.호랑이 숲으로 가는 길은 소로나, 차도나, 자드락길이나 어디든 잘 정비되어 있었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도 무난히 다닐 수가 있는 길이다. 일행은 산 쪽으로 난 자드락길을 택했다. 20~30여분이나 걸었을까? 가장먼저 만난 곳은 암석원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자작나무숲이다. 유목을 갓 벗어나 이제 한창 자라기 시작하는 자작나무다. 따라서 강원도 인제에 있는 자작나무숲이나 김천의 자작나무 숲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늦가을을 맞아 노란 물감을 뒤집어쓰고 나란히 선 모습이 보기에도 황홀하다.자작나무는 타는 소리가 자작자작 거린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껍데기에는 기름기가 많아서 불쏘시개로도 쓰며 차가버섯이 자라는 나무로도 유명하다.자작나무 바로 아래의 정원이 암석원이다. 암석원 한 중앙에는 가을철임에도 분수가 시원하게 뿜어져 하얗게 머리를 푼다. 그 아래로는 바위와 어우러져 구절초, 쑥부쟁이, 벌개미취 등 각종 가을야생화가 아기자기하게 흐드러졌다. 호랑이를 찾아가는 길에 절로 힘이 솟는다.◆수목원의 명물인 호랑이수목원 최고의 인기는 아마도 호랑이 인 듯싶다. 호랑이 숲은 1만1천500평 규모로 조성된 대규모 숲에 백두대간에 살았던 시베리아 호랑이를 보존 및 전시하는 시설로 2017년에 2마리를 방사했지만 한 마리는 폐사했다. 그 후 다시 2마리를 더 들여와 현재 3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호랑이 숲은 자작나무숲을 돌아서 아래로 내려오자 곧바로 보였다. 이제는 호랑이와 마주할 수 있다 싶어 뛰어 갔더니만 앗~불사! 철망으로 둘러친 우리 안에서 녀석들은 깊은 잠에 빠져있다. 둘러선 관광객들이 "호랑아 일어나라!"애타게 불러보지만 못 들은 척 내 지금 할 일은 오직호랑이는 뭇 짐승들 중 최상위 포식자로 용맹도 하지만 잠이라는 듯 꿈쩍도 하질 않는다. 아쉬움이 다락같이 남아 쉬 자리를 뜨질 못한다. 전설이나 우화, 설화 등에 따르면 어리석고 우매한 동물로 종종 등장한다. 어느 것이 진짠지 또 어느 것이 가짠지는 중요치가 않다. 그만큼 사람들의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산신령처럼 인자한 모습으로 때로는 흉악한 살인범으로 등장하는 호랑이의 이야기들, 그 중 몇 가지를 들어본다.소백산 희방사 창건에 대한 두운조사와 서라벌 대부호의 딸에 관한 설화, 계룡산 청량사의 남매 탑에 얽힌 설화, 호가호위(狐假虎威: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뜻)란 사자성어가 그렇고 해님 달님 이야기가 그렇다. 그 중 백미는 아무래도 곶감이란 말에 도망갔다는 어리석은 호랑이 이야기가 아닐까?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호랑이가 몸을 일으켰다. 관광객들은 뜻밖의 상황에 어리둥절하고 시선은 웬 횡재냐 싶어 일제히 호랑이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리다. "야~ 멋지다."를 연발한다. 그 한 번의 몸놀림에 포효하는 호랑이의 기를 듬뿍 받은 기분이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호랑이, 잠시나마 늠름한 자태를 보인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고맙다. 호랑아~"란 말이 입안서 절로 웅얼거려진다.돌아오는 길은 산 아래로 물이 흐르듯 가지런하게 누운 자드락길을 택했다. 타박타박 걷는 길에 거울연못에 들렸다. 언젠가 매일신문을 통해서 "英왕립원예협회 사진 공모전 겨울연못 촬영, 정원 부문 2위"란 기사가 생각나 호기심이 더했다. 한낮이고 겨울이 아닌 가을철이라 감흥은 반감이지만 아담한 연못은 얼굴이 고스란히 비칠 정도로 깨끗하고 맑았다. 거리만 가깝다면 사진을 하는 사람으로 겨울철이면 한번 도전해 보고픈 마음이 인다.생각만큼 길지도 지루하지도 않은 길이다. 탐방의 막바지에서 선물처럼 백말 한 마리를 만났다.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가 타던 '적로'란 말이 저렇게 의젓하고 음전했을까? 빨갛게 타오르는 단풍을 배경으로 사람이 있든 없든 그저 풀을 뜯는다. 그 모습이 너무 여유롭고 한갓지다. 한참을 지켜보노라니 어느새 자연 속으로 들어가 절로 동화된 듯싶다. 글·사진 이원선 시니어매일 편집위원 lwonssu@hanmail.net

2020-11-11 14:10:12

‘택시타고 포항을 즐기세요’ 경북 포항시 ‘해설이 있는 관광택시’ 발대식

‘택시타고 포항을 즐기세요’ 경북 포항시 ‘해설이 있는 관광택시’ 발대식

"택시 기사들이 가이드하고 문화해설하는 포항 관광택시 타보세요."경북 포항시는 택시 기사 10명을 선발해 포항 주요 관광지를 안내하는 관광택시 운행을 시작했다고 11일 밝혔다.관광택시는 포항공항의 진에어 취항을 기념하고, 코로나19로 국내 관광객 증가에 부응하기 위해 출범했다. 택시 기사들은 포항시 등의 추천코스를 운행하며 관광지 설화와 역사적 의의, 맛집 등을 소개한다.관광택시는 포항시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요금은 기본 3시간 6만원, 5시간 9만원, 추가요금은 시간당 2만원이다. 추천코스 외에도 관광객이 자유롭게 관광지를 선택해 여행코스를 만들 수도 있다.포항시는 지난 9월 관광택시 기사를 공개 모집해 10명을 최종 선발하고, 친절 및 문화관광 해설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오어사, 보경사,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호미곶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요 관광지는 두 차례에 걸쳐 현장교육도 펼쳤다.이강덕 포항시장은 "SNS를 비롯한 온·오프라인 홍보를 통해 관광택시가 활성화돼 공항이나 KTX를 이용하는 소규모 개별 관광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포항을 관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0-11-11 13:32:52

무착륙 관광비행 확대 조짐 "대만 하늘에서 면세품 구입 가능?"

무착륙 관광비행 확대 조짐 "대만 하늘에서 면세품 구입 가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호응을 얻고 있는 '무착륙 관광비행'과 관련, 관광에 더해 면세품 구입까지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비행의 범위가 국내에서 해외로 확대되는 게 골자이다.이날 홍남기 부총리는 국회 예결위에 출석,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방안 질의에 "법무부와 관세청 검토를 종합, 비교적 긍정적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자체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일부 항공업계들이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무착륙'이라는 표현 그대로 비행기가 특정 목적지에 착륙하지 않고, 일정 시간 하늘에서 비행만 하다 되돌아오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기내식 등 기내 서비스를 받는 게 위주인 관광비행이 해외여행을 장기간 할 수 없게 된 관광객들의 여행 욕구를 일부나마 채워주며 관심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침체한 항공업계가 수익 모델로도 개발하고 있다는 것.여기에 기내 면세품 판매까지 추가하는 방안이 이날 언급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하늘만 돌다 오는 '국내선' 상품이 나와 있는데, 비행기가 다른 나라 상공까지 가는 경우 승객들이 '국제선'에 탑승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이에 따라 합법적으로 면세품 판매가 이뤄지면, 역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를 도와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우리나라와 가까운 국가들의 '하늘'이 '면세품을 살 수 있는' 무착륙 관광비행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홍남기 부총리는 대만과 일본을 언급하며 우선 "대만으로부터는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은 면세가 허용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외 사례와 국민 정서도 (살피는 게)필요하다"고 덧붙였다.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대만 관광객들이 지난 9월 한국관광공사 및 대만 여행사·항공사가 공동 개발해 내놓은 제주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을 이용하기도 했다. 당시 120명 승객을 태운 비행기는 대만 타이베이 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 상공까지 왔다가 되돌아갔다. 해당 상품은 4분만에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0-11-09 17:26:35

[안동을 걷다, 먹다] 6. 비밀의 숲 '낙강물길공원'

[안동을 걷다, 먹다] 6. 비밀의 숲 '낙강물길공원'

안동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안동에 사니 편안하다. 안동은 좋다. 날마다 안동을 걷고 안동음식을 먹는다.익숙한 그것들이 어느 날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동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동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동국시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혹은 헛제사밥의 심심한 내력도 내 귀에 속삭거리기 시작했다.무심했던 안동에 대한 내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투박한 내 입맛도 호사스럽게 안동을 먹게 됐다.안동에 대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안동이야기다. 6. 비밀의 숲(시크릿 가든 혹은 낙강물길공원)끌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는 몽환(夢幻)적인 '수련' 연작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화가다."마법처럼 내 연못이 깨어났다. 난 홀린 듯 팔레트와 붓을 잡았고 다시는 그보다 더 멋진 모델을 만날 수 없었다"문득 2007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빛의 화가-모네' 전시회에서 본 8점의 '수련' 연작이 떠올랐다. 프랑스 파리의 마르모땅(Marmottan)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수련 연작의 서울나들이였다. 미술사에서 '인상주의'의 성서로 불리는 모네의 대표작인 '수련'.그 수련의 모델이 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안동에서 만났다.모네는 '물의 작가'이자 '빛의 마술사'로 잘 알려진 19세기의 대표적인 인상파의 선구자다. 그의 삶은 물과 정원으로 가득했고 그의 그림은 '물의 풍경'으로 가득하다. 그의 그림은 눈에 비치는 빛을 색채로 표현하는 데 충실했다. 그래서 그의 '수련'은 눈에 비치는 그대로 몽환적인 느낌을 충실하게 표현해냈다.우리가 미술사적으로 족적을 남긴 '피카소'같은 거장보다는 눈으로 느낄 수 있는 감성에 충실한 수련의 '모네'와 목가적인 '밀레', 혹은 여인을 그린 '모딜리아니'를 좋아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몽환적인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은 때론 사진같은 사실적 묘사보다는 빛의 유희가 필요하다.'말 그대로' 안동은 물의 도시이자 댐의 도시다. 낙동강이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는 데다 '안동댐'과 '임하댐'이라는 거대한 두 개의 댐이 가둬 놓은 거대한 호수는 이맘 때부터 봄까지 안동을 늘 안개 자욱한 물의 도시로 만든다. 이른 아침 출근할 때마다 만나는 강 위에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차를 돌려, 호수 저만치 안개 속으로 달려가도록 출근길을 유혹한다.이 도시에서의 '무위도식'의 나날들은 때로 평소에는 잘 가지도 않던 길을 가보고 싶어하는 모험심을 발동하게 한다.'낙강'(洛江, 낙동강)의 물길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시내 쪽 강변길을 쭉 걷다가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평소에는 안동의 대표적인 여행 포인트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월영교'까지만 간다. 그 위쪽에 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월영교를 지나 민속촌으로 난 오른쪽 다리를 건너지 않고 안동댐 쪽으로 이어진 물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10여분 걸었을까 했는데 쭈삣쭈삣 앙상해진 은행나무길이 나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노란 은행잎의 군무를 뽐내던 은행나무들이었다. 아마도 며칠 전 내린 가을비와 강풍에 '추풍낙엽'(秋風落葉)신세가 된 모양이다.일부러 아무도 치우지 않았는지 길은 온통 은행잎들이 바람에 나뒹군다.제대로 오지도 않은 가을이 속절 없이 갔다. 아직도 푸르른 메타세콰이어와 전나무가 도열한 숲으로 눈길이 갔다. 비밀스러운 분위기가 풍겨나는 그 숲 속으로 한 발 들어선 순간,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아득해졌다.원래 퇴계선생을 기리는 의미를 담아 조성한 '낙강물길공원'이 사람들로부터 '비밀의 숲'으로 불리게 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낙강 물길이 흘러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듯한 작은 연못과 숲 그리고 피크닉하기 좋은 햇살 좋은 가든. 수련이 가득 찬 연못에서는 분수가 저 혼자 물을 내뿜고 있다. 마치 모네의 정원에 있는 일본식 다리를 본뜬 아치형 다리까지 아담하게 자리잡은 숲은 지베르니 정원을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흡사한 분위기였다.모네는 화가이자 정원사이기도 했다. 그는 매일 자신의 정원을 가꾸면서 시시각각 바뀌는 빛에 따라 달라지는 모델을 화폭에 옮겼다. 그의 모델은 그의 정원이었고 그의 그림은 수련연작이었다.그가 21세기에 살아 안동에 여행을 온다면 수련연작을 이을 작품을 하나 더 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연못에 자생하는 수련은 물의 상징이다. 가까운 하회마을이 강에 핀 '연꽃마을'이라는 의미에서 '부용촌'(芙蓉村)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회마을을 바라보는 강 건너가 그래서 '부용대'다. 중국 후난(湖南)성의 요우쉐이허(酉水河)의 아름다운 연꽃마을 '부용진'도 기억났다.여행의 기억은 오래도록 남는다.연못가에서 물 속의 수련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모네의 '수련'이 그대로 눈에 들어오는 듯 했다.가을햇살 가득한 날에는 도시락을 싸고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 피크닉을 가야겠다. 파릇파릇한 정원은 피크닉하기에 좋다.머릿속에서는 코르셋을 꽉 조여 허리를 잘록하게 한 로코코 양식의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깃털 달린 모자를 쓴 공작부인들이 비밀의 숲을 재잘거리며 산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녀들이 우아하게 거닐 것 같은 그 가든에서는 '비밀의 숲'에 대한 소문을 듣고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걸그룹 소녀들이 모여 앉아 게임을 하고 그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수련이 보이는 기다란 벤치에 앉아서 가을날 햇볕을 한참이나 쬤다. 텀블러에 담긴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샌드위치를 '브런치' 삼아 먹으며 '어슬렁 어슬렁' 산책하기에 딱 좋았다.연못과 아치다리를 어슬렁거리다가 안동댐 쪽으로 난 왼쪽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단풍나무와 자작나무 가득한 길을 걷는다. 붉디붉은 단풍나무 터널과 자작나무에서 나는 향기는 잠시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 것이다.안동루에 오르는 도중 드디어 퇴계의 시 한편 '陶山月夜詠梅'(도산 달밤에 핀 매화)을 만났다.안동 곳곳에 남겨져 있는 퇴계 선생에 대한 흠모의 유적이다.獨倚山窓夜色寒(독의산창야색한)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기운이 차가운데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 매화나무 가지 끝에 둥근 달이 떠 오르네不須更喚微風至(불수경환미풍지)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도 이니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향만원긴) 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 차네그 길 끝에서, 철제 계단을 하나씩 힘겹게 오르면 마침내 안동루(安東樓)에 닿아 낙강 물길이 펼치는 대장정의 발원을 볼 수 있다.장관이다.낙강의 물길은 잠시 이 댐에서 큰물로 만나 다시 새로운 발원지가 된 듯이 아스라이 낙동강 천리길 부산 앞바다까지 이어지는 대장관을 연출한다.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2020-11-07 05:00:00

[배낭 메고 인생네컷]  낙동강 따라 자연 정취 만끽 '상주' 편

[배낭 메고 인생네컷] <6편> 낙동강 따라 자연 정취 만끽 '상주' 편

4명의 뮤지션들이 인생 사진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신규 예능 프로그램 '배낭 메고 인생네컷'에서는 여 섯번 째 여행 장소로 '상주'를 방문했다.5일 방송된 '베낭 메고 인생네컷' 상주 편에서는 상주의 주요 관광지와 맛집, 체험거리 등이 소개됐다.이날 뮤지션들은 경천대 국민관광지에 위치한 서바이벌 체험장을 찾았다. 이들은 안전보호장비를 착용한 뒤 OB와 YB로 팀을 나눠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게임 결과 제아와 창민이 속한 YB팀이 승리했다.한바탕 전쟁(?)을 치른 네 사람은 황토볼 맨발 체험장을 찾았다. 이들은 경천대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 마련된 황토볼길을 걸으며 자연을 만끽하던 중 맨발 버스킹을 선보였다. 여행으로 한껏 흥이 오른 그들은 자신들의 기분을 노래로 표현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노래를 마친 원미연은 "공기가 기가 막히다. 호흡이 쭉쭉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하자 이치환은 "발 마사지를 해서 기가 도는 것 같다"라며 황토볼길에 대해 극찬했다.이어 수상레저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상주보 수상레저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곳은 낙동강, 경천섬 일대의 아름다운 절경과 함께 수상자전거, 카누, 카약, 폰툰보트 등 다양한 수상 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들은 카투 체험을 즐기며 오늘의 인생네컷을 위해 기념사진도 함께 남겼다.이 밖에도 출연진 4명은 피크닉 명당 '경천섬'과 '패러글라이딩 체험장' 등 상주를 대표하는 주요 관광지와 맛집을 찾아다니며 봉화 곳곳의 명소들을 소개하며 체험했다.한편, SBS와 한국신문협회가 공동기획한 '배낭 메고 인생네컷'은 경상북도 관광지 10선을 선정해 매주 월요일 오후 5시50분에 SBS를 통해 시청자 곁으로 찾아간다. 더불어 대구·경북민들은 매일신문 네이버TV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2020-11-05 17:11:21

[황수영의 자카르타 체류기] 1. 대한민국 프리미엄

[황수영의 자카르타 체류기] 1. 대한민국 프리미엄

자카르타. 2억7천만 인구가 사는 인도네시아의 수도로 자카르타에만 약 1천만 명이 산다. 서울과 비슷한 인구를 자랑하는 큰 도시이지만 나는 자카르타에 오기 전까지 인도네시아를 잘 몰랐다. 인도네시아에 세계 그 어느 곳보다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외국인 노동자가 타국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지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었다. 몇몇 외국인 직장 동료는 우리의 특수한 비자 상태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자신들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하지만 나는 회사 건물에 있는 은행에서 계좌 개설부터 체크카드 발급까지 막힘 없이 이틀 만에 완료했다. 능통한 영어와 친절함으로 빠른 계좌 개설을 도와줬던 은행 직원이 있었는데, 카드를 수령하러 다시 은행을 찾았을 때 다시 말을 걸었다. "한국 사람이죠? 저 방탄소년단 좋아해요." 그녀는 BTS도 아니고 한국어로 또박또박 방탄소년단이라고 말했다. BTS가 은행에서 나를 도왔구나.BTS는 자카르타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나라로 치면 쿠팡과 비슷한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업체의 모델이 BTS였고, 이들은 자카르타 중심가 지하철역 광고와 영화관 중간 광고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택시를 기다리다가 택시 전면 광고에서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을 보기도 했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웠던 최시원 씨는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판 불닭볶음면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8년간 살았던 인도네시아 친구는 "인도네시아에는 슈퍼주니어 진성 팬이 많다. 슈퍼주니어는 한국 아이돌 그룹 중에서 인도네시아에 맨 처음 진출해 케이팝 문화의 터전을 닦았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마니아층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비단 인도네시아인들만 케이팝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본인 동료는 동방신기 출신 김재중(영웅 재중) 팬이었고, 노르웨이 직장 동료는 고등학생 때 4인조 걸그룹 카라 팬으로 열심히 활동했다고 했다. 아시아 대륙을 넘어 북유럽까지 진출한 케이팝의 영향력은 내 안의 국뽕을 꿈틀거리게 했다.더 놀라운 것은 일터 곳곳에 친한파가 포진해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팀 동료 한 명도 한국 정부 장학금을 받고 한국에서 석사 학위를 딴 한국 유학파이며, 협력 기관인 인도네시아 정부 부처에도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인재들이 곳곳에 있다. 회사 인사팀 부장님도 한참 업무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그런데 말이야, 나는 한국이 먼 나라처럼 느껴지지 않아"라며 '사랑의 불시착', '쇼핑 왕 루이' 등 아직 나도 보지 못한 한국 드라마 이름을 열거했다.자카르타 쇼핑몰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는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오뚜기 카레, 오징어집, 새우깡, 참기름 등 평범한 한국 제품을 위한 자리가 쇼핑몰 식품관에 따로 마련돼 있다. 자카르타의 고급 쇼핑몰 꼭대기에 CGV가 진출했고, 나는 지난해 화제의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회사 근처 CGV에서 BTS의 광고와 함께 감상했다.코로나 19 사태 이후 성공적인 방역 덕분인지 한국에 관한 관심은 인도네시아에서 더 커진 듯하다. 회사 전체 직원들과 온라인으로 코로나 19 대책 회의를 할 때 "한국의 한 스타벅스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갔는데 마스크를 쓴 직원들은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 마스크 종류가 무엇이냐"라는 구체적인 질문이 회의 중간에 등장했다. '코리안 필터! KF-94'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재 구매하기 어려울 테니 말을 아꼈다.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 문화와 한국인에게 우호적인 이유는 케이팝 열풍 외에도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지원도 한몫을 한 것 같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유전자 증폭검사(PCR) 진단키트와 KF-94 마스크 등을 인도네시아 정부에 전달했다는 뉴스가 인도네시아 주요 언론에 소개됐다. 나도 한국인인지라 이런 뉴스를 보면 괜히 뿌듯해진다. 나도 재택근무가 끝난 뒤 사무실로 돌아가면 아껴둔 KF-94 마스크를 직장 동료들에게 선물해야겠다.

2020-11-01 05:00:00

[안동을 걷다, 먹다] 5 안동찜닭

[안동을 걷다, 먹다] 5 안동찜닭

안동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안동에 사니 편안하다. 안동은 좋다. 날마다 안동을 걷고 안동음식을 먹는다.익숙한 그것들이 어느 날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동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동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동국시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혹은 헛제사밥의 심심한 내력도 내 귀에 속삭거리기 시작했다.무심했던 안동에 대한 내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투박한 내 입맛도 호사스럽게 안동을 먹게 됐다.안동에 대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안동이야기다.5. 안동찜닭음식은 기억을 되살려주는 '마법'이다. 낯선 외국에 가더라도 낯익은 음식을 만나면 전생에 이 곳과 깊은 인연을 맺은 듯한 기시감을 주는 것이 음식의 매력이다.'안동찜닭'도 그렇게 유년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떠올려준다.우리나라 사람만큼 닭요리를 사랑하는 국민이 있을까 싶다. 자영업 선호도 1위가 치킨집이다. 자고나면 치킨집이 하나 더 생긴다. 요즘이야 코로나시대라 경기를 많이 타지만 비대면 배달음식 1위 역시 치킨이다.'안동찜닭' 역시 치킨집의 일반적인 역사와 함께 한다.뭘먹어도 배고팠던 시절이었다. 1970년에서 80년대로 넘어오는 시대는 그랬다. 지금보다는 먹거리가 풍족하지 않았다. '1인1닭' 이라는 신조어는 사치였다. 주머니가 얇았던 그 때, 닭 한 마리로 온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안동찜닭은 닭 한 마리로 여러 사람을 배불리 먹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나온 해법이었다.안동찜닭골목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안동원조통닭 임명자 사장은 "당시에는 대학생과 방위병 등 젊은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찜닭 한 마리 시켜놓고 배불리 먹곤 했다"며 "그 때는 닭을 통째로 튀겨먹는 통닭과 찜닭이 '주메뉴'였는데 여럿이 오면 찜닭을 시켜야 충분히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요즘같이 각 부위별로 절단해서 튀기는 조각 치킨보다는 닭을 통째로 튀겨내는 '(옛날)통닭'이 대세인 시대였다.그냥 튀김옷을 입혀서 튀겨내면 여럿이 먹기에 부족하지만 여기에 감자와 각종 채소를 넣고 조리고 마지막에는 불린 당면을 넣으면 푸짐해진다. 보통 접시에 담기에는 양이 많아서 옛날에는 아예 '오봉'이라고 불리는 큰 쟁반에 수북이 담아서 내놓았다.이 찜닭은 퇴근한 직장인들에게 저녁 겸 푸짐한 안주거리가 됐고 주머니가 얇은 학생들과 군인들에게도 최고의 먹거리였다.요즘도 성지순례하듯이 안동 찜닭골목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대충 30여 곳에 이르는 찜닭골목에 자리잡은 식당에는 하나같이 각종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력을 덕지덕지 붙여놓고 치킨을 사랑하는 '치느님'의 시선을 끈다.안동에 가면 꼭 맛봐야 할 음식 중의 하나가 안동찜닭이다.'찜닭'이라는 음식이 조리법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의 갈비찜을 대구에서는 '찜갈비'라고 부르듯이 찜닭도 서울에서는 '닭찜'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동찜닭은 닭을 찌는 요리가 아니다. 닭을 찌거나 삶는 요리는 닭백숙이나 삼계탕이다.'안동찜닭'은 닭볶음탕(닭도리탕)의 안동식 변형이다. 고춧가루를 넣어 매콤하게 하는 대신 붉은 고추를 어슷어슷 썰어 청양고추 특유의 '칼칼한 맛'을 유지하되, 간장소스로 조리를 해서 시원하면서도 단 맛을 내게 한 것이 안동찜닭의 특징이다. 여기에 굵은 당면을 넣거나 사각당면을 넣어 여럿이 먹어도 푸짐하게 했다. 특히 간장 소스에 졸여 담백한 닭고기와 어울어진 당면의 맛이 일품이다.'구시장' 찜닭골목에 자리잡은 식당들의 찜닭 맛은 기본은 비슷하지만 입맛에 맞추는 바람에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대동소이하다.안동사람의 향수를 자극하는 음식이 바로 이 안동찜닭이었다. 예전에는 이 구시장 일대가 안동에서 가장 번화한 '시내'라 부르는 원도심이었다. 안동역이 지척 간에 있고 지금은 대형마트(홈플러스)가 들어선 자리에는 시외버스터미널이 자리잡고 있어서 안동을 오가는 사람들이 가장 북적이는 곳이었다. 구시장 대로 건너편에는 중앙신시장이 있다. 그 사잇길에는 안동포(삼베)를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그야말로 안동을 대표하는 상권이었다.요즘 나는 아주 가끔 시내를 가면 아주 오래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시내까지 걸어가서 안동극장에서 영화 한 편을 보고, 저녁에는 친구들을 만나 찜닭을 시켜 먹었던 옛 기억을 소환하곤 한다.그리곤 어슬렁어슬렁 잘 정돈된 시내 보행길을 걸어, 전국 3대 빵집의 하나로 이름난 '맘모스제과'에 들러 갓 구워낸 빵 냄새를 맡는다.안동찜닭이 지금처럼 온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2000년대 초반 '봉추찜닭'이라는 브랜드의 프랜차이즈가 서울에서 대박을 치면서 부터였다. 배달된 찜닭도 좋지만 찜닭골목에 가서 번호표를 받고 한꺼번에 네다섯 개의 화로 위에서 동시에 조리되는 찜닭이 조리되면서 풍기는 간장향을 맡는 것은 안동을 걷다가 얻을 수 있는 득템 중의 하나다.내 기억속 '안동찜닭'은 토실토실한 닭을 직접 고르면 닭집 사장님이 즉석에서 목을 쳐서 닭을 잡아 조리하곤 했다. 집에서도 닭을 잡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에 그다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마도 그 때는 식당에서조차 냉장고 보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신선한 닭으로 조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찜닭골목에 들어서면 나는 꼭 찜닭 한 마리 먹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 같은 것이 생긴다. 코로나사태는 대구 치맥 페스티벌보다는 못하지만 흥청망청하던 '안동찜닭축제'도 열지 못하게 했다.안동오일장은 2, 7일마다 열린다. 구시장과 중앙신시장 등의 상설시장이 있지만 오일장이 열리면 장터는 묘한 흥분감과 긴장감이 흐른다. 시골장날다운 특유의 축제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기 때문이다.장날엔 평소 만나지 못하던 이웃동네 친구도 만나고 찾아가서 뵙지 못하던 먼 친척아재와 할매도 운좋게(?) 장터에서 만날 수 있다. 꼭두새벽부터 부산하게 '꽃단장'을 하고 댓바람에 첫 버스를 기다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 손수 농사지은 고구마와 마, 참깨같은 금쪽같이 귀한 농작물을 내다팔려면 남들보다 일찍 장터에 나가 목좋은 곳을 골라잡아야 했다.도산지나 녹전과 예안, 임동, 북후는 물론, 일직과 와룡, 심지어 의성 단촌에서도 안동에 장을 보러왔다. 오일장은 중앙신시장 노외주차장이 주무대다. 조금 늦게 도착한 상인들은 여기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도로변과 주변 골목으로도 '난전'을 펼친다.오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이른 아침에 가야 제대로 시장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어르신들은 참 부지런하다. 이른 새벽부터 좌판을 깐 난전 할매들은 "진지 자셨니껴?"같은 구수한 안동사투리 수인사로 북적거리다가도 흥정을 할 때는 영락없이 '장사의 달인'이 되었다가도 푸짐하게 한 됫박 더 주는 인심을 베푼다.안동에는 연중 제사가 끊이지 않는 종갓집들이 꽤 많다. 신시장 골목에 들어서면 삶은 문어나 건어물을 파는 가게와 떡집이 많이 눈에 많이 들어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문어는 전라도의 홍어처럼 필수적인 제수다. '안동 간고등어'를 직접 가공해서 판매하는 간고등어 가게들도 포진하고 있다.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2020-10-31 08:15:07

대구수목원 등 ‘모두의 관광지’ 13곳 선정

대구수목원 등 ‘모두의 관광지’ 13곳 선정

대구시가 장애인, 어르신, 영유아, 임산부 등 관광약자 등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모두의 관광지' 13경을 선정했다. 대구시가 추천한 모두의 관광지 13경은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국립대구기상과학관 ▷대구교육박물관 ▷향촌문화관 ▷대구예술발전소 ▷김광석다시그리기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국립대구박물관 ▷대구미술관 ▷이월드 ▷대구수목원 ▷사문진역사공원▷달성습지생태학습관이다.이번 모두의 관광지 선정은 지난 6월 5일부터 6월 29일까지 총 3회에 걸친 현장조사와 문화관광해설사, 열린관광지 담당자 등과의 현장면담을 통해 각 관광지에 대한 일반적인 현황과 특성을 반영, 대구시 구·군별 대표 관광지 40곳을 1차로 선정했다.이후 1차로 선정된 40곳의 관광지 중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정한 열린관광지 선정 체크리스트 항목인 장애인주차장, 무장애정보, 보행로, 경사로,계단, 조명, 휴게시설, 화장실, 지원기기,인력지원, 관광콘텐츠, 승강기, 음식점 등 11개 평가기준에 대해 2차 모니터링 조사를 실시했다.조사 결과, 전체 40곳 중에서 동구는 2개소, 북구1개소, 중구 3개소,수성구 3개소, 달서구 2개소,달성군 2개소로 총 13곳을 선정했다.대구시는 무장애 관광환경이 우수한 지역인 13곳을 기반으로 관광지 유형 및 특성을 반영해 관광약자가 실제 관광활동을 즐기는 데 있어 무리가 없는 일반 관광지와 연계, 누구나 관광활동을 하는데 제약을 받지 않는 테마관광 코스를 개발했다.▶ 낙동강 생태탐방코스 : '달성습지생태학습관→ 사문진역사공원→ 화원동산'▶ 교육안전코스 :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대구교육박물관→ 국립대구기상과학관'▶ 도심 탐방코스 : '대구예술발전소→ 김광석다시그리기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힐링체험코스 : '대구수목원→ 이월드→ 두류공원'선정된 관광지에 대해 문체부 열린관광지 공모사업 후보지 추천, 모두의 대구관광지 영상 콘텐츠 제작, 모두의 관광지 물리적 환경 개선 등의 사업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모두를 위한 대구관광 가이드북은 대구시 E-Book(ebook.daegu.go.kr) 문화·관광·체육에서 누구나 열람,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대구경북관광안내소(동대구역, 대구국제공항, 엑스코), 대구관광안내소(동성로, 약령시, 이월드, 대구역) 7개소에 현재 배치되어 있다.한편, 대구시에서는 2015년 중구 근대골목이 문체부 열린관광지로 선정되고, 올해에는 비슬산군립공원, 사문진주막촌이 열린관광지로 추가 선정되는 등 관광에서 소외된 계층의 관광활동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무장애 관광사업이 다양하게 추진되어 왔다.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앞으로 장애인, 어르신, 임산부 등 관광약자를 배려하는 '모두의 관광지 13경'에 대해 관광 제반 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이를 대·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관광인증제'를 도입해 전국적으로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2020-10-28 13:57:46

[신팔도명물] 담양 대나무밭

[신팔도명물] 담양 대나무밭

'담양 대나무밭 농업'이 지난 6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주관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됐다. 대나무 품목으로는 세계 최초다. 2014년 제4호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이래 6년 만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승격된 것이다.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은 매년 2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유산자원의 조사·복원, 환경정비 등 지속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 담양군은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을 계기로 담양 대나무를 생태 자원으로 활용해 주민소득 증대는 물론 관광까지 아우르는 6차 산업으로 육성할 게획이다.◆세계중요농업유산 선정된 담양 대나무밭2044년까지 4배 이상 확장=현재 담양군 전역 대나무밭은 2420ha에 달한다. 핵심지역은 국가중요농업유산 제4호 만성리·삼다리 대나무밭(36.2ha)이다. 담양군은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에 맞춰 현재 2420ha 대나무밭을 1만ha까지 확장해 '에코담양'을 실현하기로 했다. 오는 2044년까지 매년 150~300ha씩 대나무 밭을 늘려 갈 예정이다.담양군은 대나무 공방 및 홍보전시관 조성, 탐방코스 마련, 대나무 연계 친환경농업 기반 구축, 대나무 신소재 산업화 추진, 대나무 산업단지 육성 등을 위해 오는 2023년 또는 2025년까지 23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담양군 관계자는 "신산업개발이 더 쉬울 수 있지만 사실 대나무는 긴 시간 농민들의 가치 구현과 문화생성의 근거가 돼주고 있다"며 "대나무밭 농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하고 미래전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향후 30년간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1000년 전부터 담양에서 자생, 주민 삶과 다양하게 연계담양의 대나무는 1000년 전부터 자생하면서 농업은 물론 주민들의 삶과 다양하게 연계돼왔다. 죽세공예가 지역 소득자원으로 자리잡은 500여 년 전부터 대나무밭 조성 규모가 점차 확대됐다. 담양군 354개 자연마을 중 대다수 지역에 분포할 정도로 주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담양의 대나무는 경제수종이 주종을 이룬다. 죽재 생산용으로는 왕대와 솜대가 주를 이루고 , 죽순은 맹종죽과 솜대에서 얻는다. 담양 대나무밭은 식량과 생계 확보의 목적으로 재배·관리돼 온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5170개 필지 2420ha 가운데 왕대와 솜대가 868ha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어 신이대(759ha), 기타(379ha), 왕대(338ha), 맹종죽(75ha)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대나무는 벼, 보리, 감자, 고구마, 사과 등에 비해 순수입이 매우 높다. 벼보다도 순수입이 5배 가까이 높고 대나무밭을 경작할 경우 1차 상품인 대나무는 물론 농가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죽순 등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대나무밭 다양한 동식물 존재생태의 보고로 거듭나=지난 2015년 담양군이 대나무밭의 생태환경을 조사한 결과 식물 358종, 육상동물 152종. 조류 23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대나무 수령에 따라 식물군도 변화하는데 신생죽 주변에는 바랭이와 비름, 개망초, 찔레나무 등이 서식하고 대나무밭 조성 후 5년이 지나면 용둥굴레, 쑥 등 다년생 초본과 사위질빵, 칡, 댕댕이덩굴, 개옻나무 등이 형성한다. 13년 이상 되면 달개비, 제비꽃, 큰까치수염, 마삭줄, 맥문동, 쇠무릎 등 대부분 음지식물로 바뀐다.대나무밭의 이러한 생태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특용작물의 재배가 가능한 것이다. 담양 대나무밭에는 흰망태버섯, 비듬비늘버섯, 애기버섯 등 108종의 버섯이 자생하고 있다. 특히 흰망태버섯은 대나무밭에서만 자라는데 4시간이면 버섯대를 올리고 망토를 둘러쓴다. 맥문동, 구기자, 둥굴레와 같은 약용식물도 대나무밭에서 잘 자란다. ◆날로 높아지는 대나무의 산업적 가치웰빙·느림·관광 등 트렌드에 적합=담양의 대나무는 1차 산업을 비롯해 2차 산업, 3차 산업에까지 그 범위를 넓혀왔다. 1차 산업 부문에서는 대나무(원죽)와 죽순 생산, 2차 산업 부문에서는 죽제품, 작물 지주대 등 단순가공품산업, 숯·댓잎 차·죽초액·비누 등 대나무 신 가공품 산업, 농업·건축·환경자재 산업 등이 있다. 3차 산업은 음식업, 관광산업 등 서비스 산업이 해당된다.이들 각 부문별로 대나무밭 경영 농민이나 농촌마을이 직접 2·3차 산업을 주도하거나 부분 참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나무밭 경영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수단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관광트렌드가 '웰빙'이나 '느림'으로 옮아가면서 농촌관광이 활성화되는 등 사회·경제적 변화와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특히 담양의 죽재 생산량은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담양군의 죽순 생산량은 연차별로 편차는 있지만 20만kg을 넘어서고 있다. 대나무밭에서 이슬을 먹고 자란 죽로차는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으로 5월 중순 이후 대나무 밭에서 자란 찻잎을 따 만든다. 담양군 죽로차 재배면적은 170ha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담양은 예부터 죽공예가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발전해 주민들은 대나무와 죽제품으로 부를 축적했다. 1916년에는 참빗을 만드는 '진소계'가 조직된 이후 산업조합이 탄생하면서 죽세공예산업의 규모가 커졌고, 1930년대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죽제품의 상품화가 이뤄졌다.담양 죽물시장은 3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담양천 둔치에서 5일마다 열린 죽물시장은 1940년 당시 하루에 삿갓만 3만 점 이상 팔렸다. 1980년대에는 죽제품이 하루에 6만2000점(약 126종)이 거래되고 그 가운데 20여 종이 수출돼 연간 46만 달러의 외화를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이후 죽세공예가 사양산업화하면서 시장 기능도 축소됐다.최근 무공해 천연자원이라는 가치를 재인식하는 추세에 힘입어 죽제품 이용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죽물시장도 지난 2010년 담양읍 삼다리로 이전해 '청죽시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한국지방신문협회 광주일보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2020-10-28 13:57:10

[김천의 100山 100說] 백두호초당단맥·백두덕대여맥(호초당산~소물산)

[김천의 100山 100說] <9>백두호초당단맥·백두덕대여맥(호초당산~소물산)

김천의 100산(山) 100설(說) 〈9〉백두호초당단맥·백두덕대여맥(호초당산~소물산)백두대간은 대한민국 산줄기의 근간을 이룬다. 김천의 산줄기도 예외는 아니다. 백두대간에서 분기한 산줄기는 김천시를 거쳐 감천 혹은 직지사천으로 스며든다. 이런 산줄기를 단맥 혹은 여맥으로 부른다. 김천시의 백두대간 여맥과 단맥을 올랐다.◆백두대간 여맥·단맥에 얽힌 이야기들▷스승에 대한 지극한 효심이 담긴 정성고개 전설주악산 자락 정성고개는 윤은보와 서즐의 스승 장지도에 대한 극진한 효를 담고 있는 전설이 전해 온다.'삼강행실도' 은보감오 편에는 스승이 죽자 윤은보와 서즐이 스승의 무덤 앞에서 3년간 시묘살이를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전설은 윤은보와 서즐이 시묘살이를 할 때 눈이 내려 제물을 구하지 못해 통곡하자 호랑이가 노루를 물어 고개에 놓아두었다고 한다.훗날에 이 고개는 윤은보와 서즐의 스승에 대한 정성을 기억하고자 정성고개라 불렸다.▷수백 년 전 쌓은 감천 제방, 현재도 지례면 수해 예방 일등공신1770년 지례 현감으로 부임한 이채(李采·1745~1820)는 재임 기간에 총력을 다해 감천 제방을 쌓았다. 이공제(李公堤)로 불리는 이 제방은 현재까지도 지례면민들을 수해에서 지켜주고 있다.이채 현감은 이공제를 보강하고자 상부리와 교리 사이에 '세뚝'으로 불리는 보강 제방을 쌓았는데 이는 주민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교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였다.실제로 이 '세뚝'은 지난 2002년 수해 때도 교리 일대를 안전하게 보호해 다시 한번 주민들의 관심을 받았다.▷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맥을 끊은 낙고개백두극락여맥 황울산과 만천산 사이 용배마을에서 태화리로 넘어가는 고개는 예로부터 즐거울 락(樂)자를 써 낙고개라 불렸다. 이곳은 예로부터 명당으로 이름이 높아 서울로 과거시험을 보러 가는 선비들이 주로 이용했다.임진왜란 때 조선에 왔던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소문을 듣고 이 고개를 돌아본 후 조선에서 큰 인물이 나는 것을 막고자 명당의 맥을 끊었다. 이후 이 고개를 넘어 과거에 응시한 선비 중 낙방자가 속출했고 고개 이름도 떨어질 낙(落)자를 써 낙고개라 불렸다.◆백두대간에서 김천으로 뻗어간 산줄기들▷백두호초당단맥(호초당산·894m, 필산·850m, 삼악산·490m) - 백두대간 우두령 부근에서 갈라져 필산과 호초당산을 거쳐 구성면 삼악산으로 솟아올랐다가 감천으로 스며드는 산줄기다. 필산과 호초당산은 구성면 마산리 산57-3번지 들머리에서 시작해 필산을 거쳐 호초당산을 지나 출발점으로 하산한다. 등산로 대부분이 수종교체를 위해 나무를 베어낸 곳이라 잡풀과 낮은 나무로 인해 걷기 쉽지 않은 산길이다. 필산과 호초당산을 연결하는 능선은 떡갈나무 등 활엽수 길이 이어진다. 삼악산은 구성면 작내리에서 시작해 정상을 거쳐 원점 회귀 산행을 한다. 왕복 1시간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백두주악단맥(주악산·342m, 구산·368m) - 백두대간 석교산 부근에서 분기해 부항면과 구성면의 경계를 이루며 흘러온 산줄기가 지례면사무소 뒤편 주악산과 구산으로 솟아올라 감천으로 스며든다. 주악산과 구산은 지례면사무소 뒤편을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한다. 잘 조성된 등산로를 거쳐 주악산과 구산 정상을 돌아 지례향교 쪽으로 하산하면 된다.▷백두극락여맥(극락산·498m, 만천산·256m, 황울산·257m) -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백두난함단맥의 난함산에서 분기해 봉산면의 중심을 따라 극락산과 만천산, 황울산을 거쳐 직지사천으로 스며드는 산줄기다. 상금소류지에서 오른쪽 들머리로 산행 시작 능선을 따라 활엽수 길을 10여 분 오르면 만천산 정상이다. 정상 조망은 나무로 인해 가려져 볼 것이 없다. 만천산 정상에서 되돌아 극락산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태양광 발전소 왼쪽 감나무밭 뒤편이 들머리다. 낮은 활엽수와 소나무가 무성한 길을 오르다 보면 산 중턱 바위에서 대항면과 봉산면, 멀리 황악산을 비롯한 백두대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까지는 잎 넓은 활엽수가 하늘을 가린다. 황울산은 봉산면 덕천리 마을 정자 옆길이 들머리다. 30분 정도 오르막길을 오르면 산불초소가 자리한 정상을 만난다.▷백두신선여맥(망월봉·576m) - 황악산 신선봉에서 갈라져 망월봉을 거쳐 직지사를 품고 백운천으로 스며드는 산줄기다. 망월봉은 직지사 입구 왼쪽 능선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망월봉까지는 가파른 오르막길로 숨이 턱에 차오른다. 망월봉에서 이어지는 신선봉을 따라 황악산 정상을 둘러 운수암 등 다른쪽으로 하산할 수 있다.▷백두덕대여맥(모성산·293m, 중봉·413m, 소물산·417m)- 백두대간에서 김천시의 진산 고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덕대단맥의 한 봉우리인 덕대산에서 좌우로 펼쳐진 산줄기로 좌측으로는 대항면의 소물산에서 직지사천으로 스며들고, 우측으로는 중봉과 모성산을 거쳐 감천으로 스며든다. 모성산과 중봉은 지례면사무소 좌측 마을 안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모성산을 거쳐 중봉까지는 등산로가 잘 조성돼 걷기 좋은 산길이 이어진다.소물산은 대항면사무소에서 황녀 마을 쪽으로 진행하다가 포도 하우스 옆 들머리로 오른다. 오르는 길은 키 큰 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진 쉼 없는 오르막이다. 정상은 표지만 있고 조망은 볼 수 없다. 원점회귀 혹은 덕대산으로 이어 산행할 수 있다.▷백두매봉여맥(매봉산·320m) - 백두덕대단맥 덕대산과 고성산의 중간에서 구성면 방향으로 갈라진 산줄기로 매봉산은 구성면 흥평리 약천사에 못 미쳐 왼쪽 자두밭 사이 포장된 농로가 들머리다. 멧돼지를 막기 위해 쳐놓은 울타리를 따라 오르다 보면 능선 주변에 오래된 무덤이 즐비하다. 관리 안 된 무덤 옆을 따라 크게 우회해 정상으로 향한다. 원점회귀 혹은 구성면 양천리 방면으로 이어 산행할 수 있다.▷백두대덕여맥(비봉산·623m) - 백두대간 덕산재와 부항령 사이에서 대덕면과 부항면의 경계를 이루며 지례면 방향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로 비봉산을 거쳐 부항댐을 감싸고 감천으로 스며든다. 비봉산은 대덕면 조룡리 봉곡사 좌측 은행나무 옆이 들머리다. 산길은 시작과 동시에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오르막을 오르면 크게 우회하는 능선을 따라 울창한 소나무 숲이 이어진다. 정상은 숲으로 쌓여 조망을 볼 수 없다.〈박스〉 '김천 100명산' 우리 모두의 자산이다산은 우리 삶의 터전이고 문화다. 산줄기와 계곡마다 우리 삶의 역사가 스며있고, 고개마다 숱한 사연들이 쌓여있다.김천시는 대덕산, 황악산, 삼도봉 등 험산 준령을 품은 백두대간과 금오산을 품은 금오지맥, 수도산을 품은 수도지맥 등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명산이 즐비하다.김천시는 명산뿐만 아니라 수려한 산세에 포함된 아름다운 산림자원을 더 가치 있는 관광자산으로 만들고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김천100명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김천100명산 프로젝트는 김천의 산들을 역사와 명칭, 유래 등을 바로잡는 일제 조사와 등산객들이 편리하고 정확한 정보를 갖고 산행할 수 있도록 등산로 안내 및 구간별 거리 조사, 등산로 정비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특히 수도산에 조성된 인현왕후길은 아름다운 절경뿐만 아니라 조선 제19대 임금 숙종과 장희빈 사이에서 정쟁에 희생돼 폐위된 인현왕후가 머물렀던 청암사 일대를 순환하는 산길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또 단지봉 아래 조성된 '국립 김천 치유의 숲'은 높게 뻗은 낙엽송 군락과 쉽게 만나기 어려운 자작나무 숲이 방문하는 이에게 치유와 휴식을 제공한다.이처럼 김천100명산 프로젝트와 잘 조성된 아름다운 숲길로 인해 산악인과 관광객들의 김천 방문이 늘어나고 있으며, 김천시도 100명산을 중심으로 한 관광자원 개발에 힘쓰고 있다.이규택 김천시 경제관광국장은 "김천 100명산 프로젝트가 전국 관광객들에게 김천시를 널리 홍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산악인들과 관광객들의 관심으로 김천시의 산림관광문화가 더 새롭게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고문헌〉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산경표(신경준 지음, 박용수 해설), 김천의 산(김천문화원), 한글산경표(현진상), 김천의 마을과 전설(김천문화원)〈도움주신분들〉 자문=송기동·강주홍, 사진=박광제·이종섭, 드론=윤삼원, 산행=김삼덕·임상봉

2020-10-28 11:29:44

[안동을 걷다, 먹다] 4. 선비순례길

[안동을 걷다, 먹다] 4. 선비순례길

안동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안동에 사니 편안하다. 안동은 좋다. 날마다 안동을 걷고 안동음식을 먹는다.익숙한 그것들이 어느 날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동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동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동국시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혹은 헛제사밥의 심심한 내력도 내 귀에 속삭거리기 시작했다.무심했던 안동에 대한 내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투박한 내 입맛도 호사스럽게 안동을 먹게 됐다.안동에 대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안동이야기다.4. 선비순례길여전히 걷기 좋은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하다. 추색(秋色) 완연한 자연은 무작정 야외로 나가고 싶은 욕망을 부추긴다. 그래서 걷고 또 걷는다.이번에는 순례길로 떠난다.마음을 정화시키는 종교적 의미의 순례는 아니지만, 안동에는 '코로나 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순례길'이 있다. 굳이 스페인 '산티아고'에 가지 않더라도, 제주 올레길을 걷지 않더라도 충분히 재충전할 수 있는 길이 도처에 널려 있다.선비니, 양반이니 하며 '고담준론'을 논하지 않아도 된다. 안동의 순례길은 삶의 지혜와 철학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길이다. 그것이 '선비순례길'이다.'선비'는 순 우리말이다. '선달도 아니고 건달도 아닌 사회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실천하는 지식인'으로 풀이할 수 있는 선비는 신분을 표시하는 양반과는 전혀 다른 개념인데도 우리는 간혹 '선비'와 '양반'을 혼동하기도 한다.서양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우리의 '선비정신'을 대체하면 엇비슷하게 맞아 떨어질 것 같다. 선비문화수련원 김병일 이사장은 '개인보다 공동체, 이익보다 가치를 추구하는 지도자'를 선비라고 정의하고 선비의 전형을 퇴계 선생으로 꼽았다.퇴계선생은 1569년 음력 3월, 선조 임금에게 하직인사를 고하고 봉은사(서울 강남 소재)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안동의 '도산서당'까지 320km를 12일간 걸어서 귀향했다. 이 귀향길이 '선비순례길'의 원조였다.퇴계가 귀향한 도산서당과 도산서원, 퇴계종택, 이육사문학관, 월천서당, 국학연구원 등 퇴계의 흔적을 찾아나서는 길이 안동의 선비순례길이다. 코스는 다양하고 91km에 이를 정도로 장대하다.오늘은 안동호를 따라 조성한 '선상수상길(수상데크)'이 압권인 선비순례길의 대표이자 제1코스 '선성현길'을 걸었다. 도산면 '선성현 문화단지'에서 출발하는 것이 수상데크로 가는 지름길이다. 데크길은 5.6km에 이르지만 문화단지에서 호반자연휴양림까지 이어지는 수상데크 1.1km를 걷는 기분은 세상 어느 호수를 걸어도 느끼지 못할만큼 짜릿하다. 데크는 수위에 따라 오르내릴 수 있는 구조여서 안전에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고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문득 짙은 녹조로 아래가 보이지 않는 호수 바닥이 궁금했다. 선성현 문화단지는 사실 안동댐이 조성되면서 수몰된 도산과 예안마을 사람들이 이주해서 건설된 수몰민의 아픔이 서려있는 수몰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안동댐이 건설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지금처럼 호수 위가 아닌 퇴계선생이 걸었던 그 옛길을 걸을 수 있었을 것이다.지금이야 댐을 조성하려면 사전에 자연영향평가와 주민의견조사 등 온갖 절차를 통과해야 하지만 안동댐을 조성하던 1970년대는 서슬퍼런 유신시대였다. 측량조사를 하고 댐 수몰지로 확정되면 어쩔 수 없이 수백 년 동안 조상대대로 살아오던 고향을 떠나야 했다. 세간하나 변변하게 챙기지 못한 채 고향마을이 가장 잘 보이는 이곳 선성현 문화단지로 쫓기듯 올라와야 했다. 물속에 잠긴, 사라진 고향마을에 두고 온 어린 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날마다 눈물을 흘렸다. '물의 노래' (이동순)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 가리죽어 물이나 되어서 천천히 돌아가리돌아가 고향 하늘에 맺힌 물 되어 흐르며예 섰던 우물가 대추나무에도 휘감기리살던 집 문고리도 온몸으로 흔들어 보리살아생전 영영 돌아가지 못함이라오늘도 물가에서 잠긴 언덕 바라보고밤마다 꿈을 덮치는 물꿈에 가위 눌리니세상사람 우릴 보고 수몰민이라 한다옮겨간 낯선 곳에 눈물 뿌려 기심매고거친 땅에 솟은 자갈돌 먼 곳으로 던져 가며다시 살아 보려 바둥거리는 깨진 무릎으로구석에 서성이던 우리들 노래도 물속에 묻혔으니두 눈 부릅뜨고 소리쳐 불러 보아도돌아오지 않는 그리움만 나루터에 쌓여 갈 뿐나는 수몰민, 뿌리째 뽑혀 던져진 사람마을아 억센 풀아 무너진 흙담들아언젠가 돌아가리라 너희들 물 틈으로나 또한 한 많은 물방울 되어 세상길 흘러흘러돌아가 고향 하늘에 홀로 글썽이리​ 수몰민의 아픔을 노래한 이동순 시인의 '물의 노래'는 마음을 아릿하게 했다. '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 가리, 죽어 물이나 되어서 천천히 돌아가리…'라는 첫 대목에서부터 수몰민의 아픔이 절절이 묻어난다.선성현길은 수상데크가 끝나는 지점인 휴양림에서 월천서당까지만 갈 수 있다. 월천서당에서 유교박물관을 거쳐 도산서원까지 가는 길은 장마로 인해 일부 구간이 통제되고 있다.수몰의 아픈 기억은 선비순례길 제1코스가 시작되는 '군자마을'에서도 묻어난다.군자마을은 안동댐 조성으로 수몰된 예안면 오천리에서 20대에 걸쳐 대대로 살던 광산 김씨 예안파 집성촌 마을의 문화재급 고택을 원형 그대로 이전해서 재조성된 마을이다.600여년이 넘게 조상대대로 살던 고향이 물속에 잠기게 되면서 조상의 숨결까지 수장하게 된 후손들의 심정이야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군자마을'은 20여 채의 고택들이 옹기종기 산비탈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고택마을로 마치 바깥세상과 차단된 별세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산으로 둘러싸이고 마을 앞으로는 호수가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길지다.이주한 마을이지만 군자마을에 들어서면 물속에 잠겨있어야 할 마을이 그대로 살아난 듯 생생했다. 고향마을 동구 밖 동수나무와 서낭당도 물 위로 올라왔다. 조상대대로 물려 쓰던 맷돌과 절구통도 그대로다. 기억은 복원되었지만 마을 길 돌아다니며 뛰어놀던 아이들의 분주한 모습도, 조상들의 숨결도 느껴지지 않았다. 수몰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그래도 도산구곡으로 이름난 운암곡에 자리잡은 군자마을에서 느끼는 고즈넉함은 선비 순례길을 걷는 의미를 배가해줬다. 걷다가 출출해지면 도심까지 나와서 안동 특색의 각종 먹거리를 먹어야 한다. '도산'에서도 간단하게 요기 정도는 할 수 있는 식당이 꽤 있다.선성 문화단지 초입에 자리잡은 주유소 정면에 있는 슬라브 지붕의 단층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손면 전문 '일미식당'. 식당 주인장 부부는 댐이 들어서기 전부터 중국집을 운영하다가 수몰민 이주단지로 옮겨왔다고 한다. 50년이 지났다.이 식당의 짜장면과 짬뽕에는 그 옛날 70년대 맛이 난다. 짬뽕에는 안동에서는 귀했던 해산물 대신 오뎅과 동그랑 소시지가 보였다. 어려웠던 시절 먹던 오리지널 옛날 짬뽕의 맛을 재현해준다.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2020-10-24 05:00:00

[삼분선생 신국진의 신나는 생활낚시] 군산 비응항 문어낚시

[삼분선생 신국진의 신나는 생활낚시] 군산 비응항 문어낚시

◆10월 군산 비응항은 문어낚시 적기서해 군산이나 격포의 문어낚시는 8월말경부터 시작되어 10월에 접어들면 2~3kg이상의 큰 문어를 마릿수로 만날 수 있으며 좋은 날을 선택해 준비를 단단히 하고, 운도 따라 준다면 큰 사이즈 문어를 하루 낚시에 30마리 이상도 낚을수 있다.특히 군산 비응항은 몇 년째 이러한 조황이 이어지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 이제는 9~10월은 문어가 이곳에 많이 정착했다라고 보아도 성급한 생각은 아닌 것 같다.9월 말경에도 비응항을 찾아 문어낚시를 즐겼는데 열흘만에 다시 이곳을 찾은 이유는 조성호 선장님의 전화 때문이었다. "신 위원님 요즘 2~3kg 이상의 큰 문어가 나와요, 지난주와 지금 싸이즈는 비교 할수 없이 커져 버렸습니다. 시간 되시면 빨리 오세요" 재촉하는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렸다.이러한 전화를 받고 움직이지 않을 낚시인이 어디 있을까? 10월 9일 한글날 연휴는 배에 자리가 없다고 해서 8일로 예약을 잡았다. 이날의 물때도 나쁘지 않은 열세물,◆문어낚시는 좋은 물때를 선택해야문어낚시를 갈 때 좋은 날을 선택해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좋은 날의 선택 기준중 물때 선택이 중요하다. 물론 맑은 날이 당연히 좋고, 바람이 없어 파도가 약할때 선상낚시 하기에좋은 날이다.그렇다면 좋은 물때는 어떨까? 물이 빠른 사리물 때? 물힘이 약한 조금물 때? 당연히 조류가 약한 조금날이 좋고 조금을 기준으로 전후 2~3일에도 문어낚시에 좋은 물때이다.조성호 선사 사무실에 들러 체온 측정과 승선 명부 작성 후 배가 정박해 있는 항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낚시인이 모여 있었다. 오늘의 좋은 조과를 상상하며 즐거워하는 얼굴에 웃음 가득함을 담고 모두 시끌벅적하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다. 바로 승선라는 신호가 들렸다. 이곳에 모인 낚시인들의 지금 순간은 잘은 모르겠지만 세상 잡념을 잊고 그냥 즐거움과 행복함만 가득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오늘 낚시포인트는 연도.물살을 가르며 40여분을 달려 오늘 낚시할 연도 포인트에 도착했다. 지난번의 말도 포인트에서 좋은 조과가 있었기에 이날도 말도로 향하는 줄 알았는데 연도여서 의아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했다. 말도는 수심이 30m이상 깊은곳은 40m 이상이어서 2~3kg 이상의 문어를 끌어 올리기가 만만치 않고 연도는 그에 비해 20m 전후의 수심이어서 다행이다. 이곳 조과가 걱정되어 조성호 선장에게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 물어 보았다."이곳 연도는 말도 보다 마릿수는 다소 떨어지지만 사이즈는 큽니다. 오늘 기상으로는 말도에서 낚시를 못 합니다. 이런 바람이 불면 말도는 태풍 수준이에요. 바람 덜 타는 이곳이 좋은 것 같아 여기로 왔습니다. 신 위원님 걱정 안해도 되요. 오늘 재미 좀 보실 겁니다" 라고 선장은 자신있게 말했다.선장님의 말을 믿고 동이 트기 전부터 진지한 분위기로 낚싯대를 바닷물속으로 내리는데 이곳저곳에서 히트를 외치며 릴링하는 모습이 보였다. 잠시후 필자에게도 묵직하고 굵직한 문어가 연신 올라 온다. 해 뜨기 전 너무 폭발적인 조황이 있었기에 사진을 찍을 시간도 없이 낚시에만 집중했다. ◆문어낚시 채비군산 비응항의 문어 낚싯대는 허리 힘이 강하고 초릿대가 부드러운 낚싯대가 필요하다, 굵직한 문어는 당연하고 작은 문어라도 여 바닥을 빨판으로 잡고 있어 이를 떼어낼 강한 허리힘의 낚싯대가 있어야 하고, 초릿대는 문어가 에기에 올라 탈 때 잘 표현되도록 부드러워야 한다.문어낚시의 미끼로 사용하는 것이 에기인데, 군산에서 잘 먹히는 에기의 색상이 있다, 금색, 단청 색, 몸통은 흰색이고 머리는 붉은 일명 고추장 에기, 이런 환상적인 조합이 필요하다. 주꾸미 낚시에서는 에기 한 개만 사용하지만, 문어는 최소 두 개를 사용해야하며, 수심이 깊은 곳은 세 개가 적당하다.문어를 물 위로 끌어 올리는 릴링을 할 때 잘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도 하고, 에기가 물속에서 문어를 잘 유인하라는 이유이다. 버림봉돌 또한 기존 스테인레스 봉돌도 나쁘지 않지만, 문어를 잘 유인하도록 축광 봉돌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문어 낚시는 빨판을 뜯는 맛.돌에 붙은 문어 빨판을 뜯는 쾌감은 남다르다. 채비를 바다의 바닥을 긁고 가다 무게감이 실리면 온 힘을 다해 낚싯대 끝을 하늘로 올리는 챔질을 하는데 뻘 바닥 이거나, 운이 좋은 것을 제외하고는 여 바닥을 수십개의 빨판으로 잡고 있기에 이것을 떼는데, 성공하고 릴링으로 이어지면 낚시인에게 느껴지는 성취감과 괘감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큰 즐거움을 준다.보통 문어낚시를 가서 이러한 느낌의 성취감을 한 두번 느끼면 그날의 문어낚시는 조과를 떠나 기분 좋은 손맛을 봤다.라고 낚시인들은 말하는데 이날은 수없이 뜯는 날이었다. 한마디로 문어 낚시는 여 바닥에 붙어있는 빨판을 뜯는 맛 이다!!!.경기도 수원에서 이곳 비응항을 자주 찾는다는 한 낚시인은 문어 뜯을 때부터 힘을 쓰는 소리와 릴링할 때도 신음 소리에 가까운 괴성을 내며 끌어내고 있었다.그는 "다른 낚시도 많이 다니는 편인데 10~11월은 비응항을 찾아 문어낚시를 자주 즐깁니다. 여바닥에 붙어있는 문어를 빨판에서 떼어내는데 육체적으로 힘쓰는 과정에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외침에 스트레스도 함께 날아가 버리는 것 같아서 자주 찾습니다. 힘들게 릴링해서 올려 보면 자기보다 큰 돌덩어리를 끌어안고 있을 때는 허탈하기도 하지만 웃음도 나오고 해요. 오늘은 이런 경우가 없었지만 있었어도 즐거웠을 거에요. 이런 것이 즐거움 아닌가요? 너무 즐겁습니다."라고 말했다. ◆문어낚시 방법문어 낚시방법은 생각보다 쉽다. 주꾸미 낚시를 한 번이라도 접한 사람은 더욱 더 쉽게 느껴질 것이다. 강한 낚싯대와 원줄도 합사 3호 이상을 사용하고 베이트릴의 드랙력도 7kg이상의 센 힘도 필요gkek. 몸으로 느끼는 힘이 들뿐 낚시방법은 주꾸미 낚시방법과 같다.선장의 신호에 따라 채비를 바닥에 찍고 흘러가는 배에 맡기면 된다. 이때도 다른 선상낚시와 마찬가지로 원줄이 늘어지지 않고 팽팽하게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며, 채비가 바닥에서 뜨지 않고 붙어 가는 것만 느끼면 되는 낚시다. 한가지만 더한다면, 원줄을 팽팽하게 긴장감을 주며 잡고있는 낚싯대를 살짝, 살짝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인데, 이때 봉돌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게만 하면 되는 것이다.여수, 고흥에 문어낚시를 자주가지만 오늘 이곳 군산 비응항에는 처음 왔다는 한 낚시인은 "남쪽에 문어낚시를 자주 가곤 했는데, 그 지역에서 잡히는 문어 크기의 두 세배는 족히 되는 것 같아요. 한 마리를 낚아도 올리는 무게감이 아주 훌륭합니다. 특히 바닥에 붙은 문어를 뜯는 경험은 이곳에서 처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문어 낚시가 이렇게 파이팅이 넘친다는 것을 낚시한지 몇 년만에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사실 저는 새벽 조황이 좋지는 않았어요. 여수의 낚시방법과 차이가 있는 것을 나중에 선장님에게 물어보고 알게 되어 그때부터 낚싯대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을 반복했더니 문어가 달라붙기 시작 하더라구요. 현재 2~3kg 이상의 문어로만 11마리 정도고, 이제 그만해도 되는데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조금 더 해보면 두어 마리는 더 할 것 같은데요."라며 웃어보였다.◆이전의 화기애애한 선상낚시 기대조성호 선장은 "9월에는 한 낚싯배에서 많게는 400마리 이상 나오기도 했고,10월인 현재에는 9월처럼 마릿수가 많지는 않지만 크기가 커서 총 무게는 지금이이 더 나간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이전엔 선상에서의 점심 식사는 한곳에 모여 낚시에 대한 이야기와 서로 조과를 자랑도 하며 즐겁게 식사를 했는데, 요즘에는 개인 도식락을 본인 자리에서 혼자 식사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사회적인 거리를 두고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서 빨리 이 사태를 벗어나 예전의 정겨운 시절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한참 무르익어가는 가을. 가족 단위도 좋고 친구 사이도 좋고, 군산을 찾아 청명한 가을 하늘과 바다의 경치도 보고, 손으로 느끼는 문어가 아닌, 몸으로 느끼는 무게감으로 그동안 싸였던 스트레스도 날리는 시간 갖기를 바란다. 한국낚시채널 FTV 제작위원㈜아피스 홍보이사 신국진

2020-10-21 11:39:15

'배낭 메고 인생네컷'  해양문화의 중심 ‘포항’ 편

'배낭 메고 인생네컷' <4편> 해양문화의 중심 ‘포항’ 편

4명의 뮤지션들이 인생 사진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신규 예능 프로그램 '배낭 메고 인생네컷' 4편은 해양문화의 중심 '포항'을 찾았다.19일 방송된 '배낭 메고 인생네컷' 포항 편에서는 이가리 닻 전망대를 시작으로 포항의 명소 및 체험거리 등이 소개됐다.이날 뮤지션들은 이가리 닻 전망대에 도착한 뒤, 포항의 명소 중 매력적인 여행지 몇 군데를 선정했다. 그 중에선 전망대를 포함해 죽도시장, 이색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서핑, 맛집 등이 소개됐다.전망대를 둘러보던 중 이치현의 뜻밖의 인연이 공개됐다. 안내원은 안치현의 팬임을 알리며 "2017년에 사인 받았어요"라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당시 받은 사인은 보여주며 직접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치현은 3년이 지나 다시 만난 팬에게 다시 한 번 더 사인을 해주며 남다른 팬사랑을 보였다. 또한 이가리닻 버스킹으로 '독도는 우리땅' 노래를 부르며 훈훈함을 자아냈다.이어 죽도시장을에 도착한 이들은 과메기, 물회 등 다양한 활어와 해산물을 구경하며 본격 시장 탐방에 나섰다. 시장을 둘러보면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이 밖에도 한국의 베네치아 포항운하와 이색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서핑 등 포항의 명소와 즐길거리 등을 소개하며 체험했다.한편, SBS와 한국신문협회가 공동기획한 '배낭 메고 인생네컷'은 경상북도 관광지 10선을 선정해 매주 월요일 오후 5시50분에 SBS를 통해 시청자 곁으로 찾아간다. 더불어 대구·경북민들은 매일신문 네이버TV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2020-10-19 19:00:22

[안동을 걷다, 먹다] 3. 오늘은 안동국시

[안동을 걷다, 먹다] 3. 오늘은 안동국시

안동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안동에 사니 편안하다. 안동은 좋다. 날마다 안동을 걷고 안동음식을 먹는다.익숙한 그것들이 어느 날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동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동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동국시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혹은 헛제사밥의 심심한 내력도 내 귀에 속삭거리기 시작했다.무심했던 안동에 대한 내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투박한 내 입맛도 호사스럽게 안동을 먹게 됐다.안동에 대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안동이야기다3- 안동국시'안동국시'흔하디 흔한 국수 한 그릇에 지역명을 표기하는 것은 흔치 않는 일이다. 면(麵)의 세계에서는 평양냉면', '함흥냉면' 혹은 '구포국수' 정도가 귀에 들어올 정도로 '안동국시'는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온다.서울에서는 아예 '안동국시'라는 상호를 내건 국시집들이 꽤나 성업을 한다. 마포와 강남, 종로, 강남에도 있고 아예 안동에 있는 정자이름을 딴 안동국시 전문점도 있다. 그러나 정작 안동에선 '안동국시' 간판을 내건 식당이 드물다.국시 아니더라도 안동에는 맛있는 먹거리가 '천지 삐까리'로 널려있다. 안동한우, 안동갈비는 시내 어디서나 맛볼 수 있고 '안동찜닭'이나 '간고등어'도 안동사람들은 평소 쳐다보지도 않는다.안동에선 국수는 '국시'가 된다. '국시'는 봉지에 담긴 밀가루가 아닌 '봉다리'에 든 '밀가리'로 만들어야 진정한 '국시'가 된다는 사투리 때문만은 아니다. 안동국시가 다른 지방에서 흉내 낼 수 없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흔히들 경상도 음식은 맛이 없다고들 한다. 전라도 음식과 비교해서 다양하지 못하다고도 한다. 화려하지도 못하지만 경상도 음식은 꾸미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경상도 특히 경북 음식들은 촌스럽고 투박하다는 인상을 받는다.안동음식은 투박하지만 절제된 맛을 느끼게 한다. 양반집 한 상이든, 양민의 개다리소반이든 간에 찬의 가짓수는 단촐하고 간은 슴슴하다. 간혹 맵고 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안동국시는 그런 안동지방의 음식 문화를 대표한다. 화려하지도 고급스럽지도 비싸지도 않으면서 투박하고 단순하면서도 담백하고 기품있는 한 그릇의 국수. 그것이 안동국시다.생각보다 안동에는 안동국시를 내놓는 식당은 많지 않다.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국수팔아서 돈이 되지 않는 세태 탓도 있지만 안동국시를 옛 맛 그대로 제대로 뽑아내려면 품이 많이 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일단 안동국시와 칼국수와의 차이점은 콩가루를 쓰느냐 여부다. 밀가루로 반죽하는 국수에 콩가루를 넣으면 면발이 한결 부드럽고 고소해진다. 지나치게 많이 넣게 되면 콩가루 냄새가 나거나 면발이 쉽게 끊어진다. 적정량은 식당마다 다르지만 대개 30%~40%안팎이다. 대신 다른 첨가물은 일체 넣지 않는다. 서양 국수를 반죽할 때 쓰는 계란이나 다른 첨가물은 서울에 있는 국숫집에서 쓰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러면 면이 반질반질해지지만 안동국시다운 투박한 맛은 사라진다.다른 지방과 달리 콩가루를 넣은 안동국시가 보편화된 것은 아무래도 안동이 예전부터 콩의 주산지였기 때문이다. 산지가 많은 안동의 특성상 콩은 지천에 널렸다. 집집마다 콩농사를 지어서 '콩부자'인 안동에서는 자연스럽게 비싼 밀가루에 콩가루를 넣는 방식의 국수제조법이 발달한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는 밀가루보다 콩가루가 더 비싼 시대로 역전됐다.안동국시의 두 가지 버전 중에서 우리가 요즘 먹는 건, '누른 국시'다. '건진 국시'는 양반가 제사 때나 볼 수 있었지만 손이 너무 가서 요즘은 거의 구경하기 어렵다. 건진국시 육수는 밀가루가 귀했던 조선시대에는 말린 은어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요즘은 은어 대신 닭육수와 양지육수를 섞고 말린 표고와 청양고추 등을 넣어서 맛을 배가시킨다.식당에서는 주로 멸치를 기본 베이스로 무와 다시마, 청양고추 등으로 기본 육수를 낸다. 가정집에서는 맹물에 조선간장 넣은 기본 육수를 팔팔 끓이다가 홍두깨로 밀고 칼로 송송 썰어낸 면발을 푸성귀와 애호박 채어 끓여, 고명으로 다진 쇠고기를 얹으면 최고다.서울에서 먹는 안동국시들은 양지육수나 소뼈 육수 등을 섞어 고기 맛을 내지만 정작 안동에서는 그런 방식의 육수는 쓰지 않는다.국수 한 그릇을 내놓더라도 안동에서는 정갈한 반찬 몇 가지와 조밥 한 그릇을 같이 내놓는다. 그것이 안동국시의 법도다. 국시는 아무리 양을 많이 먹더라도 한나절이 지나면 배가 꺼지게 마련이다. 길 떠나는 나그네 심정을 헤아려, 국수에 조밥 한 그릇 더 주면 배가 든든해진다. 거기에 쌈 채소와 꽁치조림을 꼭 함께 내놓는다사실 안동국시는 육수 자체가 담백하고 슴슴하기 때문에 정작 화룡점정의 국수 맛을 내는 것은 집집마다 내놓은 '간장'에 달려있다. 기성품으로 파는 간장이 아니라 집마다 다른 조선간장을 베이스로 거친게 빻은 입자의 고춧가루, 파 등을 베이스로 만들어내는 숙성 '간장'이 그것이다.밀가루가 귀했던 조선시대 국수는 양반집이 아니면 구경할 수도 없는 귀한 음식이었다. 지체높은 양반가들이 제사를 지낸 날, 안동국시 한 그릇 얻어먹으면 귀한 음식 먹었다고 자랑하곤 했다.중국 누들로드의 시발점인 산시(山西)지방에서 국수문화가 꽃을 피운 것은 국수가 서민음식이었기 때문이다. 국수는 탄광에 들어가는 광부들이 빨리 먹을 수 있는 최적의 음식이었고 빨리 끓일 수 있는 화력의 석탄이 있었기에 국수문화가 산시에서 활짝 필 수 있었다.우리나라에서도 국수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6.25전쟁직후 구휼물자로 미국산 밀가루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국수공장이 우후죽순으로 생긴 후부터였을 것이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뽑아낸 제면국수가 만들어 낸 '구포국수'와 '구룡포국수'는 단숨에 온 국민을 배고픔에서 구출해 낸 '구휼식품'으로 자리 잡았다.그 국수들이 서민들의 희노애락을 달래주는 '잔치국수'였다.'안동국시'는 그런 대량제면 시대를 거쳐 다시 직접 반죽을 하고 면발을 썰어내는 아날로그 감성을 자아내는 국수를 대표한다. 청와대에 칼국수를 도입한 한 전직 대통령이 사랑한 국수도 안동국시였다.어릴 때 엄마가 해주던 그 손맛을 기억하게 하는 그리운 '엄마표 국수'. 혹은 그 옛날 양반가에서 해먹던 국수를 안동국시는 되살려내고 있다. 고향묵집, 옥동손국수, 무주무손국수 등이 유명하다,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2020-10-17 05:00:00

'뮬리·단풍 핫플 직접 가봤습니다' 주말에 여긴 어때요?

'뮬리·단풍 핫플 직접 가봤습니다' 주말에 여긴 어때요?

분홍빛의 파도로 일렁이는 가을. '고백'이라는 꽃말처럼 가을에 만나는 핑크뮬리는 보기만 해도 사랑에 빠진 것 같다. 여름에 자라기 시작해 가을에 진분홍색 꽃이 핀다. 올해는 10월 초가 절정이다. 1년의 기다림에 견줘보면 그 만개 기간은 어찌나 짧은지.환경부 지정 유해식물이라니, 유감이지만 그럼에도 지금 당장 감성충전이 필요하다면야. 당장 뽑아낼 수도 없는 노릇인데 죄책감을 떨쳐내고 찾아가 보자. 절정기를 지난 핑크뮬리는 이번 주말이 막차다.이후에는 한층 더 강렬한 색이 세상을 수놓는다. 울긋불긋한 단풍이 가을과 겨울 사이 계절, '단풍철'을 알린다. 두툼한 옷을 꺼내면서 '어느덧 올해도 다 갔구나' 애상에 잠기기도 잠시, 단풍마저도 한철이다. 보름 남짓이다. 절정기는 더욱 잠깐이다. 적당한 때만 견주고 있기엔 너무도 짧다.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됐겠다 이번 주말 오랜만에 나들이를 계획하는 당신을 위해 직접 찾아가본 대구·경북 핑크뮬리·단풍 명소 중에서도 추천 장소를 골라봤다. 단풍 절정일은 지역마다 다르니 기상청 정보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 칠곡 가산수피아 수목원최근 SNS상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칠곡 가산 수피아는 어느덧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뮬리명소'로 자리 잡았다.5천~1만2천원 정도의 입장료가 있지만 핑크뮬리 언덕·로드, 석양의 언덕, 하늘정원(주말·공휴일만 개방) 등 3개 구역에 걸쳐 잘 조성된 핑크뮬리 구역이 다른 무료 장소보다 사진 찍기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핑크뮬리 언덕은 경사가 져 걸어 올라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오히려 이 경사가 더 풍부하고 극적인 구도의 사진을 남긴다. 엄청난 크기의 브라키오사우루스가 맞이하는 공룡뜰, 향기뜰, 테마정원 등 다양한 공간과 미술관, 식당, 카페, 숙박시설 등 부대시설도 풍부해 가족 여행지로도 구색을 갖췄다.다만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특히 주말에는 교통체증이 매우 심한 편이다. 핑크뮬리 하늘정원은 인원 제한 목적의 별도 개방시간도 있어 때를 잘못 맞추면 대기 시간이 길어진다. 인생샷을 건지고 싶다면 아침 일찍 방문할 수록 좋다.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지만 그렇게 엄격하지는 않은 눈치다. 10~20분 전에 가도 입장이 가능하다.□ 칠곡 가산수피아위치 : 경북 칠곡군 가산면 학하들안2길 105평일 10:00 ~ 18:00주말 10:00 ~ 18:00입장료 대인(14세 이상) 7,000원 소인(24개월~13세이하) 5,000원핑크뮬리 하늘정원 개방시간1회 11:00~12:00 2회 14:00~16:00 3회 17:00~19:00 ◆김천시 직지사천 둔치국내 최대 규모의 핑크뮬리 군락지인 김천 강변공원은 진정한 '뮬리일체'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김천시는 지난해 시내 중심을 흐르는 직지사천 둔치, 강변공원과 생태탐방로를 연결하는 보도교 아래 1만6천600㎡규모에 핑크뮬리 22만여본을 심었다.이들은 진정 핑크로 세상을 지배하고 싶었던 것일까. 우리야 고맙지. 역대급 규모의 핑크뮬리 군락지는 강변둔치 특성 상 오르막길이 없어 노약자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다.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빛 들판이 옆으로 펼쳐져 더욱 강렬한 느낌을 자아낸다.협소한 곳에 식재한 핑크뮬리는 건물·시설물 등 뒷배경이 고스란히 드러나 사진이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곳은 조망까지 탁 트여서 스냅샷 촬영도 수월한 편이다.다만 강변공원임에도 주차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옥에 티. 부쩍 입소문이 나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도 늘어나고 있어 주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김천 강변공원 주차장위치 : 경북 김천시 강변공원길 169상시개방·입장료 없음 ◆경주시 월성수년 전부터 발 빠르게 핑크뮬리 명소를 선점했던 경주 월성은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처럼 늘어나는 핑크뮬리 군락지 사이에서도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서양 식물 핑크뮬리 군락과 동양 최고(最古) 천문대, 첨성대의 조화가 단연 압권이다. '신라의 식물이 아니었을까' 의심할 만큼 잘 어울리는 이들 뒤로 펼쳐진 커다란 능선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가을을 선사한다.경주시는 올해 핑크뮬리 단지를 4천170㎡로 확대하고 포토존과 탐방로 시설물을 새롭게 정비했다. 인근 첨성대를 비롯해 대릉원, 황리단길, 월정교, 교촌마을, 동궁과 월지 등 사적지와 연접해 관광객이 끝이 없다. 방문객으로 줄을 잇는 것이 흠이지만 경주는 사시사철 나들이객으로 붐비는 관광도시므로 불평은 패스한다.위치 : 경북 경주시 인왕동 839-1상시개방·입장료 없음 단풍은 이제 시작 ◆ 대구 계명대영화 제작자와 드라마 연출자가 수없이 문을 두드린 자타 공인 '예쁜 캠퍼스' 계명대학교 성서·대명캠퍼스는 이맘때쯤 단풍이 캠퍼스 전체를 총천연색으로 수놓는다. 성서캠퍼스 안 한옥마을 '계명한학촌'을 비롯해 유럽풍의 아담스 채플로 이어지는 교정은 옷을 갈아입은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맞이한다. 행소 박물관 인근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가을 감성에 흠뻑 젖는다. 성서캠퍼스는 정문을 통하기보다 계명대역에서 내려 은행나무가 늘어선 계명아트센터를 거쳐 동문으로 들어서는 편이 보다 낭만적이다.미대 등 예술 관련 학과 수업이 많은 대명캠퍼스는 아담하지만 담쟁이덩굴이 타고 올라간 건물들이 더 아기자기하고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고즈넉한 캠퍼스와 은행나무 길을 걷다 보면 나도 마치 대만 하이틴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 ◆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캠퍼스계명대가 마치 잘 가꿔놓은 테마파크 같은 인상이면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 캠퍼스는 진짜 사람이 살고 있는 중세도시의 한 조각을 옮겨 놓은 것 같다.대구 중구 남산동에 있는 이곳은 영남 가톨릭 사제 양성의 요람이자 천주교대구대교구·성모당으로 가톨릭 성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붉은 벽돌건물과 어우러진 단풍과 낙엽은 고색창연하다는 인상이 절로 든다.단풍을 배경으로 조각공원, 성모당, 샬트르성바오로수녀원(입장 불가능)까지 교정 곳곳에 사진찍기 좋은 곳이 다양하지만 이곳은 천주교 신자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 곳이다.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 중인 이들을 배려해 지나치게 요란한 촬영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안동댐 비밀의 숲'낙강물길공원'이라는 본래 이름보다 안동 '비밀의 숲'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안동시민들 사이에서도 생소한 곳이었는데 어느덧 대세 나들이 장소가 된 느낌.안동댐 수력발전소를 접한 이곳은 입구부터 우람한 은행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 공원 내 연못 징검다리는 물론 나무 아래 곳곳의 벤치가 휴식처이자 좋은 포토존을 제공한다. 특히 창포와 수련, 옥잠화로 초록빛을 띠는 인공연못 위로 드리워진 붉은 단풍나무의 색의 대비가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인근 안동댐·월영공원까지 이어지는 산책로와 수변데크는 산책길로도 안성맞춤. 단풍이 물든 산을 배경으로 고고히 떠있는 월영교와 낙동강을 옆에 두고 걷는 호반나들이길은 단풍을 좀 더 가까이서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안동 시가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 안동루 역시 놓치면 섭섭하다. 이 곳에서 굽어보는 왼편의 샛노란 은행나무 길, 오른 편의 새빨간 단풍나무 길은 마치 강렬한 유화 작품을 보는 것만 같다.환경미화원이 부족한지, 큰 나무 탓에 나뭇잎이 많이 떨어지는 건지 단풍잎이 11월 말까지도 인도를 뒤덮고 있는 모습을 수년간 확인했다. 덕분에 가을 분위기는 배가 된다.

2020-10-17 05:00:00

[포토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축제장에 나온 시민들

[포토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축제장에 나온 시민들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이후 그동안 연기된 행사와 축제 등이 조심스럽게 재개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대구 남구 앞산빨래터공원 부근에서 열린 '별무리 축제'에 나온 시민들이 향수 만들기 체험장 등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주민과 지역 청년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한 별무리 축제는 플프마켓, 영화제, 예술제 등의 프로그램으로 17일까지 열린다.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이후 그동안 연기된 행사와 축제 등이 조심스럽게 재개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대구 남구 앞산빨래터공원 부근에서 열린 '별무리 축제'에 나온 시민들이 향수 만들기 체험장 등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0-10-16 17:51:50

대구도심 속에서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만끽하세요

대구도심 속에서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만끽하세요

대구시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우울해져 있을 시민들을 위해 자연이 주는 위로와 편안함으로 힐링할 수 있는 '추억의 가을길'을 선정했다. 대구 지역은 이달 하순부터 다음 달까지 아름다운 단풍으로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 관련 자료에 따른 팔공산의 첫 단풍은 10월 18일, 단풍 절정은 10월 30일경이다.대구시는 단풍이 아름다운 길, 사색·산책하기에 좋은 길 등 도심에서 쉽게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를 '추억의 가을길'로 선정했다. 선정된 추억의 가을길에는 드라이브를 즐기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팔공산 일대의 팔공로와 팔공산순환도로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단풍나무, 은행나무 등의 단풍길로서 드라이브하기에 안성맞춤이며 드라이브와 더불어 팔공산 올레길과 갓바위 등산로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팔공산이 멀게 느껴지고 가족들과 함께 도심 가까운 곳에서 가볍게 걷고 싶다면 앞산 자락길을 추천한다. 앞산 자락길은 고산골(남구 봉덕동)에서 달비골(달서구 상인동)까지 산자락을 따라 연결되어 있으며 경사가 심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가을의 숲길을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케이블카를 이용해 대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앞산전망대와 도심 속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앞산 해넘이전망대를 방문해 사진 한 장 남겨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가족, 연인과 함께 가을을 즐기며 산책과 소풍을 즐기기에는 대구스타디움, 대구수목원, 두류공원도 제격이다.대구스타디움 일대 느티나무와 왕벚나무 수목터널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고 서편광장은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하기 좋은 곳이다. 또 인근에 위치한 대구시립미술관에 들러 미술작품도 감상해 볼 수 있다. 대구수목원에서는 입구 초소에서 유실수원까지 이어지는 마중길(데크로드)과 1주차장에서 양치식물원까지 이어지는 흙길산책로가 걷기에 좋으며 국화 전시로 가을 대표 볼거리를 제공한다. 두류공원에서는 야외음악당 일원의 느티나무와 단풍나무 수목터널을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거닐고 있고 3km의 공원 순환도로를 따라 산책 또는 조깅, 자전거 타기도 겸할 수 있다. 대구도심 대표공원에서도 가을길을 거닐 수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2·28기념중앙공원, 경상감영공원, 달성공원은 수목터널을 산책하고 벤치에 앉아 사색에 잠겨 볼 수 있는 장소이며, 대구시티투어 코스와도 연계돼 색다른 도심 속의 가을을 느껴볼 수 있다.이 밖에도 출·퇴근 등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서구 그린웨이(대구의료원 일원), 북구 대학로, 침산로22길(삼성창조캠퍼스 북편), 달서구 상화로, 호산동 메타세콰이아 숲길 등이 있다.대구시는 일부 구간의 경우 낙엽을 쓸지 않고 그대로 두면서 시민들이 낙엽을 밟고 거닐 수 있는 정서적인 공간으로도 제공할 계획이다.

2020-10-14 15:39:43

[힐링&여행] 전남 영광군 불갑사 '꽃무릇 이야기'

[힐링&여행] 전남 영광군 불갑사 '꽃무릇 이야기'

어둠이 용병처럼 빽빽하게 진을 친 현관문을 나서자 귀뚜라미들의 가을소나타가 G선상의 아리아처럼 감미롭다.유래 없는 긴 장마 끝에 몰아닥친 태풍들과 숙질 줄 모르는 늦더위가 초가을을 지우는가 싶어 울적한 심상이라 더욱 반가웠다. 귀뚤귀뚤! 가녀린 울음이 처량하여 형용할 수 없는 그리움을 삯이듯 망부석이라도 된 듯 우두커니 감상에 젖는다.꽃무릇으로 붉게 물들인 불갑사로 떠나본다. ◆많은 문화재를 간직한 불갑사모악산 불갑사는 전남 영광군 불갑면(佛甲面)모악리에 있는 사찰로써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 백암산 백양사의 말사다. 창건 시기는 분명하지가 않아 384년(침류왕 원년)에 마라난타(摩羅難陀:생몰년 미상. 백제에 불교를 최초로 전한 인도의 승려)가 창건했다고도 하고, 백제 문주왕 때 행은이 창건했다고도 한다.이후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후반에 중창하였고, 고려후기인 14세기경 중창할 당시는 수백 명의 승려가 기거하였으며 사전(寺田)이 10리(4Km)밖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정유재란을 겪은 후 여러 차례의 중창, 중수, 보수를 거치면서 절의 규모가 점차 줄어들어 현재에 이른다. ◆꽃무릇은 상사화와 달라코로나19로 인해 꽃무릇 축제가 취소되고 이른 시간대라 그런지 꽃구경에 나선 사람들이 띄엄띄엄 보인다. 주차장에서 불갑사까지는 약 800여 미터, 동이 트기까지는 아직 한참이라 산기슭이나 나무가 우거진 곳으로는 끈끈한 어둠이 눅진눅진 배어있다. 그 사이를 천천히 걸어서 산문을 통과하는데 산문을 받치는 중앙기둥이 특이하다. 커다란 괴목(느티나무)으로 보이는 나무의 밑동과 큰 가지만 잘라 껍질만 벗겨낸 후 옮겨다가 대들보를 받치는 형상이다.꽃무릇은 외떡잎식물로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석산(石蒜) 또는 오산(烏蒜), 독산(獨蒜)이라고도 한다. 돌마늘의 꽃으로 알뿌리는 약재로 쓴다. 피는 시기는 초가을인 9월 초순경이며 높이 30~50센티미터의 꽃대가 나와 그 끝에 붉은 여섯 잎 꽃이 피고, 꽃이 진 뒤에 선 모양의 잎이 무더기로 남는다. 원산지는 일본이며 주로 절에서 많이 심는다.이는 단청공사 시 독성이 있는 알뿌리를 갈아서 염료에 섞으면 병충해로부터 목재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꽃무릇과 상사화를 구분하는 방법은 공히 꽃받침이 없고 꽃과 꽃잎이 만나지 못하는 점은 같을 지라도 피는 시기(상사화는 7~8월경, 꽃무릇은 8~9월경)도 다르거니와 상사화는 분홍색, 노란색, 희색 등으로 다색인 반면에 꽃무릇은 붉은색 한 종류뿐이다. ◆꽃무릇 꽃말은 '애절한 사랑'전설에 의하면 옛날 어느 때 절을 찾아 불공을 드리려온 젊은 여인이 있었다. 무사히 불공을 끝낸 여인이 돌아가는 찰나 때 아닌 여우비가 심하게 내렸던 모양이다. 그 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던 어느 젊은 스님의 가슴에 비에 젖은 새처럼 가여운 모습의 여인이 고스란히 들어앉았던 모양이다. 속세를 떠나 출가한 스님은 오욕칠정의 굴레를 벗어나야 함에도 수행의 정도가 어느 경지에 못 미쳐 상사병에 걸렸던 것이다.그날 이후 스님은 모든 식음을 전폐하고 오직 여인만을 연모하면서 시름시름 앓더니 석 달 열흘 만에 피를 토한 뒤 죽고 말았다. 이에 노스님이 시신을 수습하여 고이 묻었다. 그러자 이듬해 9월 초순경 스님의 무덤에서 이름 모를 꽃대가 솟아올랐고 못다 이룬 연정을 대신하듯 핏빛 붉은 꽃을 피워내니 꽃무릇이다. 꽃말은 애절한 사랑, 이룰 수 없는 사랑, 슬픈 추억이다.이렇게 많은 꽃무릇은 난생 처음이다. 산문 밖에서 시작된 꽃무릇 군락지는 불갑사 경내를 거쳐 조그마한 저수지의 상류까지 붉게 물들인다. 흡사 붉은 양탄자를 깐 듯, 레드카펫을 깔아놓은 듯 온통 벌겋다. 초가을에 산불이라도 난듯하고 구름 위의 선녀님들이 옥황상제의 명으로 도솔궁을 붉게 칠하던 중 들까불다 페인트 통을 발로차서 엎은 듯하다. 하여간 사방이 붉다보니 그 사이를 지나는 모든 관광객들은 내남할 것 없이 다들 작가들이고 연예인 같다.피아노 건반이 머릿속에 그려졌다면 작곡가, 문장을 고루고 다듬어 노랫가락에 싣는다면 작사가, 글귀를 떠올리고 문맥으로 이야기를 엮는다면 소설가, 자연에 동화되어 들끓는 감정을 읊는다면 시인, 나풀나풀 한 마리 나비로 날고 싶다면 무용가, 카메라를 들어 꽃과 어우러진 풍경과 내면의 미소를 담는다면 사진작가, 이래저래 예술인이 아닌 사람이 없어 보인다. ◆불갑사 경내까지 물들인 꽃무릇반면 사천왕문을 지나 들어선 불갑사는 정말 절간처럼 고요함을 지나쳐 고즈넉하기 그지없다. 스님은 고사하고 보살님의 그림자조차 찾을 길이 없다보니 자박자박 새벽공기를 가르는 발자국소리조차 조심스럽다. 분위기에 맞게 한껏 소리를 죽여 가며 차근차근 둘러보는 절간의 추녀 밑이나 작은 공터, 축대에 이르기까지 꽃무릇이 없는 곳이 없어 전국으로 소문이 안 나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때마침 마주한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에 따르면 명부전((冥府殿:불교 사찰에서 저승세계인 유명계(幽冥界)를 상징하는 당우(堂宇))의 경우 대웅전의 오른쪽, 사람이 바라다볼 때 왼쪽에 있는 것이 정상이라고 한다. 헌데 한때는 이를 거슬러 오른쪽에 자리한 적도 있다며 귀띔이다. 이어 대웅전의 법당에 그려진 벽화 속에는 까치그림이 숨겨졌다며 말을 잇는다.이는 절이 가난한 시절 중창불사 시 대웅전을 단청할 재력이 없었다고 한다. 이때 단청공사를 공짜로 해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고 100일 동안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하지만 모든 전설이 그러하듯 99일째 되는 날 궁금증을 가눌 수 없었던 공양주보살이 슬쩍 들여다보게 된다. 그 연유는 그간 공양주보살이 바뀌었으며 인수인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어쨌든 공양주보살이 안을 들여다보자 단청 채색에 열중이던 사람이 피를 토한 뒤 까치가 되어 날아간 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 ◆잉어와 어우러진 물안개,꽃무릇다음 목적지는 저수지다. 실제로 맞이한 저수지는 그리 크지 않아 한눈에도 상류가 보일 정도다. 초가을이고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상류 쪽으론 청송 주산지처럼 물안개가 희뿌옇게 어린다. 발걸음은 자연히 물안개를 찾아 상류 쪽으로 향한다. 그런 가운데 상류 쪽에서 진사 한분이 삼각대에 카메라를 거치한 채 상반신을 흔들고 팔을 휘휘 내 젖는다.이유를 묻자 잉어를 기다리는 중이란다. 이리저리 몸과 손을 흔들면 잉어들이 먹이를 주는가 싶어서 모여 든다고 한다. 악어와 악어새처럼 잉어와 사람간의 교감이 먹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어느 정도 이력이 붙은 모양이다. 아닌 게 아니라 잠시 후 얼룩덜룩한 점을 등에다 아로새긴 잉어 두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올라온다.잉어와 어우러진 물안개, 거기에 꽃무룻을 적절히 배치하고 보니 가히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뒤 늦게 카메라 앵글에 담는다고 부산을 떠는 중에 순찰을 마친 듯 잉어 무리는 예의 느릿느릿한 몸짓으로 아래로 향한다. 이어서 곧장 황금색 잉어가 등장 한다. 하지만 새벽 내내 기다렸다는 붉은색 잉어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되돌아 나오는 길에 다시금 들린 절간 곳곳으론 아침햇살이 팽팽하다. 눈이 부실 듯 밝은 햇살 아래로 들어서자 새벽녘에 미처 못 봤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화장실 옆에서 연리목 비슷한 나무 두 그루를 만났다. 분명 연리목 같은데 안내판이 없는 걸로 보아 아닌 듯도 싶다. 하지만 다정하게 허리를 맞댄 자세가 흡사 애정행각에 빠진 연인들 같고 수줍음을 타는지 청라(푸른 담쟁이)덩굴을 빌어 치맛자락 펼치듯 덮어서 신비함을 자아낸다.나오는 길은 언택트(Untact)시대를 맞아 오가는 길이 다르다. 들어가는 길이 중앙으로 난 신작로라면 나가는 길은 왼쪽 산기슭을 따라 늘어진 자드락길이다. 관광객들에게 일일이 안내하자니 안내자도 힘들고 따르는 사람도 공히 힘겨워 보인다. 지옥의 나찰처럼 지독한 이 질병은 언제나 종식될까? '코로나19'란 감염 병이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 명년에는 더 많은 사람이 이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보고 즐겼으면 좋겠다.글·사진 이원선 시니어매일 편집위원 lwonssu@hanmail.net

2020-10-14 14:16:17

'배낭 메고 인생네컷' 별의 도시 ‘영천’ 편

'배낭 메고 인생네컷' <3편>별의 도시 ‘영천’ 편

4명의 뮤지션들이 인생 사진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신규 예능 프로그램 '배낭 메고 인생네컷'이 이번엔 별의 도시 영천을 방문했다.12일 방송된 '배낭 메고 인생네컷' 영천 편에서는 영천의 명소와 체험거리 등이 소개됐다. 이날 첫번째 목적지로 보현산댐 짚와이어를 찾았다.짚와이어 첫번째 도전자로 미연과 창민이 나섰다. 이들은 짚와이어에 몸을 실은 뒤 우렁찬 함성과 함께 보현산 댐을 가로질러 시원하게 달렸다. 이어 치현과 제아도 짚와이어에 몸을 맡긴 채 온 몸으로 자연을 만끽했다. 특히 제아는 메아리가 아닌 육성으로 뿜어내는 외침(?)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이어 전국 기도 명당으로 꼽히는 '돌할매 공원'과 '승마 테마파크', '보현산 천문 과학관'을 찾아 영천 곳곳의 명소들을 소개하며 체험했다.한편, SBS와 한국신문협회가 공동기획한 '배낭 메고 인생네컷'은 경상북도 관광지 10선을 선정해 매주 월요일 오후 5시50분에 SBS를 통해 시청자 곁으로 찾아간다. 더불어 대구·경북민들은 매일신문 네이버TV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2020-10-12 20:43:15

경남 하동 최참판댁서 토지문학제 개막

경남 하동 최참판댁서 토지문학제 개막

토지문학제가 소설 '토지'의 무대인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에서 열렸다.'평사리 너른 품, 문학을 품다'를 주제로 한 토지문학제는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야외 100인 이하로 10일부터 이틀간 열렸다. 하동군이 주최하고 토지문학제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토지문학제는 2001년 제1회를 시작으로 올해 20회째를 맞았다.군민이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시 낭송대회'가 첫날 낮 1시부터 열렸고, 3시부터는 시 전문낭송가가 박경리 선생의 시를 낭송하는 시낭송 페스티벌이 펼쳐졌다. 이어 오후 4시 문학제의 메인 행사인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서는 제20회 토지문학제를 기념하는 정호승 시인의 축시 낭송과 평사리 문학대상 및 청소년문학상, 하동문학상 시상식이 연이어 열렸다.올해 토지문학상에는 소설 부문에 최지연(경기 고양) 씨의 '착장'이 선정되는 등 모두 9명이 수상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토지문학제 참여 시인의 작품 40여 점을 선보이는 울타리(문고리) 시화전과 서예작품 전시회, 시인 이원규의 '별천지 하동' 사진전 등 전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최장미 시인은 "매년 10월 둘째 주 열리는 토지문학제는 전국의 문학인과 예비 문학인이 만나 교류하고 즐기는 잔치지만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축소돼 안타깝다. 내년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많은 문학인이 함께하는 어울림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2020-10-11 15: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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