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절망을 이기는 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요즘은 일상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는 삶을 바꾸는, 새로운 상상력을 키우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광장의 폐허'를 돌아보며 불안과 절망에 빠지기는 쉽습니다. 해결책은 없다며 체념에 빠지면 안 됩니다. 우리에겐 다른 방식의 대안을 준비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몇 권의 재난 소설 속에서 그 힘을 찾아보겠습니다.

◆ 우리에겐 재앙을 물리칠 힘이 있다

닐 셔스터먼, 재러드 셔스터먼의 '드라이' 표지 닐 셔스터먼, 재러드 셔스터먼의 '드라이' 표지

어느 날 갑자기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디에서도 물을 구할 수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닐 셔스터먼과 재러드 셔스터먼의 '드라이'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가뭄'이라는 재앙을 다룹니다.

실제 미국 서남부 지역의 단수 사태는 허황된 미래상이 아닙니다. 캘리포니아주는 2018년 기록적인 가뭄과 산불을 겪었으며, 우리나라 또한 가뭄과 전력난 등으로 매해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소설은 물이 사라진 우리의 미래가 얼마나 위험할 지를 생생히 느끼게 합니다.

대규모 시위와 폭동을 경계하며 계엄령을 내리는 정부 당국, 힘이 약한 아이들을 이용하고 약탈하려는 어른 등 기존의 세계는 잔인하고 냉혹합니다. 소설은 재앙 앞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가장 약자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전합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살길을 찾습니다. 이 과정에서 워터좀비와 싸우고, 다른 무리에 합류하여 협력하기도 하고, 때로는 배신을 당하기도 합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긴장됩니다.

소설 속 인물들이 끝까지 놓치지 않는 것이 있지요. 바로 인간성입니다. 인물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양심을 발견합니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어떻게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죽어 가는 타인을 외면하지 않고 조건 없는 선행과 이타주의를 실천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희망을 전합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대한 섬뜩한 경고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은 우리에게 있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소설입니다.

최근 한 방송사의 독서 프로그램에서 다루어 다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와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페스트'는 말합니다. 절망과 맞서는 건 행복에 대한 의지라고요.

◆ 우리는 끝내 행복을 찾을 것이다

최진영의 '해가 지는 곳으로' 표지 최진영의 '해가 지는 곳으로' 표지

작가 최진영의 소설 '해가 지는 곳으로'의 주인공들이 겪게 되는 시련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정체 모를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은 혼란의 시기. 감염된 사람들은 삽시간에 죽어 가고, 살아남은 이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끝 모르는 여정을 떠납니다.

타인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하고, 모든 인간적인 감정은 사치에 불과한 일이 되어 버립니다. 작가는 재난이 발생하기 전, 인물이 겪는 한국의 현실이 바이러스 재앙과 다를 바 없음을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재난 이전, '건지'는 일상이 생존이었습니다. 집에서는 엄마와 건지를 때리는 아버지가, 학교에서는 건지를 때리는 동급생들이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창궐한 마을에서 떠나지 않고 그대로 죽겠다고 마음먹은 건지를 차에 태우는 사람은 주인공 '지나'입니다. 지나의 손에 이끌려 피난길에 오른 건지는 1년 내내 따뜻한 바다를 꿈꿉니다. 재난 이후 처음으로 마음 속에 소중한 꿈을 품게 됩니다.

'드라이'의 아이들에게, '해가 지는 곳으로'의 건지와 지나에게,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싸우고 있는 우리들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이 있습니다. '페스트' 속 인물인 '타루'의 말입니다.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사람은 제각기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그 누구도 그 피해를 입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늘 스스로를 살펴야지 자칫 방심하다가는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병독을 옮겨 주고 맙니다. 자연스러운 것, 그것은 병균입니다. 그 외의 것들, 즉 건강, 청렴, 순결성 등은 결코 멈추어서는 안 될 의지의 소산입니다."

어렵고 힘든 시절이지만 우리는 결국 해결책을 찾을 것입니다. 현실이 아무리 잔혹하다 할지라도 희망을 놓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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