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급 보충역 '자리 없어 병역면제'…올해 대구서만 856명

전국 1만1천여명 면제…국방부·병무청 병력 수요 예측 실패 때문
내년에도 대구경북 700여명 사실상 면역면제
병무청 "병역 인원 줄며 적체 해소될듯"

대구경북병무청 신체검사장에서 한 병역 의무자가 혈압 측정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경북병무청 신체검사장에서 한 병역 의무자가 혈압 측정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아 3년 넘게 소집을 기다리다가 결국 병역을 면제받는 사례가 최근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따른 결과로, 병역 의무를 완수한 이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대구경북병무청에 따르면 올해 대구경북에서만 856명이 3년 이상 장기 대기 사유로 '전시근로역' 처분을 받았다. 2016년만 해도 이런 사례가 1명도 없었지만, 2017년 2명, 지난해 199명에 이어 올해 크게 증가했다.

전시근로역(신체검사 5급)은 통상 1년 6개월 이상 징역형을 살았거나 병역판정검사에서 1형 당뇨병, 심한 고혈압, 간경변 등 심각한 질환이 있다고 인정받은 사람에게만 내려진다.

병무청은 4급 보충역 판정을 받고 3년 이상 소집되지 못한 채 대기한 자원에게도 병역법에 따라 전시근로역 처분을 내린다. 단순히 자리가 없어 대기가 길어졌다는 이유로 심한 질병을 앓는 사람과 똑같이 병역 면제를 받는 셈이다. 전국적으로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2천317명에 이어 올해 1만1천457명이 같은 사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사회복무요원의 대기기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국방부와 병무청이 병력 수요 예측에 실패한 탓으로 분석된다.

국방부는 현역(1~3급) 입영 대기자가 많아지자 2015년 4급 보충역 판정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보충역 판정 인원은 2015년 2만5천여명에서 지난해 4만여명으로 1.6배 가량 늘었다. 결국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입대하고 싶어도 자리가 부족한 탓에 기다리기만 하다가 면제 처분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런 사례가 늘어나면 정상적으로 병역을 마무리한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이준혁(27) 씨는 "자리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아예 병역을 면제받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병무청 관계자는 "3년 동안 언제 소집될 지도 모른 채 대기해야 하고, 병역 미필 자 신분이어서 취업에도 어려움이 많다. 사실상 3년을 허송세월해야 하기 때문에 병역을 면제해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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