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급식카드 쓸 곳 없어요"…라면으로 때우는 아이들

대구 1만4천명 지원 대상…인스턴트 의존 높아 영양 불균형
코로나로 복지관·센터 문닫고 가맹 음식점은 턱없이 모자라
복지사들 "아동 끼니 해결할 수 있도록 가맹점 대폭 늘여야"

대구 달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급식 배식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다. 매일신문DB 대구 달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급식 배식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다. 매일신문DB

"동네에 급식카드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이 없어요. 가려면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해요. 근처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나 라면을 주로 사 먹었어요."

대구 달서구에 살고 있는 A(11) 군은 코로나19로 집밖으로 나가는 일이 줄어들면서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전에는 학교가 끝난 뒤 복지관에서 식사를 해결했지만 코로나19로 여러 달 동안 문이 닫히자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이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급식 지원을 받는 아동들이 영양 불균형 식사에 내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밥을 먹을 수 있는 가맹 음식점 수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그나마 있던 가맹점도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은 탓이다.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영양 불균형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아동급식 예산은 187억원으로 지난해 139억 5천만원보다 54억원 늘었다. 코로나19로 결식 아동이 증가할 것을 우려한 선제조치였다.

예산은 늘었지만 아이들의 끼니는 불량해졌다. 코로나19로 지역아동센터와 복지관의 문이 닫히면서 단체급식이 인스턴트 식품이나 부식품 배달로 대체되다 보니 식품 조리가 어려운 아동들의 경우 급식카드를 들고 편의점이나 제과점에서 주로 사용했다. 간편식 식사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이다.

급식카드 가맹점으로 등록된 음식점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집 밖으로 나가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어렵게 찾은 가맹점도 코로나19에 문을 닫은 경우도 빈번하다.

대구 남구 대봉동에서 급식카드 가맹점을 운영하는 한 분식집 업주는 "코로나19로 장사가 안 돼 한동안 문을 닫았었는데 얼마 전 단골 아이가 와서 '예전에 밥 먹으러 왔었는데 문이 닫혀 난감했다'며 또 문을 닫는지 물어 괜히 죄책감이 들었다"고 했다.

대구시내 7개 구에서 급식카드를 이용하는 아동은 1개 구 평균 2천명에 이른다. 그러나 전체 급식카드 가맹점의 70%는 편의점이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을 제외한 가맹점 수는 1개 구에 평균 81곳. 인스턴트 음식 중심의 영양 불균형은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급식카드 사용 아동과 교류가 잦은 신당종합사회복지관의 한 관계자는 "가맹점 확대가 최우선 과제다. 세제혜택 등 음식점 가맹점 확대를 이끄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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