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몰카 찾아라"…지하철역 화장실서 탐지기 든 여고생들

강동고 학생 5명, 1호선 각산역 화장실 샅샅이 탐색
"학교 오가며 사용하는 공간, 직접 살펴보니 불안감 줄어"

12일 오후 대구 동구 도시철도 1호선 각산역에서 강동고 학생들과 동부경찰서, 도시철도 관계자로 꾸려진 합동점검반이 화장실 불법카메라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2일 오후 대구 동구 도시철도 1호선 각산역에서 강동고 학생들과 동부경찰서, 도시철도 관계자로 꾸려진 합동점검반이 화장실 불법카메라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변기 커버와 형광등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이 탐지해야 해요. 문 손잡이나 벽에 구멍 흔적이 있는지도 확인해 보시고요."

12일 오후 4시쯤 대구도시철도 1호선 각산역 공중화장실에서 여고생 5명이 탐지장비를 활용해 불법카메라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구 동부경찰서, 대구도시철도 관계자들과 함께 합동점검반을 꾸려 이날 도시철도 화장실 불법카메라 설치 여부 점검에 나선 강동고 학생들. 경찰관은 이들에게 탐지기 사용 방법과 주의해서 봐야할 지점 등을 알려줬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 촬영 범죄 건수는 2017년 250건, 2018년 197건, 2019년 221건 등 매년 200건 정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도 대구도시철도 역사에서 여성들의 하반신을 상습적으로 촬영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다. 그가 시도한 불법 촬영은 4개월간 70여차례나 됐다.

이날 합동점검반으로 활동한 신정은(18) 양은 "뉴스를 통해 불법카메라 범죄를 볼 때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웠다"며 "마냥 불안해한다고 바뀌는 게 없기에 직접 불법카메라 탐지 현장을 확인하러 나섰다"고 했다.

학생들은 카메라 전파를 수신해 탐지하는 전자파 탐지기와 적외선을 쏴 불법카메라 렌즈에서 반사되는 빛을 탐지하는 렌즈형 탐지기를 활용해 화장실 내 불법카메라 설치 여부를 직접 점검했다.

이날 점검에서는 불법카메라가 확인되지 않았다. 학생들은 "학교를 오가며 종종 사용하는 화장실인데 불법카메라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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