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벽 타고 '스멀스멀'…대구 성서공단 때아닌 나방 유충 습격

유충 정체는 1950년대 우리나라에 들어온 ‘미국흰불나방’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 인도 가로수 아래 미국흰불나방 유충들이 몰려있다. 김우정 기자.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 인도 가로수 아래 미국흰불나방 유충들이 몰려있다. 김우정 기자.

"건물 벽을 타고 화장실 내부로 들어오는가 하면 몸에 붙어 차 안까지 따라 들어옵니다. 매일 수십 마리씩 잡아도 또 발견되는 유충이 너무 무서워요."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이 때아닌 나방 유충의 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흰털로 뒤덮인 벌레의 정체는 병해충인 '미국흰불나방' 유충. 최근 성서공단 도로변 가로수뿐 아니라 곳곳에 출몰하며 혐오감을 주고 있다.

성서공단 한 업체 직원 A(31) 씨는 "공단 벤치나 흡연공간에 유충이 떨어지기도 하고, 사무실과 화장실까지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이 발견된다"며 "징그러운 모습에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갈 정도"라고 했다.

성서공단 인근은 여름 끝자락 무렵이면 유충 방제 민원이 쏟아진다.

성서공단 일대는 대구시 전체 양버즘나무 중 25%가 밀집해 있는데, 이곳에서 미국흰불나방은 보통 8~9월 여름철 활발히 활동하는 탓이다. 하지만 올해는 10월 중순까지도 유충들이 다수 목격돼 시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정종국 박사(산림병해충연구과)는 "올해는 여름철 더위가 초가을까지 이어지는 등 이상기온 영향으로 유충들의 밀집도가 계속해서 높아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최근 대천교에서 성서공단을 가로지르는 거리 일대에서 민원이 집중되고 있다"며 "방역 작업을 강화해 시민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미국흰불나방=1958년 우리나라에 들어와 토착화된 병해충. 효과적인 천적이 없어 인위적인 방제가 지속적으로 필요하지만 한 번에 600~700개의 알을 낳고, 1년에 2~3차례 번식을 하는 등 박멸이 쉽지 않다. 유충 1마리가 100∼150㎡의 나뭇잎을 먹어치우는데, 양버즘나무 등 활엽수에 유충이 달라붙으면 3~4일 만에 고사할 정도로 피해가 크다. 사람과 직접 접촉할 경우 알레르기, 가려움증 유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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