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고충 해결한다더니 운영도 소극적인 공무원소극행정신고센터

소극행정인지 여부는 해당 기관 판단에 맡겨…시민들 "유명무실" 지적

공무원의 소극적인 행정으로부터 국민·기업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출범한 공무원 소극행정신고센터(이하 신고센터)가 운영마저 소극적이어서 결국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출범 3개월 차에 접어들었지만 대구지역 신고건수 중 소극행정으로 분류돼 처리된 것은 1건도 없는 등 실적이 저조하다.

올해 3월 22일부터 정부 민원포탈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 만들어진 신고센터는 시민의 불만사항 신고에 대해 시·구·군청 감사부서에서 직접 조사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담당 공무원이 속한 담당 부서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해 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소극행정을 ▷적당편의 ▷복지부동 ▷탁상행정 ▷기타 관(官) 중심 행정 등 4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소극행정과 관련한 상습 사례에 대해서는 해당 공무원에게 중징계 이상의 처분과 최대 파면까지 가능하다.

문제는 소극행정을 판단할 지침이 마땅히 없어 민원인과 공무원의 판단이 엇갈리는 것. 신고센터 출범 이후 11일 현재까지 대구시를 포함해 대구 8개 구·군에 신고된 소극행정 신고 23건 중 실제 소극행정으로 분류된 민원은 한 건도 없다.

단순 1차 민원, 처리 중인 민원에 대한 이행촉구, 단순 진정 및 불만, 법령·절차에 대한 질의 등에 대해서는 소극행정에 포함되지 않고 일반민원으로 처리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금껏 접수된 내용 대부분이 불법 주차 단속을 촉구하는 것이어서 해당 부서에 인계했다. 이 외에 소극행정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극행정 여부를 해당 기관 공무원이 판단하는 것도 문제여서 예전과 다를 바 없다. 권익위 관계자는 "접수 민원의 소극행정 여부는 운영지침과 적극행정 사례집을 참고해 담당 감사부서가 판단한다"고 했다.

홍보도 부족하다. 대구시 및 8개 구·군 홈페이지에서는 아무런 안내도 찾을 수 없다. 대구시는 지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중구청과 달성군청을 상대로만 소극행정 관련 감사를 한 차례 진행했을 뿐이다.

시 관계자는 "대구시 민원사이트인 '두드리소'를 비롯해 구·군청별 온라인 민원상담, 청와대 국민청원, 국민신문고 등 민원 제기 창구가 다양하다 보니 시민들 접수도 분산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시민 A(36) 씨는 "환경 민원을 몇 년째 넣고 있는데 항상 부서 소관이 아니라는 답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해당 부서는 소극행정이 아니라고 한다. 이럴 거면 소극행정신고센터는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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