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한 출연기관에서도 미투 주장…"대표 지인이 술자리에서 여직원 성추행"

대구여성의전화 "대표는 당사자 아니더라도 성희롱예방지침 위반"
해당 출연기관 대표 "해당 사실 알지 못해"
대구시는 사건 인지하고도 사실상 조사 손 놔

대구시 한 출연기관의 전·현직 여직원들이 기관 대표와 그의 지인이 참석한 술자리에서 성추행 및 폭언 피해를 입었다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주장이 나왔다.

대구여성의전화와 해당 출연기관 전 직원 A씨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9일 저녁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한 횟집에서 출연기관 여직원 7명과 기관 대표 B씨의 회식 자리에 대표의 지인 C씨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C씨가 1시간 10분여 동안 여러 여성에게 직접 신체 접촉과 폭언을 일삼았지만 대표가 이를 묵인·방조했다는 주장이다.

이날 자리에 참석했던 직원 D씨의 주장에 따르면 C씨는 직원들이 계속 거부 의사와 불쾌감을 표시하는데도 ▷지속적으로 손, 어깨, 허벅지 등 신체 스킨십을 하고 ▷안주를 먹여주고 ▷'예뻐'라며 손하트를 날리고 ▷손가락으로 여성의 볼을 찌르는 등의 행동을 반복했다는 것. 대구여성의전화 측은 D씨가 이날 C씨의 행동을 정리해 문서로 기록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여성의전화 측은 "여직원들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C씨는 성추행과 폭력적인 언행을 멈추지 않았고, B 대표는 현장에서 C씨의 행동을 지켜봤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를 묵인·방조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1년 전 사건을 현재 문제 삼는데 대해 "최근 다른 피해 여성의 신고를 받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B 대표가 술자리가 만들어진 과정과 책임을 지난 2월 해고당한 A씨에게 전가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에 A씨가 여성단체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진상을 밝혀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지난달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대구여성의전화와 A씨는 법률 상담을 거쳐 이번 주 중 중부경찰서에 C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대구여성의전화 관계자는 "B 대표는 성추행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다. 하지만 여성가족부 성희롱예방지침상 피해자 보호 등 기관장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다. 방조 혐의로 추가 고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출연기관 B 대표는 "당시 술자리를 같이 한 것은 맞지만 술에 취한 상태여서 C씨의 부적절한 행동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성추행 당사자로 지목된 C씨는 "당시 자리에 합석해 인사하는 과정에서 손을 잡고 술을 한 잔씩 권한 것은 사실이다. 그분들이 불쾌함을 표시해 며칠 뒤 A씨를 만나 사과했고 그걸로 끝이 난 사안"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당시 술자리에 참석했던 다른 직원 E씨는 "C씨 바로 앞에 앉아 있던 B 대표가 어떻게 한 시간 넘게 이어진 (C씨의) 행동을 못 볼 수가 있느냐"며 "게다가 당시 B 대표는 인사불성일 정도로 만취한 상황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대구시는 국민권익위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받았음에도 조사에 손을 놓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 감사관실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국민권익위는 "당사자들의 진술이 불일치하니 관할 지자체가 확인하라"며 신고사항을 시로 이첩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3주가 흐른 지난 3일 출연기관 대표에게 서면으로 사실을 조회했을 뿐, 신고자 의견을 듣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오는 29일 조사 를 개시하려던 참이다. 중부경찰서에서 수사한다면 조사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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