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칼럼] DGB대구은행파크가 심상치 않다

도심 한복판 홈경기 매진 시민 팬덤
대구FC 강한 축구단 거듭나며 보답
혁신적 아이디어 정책 실현 자신감
경제·산업·사회 발전 잠재력 발견

이장우 경북대 교수 이장우 경북대 교수

홈경기 매진 행진을 하고 있는 축구전용경기장 DGB대구은행파크가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필자 역시 경제 칼럼에서 이 주제를 다루게 돼 기쁘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넘어 대구라는 도시 경제를 이끌어갈 문화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패션 및 라이프 스타일을 다루는 세계적 남성 전문 잡지 GQ 한국어판에 'DGB대구은행파크가 특별한 이유'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쓴 스포츠 칼럼니스트는 DGB대구은행파크가 한국형 스타디움의 정답을 제시했다고 극찬했다. 적은 예산으로 지어진 아담한 규모이지만 도심 한복판의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함성이 주는 웅장함이 압권이라고 평가한다. 스포츠 관람을 위한 최고의 시설이 어떤 것인지 진면목을 보여줬다고도 말한다.

사실 DGB대구은행파크가 지어지기까지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대구스타디움을 두고 시내에 축구전용구장을 만든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금방 수용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투자 내용과 방법에서 과거 지방자치단체들이 결정해 왔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그동안의 투자 행태를 보면 가능한 한 대규모 예산을 중앙으로부터 확보해 크고 넓은 경기장을 건설해야 한다는 생각만 할 뿐 관객 편의나 운영의 경제성 등은 뒷전이었다. 그 결과 엄청난 국민 혈세의 낭비를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한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세계 규모의 축구장 10개를 보유하게 만든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에도 의정부시, 고양시, 화성시, 용인시, 진주시, 인천광역시 등에서 3만~5만 명 규모의 큼직한 경기장들을 건설했다. 투자 예산이 적게는 900억원에서 많게는 4천억원 넘게 투입됐다. 그러다 보니 총예산 515억원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경기장으로 재탄생한 DGB대구은행파크가 모범으로 주목받을 만한 것이다.

이렇게 사랑받는 경기장을 기반으로 대구FC는 최근 상위권의 강한 축구단으로 거듭났다. 일찍이 없었던 시민 팬덤까지 생기고 있다. 무엇이 이런 '하루아침의' 변화를 만들어냈는지 성공 요인을 찾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첫째는 앞에서 살펴보았듯 시내 중심에 위치한 '기념비적' 경기장을 창조했다는 사실이다. 이 물리적 공간에서 선수들의 숨 소리까지 느끼며 시민들은 한 덩어리가 될 수 있다. 둘째는 스스로 강팀으로 만든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비록 지더라도 멋진 경기를 알아보고 열광하는 관객 수준이다. 셋째는 매주 수만 명씩 모이는 해외 리그 수준은 아니지만 1만 명 수용의 경기장을 매주 꽉 채울 수 있는 문화적 수요다. 넷째는 이 세 요인이 하나로 맞물려 작동할 수 있도록 한 정책 이니셔티브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대구시 주도로 이뤄낸 창의적 의사결정 과정이다. 중앙이나 지방정부에서 제안되는 아이디어들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관여나 과거를 답습하려는 풍토 등으로 중간에 좌절되기 십상이다. 이러한 혁신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리더의 강력한 이니셔티브가 전제돼야 하며 지방의회나 민간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DGB대구은행파크의 성공 사례는 지역 혁신을 위한 바람직한 의사결정 과정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즉 스포츠뿐만 아니라 경제, 산업,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생각해 보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컬러풀대구페스티벌, 치맥축제 등 사람들이 모여서 보고 먹고 즐기는 사업이 유독 우리 지역에서 잘 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뮤지컬 산업만 보더라도 10만원 내외의 작품을 장기 공연할 수 있는 곳은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대구가 유일할 정도다.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정을 나누며 즐기게 하는 산업이 새로운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한다는 미래학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DGB대구은행파크의 성공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축구라는 장르를 넘어 미래형 도시 경제 구축을 위한 지역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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