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3대 도시 이야기

이상철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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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도시는 이스라엘 지역의 '예리코'라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예리코' 지역은 다른 부족이 침입해, 먼저 살던 부족의 도시를 파괴하고 그 위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계속 반복되면서 형성되었다. 그 결과, 고대 도시가 있던 자리는 점점 높아져 커다란 언덕이 되었다고 한다.

근대 이전의 도시들은 주로 정치 중심지인 도읍(都邑)을 중심으로 성장한 반면, 근대 이후 도시들은 제품의 대량생산과 대량수송에 유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또, 도시의 성장은 고용 기회를 증대시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시로 이입(移入)하게 만들어 대도시를 출현시켰다. 이렇듯 고도의 사회적 분화와 지역적 이동의 산물인 도시들을 경험할 때면, 다르지만 꼭 닮은 듯 많은 공통점을 가진 도시들을 발견한다. 그 예로 대한민국의 대구와 일본의 나고야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3대 도시를 흔히 서울-부산-대구라고 말한다. 비록 인구는 인천이 대구보다 많지만, 광역시 건제(建制) 순으로는 분명 대구가 3대 도시이다. 나고야도 인구수는 요코하마에 밀리지만, 공식적으로 도쿄-오사카와 더불어 3대 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이 외에도 대구와 나고야는 많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먼저, 세계적인 기업을 배출했다. 대구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업인 삼성을 배출했고, 워런 버핏이 투자한 대구텍이 있는 도시이다. 나고야는 도요타, 린나이 등 세계 굴지의 기업 본사가 있는 도시로서 일본 최고의 기업도시로 손꼽힌다. 또, 흥미로운 것은 양 도시가 과거 섬유업으로도 유명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국가적인 인물들을 많이 배출했다. 대구는 알려진 대로 대통령 등 많은 국가 지도자와 이상화, 현진건 등 많은 예술인들의 고향이다. 나고야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다 노부나가의 출신 지역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아직까지 막부 시대의 향수가 남아 있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의 도시로 인식된다고 한다. 대구 또한 상대적으로 보수적 도시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은 양 도시의 교집합을 더욱더 크게 만든다.

세 번째로 커피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대구는 이미 스타벅스가 국내에 상륙하기 전부터 드립커피를 선보인 '커피명가'를 비롯하여 다빈치, 핸즈커피, 봄봄 등 토종 커피 브랜드의 탄생지이다. 나고야는 카페왕국이라 불릴 만큼 전체 음식점 중 카페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국 평균의 2배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세계적 관광도시로서의 성장 가능성이다. 먼저, 양 도시 모두 유명한 역사적 관광지가 많지 않으나 천년 고도로 유명한 도시인 경주, 교토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또, 지하철과 도로 선형이 우수할 뿐 아니라 고속철도 노선과 국제공항을 가지고 있어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 또한 인구도 대구가 246만 명, 나고야는 230만 명으로 엇비슷하다. 이렇듯 많은 공통점을 가진 대구와 나고야라는 도시가 더욱더 궁금해진다. 올해 여름휴가는 한국과 일본의 '3대 도시'인 대구와 나고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 작가인 다카하시 아유무는 이렇게 말했다. "소중한 것을 깨닫는 장소는 언제나 컴퓨터 앞이 아니라 파란 하늘 아래였다." 이번 여름은 대구와 나고야의 파란 하늘을 꼭 보자. 인생의 소중한 것을 깨달을 수도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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