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찜통 지구, 식단을 바꾸자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최근 8개국 국제공동연구팀이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2℃ 상승하면 온실가스 방출이 없더라도, '피드백'이라고 불리는 지구시스템으로 인해 지구의 자정작용이 멈춰 인류가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찜통 지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과연 해결책이 없을까?

과학자들은 온실가스의 온난화 영향을 이산화탄소(CO₂) 평균수명인 100년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이런 평가는 CO₂만 중요해 보이게 하고 메탄과 블랙카본, 대류권 오존 같은 단기성 온실가스의 전략적 효용성을 간과하기 쉽다.

첫째.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를 구하려면 CO₂ 감축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나와 내 자식 세대를 위해 지구를 구하려면 단기성 온실가스 감축에 역점을 둬야 한다. CO₂를 반으로 줄이는 데 75년이 걸리는 반면 메탄은 단지 8, 9년, 블랙카본은 단 며칠이 걸릴 뿐이다. 즉 단기성 온실가스를 줄이면 지구 온도를 급속도로 냉각해 임계점에 임박한 기후변화의 국면을 빠르게 되돌릴 수 있다.

특히 CO₂ 감축은 인류가 워낙 화석연료에 의존해 와 저항이 만만치 않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세계 정상들은 '지구 온도 2도 상승 억제'를 약속했는데, 보도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과 석유와 가스에 대한 투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둘째, 단시간 내에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대규모의 신규 탄소 수용능력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인 산림회복에 집중하는 것이다. 단기성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산림회복을 위해서도 식단 변화가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

메탄의 최대 원천은 축산업이고 메탄은 또 다른 단기성 온실가스인 대류권 오존의 생성에도 영향을 준다. 메탄과 오존을 합하면 이산화탄소의 절반에 가까운 영향력을 갖는다. 유엔에 따르면 육류 생산으로 인해 아마존 열대우림의 91%가 불태워졌다고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인 그을음이 남극 블랙카본의 60%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축산업은 지구 표면의 3분의 1과 전 세계 농지의 80%를 차지한다. 선진국들이 채식 위주로 전환하면 기존의 소 방목지와 사료용 삼림 파괴도 멈추고 그 토지가 숲이 되는 이중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난다. 세계적인 월드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축산품의 25%를 대체품으로 바꾸기만 해도 5~10년 내에 기후변화를 예방할 뿐 아니라 세계 곡물 생산량의 40%를 다른 용도로 활용되게 한다.

문제의 원인이 된 사고방식으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음식은 우리 생명이 많은 생명의 헌신적 희생으로 뒷받침되며 자연의 힘으로 살려지고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게 한다. 인간을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두는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이 우주 전체 질서의 일부임을 깨닫는다. 이 자각은 두려움보다는 사랑, 경쟁과 결핍보다는 풍요의 시각으로 지속가능성 위기와 그 문제점에 대처하게 한다. 채식으로의 전환은 사고방식의 전환이자 문화의 전환이다.

분명이 말하지만 현재의 식량 생산방식과 축산업의 확장은 식습관과 선택에 따른 것이지 결코 '자연적'인 게 아니다. 이제 인류는 담대하게 음식과 인간, 지구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역사적 순간을 직면해야 한다. 찜통 지구에서 벗어나는 단 한 번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