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일단, 밥부터 먹고!"

1972년 통영-부산으로 수학여행을 떠난 신명여중 2학년 학생들
통영행 배에서 뱃멀미로 고생한 다음 날 아침식사는 꿀맛

1972년 가을 신명여중 2학년 학생들이 수학여행 도중 경남 통영의 한 여관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독자 서정남 씨 제공. 1972년 가을 신명여중 2학년 학생들이 수학여행 도중 경남 통영의 한 여관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독자 서정남 씨 제공.

수학여행은 오래된 교육법 중 하나다. 현장학습이다. 교육자 입장에선 최선의 교수법이다. 우리 땅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역사적, 지리적 의의를 되짚는다. 학생에게 수학여행은 '평생의 추억'이다. 현장 학습은 부차적이다. 교사의 설명이 첨가되면 성가신 강요로 여기기도 한다. "이거 시험에 나온다"고 하면 눈빛이 바뀌겠지만.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대의에 충실한 교육법이다. 방학, 소풍도 동류항으로 나뉜다. 오래됐다. 교사의 의도와 학생의 풀이가 꼭 일치하진 않지만 교육 목적에는 부합한다. 평생의 추억이 만들어지는 시간들이다. 인성 함양에 이만 한 게 또 있나.

독자 서정남(여·61) 씨가 보내온 사진이다. 경남 통영의 한 허름한 여관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명여중 2학년생들이 대구를 떠난 건 1972년 10월 11일이었다. 통영을 거쳐 부산으로 이어진 경로였다. 당시에는 통영으로 연결되는 연륙교가 없었다. 경남 고성에서 배를 타야했다. 배에 오르고 얼마 안 돼 난리가 났다. 난생 처음 배를 탄 대구 여중생들의 뱃멀미 탓이었다. 겨우겨우 숙소로 왔다. 좀체 외박이 허용되지 않던 때, 친구들과 고대하던 첫 외박은 엉망이 됐다.

사진은 12일 아침식사 모습이다. 식사중인 여학생들의 모습에서 결기가 느껴진다. 숟가락을 입에 가져다대고 있는 학생(왼쪽에서 두번째)이 서정남 씨다. 좁은 공간에서 꿇어앉아 아침밥을 먹는다. 먹성 하나는 최절정인 사춘기다. 뱃멀미로 빠진 기력을 회복하려는 듯 숟가락까지 씹어 먹을 기세다.

반백년 가까이 지났다. 사진을 보면 당시 상황이 그려진다. 친구들과 만나면 사진에 없던 기억까지 채워진다. 사진은 빛바래져도 기억은 뚜렷해진다.

 

※'타임캡슐'은 독자 여러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진, 역사가 있는 사진 등 소재에 제한이 없습니다. 사연이,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라면 어떤 사진이든 좋습니다. 짧은 사진 소개와 함께 사진(파일), 연락처를 본지 특집기획부(dokja@imaeil.com)로 보내주시면 채택해 지면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소개는 언제쯤, 어디쯤에서, 누군가가, 무얼 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채택되신 분들께는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사진 원본은 돌려드립니다. 문의=특집기획부 053)251-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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