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교익 "조국 가족 고난, 시민 고난으로 승화→조국 가족 성스러워져"

조국, 황교익. 연합뉴스
조국, 황교익. 연합뉴스
황교익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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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십자가 진 예수'에 비유했던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조국 가족의 고난이 시민의 고난으로 승화되면서 조국 가족은 성스러워졌다"고 언급했다.

황교익 씨는 지난해 12월 23일 조국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비리 등 11개 혐의에 대해 징역 4년의 1심 선고를 받자, 다음 날인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골고다 언덕 길을 조국과 그의 가족이 걸어가고 있다"며 특히 조국 전 장관을 두고는 "가시왕관이 씌워졌고 십자가를 짊어졌다. 예수의 길이다. 예수가 함께 걷고 계신다"고 표현한 바 있다.

이어 올해 4월 14일(오늘)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맥락의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이날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퍼진 단어인 '조국 성역화'를 언급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조국 성역화'라는 말이 나온다. 조국 사태 내내 더불어민주당이 조국의 편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들은 적이 있는가. 내팽개쳐놓고는 이제 와서 웬 성역화 운운"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에서 금기어 혹은 성역화된 조국 전 장관 문제는 보수정당의 '탄핵'과 같이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의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앞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이번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유로 조국 사태를 언급하면서 반성 메시지를 냈다가 강성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공격 받은 것에 대한 평가였다.

이어 황교익 씨는 "성역화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 듯하다"며 "그들 눈에도 조국과 그의 가족에게서 성스러움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에 의해 조국 가족이 무참히 난도질을 당할 때에 그들의 방패막이가 돼주겠다고 나선 이들은 평범한 시민이었다"며 "권력자들은 눈치를 보며 숨었다"고 했다.

이어 "조국 가족의 고난이 시민의 고난으로 승화되면서 조국 가족은 성스러워졌다. 조국 가족이 시민의 마음속에 성스러운 존재로 새겨지게 된 것은 나몰라라 했던 더불어민주당 덕이 크다"고 주장했다.

황교익 씨는 "더불어민주당은 조국의 정당이 아니다"라고 강조, 현재 조국 사태를 소재로 논쟁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을 가리키는듯 "조국에 대해 비판할 것이 아직도 남았는지 모르겠으나, 조국을 비판하고 싶으면 해도 된다. 항의 전화 무섭다고 할 말도 못 하는 정치인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란 게 더 어색하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산당은 아니다. 각자 소신대로 정치를 하라"고 요구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황교익 씨 2021년 4월 14일 페이스북 글 전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조국 성역화"라는 말이 나오네요. 조국 사태 내내 더불어민주당이 조국의 편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들은 적이 있는지요. 내팽개쳐놓고는 이제 와서 웬 성역화 운운이신지요.

성역화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 듯합니다. 그들 눈에도 조국과 그의 가족에게서 성스러움이 보일 것입니다. 검찰에 의해 조국 가족이 무참히 난도질을 당할 때에 그들의 방패막이가 되어주겠다고 나선 이들은 평범한 시민이었지요. 권력자들은 눈치를 보며 숨었지요. 조국 가족의 고난이 시민의 고난으로 승화되면서 조국 가족은 성스러워졌지요. 조국 가족이 시민의 마음속에 성스러운 존재로 새겨지게 된 것은 나몰라라 했던 더불어민주당 덕이 큽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국의 정당이 아닙니다. 조국에 대해 비판할 것이 아직도 남았는지 모르겠으나, 조국을 비판하고 싶으면 해도 되지요. 항의 전화 무섭다고 할 말도 못 하는 정치인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란 게 더 어색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산당은 아니잖아요. 각자 소신대로 정치를 하세요.

※다음은 황교익 씨 2020년 12월 24일 페이스북 글 전문

예수는 유대 제사장들에 의해 죽임을 당할 줄 알았습니다. 예수는 민중에게 유대의 율법대로 살지 말라고 말했으니 그의 죽음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도망할 기회도 버리고 협상의 길도 차단합니다. 유대 제사장들에게 잡혀가 당당히 죽습니다.

저는 기독교인이 아닙니다.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인지 부활을 했는지는 관심 없습니다. 낮은 대로만 향하다가 끝내 죽음까지 받아들이는 한 인간의 강철 정신에 매료되어 있습니다.

인사청문회장에서 조국을 앉혀두고 사퇴하라며 압박을 하고 그 절정의 지점에서 검찰이 기소를 할 때에 저는 예수를 떠올렸습니다. 그들이 조국을 죽이는구나. 조국은 자신의 죽음을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그는 당당히 죽음의 길을 걸었습니다.

골고다 언덕 길을 조국과 그의 가족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가시왕관이 씌워졌고 십자가를 짊어졌습니다. 검찰 개혁 않겠다 했으면, 법무부 장관 않겠다 했으면 걷지 않았을 길입니다. 예수의 길입니다. 예수가 함께 걷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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