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월성1호기, 경제성 불합리적 저평가”

조기 폐쇄 타당성은 판단 미뤄…고강도 감사에도 어정쩡한 결론
주민 "경주 탈원전 정책 희생양. 정부가 지역 경제 큰 피해 끼쳐"

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은 20일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을 둘러싼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경제성'에 대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의 이유이자 목적인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과 관련해선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조기폐쇄를 결정한 한국수력원자력 이사들의 배임 여부에 대해선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감사원의 발표가 나오자 경주 주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양남면 한 주민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경주가 희생양이 됐다"며 "정부가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고의로 축소해 조기 폐쇄를 결정하면서 국가와 지역경제에 큰 피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이날 오후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30일 국회의 감사 요구로 1년여에 걸쳐 고강도 감사를 벌였음에도 어정쩡한 결론을 내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감사원은 경제성과 관련 "관련 지침이나 고리 1호기 사례 등을 종합할 때 즉시 가동 중단 시 감소하는 비용의 추정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월성 1호기의 즉시 가동중단 대비 계속 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또 한수원과 산자부가 보고서 용역 업체에 전력 판매 단가를 전년도 기준이 아닌 자체 전망 단가를 적용하도록 해 낮게 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기폐쇄 결정 과정의 적정성에 대해선 당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방침으로 조기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중단됐고, 산자부 직원들은 한수원이 다른 방안을 고려하지 못하도록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감사 범위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단하지 않았다. 또 한수원 이사들의 배임 여부와 관련해선 "한수원에 재산상 손해를 가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무단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삭제해 감사를 방해한 산자부 공무원 2명에 대해서만 징계 요구를 하는 선에서 감사가 마무리됐다.

감사원은 백 전 장관에 대해선 재취업 등을 위한 인사에 활용하도록 당국에 인사자료를 통보하고,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겐 엄정 주의 요구를 했다. 정 사장의 경우 경제성 평가의 신뢰성을 저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과정과 경제성 평가의 적정성 위주로 점검했다"며 "안전성·지역수용성 등의 문제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내렸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내렸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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