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승강기 끼임 사망사고에 대한 동국제강의 안일한 태도

지난 5일 오후 경산시 한 장례식장에 A(57) 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유가족 제공. 지난 5일 오후 경산시 한 장례식장에 A(57) 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유가족 제공.
박승혁 경북부 기자 박승혁 경북부 기자

지난 4일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발생한 승강기 끼임 사망사고가 유독 비난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왜 나만 갖고 그래"라고 하겠지만, 다른 철강사들은 "왜 너만 몰라"라며 사고의 핵심을 되짚을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숨진 A씨는 1년 전부터 승강기 문제를 누차 호소했고, 사고 전에도 수차례 승강기가 말썽을 일으켰다. 식자재를 공급하는 새벽 시간, 전화 받을 이도 없기에 고장 때마다 전문가가 아닌 A씨가 급한 데로 손 봤던 것이 사고의 단초가 됐다. 늘 불안한 승강기지만 A씨는 생계를 돕는 동반자로 여기며 매일 새벽 고장 나지 않기를 바랐을 터다.

동국제강 형제 오너들이 철강업계 연봉 1, 2등을 챙길 노력을 조금이나마 현장안전에 기울였다면 어땠을까. 사고 이후 그들이 보인 행태를 보면 너무 큰 기대라는 생각이 든다. 고인의 발인 전날 오전까지도 책임있는 인사의 사고 설명이나 사과는 없었고, 대책에 대해서도 경찰 조사 이후 말하겠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그간의 사건사고에서 동국제강 행태에 대한 답을 찾아봤다. 지난 2017년 흙 등이 다량 섞인 고철을 1년 넘게 불법 반입하다 적발된 후 그들은 "경찰이 억지로 만들어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동국제강 포항공장 검수팀장 등 회사 직원 9명이 이물질이 섞인 고철 5억3천만원 상당을 1년 넘게 반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수팀이 잘못을 인정했는데도 회사 측은 "잘못 없다"고 버텼으니 경찰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철강업계 연봉킹' 장세주 회장은 2015년 300억원대 횡령, 배임, 상습도박 등으로 구속됐다. 장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상무는 2016년 서울 한 술집에서 종업원에게 컵을 던지는 등 행패를 부리다 입건됐다.

사고가 난 4일 동국제강은 장세욱 부회장의 신년사 발표로 들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회사를 지원하고 행동하며 내실을 다지는 '백스테이지 리더십'을 강조한 그날, A씨는 차가운 바닥에서 유명을 달리했고, 유족들은 피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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