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세 언론인의 망부곡 "나팔꽃은 피어도 당신은 없네요"

윤임술 일경재단 이사장 '나팔꽃 일기 10년' 발간
사별한 아내 그리워하며 쓴 10년 일기 책으로 엮어

윤임술 일경언론문화재단 이사장과 가족들 윤임술 일경언론문화재단 이사장과 가족들

 

"여보, 당신 방 앞에 심어 놓은 나팔꽃이 예쁘게 피었는데 당신은 어디 가고 꽃만 당신 방을 보고 곱게도 피었소. 여보, 나팔꽃은 사람보다 정이 있어 보여요. 주인 보라고 곱게 곱게 피었소."(2011년 12월 9일)

"당신이 계셨으면 말싸움이라도 해 보았으면…(중략) 다투기라도 해보았으면…이렇게 적막하고 답답하고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네요."(2015년 7월 31일)

"당신이 떠나고 안 계시는 이 방은 아무리 많은 가구들이 있어도 빈방이지요. 큰 수술을 두 번이나 하는 동안 내가 얼마나 소홀히 대했는지를 생각하니 너무도 미안하고 죄송해서 가슴이 타는 것 같네요. 저승에 가서 만나면 천 번 만 번 용서를 빌겠습니다."(2018년 1월 27일)

윤임술(98) 일경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이 최근 '나팔꽃 일기 10년'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2011년 12월 4일, 그와 65년을 해로한 부인 여옥수 여사가 세상을 떠난 직후부터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거의 매일 쓴 일기를 발췌해 정리한 책이다. 제목을 나팔꽃 일기라고 한 것은 고인이 생전 집에 심어 해마다 곱게 피어나고 있는 나팔꽃을 볼 때마다 고인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윤 이사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이 타는 그리움을 참을 수가 없어 일기를 썼다. 65년 세월을 더듬으면서 99세의 고아가 되어 흐르는 눈물을 닦고 또 닦고 있다"며 "그리운 당신 얼굴, 애달픈 마음 이 글자들에 엮어 전하고자 일기를 썼다"고 했다.

지난 4월 7일 신문의 날을 맞아 매일신문 인터뷰에도 응했던 윤 이사장은 부산일보 사장, 조선일보 편집부국장, 국제신문 편집부국장 등을 지내며 일선 언론인으로 활동했으며 초대 한국언론연구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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