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30대 부부 장례지도사 배준석·이초이 씨

아내 임신 땐 만삭 상태에도 일해…영화 보러 갔다가 갑자기 불려 가
염습·발인·장지 등 "고귀한 일, 유족과 한가족이라고 생각"

배준석 장례지도사와 이초이 장례지도사 부부. tong@imaeil.com 배준석 장례지도사와 이초이 장례지도사 부부. tong@imaeil.com

 

"유족과 함께 고인을 보내드리기 위해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있는 부부입니다."

20일 대구 수성구 매호동 한 커피숍에서 만난 배준석(31) 디에스라이프(구 대구상조) 장례지도사와 이초이(31) 대구동산병원장례식장 장례지도사 부부는 "고귀한 일인만큼 유족과 한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례지도사라는 이색적인 직업을 가진 이들은 첫 만남부터 결혼, 출산까지 평범한게 하나도 없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부인 이씨가 근무했었던 대현첨단요양병원 장례식장에 신랑 배씨가 파견근무를 하면서다. 이들의 인연은 배씨가 먼저 호감을 표시하면서 시작됐다. 신랑 배씨는 "첫 만남에서 명함을 먼저 건넨 뒤 연락을 주고 받기 시작했다"며 "화장터 인근에서 봄이면 벚꽃, 가을이면 낙엽을 배경으로 특별한 만남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이들 부부에게는 색다른 추억이 가득하다.

결혼식장에서도 이들의 특별함은 하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배씨는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행복하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며 "다만 결혼 축하 화환이 대부분 '000장례식장' 혹은 '0000상조' 등으로 메워져 축하해주러 오신 하객들이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니냐'며 농담을 건네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배준석 장례지도사와 이초이 장례지도사 부부. 본인 제공. 배준석 장례지도사와 이초이 장례지도사 부부. 본인 제공.

 

이들 부부는 출산 과정에서도 보통 부부와는 남다른 추억이 있다. 이씨는 일터가 장례식장이다보니 만삭인 상태에서도 일은 해야했다. 이씨는 "의미있는 일이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할 수 있었다"며 "지나고 생각해보면 장지를 동행하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자연 환경을 보러다녔던 것도 태교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휴직 후 배씨가 시외 출장을 갈때면 함께 다니기도 했다. 배씨는 "아기가 언제 태어날지 모르는데다, 멀리 있으면 아기가 태어날 당시를 보지 못할까봐 관, 수의 등을 싣고 다니는 차에 함께 타고 다녔다"고 말했다.

흔한 영화 한 편보기도 이들에겐 힘들지만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가고 있는 행복한 부부이다. 이씨는 "갑작스럽게 일이 생겨 영화관에 갔다가 연락을 받고 혼자 영화를 보거나, 경주나 포항 정도 근교에 여행을 갔다가 전화를 받고 돌아오는 일도 잦았지만 서로를 이해하기에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이들 부부는 '아름다운 동행'을 함께 하고 싶다고 한다. 배씨는 "염습부터 발인, 장지 동행에 이르기까지 보통 3일장 동안 유족들과 함께 하다보면 한 가족이돼 고인을 모시게 된다"며 "참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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