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컬럼

 
박천 독립큐레이터

[매일춘추] '현머미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현머미술' 제목은 오타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쓴 제목임.TV에서 자막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자리잡았다. 자막은 프로그램 출연자의 대사를 따오기도 하지만 맥락의 이해를 돕는 역할과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이용된다. 그런데 어느샌가부터 자막에 신조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핵인싸', '만렙', 'ㅋㅋㅋ', 'ㅇㅈ' 등의 자음 표기 등이다.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에서의 언어 파괴가 시청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심의를 강화하기도 했다. 세대 간의 의견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50대 이상의 중장년 층의 경우는 알아들을 수 없는 신조어로 시청에 불편을 겪는 한편, 40대 이하의 젊은 층은 이미 다양한 경로로 새로운 콘텐츠들을 접하기에 실제 접하는 문화와 방송 간의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신조어에 대해 '미술'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공통분모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 과거 사용되던 단어들이 지금은 사용되지 않기도 하고, 새로운 단어들이 만들어지며 그 시대를 대변하기도 한다.'초딩'이라는 단어는 2000년대 초에 등장하여 많이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급식'이라는 단어로 많이 쓰인다. 그리고 '꼰대'라는 단어는 1960년대에 등장하여 아직도 쓰이는 장수 은어이다. '초딩', '급식', '꼰대' 등이 대상을 비하하는 은어라면 접두사에 '갓(God)', '킹(King)'을 붙이거나 접미사에 '갑(甲)', '좌(座)'를 붙여 대상을 신격화할 때 사용하는 은어도 존재한다. 이러한 은어들은 그 시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문자적 측면에서는 더 미술과 맞닿아 있다. 오래된 예시로는 '문'이라는 단어를 거꾸로 하면 '곰'이라는 단어로 치환되는 형식이 있으며, 최근에는 한글의 비슷한 모양을 차용하여 전혀 다른 단어로 대상을 표현한다. 예를 들자면 '대'='머', '명'='띵', '귀'='커'라는 글자가 대표적이다. 이런 글자들을 이용하여 '멍멍이'는 '댕댕이'로, '명작'은 '띵작'으로 '귀엽다'는 '커엽다' 등으로 치환하여 사용하곤 한다. 이러한 방식은 글자를 문자로 읽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 보는 방식이다. 사물을 해체하고 재조립하여 나타내는 미술의 형식과 유사하다.미술은 늘 기존의 것을 의심하고 부정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다. 그 새로운 것이 다시 일반적인 기준이 되면 다시 의심하고 부정한다. 이 같은 과정에서 미술은 항상 유머와 위트를 가미하여 신선하게 스스로를 드러낸다. 이렇게 미술은 그 시대의 바로미터가 된다.신조어는 한글 파괴로 이어져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신조어들이 살아남는 것은 아니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자연스레 사장되기 마련이다. 경계는 하되, 적당히 즐기는 마음을 가진다면 보지 못했던 세상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2020-03-05 13:57:20

김선완 대구경북언론인회 사무총장

[기고] 코로나 드라이브 스루 자원봉사 현장기

대형병원은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다. 영남대병원도 권역응급의료센터 입구에는 선별진료소가 설치되어 24시간 출입자를 엄격히 통제 중이다.필자는 일주일 전부터 이곳 권역응급의료센터 4층 비상대책상황실에서 자원봉사 중이다.상황실은 하루 2교대로 24시간 운영된다. 봉사자는 병원 내 부족한 인력이 생기는 곳을 찾아 다니면서 허드렛일을 돕고 있다. 출근은 매일 오전 8시30분, 본관 입구에서 직원이나 외래인 누구나 기초문진과 체온검사를 받은 뒤 들어가게 된다. 이후 엘리베이터를 통해 4층으로 올라가 다시 3개의 문을 통과해야 비상대책상황실이 나온다.이곳 상황실장은 김성호 병원장이 맡고 있다. 김 병원장은 "2003년 사스 공포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직접 겪으면서 각 병원마다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았기에 '우한폐렴'도 반드시 대구에 들어올 것이라 예상했었다"고 했다. 다른 병원보다 좀 더 일찍 대처하기 시작하자 병원 내 관계자들조차 '병원장이 너무 일찍 서두른다'고 수군대기도 했다.청도 대남병원에서 전국 최초 사망자(63·남)가 나온 날 영남대병원은 즉시 병원장실 옆 회의실에 30여 명으로 조직된 비상대책상황실을 꾸렸다.또 권역응급센터 앞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별도의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이동진료소를 설치해 전국 최초로 운영에 들어갔다.영남대병원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이곳에서 코로나19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첫날 38명을 검사한 것이 매일신문에 가장 먼저 보도되자 SBS와 중앙일보가 잇따라 보도했다. 이어 영국 BBS와 CNN에서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한 '한국의 효과적인 코로나19 진단검사'로 소개하기도 했다.2일째 하루 123명의 검체를 채취한 의료진은 3월 1일부터 3일까지는 하루에 각 355명과 454명, 408명 등을 검사하는 등 점차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채취된 검체는 밀봉상태로 검사실로 이동되면 24시간 동안 감염여부를 검사한 뒤 늦어도 다음 날이나 48시간 내에 본인에게 문자로 검진 결과를 알려 준다. 일주일 동안 이곳을 이용한 사람은 모두 2천176명으로 이 중 5% 정도가 확진자로 드러났다.전국의 각 자치단체들도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견학 후 다투어 설치하고 있다.영남대병원의 경우 검진결과 확진자의 경우 감염내과 교수들이 직접 전화상담으로 경증과 중증으로 분류해 자가격리와 입원조치 등을 결정하게 된다.한편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병원 측은 지난달 20일 이후 병원 감염을 우려해 봉사자 300여 명의 활동을 중단시켰다. 이들은 1층 접수실과 호스피스 병동, 종교실 등에서 매주 한두 번씩 돌아가면서 활동했던 지역 봉사자들이었다.필자는 이분들이 다 자원봉사를 그만둔 줄도 모르고 지역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직후 대구시의사협회에 행정직 자원봉사자로 등록했다. '질병관리본부 1339'와 '영남대병원 비상대책상황실' 등에도 자원봉사 신청을 했다.드디어 지난달 25일, 연락이 왔다. 신입사원 면접과도 같이 까탈스러운 상담을 거친 뒤 자원봉사를 할 수 있었다.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정신이 없다.

2020-03-04 18:50:31

신창환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같이&따로] 건강함에 대하여

신문사로부터 칼럼 게재 1주일 전에는 항상 칼럼 원고 마감일을 상기시켜 주는 문자가 온다. 지난주에도 담당자의 원고 마감일 공지에 대한 문자가 왔다. 한 달 간격으로 쓰는 칼럼이지만, 칼럼이 게재되고 1~2주 정도 지나면, 으레 다음 칼럼의 원고 주제에 대한 생각을 항상 하게 된다. 고민할 것도 없이 지금의 이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이다.매일 대구시에서 보내오는 안전 문자, 직장에서의 문자, 아이 학원에서의 문자, 이용하고 있는 헬스장·은행·기관에서의 문자, 타지 사람들로부터의 문자 등 모든 것이 코로나19이다. 모든 매체들과 이제는 편하게 차 한잔하기도 어려워진 지인들과의 문자도 모두 코로나19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코로나19 얘기를 꼭 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1주일을 칼럼 주제에 대한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다. 마감일이 눈앞이라 노트북을 펼쳐 놓고 원고를 작성하는데, 결국 또 코로나19 얘기로 시작하고 말았다. 상황이 언제쯤 정리될지 모르는 답답함에 서설이 길었다.우리에게 주어진 삶에서의 선택은 시작(출생)과 끝(죽음) 사이에 놓인 것들에 대한 것뿐이다. 시작과 끝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종교가 존재하고 사람들의 삶을 이끌어가는 힘을 발휘하는 이유가 이 때문일 것이다.방황하는 20대들이 신천지라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든다는 소식에 코로나 사태가 보여주는 우리 안의 정신적 항체의 결핍을 떠올렸다. 불확실하다. 그래서 불안하고 답답하다. 때로는 삶이 공허하다. 지금 우리 사회의 많은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이겨내기 위한 정신적·영적인 결핍감을 채워줄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찾고자 한다. 희망은 우리가 힘들어도 현재의 불확실성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항체이다. 희망이라는 항체가 없으니 사회적·정신적·영적인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바른 생각과 가치관, 신앙은 우리에게 사회적·정신적·영적 안녕을 가져다주지만, 잘못된 사고, 가치관, 신앙은 한 개인의 안녕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녕까지 파괴시키고 있음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기존 종교도,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도 반성해야 할 지점이다.194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 외에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히 좋은 상태'라고 정의했다. 이후 1998년 세계보건기구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이라는 건강의 정의에 '영적 안녕'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추가하였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건강한 삶의 조건으로 영성을 거론한 것이다. 영성이나 영혼의 문제가 종교의 전유물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영역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건강함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 준다.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육체적 건강이 손상되었고, 앞으로도 또 비슷한 바이러스 변종이 나타나 우리의 육체적 건강을 위협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인류의 역사에서 그러했듯이 바이러스를 조만간 극복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사회를 보면 비록 육체적 건강은 회복할지 몰라도, 바이러스의 위협 때마다 우리의 사회적·정신적·영적 건강은 나빠질 것 같은 예후를 보인다. 정신적·영적 건강을 호시탐탐 노리는 바이러스는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집요하게 공격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인이나 집단이 우리 사회의 어떤 부분에 바이러스를 퍼뜨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우리는 또 다른 정신적·영적 팬데믹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머리카락 굵기의 30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는 미세한 바이러스 하나가 대구·경북 지역을 사회적·정신적·영적 혼란 속으로 밀어 넣었다. 왕관이라는 뜻의 코로나…. 그 명예스러운 이름과 달리 코로나는 우리를 공포와 불안에 휩싸이게 만들고 있다. 폭군의 왕관인지 모르겠다. 폭군의 왕관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은 혁명이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정신적·영적 혁명이 아닐까.

2020-03-04 18:00:00

이도수 경상대 명예교수

[불가사의 인도] 영국인들이 본 인도의 간디와 타고르

필자가 영국에 체류할 때, 현대사에서 인도를 대표하는 두 인물인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와 민족운동가 '마하트마 간디' 중 누구를 더 높이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여러 사람에게 던져본 적이 있었다.그중 젊은 시절 대영제국 인도총독부에 근무한 적이 있는 정치학박사 리퍼는 "인도 출신으로 인도 바깥 세계에 널리 알려진 초인은 두 분으로 그중 한 분은 석가모니라 불리는 고타마 싯다르타, 또 한 분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타고르"라고 답했다.이 말에 놀란 필자가 이렇게 되물었다. "제가 아는 불교 창시자와 시인 말씀이십니까?"이에 리퍼 박사가 말했다. "그건 내가 하는 말이 아니고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역사가, 아널드 조지프 토인비가 한 말이며, 토인비는 인류 역사상 최대 기적은 바로 인도에서 생겨난 불교가 동서양에 널리 포교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인도 토착 종교인 힌두교에 밀려난 불교가 동서양에서는 인정받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석가모니는 한 나라 왕국의 왕자라는 세속적인 특권을 포기하고 중생을 구하기 위해 도를 깨쳐 실천했으며, 결국 불교는 국수주의 종교가 아닌 인류 보편적인 종교가 됐다. 타고르 역시 인도 최상층 신분인 브라만으로 태어났지만 그 특권을 포기하고 평민 신분으로 자진 강등해, 중생을 깨우치고 행복을 누리게 하고자 했으며 결국 그 공로로 동양인 최초로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타고르의 노벨상 수상이 세계 5대 종교에 손꼽히는 불교를 창시한 석가모니와 같은 평가를 받는다는 말씀입니까?"라고 필자는 되물었다.인도 정치사를 전공한 리퍼 박사는 자신의 설명을 덧붙였다.서양의 여러 나라들이 식민지 개척 경쟁을 벌이며 세계로 향했을 때, 제일 먼저 발을 들여놓은 나라가 인도였다. 인도를 동양 개척의 교두보로 삼고자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인도가 뚫기 어려운 철옹 장벽의 두 가지 특성을 갖고 있음을 깨달았다.바로 3천여 년 이어져 내려온 신분 제도인 카스트 제도와 인도인의 사회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힌두교 사상이었다. 인도 주재 영국총독부는 첫 장벽으로 생각한 신분 제도를 무너뜨리고자, 특권 계급인 브라만이 계급 타파에 앞장서면 특혜를 주는 정책을 내세웠다.이에 대대로 브라만 특권을 누려온 타고르의 조부 대(代)에 평민 계급인 바이샤로 자진 강등해 거대한 재력가로 부상했다. 타고르 가문은 브라만 계급이 누리던 특권은 잃었지만, 그 대가로 얻은 엄청난 재산으로 손자 타고르에게 범세계적인 안목을 넓히도록 영국 유학을 보냈다. 영국 유학 생활을 마친 타고르는 귀국 후 인도인들을 계몽하고자 교육기관인 산시니케탄을 설립해 무료로 교육을 실시했다.그러다 1913년, 타고르가 영어로 쓴 시집 '기탄잘리'가 마침내 동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노벨상이 제정된 지 13년 만이었다고 했다."타고르의 노벨문학상은 문학 작품의 위대성을 평가한 부분도 있겠지만, 쉽지 않았던 신분제 폐지에 가문이 적극적인 역할을 한 데 대한 공로상인 셈이네요. 문학상이지만, 평화상 성격이 다분하네요"라고 말하며 필자는 타고르를 잘 아는 그에게 다시 간디와 타고르의 관계에 대해서 물었다.그는 "간디 이름 앞에 붙인 '마하트마'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요? 그건 '위인'이라는 뜻이고, 그 칭호를 붙여준 사람이 바로 타고르였다. 타고르는 간디보다 열 살 정도 나이가 많았지만 무척이나 간디를 아꼈다"고 했다.이처럼 타고르와 간디는 막역한 사이였지만, 이들을 향한 평가는 조금 엇갈렸다. 타고르는 노벨상을 수상한 뒤 세계의 위인으로 불린 반면, 간디의 경우는 달랐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의 독립을 위해 비폭력 무저항주의 운동에 앞장선 그는 인도 내에서는 위인 대접을 받았지만 영국에서는 조롱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심지어 처칠 총리는 간디에 대해 이렇게까지 평가했다. "저 궁상스러운 늙은이, 반나체로 인도 전통 물레만 돌리지 말고 서양 선진 문명을 받아들일 연구나 하지!"

2020-03-04 18:00:00

강규형 명지대 교수

[새론새평] 대구경북을 재앙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자 천벌받으리

코로나 대참사 부른 무능한 文정부 특정 지역·특정 종교에 책임 떠넘겨 자국 안전보다 中 비위 맞추기 급급 헛발질 정책 국민 수렁으로 빠뜨려우한 폐렴은 한국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필사적으로 방역을 해야 했지만, 거꾸로 중국 눈치 보기와 저자세 외교로 대재앙을 불러들였다. 다른 나라 정부들과는 달리 중국에 체류한 사람들의 한국 입국을 초기에 완전히 열어 놓아 화근을 자초했다.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미 2월 9일 이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 지역사회에 바이러스 확산이 이미 시작됐고, 정부 대응이 상당히 미흡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한 "하루빨리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유럽에서 한국을 입국 금지 국가로 지정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제 한국은 진짜로 하루 환자 발생 세계 1위 국가가 됐고, 원산지인 중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입국 제한 또는 금지된 한심한 국가가 됐다.과거 광우병 파동 때나 메르스 사태 때는 지나치다 못해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였던 한국의 위선좌파들은 요번 사태 전개에 숨죽이고 있고, 정권과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에 예속된 방송·언론들은 이 사태를 축소·왜곡 보도하기 바쁘다. 과연 유사 전체주의 체제에 필수인 선전선동 방송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메르스 당시 "준 전시상황"이라 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요번에는 미온적인 행보를 보였다. 과연 "대한민국이 중국을 잘 활용해야 한다. …파리가 1만 리를 날아갈 수는 없지만 말 궁둥이에 딱 붙어 가면 갈 수 있다"고 한중 관계를 비유한 사람다운 행태이다.또한 문재인 정권은 '우한 폐렴'이 아닌 '신종 코로나'로 불러달라고 절절히 국민을 교육시켰다. '중국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또는 '우한 바이러스'라는 이름은 해외에서 이미 통용되는 명칭이다. 그렇다면 왜 스페인 독감이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는 지명과 국명 이름을 그대로 쓰나? '신종 코로나'는 그냥 보통명사이다.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를 '신신종(新新種) 코로나'라고 부르는 코미디 같은 일도 생길 것이다. 이제는 신종 코로나가 어이없는 명칭임이 드러나니 '코로나19'라는 명칭을 쓰면서 '중국' '우한'이라는 단어를 빼려 노력했다.사람들의 외부 활동도 위축되고 경제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그렇지않아도 현 정권의 막가파식 경제정책으로 악화일로에 있었는데 이번 사태는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현 정권이 자기들의 근본적 경제 실패를 변명할 핑계를 제공하는 도구가 되기도 했다. 요번 사태는 근본적으로 중국몽(夢)이 허상임을 알려주는 계기가 됐고, 한국의 종중(從中) 사대주의 정권에도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국민의 안전보다는 중국 비위 맞추기와 청와대 방역에 더 신경쓰는 태도가 이미 많은 이들의 마음을 돌려놨다.중국은 과학적 근거를 들어 한국인 입국 차단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중국인을 똑같은 과학에 근거해 대우하면 된다. 그런데도 중국인 통제를 망설이는 이 정부의 굴종 탓에 상황은 통제 불가 상태다. 그런데도 현 정권은 한국이 중국의 진짜 예속국가인 것처럼 온갖 '조공'을 계속하고 있다. 막상 한국에는 마스크, 방호복 등이 모자라는 형편임에도 말이다. 그러면서 자기 잘못을 덮기 위해 자꾸 특정 지역과 특정 사이비종교에 책임을 돌리려 안간힘을 쓴다.문재인 정부는 공식 보도자료(2월 20일)에서 '대구 코로나'라는 용어를 대놓고 썼다. 일부 친정부 매체들에선 '대구·경북 폐렴', 연합뉴스TV(22일)는 '대구발 코로나', 한겨레신문(25일)은 '대구 감기'라는 표현을 마구잡이로 썼다. 집권 민주당에선 '대구 봉쇄'라는 말까지 나왔고, 대구 출신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대구시장이 코로나를 막을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망언을 했고, 그 절정은 소설가 공지영의 대구 모독 언행이다. 이 대참사를 부른 무능 무책임 정권이 자기 잘못을 감추기 위해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바로 대구·경북이다.이런 파렴치한 행동을 하고도 별일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우한 폐렴은 하루아침에 못 막아도, 이런 주체사상파 종중 정권의 만행은 4월 15일 하루에 끝낼 수 있다." 책임 회피를 위해 별 꼼수를 다 쓸 것이지만, 그럴수록 무능 정권은 많은 헛발질로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되리라.

2020-03-04 15:28:39

유재경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 영성학 교수

[종교칼럼] 불신(不信)이 더 무섭다

신뢰는 조직과 관계, 문화의 바탕이다. 신뢰는 종종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와 국가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오래전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한 나라의 경쟁력은 그 나라가 고유하게 갖고 있는 신뢰의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다. 그의 말은 신뢰가 높은 사회는 선진국이고, 신뢰가 낮은 사회는 후진국이라는 논리로 귀결되었다. 신뢰의 정도에 따라 한 나라의 품격과 국력이 결정된다는 것이 아니겠는가.신뢰의 유무(有無)는 단지 국력에 제한되지 않는다. 신뢰의 유무에 따라 한 나라가 서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한다. 『논어』 '안연편'에서 공자는 자공(子貢)이 정치에 대해 물었을 때 이렇게 답했다. "정치는 백성을 배불리 먹이고, 국방을 튼튼히 하고, 백성들에게 믿음을 얻는 것이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어쩔 수 없이 그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합니까?" 공자는 대답했다. "국방을 포기하라." 다시 자공이 묻는다. "식량과 신뢰,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합니까?" 그때 공자는 식량을 포기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자는 "예로부터 사람이 모두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백성의 믿음이 없이는 (나라가) 서지 못한다"(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는 말을 한다. 신뢰가 없으면 나라도 설 수 없다는 것이다.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 500명 이상씩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은 통제하기 어려운 '팬데믹'(대유행) 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는 대구 시민과 경북 도민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을 두려움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사실 감염병은 아퀴레이리병처럼 뜬금없이 나타났다 얼마 동안 잠잠하다가 다시 다른 곳에 출현한다. 일부 감염병은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는 자취를 감추기도 한다. 그래서 빌 브리이슨은 『바디: 우리 몸 안에서』에서 "감염병은 기묘하다"고까지 했다. 감염병 발생은 피할 수 없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사회와 국가가 감염병을 예방하고, 관리, 치료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환자가 의사를 믿지 못하면 어떻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겠는가. 부부가 서로 믿지 못하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 신뢰가 없다면 어떻게 가정이 설 수 있겠는가. 가정이든 국가든 신뢰가 없으면 바로 설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국가를 신뢰하고, 대통령의 말을 믿고 일상으로 돌아갔던 수천 명의 시민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었다. 신천지 신도임을 밝히지 않은 의료인 때문에 수많은 동료 의료인들이 자가 격리되고, 공무원이 신천지 신도임을 밝히지 않아 군청이 폐쇄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도 무섭지만 더 무서운 것은 불신이다.최근 들어 '신뢰'에 대한 논의가 사회학계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왜 그럴까? 신뢰는 한 사회를 세우는 근원적 '사회적 자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신뢰는 국가와 사회의 존립을 넘어 인간의 궁극적 가치를 추구하는 종교의 본질이다. 그래서 신앙을 신뢰의 가장 소박한 존재 방식이라고 한다. 국가와 가정은 물론이고 종교는 더더욱 믿음에서 시작되고, 믿음을 통해 자라고, 믿음 안에서 완성된다. 성경은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히 11:6)라고 했다. 이러할진대 신뢰가 없는 종교가 존재할 수 있겠는가! 신뢰 없는 사회도 두렵지만, 더 무서운 것은 신뢰 없는 종교가 아니겠는가.

2020-03-04 11:03:42

권혁성(특허법인 이룸리온 대표변리사)

[경제칼럼] 영화 기생충과 포스트 봉준호법

상영·배급 한 회사가 겸업하는 구조 영화산업 독과점 더 심화시킬 우려 창작자·기업간 실질적인 공존이 답 논의와 고민 구호로 그치지 않기를4개 부문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이 화제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세간의 관심이 잦아들었으나 시대적 담론인 불평등을 소재로 계급 간 투쟁을 비극적으로 그려낸 영화는 화려한 수상 내역만큼 다양한 화제를 낳고 있다.필자에게 영화 기생충은 관람 내내 불편함에 지배되어 고생스럽게 감상한 영화로 기억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영화 기생충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했다고 한다.CiltyLab의 공동 창업자이며 편집자인 Richard Florida의 2019년 3월 기고문 'The Power of American Arts and Culture'에 의하면 미국 내 문화예술(Arts and culture)분야의 경제적 파급력은 캐나다 총 GDP의 절반 수준으로 약 8천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는 미국 내 산업별 생산량 대비 시 의료 및 사회복지 분야와 소매업에 이어 산업별 3위에 해당되는 수치이다.특히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문화예술 산업이 수출 기반 산업이라는 것이다. 2016년 미국은 영화, TV 프로그램, 비디오 게임 등의 수출로 문화예술 분야에서 250억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10년 전인 2006년보다 10배 이상 증가된 수치이다.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축제 분위기일 것 같은 국내 영화계 종사자들이 최근 '포스트 봉준호법'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모양이다. 포스트 봉준호법은 영화산업의 불평등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담은 법안이라고 한다.시장 독점 이슈에서 비롯되는 불평등은 영화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상영과 배급을 한 회사가 겸업하는 현 영화산업 구조는 독과점의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는 구조이다. 흥행 순위 상위 영화는 다수의 관객이 선택한 영화이므로 상영관과 상영 횟수를 늘린 것이라는 논리가 그들의 주장이다.그러나 그와 같은 주장은 좌석 점유율 집중도의 변화 추이를 분석한 한 연구 결과와 비교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즉 흥행 상위 10% 영화들의 좌석 점유율은 지난 10년간 감소한 반면, 하위 50%는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결국 상영관과 상영 횟수의 집중은 시장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영화 외의 다른 문화예술 분야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8년 저작권법 일부 개정안 발의의 단초가 된 출판업계의 매절계약 관행(매절계약 자체가 불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은 출판사와 저자 간 불평등을 초래하는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음악 감상의 보편적 수단이 되어 버린 스트리밍 음원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음원 플랫폼을 운영하는 공급 사업자 또는 제작자와 창작자 사이의 수익 배분 구조 관련 불평등 사안이 여전히 기사화되고 있다. 시대 조류와 함께 불법 다운로드를 근절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안된 스트리밍 음원시장이 오히려 창작자와 사업자 간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도 외면할 수 없는 주장이다.자본력을 갖춘 제작자가 없었다면 아카데미상 수여의 영광도 존재하기 어려웠다는 주장 또한 십분 수긍되는 의견이다. 특히나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라면 더욱 그러하다.그러나 자본이 투입될 다양하고 마땅한 창작물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심지어 자본이 창작물을 애초부터 선별 또는 선택해 대중에게 전시하는 구조라면 이는 상당히 경계해야 할 사안이다.저작권법상 보호기간은 지속적으로 연장되어 왔다. 보호기간 연장이 창작자 보호에 기여했는가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보호기간의 연장은 작가 생애의 먼 미래 혹은 사후에나 있을 보상에 불과해 창작자의 창작 기여에 별반 기여하는 바 없고, 창작물로 이윤을 추구하는 거대 기업의 지대 추구에 불과하다는 다소 극단적인 주장도 현존한다.결국 핵심은 창작자와 기업 간의 현실적이며 실질적인 공존이다. 다른 현실적 이유로 공존을 위한 논의와 고민이 구호로만 그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기생충은 숙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숙주가 죽으면 자신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 기생충의 마지막 비극도 박 사장을 상대로 한 기택(또는 근세)과의 다툼이 아닌 기택의 가족과 근세 가족의 다툼에서 시작된다. 계층 간 다툼보다 살아남기 위한 동일 계층 간의 다툼이 비극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영화 관람 내내 지배하던 불편함도 이 때문이었던 듯싶다.

2020-03-03 14:57:25

권미강 작가

[권미강의 생각의 숲] 달빛동맹이 몰고 온 봄소식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달구벌 대구에 빛고을 광주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다시 한번 빛을 발하는 달빛동맹이다. 꽃샘추위를 견디고 드디어 온 봄 같은 소식이다. 광주공동체 이름으로 발표된 담화문에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국가 상황을 언급하며 휘청거리는 경제와 일상을 잃어버린 국민, 특히 급증하는 확진자로 병상이 모자란 대구의 어려움을 나누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그러면서 '5월 광주가 외롭지 않았던 것은 뜻을 함께해 준 수많은 연대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제 그 빚을 갚아야 할 때'라고 직시했다. 담화문을 읽고 감동이 밀려왔다. 그것도 3·1운동 101주년 기념일에 말이다. 이런 모습이 우리 국민의 참모습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해줬다. 국난이 있을 때마다 극복의 원동력은 국민이었다는 것을 역사의 한 페이지에 새길 일이다.5·18 광주 민주화항쟁 이후 광주와 대구는 마치 둘로 갈라선 형제 같았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그들 스스로가 갈라선 것이 아닌 갈라지게 만든 세력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자신들의 과오를 덮으려 고립시키고 이간질시킨 그들은 스스로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두 도시의 화합을 못 견뎌할 것이다.담화문에도 언급했듯이 '대구와 광주는 달빛동맹으로 맺어진 형제도시'다. 대구는 2·28정신을, 광주는 5·18정신을 통해 담아낸 정의와 민주주의를 함께 실천하겠다는 약속이다. 달빛동맹은 '달구벌 대구'의 '달'과 '빛고을 광주'의 '빛'을 합성한 단어다. 그 역사를 따라가 보니 2009년 대구경북이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선정되자, 의료산업 공동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서울에서 맺은 것이 시작이고 이때부터 달빛동맹이라는 말을 썼다고 한다. 이후 2013년 3월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가 본격적인 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2·28 민주운동 기념식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우의를 다져오고 있다. 2015년에는 달빛동맹 민관협의회를 구성하고 조례를 만들었으며 각계 전문가 30명을 위원으로 선정했다. 민관협의회는 상·하반기 두 도시를 오가며 열리고 있다.어려울수록 단결의 힘이 강해지는 우리 민족의 자존감을 제대로 보여준 달빛동맹은 433년 백제 비유왕과 신라 눌지왕이 맺은 이후 약 70년간 이어온 나제동맹을 생각나게 한다. 삼국으로 나눠진 고대국가 시절, 신라와 백제가 동맹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한반도라는 땅에서 하나의 언어를 사용했던 한 민족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비록 나제동맹은 두 번의 동맹 이후 소멸됐지만 달빛동맹은 동서 간 다양한 교류를 통해 영원히 이어질 것이다.달빛동맹 소식과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놓여 있는 대구에 연일 국민들의 지원과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한 핏줄이고 한 형제자매라는 걸 느낀다. 의료진들과 질병본부 직원들의 사투를 TV를 통해 볼 때마다 가슴마저 먹먹해진다. 정말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이런 모습이 국민의 저력이다. 간혹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정치적 망동으로 속이 상하지만 분명 우리는 코로나19를 이길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을 갖는다. 곧 봄이 올 것이다.'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이성부 시인 '봄' 전문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저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 흔들어 깨우면 /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 너를 보면 눈부셔 /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 시인 '봄' 전문

2020-03-02 18:00:00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일상중국] 동병상련 대구, 그러나 달랐다

중국 우한(武漢)과 한국의 대구. 두 나라의 두 도시는 서로 공통점이 꽤나 많다. '우호 협력' 관계의 두 도시 모두 내륙 깊숙이 위치해 있어 한여름 내리쬐는 땡볕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기후가 비슷한 데다 두 나라 역사에서 혁명적 변곡점을 만들어 온 역사도 각각 갖고 있다. 그런 두 도시가 우한발(發) '코로나19'의 발원지이자, 한국의 코로나19 발생의 숙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아픔을 겪고 있다.우한이 어떤 곳인가? 중국 내륙 한가운데에 위치한 후베이성의 성도, 우한은 사통팔달의 중심지다. 청나라를 무너뜨린 '우한봉기'가 일어난 혁명도시가 우한이었다. 그런 저항과 혁명가적 기질은 청나라 초기 '백련교도의 난'을 일으켰고, 살아남은 백련교도들은 다시 '태평천국의 난'으로 봉기하기도 했다.우한은 삼국시대 오나라(東吳)의 손권이 무창(武昌)을 도읍지로 삼은 뒤, 장강(長江, 양쯔강)을 끼고 상업도시로 크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명나라 때 한수(漢水)의 물결이 바뀌자, 한커우(漢口)를 중심으로 우한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우한은 과거의 '우창'과 '한커우' '한양' 세 도시가 합쳐진 메트로폴리탄이다.마오쩌둥(毛澤東)이 문화대혁명 발동 직전(1966년) '1호 열차'를 세우고, 장강의 푸른 물결에 뛰어들어 건재를 과시한 역사의 현장이 바로 우한이었다.우한과 대구의 기질은 엇비슷하다. 한여름 땡볕이 화로와 같이 뜨겁다고 해서 '중국의 3대 화로'로 불리는 우한이 '의협심 강한 협객'이라면, 대구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한마디로 표현될 정도의 의리의 도시다. 호오(好惡)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우한의 단칼 기질처럼, 불의를 참지 못하는 직선적이고 때로는 '고집불통'인 대구 기질은 통한다.코로나19 사태 초반, 우한과 후베이성 출신에 대한 입국 금지와 멸시 등 혐오와 차별은 극에 달했다. 춘절 연휴를 맞아 해외나 중국 내 유명 관광지로 여행을 간 우한인들은 봉쇄된 우한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호텔에서 이곳저곳 전전했고, 우한 번호판을 단 화물차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쉬지 못하고 일주일 내내 고속도로를 달려야 했다.춘절 연휴 직전인 1월 23일 '우한 봉쇄령'을 기점으로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2월 12일경 4천여 명 확진자 증가를 고비로 이달 2일에는 193명으로 감소세다. 봉쇄령과 탈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한 확진자로 인한 병상, 의료진 부족 사태로 10일 만에 1천 개 병상 규모의 '훠선산'(火神山)병원 완공이라는 중국식 속도전. 확진 판정은커녕, 진료조차 받지 못한 채 격리 상태에서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시민들.지금 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의 '데자뷔' 같지 않은가?그런 우한이 코로나 확산의 절정에서 벗어나는 국면에 '코로나19'는 대구를 덮쳤다. '신천지'라는 종교 집단을 통해 집단 감염이 이뤄지면서, 대구경북은 우한의 전철을 뒤따랐다. 우한에서의 코로나19 초기 감염에 대한 정보 은폐와 축소가 우한시 당국과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면, 대구에서는 집단 감염의 진원지 신천지교회에 의해 은폐되고 조작된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우한 봉쇄령'이 내려지자 수많은 시민들이 우한을 탈출, 중국 전역으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그러나 대구는 달랐다. '봉쇄령' 소문에 대구는 차분하게 대응했고, 자율적으로 상가를 닫았고, 모임을 취소하고 외출을 자제했다. 마스크를 살 수 없어도 누구 하나 원망하지 않았다.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하자 대구 의사들은 개인병원을 닫거나, 휴가를 내서 자원봉사에 나섰다. 서울과 부산, 광주는 대구경북 확진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우한과 후베이 지역 병상이 모자라 환자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도 봉쇄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과 달리 우리는 봉쇄하지 않고 열었고 대구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대구는 우한과 다르다.'우한 힘내라'(武漢 加油!)에 나섰던 한국과 세계가 우한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있는 '대구경북' 격려에 나서고 있다.'대구경북, 힘을 내라!'

2020-03-02 18:00:00

박 원 재 율곡연구원장

[삶 갈피] 몸의 거리두기와 마음의 거리두기

담배를 끊은 지 만 20년째다. 평생 피울 담배를 이미 다 피웠다는 반성 겸 자각에서 20년 전 이맘때쯤 내린, 지금 돌아보아도 뿌듯한 결단의 결과이다. 끊은 후 한동안은 미련이 있었지만, 이제는 몸이 담배와 완전히 절연했다는 생각이 든다. 담배를 피운 사람과 오래 이야기를 하거나 차를 같이 타고 가면 기관지가 예민해지며 날이 서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런 사람과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게 된다. 일종의 몸이 반응하는 거리두기이다.진화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우리의 몸은 우리의 마음(정신)보다 나이가 훨씬 더 먹었다. 따라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다 보면 마음은 안 그런데 미안하게도 노련한 몸이 상대를 밀어내는 경우가 많다. 내 몸이 담배 피우는 사람을 멀리하려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럴 때는 상대에게 그런 몸의 완강한 손사래를 들키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신영복 선생이 감옥에서 겪은 체험 가운데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없는 사람들은 여름이 겨울보다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은 안 그렇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더운 날씨에 좁은 감방에서 옆 사람과 붙어 있어야 하는 고통 때문이다. 그럴 때는 서로 닿지 않으려고 칼잠 자세로 누운 옆 사람이 사람이기보다 단지 36.5℃짜리 열 덩이로만 느껴진다고 했다. 이 때문에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녹이는 추운 겨울이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 이것도 이를테면 몸이 행하는 거리두기인 셈이다.거리두기는 모든 생명이 취하는 생존 전략 가운데 하나이다. 식물은 일정한 공간 안에서 최적화된 상태로 군집을 이루고, 동물도 생존에 필요한 생활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스스로 개체 수를 줄이거나 공격적이 된다.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이 점에 착안하여 인간관계에서도 그런 거리두기의 법칙이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4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친밀한 거리'로서 45.7㎝ 미만이다. 가족이나 연인처럼 스킨십이 자연스러운 관계의 이상적인 거리이다. 둘째는 '개인적인 거리'로서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45.7㎝~1.2m 정도의 구간이다. 친구처럼 친밀하기는 하지만 얼마간의 예의도 요청되는 관계이다. 다음은 '사회적인 거리'인데, 1.2~3.8m 사이이다. 직장 동료처럼 의도하지 않으면 서로 닿을 필요가 없는 관계에서 성립한다. 마지막은 '공적인 거리'이다. 말 그대로 공적인 일로 만나는 관계의 거리로서 3.8m 이상이다. 이렇게 수치까지 세밀하게 확정하다니 역시 사회과학자답다고 웃어버릴 수도 있지만, 손가락이 아닌 달을 보면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일면도 있다. 연인과 손잡고 데이트할 때와 만원 지하철에서 옆 사람의 몸이 닿을 때 느끼는 감정의 반응 양태가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일이니 말이다.근래 새로운 거리두기가 화제이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2m'라는 거리이다. 상대와 2m 이상 떨어져 있으면 바이러스로부터 전염될 가능성이 낮다고 해서 나온 수치이다. 그래서 이를 두고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부르며, 누구나 지키기를 권장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심상치 않은 코로나19의 기세를 꺾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행동 요령 중에 하나라니 지키기는 지켜야 할 거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걱정도 든다. 이런 캠페인이 혹시 사회적으로 은연중 타인에 대한 혐오의 정서를 부추기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이다.그러지 않아도 인터넷을 보면 중국인이나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의 댓글이 무차별적으로 배설되고 있는 것을 본다. 또 유라시아 대륙 저쪽에서는 동양인에 대한 인종 혐오적인 행동들이 부쩍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누군가를 배척하고 증오해야 쟁취되는 것이라면 그런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무쪼록 몸의 거리는 띄우되, 마음의 거리는 더 좁혀야 할 때이다. 작금의 사태로부터 우리가 얻는 가외의 깨우침이면 좋겠다.

2020-03-02 18:00:00

김도형 공동주택관리사

[기고] 아파트에서 코로나19 예방법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진을 받고도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여 집에서 자가 격리 중이던 환자가 유명을 달리했다. 대구시의 경우 확진을 받고도 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환자가 1천600명을 넘었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때 나와 내 가족이 머무는 아파트에서는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쇼핑몰은 문을 닫고 확진자가 근무한 공장도 일시 폐쇄를 한다. 그러나 내가 사는 아파트에 확진자가 드나들거나 심지어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이웃들의 불안감은 폭발할 수밖에 없다.실제로 지난달 21일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되었다가 23일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가 있었던 달성군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관리소로 몰려와 "확진자 동, 호수를 대라"며 매우 강력한 항의를 했는가 하면 모든 승강기 버튼에 손소독제를 과도하게 발라 미화 직원들이 고생하기도 했다.시청에서도 확진자가 너무 많아 일일이 감염 경로나 거주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네에는 "우리 아파트에 확진자가 있다"는 종류의 근거 없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그로 인해 불안에 떨거나 히스테리에 가까운 증상까지 보이는 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부실한 마스크나 방역 장비로 확진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집 주변과 이동 경로를 소독하던 관리소 직원이 "도저히 무서워서 못 하겠다"며 사직서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코로나19의 아파트 내 전파 방식을 생각해 보면 승강기와 공동 현관 버튼을 통한 전염을 생각할 수 있다.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승강기 버튼을 누르기 위해 일회용 이쑤시개를 배치한 재미있는 사진이 돌아다닐 만큼 버튼에 의한 전염이 가장 큰 걱정으로 떠올랐다. 두 번째가 공동 현관 문고리나 승강기 내 벽과 안전 손잡이 등이다.국제학술지 병원감염저널(Journal of hospital infection)에 따르면 문고리나 벽같이 금속이나 유리 등에 바이러스가 묻으면 평균 4, 5일 최대 10일까지 살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무심코 만지는 문고리나 버튼에 의한 감염이 가능하다는 얘기다.지금 대구 시내 모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일일 2회 이상 승강기 버튼과 공동 현관 손잡이 등을 소독용 알코올이나 락스로 닦고 있다. 위 저널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살균법으로 "62~71%의 에탄올이나 0.1%의 차아염소산나트륨(락스)으로 닦을 경우 1분 내에 100개의 바이러스를 4개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가장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대구에는 2일 기준 이미 3천 명이 넘는 확진자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우리 이웃에 당연히 감염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행동해야 한다.따라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승강기와 공동 현관 등의 손잡이와 버튼을 소독용 알코올이나 락스를 희석한 물을 뿌리고 1분 이상 경과한 후 닦아내는 방식으로 소독을 하고, 각 개인은 가능한 한 공동으로 사용하는 버튼이나 손잡이 등을 만진 다음에는 코나 입에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는 가장 먼저 손 씻기를 하고 밖에서 사용했던 휴대폰 등도 알코올이나 락스물로 닦아 줘야 한다.끝으로 한 관리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치려 한다. "지금 우리 관리소가 방역 당국이고 보건 당국이다. 우리가 움직이면 전염병을 막을 수 있다."

2020-03-02 15:56:42

권혁욱 니혼대학 경제학부 교수

[세계의 창] 코로나19 악영향 최소화를 바라며

전염병 확산 유해 질병 문제로 국한경제·사회 활동 손실 초래해선 곤란정보 공유·의료 자원 적재적소 투입사회적 네트워크 활용 단절 극복을기술혁신과 경제성장에 따른 급속한 글로벌화의 진전은 더 빠르게 경제성장을 촉진해서 많은 사람들의 경제후생을 증대시킨 반면에 제한된 지역과 나라에서 일어난 자연재해와 경제위기가 국경을 넘어서 증폭되는 리스크도 크게 높였다. 재해역학연구센터(Centre for Research on the Epidemiology of Disasters)가 작성한 국제재해데이터베이스는 홍수, 폭풍우, 산불, 지진, 전염병 등과 같은 자연재해가 2000년 이후에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0년 이후 아시아 지역에서 일어난 대규모 자연재해로는 2003년 중국에서 일어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2011년의 지진·해일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아직도 피해의 영향이 남아 있는 동일본 대재난과 태국에서 일어난 대홍수, 2015년 한국에서 유행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2019년 호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과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등을 들 수 있다.이러한 자연재해는 수많은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인 손실을 입힌다.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은 1~3년 정도의 단기간일 경우에도 일인당 GDP 연간 성장률 0.7~1%포인트를 하락시킬 정도로 크다는 추계 결과도 있다. 자연재해는 직접적인 피해를 넘어 경제활동과 사회적 관계에 악영향을 미쳐서 큰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일본 경제학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일본 재난의 직접적인 영향에 따른 생산 감소보다 공급사슬(Supply chain)의 단절로 인해 생긴 생산 감소가 100배 정도 높았다고 한다. 생산 감소 등과 같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뿐만 아니라 재해로 인한 건강 후유증, 심리적 불안과 같은 건강자본과 이웃과 정부에 대한 불신과 같은 사회적 자본을 훼손시키는 심리적 영향까지 고려하면, 자연재해의 악영향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클 것이다. 경제학 분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연재해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의 악영향은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않지만, 경제위기에 따른 피해는 장기적으로도 계속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현재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이란 등의 중동, 이탈리아 등의 유럽으로 급속하게 확산되며 세계적으로 대유행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세계경제가 국가 간의 상호 의존적 네트워크인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을 통해 사람, 자본, 재화가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번영을 구가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심화된 글로벌 가치사슬을 통해서 더 빨리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건강과 인명 피해를 넘어서 각국의 경제와 사회 활동으로 악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도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고,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예방에 실패하면서 감염 공포의 확산, 기본적인 방어에 필요한 마스크의 품귀 현상과 확진자에 비해 의료 서비스 부족 등이 겹치면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졌던 학교의 수업, 교회의 예배, 백화점 쇼핑, 외식, 국내외 여행, 각종 모임 등이 연기되거나 취소되었고, 중국에 부품을 의존하는 기업과 중국에 부품이나 완성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의 공장가동률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전염병의 확산이 유해 질병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고, 경제'사회 활동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해서는 곤란하다. 인명과 건강 피해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악영향이 큰 경제적 손실과 신뢰와 같은 사회적 자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는 무엇보다도 먼저 정확한 정보를 게시하고, 기업, 교회 등과 같은 종교단체와 비영리 시민단체 등과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다음으로 정확한 정보에 기초해서 필요한 조치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제한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해서 전염의 확산을 최대한 늦추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제적인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기업에 필요한 운전자금을 즉각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시민들도 스스로를 지키면서, 네트워크를 단절하고, 고립하기보다는 전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도 우리가 함께 많은 문제를 해결해 온 것처럼 서로가 협력하면 이번의 큰 문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2020-03-02 15:44:18

김득주 대구예술발전소 운영팀장

[매일춘추] #힘내라 대구경북

'괜찮으시죠?', '별일 없으시죠?'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증가하고 있는 요즘, 안부를 물어오는 분들이 전화나 SNS로 건네는 첫 마디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와 함께 대구경북에서의 확진자수가 전체 확진자의 85%에 이르면서 대구경북민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두려움과 위기를 함께 극복해내려는 시민들의 따뜻한 연대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자는 희망 바이러스가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역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외출자제로 대구 거리는 한산해졌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공포라기보다 나로부터 감염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감염을 막기 위한 서로 간의 배려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힘내요 대구', '#힘내세요 대구경북' 등 응원의 해시태그와 포스팅이 퍼져나가면서 용기를 북돋우며 응원하고 있다.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의 지치고 힘든 모습을 담은 영상에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진다.손님이 끊기자 SNS를 통해 시민들에게 식자재를 판매한 음식점에서 식자재가 모두 소진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의 따뜻한 반응들이 줄을 잇기도 한다. 연일 대기표를 받으면서도 줄지어 기다려야했던 인기 있는 식당에서는 휴무를 시행하면서 SNS를 통해 신선한 식자재를 무료로 나누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모두 힘을 합쳐 위기를 지혜롭게 이겨내고 의료진과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달하고자 시작된 '코로나19종식 챌린지'도 페이스북에서 확산되고 있다. 대구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에서는 대구에 파견 나온 의료진들이 숙소를 구하기 힘들다는 소식에 숙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려온다.힘든 위기 상황 속에서도 이웃에 대한 따뜻한 나눔과 배려가 이제 더 큰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의 대구청년단체와 시민사회가 참여한 '청년희망공동체대구'소속 단체에서는 3.1절을 맞아 SNS를 통한 '1339 국민 성금 캠페인(1339 캠페인)'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지원하는 성금을 기부하는 것으로, 1인당 성금 1339원을 기부하고 지인 3명에게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면 3일간 9명이 성금모금에 참여하게 되는 방식이다. 기부금과 함께 응원의 해시태그를 게시하여 많은 이들이 동참한다면 한마음 한뜻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한국 최초의 시민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한 대구에서 미래의 희망인 청년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자 SNS에서 시작하는 '1339국민성금 캠페인'으로 희망의 대구를 또 다시 본다.

2020-03-02 13:55:15

홍원화 경북대 건축학부 교수

[기고] 재난은 재난에서 배워야 한다

2003년 2월 18일 대구는 한 사회 부적응자의 지하철 방화로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건을 겪었다. 17년이 지난 지금 대구는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한번 유례없는 고통에 직면해 있다.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총 145대의 구급차량과 402명의 구급대원 및 의료진이 환자 이송에 참여하였고, 15개 병원에서 117명의 사상자를 응급처치하고 65회 이송 조치를 하였다. 이 과정에서 사상자의 수를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부상의 심각성에 따라 선별적으로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초기에 먼저 구조된 경상자가 사고 지역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고, 나중에 구조된 중상자는 원거리 병원에 이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수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17년이 지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 셈이다.안타깝게도 지난 2월 27일 발생한 13번째 사망자는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틀 동안 병원 입원 순서를 기다리다 결국 이틀 만에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고령에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를 우선적으로 입원시켜야 했지만 병실 부족으로 병원 입원 순서를 기다리다 사망하고 만 것이다. 앞으로 병실 부족으로 몇 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할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폭증하는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대처 방안을 전면 재고해야 할 때이다.의료 전문가에 따르면 "코로나19는 환자의 80%가 경증이거나 자가 치유되며, 무증상 감염이 있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한다.일반적인 감염병과 달리 증상이 없어도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위에 누가 감염원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초기에는 환자들을 격리하여 지역사회의 전파를 막는 방법이 최선이었으나, 지금은 입원과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을 우선적으로 치료하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과감하게 현재 정책의 오류와 개선 필요성을 인지하고, 국민에게 환자 관리 정책에 대한 설명 및 실현이 필요한 시점이다.필자는 17년 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발생한 병실 부족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형 인명 피해 대비 응급의료 활동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응급의료소 설치 기준 마련 및 사전 대비 체계 구축, 응급처치 및 구급용 예비 장비 확보, 보건소·응급의료센터·병원 등과의 수시 정보 교환을 제시했다. 앞의 두 가지 개선 방향은 재난 발생 이전의 단계에 수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가능한 방법은 지속적인 정보 교환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재난은 재난에서 배워야 한다. 우리가 과거 겪은 재난의 경험을 통해 또 다른 재난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과거 재난 대응 시 발생했던 문제점을 근거로 현재 재난의 적절한 대응 방법을 찾는 것만이 커다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2020-03-01 15:40:47

권은태 (사)대구콘텐츠 플랫폼 공동대표

[이른 아침에] '세상의 하루'를 지키는 힘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 들 때까지 어제처럼 하루를 보내지 못하면 그런 사람이 부지기수로 많다면 그것은 이 세상에 변고가 생긴 것힘든 세상이다. 봄이면 찾아오는 황사 걱정하던 그때가 차라리 호시절이었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시커먼 수돗물, 원인을 알 수 없는 유독가스, 여기에 더해 일본 정부는 120만t에 달하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한다. 이래저래 걱정거리가 사방에서 옥죄어 온다. 그래도 사람들은 열심히 산다. 먹는 물이 걱정되면 정수기를 사고 마시는 공기가 나쁘다고 하면 공기청정기를 들여놓는다. 밖에 나갈 땐 KF80 황사마스크를 하고 그것으로도 부족하다 싶으면 KF94, KF99를 착용한다. 그렇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매우 나쁜 날'에도 출근을 하고 수돗물 파동이 터져도 마트에 가서 장을 본다. 공기가 나빠 밖에서 운동을 못하면 집에서 이른바 '홈 트레이닝'이라도 한다. 그만큼 일상은 소중하다. 누구도 쉽게 포기하려 들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이 돌아간다. 각자의 하루가 모여 세상을 만들고 각자의 하루가 이어져 세상이 계속된다. 그렇기에 각자의 일상이 깨지면 세상도 깨진다.아침에 일어나서 늘 하던 일을 못하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어제처럼 하루를 보내지 못하면, 그리고 그런 사람이 부지기수로 많다면 세상에 변고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그건 대개 전쟁 아니면 질병에서 온다. 이번에도 그랬다. 우리가 그토록 아득바득 지켜온 일상이 코로나19에 흔들리고 있다. 늘 하듯이 출근을 못하고 늘 하듯이 쇼핑을 못하며 늘 하듯이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서로들 안녕하시라 말은 하지만 속마음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그래도 티를 내진 않는다. 두려운 마음도 꾹꾹 눌러 참는다. 이런 비정상적인 날들이 끝나지 않을 리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쨌든 버티려 애쓴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끼고 동료와 이야기할 때도 몇 발짝 떨어져서 하며 점심은 가급적 도시락을 싸 오거나 배달시켜 먹는다. 손을 자주 씻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또다시 열심히 산다. 바이러스에 밀려나 확 좁아진 영역에서도 어떤 이는 운전을 하고, 어떤 이는 배달을 하며, 그리고 또 어떤 이는 서류 더미와 씨름을 하며 각자의 하루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여전히 세상은 계속된다. 그들이 일상의 끈을 부여잡고 놓지 않는 이상 세상은 삐걱대도 멈춰 서지 않는다.박 사장은 벌써부터 다다음 달을 걱정한다. 지금 영업을 못하니 그때 가면 더 어려워질 거란 이야기다. 그에겐 코로나19 못지않게 그것도 무섭다. 어쨌든 월세는 내야 하고 월급날은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처져 있던 목소리를 높이며 성을 낸다. 이 판국에 틈만 나면 대통령 비난하고 대구시장 욕하고 정부 관계자들의 말꼬리를 잡아 시비 거는 사람들은 대체 뭐냐는 거다. 하긴, 그건 적군이 앞마당까지 쳐들어왔는데 우리 장수에게 돌을 던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처절한 모습과 속이 시커멓게 타 들어가는 대구시장의 얼굴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부르튼 입술이 그들에겐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서울 사는 최모 씨도 전화로 안부를 물어오다 '문재인폐렴 대구시민 다 죽인다!'는 피켓을 들고 있는 한 예비후보의 사진을 본 순간,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구사람인 것이 부끄러워졌다고 한다. 그 역시 묵묵히 자신의 일상을 지키려 애쓰는 '각자' 중의 한 사람이다.사실 이들의 말처럼 변고가 생기면 "이건 다 쟤 때문이야"라며 증오를 부추기는 자들은 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갖다 대는 이유가 쉽고 빠르고 간단할수록 터무니없는 거짓으로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를 낳았다. 중국과의 내왕을 제한했을 때, 우리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춰 섰다고 난리를 치던 사람들이 왜 더 세게 막지 않았냐며 아우성이다. 코로나19를 빌미로 국민혈세를 퍼붓지 말라던 야당대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정부를 비난한다. 이웃집에 암 환자가 있다고 해서 그들을 '암 가족'이라고 부르지 않는 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최소한의 양식임에도 여전히 코로나19를 우한폐렴, 대구폐렴이라 부르는 자들도 있다. 그들은 그렇게 전열을 흩트러뜨린다. 하지만 역사에서 그들은 이긴 적이 없고 '세상의 하루'를 만드는 그 '각자'들은 한 번도 무너진 적이 없다. 그러니 이번에도 버티고 버텨 이길 것이다. 이겨서 빼앗긴 우리의 일상을 되찾을 것이다.

2020-03-01 15:21:32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매일춘추] 시니어들의 '후회 없는 삶'

겨울에 곧게 뻗어 앙상한 잎 떨어진 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사람과 닮은꼴이 너무나 많다. 따뜻한 봄날에 새싹을 피우며 싱싱했던 나무가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들고 이내 잎이 떨어져 앙상하고 외롭게 서있는 모습을 모면 측은함이 들 정도로 슬퍼 보인다.오늘날 우리 사회는 지역마다 고령인구의 증가로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인구 소멸에 대한 문제와 함께 매년 늘어나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노인층 유입은 우리 사회가 예전과는 다른 사회 형태를 요구하게 한다.이에 따라 많은 중, 소도시에서는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이러한 사회적 경제 모델의 개발은 결국 인간의 삶의 질, 행복, 사회적 연대, 사회적 참여를 통해 인간의 사회성을 높이고 비경제적인 부분도 사회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인정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가야만 앞으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이 지금의 모습을 최소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 중심에 '베이비 붐' 세대들의 '제2의 인생' 설계와 올바르게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가 갈망하는 '문화복지'라고 할 수 있다. 예전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가 '문화복지'라는 개념보다는 '재가복지'(병약자, 국민기초생활자)의 관점에서 노인을 바라보고 지원하는 것이 많았다.하지만 지금의 노인세대는 100세대를 맞이하여 '제2의 인생'을 어떻게 보람 있게 지낼 수 있을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사회가 아닌가! 은퇴 후 30~40년 간 내가 평생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한 일들을 찾아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것이 지금 노인세대들의 관심사이다. 사회가 문화복지의 대상으로 노인세대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당연히 누려야 하는 문화복지에 대해 스스로 알지 못하거나, 예전에 주입된 잘못된 인식 탓에 자주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소극적인 세대가 노인 세대이기도 하다.인간 생태학자 칼 필레머는 65세 이상 1천 500명 노인 대상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질문하였다. 그들은 자신을 위한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하였다. 하루하루 현실에 대한 걱정으로 자신의 소중한 삶의 시간을 허비한 것 같다는 것이다. 지금 노인세대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2의 인생' 설계와 남은 삶을 위해 얼마나 보람있게 '시간'을 사용하느냐 일 것이다.지금까지 사회를 위해 열심히 헌신하였고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며 10년 뒤에 10년 전에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를 하지 않도록 자신의 삶을 위해 되짊어보는 '자기애'가 필요하지 않을까? 자신에게 남은 인생의 3분의 1이 내가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임을 느낄 수 있다면 '후회없는 삶'이 되지 않을까?

2020-03-01 14:30:00

이창원(인디053 대표)

[2020 세상 읽기] #힘내라_대구경북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벌어졌던 그 순간.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인들이 아픔과 슬픔에 빠져있었던 그 때, 수십 장의 그림이 인터넷을 떠돌았다. 그림 속 등장인물은 남편의 손을 잡고 있는 임산부, 활짝 웃고 있는 어린이, 주름 가득한 노인 등이었다. 또, 동네에서 편안히 산책하고 있는 강아지 모습과 같이 우리 주변에서 평범하게 볼 수 있는 일상의 모습이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얼굴에 미소를 띄고 있다는 것. 그림 속의 노인들은 인자하게,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면서도 다부진 얼굴로 웃고 있었다.이 작품을 만든 사람은 이노우에 다케이코(井上雄彦). 우리나라에도 만화 '슬램덩크'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이노우에는 지진이 일어난 다음날부터 아이패드로 작업한 40여 편의 그림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주제는 '미소.' 이노우에는 "그림을 통해 재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글도 함께 올렸다. 미소를 띄고 있는 그림 속 아이들의 옷에는 미야기(宮城), 나가노(長野,) 지바(千葉) 등 지진으로 피해를 받은 지역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고통 받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을 응원하는 캠페인이 SNS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힘내라 대구', '#힘내라 경북' 등 해시태그(#)를 달고 대구·경북지역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릴레이가 퍼지고 있다.여기에 더해, 시민들은 십시일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다. 대구의 도시브랜드 로고 "Colorful DAEGU"를 변형한 디자인을 만들어 낸다던지, 대구·경북과 관련된 감동어린 응원영상을 제작해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대구시도 공식 페이스북에서 "#힘내요 DAEGU"라는 해시태그 문구를 디자인한 로고를 프로필로 사용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SNS프로필 사진을 이런 대구·경북 응원콘텐츠로 바꾸는 등 다양한 형태로 코로나19 사태가 조속히 종식될 수 있길 기원하고 있다.대혼란 속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려 노력하는 여러 훌륭한 일들이 많다. 문화예술도 예외는 아니다. 역사적으로도 문화예술이 사회의 어려움과 함께한 사례를 찾아내기란 어렵지 않다. 문화예술은 일상 속에서 여가와 유희, 오락 등의 기능을 담당하지만 위기와 고난의 순간에는 위로와 치유를 담당하며,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는다.특히 모든 사람들이 미디어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지금과 같은 시대, 재난에 대처하는 문화예술의 모습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저마다의 진심 어린 마음을 표현해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예술적 공식을 따르지 않더라도 충분히 사람들을 감동시킬 만한 작품은 언제 어디에서든지 나오는 법이다.대구·경북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힘이 되어줘야 한다. 많은 시민들이 이 어려움을 이기기 위해 노력과 격려를 저마다의 표현방식으로 해 나갈 것이다. 형태와 결과물이 무엇이든 그것은 이미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그것이 코로나19 사태를 대하는 문화예술의 역할이며, 사람이라면 해야 할 일이다.언젠가 코로나19 사태도 과거가 될 것이다. 그때까지 외쳐보자! "#힘내라_대구경북"이창원(인디053 대표)

2020-02-29 06:30:00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춘추칼럼] 코로나19와 봄이라는 기적

일상을 송두리째 흔드는 코로나19 복잡하고 바쁜 삶을 새롭게 성찰불안과 공포 확산에 공동체 약화 지금의 고통 견뎌내면 봄은 올 것매년, 그리고 매일 사람들은 새로운 삶을 다짐하고 계획한다. 그리고 대부분 새로운 삶을 만들기보다는 실패하고 만다. 본인의 의지와는 사실상 무관하다.실패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삶을 위한 계획이 내적 의지만 있을 뿐 외부 환경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계획한 사람은 저녁 회식을 줄이거나 취침 시간을 앞당겨야 하는데, 실제로는 환경은 그대로 두고 의지로만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코로나19만큼 우리의 삶의 조건을 송두리째 흔들었던 사례는 근래 없었던 것 같다. 정치적 혹은 경제적 상황 역시 큰 충격이 있었지만 개인의 일상을 이렇게까지 바꾸지는 못했다.이 상황은 거의 전쟁이나 쓰나미를 겪은 지역의 '그라운드 제로'와 같은 현실에 가깝다. 그 결과는 두 가지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나는 불안과 공포가 확산되면서 공동체가 약화되고 있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날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복잡하고 바쁜 삶이 새롭게 성찰되고 있는 점이다. 사람들의 삶이 단순해지고 있다.수많은 사회적 관계는 가장 중요한 관계로 축소되고 있으며, 누군가는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 이후 이 두 가지 특징이 어떤 양상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정보 과잉의 측면에서 '마스크'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전문가와 비전문가, 일반인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이 언론과 SNS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양산되고 확산된다.전문가들 또한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대표적인 예가 '마스크'에 대한 관점이다. 최소한 국가인증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입장부터 해외 사례를 들면서 굳이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는 관점까지 서로 다른 정보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르게 나타난다. 지금처럼 감염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는 현실에서 대중은 불안 속에 극도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으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대형마트 앞에 줄을 서는 풍경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태도로 이 과정을 견뎌야 하는 걸까? 우선 수많은 정보 가운데 핵심 원칙을 가려내서 준수하고, 나아가 삶의 불필요한 요소들을 걸러내는 작업을 수행하는 일이 필요하다. 동시에 타인에 대한 두려움이 일상화되고 현실에서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남과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은 맞지만, 지금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도 결국 공동체의 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지난겨울은 유난히 온화했다. 과일이나 벼농사 등 열매를 맺어 추수하는 것들은 추운 겨울을 지나야 속이 꽉차고 맛이 난다고 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아무 일 없는 인생이야 없지만, 이러저러한 고통을 견디고 어려운 시간들을 거친 이들은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문제는 그러한 순간들을 어떤 자세로 직면하고, 그 시간들을 어떻게 건너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우리는 자연이 제공하는 추위가 아니라 인간 사회가 만들어낸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있다. 언젠가, 봄은 올 것이다. 분명, 봄은 올 것이다.시인 김소연은 '봄'을 가리켜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기적'이라고 했다. 그 '기적'을 위해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시점에서 봄이 오는 순간까지 어떤 시간으로 채우는가 하는 점이다. 누군가를 향한 비난과 혐오, 공포와 불안으로 가득 채울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맞이할 봄에 더 많은 꽃을 피우기 위해 땅을 다지고 씨앗을 뿌리는 일을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모든 전쟁이 끝날 때마다/ 누군가는 청소를 해야만 하리./ 그럭저럭 정돈된 꼴을 갖추려면/ 뭐든 저절로 되는 법은 없으니.// ……// 누군가는 벽을 지탱할/ 대들보를 운반하고/ 창에 유리를 끼우고/ 경첩에 문을 달아야 하리.//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끝과 시작' 중에서)

2020-02-27 14:35:44

박천 독립큐레이터

[매일춘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이가 15~20살 정도 차이 나는 누나(?)에게 혼이 났던 적이 있다. 어렴풋이 떠올려보면 당시 '국민학교' 1~2학년이었던 것 같다.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동네 슈퍼마켓에서 식료품 몇 가지를 사 오는 일이었다. 동네 슈퍼치고는 꽤 큰 규모여서 아르바이트생들도 있었다.작은 쪽지에 적힌 심부름 목록들을 들고 계산대 앞에 섰다."아줌마, 이거 얼마예요?"계산대에 있던 '아줌마'는 역정을 냈다."얘! 넌 내가 아줌마로 보이니? 누나라고 해야지! 다시 말해봐!"나는 어머니의 심부름을 완수하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하였다."누나, 이거 얼마예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부터는 어른이라고 생각했기에 '어른=아줌마, 아저씨'라는 공식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아줌마'를 '누나'로 바꿔 호칭하고 난 몇 년 후 '국민학교'는 '초등학교'로 바뀌었으며, '슈퍼마켓'은 사라지고 '편의점'과 '마트'가 생겨났다. 역할은 비슷하거나 그대로지만 호칭이 바뀌는 일은 빈번히 일어난다.그리고 현재, 우리는 세대 간의 구분이 모호한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다. 가까운 예로 한국에서 '청년'이라고 지칭하는 세대는 몇 살일까? 재미있게도 지역사회마다 구분하는 기준이 다르다.통계적으로는 만 30세라고 말하지만, 지역에 따라 만 39세까지 적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세대 구분에 대한 문제는 개인의 인식에서부터 비롯된다. 소위 말하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청년, 중년, 노년의 역할과 수행능력이 변하면서 스스로의 세대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1950년 UN에서는 노년의 기준을 65세로 잡았었으나, 2015년에는 청년을 18~65세, 중년을 66~79세, 노년을 80세 이후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범세계적으로 고령사회에 접어들며 기존의 기준이 통용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예술계를 예로 들어보자. 정책적으로 예술계는 청년작가, 중견작가, 원로작가로 세대를 구분하지만, 언급한 것처럼 세대를 나누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에 지역별, 세대별 정책 또한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근래에는 청년작가에 대한 정책이나 공모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나, 중장년층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은 아직도 미비하다. 하물며 중장년층 작가들은 청년작가 시기에도 정책적으로 소외되었던 세대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나라의 경제성장과 관련된 불가피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정책적 측면에서는 세대 구분의 불분명한 문제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통합적으로 세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종 계층에 따라 세대를 나누는 세밀한 기준이 필요한 시기가 온 것 같다.그렇다 하더라도 당장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다. 먼저 이에 대한 문제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효과적인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맞춰 적절한 기준에 대한 이름을 부여하길 기대한다.

2020-02-27 14:30:00

김태훈 대구 영남중 교사

[대구 옛 이야기] 대구사범학교 항일운동

대구사범학교는 1929년 6월 1일 개교하였다. 그중에 심상과(尋常科)는 100명 정도의 정원을 두었고 수업 연한은 5년이었다. 대부분의 조선인 학생들이 심상과에 입학하여 수업을 들었는데, 학비는 전액 면제받았고, 성적 우수자는 관비(官費관청에서 내는 비용)까지 지급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조선총독부는 한국인 교원과 일본인 교원을 분리하여 양성하면서 승진과 급료 등에서 차별하였다. 또한 한국인 학생들은 사상이 불순하다는 이유로 중도 퇴학당하거나 동일하게 규율을 위반하더라도 일본인 학생에 비해 더욱 엄격하게 처벌받았다.여기에 민족의식을 지닌 현준혁(1906~ 1945) 선생과 김영기(1901~1984) 선생이 대구사범학교 학생들의 항일의지를 북돋우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현준혁 선생은 학생들에게 영어와 조선 역사를 가르치면서 한글 보급에 힘썼다. 그러던 중에 1930년 10월 그가 사회과학연구그룹이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하자, 1~3기생들이 이에 가담하여 '자본론'과 '마르크스주의 강좌' 등의 사회과학 서적을 읽으며 독립정신을 키웠다. 그러다가 1931년 11월 일본 경찰에 적발되는 바람에 현준혁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3기생 40명은 퇴학당하였다.(사회과학그룹 사건)이후 부임한 김영기 선생은 조선어와 한문을 가르치며 언어가 민족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1938년에 조선어 과목이 폐지되자, 6기생 18명이 민요·동요·동화·동시고시조 등을 수집하고 정리한 '민요집'을 발간하기로 결의하였다. 마침 김영기 선생의 사감 당직일에 맞추어 기숙사에서 등사하여 60부를 제작해서 배부했던 것이 1941년 9월에 탄로가 나면서 8명이 구속되었다.(민요집 사건)1939년 7월 21일에 대구사범학교 학생들은 근로보국대에 들어가 여름방학 동안 왜관에서 약목까지의 경부선 철로 복선화 공사에 동원되어 제방을 쌓았다. 그러나 조선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에게 주어진 작업량이 불공평하였고, 작업 도중에 조선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 간에 충돌이 발생하였는데, 학교 당국이 일본인 학생 편을 들자, 이에 격분한 7기생 일부는 7월 26일에 평소 민족 차별을 일삼아 공분을 쌓았던 일본인 교사 마에조노·사쿠라오카모토 등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구타하였다. 이에 한국인 학생 7명이 퇴학당하고 11명이 정학 처분을 받았다.(왜관 사건)9기생 일부는 왜관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백의단(白衣團)을 조직하였는데, 조선 역사와 문학 서적 및 잡지 등을 탐독하고 시국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이보다 앞서 1938년 무렵에 8, 9기생이 중심이 되어, 민족의식이 담긴 책자를 발행하고자 윤독회(輪讀會)를 만들었는데, 역사서와 역사소설 등을 읽은 후에 토론하고 작성한 원고를 수집하여 편집해서 '반딧불'을 제작하였다.1940년 11월 무렵에 8~10기생들이 문예부(文藝部)를 창설하였는데, 자신들이 직접 쓴 작품들을 감상하고 조선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며 시국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학생'을 출간하였다. 또한 1940년 12월에 들어 등장한 무우단(無憂團)은 일제의 지원병·공출·징병을 거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고 해외 독립단체와의 연락을 모색하면서 '문장연구'를 발간하였다. 한편 1941년 1월 즈음에 창립된 연구회(硏究會)는 각자의 전공 분야 연구를 발표하였고, 재능이 뛰어난 한국인 학생들을 선별하여 민족지도자로 육성하고자 천재교육을 실시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끝으로 1941년 2월에 나타난 다혁당(茶革黨)은 조선 역사와 문화 서적에 대한 독후감을 발표하였고, 방학 때 각자 고향에서 야학을 개설하여 문맹을 퇴치하였으며 독립군에 가담하고자 공휴일과 일요일에 대구 앞산에서 군사훈련을 감행하였다.이렇듯 대구사범학교 학생들은 민족말살통치 시기에도 일제의 탄압에 굴복하지 않고 독립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현재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 내에는 그들의 거룩한 항일정신을 떠올리며 불의에 맞서려는 용기를 기리는 '대구사범항일학생의거순절동지추모비'가 있다.

2020-02-26 18:00:00

임언미 대구문화 편집장

[찬란한 예술의 기억] 위기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

자꾸 뭔가를 사고 있다. 일부 과장된 언론 기사와는 달리 동네 마트에 물건들은 그대로 있고, 냉장고 파 먹기만 해도 한 달은 거뜬히 살 수 있을 텐데 왜 자꾸 뭔가를 사게 될까. 불안하다. 지금 우리의 일상이, 예전 그대로의 일상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기 힘든 시간들이다.미국에 있는 친구는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식에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고 한 게 언제인데, 고향 대구가 바이러스가 창궐한 도시로 전해지고 있어 속상하다며 안부를 물어온다.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우리는 잘 있다' '잘 이겨낼 것이다'밖에 없다.지역 문화계에서도 공연이 모조리 취소됐고 전시장에 이미 내걸린 작품들도 관람객들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민간 화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상황이 이러하니 지난 35년간 문화예술 행사 정보를 전달해 온 대구문화의 3월호는 공연 행사 단 하나도 소개하지 못한 채 발간될 예정이다.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그만큼 예술인들의 생계도 더 어려워졌다. 모두들 날카로워져 있는 지금으로서는 건강과 생존이 위태로운 시기에 무슨 문화예술이냐고 되물을 수 있기에 힘듦을 호소할 곳도 없다. 어서 빨리 시간이 흘러 지금 '현재'가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회상할 수 있는 '과거'가 되길 바라볼 따름이다.이럴 때 인생 선배, 문화예술계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해 본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수십 년 이상 활동해 온 사람들은 다양한 위기 상황을 어떻게 이겨냈을까.지역에서 30년 이상 예술 단체를 이끌어 온 한 예술인은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고 했다. 예술가로서 오롯이 한길을 걸어가기도 쉽지 않지만, 예술 단체 혹은 문화 공간을 이끌고 유지하는 일은 더 어렵다. 개인 활동과는 달리, 단체가 어려움에 처하면 여러 사람이 함께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기의 무게감이 더 크다.39년간 화랑을 운영해 온 동원화랑의 손동환 대표는 인생에서 위기를 만났을 때, 초조하거나 불안한 마음이 들어오지 않는지를 늘 살펴보라고 권했다. 조급한 마음은 눈앞을 쉬이 가리기 때문이다. 평생을 예술 현장에서 뛰어다니다 몇 해 전 우리 곁을 떠난 고(故) 박남희 경북대 미대 교수는 작업 재료를 사러 나갈 수 없을 만큼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시절, 선물 포장지와 주변의 종이를 모아 붙이다 보니 새로운 형식의 콜라주 작업을 실험하게 됐다고 했다.사진가 강위원 선생은 지금껏 크고 작은 위기가 있었지만, 위기 때문에 무언가가 잘못되리라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눈앞에 닥친 시련이 좋은 일을 가져다줄 사인이라는 긍정적인 태도가 그의 해결 방법이었다.'위기를 위기로 느낀 적이 없었다'는 영남오페라단 김귀자 예술감독은 사회가 어려울수록 예술 작품이 위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위기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지역에서 가장 오래 소극장을 이끌어 온 극단 예전의 김태석 예술감독은 위기의 순간마다 자신을 믿고 밀어 주는 든든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다.한국무용가 백년욱 선생은 모든 시간과 상황이 어려웠지만 그 기다림의 시간을 자기 수양과 성장의 기회로 삼았다고 했다. '매 순간이 어려웠다'는 대구필하모닉오케스트라 박진규 단장은 음악에 대한 사랑과 사람에 대한 애착, 가족의 이해와 도움이 자신을 이끌어 준 원동력이었다고 회고했다.최근 지역의 한 첼리스트는 지역민을 위로하는 첼로 연주 동영상을 찍어 자신의 SNS 계정에 올렸다. 한 광고업체는 '대구시민의 힘을 믿습니다, 힘내라 대구' 동영상을 제작공개했다. 개인이 어떤 행동이나 선택을 쉬이 할 수 없는 시간들, 사람들은 또 이렇게 각자의 몫을 찾아가고 있다.동원화랑 손 대표의 말이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파도가 없으면 바다의 생명이 없다고 하지요. 인생의 위기도 그렇다고 봐요. 파도를 극복하는 특별한 방법이라는 게 있을까요. 마음을 어떻게 먹고 보느냐에 따라 용기가 불쑥 생기기도 하고, 푹 주저앉게도 되잖습니까. 위기도 마음의 일입니다."

2020-02-26 18:00:00

허진영

[기고] 코로나19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중국발 우한 폐렴으로 인해 대구경북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점점 갈수록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또한 확진자를 수용할 병실과 의료 인력, 장비 등의 부족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국과 같이 치명적인 상태로 갈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하물며 근세 시대에 있을 만한 지역 차단의 가능성까지 언론에 언급되는 등 지금 이 사태가 먼 나라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코앞에서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한 상태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이 난국을 극복해야 하는가?첫째,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가급적 외부 출입을 적게 하고 자택에 머물면서 이상이 있는 경우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염자가 동선이 많아지면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어 격리 조치되어야 되고 방문한 장소들이 폐쇄되어 이중 삼중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므로 약 두 달간 되도록 각자 동선을 줄이면 감염자들이 걸러지게 되고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본다. 지금 상황으로 감염자의 동선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감염자가 점점 많아지게 되면 동선 추적은 인적으로나 물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둘째, 중국인의 입국 제한 문제이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인의 입국 제한을 점차 늘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아직 후베이성 지역 중국인만 입국 금지를 시키고 중국의 그 외 지역 중국인들의 입국은 허용하고 있다. 지금 상황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중국과 같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 전에 입국 제한하는 것과 함께 효과적인 방역망을 구축하는 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중국인 입국 제한이 양국 외교관계에 있어 단기적으로는 불편한 관계가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 상황을 고려해 수용할 만한 일이라 판단된다. 그리하여 빠른 시일 내에 양국이 노력하여 안정 회복기에 접어든 다음 서로 교류하는 것이 양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본다. 단지 이미 입국한 중국인을 비롯하여 외국인 관광객을 위하여 전용 선별진료소를 두어 이상이 있으면 바로 자가격리할 수 있도록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셋째, 초·중·고 및 대학교의 개학 연기 문제로 교육부는 코로나19 사태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과 관련하여 차선의 해결 방안으로 자택에서 원격조정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야 한다. 학교는 교수자에게 교실에서 수업을 녹화하여 원격조정으로 수업이 진행되도록 지도하는 것이 현 상황으로서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감염자가 점차 늘어나게 되면 불안 심리는 극도로 치닫게 되고 결국 학교도 폐쇄 조치를 당하게 되기 때문에 그 타격은 바로 지역사회로 돌아올 것이며 경제는 물론 도시 자체가 마비되는 현상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전염병 불씨가 꺼지지 않는 이상 전 세계에 이 전염병의 공포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 지금 우리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에 봉착해 있다. 이 사태가 단기적으로 끝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자발적 협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러한 협력이 소중한 우리 가족과 이웃을 지키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0-02-26 15:08:56

홍성걸 국민대 교수

[새론새평]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유권자의 선택

선거는 정권에 상벌을 주는 행위 文정부가 평등·공정·정의롭다면 총선서 민주당을 찍어 상을 주고 그렇지 않다면 벌을 주어야 마땅선거는 자유민주주의를 정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주기적 선거를 통해 집권 세력을 교체하거나 재집권하도록 허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요체다. 그래서 선거에 임하는 후보와 정당들이 뭐라 주장하든 선거는 결국 정권에 상을 주느냐 벌을 주느냐를 선택하는 행위이다.문득 대학가에서 한때 유행했던 대자보의 질문, "안녕들 하십니까"가 생각난다. 4·15 총선을 불과 50여 일 앞둔 지금 유권자들이 해야 할 질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정말 안녕들 하십니까? 취임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을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 약속했었다. 국민통합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지난 3년간 시행한 정책으로 무엇이 있었는가. 이념이나 세대, 지역, 계층 간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는 데 기여한 정책이 있다면 그것이 곧 국민통합을 위한 정책일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갈등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키운 정책만 기억난다. 대표적인 것이 적폐 청산인데, 이는 과거 보수 우파 정부들이 해 온 정책을 부정하거나 그에 참여했던 공무원들까지 찾아내 징계와 고소·고발을 남발함으로써 갈등과 분열을 부추겼다. 각 부처의 적폐청산위원회는 진보 좌파 인사들만으로 구성하여 더욱 사회를 분열시키기만 했을 뿐이다. 오죽하면 조선시대 사화 수준이라는 비판이 있는가.문 대통령은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었다. 현실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의 영향으로 소득양극화가 더욱 벌어지자 통계청장까지 교체하면서 불리한 자료를 덮기에 급급했다.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정적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이 대폭 감소하고 소득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들자 무차별한 현금살포형 복지정책을 통해 억지로 60대 이상 노인의 임시 일자리를 만들어 놓고는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떼를 쓴다. 사실은 막대한 부채를 다음 세대로 떠넘기면서도 곳간의 돈을 써야 한단다. 시장을 무시한 부동산정책으로 풍선효과가 더욱 심각해지자 이전 보수 정부 탓으로 돌리기에 바빴다.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한 경기 위축이 오니 이번엔 언론이 너무 부정적으로 보도해서 소비가 위축되었다며 언론을 탓한다.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관계없이 능력 있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고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훌륭한 인재를 활용하겠다고 했었다. 현실에서는 능력과 상관없이 이념과 가치에 입각한 언론 정책과 인사가 대원칙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선거에 도움을 준 사람들을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이 역대 정부보다 더 많았다. 공영방송은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친여 인사들이 진행자 자리를 꿰어 차고 앉아 돈벌이하는 곳으로 전락했다. 동네 약국을 운영하던 대통령 친구를 식약처장에, 동네 의원을 운영하던 지지자를 국립의료원장에 앉히고서도 인재를 썼다고 강변한다.대통령은 불가능한 일을 하겠다고 큰소리치지 않고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인정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현실은 달랐다. 다른 나라들은 다시 원전으로 돌아오는데 뜬금없는 탈원전 선언으로 원자력산업의 생태계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 친구를 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경찰과 청와대를 동원해 선거에 개입한 의혹에도 묵묵부답이다. 기생충 뺨치는 문서위조를 비롯한 각종 반칙과 특권을 누리고 청와대에 앉아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등 불법을 저지른 조국 씨를 법무부 장관에 앉히고는 조국 수호가 검찰 개혁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결국 기소된 조국 전 장관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기는커녕 그를 놓아주자면서도, 매주 주말마다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광화문에 모여 목이 터져라 외치는 태극기부대 어르신들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으니 그들은 국민이 아닌가.지난 3년을 아무리 돌아봐도 나라다운 나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진 것 같지 않다. 그래도 문재인 정부에서 정말 기회는 평등했고 과정은 공정했으며 결과가 정의로웠다고 생각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을 찍어 상을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벌을 주어 마땅하다. 만일 이번에도 지연, 학연, 인연 등 불합리한 기준으로 투표한다면, 그것은 유권자 스스로 민주주의를 포기하고 사회주의 인민공화국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2020-02-26 15:00:23

망월사 주지 백련차문화원장

[종교칼럼] 우리 모두 약사여래불이 되자

2월이 아름다운 이유는 은은한 꽃향기가 천지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봄비가 내리는 뒤뜰에는 산수유와 매화가 꽃을 피우려고 한다. 봄 햇살이 가득한 화단에는 겨우내 얼어붙은 생명들이 땅속을 헤집고 올라온다. 구례 산수유 축제와 광양 매화축제, 선운사 동백꽃 축제를 생각하면 봄이 오는 일이 즐겁다. 2월은 사방에 꽃들이 피어나듯 잠재된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사랑하는 계절이다. 행복과 기쁨을 주는 꽃향기는 온 세상에 가득한데 한국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대구는 코로나바이러스-19(코로나19)로 많은 시민이 외출을 삼가고 집 안에서 사태를 지켜본다. 종교 단체들은 집회를 중단하고 집에서 기도하기를 권한다. 벌써 확진자가 1천100여 명을 넘어섰고 하룻밤 지나면 또 몇백 명씩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니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온 나라가 혼란하다. 세계에서는 자국민 보호를 위해 한국인이 강제격리되고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가 확산된다. 비행기까지 내주며 이미 들어온 한국인은 돌아가라는 국제적 망신으로 처참해진다. 오랫동안 경제문화적으로 쌓아온 한국의 지위와 이미지가 무너진다. 왜 이리 국가를 비참하게 만드는 것인가? 그래도 바이러스를 옮긴 사람들에게 분노를 일으키지 말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생겼을 때는 나 한 사람의 문제나 한 단체의 문제만이 아니라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누구를 원망하거나 비난하는 데 빠지지 말고 함께 관리해서 극복해 나가야 한다.정부의 감염원 차단 능력 부족과 중국으로부터 감염되어 온 자들과 특정 종교 신자들이 모여 종교활동을 한 뒤 우한 코로나는 도시와 온 나라를 휘어 감았다. 이번 사태는 아직까지 진정이 안 되고 의심 환자들이 수도 없이 발생한다. 타지에서는 대구만 다녀오면 감염된다고 하는 지경이다.이런 사태의 근원적 출발은 인간의 이기적 탐욕이 불러온 재앙이다. 내 교파만 성경의 예언을 정확히 전할 수 있고 종말이 올 때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자만이 많은 생명을 잃게 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공익과 공존을 존중하지 못한 참혹한 결과이다. 모든 생명과 사람과 자연 동식물은 나와 서로 연결되어 사랑을 주고받는다는 상호의존적인 연기(緣起)를 모르는 무지의 참사에서 비롯된다.끝없는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신흥 종교의 생멸과 부침을 보았던가? 종교는 사회적으로 이타심을 전하고 사랑과 자비를 가르친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는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진리에서 연민과 평등이 구현된다. 본래 자아가 없다는 무아와 무소유와 공, 연기를 체득하여 우주 속에 존재하는 자신에 눈떠야 한다.모든 현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인연에 따라 일어나고 인연에 따라 소멸한다는 연기를 알 때 상대를 인정하게 되고 자비와 연민이 일어난다. 이런 진리를 알면 충돌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와 인간관계가 이루어진다.이와 같은 공감으로 이 환란을 이끌어 줄 약사여래불의 지도자는 없는가? 약합(藥盒)을 손에 들고 계시는 약사여래불(藥師如來佛)은 중생들의 몸과 마음의 고통과 병고를 해결해 주는 능력과 지혜를 갖추신 분이다. 위대한 영혼과 특정한 메시아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종교의 보편성은 대중을 떠나 존재할 수 없다. 그러므로 대중 가운데 수많은 약사여래불이 계셔야 한다. 연민의 마음으로 이웃을 보듬고 보살피는 분이 약사여래불이시다.환자를 이송하고 치료하고 완치하도록 도와주는 의료진이 약사여래이다. 환자를 찾아내고 분석하고 역학관계를 조사하고 전문적으로 길을 제시하는 관료들도 약사여래이다. 그 지침을 준수하고 공공질서를 지켜가며 이 사태를 종식시키려는 의식을 가진 시민들은 더 위대한 약사여래불이다. 우리는 함께 연결되어 있다. 다함께 이 엄중한 시기를 극복하자.

2020-02-26 14:35:53

이지영 교육극단 아트피아 대표

[매일춘추] 바이러스와의 전쟁 '코로나19'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하여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에 확진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역에 초비상이 걸린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에 확진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는 더욱더 가중되고 있다.신종플루와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로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또 다시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학교들은 개학과 개강이 연기되었다. 새로운 만남에 대한 설렘으로 봄을 기다리던 여느 해와는 사뭇 다른 2월이다.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거리는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하고 마음은 어수선 하기만 하다.타 지역에 살고 있는 지인들의 안부전화와 문자가 사태의 심각성을 실감케 한다. 폐쇄된 건물들과 휴업을 선택한 가게들, 인적이 드문 식당과 한산한 도심은 위축된 경제로 인해 생계에 직격탄을 맞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마음이 더욱 무겁다.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회 곳곳에서는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공연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준비 중이던 행사와 공연은 줄줄이 취소되거나 잠정 연기되면서 극장가에 최대 불황이 찾아온 것이다.이렇듯 외출을 자제하고 감염 가능성을 봉쇄하기 위해 셀프 자가 격리를 선택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일상의 모습 또한 변화되었다. 업무는 가급적이면 전화로, 식사는 외식보다는 집밥으로, 문화생활은 안방극장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바이러스 재난영화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특히 전염으로 인해 빚어지는 사회적 혼란과 범죄, 인간의 이기심, 전염병 확산에 대한 공포감을 실감나게 그려낸 영화 '컨테이젼'은 코로나 19로 인해 다시 주목받게 된 영화다. 이 영화가 공감의 힘을 얻는 것은 전염 확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한 현재의 우리 모습과 닮아있다는 것과 이러한 상황을 현실적으로 담담하게 그려내며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하루에 100명이 넘는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사망자수도 늘어가고 있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이 심각한 상황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강인한 정신력으로 뭉쳐야 한다.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 서로에 대한 의심과 지역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높지만, 대구 시민을 위해 보내는 온정과 응원의 목소리가 더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지금도 우리의 안전을 위해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들과 방역현장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실무자들을 생각해 보라. 이들의 노력과 감동의 손길에 화답하듯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의연하게 하루빨리 벗어나 멈춰진 발걸음도 위축된 경제도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20-02-26 14:26:19

광고주가 자주 하는 질문의 답을 명함에 써두었다.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불경기를 이기려면 0.1초를 붙잡아라.

유례없는 불경기에 우리는 숨 쉬고 있다.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혹시 최근에 주변에서 "저기 광고비를 정말 많이 쓴데!"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없을 것이다. 광고주의 머릿속엔 '적은 예산으로 어떻게 우리 브랜드를 팔 수 있을까'란 생각이 가득하다.필자 역시 처음 창업을 했을 때 그런 생각으로 가득했다. '돈은 없는데 우리를 어떻게 알리지?' 그때는 독이 바짝 올라 있었다. '누구든지 우리에게 광고만 맡겨봐! 멋진 광고로 죽여버릴 거야!'라는 독기로 가득했다.하지만 그건 필자만의 생각이었다. 아무도 우리에게 광고를 맡겨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투자하게 된 것이 바로 명함이었다. 처음 창업할 때는 거의 빈털터리 상태였지만 명함에 투자할 2만 원은 있었다. 미국의 뇌과학자 폴 왈렌(Paul J. Whalen)에 따르면, 우리는 뇌의 편도체를 통해 0.1초 만에 상대방의 호감도를 평가한다고 한다.영업을 갈 때마다 늘 문전박대의 대상이었던 필자는 여기서 원인을 찾았다. '0.1초를 붙잡자. 그 짧은 시간에 상대방에게 호감을 줘서 우리를 팔자!'라고 다짐했다. 영업을 나간 어느 날, 운 좋게도 병원 원장님과 독대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자네, 사기꾼 아닌가?""다른 회사는 광고를 공짜로 만들어주는데 당신은 뭔데 돈을 달라고 하나?"실상은 이랬다. 당시 대구 지역의 광고 회사들은 거의 버스, 지하철 광고판을 입찰로 사들여 그 광고판을 쓰는 비용만 받았다. 즉, 부동산 비용만 받고 그 안에 들어가는 광고 기획, 카피, 디자인은 공짜였던 시장이었다. 그런 시장에서 아이디어 비용을 요구했으니 사기꾼으로 몰릴 만했다. 곧이어 원장님의 차가운 말이 쏟아졌다."내가 어제까지만 해도 음악회 갔다가 OOO 씨(이름만 대면 알 법한 유명인)랑 술 마시고 왔는데 오늘 당신 같은 잡상인하고 미팅하고 있으면 내 기분이 어떻겠어?"결국, 대화의 마무리는 내가 경력이 없으니 공짜로 내 광고를 써달라고 부탁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끝났다. 병원 문을 나서면서 대구에서 광고 회사를 창업하지 말라는 선배들의 말씀이 떠올랐다. 필자는 그저 크리에이티브를 쫓는 철없는 사람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자괴감이 들었다.하지만 광고의 매력이 뭔가? 바로 상황을 뒤집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우울한 상황도 긍정적으로 뒤집고자 노력했다. 사실은 원장님께서 비난의 말씀을 하실 때 아이디어가 스쳤다. '아 원장님은 사람을 고치는 의사시군요. 저도 의사입니다. 브랜드 고치는 브랜드 닥터요'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지만, 머릿속에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스친 셈이다. 그렇게 브랜드 닥터 명함은 그렇게 탄생했다. 일반 명함은 종이 한 장으로 끝나지만 나는 커버를 만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병원의 명함 같지만 커버에서 명함을 꺼내면 '브랜드 고칩니다'라는 카피가 보이도록 만들었다. 실력 있는 광고 회사니 우리를 써달라는 간절함이 담긴 명함이었다.100원짜리 명함의 효력은 대단했다. 그 뒤로 문전박대가 사라진 것이다. 브랜드 닥터 명함을 내밀면 꼭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그 명함을 살펴봤다. 무언가 다른 디자인에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그 뒤로는 잠시 기다려보라는 말과 함께 미팅이 이루어졌다. 0.1초를 붙잡으니 팔 수 있었다. 창업한 지 7년 차인 지금 돈으로 환산하자면 이 명함은 제게 수십억을 벌게 해 준 셈이다.이렇게 큰돈을 벌게 해 준 명함을 작년에 바꾸게 되었다. 한 명함을 가지고 너무 오래 사용했고 커버가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냥 종이 한 장짜리 명함이라도 멋진 문구나 디자인이 있으면 팔릴 것이라 봤다. 지난 7년 동안 우리의 고생과 애환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글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광고주 미팅할 때 요즘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떠올랐다. "김소장님! 그 광고 만드신 분 맞으시죠!" 만나는 광고주분마다 경찰청, 인천시 교육청, W병원 광고를 말씀하시며 제가 맞는지 확인했다."네, 그 사람 맞습니다"라고 말을 하게 될수록 '그냥 명함에 쓰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명함에 쓴 카피가 "네, 그 광고 만든 사람 맞습니다"이다. 남들이 봤을 때 건방지다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광고비란 말조차 없던 대구시장에서 그 인식을 만들어 내기 위해 죽도록 고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명함을 훈장이라고 생각한다. 겸손해야 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자부심을 느껴도 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사업을 하건 하지 않건 명함은 당신의 얼굴이다. 그 명함의 디자인, 서체 심지어 종이 두께까지 고객이 당신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사상 유례가 없는 불경기인 것을 모르는 사업가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가만히 있을 것인가? 거창한 투자는 부담되니 본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은 SNS에 매일 짧은 글을 오리는 것일 수도 블로그에 작은 사진을 올리는 일일 수도 있다. 명함 역시 3만 원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소액을 투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큰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작은 일부터 시작해보자. 리스크가 없는 일부터 시작하시면서 기초 체력부터 키우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더 큰 리스크도 감당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2020-02-26 13:04:30

반려견을 위한 가정용 노즈워커 기능성 매트 제품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코로나19로 외출 어려운 반려견 건강관리

내가 근무하는 동물병원은 대구에 있다. 2월 말 현재 대구는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으며 외출 자제령이 내려져 있다.창이(포메라니언, 8년생) 보호자한테 전화가 왔다. 보호자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되어 가정에서 2주간 자가 격리되어 있는 처지였다. 창이가 곁에 있어 위안이 되고 왔지만 하루 2회 이상 외출을 하던 창이가 실내에만 갇혀있다 보니 4일째 먹지도 않고 배변도 보지 않으며 몸을 떨고 있다며 걱정하셨다. 실외에서 규칙적으로 배변하는 반려견이 갑자기 외출을 멈추게 되면 실내에서 대소변을 참으려는 경향이있다. 심지어는 창이의 경우처럼 물과 음식물을 거부하기도 한다.창이 보호자는 지인분을 통해 창이를 동물병원으로 보내야할 지, 창이를 보내면 병원에서 진료가 가능한지를 물어보셨다. 난감했다.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는 격리 가족의 반려견을 진료할 경우 동물병원에서 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어떻게 해야할 지, 위급하게 진료를 했다면 다른 동물환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난감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동물병원의 대응메뉴얼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창이 보호자에게는 전화 상담을 통해 건강 관리 방법을 조언드리고 창이에게 필요한 약물을 처방하여 대리인이 받아가시도록 권해드렸다. 다행히 창이는 다음날부터 대소변을 보기 시작하며 안정을 찾았다지만 상황이 나빠졌더라면 어떻게 대응했어야 할지 여전히 난감스럽다.코로나19로 인해 반려견에게 외출을 못시키는 가족들에게 반려견의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관리에 도움될 수있는 실내 건강관리 방법들을 소개해볼까 한다.1. 식사량 감량과 체중 유지외출이 제한된 반려견에게는 평상 시 식사량의 20%는 감량시킬 것을 권장한다. 실내 반려견의 활동대사량이 20% 이상 감소하기 때문이다. 평상 시 식사량의 50%만 식기에 제공하고 30%는 탐색놀이(노즈워커)를 통해 제공한다.2. 탐색놀이(노즈워커)평상시 식사량의 30%는 탐색놀이(노즈워커)를 통해 제공하는 것이 좋다. 식사량이 줄어들면 반려견은 후각을 이용한 먹이 탐색 본능이 발달한다. 이럴 때 사료를 한 알 씩 마치 보물찾기하듯이 숨겨두자. 수건 아래나 쇼파 틈새에 사료를 한 알 씩 숨겨두는데도 반려견은 쉽게 사료를 찾아낸다. 서서히 난이도를 높여보자. 수건을 서너 겹 접어서 사료를 숨기기도 하고 수건을 묶어서 숨겨보기도 한다. 반려견이 5분이던 10분이던 집요하게 사료를 꺼내려 애쓰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난이도가 높은 다양한 노즈워커 장남감을 활용할 수 도있다. 난이도가 높아질 수록 반려견의 호기심과 집중력이 증가하며 이 과정 자체가 반려견에게는 사냥 탐색놀이 운동이 된다.3. 교감놀이"기다려" 라는 명령어를 따르면 극소량의 사료나 간식을 보상한다. "손" "앉아" "엎드려" 정도의 명령어는 대부분의 반려견이 보상을 통해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어느 정도 명령어에 대한 교감이 이루어진다면 이제는 목소리 대신 손짓이나 몸짓으로 교감되도록 유도하자. 다음단계는 손짓을 줄이고 눈빛이나 표정으로 교감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 반려견 마다 집중력의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반려인과 더 많이 교감하는 반려견은 행복하다.4. 마사지와 관절운동실외 운동이 줄어들면 반려견의 허리와 다리, 엉덩이 근육이 위축된다. 근육의 위축은 반려견 건강의 위험 지표라 할 수 있다. 장남감을 던지고 물고, 당기기 등을 통해 근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운동량이 적은 실내 반려견이라면 관절의 이완과 수축운동(MOM)을 반복해 주실 것을 권고드린다. 마사지와 관절운동은 반려견의 혈액순환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5. 수분섭취 늘리기익힌 야채샐러드를 먹이로 주면 좋다. 익힌 야채(브로컬리, 양배추, 당근 등)를 소량의 습식캔에 버무려 셀러드처럼 제공할 수 있다. 수분섭취가 목적이지 체중 증가가 유발할 정도로 열량을 높여서는 안된다. 수분 섭취의 증가는 소변을 희석시키고 배뇨를 촉진시킨다. 또한 먹지 않더라도 야채를 씹는 과정 만으로도 스트레스 해소와 치아 위생에 도움이 된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를 연재한다.

2020-02-25 18:00:00

이응규 EG 뮤지컬 컴퍼니 대표

[매일춘추] 어우러짐

뉴욕 우드사이드 역에서 타임스퀘어로 가는 7트레인을 타면 창 밖으로 근사한 맨해튼을 구경할 수 있다. 짧게나마 바라볼 수 있는 이 압도적인 빌딩 숲 풍경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청년은 42가에서 노란색 기차로 환승한 뒤 8가 NYU 역에 내려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워싱턴 스퀘어 공원으로 향했다.온 사방에 보라색 교기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춤추는 깃발에 실려 날아온 할랄푸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뉴욕에 오면 쉐이크쉑 버거 다음으로 절대로 놓칠 수 없는 별미다운 냄새다. 평화로운 로우타운을 걷다 보니 어느새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웅장한 워싱턴 스퀘어 아치에 다다랐다.학교 캠퍼스인 워싱턴 스퀘어 파크는 중앙 분수대를 중심으로 익숙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학교-집이 대부분 삶이었던 유학생 청년은 평화롭지만 바쁘게 움직이는 학교 캠퍼스를 한눈에 담는다. 치열했던 이곳의 삶도 떠나고 나면 분명히 그리워 질 것이었다. 멀리서 청년을 알아본 프레드가 반갑게 인사를 하며 다가와 청년 옆에 앉는다."왜 이리 빨리 떠나는 거야? 이제 막 뉴욕에 입성한 신입 작곡가가 된 셈인데 더 머무르지 않고?"교수님의 질문에 청년은 한동안 말이 없다가 입을 연다."배움이 끝났으니 고향으로 가서 시작해야죠."귀국하면 바로 뮤지컬 한편을 만들 작정으로 이미 소재를 찾아 뼈대를 만들어 둔 터이다. 구체적인 스토리 라인과 음악적 색깔을 설계해 두었다는 씩씩한 제자의 말에 교수가 어깨를 으쓱하며 여전히 아쉬운 표정을 짓자 청년이 한마디 더 거든다."한국에서 만든 작품이 토니어워즈에 참가하게 되면 그때 다시 봬요"청년의 실없는 농담에 박장대소를 하던 프레드는 이내 웃음을 멈추고 청년의 손등에 손을 올린다."작곡과 작사는 뮤지컬에서 뼈대를 만드는 아주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지만 그걸 실현하는 배우와 오케스트라가 없으면 악보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하지. 또 아무리 좋은 배우와 오케스트라가 있다 한들 무대와 조명이 없다고 생각해 보게."청년은 그의 깊은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뮤지컬은 하모니일세. 절대 혼자 만들수 없는 예술이지. 어우러짐의 시작은 배려(Consideration) 임을 잊지 말게."늘 철학적인 대답으로 스스로 생각하길 바랬던 프레드식 인사법. 청년은 그게 프레드와 나누는 마지막 인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프레드가 긴 여운을 남기며 사라진 쪽으로 분수대의 물이 쏟아지고 있다. 물줄기는 햇빛과 어우러져 무지개를 만들어 장관을 이룬다. 청년은 뉴욕에서의 모든 경험과 배움에서 얻은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JFK 공항으로 향한다.

2020-02-25 14:22:04

[경제칼럼] 중소기업 장기근속자에게 혜택을

사회적 복지와 주택청약 우선권 등장기근속자에 보다 많이 지원하면청년 구직자들도 미래 희망 가지고중소기업 근무에 더 큰 매력 느낄 것중소기업 구인난이 매우 심각하다. 이러한 구인난을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직원 뽑을 때 내가 면접을 보는 건지 지원자가 회사를 면접 보는 건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곤 한다.또 한편에서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직난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하고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많은 구직자들은 대기업 또는 공공기관 근무를 희망하며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을 찾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가 대기업 대비 낮은 임금, 공공기관 대비 불안한 미래, 그리고 공통적으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중소기업과 구직자의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이 있고 해결 방안 또한 다양할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중소기업 스스로 많은 노력과 변신을 통해 구직자들에게 중소기업이 매력 있는 일자리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정부 정책의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다.우리는 보통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면 자신의 미래를 앞서간 선배들의 모습에서 예측하고 그들을 롤 모델 삼아 나아갈 방향을 정한다. 초기에 좀 힘들고 그 보상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앞서간 이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고 성공하는 모습을 본다면 희망을 가지고 견뎌내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앞선 선배들의 현재 모습이 지금 자신의 현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면 도전할 의욕을 상실한다.이러한 관점에서 정부는 중소기업 채용 정책의 초점을 신규 청년 입사자에서 오랫동안 중소기업에서 일해 온 근로자에게 맞추어 보면 어떨까?정부와 사회가 중소기업 장기근속자에게 정부의 지원금, 사회적 복지 및 주택청약 우선권, 세제 혜택 등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지원을 한다면 청년 구직자들도 중소기업에 대한 메리트를 느끼고 동시에 중소기업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정부에서는 중소기업 취업난 해결을 위해 청년을 채용한 기업과 취직한 청년에게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러한 지원은 중소기업에 많은 도움이 되어 준다.그러나 그중 일부 정책은 중소기업 현장에서 효과에 대한 의문과 이견들이 존재한다. 그 정책 중 하나는 청년의 중소기업 취업을 촉진하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며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완화하고자 정부가 시행하는 공제 제도이다.이 지원 정책을 간략히 설명하면 중소기업에 입사한 신입 청년이 적금처럼 매달 얼마씩 적립하고 2년 또는 3년 뒤 만기가 되면 근로자가 적립한 금액의 약 3배에 달하는 금액을 정부가 청년에게 무상 지급해 주는 제도이다. 그런데 기업인들로부터 이 제도를 활용하면 기업이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종종 듣곤 한다.그분들이 우려하는 첫 번째 난감한 상황은 이 지원 제도로 정부지원금을 받는 신입 사원의 3년간 총소득이 기존 사원보다 높거나 비슷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장기간 성실히 근무한 기존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회사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기존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다.또 다른 난감한 상황은 2, 3년 뒤 만기가 되어 정부 지원금을 수령한 청년들이 경제적 메리트가 사라진 중소기업에서 얼마나 더 오랜 근무를 이어 갈지에 대한 우려였다. 만약 이 지원금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장기근속자 사이의 임금 격차를 완화하는 데 사용되었더라면 중소기업 구인난 해결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많은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망설이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면 할수록 더 벌어지는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이기 때문이다.중소기업과 정부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중소기업에서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보상과 혜택을 주는 것을 고민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취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중소기업 취업이 대기업, 공공기관만큼 괜찮은 제3의 취업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2020-02-25 13:35:07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코로나와 대구 도시 이미지

생명이 간절한 시기에 무슨 이미지 타령이냐고 질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지가 생명이다. 우리는 그 이미지 때문에 죽고 산다. 이미지가 나쁜 도시에 우리는 절대 가지 않는다. 반면 뉴욕, 브리즈번, 밴쿠버 같은 좋은 이미지를 가진 도시 관광에는 큰 돈을 쓴다.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좋은 도시에는 돈이 돌고 풍족한 삶을 누린다. 우리는 상품에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이미지에 지갑을 여는 것이다.대구 도시 이미지가 말이 아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은 커녕 대구 시민들조차 집 밖을 나서지 않는다. 매일 손님을 맞이해야 밥벌이가 되는 소상공인들의 숨은 막힐 지경이다. 이 모든 것이 이미지 때문이다. 광고로 밥벌이를 하는 필자는 직업병이 있다. 바로 이런 극한 상황도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해 생각하게 되는 버릇이 그것이다.브랜드에 대해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휘황찬란한 로고, 감성적인 슬로건, 수사법이 담긴 이미지 광고로 브랜딩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필자가 하는 일 역시 위에 나열한 작업이 주 종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들은 기본이며 방향 제시에 불과하다. 광고인이 브랜드에 해주는 건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 전부다. '이 브랜드는 이런 장점이 있으니 이 길로 가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전부다. 나머지는 브랜드 몫이다. 실제로 창작된 로고와 슬로건의 모습을 이루어나가는 것은 그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이다.대구는 필자가 아는 한 도시 이미지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도시이다. 보수성, 인재'사고 등으로 입혀진 도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필자는 목격했다. 하지만 브랜드는 절대 전문가 집단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243만6천488명(2020년 1월 기준)의 대구 시민 각자가 대구라는 브랜드의 주인이자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이런 이유로 소수의 시민이 대구 도시 이미지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예를 들어 대구가 고향인 봉준호 영화감독의 제92회 아카데미 4관왕은 대구를 단숨에 예술의 도시로 만들어 버렸다. 봉준호는 단순히 대구가 고향인 예술가 중 한 명이지만 그로 인해 도시 전체 이미지가 창출된 것이다. 부정적인 이미지 형성도 마찬가지다. 대구에서 신천지교회 신자 수는 인구는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그 소수 신도의 행동 때문에 대구 이미지가 굳어져 버렸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사건 때도 마찬가지다. 정신이 온전치 않은 방화범 한 명의 범죄로 192명이 희생된 사건이 발생했다. 1995년, 발생한 지하철 가스 폭발 사건에 이은 사고라 대구는 사고의 도시로 이미지가 굳어져 버렸다.설상가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보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력하고 더 멀리 퍼진다. 이렇게 되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긍정적인 도시 이미지는 순식간에 무너져 버린다.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 올리는 것에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내려오는 데에는 하루면 충분하다. 언론 역시 그에 한몫했다. 서울의 몇몇 언론에서는 '대구발 코로나'라는 표현을 써 보도했다. 마치 이 모든 피해가 대구 때문이라는 이미지를 씌워버린 것이다.'행복한 시민, 자랑스러운 대구'는 민선 7기의 시정 슬로건이다. 이 카피를 쓴 사람은 전문가이겠지만 그것을 이루어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나 하나쯤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도시 이미지를 망친다. 대구 시민 한 명 한 명이 도시 브랜드를 만드는 카피라이터이자 디자이너이다. 개인의 어리석은 행동이 부디 우리가 이루어온 도시 이미지를 망치는 일이 없기를 소망한다.

2020-02-24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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