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컬럼

 
대형교회들이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막기 위해 주일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기로 한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최소 인원만 참석한 채 주일 예배가 온라인 예배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기고] 세상을 걱정하는 교회, 교회를 걱정하는 세상

저는 모태신앙입니다.그래서 거의 50년간 손꼽을 수 있는 몇 번을 제하고는 교회에 가서 직접 예배를 드려왔습니다.그런데 여지껏 한 번도 겪지 못한 비상사태로 지난 몇 주는 집에서 예배를 드려야만 했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하고, 죄책감 비슷한 감정이 들어 TV를 통해 설교를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고 했습니다.빨리 교회에 모여서 찬양과 예배를 드리고 싶은 마음은 기독교 신자라면 누구나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얼마 전 경기도에서 있었던 교회집단감염사건으로 개신교계 전체가 세상의 지탄을 받는 상황에 처했습니다.같은 교인으로 아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공동체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예배를 드려야만 했는지 아쉬움이 남습니다.헌법 20조 1항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내심의 영역인 신앙의 자유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절대적 기본권으로 보호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외부로 표현될 때 즉 종교적 결사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은 헌법 37조 2항에 의해 공공의 복리, 질서유지를 위해 제한이 가능합니다.어쩌다보니 몇 년 전부터 대구시 법률자문을 맡고 있습니다. 이 번 코로나사태로 인해 시로부터 다수의 자문을 받았고, 특히 신천지와 관련해 받은 자문이 몇 개 있었습니다.그럴 때마다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의 제한이 가능하다고 회신을 하였습니다(물론 대구시의 자문 변호사님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저의 의견이 반영이 되었는지는 의문입니다).이번 주부터 대구의 많은 교회들이 다시 정상적으로 예배를 드린다고 합니다.믿음이 적은 저는 걱정이 앞섭니다교회가 세상을 걱정하기보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해야 되는 시간이 다가올까 두렵습니다.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마태복음 22: 37-40)어떻게 하는 것이 '내가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지금 이 상황이 숙지고 난 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교회에 모여서 예전처럼 예배를 드리는게 어떨까 제안합니다.김영민 변호사(법무법인 반석)

2020-03-20 09:28:02

송하진 전북도지사

[전북도지사 특별기고] 힘내라 대구경북! 우리가 대구다!

1월 20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국내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감염증과의 전쟁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다행히 국내 확진자 증가율이 조금씩 둔화되고 있습니다만 최근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도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절대로 경계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신종플루 이후 10여 년 만에 재현된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국민들은 감염병의 공포와 경제위기의 불안감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특히 대구와 경북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입니다. 갑작스러운 집단감염 발생으로 환자가 폭증하고 의료진은 격무에 시달렸으며 가게와 회사들은 문을 닫고 지역경제가 멈춰서다시피 하는 커다란 고통에 맞닥뜨려야만 했습니다.그러나 대구와 경북은 쉽게 좌절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았습니다. 한국 최초의 시민운동인 국채보상운동과 민주운동인 2.28운동의 후손들답게 대구·경북민들은 품격있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코로나19와 당당히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대구, 경북분들은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개인 방역에 최선을 다해주고 계십니다.의료진들은 한 분의 환자라도 더 치료하고자 감염의 위험에도 현장에서 뛰고 있습니다. 고생하는 의료진과 공직자들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고 성금을 모으는 나눔 운동도 들불처럼 뜨겁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ABC 방송은 대구 시민의 이런 모습에 대해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것이 새 일상이 된 많은 이들에게 삶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알베르 까뮈는 소설 「페스트」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이 모든 일은 영웅주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입니다. 그것은 자기가 맡은 직분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그렇습니다. 두려움 안에서도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대구·경북민의 성실성은 우리 모두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대구·경북과 함께 국민들은 코로나19에 맞서기 위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 자신의 책임을 묵묵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전라북도 역시 대구의 아픔을 나누는데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구의 환자들을 전북의 병상에 수용해 보듬었습니다. 진안 홍삼과 임실 치즈, 김제의 쌀 등 청정 전북의 먹거리와 특산품을 대구와 경북을 위해 보냈습니다. 대구의 안전이 곧 대한민국의 안전이고, 대구의 극복이 곧 대한민국의 승리이기에 우리 전북은 앞으로도 이 마음을 변치 않을 것입니다.다시 까뮈의 책에서 한 문장을 더 찾아듭니다.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면서라도 전진을 계속해야 하고 선을 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대구·경북민 여러분. 우리는 선한 의지로 함께 전진하는 동지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반드시 어둠 속에서 빛을 찾을 것이고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경제의 동토에서 다시금 꽃을 피워낼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위기 극복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가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힘내라 대구 경북 #우리가 대구다

2020-03-19 17:21:19

황무일(대구시교육청 학부모자녀교육 역량강화 교육 강사)

[기고] 코로나 도전을 멋지게 응전하는 시민의 지혜

코로나19로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 생명줄과 같은 마스크 1장을 구입하기 위해 1, 2시간씩 기다려야 했다. 사투의 연속이다. 이같이 힘든 현장을 지켜본 외국 언론들은 우리 의료팀과 시민들을 극찬했다. 난관을 극복해야겠다는 의지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시민들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외출을 못 해서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고 하소연했다. 비상시국이다. 외출을 못 하는 대신 나와 우리의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몫이다.세계 인구의 0.2%(1천500만 명)밖에 안 되는 이스라엘 국민은 그동안 노벨상을 200명이나 수상했다. 인구가 5배나 되는 우리는 노벨상 수상자가 1명이다. 그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키워드는 독서 교육이다. 유대인 어머니는 아이가 2, 3세 때부터 책을 읽어 주기 시작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만여 권의 독서를 하도록 도와주고 함께 독서한다. 출퇴근 시간, 퇴근 이후 휴식 시간, 여행할 때도 독서는 그들의 필수 생활이다. 다음은 토론식 교육과 경제 교육이다. 토론 교육은 생각하는 머리를 만드는 교육 즉 짝을 지어 질문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학습 방법이다. 우리의 교육열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이스라엘을 앞선다. '기러기 아빠'까지 될 정도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인물이 어느 정도 나와야 하고 특히 노벨상 같은 상도 많이 받아야 하는데 현실은 다르다. 이와 같은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우리는 주입식 교육, 토론보다는 암기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이므로 경쟁력 있는 교육이 될 수 없다. 유대인은 자녀들에게 경제 교육을 시키는 것을 신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버는 목적이 공동체에 헌신하고 기부하여 사회 공동체로부터 인정받고 큰사람이 되기 위해서라고 한다. 스스로 리더십 훈련까지 한다.유대인은 자녀들의 용돈을 공짜로 주지 않는다. 불로소득으로 얻은 돈은 그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 양팔 저울 한쪽에 돈을 놓고 반대쪽에 인생의 모든 걱정을 올려놓았을 때 돈 쪽으로 기운다는 것이다. 우리는 속으로는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하는데 '돈' '돈' 하면 격이 없는 사람처럼 인정한다. 우리의 전통문화인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영향이 크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우리는 지금 유아원 자녀부터 대학생 자녀까지 코로나19에 붙잡혀 재택 생활을 하고 있다. 인간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이다. 우리에게 닥친 도전을 잘 극복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기회에 코로나의 도전에 응전하는 멋진 독서 문화를 키워보자. 기회가 좋다. 이런 분위기에서 우리에게 가장 현명한 방법은 자녀들에게 독서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닐까.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책을 읽어 주자. 독서하는 습관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독서하고 토론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출퇴근 시간, 퇴근 이후 휴식 시간을 이용해 자녀와 독서를 생활화하자. 책을 읽은 다음에는 자녀와 토론하는 시간도 갖자. 산과 들에는 이름 모를 생명들이 눈을 뜨기 시작한다. 새봄의 기운이 충만한 계절이다. 가정마다 독서의 아이콘을 키우는 기회를 만들면 코로나19에 대한 멋진 응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2020-03-19 15:46:25

김동규 영남대 명예교수(체육학과). 매일신문 DB

[기고]김동규 영남대 명예교수 ‘사랑하는 대구여!’

칠순이 되어 가도록 오로지 한 곳 대구에 살아온 걸 긍지로 여겼었는데, 난데없는 전염병 탓에 도시가 온통 만신창이가 되었다.대구는 역사적으로 유사시 진보적인 성향을 띤 도시였다. 1960년 이승만 정부와 자유당 독재에 항거한 2·28민주운동은 3·15마산의거와 4·19혁명으로 이어진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다.1907년 대한제국이 일본 통감부로부터 떠안은 국채 1,300만원을 국민모금으로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은 국권회복운동으로서 애국의 상징이었다.이렇듯 대구시민은 보수도시라는 비평에도 불구하고 자존성을 근간으로 한 개방적인 기백이 있다. 공과(功過) 평가가 엇갈리긴 하나 최고 권력자가 여럿 배출된 게 우연이 아니고, 문인과 예술인이 수놓은 보고(寶庫)도 그러한 맥락이다.이런 '애국도시' 대구에 괴질이 광기를 부리고 있다. 중국이 감염원이나 한 종교집단이 전파의 핵이란다. 손익계산에 매몰된 정부당국의 무능한 비전문가 집단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감염공포를 확산시켰다.대구는 이번 전염병도 국난극복의 용기로 무장하여 시민의 힘으로 대항해 나갈 것이다. 왜곡된 시선과 천박한 주둥이들이 내던지는 미숙한 진단과 동정심은 대구시민을 욕보이는 처사다.사랑하는 보금자리인 대구여!숙명적인 인연이자 쉼터인 대구여!내 어찌 너를 잊거나 잃을 수 있으랴!김동규 영남대 명예교수(체육학과)

2020-03-19 15:25:45

김형준 명지대 교수

[춘추칼럼] 국민은 무엇을 기준으로 투표하나?

지난 3년 대국민 약속 잘 지켜졌는지총선은 정권과 집권당 향한 심판대상식·원칙 통하는 정당이 어디인지미래 이끌 역량 판단 신중한 선택을4·15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접촉 선거운동이 금지되면서 '깜깜이 선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비례 위성정당' 출현에다 첫 시행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유권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여야 모두 제대로 된 공약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혼돈과 혼란이 지배하는 미증유의 선거가 되고 있다. 이번 총선 판을 흔들 최대 변수는 무엇일까? 경제 침체, 여야 공천 평가, 코로나 사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논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 중도·무당층 표심 등이 될 것이다.그러나 총선은 본질적으로 정권과 집권당에 대한 회고적 심판이 핵심이다. 이런 정권 심판론은 크게 3가지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다. 첫째, 문재인 정부가 지난 3년 동안 핵심적으로 추진했던 정책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는지 여부다. 현 정부의 양대 핵심 정책은 소득주도성장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수단인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 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재인 케어 등이 제대로 작동되어 저성장과 소득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했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대북 정책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중요한 평가 대상이다. 그런데, 현 정부 핵심 정책에 대해 민심의 빨간불이 켜졌다.한국갤럽이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6개월 시점에 실시한 여론조사(2019년 11월 12~14일) 결과, 경제 정책에 대해 긍정 27%, 부정 57%였다. 집권 초기에는 반대로 긍정 54%, 부정 17%였다. 대북 정책도 긍정(38%)보다 부정(49%)이 많았다.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5월에 긍정(83%)이 부정(7%)을 압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둘째, 문재인 대통령이 그동안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것들을 얼마나 잘 지켰느냐이다. 통상 대통령의 취임사는 국정 철학이 반영되어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이 제시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 "국민 모두의 대통령"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 "공정한 대통령" "군림하고 통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이런 철학적 기조 속에서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진영의 논리에 갇히고 극단과 배제의 정치가 판을 치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다.셋째, 정부의 도덕성과 정체성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을 통해 특권과 차별이 없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난해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현 정부의 도덕성은 크게 훼손되었다. 검찰 개혁은 사라지고 검찰 장악이 부각되면서 청와대와 검찰 간의 갈등,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갈등이 도를 넘었다. 누가 원칙을 지키고 누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행보를 했는지 평가받을 것이다.작년 12월 27일 여권은 '4+1협의체'(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를 만들어 제1야당을 배제한 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을 개정했다. 미래통합당이 선거법 개정안의 허점을 파고들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하자 민주당은 "정치를 장난으로 만드는 것" "쓰레기 가짜 정당"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을 얕잡아 보고 눈속임으로 만드는 위성정당 앞길에 오직 유권자의 거대한 심판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17일 친문 성향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거대 양당이 유례없는 위성정당을 만들어 국회 구성원의 다양성과 대표성을 높인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이제 가장 큰 관심은 누가 제1당이 될 것인가 여부다. 국민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과연 어느 정당이 꼼수와 반칙을 일삼고 있는지, 어느 정당이 상식과 원칙을 지키는지, 누가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지, 누가 미래로 나아가는지를 기준으로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다.

2020-03-19 15:19:14

박천 독립큐레이터

[매일춘추] 박물관은 살아있다

얇은 마스크 한 장이 변화된 일상을 대변한다. 다수의 상점들이 휴업을 하고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는 등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면들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생긴 현상들이다. 이와 더불어 사회 곳곳에서 웃지 못할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다.지난 16일, 2주간 개강을 미루었던 대학들이 교문을 열었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지만, 한 학기 동안의 학사일정과 여타 문제들로 인하여 개강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수의 대학들이 비대면 강의, 즉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며 현재 사태에 대처하고 있다.학생과 교수 모두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다 보니 여러 실수담들이 등장한다. 강의를 진행하는데 교수가 마이크를 끄고 진행을 하여 학생들이 마이크를 켜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어떤 학생은 집에서 강의를 수강하다가 부모님의 꾸지람이 마이크를 타고 흘러가 수업을 듣는 모두에게 전달되는 해프닝도 있었다.대학가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에서는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했는데 회의에 참여하는 대다수의 직원들이 상의는 셔츠, 하의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회의를 하는 후기들도 이어지고 있다.변해가는 일상은 예술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온라인 공연 'DAC on Live'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초로 기획된 이 온라인 공연은 예정된 공연을 단순히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방식이 아닌 온라인 전용 공연을 기획 및 제작하여 시민들과 함께 호흡한다.또한, 국내의 여러 미술관 및 박물관들도 온라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가상현실(VR)을 이용하여 전시가 이뤄지기도 하고, 큐레이터들이 작품들을 설명하며 전시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미술은 특성상 전 세계의 온라인 전시를 무리 없이 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범 지구적으로 유행함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 홍콩도 지난달 행사 취소를 발표했고, 이어 '온라인 뷰잉룸'을 통해 감상과 구매를 모두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현 사태에 대처하며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을 구축하는 방향 또한 검토 중이다.이렇게 변화되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전시든 공연이든 현장성이 우선시 된다. 비대면으로 예술을 관람하게 되면 그 감동이 반감된다. 예술이 가지는 '아우라'가 사라지는 것이다. 예술이 가지고 있는 오리지널리티가 사라지며 우리는 반쪽짜리 예술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는 실생활에서도 이어진다.비대면 수업이나 회의 등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지 않는 상황은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우려는 이번 코로나19를 넘어 지난 사스, 메르스 등과 같이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이다. 변화되는 일상은 새로운 문화와 생활양식을 만들어내겠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 한 번쯤 고민을 해볼 시기이다.

2020-03-19 13:25:25

이광준 CU클린업피부과 대구범어점 원장

[뷰티 클리닉] 자녀 입학 전 나이들어 보인다면 '리프팅 시술'

올해 처음으로 학부모가 되는 K씨(대구 거주)는 아이와 함께 입학생 예비소집일에 학교를 찾았다. 학부모가 된다는 뿌듯함도 느꼈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학부모들에 비해 주름이 많고 늙어 보인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K씨는 "그 동안 스스로에게 많이 투자하지 못했다는 것을 새삼 인지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자연스럽게 자기관리를 잘하는 엄마로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장 범어동 근처 피부과에서 리프팅 시술을 받는 것을 알아봤다"고 말했다. 졸업 시즌 및 입학 시즌이 시작되면서 평소 외모 관리를 하지 않던 학부모들도 외모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다른 부모들에 비해 나이가 들어 보이면 아이가 기가 죽을까봐 염려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피부과 방문은 예비소집이 지난 후에 더욱 많아진다. 한 번 학교를 방문하고 나면, 부모들이나 아이들 사이에서도 서로 외적으로 비교대상이 될까바 걱정하는 것이다.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세태를 반영해 조금 더 젊은 엄마, 젊은 아빠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진다. 안티에이징 방법으로 좀 더 간단하면서도 빠르게 피부 노화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악센트프라임을 이용한 튠페이스 리프팅과 리니어펌을 이용한 턱라인 리프팅의 병합요법이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악센트프라임은 알마사의 리프팅장비로, 40.68MHz의 유니폴라 고주파를 이용하여 피부 속 깊숙한 곳까지 물분자를 진동시켜서 피부 속에서부터 열을 발생시킨다. 또한 깊이 조절이 가능하여서 윤곽을 잡아줄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깊숙한 곳까지 열을 발생시키고, 콜라겐이 차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진피층만 집중적으로 열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볼이 꺼지는 부분 없이 원하는 부위만 살이 차오르고 리프팅이 되어서 윤곽이 매끈해지는 장점이 있다.한편 리니어펌은 초음파 리프팅 장비로 울쎄라를 비롯한 기존의 초음파 리프팅 장비들이 스팟(점)형태로 초음파가 모여 (. .) 점상 형태로 자극이 가해지는 반면, 리니어펌은 리니어(선)형태로 초음파가 모여 (-) 선상 형태로 자극이 가해진다.그러므로 보다 강력한 리프팅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특히 턱라인이 무너지고 이중턱 일 때에 보다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또한 위의 두가지 시술 모두 효과가 좋지만, 상대적으로 통증은 덜한 장점이 있다. 사람마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분들이 간단한 연고마취만으로도 큰 통증없이 시술을 받고 있다. 리프팅레이저 등의 피부과 시술은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시술 방법이나 관리법이 다르다. 이 때문에 리프팅시술에 대해 임상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숙련된 피부과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시술 방법을 정하고 시술 결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2020-03-19 10:40:25

이도수 경상대 명예교수

[불가사의 인도] 아름다움과 위험을 함께 품은 인도의 두 관광지

한국으로 유학 와 서울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인도 현지에서 관광 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인도인 구루 반디 씨가 있다. 그에게 어느 날 인도에서 경관과 기후가 가장 좋은 관광지가 어디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그는 주저 없이 "그야 카슈미르주죠"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나가는 말처럼 덧붙였다. "하지만 거기에 가려면 가족들에게 유언을 남겨 두고 가야 해요." 농담은 됐고, 정확한 여행 정보를 달라고 했다. 자세를 고쳐 앉은 반디 씨가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인도 최북단 고원지대에 위치한 카슈미르는 면적이 22만㎢로, 한반도 크기에 달합니다. 인도에서 가장 경관이 아름답고 기후가 쾌적한 곳이죠. 히말라야 산맥 고지대라 인구밀도는 낮아도 목축지로서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카슈미르 양모는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뉴질랜드가 양모로 유명하긴 하지만, 카슈미르는 나라의 한 주(州)가 뉴질랜드 남북 섬을 합한 만큼 넓은 데다 목축 조건이 훨씬 좋죠."그런 멋진 곳에 관광을 가려면 왜 유언을 남기고 가야 한다는 걸까. 반디 씨는 외지인을 겨냥한 테러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힌두교 성지순례객을 대상으로 한 무장세력의 테러 시도가 잇따르면서, 한국은 카슈미르를 철수 권고 지역으로 지정했고 독일, 영국 등도 이 지역을 방문하려는 자국민에게 여행주의보를 내렸다고 한다.그의 말에 따르면 카슈미르는 인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계가 주민의 다수를 차지한다. 인도보다 파키스탄과 유대 관계가 더 가까운 이들은 인도가 대영제국 식민지에서 독립할 때 파키스탄 편입 또는 독립을 원했다. 하지만 당시 힌두교도였던 지도자가 인도 편입을 결정했고, 이에 이슬람계 반군이 인도 정부의 강압적 병합 행위를 국제사회에 고발하고자 외지인을 표적으로 삼아 이 같은 테러를 벌여오고 있다는 것. 더욱이 카슈미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인도와 파키스탄은 최근까지 공중전, 폭격 등 전면전에 가까운 위기 상황을 이어가는 상태다.이와 함께 반디 씨는 외국인들이 기피하는 인도의 또 다른 지역을 귀띔했다. 바로 곡창지대인 비하르주다. 이곳은 외국 단체 관광객들보다 소수의 관광객이 피해를 입을 위험이 높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남성들에게 집단 성폭행당한 15세 소녀를 마을 사람들이 오히려 무고죄로 몰아 삭발하게 한 뒤 온 마을을 돌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농산물 집산지인 이 지역이 어쩌다 그런 악명을 쓰게 됐을까. 반디 씨는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1950년 인도가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전환했죠. 선거를 통해서만 집권이 가능하게 된 겁니다. 이 선거에서 다수표를 차지하는 세력은 힌두교도들입니다. 이 때문에 권력을 얻고자 표를 몰아주며 소위 정치세력화한 '힌두스바'들이 생겨났죠. 힌두스바의 도움으로 당선된 지방행정가는 경찰 등과 결탁해 힘없는 주민의 재산을 뺏고 외지인을 대상으로 한 무자비한 범죄도 묵인하는 '정치 마피아'로 몰락해버렸습니다.그렇다 보니 그걸 모르고 그곳에서 여행하다 나쁜 일을 당해도, 도움을 청하는 것이 헛일일 수밖에요. 인도의 엄격한 신분제도가 이어져온 3천여 년간 최상계급인 브라만과 관료, 경찰 등이 야합해 하층 계급을 갈취하곤 했다죠. 이러한 계급사회 타파를 위해 도입된 민주적 정치제도가 하필이면 새로운 형태의 민중 갈취로 탈바꿈해 버린 겁니다. 인도 비하르주가 세계적으로 타락한 민주정치의 사례로 꼽히는 이유입니다.비하르는 그럼에도 불교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성지이다. 부처가 무상정각(無上正覺·더 이상이 없는 바른 깨달음, 깨달음의 경지)을 얻고 다르마(법)를 펼친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어서다. 불교 4대 성지 중에서도 가장 성스러운 장소로 꼽히는 이곳이 인간의 욕심과 갈등으로 뒤덮여버려,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2020-03-18 18:00:00

김은아 그림책 칼럼니스트

[북돋움] 모모모모모, 내기내기내기

프리지어 한 다발을 양손에 모아 쥐고 가는 한 아이를 보고서야 봄이 왔음을 알아차렸다. 열두세 살쯤 되었을까. 꽃향기를 살짝 살짝 맡으며 걷는 모습이 예뻐서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올해는 봄꽃을 본들 감탄사가 나올까 싶었는데 역시 돌아온 계절은 반갑다. '그래, 봄이 무슨 잘못이람.'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미안해서 환한 표정 짓는 일, 큰 소리로 웃는 일을 멈췄다. 남을 먼저 보는 사람들, 남을 먼저 돌봐야 하는 사람들에게 진 빚이 쌓여간다. 그들을 응원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호들갑 떨지 않고 치우친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무던하게 지낸다.얼마 전, 서울에 있는 출판사 편집장한테서 연락이 왔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대구 사람들 말 안 듣는 꼴통이라고, 사투리도 듣기 싫다는 댓글에 씁쓸했다는 나의 말에 "아니, 그런 걸 왜 봐요? 보지 마세요. 사람이 사람을 거부하기 시작하면 세상은 끝나는 거예요. 저는 변함없이 대구를 사랑합니다"라고 하는데 그 말이 참 고마웠다.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힘든 처지에 있는 지인의 아이들에게 그림책 보내기를 시작했다. 대구를 응원해 주는 이들에게도 작은 선물을 보낸다. 공방을 운영하는 지인에게 주문한 컵 받침인데 이유를 설명했더니 더 정성껏 만들어줬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로의 안전을 지키면서 움직이고 있다.연예인들의 기부금, 기업체와 여러 단체의 사회적 참여에 비하면 너무도 작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마음의 방역을 시작한 셈이다. 각자의 형편에 맞게 마음을 내는 사람들이 많다. "힘들다, 어렵다, 죽겠다" 앓는 소리를 하고 나면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이 보이는데 이제 푸념은 그만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 되지 않겠냐며 행동으로 옮기는 이들이다.어느 날에는 미국 배우 메릴 스트립이 제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했던 수상 소감이 떠올랐다. "한 번은 촬영을 하던 중에 무언가에 대해 불평을 했던 적이 있어요. 아마 저녁을 거르고 일을 했던가, 촬영이 길어졌던가 했었을 때 토미 리 존스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메릴, 배우로 산다는 건 특권이지 않아?' 맞아요. 그래서 우리는 공감의 연기를 할 수 있는 특권과 책임에 대해 서로에게 계속 일깨워 줘야 해요."불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직업이 무엇이건,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있든 특권을 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면서 불평하고 있는지 한 번쯤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소감 말미에서 메릴 스트립은 부서진 마음을 예술로 승화시키자고 말했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그 어떤 고난과 위기 속에서도 예술은 단절되지 않았고 혼이 담긴 작품들은 치유의 힘을 발휘했다. 그림책도 예술이다. 마음이 심란해서 책을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림책을 펼쳐 보기 바란다. 다가온 봄을 심리적으로 막는 데 실패하고 나니 책꽂이에서 뽑아 든 그림책의 시작도 봄을 알린다. '모모모모모'(향 펴냄). 제목이 독특하다. 윷놀이에서의 모가 아닌 모내기의 모이다. 봄이 되자 농부가 논에 모를 심는다. '모모모모모 내기내기내기 벼피벼피벼피 피뽑피뽑피 벼벼벼벼벼…뼈뼈뼈뼈뼈 벼벼벼벼벼벼…벼볍벼볍벼 지지벼벼 지지벼벼 벼벼벼벼벼 탈탈탈탈탈 쌀쌀쌀쌀쌀 짚짚짚짚짚 욤욤욤욤욤 냠냠냠냠냠 잘 먹겠습니다.'글이 왜 이런가 싶지만 그림과 함께 보면 작가의 재치에 무릎을 치게 된다. 농부가 심은 모가 자라 여름을 견디고 바람에 넘어지고 일으켜 세우고 황금빛으로 익어 쌀이 되어 우리의 밥상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을 경쾌하게 담아냈다. 혼자 읽어도 재미있고 누군가에게 소리 내어 읽어주면 즐거움이 배가 되는 책이다. "다 먹었다 방심 말고 남은 밥 톨 떼어 먹자." 뒤표지에 적힌 표어 같은 문구는 농부에 대한 고마움, 쌀 한 톨의 소중함을 얘기한다.지금 우리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고 있지만 그동안 당연하게 여기고 누렸던 일상의 가치를 깨닫는 중이다. 마음껏 들이켰던 공기, 자유로운 걷기, 차 한잔의 여유, 그리고 놀이, 학교, 직장, 일, 가족,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2020-03-18 18:00:00

이광식 김천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기고] 선거권에 목숨을 건 사람들

우리가 선거 때 행사하는 한 표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어떤 이는 선거 관리 경비 3천284억원을 유권자 4천380만 명으로 나눈 7천497원이라 하고, 또 어떤 이는 국회의원 임기 4년 동안의 정부 예산에 비춰 4천700만원이라는 금액을 이야기한다. 지난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투표사무원의 착오로 투표를 하지 못한 유권자에 대해 대법원에서는 3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적은 돈일 수 있겠지만, 이 한 표가 우리에게 주어지기까지의 지난한 역사를 생각해 보면 그리 가볍게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선거권이 주어지기까지 많은 선각자들의 희생이 있었다.먼저 여성 참정권 운동의 선구자 에밀리 데이비슨(Emily Davison)이다. 영국에서는 19세기 말부터 여성 참정권 운동이 시작되었는데, 1903년 '여성사회정치동맹'이 결성되면서 본격화됐다. 열혈 운동가인 데이비슨은 아홉 차례나 수감됐고, 감옥에서도 단식투쟁을 벌였다. 1913년 데이비슨은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많은 관중이 운집한 경주마 대회의 트랙에 난입해 "여성에게 투표권을"이라고 외치며 국왕 조지 5세 소유의 말과 충돌해 사망했다. 분노한 여성들은 그녀의 장례식을 거대한 시위 행렬로 만들었고 투쟁의 결과로 1918년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부여한 '국민대표법'이 제정됐다.다음은 미국의 흑인 참정권 운동가 아멜리아 로빈슨(Amelia Robinson)이다. 1865년 남북전쟁 종전 후 흑인들은 국민으로서의 자격은 얻었으나 참정권은 얻지 못했다. 백인들의 위협과 방해 때문에 유권자 등록을 하는 일 자체가 힘들었으며, 남부주에서는 투표세를 납부해야 하고, 문맹 검사를 통과해야 하는 등 선거권 행사를 제한하는 장치들이 있었다.로빈슨은 '댈러스카운티 유권자연맹'을 결성하고 유권자 등록 운동을 펼쳤으나, 백인들이 장악한 의회와 경찰의 방해는 집요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1965년 3월 7일 로빈슨은 마틴 루터 킹 목사 등과 함께 셀마에서 주의회가 있던 몽고메리까지 86㎞의 평화 행진에 나섰다. 경찰은 곤봉과 최루탄으로 무자비하게 진압했고, 역사는 이날을 '피의 일요일'로 기록했다. 시위대를 이끌던 로빈슨은 경찰의 곤봉에 맞아 쓰러져 의식을 잃게 되고, 이 사진이 신문에 실리자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고 흑인 참정권 쟁취 운동에 불을 댕겨 결국 그해 존슨 대통령으로 하여금 '투표권법'을 발의하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이렇듯 오랜 시간과 무수한 희생을 딛고 어렵게 쟁취한 선거권이건만 현대 민주주의는 투표율 하락이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우리나라도 1948년 제헌 국회의원선거에서는 95.5%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는데, 2000년대 들어서는 50%대에 머물러 있다가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46.1%로 추락했다.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전투표제를 도입해 투표일을 이틀 늘리는 한편, 상향식 공천제의 확대 등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고 있으나 아직 그 효과는 크지 않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어느 한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듯 투표율도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며,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데이비슨과 로빈슨이 목숨을 걸고 우리에게 준 한 표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2020-03-18 16:06:48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를 덮친 지난 13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대구 지하철 반월당역을 통해 출근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새론새평] 신천지, 대구경북 때리기

신천지와 대구경북 때리기가 극성이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TK에 코로나19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한국당과 그것들을 광신하는 지역민들 무능 때문" "지자체장 한국당 출신 지역 대구경북에서만 어떤 사단이 나고 있는지 눈 크게 뜨고 보라"고 했다.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정책위원은 "대구는 미통당 지역이니 손절해도 된다"는 망언(妄言)을 했고, 방송인 김어준은 "코로나19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는 발언을 했다.(매일신문 3월 9일 자)전염병 창궐(猖獗)을 특정 종교, 지역 탓으로 돌리는 것은 '희생양(scapegoat) 삼기'이다. 고대 유대인들은 염소를 속죄의 제물로 사용했다. 염소를 죽이면 자신들의 죄가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심청전에서 심청이를 바다에 던지는 인신공양도 희생양 삼기이다. 재난, 질병, 사회적 혼란, 경제 위기의 원인 제공자를 설정하고 그들을 정죄(定罪)하는 것이 희생양 삼기이다. 논리는 이렇다. 우리의 고통은 저들의 죄, 무지, 무능 때문이다. 저들로 인해 우리가 고통을 받는다. 저들을 쫓아내면 우리의 고통이 사라질 것이다.구약 성경 욥기를 보면 불행을 겪는 욥에게 친구가 이렇게 말한다.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는가? 악을 밭 갈고 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나니." 유대 총독 빌라도는 예수를 군중에 넘기고 자신의 손을 씻으면서 "이 사람의 피에 대해 나는 무죄하니 너희가 당하라"고 독백한다. 중세에는 마녀(魔女) 사냥이 유행했다. 공동체가 흔들릴 때마다 주민들은 마녀를 지목해서 화형(火刑)에 처했다.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관동 대지진 때 6천 명의 조선인이 학살된 것도 희생양 삼기이다. LA 폭동 당시 아프리카계와 한국계 시민들의 충돌이 방치된 사례도 있다. 아프리카계 시민들의 분노 대상이 바뀌면서 결과적으로 한국계 시민들이 희생양이 되었다.전염병은 공평하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남자든 여자든, 노인이든 젊은이든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 무신론자는 감염되고 유신론자는 감염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문설주와 안방에 어린 양의 피를 바르더라도 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다. 종교와도 무관하다. 개신교도는 감염되지 않는 전염병은 없다. 전염병에는 냉혹한 통계가 작동한다. 대구경북의 감염자가 7천 명이면 인구가 대구경북의 두 배인 지역의 감염자는 1만4천 명이 된다. 특별히 대구경북이 전염병에 취약할 이유는 없다. 신천지와 마찬가지로 교회, 성당, 학교, 학원, 어린이집, 병원, 공장, 군대, 클럽, PC방에서 다수의 감염자가 발견될 것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은 어디든 핫-스팟(hot spot)이다. 아직 감염자가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다. 아니, 발견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앞으로 대구경북 외 지역에서 다수의 감염자가 발견될 것이다. 전염병은 공평하고 표본이 충분히 크면 통계는 현실이 된다. 서울시 구로구 콜센터에서 다수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견되었다. '서울 사태'가 발생한 것인가? '콜센터 코로나'가 나타난 것인가? 코로나19의 원인을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서 찾고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미개(未開)하다. 코로나19의 원인은 바이러스(virus)이다. 코로나19를 종식(終熄)하려면 백신과 치료약이 필요하다. 염소를 도살해도 유대인들의 죄는 사면되지 않는다. 심청이를 바다에 던져도 배가 침몰할 수 있다. 조선인들을 학살해도 일본의 지진은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희생양 삼기는 잘못된 분풀이에 불과하다.'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 하비 덴트는 동전을 던져서 범죄자의 생사(生死)를 결정한다. 동전 던지기는 공평하다. 그리고 10명 중 5명이 생존한다. 코로나19는 동전 던지기와 유사하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고 누군가는 감염된다. 이 글을 쓴 나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되었는데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고 마녀를 찾는 자(者)들은 입을 다물고 자성(自省)하기 바란다.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파스칼(Pascal)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인간의 모든 고통은 혼자 방에 머물 줄 모르는 데서 온다."

2020-03-18 15:56:30

[종교칼럼] 코로나의 죽음 앞에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저기서 꽃망울을 터뜨리며 수채화 같은 색감을 느끼게 한다. 산자락도, 나무들도, 풀들도, 새들도 인고의 겨울을 감내했기에 따뜻한 봄을 맞는다. 뒷산에는 잿빛 숲속 사이로 노란 생강꽃과 연분홍 진달래가 피어난다. 봄은 이와 같이 찬란한데 코로나19로 축제들은 취소되고 발이 묶인 시민들은 불안하다. 큰 사찰들도 산문을 폐쇄하고 작은 사찰들도 모임도 법회도 취소되어 더욱 적막하다.근대 한국 선불교의 선각자 경허(鏡虛·1849~1912) 선사는 1879년(고종 16년) 여름, 어린 시절의 스승인 계허 화상을 찾아뵙기 위해 길을 떠났다. 도중에 폭풍우를 만나 민가의 추녀 밑에서 비를 피하려 하자 주인에게 거절당했다. 그 동네 수십 집을 찾아갔지만 모두 내쫓아서 이유를 묻자 "이 마을에 전염병이 창궐해 걸리기만 하면 서 있던 사람도 죽으니 어찌 감히 손님을 받겠는가?" 콜레라에 걸려 줄초상을 당한 마을에서 죽음의 그림자와 마주한 그는 경전의 지식은 죽음 앞에서 생사(生死)를 면치 못함을 깨닫고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의 나이 서른한 살 때였다. 경허 선사는 동학사로 돌아온 뒤 공부하던 제자들을 모두 하산하게 했다. 그는 문을 걸어 잠그고 단정히 앉아 화두를 참구했다. 다리를 송곳으로 찌르고 머리를 부딪쳐서 수마를 쫓았다. 그렇게 참구하기를 석 달 만에 문 밖에서 "스님들이 마음을 깨닫지 못하고 신도의 시주만 받아 생활하다가 죽어서 다시 태어나면 소가 되는데 콧구멍 없는 소가 된다 하지 않소? 반드시 소가 되어서 그 시주의 은혜를 갚게 되지요" 하는 소리에 활연히 큰 깨달음을 얻었다.경허는 오도송(悟道頌)을 지어 그 기쁨을 노래했다.'忽聞人語無鼻孔(홀문인어무비공) 문득 콧구멍 없는 소라는 말을 듣고頓覺三千是我家(돈각삼천시아가) 온 우주가 내 집임을 깨달았네六月燕岩山下路(유월연암산하로) 유월 연암산 아랫길에野人無事太平歌(야인무사태평가) 일 없는 사람이 태평가를 부르네.'실제로 1879년 고종 16년 일본에서 전염된 콜레라가 전국에 퍼져서 수많은 사망자를 냈다. 4, 5년 동안 조선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졌던 전염병은 호랑이가 살점을 찢어 내는 것처럼 아프다고 하여 '호열자'(虎列刺)라고 불렸으며 치사율은 80~90%에 달했고 2001년을 기점으로 사라졌다.많은 인명을 앗아간 전염병 중 또 하나는 1918년에서 1920년까지 전 세계를 강타했던 '스페인 독감'이다. 지구촌을 휩쓸면서 2천500만~5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때 우리나라는 740만 명이 감염되었고, 14만여 명이 사망했다.이달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를 세계적 감염병이라는 '팬데믹' 선언을 했다.이제 세계는 너와 나를 가르는 단절의 강을 넘어 하나로 연결되었다. 모든 존재는 분절되고 고립된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하나이다. 양보 없는 이기심으로 자신만 살려고 하면 감염병은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 때문에 고통받는 이들을 한 형제로 생각하고 혐오하지 말고 자애로 보살펴야 한다. 사회적 불안과 공포를 치유하는 명상하기를 권하고, 업무에 지친 담당 공무원과 의료진들의 피곤함을 달랠 수 있는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기부자들과 봉사자들의 봉사에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한다. 서로를 염려하고 기도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경허 선사가 죽음의 길에서 깨달음으로 성취하듯 이번 국가적 위기를 공존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서로가 소중한 사회가 된다면 우린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2020-03-18 14:42:08

이지영 교육극단 아트피아 대표

[매일춘추] 버틴다는 것

최근 몇 년간 반가운 지인들의 얼굴이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들 중에는 공연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힘든 시간을 함께 했던 동료들도 있고, 잠시 스치듯 만난 인연들도 있다. 그들의 얼굴이 스크린에 비춰질 때면 마음에 전율이 느껴진다.전율이 흐르는 것은 여전히 끈기 있게 잘 버티고 있는 그들이 이뤄낸 성취감에 대한 짜릿함과 뿌듯함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늘 서로에게 마법을 걸기 위한 주문이라도 외우듯 습관적으로 외쳤던 말이 있다. 평범하지만 비범하고 고독하지만 진취적인 말. '버텨라!'이 얼마나 전투적인 말인가. 버틴다는 것은 명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인내하며 도전과 노력으로 자신을 위한 기회를 끊임없이 개발할 때 가능한 것이다.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오디션프로그램 '미스터 트롯'의 참가자들은 살아온 환경도 활동 분야도 제각각이지만, 오랜 무명 시기를 겪으며 힘든 시간을 버텨온 가수들이 많다. '무명'이라는 수식어를 '유명'으로 바꾸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과 아픔이 있었을까.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탄탄한 실력으로 세련된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그들의 무대는 꿈을 향해 노력한다는 것이 무엇이며, 시련과 고통을 인내하고 끈기 있게 도전하는 용기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한편의 인생역전 드라마 같았다.콘텐츠 기획자이자 작가인 웨이슈잉은 승부의 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또 버티는 것이야말로 가장 탁월한 삶의 기술이자 오늘의 행복과 내일의 꿈을 이루기 위한 최고의 전략이다. 인생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정신적 힘, 바로 끝까지 버텨내는 끈기에 있다고.명확한 목표가 있기에 각자의 분야에서 끈기 있게 도전하며 버텨내고 있는 동료들과, 실패를 발판삼아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고 희망을 보여준 오디션 참가자들. 그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 내어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인내와 끈기로 버텨온 힘 때문이었을 것이다.꿈을 밀고 나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라고 했던가. 조급함으로 인생의 목표와 꿈이 흐려질 때 비겁하게 타협하려 했던 삶을 되돌아보며 어디 선가 실패와 좌절로 힘겨워하고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 내어 이 말을 건네고 싶다. 가슴 뛰는 열정으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다시 일어나 인내와 끈기로 버텨내자고. 버틸 수 있다는 신념은 삶의 목표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꿋꿋하게 나아가는 강인한 힘이 될 테니까.

2020-03-18 14:22:54

반려동물도 암이 발생한다. 6세령 이상의 반려동물은 매년 정기검진을 권장한다. 사람으로 비교하자면 50대 이후 5-7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셈이다. 픽사베이 제공.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간암 수술 받는 반려동물

통이(말티즈·10세)가 산책 중에 갑자기 주저 앉으며 헥헥거리기 사작하더니 밤사이 약한 경련이 있었다며 병원을 방문했다. 매우 건강하고 활동적인 반려견이었기에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에 가족들도 많이 놀랐다. 통이의 혈액검사 결과는 간수치가 심각했였고, 담관과 췌장 주변으로 급성 염증이 진행된 상태였다.통이의 X-ray(엑스레이) 검사에서는 간의 비대가 관찰됐으며, 초음파 검사에서는 좌측 간엽에 거대한 간종양(5×6cm)이 발견되었다. 그 외에도 담낭에는 슬러지가 과형성되어 있었으며 비장에도 작은 종양이 발견되었다. 통이는 간종양이 과성장하면서 주변 간조직을 압박하고 담도관과 췌장 등의 주변 장기에 염증을 유발, 그로 인한 통증으로 인해 경련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간종양 수술이 적합한지를 검토하기 위해 CT검사가 이루어졌다. 다행히 통이의 경우 간종양이 좌측 간엽에 국한되어 있었으며, 주변의 임파절로 전이된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간암 수술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에게도 매우 위험한 수술이기에 보호자와 충분한 상의와 동의 후 수술이 결정됐다. 간종양외에도 담낭과 비장이 적출되는 큰 수술이었지만 다행히 통이는 힘든 수술을 잘 버텨주었고 수술 후에는 빠르게 회복돼 일주일 후 퇴원할 수 있었다.통이의 종양 조직검사 결과는 간세포암(HCC, Hepatocellular carcinoma)으로 진단됐다. 다행히 임파절로 전이가 관찰되지 않았을 때 광범위한 간엽 절제술을 실시하면 비교적 예후가 좋은 간암으로 평가됐다. 물론 정기적으로 암 추적 검사는 필요하다.암은 사람이나 동물에게서나 여전히 난치성 질환이다. 사람은 자신이 불편함을 인지하고 병원을 찾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시기에 암 진단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동물이 암으로 인한 증상을 호소할 때는 안타깝게도 심각한 단계가 대부분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정기검진이 암 조기진단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6세령 이상의 반려동물은 매년 정기검진을 권장한다. 사람으로 비교하자면 50대 이후 5-7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셈이다. 10세령 이상의 반려동물은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권장한다. 사람으로 비교하자면 70대 이후 어르신이 3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과 유사하다.노령동물의 정기검진은 혈액검사, Xray검사, 초음파검사가 기본적으로 이루어진다. 기본 건강 검진에서 이상이 의심될 경우 호르몬 검사, 심장검사, CT/MRI검사 등이 추가될 수 있다.반려동물의 수명이 늘수록 동물의 질병도 인간의 질병을 닮아가고 있다. 더 정확한 예후 판단을 위한 검사들은 더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노령동물을 위한 정기검진과 종양질환을 대비하는 동물의료보험이 하루빨리 보편화되기를 소망해 본다.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를 연재한다.

2020-03-17 18:00:00

[경기도지사 특별기고] 봄은 끝내 옵니다

제 고향은 경북의 작은 산골 마을입니다. 이맘때면 겨우내 움츠려 있던 봄꽃이 한참 기지개를 켜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생생합니다.하지만 요즘 같아서는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이른 봄에 날씨가 오락가락 쌀쌀할 때 주로 이런 표현을 쓰고는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요즘 대한민국의 상황은 절로 이 말을 떠오르게 합니다. 제 고향 경북과 대구 지역의 많은 주민께서 코로나19에 맞서 싸우고 계십니다. 그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았을 것입니다.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온갖 가시 돋친 말들이 쏟아지던 걸 기억합니다. 코로나19라는 말 대신 의도적으로 지역 이름을 넣어서 부르거나, 해묵은 지역감정을 들추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감염증 확산과 확진자 증가에 따라 불안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혐오와 차별, 배제로는 감염병을 이길 수 없습니다. 혐오, 차별, 배제는 의학지식에 기반한 방역활동을 대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발목을 잡기까지 합니다.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건 연대와 응원, 격려와 협동정신입니다. 우리가 숱한 국난과 재난을 이겨낸 힘도 거기에서 나왔습니다. 지금도 그 고귀한 정신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감염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구경북 지역으로 한달음에 달려간 의료진들을 보았습니다. 도로에 길게 늘어선 채 현장으로 향하던 구급대원들의 뜨거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많은 국민께서도 우리가 대구경북이라며 마스크와 방역물품을 지원하기 위해 애쓰셨습니다. 자신보다 급한 이를 위해 기꺼이 마스크를 양보하는 이들의 마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이들의 연대와 응원, 격려와 협동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금 위기를 극복할 거라고 굳게 믿습니다.감염병은 지역과 성별, 직업과 종교를 가리지 않습니다.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의 아픔은 곧 경기도민의 아픔입니다. 같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우리가 겪는 고통은 다를 수 없습니다. 경기도는 도내 감염병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대구경북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감염 초반부터 지금까지 경기도는 대구경북 지역의 중증환자를 도내 음압병실로 이송하여 치료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응뿐만 아니라 일반 의료 체계가 마비되지 않도록 경기도 닥터헬기를 파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춘래불사춘', 사실 이 고사는 단지 날씨에 관한 게 아니라고 하지요. 고향을 그리지만, 도무지 닿지 않는 상황이라 포근한 봄이 와도 마음 속은 여전히 매서운 겨울과 같기에 "여전히 봄이 오지 않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지금 대구경북 지역을 걱정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을까 합니다. 부모님이나 친척, 연인과 친구, 지인들이, 또 아무런 연고도 없고 얼굴과 이름조차 모르지만 모두가 무사하길 바라며 오늘도 마음 졸이고 계시는 수많은 국민이 있습니다. 그러니 외로워하지 마시고 부디 힘내시길 바랍니다.동 트기 전이 가장 추운 법이고, 아무리 겨울이 매섭고 길어도 결국 봄이 오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도 머지않아 끝날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 평범한 일상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모두가 만끽하게 되겠지요. 제 고향 대구경북 주민을 비롯하여 모든 국민께서 함께 웃으며 맞이할 봄날을 앞당기기 위해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0-03-17 16:17:31

이응규 EG 뮤지컬 컴퍼니 대표

[매일춘추] 뮤지컬 오케스트라

2015년 한여름, 한국 최대 뮤지컬 축제 개막 공연을 앞두고 무대 위에는 지휘를 맡은 청년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허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넓게 펼쳐진 잔디밭 광장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로 분주하다.최근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가 전국을 뒤엎은 바람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열 감지 장치를 통과하며 입장한다. 저 넓은 들판을 관객으로 가득 메우고 나니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어느덧 시간이 다가왔다."대구 최초 뮤지컬 오케스트라의 오버추어를 시작으로 개막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MC의 멘트 소리에 맞춰 연주자들이 막 무대 위로 등장한다. 대기실에서 지휘자의 입장 신호를 기다리던 청년은 주머니에 있는 청심원을 두 개째 벌컥벌컥 마시고 있다.청년은 어린 시절부터 발표 공포증이 심했다. 전교회장 후보 연설문 낭독 내내 우물쭈물 고개만 떨구다 친구들에게 비웃음거리가 되기도 했고, 학생 방송반 앵커를 할 때는 생방송 도중 대본이 선풍기 바람에 날아가는 사고가 있었다. 당황한 나머지 "대본이 없어진 관계로 방송을 멈추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가 대대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그 이후로 사람들 앞에서 어떤 행위를 해야 할 때면 늘 청심원을 달고 살았다. 오늘은 특별히 1+1을 사두길 잘했다 싶다.드디어 지휘자의 입장 신호가 떨어졌다. 떨리는 심장을 쓸어안고 무대로 한 발자국 내딛는 순간 사람들의 환호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사시나무 떨듯 떨며 배꼽인사를 마친 청년은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니 앞이 깜깜했다.혼자 이 큰 무대를 이끌어 나가기에는 본인의 그릇이 턱없이 작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뮤지컬 개막 공연에서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것은 청년에게는 꿈과도 같았다. 얼마 전 그 기회를 얻었을 땐 한치의 망설임 없이 할 수 있노라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열정과 현실은 너무나 달랐다.악보를 구할 수 없어서 총보를 직접 만들어야 했고 수십 명을 수용할 연습실과 악기 대여 문제로 전전긍긍했다.국내에도 몇 안 되는 뮤지컬 오케스트라를 제까짓게 만든다고 설쳐대다 수월한 게 하나 없음을 알게 되고 리더로서 자질이 부족함을 깨달았을 때 자신감은 바닥을 치고 주눅도 잔뜩 들었다.수천 명 앞에서 인사를 마친 후 서서히 연주자들을 향해 몸을 돌린다. 깊은 심호흡을 내쉰 청년은 지휘봉을 인중 앞으로 들어 올린다.수십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마치 모이를 가져온 어미 새를 기다리듯 지휘자의 신호를 기다리며 그에 대한 믿음의 미소를 건넨다. 무대 옆에는 함께 밤새우며 준비해 온 동료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용기를 북돋는다.그토록 꿈꿔오던 뮤지컬 오케스트라의 첫 비행이 겁쟁이 청년의 손짓에 맞춰 연주자들의 힘찬 날갯짓으로 하늘을 날아오르기 시작했다.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두려웠던 마음은 이내 평온함으로 바뀌고 청년의 두 팔은 마치 백조가 된 듯 우아한 기품으로 날아오른다.

2020-03-17 14:30:00

홍순만(연세대 교수)

[경제칼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과 기본소득

재난 소득 도입 대중적 어젠다 부상나라 곳간 바닥나 재정 마련 비상등고용 감소 현실적 대안될 수 있지만 포퓰리즘의 좋은 먹잇감 될 우려도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많은 국가들이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3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사흘 연속 폭락해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불안감은 세계 여러 나라의 주가지수에도 반영된 듯하다. 지난 1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9.99% 폭락하며 거래를 마쳤고, 이는 1987년의 이른바 '블랙 먼데이' 당시 22% 추락한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었다.이러한 위기 상황이 지속되며 자영업자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일부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지난달 말 소상공인, 프리랜서, 비정규직, 학생, 실업자 등 1천만 명에게 50만원의 기본소득 지급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지방자치단체들도 기본소득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13일 중앙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에 기본소득 52만여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여러 광역자치단체장들도 유사한 제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재난 기본소득이 타 지자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중앙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비상시국에 대응한 특단의 경제 대책을 주문한 바 있다.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재난기본소득 도입은 불가피할 수 있다. 나라 곳간은 이럴 때 쓰기 위해서 비축해 놓은 것 아니겠는가? 다만 문제는 정부가 최근 수년간 재정지출을 큰 폭으로 늘려 재정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올해 정부 예산은 513조5천억원으로 불과 3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한 해 예산이 300조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대단히 빨리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역대 4번째 규모의 추경예산까지 고려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9.8%에서 41.2%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얼마 전까지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되던 국가채무비율 40% 선이 곧 무너지는 것이다. 재난기본소득의 논의를 통하여 기본소득제가 대중적 어젠다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음 대선에서는 기본소득제 도입에 관한 논의가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대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기본소득제의 도입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몇 가지 이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첫째, 그 재원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하겠다. 세금 인상 또는 다른 정책 분야의 지출 삭감이 불가피한데 둘 다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지 않는 이상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둘째, 기본소득제가 한번 도입되면 포퓰리즘의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정치인들은 매 선거 때마다 기본소득의 상향 조정을 공약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이보다 더 쉽게 표심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또 무엇이겠는가? 마지막으로 기본소득 도입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기본소득제는 세계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고용 감소에 대한 대안으로 논의되어 왔다.그러나 기본소득제가 도입되면 고용의 감소는 오히려 가속화될 수 있다. 사람들이 어렵고 힘든 일을 기피하고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고, 기업들은 높아진 노동비용으로 인하여 고용을 대체할 수 있는 신기술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결국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어 더 높은 수준의 기본소득 지급이 필요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기본소득제가 현실성 있는 정책적 대안으로 고려되기 위해서는 따뜻한 감성보다는 차가운 이성을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

2020-03-17 13:38:54

이젠 안전지대가 없다. 서울의 거리도 한산하다. (길음동 2020.03.03)

[기고] 박소연 사진가 "기피 도시 된 고향, 자유로울 그날까지"

오랜 홍콩 생활을 잠시 접고 고향 대구에서 작은 카페를 경영하며 사소한 경험과 소소한 풍경들을 사진으로 담는 게 취미인 나는, 요즘 들어서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사진을 SNS에 올리고 있다.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대구는 순식간에 집단 감염지가 됐고 도시 분위기는 영화 속 '고담 시티'가 되어버렸다. '봉쇄' 단어가 나올 만큼 기피 도시가 돼 버렸다.뉴스로만 보던 동성로 거리를 직접 보고 싶어 카메라를 들고 나가 봤다. 휴업일이 길어지고 영업 중이라도 빈 가게만 지키는 자영업자들은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일 거다.어이없는 현실에 씁쓸한 마음을 달래며 위안부 소녀상 앞을 지나는데 마스크와 담요를 덮어준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순간 뭉클했다.이제 마스크 구하기도 쉽지 않고 아파도 병원 가기도 꺼려지고 심지어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이 보균자처럼 보이기도 하는, 불편하고 꺼림칙한 사회 분위기가 돼 버렸다.이렇다 보니 얼마전 스트레스로 생긴 복통에도 코로나 변종 아닐까 하는 터무니없는 상상까지 들 지경이었다.예전 봤던 영화, '감기'와 '연가시' 등이 많은 부분 지금의 지독한 현실을 그대로 재생하고 있는 것 같아 섬뜩했다. 백신 개발이 더디고 한두 장 마스크마저 더 이상 구입하기 어렵게 되어 사람들의 인내심과 배려심이 바닥나면, 영화에서처럼 민심이 어떻게 변할지 공포스러웠다.한동안은 이렇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심리적 위축과 건강염려증에 시달렸다. 긍정 마인드를 회복하자 마음을 다잡았다.코로나 블루(코로나19에 따른 우울감)에 빠지지 않으려고 시간 잘 보내기에 집중하며 중단했던 SNS 활동도 재개하고 산책도 하고 밀린 집안일도 찾아 한다. 같은 자영업자로서 안 된 마음에 작은 매출이라도 올려주자 싶어 가끔 외식도 하고 지인들에게 디저트도 배달시키며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다.평범했던 일상과 내가 알고 지낸 이들과의 물리적 교감이 얼마나 감사한지 깨닫는 요즘이다. 또한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도 재점검하게 된다. 남탓과 잘잘못을 따지며 부화뇌동하고 정치편향적인 언어를 남발하거나 말로만 이웃사랑을 외친 것을 반성한다.사회적 거리가 유난히 가까운 대한민국에서 개개인이 실천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심리적 거리도 멀어지게 하고 더 많은 우울감을 양산할까 염려스럽지만, 위기극복 DNA가 남다른 대한민국이고 무엇보다 열악한 현장에서 쉴새없이 고생하는 의료진들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진정 자유로울 그 날까지 힘내서 잘 견뎌야겠다.대한민국 파이팅!!!사진가 박소연

2020-03-17 10:20:05

최문순 강원도지사

[강원도지사 특별기고]강원은 대구경북의 친구입니다

자랑스러운 대구시민 여러분! 존경하는 경북도민 여러분!힘내십시오. 강원도가 함께하고 있습니다.우리가 생전에 겪어 보지 못한 미증유의 고통을 의연하게 견뎌내고 계신 자랑스러운 대구 시민과 경북도민들에게 강원도민들의 가슴으로부터의 응원과 성원과 위로를 정중히 전합니다.대구 시민들과 경북 도민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하지만 동시에 대구시민 경북도민들이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대구·경북에는 가장 침착한 모습으로 전염병에 맞서고 계신 시민 도민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또 온몸이 땀으로 젖은 채 코로나와의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스크 공급의 선봉에서 헌신하고 있는 약사들과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그리고 이분들 덕분에 우리가 머지않아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합니다.대구시민 여러분! 경북 도민 여러분!강원도가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강원도의 18개 시·군 공중 보건의와 강원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의사회, 약사회, 간호사회, 강원소방본부 소속 119대원, 적십자사가 가장 강력한 연대의 정신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살고 있는 강원도민회는 구호·방역 물품을 지원하며 여러분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있습니다.이렇게 강원도가 대구·경북도민들과 함께하는 것은 '어려울 때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난생 처음 겪는 잔인한 계절입니다. 코로나가 할퀴고 간 회색빛 도시에도 봄이 오고 있습니다. 잊혔던 봄소식에 대구의 정신인 '국채보상운동'이 떠오릅니다.1907년 촉발된 이 운동은 대구로부터 전국으로 이어진 국민 주권운동입니다. 어린아이들은 자신들의 용돈을 기부했습니다. 여성들은 반찬값을 절약하거나 비녀·가락지·은장도를 기꺼이 내놓았습니다. 일본 유학생들과 멀리 미주의 교포들까지 힘을 보태며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한지 2개월 만에 보상금을 의연한 사람이 4만 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어려운 시절이었지만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켜낸 '국채보상운동'의 숭고한 정신은 현재 코로나사태를 직면한 대한민국에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대구시민 경북도민들께서 겪고 계신 이 모진 시련은 훗날 우리가 더 큰 재난을 겪어내고 이겨내는 데 큰 경험이자 자산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 고통은 대한민국 전체를 대신해서 겪고 계신 헌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길을 의연하게 꿋꿋하게 가고 계신 대구시민 경북도민들에게 존경을 표합니다.이 긴 터널이 언제 끝날지 그리고 터널을 지난 뒤 우리의 일상이 어떠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그러나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봄이 다가 온 것처럼 우리는 또 다시 이 역경을 딛고 일어설 것이라는 겁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자랑스러운 대구시민 여러분! 존경하는 경북도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 주십시오.강원도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2020-03-16 18:22:44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 산업디자인과 부교수

[김태선의 디자인, 가치를 말하다] 넘어서야 할 선(線), 이루어야 할 선(善)

3월이다. 개학 시즌이지만 난데없이 몰아닥친 코로나19 사태로 학교들이 개학을 늦춘 까닭에, 아직도 교실에서의 첫 대면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디자인을 가르치는 일을 10년 넘게 하면서도, 내게 수업은 많은 한계를 넘어야 하는 일이다. 이제 수업은 특정 세부 영역 간의 경계선(線)을 넘나들며 융합할 수 있어야 하고, 세대가 다른 학생들을 이해해야 하는 선(善)함도 요구한다. 이것은 디자인 작업도 마찬가지다. 디자인 작업은 의뢰받은 디자인 과제에 대한 최적의 해결안 도출을 위해 상품의 외관, 기능성, 경제성 등 영역 간 선(線)을 넘어서야 하고 고객의 이익은 물론 사회적 책임도 담아낼 선(善)함이 필요하다.수업과 디자인이 선(線)을 넘고 선(善)을 갖춰야 하는 이유에는 학생, 고객, 사용자, 결국 '사람'이 있다. 정현종 시인은 '방문객'이라는 시에서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했다.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고 "한 사람의 일생이 함께 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누군가'의 일생이 압축된 현재를 공유하는 것이다. 학생을, 사용자를 혹은 소비자를 진정으로 공감하고 이해할 때, 수업도 디자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디자인에서 '공감과 이해'의 중요성은 2012년 진행된 '생명의 다리'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한다. 이 프로젝트는 한강 다리 중 투신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마포대교의 자살률 감소를 목적으로, 투신방지벽 같은 물리적 방법이 아닌 감성적 접근을 시도했다. 난간대에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시원하게 한번 얘기해봐요" 등 위로 메시지를 쓰고, 보행자의 움직임에 따라 불이 들어오게 했으며, '생명의 전화'를 설치해 대화형 접근을 시도했다. 참신했다.효과가 있었다. 'SOS 생명의 전화'가 설치된 한강 다리 5곳에서 자살을 시도했지만 다시 삶으로 돌아간 사람은 163명으로 이 중 70%는 '생명의 다리'가 설치된 마포대교에서 전화를 걸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생명의 다리' 소식은 빠르게 확산되며 자살 방지 여론도 형성했다. 또한 세계 유수의 광고제들을 휩쓸며 '생명의 다리'는 성공적 디자인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얼마 후, 마포대교의 자살자 수는 다시 증가했다. 2012년 15건이었던 마포대교 자살 시도는 2013년 96건, 2014년 128건이 되었다.무엇이 문제였을까? 사람들은 "수영 잘 해요?" "하하하하하하하" 등 위로의 메시지가 산책하는 사람들에겐 힐링이 되어도,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의 엄중한 현실엔 맞지 않는 가벼운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참신함에 감탄했던 내 입장에서 보면, 시간이 흘러 해결안이 노출되면서 참신함을 잃은 것도 한 요인인 듯싶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막다른 길에 선 사람에 대해 전문적 조언을 할 수 있는 심리학자나 상담사 등과 밀도 있는 융합이 이루어졌다면 한계선(線)을 넘어, 누군가의 삶에 에너지를 주고,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선(善)한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수업이든 디자인이든 사람이 하는 일은 사람을 향하기 위해 결국 선(線)을 넘고 선(善)을 갖춰야 한다.

2020-03-16 18:00:00

신병주(건국대 사학과 교수)

[신병주 교수의 역사와의 대화] 학을 떼게 했던 질병, 학질

코로나19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를 공황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Pandemic) 즉,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마마와 더불어 조선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흔하면서도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질병은 학질(瘧疾)이었다. 학질은 사람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포악스러운 질병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19세기 후반 조선에 온 의료 선교사 알렌이 1885년부터 1년간 제중원에서 진료한 후 작성한 보고서에 의하면, 학질 환자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난다.학질은 말라리아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면 모기의 침샘에 있던 말라리아 원충이 사람의 핏속으로 들어가 감염되는 질병이다. 학질에 걸리면 설사, 구토, 발작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열이 심하게 나면서 땀을 많이 흘렸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학질에 대해 '처음 발작할 때에는 먼저 솜털이 일어나고 하품이 나고 춥고 떨리면서, 턱이 마주치고 허리와 등이 다 아프다. 춥던 것이 멎으면 겉과 속이 다 열이 나면서 머리가 터지는 것같이 아프고 갈증이 나서 찬물만 마시려고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학질은 시간 간격을 두고 증상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데, 이를 '직'(直)이라고 표현했다. 임진왜란 시기 피란 상황을 일기로 남긴 오희문의 '쇄미록'에는 '아들의 처도 학질에 걸려 지금까지 10여 직을 앓았다'고 표현하고 있다.병에 걸렸을 때도 고생이 심할뿐더러 그 병이 낫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기에, 지금도 괴롭거나 힘든 일에서 벗어나느라고 진땀을 뺄 때 '학을 떼다'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쇄미록에도 '이각'(離却)이라고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에도 학질에 대해서는 '떼고 물리친다'는 표현을 했음을 알 수가 있다.쇄미록에는 오희문 본인을 비롯해 가족들이 학질로 고생한 모습이 나타나 있으며, 막내딸 단아가 학질로 사망했음을 기록하고 있다. 단아는 1593년 5월 학질에 감염됐고, 1597년 2월 결국 사망했다. 오희문은 "아들이 앉아서 단아를 안고 내가 양손을 잡고 있는데, 잠시 뒤에 기증(氣證)이 위로 올라오고 가래까지 끓어 말도 하지 못한다.…약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고 가래가 끓어서 소리가 나더니 끝내 내려가지 않고 콧구멍으로 도로 나온다. 결국 말 한마디도 못하고 훌쩍 떠나 버렸다"고 하며 딸을 잃은 아픔을 표현했다.조선시대 학질의 치료법으로는 의학적 처방과 함께 주술, 제사와 같은 방법들이 시도됐다. 동의보감에서는 학질이 음과 양이 뒤섞이고 오한과 열이 번갈아 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일단 음과 양을 갈라지게 하는 처방법을 썼다. 음과 양을 가르는 약으로 시령탕 등을, 세게 치는 약으로 불이음 등을, 위기(胃氣)를 보하는 약으로 노강양위탕 등을 처방했다.학질 치료에는 주유(呪由), 양법(禳法), 불양(祓禳) 등의 기도나 푸닥거리가 행해지기도 했다. 주술에 의지하는 경향은 왕실에서도 행해졌다. '세종실록'에는 양녕대군이 학질에 걸리자 어의(御醫)와 주문(呪文) 읽는 승려를 보내어 치료하게 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효종 대에는 세자가 학질을 앓았는데 침이나 약, 부적도 효험이 없었다. 옹이 '놀라게 하면 학질을 떨어지게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세자 옆에 질그릇을 떨어트려 놀라게 하려다가 궁녀가 떨어져 죽은 사례가 '공사견문록'에 기록돼 있다.쇄미록에도 '밤에 사내종을 시켜서 학질 귀신을 잡게 했다'는 기록이 보이는데, 얼마나 답답했으면 주술이나 귀신의 힘으로 학질을 물리치고자 했을까? 과학과 문명이 발전한 현재도 코로나19의 공포로 각종 민간요법이 전파되고 가짜뉴스까지 횡행하는 것을 보면, 옛사람들의 행위들이 이해되기도 한다. 질병이 쉬이 물러가 소중한 인명이 보호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조선과 오늘날의 사람들 모두 같을 것이다.학질의 극복이 '학을 떼다'라는 말로 이어졌듯이, '코로나를 떼다'라는 말이 과거의 이야기로만 남을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2020-03-16 17:02:06

김동식 대구시의원

[기고] 마스크 대란

마스크가 일상에 등장한 것은 변장의 목적이나 방한의 목적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존재의 가치가 별로 없던 마스크가 대구 시민들의 생명줄이 되면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다. 사람과의 대화 주제가 마스크로 시작해서 마스크로 끝나고, 타지에 살고 있는 친인척들은 스스럼없이 마스크를 보내주기도 하고, 손재주 있는 사람은 재봉틀을 돌려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나누기도 한다. '왜 중앙정부는 처음부터 중국인을 전면 차단하지 않았느냐?' '왜 대구시는 처음부터 신천지를 전격 조사하지 않았느냐?' 시민들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가릴 것 없이 분노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절박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결과를 가지고 과정을 비판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초기부터 과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미처 닿지 못한 가정의 오류도 있을 수 있겠고 정무적 판단도 있을 수 있다. 통치행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정치의 영역이 사라지고 정치의 영역이 사라지면 즉시적 대응이 힘들어진다. 통치행위의 잘잘못은 투표를 통해서 결정되는 것이 민주주의의 일반적 원리이다.지방정부든 중앙정부든 시민들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데는 실패한 듯하다. 시민들이 정부를 믿지 못하는 사이에 가짜 뉴스는 안방을 점령하고 마구 쏟아져 나왔다. 마스크 대란은 이 과정에서 태동하고 전파되었다. 정부에 대한 비난과 불신까지는 괜찮았는데 이 불안과 공포의 시기에 시민들이 믿을 곳을 잃게 된 것이다. 코로나19의 위험에서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유일한 무기로 마스크를 믿기 시작한 것이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순간 우리 가족은 코로나19 전염으로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마스크를 졸지에 신격화하고 말았다.물론 마스크가 전쟁을 치르는 종족들 사이에 좀 더 위협적으로 보이기 위해 사용된 시절이 있었다. 아주 오래전 원시시대의 이야기다. 현대에 와서 전투에서 마스크를 사용한 예는 없다. 가스전을 대비해 방독면을 사용한 정도가 전부이다. 그만큼 이번 코로나19와의 전투는 원시적인 싸움이다. 물론 전염병 창궐로 몇천만 명이 죽었다는 기록도 있고 공동체가 몰살당한 예도 있고 왕조가 사라진 예도 있었을 것이다.현대에 와서 전염병으로 공동체 사회가 붕괴된 예는 없다. 공포의 재생산과 확산이 사회를 마비시키고 공동체를 파멸로 몰고 가는 것이다. 잘 진화된 도시의 허점을 파고든 감염병과의 힘든 싸움 과정에 마스크를 정부보다 더 신뢰하게 된 작금의 현실이 참으로 슬프고 안타깝다.이번 마스크 대란이 끝나면 어떤 방향으로든 이 사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사실만은 분명한 것 같다. 이 난국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나 때문에 더 위급한 이웃이 곤경에 처하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혼자만 살아남을 재간이 없고 혼자만 전염병의 전파에서 안전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늘 재난영화에는 영웅이 등장한다. 하지만 진짜 영웅은 공동체 의식으로 뭉친 조연들이고 영화가 끝나는 순간의 환호는 조연들의 몫이다. 하지만 재난영화를 보면 혼자 살겠다는 욕심으로 자신의 수명을 단축시키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는 등장인물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의 시점에서 어떤 배역을 맡을지는 전적으로 우리들의 몫이고, 얼마나 열연할지 또한 전적으로 출연진인 우리 시민들의 몫이다.

2020-03-16 15:25:02

이성환(계명대학교 일본학전공 교수, 국경연구소 소장)

[세계의 창] 국경폐쇄가 아니라 협력이 중요하다

日, 한국인 입국자 2주간 격리 조치강제 징용·수출규제 문제와 관련성방역 이외 감정 섞으면 관계 더 악화물리적 단절 재고 관계 개선 도모를한동안 잊고 있었던 중국과 일본의 지인에게서 메일이 왔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외신으로 전해지는 대구의 상황을 보고 안부가 궁금했단다. 중국 지인은 생필품이나 마스크가 부족하면 알려 달라고 했다. 코로나19의 위기를 넘겼다는 약간의 안도와 함께 한국을 걱정하는 뉘앙스였다. 항저우의 대학에 근무하는 그는 방학 중 고향에 왔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인터넷 수업을 하고 있었다. 아직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 학교는 대부분 원격 수업 중이라고 한다.연락이 온 일본인 가운데 어느 정도 규모의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가 있다. 그가 속한 단체는 필자의 책을 일본에 번역 출간하는 데 도움을 주었었다. 그 역시 대구를 걱정하면서 일본은 마스크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지금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은 최대한의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는데, 일본은 "미지(未知)의 위협에 대한 매뉴얼이 없고, 병원에 입원할 정도가 아니면 검사를 하지 않는데, 어느 쪽이 방역에 효과적일까를 관찰하고 있다"는 의학적 소견을 덧붙였다. 신종 감염병의 방역에는 정해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이처럼 위기가 때로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연대와 유대감을 싹틔운다. 반면에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고, 세계 각국이 한국에 대해 문을 걸어 잠그듯이, 물리적 단절을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상황을 보면,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구호가 떠오른다. 국경 폐쇄나 봉쇄가 보건과 질병예방 등 이른바 인간 안보(human security)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효과가 있어도 일시적, 부분적이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1월 30일 "여행 또는 무역제한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지난 13일에는 팬데믹(pandemic·세계 유행)을 선언하면서도 극복을 위한 연대를 강조했다. 감염병 통제를 위한 국경 폐쇄 등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일찌감치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이탈리아는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낼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으나,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대거나 왕래가 자유로운 프랑스와 독일 등은 국경 폐쇄보다는 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탈리아의 상황은 팬데믹에 편승한 국경 폐쇄보다는 국내의 에피데믹(epidemic·지역 유행) 방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보건 강국이라는 일본이 지난주부터 한국인 입국자를 2주간 격리시키는 사실상의 국경 폐쇄 조치를 취했다. 한국은 대응 조치로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했다. 입국과 여행의 자유를 보장하니, 일본보다 훨씬 여유가 있는 조치이다. 법무부 집계로는 입국 제한 첫날 일본에 입국한 한국인은 3명, 한국에 입국한 일본인은 5명이라고 한다. 왕래가 불가능하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 온 정부 간 정책대화도 화상회의를 하는 지경이다. 전쟁 중에도 최소한의 왕래는 있고, 근대 이전의 쇄국시대에도 표착민과 밀수꾼들이 있어 이 정도는 아니었다. '선진' 문명국가에서는 보기 드문 폐쇄성이다. 현재 국경 폐쇄는 대체로 의료체계가 취약한 국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Jim Rogers)는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2019)라는 책에서 "일본은 50년 내에 국가의 존폐를 논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빠져들 것이다"고 했다(p.6). 저출산, 국가부채 그리고 폐쇄성을 그 이유로 꼽았다.(한국은 통일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고, 곧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 했다)문제는 일본의 국경 폐쇄 조치가 코로나19의 방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도 하지 않은 데에는 강제징용 문제와 국내 정치용의 한국 때리기가 작동했다고 전해진다. 작년 7월의 수출규제 조치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전염병은 보건문제로, 강제징용 문제는 역사의 보편적 정의의 문제로, 국내 문제와 국제 문제는 분리해서 풀어야 한다. 물감을 온통 섞으면 검은색이 되고, 빛은 섞으면 흰색이 된다. 문제를 섞어버리면 양국 관계는 더 암울해진다. 지금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협력할 때이며, 이를 계기로 관계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2020-03-16 15:13:25

김득주 대구예술발전소 운영팀장

[매일춘추] ‘1-3(일상) Hello; 어떻게 지내’

"재택근무가 좋을 줄 알았는데, 집과 직장이 불분명해지니 답답하네요.", "이제는 누구라도 붙들고 얼굴 마주 보며 이야기하고 싶어요." 코로나로 변화된 일상을 대변하듯 내뱉는 말이다.코로나 국면이 길어지면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와 영어단어 우울감을 뜻하는 블루를 합성한 신조어인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사회활동 위축 등으로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한 일상 변화로 생활 속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2018년 모 기업에서 세계 주요국가 23개국을 대상으로 '건강과 웰빙' 전반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는 '시그나 360°웰빙지수 2018'에 따르면 우리나라 웰빙지수는 조사국 중 꼴찌인 51.7점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웰빙지수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바로 스트레스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 중 1위가 '스트레스'라는 말이 빈말이 아닌 셈이다.일상생활 속 스트레스 요인을 찾아내고 디자인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역은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이 적용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시민들의 이용률도 높고, 출퇴근 시간대 혼잡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하는 공간인 지하철에서의 스트레스 개선을 위해 적용된 사례이다.멀리서도 환승구간임을 알 수 있도록 각 노선 색으로 이동 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하고, 출구 근처 바닥엔 출입구까지 가는 화살표 방향과 예상 소요시간도 표기한다. 지하철 플랫폼엔 승하차하는 이용객들의 충동을 방지하기 위해 노란색 선으로 대기라인을 그리고, 혼잡구간임을 알리는 문구를 스크린 도어에 새겨 이용객들의 배려 있는 행동을 유도한다.물론 안전사고 예방의 의미도 상당하다. 광고판과 손잡이 등 지하철 곳곳에는 지하철에서 흔히 겪는 타인의 민폐 행위와 지켜야 할 에티켓을 소개하는 캠페인 '에티켓과 모르쥐' 만화광고도 실어서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한 것이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이다. 디자인 적용 후 이용객들은 헤매는 시간이 감소하고, 올바른 위치에서 대기하는 사람들도 증가했다.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이 시민들의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 것이다.코로나로 지친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는 심리면역으로 이겨내면 어떨까?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소통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평소에 미뤄두었던 영화나 책 읽기도 좋은 방법이다. 그 중에서도 하루 3명의 지인에게 메신저, 영상통화 등으로 안부를 전하고 SNS로 건강한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심리방역 캠페인인 '1-3(일상) Hello; 어떻게 지내'의 실천으로 서로 따뜻한 마음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2020-03-16 14:11:18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발원지인 우한을 방문해 현지 공무원, 자원봉사자,경찰관, 의료진들과 실외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일상중국] 우한봉쇄령 해제(?)되는 중국

중국 베이징에서는 1월 23일 전격 봉쇄된 지 두 달여가 되는 3월 23일 자로 '우한(武漢) 봉쇄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우한 봉쇄만 풀면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는 셈이다.이제 중국은 오히려 세계로 열린 문(門)에 빗장을 닫아걸고 외부 유입에 의한 코로나 사태 재발에 역량을 쏟는 분위기다.중국 내 코로나 사태는 종식 선언만 앞두고 있는 듯, 속속 정상화 채비를 갖추고 있다. 휴교와 휴업 상태의 각급 학교는 일부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개학을 했거나 개학 준비를 마쳤다. 칭하이와 신장, 티베트 등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생활은 일상으로 돌아갔다.코로나19 발병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 주석이 10일 우한을 전격 방문한 것은 사실상 우한 코로나 사태의 종식을 대내외에 선언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우한이 속한 후베이성 정부는 시 주석이 돌아간 다음 날인 11일 자로 우한시 소재 주요 기업들에 대해 '조업제한령'을 완전 해제했다. 도시 봉쇄 해제에 앞서 우한의 주요 기업들에 대한 조업 재개를 승인함으로써 코로나 사태 극복 수순에 나선 것이다. 실제 공장 재가동은 추가방역조치를 완료하고 직원들의 출근 준비 등이 마무리될 즈음, 봉쇄령 해제와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공식 발표된 3천여 명의 사망자, 6만8천 여 명의 확진자, 1천여 만 명에 이르는 우한 시민들의 두 달여간 감금과 다름없는 격리생활이라는 엄청난 희생 속에 이뤄낸 값비싼 대가가 중국의 코로나 사태 조기 종식이다.중국이 코로나 사태를 일사불란하게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초기 방역 실패에 대한 민심 이반을 적시에 차단하는 선제 조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시 주석의 조치나 중국에 대해 '용비어천가'를 부르려고 하는 게 아니다. 춘절 당일임에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소집, '전염병 대책 영도소조'를 설치하고 권력 서열 2위 리커창 총리에게 사태 수습의 총괄을 맡긴 시 주석이다. 리 총리는 곧바로 우한으로 날아가 며칠간 상주하면서 공포에 휩싸인 우한과 후베이 민심을 살피면서 방역대책을 총괄하는 악역을 자임했다. 연일 확진자가 2천여 명씩 폭증하는 봉쇄된 우한은 지옥과도 같은 상황이었다.우한시 당 서기와 우한 시장 등이 "초기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우한을 빨리 봉쇄하지 못한 점 등을 지적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며 초기 방역당국의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고 실토하고 나서자 시 주석의 조치는 더욱 단호했다. 감찰에 착수, 2월 10일 후베이성 위생건강위 당서기와 주임을 면직시킨 데 이어 13일에는 장차오량 후베이성 서기와 우한시 서기를 경질했다. 대내외적으로 통계 의혹이 일고 있던 확진자 기준도 바꿔 핵산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폐 CT 촬영에서 폐렴이 확인되면 확진자로 합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코로나19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하던 '장수'의 목을 친 셈이다. 전투 중에는 장수를 교체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깬 파격적인 조치였다.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도 일견 중국을 따르는 모양새였다. '우한 봉쇄령'처럼 '대구 봉쇄령'을 검토했으나 여당 대변인의 '입방정' 때문에 실행하지 못한 것이나 보건복지부 장관을 제치고 정세균 총리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중국의 '영도소조'를 흉내낸 것과 다르지 않다.그렇다면 이제 우리도 격전지 후베이성과 우한시의 책임자인 당서기를 경질하면서 '우한 사태' 수습의 물꼬를 돌린 중국의 조치를 기대해볼 만하다.우리 정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실질적인 코로나 사태 지휘관이다. 그는 코로나 사태의 확산 원인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원으로 중국에서 입국한 한국인을 지목, 교민은 물론 온 국민의 공분을 샀지만 꿋꿋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의료계의 의료용 마스크 부족 호소에 대해 '의사들의 마스크 사재기 때문'이라고 국회에서 답변하면서 의사들을 '마스크 사재기꾼'으로 몰았다.이런 자가 정부의 코로나 사태 수습을 지휘하는 사령탑이라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서라도 온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사령탑을 교체한, 중국의 선제 조치를 제대로 배우고 따르는 게 어떤가?

2020-03-16 06:30:00

임종식 경상북도교육감. 경북교육청 제공

[기고] '함께'라는 마법을 걸자

중학교 때 '나의 연대기 쓰기'라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고 할아버지의 손자이며 형의 아우 등을 써 내려가다가 깜짝 놀랐습니다.'나'는 한 개인이지만 개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나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로서 서로 연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나의 불행이 나만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나의 행복이 나에게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불행하게도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더욱 깨닫게 됐습니다. 이웃과 이웃, 학생과 선생님, 대구와 전국, 더 나아가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하루하루 새로운 확진자 중에서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몇 명인지를 챙기는 경북교육청의 시계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경북교육청도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우리 지역의 아이들만큼은 우리 손으로 살피고 챙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경북 교육 가족들의 지갑을 열게 했습니다. 이미 아이들이 없는 개학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버린 슬픔이, 한 아이의 불행은 우리 모두의 출구 없는 불행이라는 마음이 함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20여 년 이어온 '난치병 학생 돕기 캠페인' 경험도 한몫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경북의 교육계와 학생들이 백혈병이나 심장병 등 희귀 질환을 앓는 도내 저소득가정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랑의 온도계입니다.경북교육청은 우리 아이들의 아픔뿐 아니라 교육적 소외 국가의 아픔도 보듬고자 했습니다. 2006년부터 시작된 마야문명이 있는 과테말라공화국과의 정보통신기술(ICT) 우정이 그것입니다. 정보화 관련 인프라 기술과 기자재 활용, 현지 교원 연수 등 이러닝(E-Learning)과 ICT 분야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것도 피부색이 다르고 말도 다르지만 서로 아름다운 배움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해야 더 행복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미래 인재에 필요한 것은 로봇과 차별화되는 사람의 역량입니다. 감성과 인성, 협력과 협업, 배려와 공감과 같은 인간의 영역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경북 교육은 코로나19 극복이나 난치병 학생 돕기와 같은 캠페인 활동과 해외 지원 사업을 통해 '함께'의 저변에 배려와 존중도 심으려 합니다. 서로 다른 빛깔을 존중하고 서로 다른 성장의 시간을 배려해서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성장과 결실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경북 교육의 희망입니다.잔디 씨앗은 듬성듬성 뿌려지면 잘 자라지 못합니다. 씨앗이 서로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을 때 더 잘 자랍니다. 오밀조밀 붙은 씨앗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양분을 나눠 가지며 더불어 자라야 더 튼실해진다는 것을, 공존의 반대는 경쟁이 아니라 공멸이라는 것을 아는 듯합니다.그러고 보면 잔디가 자라는 모습이 사람살이와 똑 닮았습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듯 힘든 이웃을 방치하면 곧 그 어려움이 나에게로 되돌아옵니다.인류는 세균과 바이러스 전쟁을 여러 번 겪으면서 피해를 보기도 했지만 한 번도 굴복한 적이 없습니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퇴치했고 이겨냈습니다. 모여 자라는 잔디처럼 공존하려면 모두가 함께 더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코로나19 최전선에서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조금만 더 '함께'의 마법을 걸어 봅시다.함께 이겨낸 이번 봄에는 봄꽃들도 더 향기로울 것입니다.

2020-03-15 16:28:57

권은태 (사)대구콘텐츠 플랫폼 공동대표

[이른 아침에] 마스크가 민심이다

정부가 마스크 문제를 다뤄온 우왕좌왕 과정들을 보면 답답 이제 와서 천 마스크 쓰라거나 사용 줄이자는 소리는 참 민망앞산 자락의 한 산책 길이다. 탁 트인 데다 바람도 잘 분다. 전문가의 말대로면 이런 곳에선 마스크를 안 해도 된다.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도 벗는 사람이 없다. 침방울이 튄다는 2미터보다 훨씬 더 뚝뚝 떨어져 걷는데도 그런다. 혹여 벗고 싶다 해도 눈치가 보일 정도다. 마스크가 그냥 마스크가 아니게 된 셈이다. 그걸 하지 않고선 외출을 못 하는 사회적 상규, 그러니까 조선 양반의 갓이나 여인의 쓰개치마처럼 되었으니 말이다.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개인이 취할 수 있는 대책이란 게 마스크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산꼭대기에서조차 쓰고 있다 한들 오죽하면 그럴까 싶다. 마스크 수급이 고민인 정부로서야 말리고 싶겠지만 뭐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건 정부가 미리 더 잘했어야 할 일이었다.물론, 그렇다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정부를 무턱대고 비난하자는 건 아니다. '코로나19가 곧 종식될 것이다'라고 전망한 대통령을 무슨 죽을죄라도 지은 것처럼 욕하고 싶지도 않다. 그땐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전망을 그렇게 한 것과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정부는 코로나19가 잠시 숙지고 있을 때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진단 시약을 추가로 승인하는 등 상당한 대비를 해왔다.사태 초기에 우리가 '대구의 아들'이라며 찬양해 마지않던 봉준호 감독과 대통령이 일정대로 '짜파구리' 먹은 걸 가지고 옹졸하게 물고 늘어질 생각도 없다. 이 글로벌한 세상에서 일찌감치 중국인들을 막았더라면 이리 되지 않았을 거라는 주장 또한 그리 타당해 보이진 않는다. 그래서 될 일이었으면 처음부터 중국인 입국을 막았던 이탈리아와 지금 유럽의 상황은 설명이 안 된다. 그리고 가정이긴 하지만 정부가 진짜로 중국과의 모든 출입을 금지했더라면 방역에 별 효과도 없는 보여주기식의 조치로 경제만 망하게 했다는 비난에 직면했을지도 모른다.아무튼 투명한 정보 공개, 공격적인 검사, 적극적인 격리 및 치료 등으로 우리가 다른 나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건 맞다. 미국 하원의 코로나 청문회에선 '우리는 왜 한국처럼 못하느냐?'는 의원들의 항의성 질문이 잇따랐다. 캐럴린 멀로니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은 '우리가 두 달 넘게 검사한 사람보다 한국의 하루 검사 인원이 더 많다'며 미 행정부의 분발을 촉구했다. 해외 언론과 각국의 전문가 그리고 정상들도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는 우리 국민과 정부의 놀라운 역량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마음이 뿌듯해지는 순간이다.하지만 여기까지다. 마스크 문제로만 돌아오면 그런 마음은 금세 식어버린다. 지금까지 정부가 마스크 문제를 다뤄온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마스크를 중국에 갖다 바쳤다는 등의 무작한 소리를 하려는 게 아니다. 대통령의 질책이 다섯 차례나 있을 동안 바뀐 게 없었고 내일 모레쯤이면 해결될 거라던 총리의 말은 번번이 지켜지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하게 된 지금의 마스크 5부제는 진즉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시행 첫날 서버에 과부하가 걸린 것도 충분히 예상하고 미리 조치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노약자와 취약 계층에 대한 배려 또한 마찬가지다. 사전에 조정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제 와서 국민들에게 천 마스크를 쓰라거나 사용을 줄이자고 하는 것도 참 민망한 일이다. 그건 정부가 국민보다 앞서 할 소리가 아니다.국민들은 마스크 한 장에 의지해 집 밖을 나서고 그것으로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하루를 버틴다. 마스크가 단순히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예방적 보조 장치에 그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약자를 위한 마스크 양보까지 국민들은 정부가 하라는 걸 다 하고 있다. 그리고 바라는 게 겨우 하루에 마스크 한 장이다. 그러니 정부는 코로나19와 싸우는 일을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 다 하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기 전에 마스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걸핏하면 호소만 할 게 아니라, 그리고 우왕좌왕할 게 아니라 단호하고도 비상한 노력과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드라이브 스루'처럼 정부가 세계 각국의 칭찬을 받을진 몰라도 정작 국민의 칭찬을 받기는 어렵다. 마스크가 곧 민심이다.

2020-03-15 15:42:02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매일춘추] 삶의 끝자락의 생각

우리들의 마음을 가장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마도 우리가 이미 경험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 바로 '연민과 사랑' 일 것이다.'연민과 사랑'은 우리의 삶 속에서 행복하고 즐거웠던 '좋은 기억'들과 슬프고 가슴 아팠던 소소한 삶의 기억들로 이루어져 있다.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가장 쉽게 움직이고 감동받을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바로 '연민과 사랑'이다. 이것 없이는 우리에게 짠한 감동과 같은 공감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이렇게 '연민과 사랑'은 우리 모두가 가슴으로 겪어본 가장 일상적인 경험들이다. 우리는 이러한 소소한 기억들을 가슴속 기억 저장고에 차곡차곡 쌓아놓고서 때로는 기억 저장고에 의지하여 행복한 삶의 흔적을 찾고 회상한다. 이러한 기억은 나와 가장 가깝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 바로 가족들을 통해 가장 많이 생산된다. 또한 서로 사랑을 나누며 즐거움이 배가 되고 슬픔은 반으로 나누며 서로에게 힘을 주고 의지하며 다시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간다.우리들은 버킷리스트라는 것으로 나의 인생에서 가장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 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내가 생을 마감할 때 어떠한 것들이 생각이 나며 어떠한 것이 후회로 남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으로 스티브 잡스를 떠올린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부의 상징의 대표적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죽기 전 세상에 던진 말들이 우리에게 많은 삶의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그는 비즈니스로 세상의 끝을 보았으나 엄청난 사회적 부가 병상에 누워있는 자신에게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단지 내가 살아 있음을 알리는 기계음은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두려움과 과거 부의 축적만을 위해 살아온 자신의 삶의 방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고 했다.부는 나를 위해 많은 것을 대신해 주었지만 정작 죽음 앞에선 나의 고통은 대신할 수 없었다. 또한 그는 생을 유지할 적당한 부가 있다면 돈을 버는 일 이외의 더 소중한 다른 것을 위해 실천하라고 했다. 돈은 죽을 때 가져갈 수 없고 오로지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사랑이 넘쳐나는 소소한 '사랑의 기억들'이라고 하였다.곧 죽음을 맞아야 하는 한 노인이 있었다. 그는 죽기 전 병상에 누워 소박한 소원을 말했다. 삶의 마지막 순간, 그가 원한 소원은 태양이 지는 석양을 잠시라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사람들은 죽음이 다가옴을 느낄 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다든지!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소중한 추억을 회상할 것이다. 그는 아마 석양을 보며 과거의 많은 기억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만약 그가 행복한 삶의 기억을 많이 가졌다면 아마 편안하게 눈을 감았을 것이다.모두 자신의 삶을 뒤돌아볼 여유가 있는 오늘을 살기를 바라며….

2020-03-15 14:30:00

종이에 수묵, 22×26.5㎝,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조희룡(1789-1866), '괴석'

조선 말기 주요 화가 중 한 명인 조희룡의 작품이다. 구체적 묘사가 없어 모르고 보면 무얼 그렸는지 알기 어렵다. 연한 먹의 윤곽선과 쐐기 같은 선으로 울퉁불퉁한 형태와 표면의 질감을 나타냈고, 짙은 먹의 상큼한 검은 점들을 물방울이 튀듯 찍어 그려낸 것은 돌이다. 원추형 모필 붓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필획의 묘미를 먹색의 농담으로 활용해 그렸다. 19세기 들어 돌 그림이 유행했다. 추사체를 잘 배운 필치로 그림 위쪽 여백을 모두 글자로 채워 글씨가 그림에 부속되는 화제라기보다 서예로서 그림과 병렬되며 화면을 구성했고, 이 글씨의 내용은 곧 문학이라 시서화가 하나로 융합된 작품이다.거기다 성명인(姓名印)이나 자호인(字號印)이 아닌 예술성 높은 두 방의 인장을 화제의 처음과 마지막에 찍어 인장예술인 전각까지 포함하고 있어 시서화인(詩書畵印)이 사절(四絶)을 이룬다. 시정화의(詩情畵意)의 문학성, 서화일치(書畵一致)의 서예성은 식자층이 그림에서 중요하게 여긴 가치인데, 그들의 차별적 취향은 이렇게 괴상한 돌덩이, 돌멩이를 그리는 괴석화(怪石畵) 장르를 출현시켰다. 명나라 말에는 돌 그리는 법을 따로 모은 '석보(石譜)'도 나왔다.하나의 취향이나 유행에는 선구자가 있게 마련인데 많은 자연물 중 돌에 각별히 감정을 이입해 애석가(愛石家)의 원조가 된 인물은 북송의 서예가이자 화가인 미불이다. 미불은 멋진 돌을 보면 의관을 차리고 절을 했다고 해서 고사인물화인 '미불배석도(米芾拜石圖)'의 주인공이 되었다. 미불이 애호한 것은 장대한 기암괴석이었다고 하는데 애석의 역사는 정원의 조경석으로, 실내의 수석(壽石)으로 이어졌다. 수석은 자연의 영원성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바탕으로 돌의 불변하는 성질이 장수(長壽)의 길상과 결합하여 고상한 애호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인장은 '천초(川艸)', '범부시화(凡夫詩畵)'이고 화제는 이렇다. 동원의 마피준, 범관의 우점준, 이장군의 소부벽준, 이당의 대부벽준, 거연의 단필마준·이 리발정준, 미원휘의 타대준, 예운림의 절대준 등은 이 돌 그림에 어울리지 않는다. 혹 사용한다면 우점준과 타대준을 쓸 수 있지만 또한 거기에 구속되어서는 안 된다. 동원마피준(董源麻皮皴) 범관우점준(范寬雨點皴) 이장군소부벽준(李將軍小斧劈皴) 거연단필마준(巨然短筆麻皴) 니리발정준(泥裏拔釘皴) 미원휘타대준(米元暉拖帶皴) 예운림절대준(倪雲林折帶皴) 불여어차석(不與於此石) 혹가용자(或可用者) 우점타대(雨點拖帶) 역불가니야(亦不可泥也) 원래 붓을 다루는 용필법 훈련에는 바위를 그려보는 것 이상이 없다는 화론이 있었다. 조희룡은 중국 역대 대가들의 이름과 그들의 고유한 필치인 준법(皴法)을 나열하며 자신의 돌 그리는 법은 이와 다르다고 했다. 대단한 자부심이 아닐 수 없고, 이 '괴석(怪石)'의 시서화인이 결합한 지적인 품위와 미니멀 한 추상미를 보면 그의 자부가 과장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미술사 연구자

2020-03-15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진, 배우 초청 오찬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메뉴에 대해 말하자 참석자들이 웃음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봉준호 감독,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연합뉴스

[2020 세상 읽기] 늙은 쥐의 時事유감(3) 달 코로나

중국 코로나 사태가 50여 일간 지속되면서 나라의 민생과 경제가 파탄 직전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이 세계 120개국으로부터 입국제한을 받는, 중국 다음의 민폐국가가 되고 말았다. 대만, 몽골, 베트남보다 못한 정부의 위기관리 대응이 이번 참사의 원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위기관리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라'는 것을 기본지침으로 한다. 위기가 끝나기 전에는 그 추이나 전모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객관적 대응도 아닌 낙관적 대응으로 일관하다 유례가 없는 국난을 부르고 말았다. 대통령 1인의 광신적 믿음이 인재 즉 달 코로나 사태로 비화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몇 가지 위기관리 원칙만 지켰다면 일이 이처럼 흉악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① 초기 대응이 위기관리의 열쇠다.위기는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 한다. 지금의 현실이 딱 그 짝이다. 초기 대응에 성공한 대만의 코로나 확진자 숫자는 50명 언저리인데 비해 한국은 그 200배인 8000명에 가깝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정부는 바짝 긴장하고, 중국이 우한(武漢)을 봉쇄한 1월 23일을 위기 시발점으로 선포했어야 했다. 그때 대만은 마스크 수출금지조치를 내렸고, 몽골(확진자 11명)은 중국 국경을 봉쇄했다. 의사협회가 2월 1일 중국인 등의 입국제한을 요구했을 때가 마지막 기회였다. 그러나 대통령은 공산 종주국(?)의 눈치를 보느라 입국제한을 귓등으로 흘려들었고, 비축해야 할 마스크들을 중국으로 대량 진상했다.코로나가 확산된 2월 13일에도 대통령은 곧 사태가 종결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잘못된 신호를 내보냈다. 정부와 여당은 이런 미신적 전망에 일제히 맹종했다. 신천지도 걱정 없이 예배를 봤다. 의사협회의 입국제한 경고는 그 뒤 6차례나 이어졌지만 정부는 마이동풍이었다. 그 결과가 지금 보는 생활과 경제의 총체적 파탄이다. 5000만 국민의 안위를 뒷전으로 돌린 이번 위기대응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국민생명권 침해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2월 25일 대통령은 사태의 진원지인 대구를 방문해 국가자원을 총동원해 대구·경북을 지원하라고 말했다. 그뿐이었다. 그날 당장 1000억을 정부 지원금으로 내놨다면 수천억의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대구·경북에서 사태 종결이 하루라도 앞당겨지면 국민생활과 경제가 그만큼 나아지기 때문이다. 간절한 초기대응 예산을 아끼고, 안 써도 될 12조원의 추경을 선거 선심용으로 집행하는 것은 집을 다 태우고 바깥마당에 물을 뿌리는 꼴이다.② 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라.코로나 확진자 발생이 본격화된 2월 20일 대통령 부부는 청와대에서 짜파구리 앙천대소로 전 국민들을 경악시켰다. 나라에 재앙이 닥쳤으나 대통령은 기생충 놀이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세월호 때 야당 대표이던 자신의 온갖 정부 비난 발언과 의혹 제기를 누워서 침 뱉기로 만든 사건이었다. 대통령의 이런 허술한 인식은 이후 당정청의 대구 봉쇄, 대구 코로나, 대구 사태 같은 잔인한 발언들로 뒷받침됐다. 민주당을 찍지 않아서 그런 험한 꼴을 본다는 요설, 괴변들이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 진원지가 광주·전남이었다면 정부가 이런 대응을 할 수 있었을까.대통령은 코로나 사태로 나라 전체를 불안과 공포에 빠트렸다면 자신의 허물을 돌아보고 진정 어린 사과를 했어야 했다. 필요하다면 몇 차례나…. 그것이 난국에 처한 국민과 공감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사태 발생 이후 단 한 번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소련의 스탈린이나 중국의 모택동 같은 공산주의자들은 수천만의 인민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낯 색깔 한 번 바꾸지 않았다. 인민은 정권의 도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고 오직 마스크(?)에게만 사과를 했다.③ 위기관리의 실력을 보여주라.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해 위기를 폭발시켰다면 국민들이 정부의 위기관리 실력을 믿게 만들어 그 파괴력을 잠재워야 한다. 다소간의 희생이 있더라도 정부가 조직력과 판단력을 보여주면 국민들의 동요나 파급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사태 발생 50일 가깝도록 마스크 하나도 관리를 못해 우왕좌왕이다. 마스크 수요와 공급의 시장 문제를 자신들의 특기인 권세 부리기로 해결하려다 혼란을 키우기도 했다. 이 한 가지만으로 정부의 위기관리 실력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에 충분하다.국민들의 우려와 공포가 증폭되고 분노가 끌어올라 청와대 대통령 탄핵청원이 산을 이루고, 국회 탄핵청원 10만의 요건이 3일 만에 완성(3월 3일)된 것은 이런 무능의 결과다. 촛불로 일어선 정권이 마스크로 무너지게 생겼다. 선전선동으로 정권을 전복시키기는 쉬워도 집권능력을 보여주기는 어렵다는 역사의 교훈을 입증시킨 셈이다.이런 실력의 한계를 정부는 자화자찬과 책임 회피로 땜질하고 있다. 대통령은 입국금지를 하지 않고도 방역에 성공한 한국의 위업(?)을 대대적으로 자랑하고 있다. 달나라 대통령다운 궤변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국인 입국보다 중국을 다녀온 한국인이 더 문제라는 요설을 내뱉어 국민들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정부 책임을 국민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여당과 그 추종세력이 신천지 공격에 혈안이 된 것도 책임을 덮어보자는 꼼수 이상으로 해석하기가 어렵다.학문으로서의 위기관리는 자유민주국가라는 문화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인민이 정권의 수단에 불과한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위기관리의 개념이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의 거짓과 궤변으로 가득 찬 선전만이 있을 뿐이다. 유사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문재인 정권에게 개구리, 가재, 붕어들의 생명권은 선거에 지장이 없는 한 부차적 문제일 수 있다. 그러니 위기관리의 기본원칙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다음 편이 무엇일지 몸이 오싹해진다.박진용 언론인/역사저술가

2020-03-14 08: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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