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무대 뒤 숨은 주인공

이지영 교육극단 아트피아 대표

이지영 교육극단 아트피아 대표 이지영 교육극단 아트피아 대표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은 한국 영화 최초로 감독상·국제영화상·각본상에 이어 작품상까지 4관왕을 기록하며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파워를 보여주었다. 한국영화 역사의 쾌거를 보여준 이 시상식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외롭게 사투를 벌였을 감독과 스태프들에게 돌아가는 영광스러운 상인 것 같아 더더욱 감동으로 다가왔다. 무대 위에 선 그들은 누구 보다 빛났으며, '최고'라는 영예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충분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괴로운 싸움을 하는 감독과 스태프들. 그들은 무대 뒤에서 보이지 않게 불철주야 노력하는 숨은 조력자들이다. 영상매체이건 공연예술이건 표현 방식이 다른 장르의 차이는 있어도 창작의 한계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그들의 열정은 한길을 달린다.

뮤지컬과 연극,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오가며 많은 감독과 스태프들을 만나게 된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했던가. 상상으로 던진 말에 개인적인 욕심은 안중에도 없이 흥망성쇠의 기로에서도 '함께'라는 의리로 기운과 영감을 채워주는 제작자와 기획자들, 헌신과 노력으로 텅 빈 무대를 미학과 철학을 담아 실현시켜주는 감독들은 참 고마운 존재들이다.

무대 위의 배우들은 최첨단의 기술로 기교를 부려 날개 달린 작품의 큰 그림을 볼 수 없어 아쉬워하고, 연출가는 좋은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최상의 기술력을 동원해 현란한 마술을 부려주는 감독들의 노고에 보답할 길이 없어 더 아쉽다.

수개월 동안 함께 고민하고 창작의 열정을 불태웠던 땀 냄새 그득한 연습실 일정을 마무리하고 발걸음을 극장으로 옮길 때 밀려오는 떨림은 미니어처나 도면으로만 보던 디자인들이 어떤 구조물로 어떻게 무대화 될지에 대한 설렘 때문이다. 배우들의 발걸음 또한 기대감으로 분주한 것은 창작의 고통을 이겨낸 해방감과 그 예술을 펼쳐낼 무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겠지.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들 뒤에는 그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 위해 위험하고 고된 작업에도 끊이지 않는 열정으로 마음을 다해주는 감독과 스태프들이 있다.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늘 검정색 옷만 입고 다니는 그들의 숨은 노력에 항상 감사하고 고맙다.

무대 뒤에서 연주자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주는 조율명장 이종열 선생이 없었다면 어떤 피아니스트도 완벽한 무대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최고의 무대를 위해 보이지 않게 노력하고 집중하는 그들의 삶은 무대 위에 보이는 그 어떤 화려함 보다 더 찬란하고 아름다우며 위대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을 보이지 않는 숨은 주인공들의 열정과 수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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