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살아 있는 음악

이정호 국악작곡가

이정호 국악작곡가 이정호 국악작곡가

지난주에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재개관 기념공연 시리즈 중 타악페스타 '태양을 두드리다' 공연이 성황리에 이뤄졌다. '날이 밝아오다' 라는 타이틀로 공연의 대서막을 대북가락과 함께 멋진 춤으로 보여준 '장유경무용단', 국악타악기 기반의 깊이 있는 창작음악을 리드미컬하게 연주한 타악집단 '일로', 길놀이 속에 전통연희를 아기자기하게 꾸미며 관객과 함께 즐겨준 연희팀 '오락', 아프리카 음악과 춤으로 젊음의 에너지와 해방감을 무대에서 전해준 '포니케', 브라질 삼바 리듬을 아주 강렬하고 뜨겁게 표현해준 '라 퍼커션'의 연주가 이어지면서 관객들에게 새로운 문화,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는 무대가 됐다.

나는 이번 공연의 전체 음악을 맡아 진행했는데, 주로 신경 쓴 부분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며 전통에 머무른 음악이 아니라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재진행형의 문화라는 것, 그리고 세계화에 발맞춰서 다른 나라의 전통 타악기도 지금 우리의 마음에 충분히 어필이 됨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미디(MIDI) 중심의 전자음악이 홍수를 이루는 이 시대에 어쿠스틱한 음악이 전해주는 생명력 가득한 살아 숨 쉬는 음악, 열정과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넘치는 이 음악으로써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날 보여준 음악과 퍼포먼스는 인류가 오랜 시간 살아오며 그들의 사상과 본능적인 세포를 갈고닦아 발전시킨 결과물로서 우리나라, 브라질, 아프리카의 지구 각각의 반대편에 살던 사람들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이들의 다양한 리듬은 심장박동소리처럼 가슴을 뛰게 했고, 그러한 직설적인 타악 표현이 '살아 있는 음악'으로 만들었다.

음악을 듣고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일상에서의 쉼표가 된다. 나는 한동안 이런 공연을 직업적인 일로서 공적으로 대하다보니 온 마음으로 공연관람을 할 수 없었다. 나의 생명력은 바쁜 일정 속에 오로지 곡 만드는 일에만 집중하며 소진되고 있었는데, 이날의 살아 숨 쉬는 음악들을 보니 나 스스로에게도 에너지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햇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삶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며 살아가고 있을텐데, 그 하나의 쉼표를 찍고 간다면 훨씬 좋은 삶의 질을 얻으리라 생각된다.

여기 대구문화예술회관은 기획도 하고 공연 자체를 제작하는 제작극장이다. 양질의 공연콘텐츠를 개발해 대구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제 팔공홀도 다양한 첨단시스템으로 재개관했으니 더더욱 활성화되어 좋은 무대를 보여줄 것이다. 게다가 이곳은 두류공원 산책로와 붙어있어서, 가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공기 좋은 숲속 산책과 더불어 저녁즈음 펼쳐지는 멋진 공연을 관람한다면 풍부한 마음적 휴식이 될 것이다. 이정호 국악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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