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일 교수의 과학산책] 과학과 스포츠의 시너지 효과

인수일 DGIST 에너지공학전공 교수 인수일 DGIST 에너지공학전공 교수

과학은 합리적이고 안전해야 한다.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선진국에서는 과학과 스포츠 모두를 강조한다. 이 둘은 달라 보이지만 많은 공통점이 있고 분명한 시너지 효과가 있다.

운동선수로 대성해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이 스포츠의 목표가 아니며 천재 물리학자를 만들어서 노벨상을 받게 하는 것이 과학의 목표도 아니다. 남녀노소 모두 질서와 안전을 배우고 목표를 향해 합리적인 도전을 하게 만드는 것이 이 둘의 공통점이다.

그래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안전한 사회로 만들어 가는 데 스포츠와 과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올림픽을 유치하는 이유는 스포츠를 잘해서가 아니라 안전하고 공정하게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시민의식과 선진화된 과학적인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이다.

과학도 스포츠도 모두 뇌를 써야 한다. 우리의 뇌가 특별하게 발달한 이유는 몸을 쓰기 위해서이다. 몸을 쓰지 않는 동물의 뇌는 퇴화한다. AI의 발달로 우리의 삶이 더없이 편리해진 지금 더욱 강조되는 것이 스포츠 활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한창 운동을 통해서 체력과 정신력을 길러야 할 아이들은 학원에서, 직장인들은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갈된 체력은 안전사고를 유발하고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우리가 국가경쟁력을 잃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우리나라 청소년과 성인의 학습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상위인 반면 교육 효율성은 최하위로 나타났다.

이공계 석박사 과정은 내용도 어렵고 몸도 힘들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연구는 체력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체력이 바닥나면 집중력을 잃고 사고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입시 경쟁력도 체력에서 결정된다. 몸에 좋은 보약보다는 운동장을 뛰는 학생이 입시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도 탄탄한 기초 체력에서 승부가 갈린다. 히딩크 감독이 앞세운 것도 체력이다. 체력이 강해야 전술도 통한다. 한국 청소년의 방과후 운동량이 OECD에서 최하위에 있다는 것은 듣기 좋은 소식이 아니다.

스포츠는 또한 과학기술의 집약체이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첨단 과학을 적용한 의복이나 용품이 개발된다. 고가의 소재도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사용된다. 기본적인 동작에는 고전 물리가 적용되지만 인공위성의 도움으로 GPS가 장착된 장비도 많다. 요트는 한 줌의 바람을 잡기 위한 기술과 두뇌 싸움이 승부를 가른다. 스포츠를 통해서 경쟁을 해봐야 기록을 줄이기 위한 과학적인 훈련과 장비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그것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과학적인 창의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필자에게 묻는다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라고 하기 보다는 다양한 스포츠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요트를 타면 바람을 다룰 수 있다. 골프를 치면 고전 물리를 체득할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 점프장에 서면 도전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인간을 달에 보내야 하는지 그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DGIST 에너지공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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