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가상현실

이범찬 한국가상현실진흥원 원장/ 강원대학교 정보과학·행정대학원 교수

이범찬 한국가상현실진흥원 원장·강원대학교 정보과학·행정대학원 교수 이범찬 한국가상현실진흥원 원장·강원대학교 정보과학·행정대학원 교수

역사적으로 전염병은 줄곧 인류와 함께하면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왔다. 전염병은 치명적인 재앙이지만 잘못된 관행과 부조리를 일신하며 인류 문명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리는 기관차 역할도 했다.

14세기 남부 유럽에서 시작된 흑사병은 유럽 전역을 휩쓸며 6년 만에 유럽 인구의 3분의 1(2천500만 명)을 죽음의 길로 내몰았다. 흑사병은 당시 유럽의 크고 작은 전쟁을 종식시키며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다.

흑사병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인구의 급격한 감소였다.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농촌을 버리고 도시로 떠나는 농노들이 급증했다. 영주의 지배력이 약해지면서 중세 농노제도가 해체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영주와 교회가 직격탄을 맞았다. 봉건제도가 몰락하면서 1천 년간 지속되어온 암흑의 중세시대가 막을 내리고 도시자본가가 나타나면서 자본주의의 맹아가 싹트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노동력 부족이 임금 상승과 농민 폭동으로 이어지며 사회경제적 대변화를 초래했다.

코로나 팬데믹도 그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대로의 변화를 촉발시킬 것이다. 국제화 시대의 글로벌 공급망이 새롭게 재조정되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재택근무 등 비대면 업무가 보편화되면서 언택트(untact)산업이 부상하고 디지털경제로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에 기반한 언택트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가상현실은 가상의 공간과 사물을 대상으로 하고, 증강현실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이나 환경에 가상의 사물·환경을 덧입혀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CG) 기술 또는 그러한 기술로 조성된 현실을 말한다. 증강현실은 완전한 가상 세계를 전제로 하는 VR과는 달리 현실(R)을 기반으로 정보를 증강(A)시켜 제공하는 기술로 가상 대상을 결합시켜서 현실 효과를 더욱 증폭시키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산업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증강현실을 산업 부문에 도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실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의 '모든 조직에 AR 전략이 필요한 이유' 기고문에 의하면 보잉사의 조립 라인에 AR 기술 도입 후 생산성이 25% 향상되었으며, GE헬스케어 창고 직원한테 AR 기술을 적용하니 표준 프로세스 사용 때보다 작업 시간이 46%나 단축되는 효과를 봤다고 소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제조업, 교육·영업·마케팅·전자상거래 등 여러 분야에서 증강현실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웨어러블 AR 기기는 작업자 시야에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전달하고 작업자는 중단 없이 작업을 할 수 있어 단시간에 일을 끝낼 수 있다. 또한 전자상거래에 AR을 적용하면 매장에 있는 가구를 직접 놓아보지 않고도 가상으로 설치 상태를 볼 수 있다. AR을 뷰티 메이크업에 적용하면 자신을 가장 아름답게 화장해 볼 수 있는 가상 뷰티 체험이 가능하다.

이처럼 AR 기술은 비대면 방식의 고객 비즈니스 등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언택트 대표 서비스인 교육·헬스·비즈니스·공연·문화 등 디지털 결합 효과가 큰 산업에 우선 적용하면 경제적 효과를 크게 낼 수 있다. 산업의 디지털화가 긴요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AR 기술이 여러 산업에 적용되어 생산성을 높이고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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